주의사항 ※최대 15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하아? 지금 내가 뭐 다정하고 친절하게 구는거 상상하고 표정 안 좋아진거지? 다 보여!”
야견은 자련의 속이 느글느글해지는 표정에 그쪽 생각 다 짐작 간다는 듯이 받아친다. 물론 야견이 금양지 앞에서 태도가 바뀌는 것은 맞지만, 그것은 누구에게만 잘해준다는 영역과는 다른 문제였다.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지 않으면 안되는 사회적 위치에 있으니. 만약 야견이 예의를 갖추지 않는다면 단숨에 얼음가루가 되고도 남을 것이다.
“나쁜남자라. 젠장 그런 척이라도 한번 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
야견은 그렇게 투덜댄다. 반쯤은 진심이다. 허례허식 제쳐두고 솔직하게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기도 했고, 실재로 그걸 위해서 마교까지 찾아갔으나 그 편린을 훔쳐보는데 그치고 말았으니. 자신이 좀 더 강해지면 이야기가 다를까.
“사파에게 최악이라니 칭찬으로 받아들이도록 하고. 흐음...매리곤문을 도와주는 것과 적당히 등쳐먹는 것 중에서 어느 쪽이 목표라.”
야견은 턱을 툭툭 두들기며 고민했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도와주는 것과 등쳐먹는 쪽 모두가 목표라고 할 수 있을 건데. 겉으로는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뒤에서는 빼갈걸 다 빼먹는 응. 그렇게 생각해보면....
“양쪽 다, 라고 할까. 매리곤문은 어디까지나 타인이니 적당히 내가 편한 것만 가져가면 되거든. 그러니 뭘 알려주려는지는 모르겠다만...알지?”
야견은 씨익 웃는다. 아마 이야기 전부가 필요한 것은 아니니, 자련이 생각하는 바에서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적당하게 걸러서 이야기해달라는 의미겠지.
자련은 퍽 억울하다는 태도로 말을 시작합니다. 손이 그런 상상을 시작한 저 자신을 머리카락을 쥐어뜯을지, 혹은 그런 상상을 하게 만들 당신을 삿대질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갈팡질팡댑니다. 결국 당신을 탓하기로 마음먹었는지 당신을 향해 왁왁거리며 손가락을 뻗습니다.
"—아저씨도 양심에 손을 올리고 좀 생각해봐요! 그게 손이 안 느글거리고 배기는지!!"
숨을 씨근덕거리며 내뱉던 자련은 손을 내리고 심호흡을 시작합니다. 천천히... 그래, 천천히 상상을 내쫒는 거야... 대신에 다른 생각이나 하자구... 이를테면 귀여운 아이들이라든가... 영이라든가... 그게 제법 효과가 있던 모양입니다. 자련은 곧 후! 하고 숨을 길게 내뱉은 것을 마지막으로 진정에 성공합니다. 양손을 허리춤에 올리고 당신의 말을 듣습니다. 뭐, 그 정도면 애매하긴 하지만...
"어쨌든 진심으로 우호 관계인 건 아니란 소리네요. 이번은 합격점 주고 넘어갈게요."
자련은 머리카락 끝을 비비 꼬며 해줄 말과 못 할 말을 정리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게 정말 쓸만한 정보는 맞을까요? 아니, 무슨 정보든 써먹을래면 써먹을 곳이 있다지마는...
"우응, 그러니까아..."
손짓발짓을 곁들이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걸 요약해서 정리하자면 대충 이렇습니다: 돌보는 얘들 중에 한 명이 집안에서 방치 학대를 당하고 잇는데, 눈치를 보니까 매리곤문 높으신 분의 사생아 같다, 예컨대... 소문주 정도 되는?
"이게 전부예요! 정말, 난 아는 거 별루 없다니까 사람 말을 그렇게 못 믿고..."
말을 마친 자련은 콧방귀를 뀝니다. 당신을 째려보다가, 문득 그 뒤에 있는 하늘도 시야에 들어옵니다.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려고 합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지금 시간이 얼마나 지났지? 우리... 꽤 오래 이야기하지 않았나?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자련의 얼굴을 하얗게 질립니다. 아악! 소리를 지릅니다. 이번에야말로 진짜로 머리를 쥐어뜯습니다.
"늦었다, 망했다! 얘들 공부 시간인데!!"
다, 다음에 봐요, 아저씨! 그 말을 마지막으로 자련은 왔던 길 그대로 뛰어내려가기 시작합니다. 아무래도 보모 일 한다는 게 거짓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다른 이야기는 다음을 기약해야겠군요.
#막레인지 아닌지 와리가리한 답레 나왔습니다...... 느린 일상 받아주시고 자련이랑 놀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올립니다...
우인극의 막이 내려간다. 진짜와 가짜가 서로를 흉내내듯 하며 결국 하나로 돌아간다. 객은 한 자락도 놓치지 않고 여운을 삼킨 뒤에야 검을 납하고 예를 다하며 소매를 모아 겹치며 포권을 쥐고 고개를 깊이 숙인다. 어쩐지 슬픈 듯이 엷게 웃었으나 그뿐. 일자로 자른 머리칼이 어깨 너머로 우수수 흘러내리도록 고개를 수그리고 다시 천천히 들어올린다. 인사로 하나의 나눔을 끝맺고는 허를 구해 시아의 곁을 지나치려 한다. 등을 마주본 채 떠나가려 한 것이다. 그것만으로 하나의 배움. 경지의 차이에서 배울 것이란 이토록 한없는 것이다, 그러나 어찌-
"허나 어찌...... 명命을 아까워하여 천재일우의 배움을 놓치겠나이까.."
