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5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여무는 삿갓 밑에서 눈을 치떴다. 뭍 한 점 없이 오직 피 뿐인 바다. 사람의 찌꺼기가 부스러지는 물거품. 핏물이 빗방울이 되어 내리자 새까만 삿갓에 선을 그리며 툭, 떨어진다. 더러움. 빗발을 가늠하듯 손을 뻗자 손에 고이고 손가락 새로 떨어지는 것은 더럽다. 얇은 날숨을 쉬며 여무가 경탄한다.
"...환상적입니다. 단어 그대로. 설마.. 환각에, 능하실 줄은.. 몰랐네요..."
이로써 꿈속 날아든 한 마리 호접이로다. 언제부터였을까, 묵직한 일참이 허무하게 방어된 그 직후였을까, 하단세라기에는 힘없이 바닥으로 끝이 늘어진 검이 발목까지 닿는 핏물을 여과없이 빨아들인다. 아니면 그저 그리 느끼고 있을 뿐인가?
"본 듯한 것이.. 꼭... 꿈으로 돌아간 듯한..."
혈검팔초 - 비혈 : 강하게 검을 찌른다. 검신에 모아둔 피를 폭의 묘리를 이용해 터뜨려 피해를 입힌다.
바닥으로부터 격폭한다. 검게 일변할 정도로 더 찰 수 없을 지경까지 간 핏물이 일순에 터진다. 금방의 부딪힘으로 밭은 거리. 눈동자마저 가로막는 혈막血幕, 우악지게 펼친 손아귀가 시아의 어깨가를 틀어쥐려 하고, 거리는 더욱 바투, 틀어쥐기 되었건 아니건, 폭발해 흩날리는 핏물을 도로 흡수하는 붉은 칼끝이 다시금 비혈로써 몸통을 꿰기 위해 달려든다.
말이 울부짖는 소리와 함께 천이 찢어지고 목재가 삐걱이는 소리가 난다. 장강에서 펼쳐지는 정파와 사파의 전쟁 가운데서 가장 바삐 움직이는 치들은 마부들이리라. 그렇게 하루가 다르게 달리고 달리고 달리다보면 오늘과 같은 사고도 있는 법이리라. 마차와 마차가 부딫히는 아른바 마상사고. 짐칸에 탄 손님들이 황망한 얼굴로 하나 둘 내린다.
“젠장, 잘 자고 있었는데 이게 무슨 일이람.”
짐칸에서 내린 야견은 무심한 얼굴로 눈앞의 사고를 살핀다. 다행이 마차는 크게 상하지 않은 듯 했다. 문제가 있다면 말이겠지. 마차를 끄는 말 한 마리가 사고로 튀어나온 목재가 말의 목에 박혀 대량의 출혈을 일으키고 있었다. 비명조차 내지 못한채 사지를 버둥거리는 녀석. 아마 살기는 글렀으려나. 축생의 목숨보다는 갈 길이 급했던 야견은 주위를 둘러보다
“흐음, 메리설산까지 갈 길도 멀은데 귀찮은 일에 휘말렸군.”
소매에서 조용히 비도를 꺼낸다. 귀찮으니 빨리 잠재워 주고 갈 길을 가자, 라고 생각했던 찰나. 다른 마차 쪽에서 어딘가 익숙한 사람이 내려 상황을 살핀다.
눈을 동그랗게 뜬다. 아, 이 또한 환상. 또는 환상 같은 현실. 이것인들 어떠하고 저것인들 어떠한가.
"이것이 저것이 되고.. 저것은 곧 이것이 될지니......."
언젠가의 가르침은 입안에 읊조려지고. 칼을 뽑고 가짜 -혹은 진짜?- 를 실 끊긴 꼭두각시처럼 내동댕이친다. 사뭇 현실적으로 피바다가 튀기고, 검신은 그새 붉다. 신앙이야말로 뭇 중원인에게 갈증되는 것일지 모른다, 백시아의 생각처럼. 무인이기 전에 한 사람의 인간, 무언가에 기대지 않고서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는 하찮고 조그마한 생명이니. 그래서 문득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이 길을 함께할 자가 있는 것 같아서... 호접의 기억나지 않는 기억. 어렴풋한 아름다움. 하여 우러러보며 손을 긋고 봄을 쌓았는가. 여무는 손을 펼쳐보며 떠올렸다. 나는 아직 원하는 것이 많다.
"보시겠다시피.. 미흡한 반열이라. 더 보이고자 해도 그치느니만 못하답니다..."
춤추는 무희처럼 살짝 옆으로 손바닥을 펼치자 멎지 않은 상처가 울컥 하고 눈물을 토한다.
"나보다는... 시아 소저야말로... 보다 보이고, 보다 떨치실 것이 넘쳐 흐르고 있지 아니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