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어이...고.. 죄송합니다.. 빨간 스카프양께서 갑자기 나오신 바람에.." "히히.. 너무 놀래킨건가요?" <오늘 얘기가 전부 심각한 도시전설인데 말하기도 전에 무서워서 죽겠네요(?)>
안경이 종이를 들고 읽으려하다 빨간 스카프가 낚아채 던져버리곤 말하기 시작했다. 파란 스카프는 광경을 보곤 웃음이 터져선 다시 종이를 주으러 가는 등 난장판이었다만.
"그럼 첫번째 소문!" "아 잠깐 잠깐만요. 이 소문들은 말 그대로 구전으로 전해지는 소문이기 때문에 신뢰도는 0%에 수렴한다는 점, 그건 기억해주세요..!" "..인첨공에서 이름 난 아티스트 중 한명인 그.. 레모씨에 관한 소문인데요! 이분이 모카고에 다니고 있다고 합니다!" "모카고요? 3학구 거기요?" "네! 근데 다만 레모씨에 대해 좀 뒷소문이 있어요! 막 거대한 조직이 뒤에 있어서 작품을 훼손한 인물이 실종되었다가 돌아왔는데 상태가 좀 안좋아 보였다거나, 목소리를 대조해보니 버튜버로도 활동했다거나! 물론 대부분 뇌피셜로 이뤄진 소문이니까요!" <여기 보면.. 흐음.. 여기에 무슨 로맨스까지 있다는 것 같은데.. 한 가족인 두명과 엮인다구요? 이게 뭔 개 ㄱ...> "자 이 얘긴 여기까지 하죠. 애초에 그건 황색언론에서 나온 막말이니까요."
빨간 스카프는 잠시 목을 가다듬더니 말을 이어갔다.
"다음 소문은 스트레인지에서 활동하는 도시전설 조직들 혹은 조직의 얘기입니다! 첫번째로 한 연구원이 며칠 납치당했다가 풀려났다는 얘기인데요, 신기한 점은 그 연구소의 다른 사람들도 거의 다 납치당했던데다가 CCTV 데이터까지 날아가 있었다는 군요! 연구소 자체가 완전히 털린거죠!" "그건 스케일이 엄청나군요?" <납치를 한두명도 아니고 그만큼이나요?> "뭐, 중소규모라 8~9명 정도긴 하지만요! 어쨌든 다음 소문은 주위 카페에 평일인데도 늘 출몰하는 어린아이가 있길래 궁금해서 뒤를 밟았다가 어느 건물에 들어가선 그대로 사라졌다는 얘기입니다!" <귀신이군여.> "..." "..." <아 왜요!> "어쨌든 세번째 소문은 한 연구소에서 있었던 사고, 참사 이후로 아기 한명을 마치 그 사고에서 죽은 아이처럼 키웠는데 정작 그 아이가 살아 돌아온 바람에 완전히 난장판이 되었다는 얘기도 있더군요?" <연구소..참사라..> "...어쨌든 전부 무서운 소식이군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 조직들이 전부 같은 조직일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군요." <하하하.. 네.> "일단..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었으니까요! 마무리 하는건가요?" <아, 그렇겠네요. 할로윈 특집 인첨공 썰전은 여기서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평.." "안전한 밤 보내세요!!"
>>34 캡 흐에에에에 차이는 있군요 @ㅁ@;;;;;;;;; 레파토리 빈곤한데에에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해 봐야겠네요 아! 말 나온 김에 궁금해진 게요~~~ 어제 진행에서 부부장님이 뽑은 민우 머리카락요. 서연이가 거기서 리버티의 향후 계획이나 민우가 믿는 구석이 뭔지 같은 걸 확인할 수 있을까요?
1.리버티는 현재 마레를 포함해서 연구소를 일제히 청소할 계획임 2.민우는 사실 퍼스트클래스를 영입하지 못해도 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음 3.민우는 제로에 대해서는 사실상 그다지 관심이 없음 4.정확한 이미지는 잡히지 않지만 인첨공 자체가 날아갈 뭔가를 계획 중임 5.리버티는 2학구 내에 있는 뭔가를 또 노리고 있음. 하지만 이미지는 잡히지 않음
영희가 못된 짓 하고 있는 혼래트 점조직 중 하나를 박살냈다 ->혼래트가 점조직 이라 해도 조직 충성도와 유대는 저지먼트급(...)급 ->"뭐!? 영만이가 당해!? 동료를 안티스킬에 넘기다니...용서 못한다!" ->그런데 영상 보니까, 저 빨간 머리, 전투력이 무시무시하던데... ->리더: 그렇다면 연속 기습 작전이다! 그것도 대낮에!
아이고 현생이야 역시 월요일에서 달 월 빼고 싫어할 혐 넣어서 혐요일 해야됏... 훈련만 겨우 쓰고 가볼 각이긴 한데 그래도 뒷북 울리며 갱신~>< 다들 좋은 밤이야!