말을 끝맺기가 무섭게 간단한 손동작으로 단숨에 검을 빼 역수로 뒤집어 잡은 여무가 제 복부를 찔렀다. 공복감이 있기에 배 위를 쓰다듬듯 일련의 동작은 예사로웠다. 주저심이라고 한 톨조차 없는 자만이 그러한 짓을 할 수 있다. 혹은 버렸거나. 살이 짓이겨지며 선혈이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울컥 하더니 피가 한 웅큼 떨어졌다. 가까스로 손을 떨지 않으며, 가까스로 평온하게 몸을 지탱한 채 여무가 안 어울리게 온순하게 눈을 휘어 웃은 듯하다. 한 줌 두 줌 늘어뜨린 머리칼과 복부가 토해내는 출혈의 궤적은 어느 쪽이든 비현실적일 만치의 직선이다.
"제, 전부를... 쏟으리라 하지 않았나요... 기껏해야 한두 개쯤 초식으로 전부를 이름이라니, 아암... 감히 소저께 그런 짓은 해낼 도리가 없지요............"
손잡이를 쥐는 손에 힘을 주자 기어이 기다란 칼이 등을 비집고 붉은 액체를 묻히며 드러났다. 무엇이라 차마 말을 덧잇기보다, 축축하게 젖은 칼끝이 굉음을 내며 찌른 끝을 터트리는 쪽이 빠르다. 간극은 좁다. 마치 동귀어진하듯 몸을 뜯기며 나가떨어지고도 남을 규모의 폭발을 터트리고는 몸통을 꿰뚫은 검신을 힘을 주어 비틀었다.
혈검팔초 - 비혈 : 강하게 검을 찌른다. 검신에 모아둔 피를 폭의 묘리를 이용해 터뜨려 피해를 입힌다.
혈검팔초 - 자해 : 검을 자신에게 휘두른다. 검신에 저장된 피가 기묘한 무리로 인해 생명력으로 치환되며 부상을 회복한다.
농담처럼 툭 얘기했다. 웃을 기력까진 없었지만. 흥미가 지대한지 새붉은빛으로 아른거리는 눈동자로 시선을 맞추며 -아, 그뿐 아니다. 제 손으로 확인하고 싶구나. 저 역시 단 한 번도 그와 무인으로서 맞은 적은 없기에 궁금하기는 매한가지였으나 우선 초연한 양 눌러 삼켰다.- 검끝을 부드럽게 밀어 납검한 여무가 그 곁에 느긋하게 무릎을 꿇어 앉으며 치료하는 재주도 있었냐는 이야기에 땡중이.. 마를 물리치기도 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지요.. 라고 조곤거리고는 "그렇지 아니한가요..?" 라며 장난스럽게 맞받아치는 것을 끝으로 가까스로 기력을 끌어모아 고개를 들어올려 부드러운 양 웃었다. 친근함의 표시. 여러모로 지쳤는지 피곤한 기색이 있다.
"행선지는.. 음, 동쪽이랍니다.. 파계회의 전선을.. 지원하는.. 길이지요.."
대단한 전쟁이 아닐 수 없지요, 하며 대략 동쪽을 묵묵히 가리키던 손가락을 거뒀다.
"당신이야말로 그저 그런 한탕 길 같지는 않은데... 어디 보자꾸나... 서쪽이신가요...? 어라, 절 방향은.. 아니로군요..."
뜻하지 않은 사고로 방향이 틀어졌으나 어찌저찌 한 줄밖에 없는 길 위였기에, 어렵지 않게 야견의 행선지를 유추해낸 여무가 그러고 보니 파계회의 전선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에 가벼운 의문을 표했다. 사파의 열세 전역이라고는 하나 보통은 무리에 섞이는 법이지 않은가, 게에 파계회의 지원 소식은 듣지 못했으니 혹여 제 모르는 어떤 사실을 접할 수 있으려나 싶어 입가를 짚은 채 야견을 돌아보았다. ...뭐, 땡중이 구름 자수를 즐긴다는 건 듣도 보도 못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야견은 고개를 아래로 내리더니, 옆으로 돌려 수아를 바라보는 기묘한 동작으로 수아를 바라본다. 어째서인지 눈의 초점도 맞지 않고, 동공도 계속해서 떨리고 있다. 게다가 목소리도 그 답지 않게 굉장히 들떠있는 상태다.
“아-아, 아! 기억난다 기억나! 고마웠어! 죽은 나를 여기까지 옮겨줬지 응? 나 죽었으니까 느끼지는 못했지만 하하!”
그리고 주먹을 쥐고 관자놀이를 찍어누르며 영문모를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한다. 미친걸까? 아마도 비슷한 것이리라. 갑작스런 죽음, 삼도천에서 만난 무언가, 철불과의 수행, 그리고 자신의 한계를 넘는 경험까지. 그런 여러 가지 것들을 한번에 겪은 결과, 야견의 정신은 붕 뜬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다.
“음-아, 음! 나답지 않네! 나다운게 뭐였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런데 너도 너답지 않은데! 무슨 일이라도 있나ㅡ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