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중 웹박수 문의 시, 오너(—주) 기입 필수. 오너 이름 미기입 시 외부 문의로 알고 무응답으로 대처합니다. (외부인 개입 안 받습니다.) *자신의 캐릭터가 영구 상해 및 사망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 간 불화가 오너 간의 분쟁이 되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편파 주의. *‘전야’ 챕터부터 시작합니다. *1회 성장 후 대립(감사대 VS 악귀). *패배 진영은 몰살 엔딩입니다. *위키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D%99%A9%EB%9F%89%EC%9D%BC%EC%B7%A8%EB%AA%BD *시트어장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7046968/recent *선관 및 임시어장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7046875 *황량몽상점 : https://docs.google.com/document/d/1-5Y1oyNuo-nzGt33MNgcVT78eNyT-pTiBIkGwF_NAsA/edit *황량일취몽 코인시트 : https://docs.google.com/spreadsheets/d/1aHPH2oXx_yBYyxXNqjVFMPFlz2hAMWK1MKNKsWM3fU4/edit *웹박수 : https://gforms.app/p/aKb3u0l *전판 주소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7047504/recent
온통 피로 범벅된 눈과 입. 피로 얼룩진 교복. 현장에서 그걸 봤을 때 무슨 기분이 들었는지 아는가? ‘내’가 어떤 기분이었는지 너는 알았을까? 얼마나 뭔지는 심정이었는지 알았을까. 몰랐겠지. 그래서 스스로가 피가 날 정도로 너 스스로를 몰아 붙였겠지. 반항도 못하고, 대응도 못하고. 스스로의 온 힘을 다해……..
온 손에서 푸른 스파크가 요동쳤다. 애써 스스로를 다독이며 정면을 응시했다. 정면을 응시하니 실려가고 있는 너가 있다. 눈 앞의 너의 뺨을 쓸어보이며 속삭였다. 꾹 꾹 눌러 말하는 목소리는 애써 침착하려 노력하는 목소리다.
“ーー토우야. “
바보같은 사라기 토우야.
“괜찮아. “
약해빠진 사라기 토우야.
“내가, [ 이리 선배 ] 가 왔어…… “
그래서 지켜줘야 하는 사라기 토우야.
너는 정말 내가 어떤 심정일지 영영 모를거야.
사라기 토우야를 불러낸 것은 그 다음날의 일이다.
한창 아이들이 쓰고 사라진 모의전장은 [ 전투 ] 의 흔적이 역력했다. 평소와 달리 연푸른 한복을 입고 자리에 섰다. 새파란 하늘빛 치마는 발 끝까지 내려와 땅을 끌었다. 누가 보면 이런 복장으로 어떻게 싸우나 싶을 것이다. 하지만 이게 나의 지정복이다. 중앙에 서자마자 그제서야 정면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잔뜩 붉어져 있는 두 눈이 드러났다.
이 얼굴을 [ 오늘은 ]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울다 나온 듯한 붉다 못해 부은 얼굴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일부러 교복을 입고 오지 않았다. 화려한 옷으로 스스로를 치장했다. 그리고 평소와 달리 쥘부채까지 들고 이 자리에 섰다. 유사시에 능력을 쓰기 위한 부채. 화려한 디자인의 그것을 펴 얼굴을 가렸다.
“토우야. “
유이리는 그러고는 나직이 [ 너 ] 의 이름을 불렀다.
“……너. 스스로 힘을 쓰는 법을 모르지. “ “[ 스스로의 무력 ] 을 제대로 써가며 공격하는 법을, 모르는 거지. “
꾹, 꾹 자신의 심정을 억눌러가며, 너에게 이야기했다.
“다 봤어. 쓰러져 있는 모습. 너, 내가 얼마나 너 걱정했는지 모르지. 슬퍼했는지 모르지. 지켜주겠다 해 놓고 지켜주지 못해서 얼마나 자책했는지 모르지. ……그러니까, 그렇게 누워있는 채로 실려갔던 거지. “
반쯤 감겨있지 않은 또렷한 눈으로 응시하는 일은 굉장히 드문 일이다. 그리고 그 눈이 몹시도 떨리고 있다는 건 굉장히 드문 일이다. 탁, 하고 쥘부채를 접고는 유이리는 깊은 한숨으로 긴 침묵을 깼다.
“………도와줄게. “ “혼자서도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내가 없어도 너가 안전하도록. “
그리고는 오라는 듯 너를 향해 손을 까딱이려 하였다.