situplay>1597046989>756 영희주 그치그치! 서형도 상냥하고 귀여운데 서연주도 뭔가 누구랑 해도 손발을 착착착 맞춰주지>< 민망해할 때 반응도 재밌(도름
@서연주 situplay>1597046989>777 히히 원랜 많이 먹고 많이 만드는 애로 생각했는데 어쩌다보니 주로 만드는 애가 됐지 뭐야>< 히히 고마워! 성격 면에서도 순아같은 애로 만들고 싶었거든>< 에이, 우리 서형이 얼마나 지니어스인데! 게다가 드라마 견환이는 궁에서 살아남느라고 머리도 발달하고 있는 힘껏 독해졌다 뿐이지 천성은 상냥하고 귀엽고(특히 미졔제한테) 주변 사람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과 백년해로하고 싶어하는 소박한 면도 있잖아>< 그 면에서 견환이가 편안하게 살았다면 서형같은 성격이었을까 싶기도 했어 히히 아이구 좋게 봐줘서 고마워>< 하긴 새봄황후같은 이상과 신념에 폭사하는 사람 한 명으로는 역부족이어도, 쪽수가 많아서 단합이 잘 됐다면 뭔가 집단지성으로 뾰족한 수가 나왔을지도? situplay>1597046989>875 situplay>1597046989>877 situplay>1597046989>951 그나저나 감사는 내가 해야겠는걸!!8888ㅁ8888 나 서형 훈련레스하고 보고서 보고 엄청 감탄했어! 이틀간 스레 두개에서 진행된 스토리 내용을 엄청 일목요연하게 핵심만 골라서 정리해놓은 것도 놀랍구 새봄이가 사진찍은거까지 활용해줘서 엄청 감동했지 뭐야 8ㅁ8 쓰느라 고생 많았어!><
>>48 글~쎄~ 중혼은 둘째치고, 굳이 결혼을 안 해도 된다는 주의. 태오는 큰 계획을 세우며 어떻게든 미래를 쥐어 잡아 살고자 하는 모습과 다르게 자신의 일상적인 미래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거든. 인생에서 정작 자기자신이 빠진 애라, 대학도, 취업도, 결혼도 모두 생각해본 적 없대.
저쪽에서 성인 되어서 청혼하면 모를까. 먼저 하는 쪽이 사실혼이다(?)
하아아아아아아ㅏㅇ 민우야 마레를 건드리면 승환이 이제 코코아 타먹인다... 마음을 열고 올바른 대답을 할 때까지 무한리필이란다....
>>52 >>59 영희주 그래서 대낮부터 영희는 피를 뒤집어쓰고 기껏 해놓은 요리도 뱀파이어 특식이 되고오오오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암튼 스킬아웃 사이에선 점점 공포의 대명사가 될 거 같네요...@ㅁ@;;;; 부부장님한테 영희가 전투 기술 전수받는 거 잘 어울릴 거 같아요. 부부장님이 다른 부원들에게 그런 전적도 있고요 ><
>>57 새봄주 헐 헐 허어어어얼 @ㅁ@;;;;;;;;;;;;;;; 어 엄청난 장문 반응 (호달달) 새봄주 안 힘드셨어요??!! 아 사랑하는 사람과 백년해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견환전이랑 제일 동떨어진 꿈이었죠(죽은눈) 초창기 견환이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릉용이한테 막 퍼주던 친구라 서연이가 그만큼 착할지 모르겠네요 ㅎㅎㅎㅎㅎ 아 아 사진!!! 제가 아까워서(사실 보고서 정리 중엔 미처 못 넣었다가, 나중에 캡께 그 지도의 표시된 장소가 해체 코드 보관된 장소라는 말씀 듣고 나니 아차 싶어서 ㅠㅠ;;; ) 급한 마음에 미리 말씀도 안 드리고 넣어 버렸는데, 오히려 양해를 구해야 할 일인데 좋게 반응해 주셔서 감사해요오오오오 (그랜절)(제리인사)
"자경단이란 건 꽤 골치 아픈 것들이지." "사실 어디든 안 그러겠냐마는, 스트레인지의 균형을 맞추는 건 힘든 일이란다. 그래, 양지에서 스킬아웃이 기승이면 골치가 아프지? 평온하던 일상이 박살이 나는 것이니 말이다. 자신들은 뜻을 펼친다며 법을 어기고 각종 싸움판을 벌이니 양지 사람들 보기엔 저런 존재들이 있다며 거슬려하지 않더냐." "그리고 그 양지의 스킬아웃을 스트레인지에서 대신하는 것이 자경단과 저지먼트라고 보면 된다. 저지먼트야 뭐, 선민사상 가진 녀석들 집단이 공식적으로 있으니 인정은 해준다지만 자경단은 그것도 아닌 겁없는 쭉정이들 아니겠더니. 하물며 스트레인지는 무법지대니, 적당히 걸러내거나 선 긋지 않으면 날뛰다 피보기 십상이지." "그런 면에서 처음엔 엎어버릴까 하였는데…… 태오 친구라지?" "하하, 뭐, 그건 뒤로 미루고. 어차피 친구든 말든 밀 녀석이면 진작 목 땄지. 실은 내 아주 흥미를 가졌어." "율럭키는 깜찍하지. 발칙한 수로 여럿 골탕먹이며 제 세력 넓혀가니 그 면모 퍽 귀여워 아끼고 있단다. 하물며 그 아이들은 스트레인지에 의문은 가질지언정, 행하지 아니하는 눈치까지 가졌으니 예뻐하지 않을 리가. 능숙한 아이들을 어찌 미워하겠니." "그리고 비사문천은, 처음이기 때문에 귀엽게 본단다." "일단 어떻게든 발을 들였고, 어떻게든 섞이려 하며, 어떻게든 파악하고, 의문을 가지면 이것저것 시도하는 모습이 퍽 즐거워. 아직 새파랗게 어린 녀석이 자기만의 작은 꿈이라도 지켜보고자 가장 희망 없는 곳에 패기롭게 발을 들여 성장하는 건 지켜보기 좋지." "그리고 무엇보다, 자경단 특유의 선민의식이 없더구나. 무작정 이곳을 '양지를 위해 음지를 밀어버려야만 한다'는 여타 다른 바깥출신 조직과는 다르게 여기는 공존을 하고 있어. 본인은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마는..." "듣자 하니 기어이 태오와 손 잡았다지. 조금만 더 악독했었더라면 내 영입이라도 권유했을 터인데." "흠, 아닌가. 그 아이는 악독했어도 내 영입 거절했을까. 뭐, 상관 없지. 앞으로도 흥미 이끌어주고 스트레인지의 새 균형추가 되어주면 뭔들 못 하겠니."
