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중 웹박수 문의 시, 오너(—주) 기입 필수. 오너 이름 미기입 시 외부 문의로 알고 무응답으로 대처합니다. (외부인 개입 안 받습니다.) *자신의 캐릭터가 영구 상해 및 사망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 간 불화가 오너 간의 분쟁이 되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편파 주의. *‘전야’ 챕터부터 시작합니다. *1회 성장 후 대립(감사대 VS 악귀). *패배 진영은 몰살 엔딩입니다. *위키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D%99%A9%EB%9F%89%EC%9D%BC%EC%B7%A8%EB%AA%BD *시트어장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7046968/recent *선관 및 임시어장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7046875 *황량몽상점 : https://docs.google.com/document/d/1-5Y1oyNuo-nzGt33MNgcVT78eNyT-pTiBIkGwF_NAsA/edit *황량일취몽 코인시트 : https://docs.google.com/spreadsheets/d/1aHPH2oXx_yBYyxXNqjVFMPFlz2hAMWK1MKNKsWM3fU4/edit *웹박수 : https://gforms.app/p/aKb3u0l *전판 주소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7047504/recent
>>36 일단 령주랑 얘기한 거만 보자면, 효수 당하듯 머리가 덩그러니 걸려있었고... 나머지 조각들은 그냥 주변에 흩어져있었지 않을까요? 주변 사람도 있고 양이가 직접 수습하긴 무리여서, 일단 선옥만 챙겼는데. 직원? 선생이 수습한 시체가 어떻게 되는지는 캡 재량에 맡기는 것으로!
숨통을 파고드는 지독한 한기. 삽시에 기도 끝까지 울컥 차오르는 피거품. 기이한 질식감. 기우는 시야. 형언할 수 없는 한증과 사무치는 추위, 암전.
꺼져가는 의식의 한편으로 빙옥처럼 차디찬 목소리가 박혔다.
이거 치워.
그리고─.
언제부터 되돌아와 있었는지, 어느 때부터 나 자신이 자신이 아니게 되었는지도 모호하다. 제게는 단 한 번 눈을 내리감은 찰나인 것 같은데, 눈앞에 펼쳐진 참상은 그간의 공백이 지닌 무게를 여실히도 피력하고 있다. 사지 하나조차 건져낼 수 없을 지경으로 처참하게 도륙이 난 시체를 마주했을 적.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했다. 변론도, 도망도, 저항도, 어차피 전부 무의미한 발버둥일 테니. 다만 무의식적으로 손을 들어 제 얼굴을 쓸어내렸을 뿐이다.
손아귀에마저 질척한 육편이 엉겨붙어 있었다. 비릿한 피냄새에 도리어 기분만 더 끝도 모르고 가라앉았다. 덩그러니 머리만 남은 얼굴이 꽤 낯이 익었다는 사실도 그리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참……. 지지리도 운이 없다는 생각만 들었다.
땅 위에 발 딛고 있으나 현실감이 들지 않는다. 제 존재가 오롯함이 실감나지 않는다. 그냥 애초에 그게 중요한가 싶기도 하다. 어차피 언제고 또 물건처럼 끌려다닐 처지인 것을. 그리 새삼스럽지도 않다. 도무지 순탄하게 풀리지를 않는 인생사에 한탄하고 누구를 탓하는 마음도 심력이 바로서야 되든 말든 하는 일이다. 조금이라도 좋으니 지금은 그저 쉬고 싶을 뿐이다. 그 사이에 또 무슨 일이 났는지 건물은 박살이 나 갈 곳 없어진 학생들이 잔뜩에, 교사들은 시국이 흉흉하다며 모여 다니라 난리다. 어디를 가도 인간 머릿수 바글바글한 와중에 조용한 장소를 찾으라 하면 지친 머리로는 떠올릴 수 있는 방도가 없다. 그나마 간신히 생각해 낸 결과가 바로 이곳이다. 얼마 전 ‘사라기 토우야’가 죽였다던 학생의 시체가 널렸던 장소. 테러를 겪으며 참상에 익숙해진 학생들의 눈에도 역할 정도로 처참했던 현장이라, 이곳엔 장난으로라도 얼씬대는 인기척이 없었다.
시신은 수습되어 이미 장례를 치렀다 하고, 빈 자리엔 을씨년스러운 적막만 감돈다. 미처 지워지지 않은 혈흔만 덩그러니 남아 떠난 이의 자취가 되었다.
그 흔적을 망연히 내려다보기만 했다. 별다른 감상도 들지 않는다. 피곤하기만 해서…… 차라리 죽은 것처럼 잠잠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