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중 웹박수 문의 시, 오너(—주) 기입 필수. 오너 이름 미기입 시 외부 문의로 알고 무응답으로 대처합니다. (외부인 개입 안 받습니다.) *자신의 캐릭터가 영구 상해 및 사망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 간 불화가 오너 간의 분쟁이 되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편파 주의. *‘전야’ 챕터부터 시작합니다. *1회 성장 후 대립(감사대 VS 악귀). *패배 진영은 몰살 엔딩입니다. *위키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D%99%A9%EB%9F%89%EC%9D%BC%EC%B7%A8%EB%AA%BD *시트어장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7046968/recent *선관 및 임시어장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7046875 *황량몽상점 : https://docs.google.com/document/d/1-5Y1oyNuo-nzGt33MNgcVT78eNyT-pTiBIkGwF_NAsA/edit *황량일취몽 코인시트 : https://docs.google.com/spreadsheets/d/1aHPH2oXx_yBYyxXNqjVFMPFlz2hAMWK1MKNKsWM3fU4/edit *웹박수 : https://gforms.app/p/aKb3u0l *전판 주소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7047504/recent
담담한 태도로 대답을 잇던 그는 말문이 막혔다. 문득 이 모든 행위가 무의미하고 피로하게만 느껴졌다. 누군가와 대면하는 것도, 제 것이 아닌 잘못을 책임지는 것도, 말을 정연하게 정리하는 것마저 전부 귀찮고 힘들어져서. 제게 달려드는 상대를 보고서도 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며칠 사이 더욱 여위게 된 몸은 허황할 정도로 쉽게 넘어갔다. 육신이란 껍데기 안에 남은 것이라고는 탈력만이 오롯한 가운데, 머리를 부딪치며 뇌중을 뒤흔드는 듯한 충격이 현실감을 어렴풋이 일깨웠다. 지독한 피로에 시달린 의식은 당장이라도 가무러질 것만 같다. 흐려지는 정신을 바로잡고 시선을 들어올렸다. 더없이 슬픈 얼굴이 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
그런데 그게 뭐 어쨌느냐 싶다. 내가 또 참아 줘야 하나? 힘들어 죽겠는데.
“괜히 자극해서 안 해도 되는 객기나 부리다 죽었잖아요, 그 사람…….”
극에 달한 탈력은 끝내 억눌렸던 분격에 맞닿는다. 체념과 무기력에 잠겼던 두 눈에 아연 형형한 살의가 깃들었다. 새카만 수륜이 가늘어진다. 주저呪詛함은 동시였다. 날카롭게 찢어진 두 눈동자로써 양의 뱃속 어딘가를 꿰뚫었다. 뱀 같은 저주의 갈래가 내장 곳곳을 파먹으며 광란하기 시작했다.
“당신도 죽고 싶으면 그러시든지. ……아니. 그럴 필요도 없어요. 그냥 좀 내버려 두라고요.”
통원과 치분, 광분하는 감정이 어지러이 뒤섞여 진창이다. 말마디 짓씹듯 뱉으며 거친 숨을 내쉰다. 그는 제 위에 버티고 있을 양의 멱살을 붙들고 거세게 밀어내려 했다.
"네 잘못이 아니라는 거 알아.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것도 잘 알아. 그런데, 네 손으로 죽였잖아. 소중한 사람을 죽인 이를 눈앞에 두고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건데."
양은 분노했으나, 엎어진 남자애 위에 올라타 자비 없이 내리치려던 주먹으로 결국 제 뺨에 흘러내린 눈물이나 훔쳐낼 뿐이었다.
"그딴 식으로 말하지 마라고..."
섬뜩하게 찢어지는 수륜이 제 어디를 응시하는지 깨달을 즈음에는, 꾹 그러쥐었던 칼마저 놓아버리고서 두 손으로 아랫배를 끌어안는 양이었다. 비명조차 나오지 않았다. 달에 한 번 찾아오는 쓰림보다 곱절의 곱절은 불쾌하고 괴로웠다. 벌레? 아니. 그보다 더한 것이 여린 뱃속을 하염없이 헤집어놓았다.
양은, 멱을 붙들고 거세게 밀어내는 손길에 힘없이 고꾸라졌다. 원체 병약했던 소녀가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이었다. 그러나, 양은 감겨가는 눈꺼풀을 파르르 떨면서도 토우야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서로 자빠져 있는 채로 그를 끌어안아, 가느다란 목덜미에 입을 가까이했다. 물어뜯기라도 하려는 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