>>81 히히히 (춤추는 해피캣이 됨) 나리 평가 되게 날카로운데... 태오랑 손을 잡았던가? 얘네들 사이에 너무 여러 일이 있었어서 뭘로 잡았는지 감이 안잡히는데 알려줄 수 있을까 밈미 바부 치즈덕이다 몰?루 >>자경단 특유의 선민의식이 없다<< 이거랑 >>악독했더라면 영입을 권유했을 것<< 이거듣고 약간 띠용하는 기분을 느낌. 이거 평가가 후한 거 맞지?
가을에는 이런저런 연휴와 기념일이 다수 포진되어 있다. 추석이라던가, 할로윈이라던가. 리라는 종이에 그려낸 자그마한 공중부양 잭 오 랜턴 몇 개를 실체화 시켜 집 안 여기저기에 띄워둔다. 살아 움직이는 게 아니라서 반려묘의 경계심을 자극하지도 않고, 은은하게 집 안을 밝히는 모습이 썩 마음에 든다.
약간 마녀 같은 게 흠이긴 하지만... 뭐, 마녀 맞으니까. 다음엔 수정 구슬이라도 만들어 볼까.
하... 습.... 후....... 이거 보세요 데 마레즈 진짜 세상 아름다운 모습이 역사서에 적힐 정도라니까요 토끼태오 실존함 고양이 혜우우 실존함 아기무너 실존함.... 하 나 진짜 할 말 되게 많은데 희야랑 태오랑 10살까지 키 또이또이였고 12살땐 희야가 태오보다 더 컸다?
하.... 젠장 맛있다 죽을래 내가 이 맛있는 서사의 주인공들을 하 습 태오대가리깨버리기.너무아름답기때문.
성운이 보고 있는 것은 책이었다. 일반 물리학 서책. 그 중에서도 척력과 인력에 대해 다루는 챕터. 대학의 전공과목 수준의 서적으로, 고등학생이 읽기에는 어려운 책이었다. 그러나 성운은 기본적인 식들을 다시 되짚어봄으로서, 몇 가지 자신의 능력에 대해 자신이 연산을 잘못한 예가 있음을- 출력의 조절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정도는 아니었으나, 사소하게 비효율적인 몇 가지 부분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
>>66 서연주 에이 힘들긴! 덕톡은 아무리 길게 써두 안 힘들가두 히히 그치 견환이는 처음부터 그것만 바랐는데 저어얼대 안 이루어졌지...(먼산) 서형은 그거 잘 이루어져서 다행이야! 히히 맞아맞아 엄청 의협심있어서 릉용이 편도 들어주고 다 퍼줬지! 그래도 선이 분명하단 점에서도 은근 서형이랑 닮았는걸>< 서형도 상냥하고 마음이 넓지만 선이 분명하고 자기 입장이 있어서, 착하되 호구가 아니란 느낌이랄까! 아이구, 유의미하게 활용해준 게 고마운거지! 새봄주도 새봄이가 사진 찍게 해놓고선 잊고 있었는데>< 나야말로 새봄이가 활동한 것까지 세세하게 챙겨줘서 엄청 고마워! 덕분에 정주행하면서 엄청 뿌듯했어><
...그리고 오늘의 훈련레스만 올리고 자러 가봐야겠네! 자러 가는 사람들 잘 자고, 안 자는 사람들은 미리 잘자~~~><
1.네트워크 시스템을 이용해서 칩에 접속. 2.해체코드를 입력해서 일단 칩의 작동을 정지시킨다. 잘못 입력하게 될 시, 칩은 자동으로 터진다. 3.심장 수술을 시작해서 칩에 있는 붉은색 선을 제거하고 이어 파란색 선을 제거한다. 4.하얀색 선은 절대로 제거해서는 안된다. 5.이어 해당 칩을 천천히 떼어낸다. 6.칩이 작기 때문에 절대로 수술 도중 조금의 움직임도 있어서는 안되는 것에 주의. 일정 수준의 진동이 느껴질 경우, 칩은 다시 작동해서 폭발하게 된다.
진형이 이런 아이디어를 내게 제시해줬다. '미운 자식에게 하나 더 주는 떡' 이라는 느낌으로, 과자류를 비치해놓자고. 그것도, 최대한 이상한 재료로 만들어서. 전에 뒤풀이에서 닭둘기 쿠키를 먹은 게 어지간히도 강렬했나보다 싶어 웃긴 반면, 그 취지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리라 언니의 담당 연구원이신 (지금은 내 임시 담당 연구원이시기도 한) 윤정인 선생님께서 성하제 때 커리큘럼을 짼 리라 언니를 데리러 부실에 오셔서 리라 언니를 혼내시다 삽시간에 부원들에게 둘러쌓여 위협을 당하셨을 때, 절절히 느낀 바가 있다.
저지먼트가 잘못된 상황에 잘못된 마음을 먹으면, 스킬아웃보다도 더 위험하고 해로운 집단이 되어버린다는 것.
그런 점에서, 부원들이 부실 안에서만 흥분한다는 보장이 없으니, 부실 안에도 비치하고 내가 챙겨다니기도 해야겠다 싶기도 했다. 물론, "이 미운 사람을 위한 떡" 제조 및 보급을 맡은 나 역시 유의해야 할 몇가지 윤리적인 지침이 있다.
1. 재료는 최대한 괴랄하고 경악을 자아낼 만한 것이되, 독극물은 피할 것. - 내가 이제 레벨 3이지만 실수를 안 할 거라는 보장은 레벨 4는 된 뒤에야 가능하니까. 실수라도 했다간 장르가 코미디에서 범죄드라마로 바뀌어버린다.
2. 재료가 무엇이 되었든간에, 결과물에는 그 재료의 흔적을 전혀 없게끔 할 것. -진형의 말을 빌리자면, 이 '떡'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아무 이상도 없는 물건을 주는 것으로 우리끼리 낄낄거리며 골탕먹이기'이다. 그러니, 이 '떡'의 현 상태는 멀쩡하고, 무해하고, 맛있어야 한다.
