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중 웹박수 문의 시, 오너(—주) 기입 필수. 오너 이름 미기입 시 외부 문의로 알고 무응답으로 대처합니다. (외부인 개입 안 받습니다.) *자신의 캐릭터가 영구 상해 및 사망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 간 불화가 오너 간의 분쟁이 되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편파 주의. *‘전야’ 챕터부터 시작합니다. *1회 성장 후 대립(감사대 VS 악귀). *패배 진영은 몰살 엔딩입니다. *위키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D%99%A9%EB%9F%89%EC%9D%BC%EC%B7%A8%EB%AA%BD *시트어장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7046968/recent *선관 및 임시어장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7046875 *황량몽상점 : https://docs.google.com/document/d/1-5Y1oyNuo-nzGt33MNgcVT78eNyT-pTiBIkGwF_NAsA/edit *황량일취몽 코인시트 : https://docs.google.com/spreadsheets/d/1aHPH2oXx_yBYyxXNqjVFMPFlz2hAMWK1MKNKsWM3fU4/edit *웹박수 : https://gforms.app/p/aKb3u0l *전판 주소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7047211/recent
천상의 변덕에 예보만 믿은 사람들은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 가게마다 우산이 불티나게 팔렸다. 주머니 사정 시원찮거나 발 느린 놈은 비 안 맞게 알아서 가로 붙어 다녔으니, 안으로 난 길은 자연히 우산 쓴 놈 차지였다. 나누고 자르는 것이 행복이었던 폐폐에게 금일 하계의 경치는 덕분에 참 마음에 드는 것이었다. 가지각색 우산이 섞이지 않고 오르락내리락 길 따라 정연하게 흐르는 모습이 참참 가관이라 창 밖에 목만 빼서 머리 적시던 폐폐도 한 마디 떨어뜨리게 만들었다.
허파 쉬슨 놈 아니랄까 봐 지 일 밖에 모른다. 제 세상 일 밖에 모른다. 폐폐라는 놈이 그랬다.
오염이 뚝뚝 떨어지는 머리카락을 쥐어짜며 창에서 멀어지자 열심히 구색만 갖춘 회색 방에 소리는 지워지고 폐폐만 남았다.
흉계와 저주가 아니면 자거나─ 먹거나─ 싸는 게 다라 폐폐는 저 날도 한가했다.
배가 비면 일어나 남이 차린 밥상에 숟가락만 얹으면 됐지. 손대면 손대는 족족 다 깨 먹는다고 설거지조차 시키지 않아 가사 전반 아는 일이 전무하니 저주사가 안 됐으면 진작에 객사했을 팔자였다.
사람 참 잘 만났지. 형님 아니었으면 저 험한 길에서 어떻게 살아남았겠어. 폐폐를 따라 잘랑거리는 소리가 길게 이어졌다.
집 여기저기에 비냄새를 남기다 낡은 소파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니 억지 억지로─ 붙여놓은 시계가 여덟 시를 가리켰다.
밥때가 되려면 멀었다. 사람이 오려면 멀었다. 하지만 폐폐는 소리가 그리워 엄지손톱을 갉다 갉다가 눈을 흘렸다.
도시 속에 조난된 사람.
살아만 있는 사람.
저주사 폐폐.
. . .
머리에 비를 맞았더니 쇠했던 생각까지 되살아나는 모양이야.
남색으로 물드는 자신이 싫어 폐폐가 발버둥 치지만 정신의 작용이 쏜살같이 빨라 오래지 않아 움직임이 멎는다. 폐폐는 한낱 덩어리처럼 쓰러져서 한 섞인 숨이나 내뱉었다. 폐폐만의 밀실. 폐폐만의 세계. 폐폐만의 나라. 싫다는 게 아니었다. 어떻게 청산한 길생활인데 감사하지 않고 투정하는 것은 어리석음의 소치였다. 뭐가 부족해. 뭐가 아쉬워. 왜 만족하지 못해. 차오르는 부정을 부정하지만 폐폐를 옥죄는 힘은 사라지지 않는다. 쏟아지는 색을 피해 숨어든 천장 있는 삶이다만 때때로 이처럼 숨이 막힐 때가 있었다. 손톱이 바짝 서고 다 찢고 싶은 짜증이 치밀 때가 있었다.
하───
이유야 뻔하다. 폐폐는 여전히 미아였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은 아무것도 없고 단지 돈이 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람을 잡아다 주살해 죽이고 있었다. 닭목을 치는 것처럼 하나 치우면 다음 열 다음 백 다음 천─ 느는 것은 저주를 쓰는 법뿐이고 사람으로서의 성장은 눈곱만큼도 없다. 언제까지 손에 피를 묻혀야 한다는 약정도 없고 기약도 없다. 이대로 시체로 산을 쌓아도 폐폐는 제자리 그대로일 것이다. 눈이 멀 것만 같던 눈부심─ 반짝임─ 나를 현혹한 빛은 대체 다 어디에 있는 거야. 누가 다 가지고 있는 거야.
