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담당 연구원에게 받아온 숙제는 따분하지만 지금 상태에서는 꽤 어렵기도 했다. 리라는 연산식을 적어내리던 종이를 내려놓고 스케치북에 직선과 물결선, 지그재그 선을 그어나간다. 그 다음에는 원, 삼각형, 사각형... 같은 모양을 각 다섯 개씩 그리고 실체화. 설정은 플라스틱 재질의 무생물.
5개 중 3개는 의도한 대로 되었으나, 나머지는 생물도 무생물도 아닌 상태로 꿈틀댈 뿐이었다.
"왜옹?" "찡찡아, 그거 장난감 아니야." "왜용?"
리라는 실체화된 것들을 전부 상자에 넣은 뒤 찡찡이를 쓰다듬어 주고 집 밖으로 나갔다. 위험성도 모르는 걸 마냥 방치할 수는 없으니까.
혜성은 캔을 섞은 사료를 맛있게 흡입한 뒤 앞발을 핥으며 털을 고르고 있는 카오스 무늬 고양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정확히는 주변 탐지를 유지한 채, 시간을 보내고 있던 것이지만. 어쨌든 애교스러운 울음소리를 내며 발치로 다가와 몸을 부빈 뒤 쓰다듬으라는 어필을 하는 움직임에 혜성은 퍼뜩 정신을 차린 것처럼 손을 뻗었다.
간밤, 꿈자리가 사나웠다. 악몽의 주체는 거대한 수조 속으로 가라앉아가는 와중에 물감을 떨어트린 것처럼 서서히 색깔들이 번져나가는 풍경이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온통 새까맣게 변한 물 속에서, 그저 하염없이 천천히 아래로 가라앉는 그런 악몽. 간밤, 혜성이 꾼 악몽 또한 그런 것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끝날 거라고 생각했다. 고양이를 쓰다듬던 손을 떼어내자마자 혜성은 그대로 제 손에 얼굴을 파묻는다. 앓는 듯한 소리가 새어나오고 뒤를 이어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나약하게 흘러나왔다.
"진짜, 정말..."
어떤 얼굴로 봐야하나. 갑자기 불쑥 나타나기나 하고. 진짜 어쩌지. 당장 내일 학교에서 만나면 무슨 표정을...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혜성의 발치에 앉아있던 카오스 고양이가 냐악- 하고 울었다.
새봄은 굳은 얼굴로 화면만 뚫어지게 쳐다보다, 암전되며 영상이 끝나자 관자놀이를 손끝으로 꾹꾹 눌렀다. 너무 갑작스럽고 실감도 안 나고 머리도 안 돌아가지만, 뭐라도 해야지. 근데, 이해가 안 간다. 쟤가 철형을 납치하지 않아도 우리는 이미 윗대가리나 리버티랑 매주 싸우고 있는데? ...뭐, 정신이 제대로 박힌 사람같아보이지는 않는다만. 청윤이 바로 가보자는 의견을 꺼내자, 새봄은 고개를 끄덕였다.
"찬성이에요, 함정일 수도 있지만 저쪽이 소재지도 보내줬겠다. 가보는 수밖에 없겠네요" "...그 전에." "동생분, 철형... 오빠 분이 실종되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보셨을 때는 어땠나요? 뭔가 이상한 낌새같은 건 없었나요? 아주 작은 거라도요."
철형 동생분도 지금 제 정신이실 수가 없겠지만... 어쩐지 수상하단 말이지, 저 영상. 새봄은 조심스런 투로 서현에게 물었다.
평화롭다고까지 할 수는 없지만 무난하게 흘러가는 시기였다. 한동안 기승을 부리던 리버티도 한결 잠잠했고, 리버티한테 동조하거나, 동조한 것처럼 위장한 살인 사건도 뜸했다. 이대로 아무 일 없이 살던 대로 살 수 있으면 속 편하겠다 생각했다.
선배께 모닝콜을 아무리 해도 연락이 안 되기 전까지는
기숙사로 찾아가 기다려 봐도 선배는 나오시질 않았다. 갠톡을 숱하게 보내도 1이 안 사라진다. 평소 무리하시니 어디서 쓰러지기라도 하신 건 아닌지, 난데없이 무슨 사고라도 당하신 건 아닌지, 무서워서 내 정신이 아니었다.
가까스로 정신줄 붙들고 사이코메트리로 선배의 이동 경로를 추적해 보고자 시도했으나 소용없었다. 선배가 가실 만한 데를 물어물어 찾아다녀 보기도 했다. (하다못해 교통사고면 안티스킬에서 발견했을지도 모르겠어서 커리큘럼도 없는 날 안티스킬에서 울고불고 통사정했다.) 근데 아무도 모른다. 하나같이 못 봤다고만 한다.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시시각각 피가 마르는 것 같다.
그렇게 사흘
어디서 뭘 해야 선배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서 부실에 넋 놓고 앉아 있을 때 서현씨가 찾아왔다. 서현씨도 속이 까맣게 탔는지 얼굴이 말이 아니었다. 근데 서현씨가 뜻밖의 실마리를 주었다.
납치??
서현씨가 건네준 USB의 동영상. 거기 찍힌 선배를 확인하자마자 눈물이 앞을 가렸다. 웬 싸이코한테 납치당한, 끔찍하게 위급한 상황이 찍혀 있는데도 선배가 살아 있다는 게, 당장 잘못되지는 않았다는 게 그게 마음 놓여 감정 주체가 안 됐다.
그 싸이코의 헛소리가 시작되고서야 겨우 정신이 났다. 저게 무슨 거래 제안이지? 리버티와 윗대가리를 부순다?? 그게 목적이면 협력하겠다고 나설 것이지 사람을 왜 납치해??? 뭐하자는 싸이코야 저거??
눈물도 안경도 닦고 화면에 나오는 약도를 확인하는데 싸이코가 선배의 머리칼을......
그걸 본 순간 서연은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좀 전에 본 스트레인지의 건물 위치를 지도 앱에 찍고서 내달렸다.
몸이 이 지경이 난 뒤로 제일 많이 들은 말. 절대 안정. 그게 일주일도 채 안 돼서 깨지게 될 줄은 몰랐다. 남들보다 조금 늦게 부실에 도착한 리라는 소파에 앉아서 조용히 상황을 파악했다. 그가 학교를 나오지 못한 동안 또다른 결석자가 존재했고, 그게 저지먼트 3학년 선배인 강철현이며, 동생의 주장에 따르면 납치를 당했다는데. 영상을 가만히 들여다보던 리라는 짧게 한숨을 토하며 소파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얼굴도 가리지 않았네. 무슨 자신감이지?"
덕분에 기분만 망쳤다. 도톰한 겉옷 안주머니에서 선글라스 케이스를 꺼낸 리라는 이윽고 제 두 눈을 덮어 가린다.
"강서현 씨라고 하셨죠? 강철현 선배님 동생분 되시고요. 그 USB 어디에서 발견하셨나요? 그리고... 저지먼트 선에서 저 영상 주인공의 신상을 추적하는 건 어려울 것 같은데. 안티스킬에 영상을 인계해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거래 대상으로 저지먼트를 지목했지만 안티스킬과 협력하지 말라는 말은 없었으니까 괜찮지 않을까. 무거운 한숨이 말끝에서 늘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