...그래서, 쥐꼬리만한 지원금에 내 월급 중 자유 운용 예산을 약간 보태서 '떡'을 비치해둘 작은 협탁을 마련했다. 그리고 2학구 임무가 있기 하루 전, 응접용 소파 근처의, 어디에 앉아도 눈에 띄고, 오가는데 방해도 안 될 만한 자리에다, 협탁을 두고, 그 위에 제 1대 '미운 사람을 위한 떡', 마시멜로를 그릇에 그득 담아 비치했다. 그러고는 사진을 찍어, 이 마시멜로의 '과거 사진'과 함께 올린 뒤 다음과 같은 문구를 덧붙였다.
@저지먼트 단톡방 신새봄 [미운 사람을 위한 떡]
여기 놓여있는 과자가 보이시나요? 이 과자는 겉보기에는 특별할 게 없고, 인체에 무해하고, 아주 맛있을 거예요. 하지만 이 과자는 한 때, 아주 더럽든 맛없든 애초에 먹기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든, 화려한 전적이 있답니다 이 과자는, 우리가 누군가에게 걷잡을 수 없이 화가 날 때, 조금은 치사하지만, 문명인답고 평화로운 방법으로 분노를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졌어요. 나를 화나게 하는 사람에게 물리적, 언어적, 정서적 폭력을 가하는 대신, 비록 수상한 전적이 있지만 지금은 무해하고 달콤하기만 한 이 과자를 슬쩍 건네보세요. 생각보다 통쾌하고, 폭력을 쓸 때 느끼는 후회와 자괴감도 없을 거예요.
오늘의 미운 사람을 위한 떡은, 마시멜로입니다. 한 때는 에티켓을 잊은 견주가 길가에 버려두고 간 견분(犬糞)이었죠!
그러고보니, 오늘 그릇 뚜껑 열어보니까 마시멜로가 하나 줄어있던데, 누가 먹었을까?
// 견분 사진은 심의상 귀여운 강아지똥 사진으로 필터링하였으나 실제로 저지먼트 단톡방에는 찐 견분 사진이 올라왔다! ...는 느낌이야 히히>< 그러므로 우리 민우가 먹은건...(아멘)
메트로폴리스의 vip룸, 태오는 시끌벅적하게 경기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느긋하게 붓을 적셨다. 다른 사람들은 제각기 더 많은 폭력을, 과격하고 참혹한 광경을 바라며 환호하고 있지만 태오는 혼자 고고한 학처럼 캔버스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그런 태오의 곁에는 누군가 그림을 구경하고 있었다. 색을 하나로만 제한하여 그린다는 건 몹시도 어려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선 하나에 새로운 세계를 펼쳐 나가는 모습이 경이롭고도 끔찍한 탓이었다.
"그래서, 우리 태오 학생이…… 이런 영광스러운 장소에 저를 불러, 하실 말씀이라는 건?"
새하얀 머리카락을 가진 남성은 꿀처럼 부드러운 금색 눈동자를 곱게 휘었다. 태오는 남성의 목소리에서 겉과 속이 다르다는 것을 익히 알 수 있었다. 이런 야만적이고 기분 나쁜 곳에서 뭘 하는 거야. 들려오는 속내에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뜬 태오는 붓을 내려놓지 않고 입을 벌렸다.
"아스트라페가, 리버티 사태로 인하여 2학구의 한 연구소의 경호를 맡게 되었다는군요……." "……아스트라페는 분명 선지자의 전속 경호원이 되었다 하지 않았는지요?" "……."
멀리서 제발 살려달라는 비명과 경쾌한 웃음소리가 들린다. 퍽 소리와 함께 환호성이 울렸고, 태오는 그 사이에서 나지막이 입술만 달싹였다.
"저도 이제 막 정보원을 통해 들은 소식입니다만……." "……."
무슨 일이길래 저렇게 뜸을 들이지? 남성의 불안한 심상의 소리가 들렸다. 남성은 지금 몹시도 불안했다. 연구원을 일방적으로 폭행하며 죽기 직전까지 몰아가는 vip 전용 도박장에서 가장 시야가 좋은, 어르신을 위한 특별 객석, 그 안에서 가만히 그림이나 그리는 태오, 사방팔방에서 들려오는 환호와 끔찍한 비명…….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남성은 지금 태오가 뜸을 들이는 것이 몹시도 짜증이 나고 불안했다. 자신도 저 꼴로 만들면 어쩌나 싶은 깊은 불신과, 야만적인 스트레인지 사람을 향한 선민사상 탓이었다.
"아스트라페가 레벨 5의 가능성을 보인다 하더군요." "예?" "……그리하여, 연구소에서… 2차 커리큘럼과 더불어 경호를 명했다더군요. 안타까운 일이고도, 미안할 따름입니다." "잠깐, 어째서 미안하다……."
아아악-! 멀리서 들려오는 비명과 함께 남성은 입을 딱 다물었고, 태오는 붓을 다시 적셨다.
"아스트라페가 레벨 5가 된다면…… 우리가 아무리 도운다 해도 꼬리를 밟힐 테니까요. 지금은 우리가 도울 일이 있다마는……." "저와 거래를 파하겠다, 그 뜻입니까?" "파하다니요, 말은 똑바로 해야지요…… 불가항력에 거래 대상을 빼앗기는 게지요. 그것이 레벨 5가 된다면 우리도 이겨내기는 버겁습니다……." "……제게 암리타의 마지막 열쇠가 있음에도, 저와 거래를 파한다는 말인가요?"
태오는 보란듯이 캔버스에 집중했다. 한 대씩 후려치는 소리가 날 때마다 강화 유리 너머 비명소리가 점차 작아지고, 남성의 인내심은 점차 바닥으로 떨어졌다. 태오는 남성이 한계다 싶을 적 붓으로 선을 쭉 그었다.