무거운 파랑이 답잖게 어깨를 짓눌렀다. 먹구름이 곧 울음을 터트릴 거라는 듯 경고음을 냈다. 암운이 드리웠다⋯⋯ 암운이. 어수선함이 학교 복도 구석구석을 파고들고 구순이 함부로 열리지 않는 날. 오늘은 망자를 애도하는 날이었다. 예컨대, 지난 흉수 사냥에서 얼굴과 상체가 분리되어 돌아온 모 인솔 교사라든지. 목숨 값 두둑이 쳐주는 실습 활동인 만큼 희생자는 유구하게 있어왔으니 타 죽음보다야 썩 암울한 것도 아니다. 되려 생과 사의 구분이 모호한 경계에 서 있는 이들인 만큼 타인의 죽음에 균형 추를 올리는 일 서슴잖은 이 또한 적잖다. 문제는 직후 또 다른 재앙이 들이닥쳤음이다. 교내에선 한창 살성 이 령 탈옥에 관한 이야깃거리들로 떠들썩하며 또 고요했다. 위 랑샤는 그게 사뭇 서글프고 숫제 화가 났다. 저가 학우들을 그러모아 탈옥 뉴스를 전달해댄 것은 결코 인솔 교사의 죽음을 헛되이 하기 위해서가 아녔으므로.
“랑샤야, 그 이후로 테러도 잦아졌대. 최고 위험군 악귀가 풀려난 게 지들이랑 뭔 상관이라고 일개 악귀들이 기고만장해진 건지.”
옆자리에 냉큼 앉은 급우 하나가 사색의 흔극을 파고들었다. 속 모를 까만 눈이 옆으로 도록 굴렀다. 대꾸 일절 없이 함묵한 채 물끄러미 쳐다보니 조잘거리던 입이 멈추고 시선을 피한다. 우물쭈물하다가 겨우내 입을 열어 “왜, 왜 그렇게 봐? 내가 뭐 잘못한 거 있어?”하고 질문하자 랑서는 한참 뒤에야 본론을 뱉어냈다.
“그 선생님이랑 친하지 않았어?”
어?, 하고 돌아오는 얼빠진 대답. 그걸로 용건은 끝났는지 대번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교실을 빠져나갔다. 문틈 너머 기다란 소맷자락만이 일시에 나부끼다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현재, 선경 고교 건물 뒤편 화단. 랑샤는 무릎을 굽혀 웅크린 채 개꼬리풀을 설렁설렁 휘저었다. 퍽 성의 없은 휘적임에도 고양이는 궤적을 따라 열심히 앞발을 들어 쫓았다.
랑샤의 기본 디폴트 값은 말끄러미 응시하는 무표정. 그 낯 그대로임에도 묘하게 기운이 가라앉아있었다. 휘젓는 손짓 외 어떠한 움직임 부재한 상태로 썩 담담하고도 나지막이 아는 체나 했다.
폐폐 독백 분위기가 너무 조아용... ꒰⁎′̥̥̥ ⌑ ‵̥̥̥ ꒱ 닭목을 치는 것처럼 하나 치우면 다음 열 다음 백 다음 천─ 느는 것은 저주를 쓰는 법뿐이고 사람으로서의 성장은 눈곱만큼도 없다. 언제까지 손에 피를 묻혀야 한다는 약정도 없고 기약도 없다. / 비를 맞고 싶었다. 한 몸 다 적시고 싶었다. << 최애 문장들.... (⸝⸝o̴̶̷᷄‸o̴̶̷̥᷅⸝⸝) 그보다 폐폐야.... 행복하자.... (´°̥̥̥̥ω°̥̥̥̥`) (하지만 미래는 패배진영몰살엔딩이고)
지난 흉수전 당시, 진경은 짧은 휴게를 받고 잠시 고향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고향이래봐야 인적 드문 산속의 작은 암자일 뿐이었지만. 돌아온 학교의 분위기는 무척이나 어수선했다. 흉수에 의해 살해당한 모 인솔 교사라든지, 살성 이 령이 탈옥했다든지 하는 이야기들로 말이다. 그때, 자신이 그 자리를 함께했더라면 상황이 달라졌을까를 떠올리면, 당연 아니오이다. 작금의 제 주제를 잘 알고 있었기에. 진경은 애써 태연함을 표방했다. 만일 제가 그 자리에 있었더래도 결과가 달라지는 일은 없었을뿐더러 스스로 괜한 죄책감을 느낄 필요 또한 어디에도 없었으니까. 원체 이런 세상이었으니까.
진경은 학교 건물 뒤편의 화단으로 향했다. 어수선한 분위기가 머리를 어질러놓아, 혼자 생각을 정리하며 조용히 있고 싶었기 때문이다. 평소 누구도 없었을 구석진 화단에는 익숙한 뒷모습이 보여와, 반가움과 달갑지 않은 마음이 애매하게 교차했다. 기척을 알아채고 먼저 말을 건네오는 랑샤의 옆에 똑같이 쪼그려앉아, 태연히 그녀의 어깨에 팔을 두르려 했다.
"그냥, 바람 좀 쐬려고. 누님은 여기서 혼자 뭐 하고 있어?"
그녀가 무엇 때문에 기분이 가라앉아 있는지를 알면서도 부러 아는 체하지 않고서 대수롭지 않는 투로 답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