“전력으로 와. 단 [ 기본 공격 ] 으로. 너의 공격 선술을 쓰지 않고. “ “오늘의 나는 회피와 회피 선술만으로 너를 상대할거야. 일말의 공격도 하지 않아. 너에게 손 대지 않아. “ “한번이라도 내 체력을 크게 깎으면 [ 상 ] 을 줄게. 어때. 괜찮지. “
언제 그랬냐는 듯 눈빛은 다시 반씩 감겨선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깊게 숨을 내쉬던 유이리가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너의 이름을 불렀다.
그날의 기억이라 하면 남은 것이 몇 없다. 기억이 없다기보다는……. 입 안에 짓쳐드는 비릿한 혀와 쓰라린 곤죽이 된 내상의 감각, ……떠올리기 싫은 불쾌한 기억만 강렬하게 남은 탓이다. 그것을 제하면 나머지는 제법 괜찮았다. 병실에서는 쓸데없이 주변에 얼씬거리는 사람도 없고, 불필요한 소란도 없고, 다들 비슷비슷하게 아프니 서로 시비 걸 여력도 없고. 치료를 받는 동안엔 의식도 차리지 못하고 혼절해 있었기까지 했으니 차라리 좋았다. 최근 며칠 동안의 경험으로 인해 그는 꿈 없는 잠의 귀함을 절실히 통감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기에. 하루만에 퇴원하게 된 것이 도리어 아쉬울 정도였다.
병실 밖으로 나서게 된 그는 창밖의 쾌청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 어디를 향하든 편히 머무를 장소가 없었다. 어제는 기껏 조용한 장소를 찾아 간 자리에서 불청객을 만나 그 지경이 된 탓에 함부로 모험을 하기도 꺼려진다. 누군가가 저를 부르지 않았더라면 그렇게 줄곧 우두커니 서 있기만 했을 테다.
불러세운 사람의 정체는 낯익지만, 저런 얼굴은 익숙하지 않았다. 잔뜩 충혈되고 짓무른 두 눈을 보자 짙은 피로도 잠시나마 잊힐 지경으로. 일정한 거리를 두고 이리의 앞에 마주섰다. 그도 오늘만큼은 교복이 아닌 사복 차림이었는데, 어제의 일로 교복이 핏물에 절어버려 도저히 입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게 되었기 때문이다. 여벌을 구하려면 당분간은 시간이 걸릴 듯싶다.
사건 이전에도 나는 이미 중급이었고, 당신이 모르는 사이 해한 사람의 머릿수가 많고, 나를 지키는 법 정도는 안다고, 그리고 또…….
이리의 말에 반박할 수 있는 말은 많았지만, 그 중 어느 하나도 꺼내지 않았다. ……누구보다도 나를 간절히 위해 주는 마음에는 무어라 대답해 주어야 옳을까. 사라기 토우야 본인의 몫보다도 자신을 더 걱정해 주는 마음 앞에 차마 훼방을 놓을 수가 없었다. 잠이 모자라니 때로 아찔한 현기증이 들고, 머리는 아직도 굼뜨게만 돈다. 그런 상태이니 내키지 않음에도 이리의 요청에 따른 것만이 그나마의 조응이었다.
선공은 제 몫인 듯하니 아직은 여유가 있다. 느른하게 풀어진 몸이 긴장하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자리를 박차기 직전, 짧은 말을 건네었다.
“이번 모의전이 끝난 다음에는…… 선술을 쓰는 모의전을 받아주시겠어요?” “……좀, 머리를 비우고 싶어서요.”
아직도 눈을 감을 때면 생생히 떠오르는 광경들. 꿈에 그리지조차 못할 생경한 고통. 그러나 죽지도 못한 채 끝없이 반복되는─
공격은 가까스로 피했다. 간신히 몸을 일으켜 부채를 쥔다. 그리고는 천천히 숨을 고르며 말을 이었다.
"난, 아무것도 묻지 않아. 듣지 않아도 괜찮아. " "너의 의지가 아닌 것은, 너의 잘못이 아니니까. 네가 한 것이 아니니까. 너로 인한 문제가 아니니까. " 모든 것은 그 빌어먹을 선옥 때문이니까. "그러니까...... 다 괜찮아, 토우야. " "나는, [ 너의 잘못 ] 으로 말해지는 것을 물을 이유가 없어. "
간신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몸을 일으켰다. 아, 이제 좀 움직일 맛이 난다.
"약속했잖아. 지켜주겠다고. " 나, 말한 것은 분명히 지키거든. 말함과 동시에 떨어지는 발. 이번에는 왼쪽으로 유연하게 몸을 숙여 피하려 시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