"데 마레에서 일하던 당신이라면 비윤리적인 연구소 정도는 알겠지요." "당연하지요." "바즈라, 라고 아시는지요." "……물론입니다. 데 마레와 사이가 좋지 않았…… 설마, 아스트라페가?" "네에, 놀랍게도요. 공교롭게도 그쪽 연구원들이 당신이 재단 활동을 했다는 것에 제법 호의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은지라."
끔찍한 장면을 온 사람에게 집중시키기 위해 조명이 꺼지고, 태오는 물감 통을 엎지르고 말았다.
"그러니…… 갉아먹기 딱 좋지 않겠습니까. 데 마레를, 아스트라페를. 당신의 손으로…… 데 마레가 그토록 혐오하던 그들의 손으로. 당신도 실은 동조하지 않았는지요……. 위대한 과학의 산물을 부정하는 것들이 아닌, 진정 꿈을 이루고자 무엇이든 하는 자들을 부러워 하였잖습니까……." "……." "하물며 우리는, 아직 레벨 5가 되지 못한 아스트라페 정도는 막을 수 있답니다……. 당신에게 힘을 드릴 수도 있지요……." "……." "성자가 당신의 품에 안기고, 태양이 다시금 뜰 터입니다. 할 수 있겠는지요."
어두운 vip실 안, 태오는 캔버스에서 붓을 떼고 새카만 어둠 속의 그림에 시선을 집중했다. 캔버스의 너머로 오늘 죽을 연구원을 향한 쨍한 스포트라이트가 펼쳐지고, 엎어진 물감통은 어느덧 바닥을 붉게 적셨다. 비린내가 났다.
"……하겠습니다. 데려올 수만 있다면, 아스트라페에게 복수할 수만 있다면 뭐든 하겠습니다." "……."
캔버스 너머로 비명이 새어 나온다. 숨이 끊어지는 소리와 함께 경기장의 강화유리 벽에도 피가 튀었을 때, 태오는 자신의 그림을 온전히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조만간 사람을 불러 바즈라의 인원과 접선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완성된 그림을 확인한 찬혁은 저도 모르게 허, 하고 헛숨을 들이켰다. 캔버스를 빼곡하게 덧칠한 것을 그림이라고 할 수 없다마는, 물감이 흘러내리며 캔버스에 맺히고, 번지는 것을 활용하여 몇 번이고 덧칠해 명암을 준 것이 형태를 갖추고, 태오의 자화상을 그려내고 있었다.
일단 어두운 데서 편안한 자세로 누워 있으면 수면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피로해소효과가 있다는 말을 들었기에 누워있기는 한데...... 난처하네요. 이러다가 또 출근시간대쯤에 슬슬 눈이 감기겠지 도움안되는 몸뚱아리. 뇌만 뜯어다 전뇌다이브 특이점이라던가 누르면 잠이드는 버튼이라던가 언제오나.
2학구로 조사를 갔던 부원들 측으로부터 정리되어 올라온 보고서를 본 뒤로 한참을 고민하고 생각했다.
제일 먼저,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그런 생각이 가장 앞섰지만 플레어의 내용이 차마 흘려넘길 수가 없었다.
위크니스는 퍼스트클래스에게 그의 가장 소중한 존재에게 부과되는 족쇄.
그런 존재가 이미 죽었다면. 그걸 알지도 못 하고 있다면.
나 또한 태오도 희야도 만나지 못 한 채 그대로였다면.
...그렇게 생각하면 묵과할 수 없었다. 이유를 짜내는 것에 불과할 지도 모르지만 그 처지에 공감하는 것은 진실했으니.
숨을 삼키며 폰을 들었다. 이리라, 라고 저장된 톡방을 열어 진중하게 메세지를 남겼다.
[선배] [내일 잠시 시간 좀 내주실 수 있나요] [저녁 6시, 저번에 만났던 카페에서] [부탁 겸 할 얘기가 있어요]
주사위를 던지기 위해서는 우선 주사위가 필요한 법이었다.
...그 주사위를 얻기 위한 날이 밝았다. 평소와 크게 다를 것 없는 하루를 보내곤 고지했던 약속 시간보다 이르게 카페로 갔다.
한 시간 정도 일찍 도착해서 유리창 밖으로 오가는 사람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러다 저 멀리 만날 사람이 오는 걸 보고 자세를 고쳐 앉곤, 문이 딸랑 열리자
"선배."
손을 들어 내가 있는 테이블을 알렸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해요. 뭐 드실래요? 제가 살게요. 얘기가 좀 길 지도 몰라서 그러니 사양 마시고."
만나자마자 바로 본론을 꺼내기엔 결코 가벼운 주제는 아니었으니까 숨 돌릴 시간, 들을 준비를 할 시간을 겸해 원하는 음료를 한 잔 대접하곤 그러고도 조금 더 뜸을 들이다가, 말문을 열었다.
"요즘 현장마다 선배의 활약이 참 눈이 부시더군요. 리얼리티계의 잠재력은 무한에 가깝다고 하더니, 어딜 가나 선배의 능력에 조력을 받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에요. 여름에 주셨던 모자도 보관을 잘 해두니 지금도 멀쩡히 있답니다. 덕분에 가끔 꺼내보면 그 섬에서의 휴가가 떠올라서, 최근에도 기분전환에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말의 시작은 가볍게, 리라의 활약과 그 능력의 성장에 대한 호언이었다. 아부의 목적이 아닌 순수한 칭찬과 동경의 의미였다. 그렇게 운을 떼곤, 한 호흡 텀을 두었다.
"...저는 그런 선배에게 약을 하나 만들어주시길 부탁드릴 거에요. 아주 강력한... 자백제를요."
누구에게 쓸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물어봐도 입을 다물고 고개를 저었겠지.
"일전 2학구 조사의 보고서를 봤어요. 정말 많은 정보를 수집해오셨더군요. 정말 고생하셨어요. 덕분에 저지먼트는 차후 할 수 있는 행동에 여러 선택지가 생길 수 있겠죠. 저는 그 행보를 서포트 하는 걸로 제 역할을 다하면 되겠구나 싶었으나, 그냥 흘려버리기엔 눈에 밟히는 내용이 있어서요. 그걸 위해서, 여태 덮어두었던 카드를 쓰려고 하는데, 이게 제 능력으로는 할 수 없는 영역이네요. 그렇다고 불확실함에 걸기에는, 시간과 기회가 명확치 않으니... 그렇기 때문에 확실히 하기 위해 선배에게 부탁하는 거에요."
그러나 만들어 주기 전에 들어달라며 말을 곧장 이어갔다.
"제가 하려는 건 저지먼트로서보다는 사적인 행동에 가까워요. 어쩌면 정보를 얻어서 저지먼트에 제공하지 않고, 제 개인적 용건을 위해 사용할 지도 모르죠. 좁지만 한없이 깊은 인첨공에서, 정보란 많을 수록 좋으니까요. 그리고 선배, 그러한 약을 조제가 아닌 방식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건 분명 대단한 일이지만, 그것이 미치는 영향은 분명 있어요. 선배는 그저 그릴 뿐이고, 그것이 사용되는 것을 보지 못 한 채, 앞으로의 판도를 바꿀 만한 정보가 확실하게 나오는 것을 보면, 분명 선배의 내면에 뭔가가 영향을 받을 거에요. 그건 한 번 바뀌면 그 전으로는 절대 돌아가지 않아요. 그로 인해 잃는 것이 생길 수도 있어요. 잃는게 선배 자신일 수도 있고, 선배 주변일 수도 있어요. 어쩌면 그 경험이 선배를 더 높은 경지로 이끌 수도 있겠지만, 너무 높이 올라간 날개는 녹아 흩어질 수도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해요."
담담히 말을 하던 나는, 싱긋 웃어보였다.
"저는 한때 떨어지기 위해 올라갔던 사람이라, 어느 정도 아는 것 뿐이에요."
얘기는 거기까지였다.
나는 리라에게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제공했다. 그 생각의 끝에 어떤 대답을 들었을 지는 모르겠으나 거절이라면 자리는 거기서 끝이었을 테지.
그러나 거절하지 않고, 심사숙고한 끝에 수락한다면, 나 또한 숨을 고르고 다시 한 번 확인을 들은 후에 내가 원하는 자백제의 조건을 적은 종이를 건넸을 것이었다.
조건은 다음과 같았다.
- 형태는 액상, 무색무취무향이나 연한 달달함이 감도는, 혀 끝에 닿기만 해도 삼키고 싶은 맛으로. - 복용량은 회당 50미리, 지속시간은 회당 1시간 정도. - 이것을 섭취한 자는 이성이 지극히 흐려지고 마치 꿈을 꾸는 듯이 몽롱해진다. - 이것을 섭취한 자는 지속시간 내내 매우 편안하고 안정된 기분을 느낀다. - 이것을 섭취한 자는 받은 질문에 대해 아는 것을 있는 그대로 대답하고자 하게 된다. - 이것을 섭취한 자는 질문의 내용과 그에 대답하는 것을 의식하지 않는다. - 이것을 섭취한 자는 모든 대답을 마친 뒤, 잠듬과 동시에 앞선 질의응답을 잊는다. - 이것을 섭취한 자는 잠이 드는 것 외에 어떠한 정신적 육체적 손상 혹은 후유증도 받거나 남지 않는다.
무리한 조건을 걸은게 아닐까 싶었지만 그래도 믿고 맡길 수 밖에 없었다. 이 방법이 안 된다면, 어쩌면 포기해야 할 지도 모르니.
1. 『드디어 죽었군』 “······참 길게도 알아왔네요, 우리.” “우리 조금 다른 입장에서 만났더라면 어땠을까요.” “저기.” “좋아하시는 음식 있으세요? 게임은? 취미는 어떻게 되시나요? 즐겨들으시는 노래 있으세요? 주말에는 주로 뭘 하시나요···?” “그런 이야기도 할 수 있었을 텐데요, 우리는··· 그런데,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2. 『안돼!』 “굳이 그 이야기를 왜 제게 하셨을까요.” “제가 어찌 대답드릴지 알면서.”
*??? “ㅎ, 하, 하지마아아···! 이런 거 싫어···!”
3. 『함께 살아가자』 “···응, 이제는 알아. 푸른 하늘만 보고 싶다고 한다면··· 그건 말도 안 되는 억지라는 거.” “석양도 밤하늘도 있고, 비나 눈이 올 때가 있겠지. 언젠가는 천둥이 치거나 우박이 쏟아질지도 몰라.” “그래도, 어떤 하늘 아래서라도 너와 같이 있고 싶다고 하면··· 그것도, 억지일까···?”
“응, 오븐. 거실이 충분히 넓기도 하고, 무엇보다 좀 맛있어보인다 하는 레시피면 맨날 오븐으로 하잖아─”
한 손에 전화기를 든 채로, 소년은 손에 끈을 쥔 채로 폐공장 부지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끈은 위로 향해있었고, 끈의 끝에는 유명 가전회사의 로고가 새겨진 커다란 골판지 상자가 헬륨 채운 풍선마냥 둥둥 떠 있었다.
“아, 우리 가스 스토브에 달린 그거? 그거 써보려고 했는데, 오래 안 써갖구 가스관이 막혀서 안된대. 그래서 그냥, 새거 사버렸어. 마침 지나가다가 하■마트 전단지를 봤는데, 신규 고객 33% 세일행사를 하고 있는 게 눈에 보이더라구.”
소년은 땅을 가볍게 박찼고, 한 손에 기괴한 헬륨 풍선을 매단 채로 폐공장 건물의 창문가로 날아올랐다. 그는 손을 뻗어 가볍게 창문을 열었고, 창문 너머에 꾸며져 있는 안락한 은신처로 발을 디뎠다. “그래서─” 하고 덧붙이며 소년은 끈으로 묶어 띄워두고 있던 골판지 상자를 창문 안으로 들이려 했다. 덜컥. “···어, 어라아?” 덜컥. 덜컥덜컥.
뇌과학 연구소에서 한참 벗어나고서야 확인한 단톡. 삭제된 메시지가 뭐였는지 짐작됐기에 서해 바다가 생각나도록 부끄러운데도 마음은 푸근했다. 수박 영감 오맨들씨한테 세뇌당하면 어쩌나 조마조마했는데, 특히나 서현씨의 능력에 스스로 세뇌당해 왔던 선배한텐 그 영감의 능력이 무슨 악영향을 얼마나 미칠지 몰라 너무 무서웠는데, 다들 무사해서 이렇게 찧고 빻고 떠들었다는 게, 마음 놓이고 즐겁고 고마웠다. 당분간 얼굴을 못 들고 다니겠긴 하지만. 완전히 당하기 전에 조치할 기회가 있었던 게 천만다행이지. 다시 생각해도 아찔해 핸드폰을 꼭 붙들다가 새봄이의 얘기가 떠올랐다.
"...근데 진짜 난감하긴 했어요. 거기서 철형이랑 은우선배 정도 빼면 다들 난처해하셨던 것 같은데."
그건 선배는 세뇌에 당하지 않았었다는 의미일까? 부장과 마찬가지로? 부장이 대응책을 알려 줬는데도 난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는데. 세뇌당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만 가득 차 음악을 듣느라 상황 파악도 제대로 못했는데. 다른 부원들 역시 대처에 어려움을 겪었던 모양인데. 선배는 스스로 중심을 잡았구나. 서현씨의 능력도 해제한 상태였으니, 이건 서현씨의 덕이라고 스스로를 몰아붙일 여지도 없이 선배가 해낸 일이다!!
거기 생각이 미치자 만감이 교차해 눈시울이 붉어지고 만 서연이었다. 마침 옆에 철현이 있었다면 격해진 감정을 한참 삭인 뒤에 떠듬떠듬 그 얘기를 꺼내며 제 감격을 있는 대로 드러냈을 것이다. 그러지 않았다면 이번엔 단톡인지 갠톡인지 꼼꼼히 확인한 뒤 갠톡으로 제 감정을 표출했겠지.
/@철현주 예전 판 읽다 situplay>1597041366>864를 발견했는데 지난주 진행이랑 연관지을 만한 요소가 보여서 독백 쪄 봤어요 (먼눈)(도주)(쥐구멍)
스트레인지에 소문을 퍼트릴 전서구들을 풀어놓은지 꽤 시간이 지났다. 소문이 얼만큼 퍼져나갔는지 확인하자니, 비사문천 내 정보를 물어올 만한 인재는 없었으니 도리없이 라디오를 통해 어렴풋하게 들려오는 소문들을 파악했다. 그것에 대해 불만은 없다. 소문의 근원이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누구도 파악하지 못한다면.
장갑을 낀 손으로, 얼굴을 가린 가면의 표면을 쓸어내며 그을음을 털어낸다. 차라리 아무도 모른다는 건 가장 안정적인 상태일테니. 그렇다고 이런 일을 바란 건 아니었는데. 미약한 안타까움이 희미한 죄책감을 비집고 파고 들었지만 그보다 먼저, 지독한 권태와 피로감이 몰려들었다. 가면의 표면을 쓸어내던 장갑 낀 손으로 오금이 걷어차여서 주저앉은 스킬아웃의 머리를 감싸쥐고 능력을 사용했다.
음파의 진동을 고주파로 바꿔, 신체에 직접적인 타격을 일으키는 근접전에서 가장 빠르게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능력이다. 소리가 되지 못한 소음이 귓가에 울렸다. 뇌를 흔들다못해 저며내는 것 같은 통증이 상대의 비명마저 삼켜낸다. 기어이 상대의 귀에서 핏줄기가 배어나오고 나서야 혜성은 손을 떼어냈다.
"동료..아닌가. 어쨌든 그쪽 일행을 데리고 돌아갈 기회를 주겠습니다." "** ** 아니야 이거... 야, 니가 요즘 리버티가 어쩌고 하는 소문을 퍼트린 새끼지? 시**, 레벨 높은 새끼라서 지금 사태 파악이 안되냐? 너희같은 것들은 아주 그냥 싹다 뒈져버려야돼!"
리버티들이 주장하는 사상에 동요된 스킬아웃인가. 피곤하게, 일찍 돌아가서 커리큘럼실에서 찾아낸 방식으로 어레인지한 캐퍼시티 다운을 실험해보려 했는데. 논리없는 말로 분노를 표출해내는 스킬아웃을 바라보다가 혜성은 곧장 아래에서 파고들어오는 섬찟한 쇠붙이를 호신용으로 오랫동안 들고 다니는 나이프를 이용해 걷어내듯 뿌리쳤다. 뒤로 물러났다가 자세를 바로잡고 다시 달려드는 스킬아웃의 발치를 향해 소리로 만들어낸 충격파를 일으키자 균형이 무너지는 걸 놓치지 않고 나이프 손잡이 끝을 턱으로 날려서 제압한다.
"소문을 퍼트린 **인지 아닌지는 대답할 의무가 없고. 그래서, 계속 할 생각이신가요? 아까 다친 어깨랑 등이 슬슬 쑤시기 시작해서 치료를 좀 받아야할 것 같아서요."
계속 안하실거면, 친구분들 데리고 돌아가시고. 고저없이 단조로운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혜성은 도록 눈 굴렸다. 바닥에 쓰러져 있는 둘을 제외하면 앞에 서있는 한명, 그리고 골목 안쪽에서 숨 죽이고 대기하고 있는 둘.
남은 건 총 셋인가. 나이프를 쥔 혜성의 손 끝이 까딱 움직였다. 납득할 수 없는 상황들의 연속에 피로감이 깊게 몰려온다. 느릿하기 짝이 없는 태도에도 혜성의 앞에 서있는 스킬아웃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어디서 뭐가 날아올지 모른다. 분명 고레벨의 능력자가 분명한데 도통 무슨 능력인지 감 잡히지 않는다는 사실이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든 것이다.
골목 안쪽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그와 동시에 긴장하고 있던 스킬아웃의 시선이 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움직이는 찰나,
<clr blue blue >도깨비가 웃었다.</clr>
-
남아있는 소리의 잔상을 지워내기 위해 눈 비비며, 혜성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스킬아웃들의 인계를 위해 연락처 홀로그램을 허공에 띄워올렸다.
캐퍼시티 다운을 어레인지한 소리를 시험삼아 사용한 결과는 성공이라고 할 수 없었다. 이래서 커리큘럼실에서 사용해보려고 한건데. 손등으로 흘러내리는 코피를 닦아내고, 안티스킬에게 위치를 전송하려던 혜성은 잠시 손을 멈췄다.
느릿하게 하늘빛 섞인 새파란 눈동자가 도록 굴러갔다. 장갑 안쪽으로 흘러들어온 피가 그제야 느껴진다.
요즘 안경을 쓰는 일이 많아진 서한양. 일전에 오지덕 박사의 연구소 조사를 끝낸 후, 서연이 조사 결과에 따른 보고서를 제출했다. 내용 하나하나가 전부 엄청나고 충격적이지만, 간략하게 추려보고자 했다. 한양은 A4 용지를 한장 꺼내고, 만연필로 무언가를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가. 오지덕 박사가 뇌과학 센터로 저지먼트를 부른 목적은 에어버스터를 포섭하는 것임.
* 해당 작전은 실패함.
나. 센터에서는 감정 제거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제로포의 강화를 추진하려는 계획이 있음.
* 감정 제거 프로젝트 : 피실험자는 플레어. 해당 프로젝트는 폐기됨. (해당 문장에는 꼬리표와 함께 '제로 시리즈를 만드려는 근본적인 이유로 추정됨!!' 이라고 써져 있다. 이와 동시에 '플레어' 라는 단에는 붉은 동그라미를 여러 번 덧칠해서 그렸으며, '위험!'이라고 적혀 있다)
* 제로포 배양 계획 : 조만간 저지먼트와 필히 연계될 것으로 추정됨. 레드윙의 위크니스와 레드윙이 저지먼트에서 협조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요구됨. (해당 내용에는 붉은 별표가 서너 개 그려져 있는 것으로 보아, 한양의 시각에서는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사항으로 보인다)
다. 브레인 배양 시스템 ('해당 내용은 보고서만으로 완벽한 파악이 제한됨. 해당 내용은 구두로 자세히 보고 바람' 이라고 써져 있고, '배양된 뇌를 AI 제로에게 결합시키면, 이외의 제로 시리즈들의 전투력(혹은 연산능력)이 강화되는 원리인지?' 라고 써져 있다)
라. 조사결과, 해체코드와 관련된 정보 수집됨. (해당 문장에 꼬리표와 함께 '해체코드는 이 사태의 주도권을 전환시킬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기에, 선취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됨.' 라고 써져 있다. '허수학구의 실험실 위치부터 파악해야 됨'이라고도 써져 있다) (추가로 '류애린 학생의 능력으로 복사본을 통한 코드를 획득해도, 임의로 해체를 시도하지 말 것!!!! 해당 코드는 레벨 5 수준의 능력자여야 해독할 수 있는 강력한 보안으로 강화된 것으로 예상됨. 설령 코드를 얻었다고 해도, 완전한 코드가 아닐 확률이 높음!!'이라고 써져 있다)
마. 검은 샹그릴라를 발견함. 해당 약은 제로 시리즈의 전투력을 퍼스트 클래스 급으로 강화시키려는 목적으로 제작됨.
" 흐음.. 일단 제로포 배양부터 막아야 될 것 같단 말이지.. 다른 문제는 그렇다고 쳐도.. 일단 제일 급한 문제부터 해결해야.. "
서한양은 왼손으로 자신이 쓴 요약본을 쥐고, 오른손으로 턱을 괸 채로 요약본을 보고 있었다. 서연이 부실로 들어오자, 한양은 서연을 향해 눈을 굴리더니 " 왔어요? " 라고 말하며 자신이 쓴 요약본을 서연에게 건넸다.
situplay>1597047057>440 우리캡 아 그랬구나! 그럼 스토리 흐름 안 놓칠 용도로 정주행하지 뭐>< 히히 조수라면 오맨들 박사 조수려나? 그 오맨들 박사 조수면 확실히 우리편은 아닐 것 같은데>< 일주일 뒤라면 다음 스토리고, 다음 스토리는 전투 있으니까 조수랑 싸운다던가!
situplay>1597047057>443 서연주 아유 그럼그럼! 멀티는 시간 체력 남을 때 아니면 할게 아니야 무리하기 없기!>< 그리고 케이크야 언제든 같이 시간맞을때 사면 되지 히히>< 그리고 앗 아앗......... 그 바닥에 떨어진 쿠키ㅠㅠㅠㅠㅠㅠ 사실 서연이에 대한 모든 것이 있는 서연위키에서 보긴 했지만 다시 보니 더욱 충격적이네... ㅠㅠㅠ
게다가 은우쿤이 서랍속에서 꺼낼 때부터 포장지가 없는 상태였다면... 엄... 오........(은우서랍속 상태를 상상함)(생각을 그만둠) 새봄이가 만약에 서형이 situplay>1597041277>889의 일을 듣게 된다면 은우의 위생관념을 규탄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아...(아련)
@서형☆ [히히, 그건 다행이에요!] [그리고 그럼요. 그건 우리 부원들끼리는 가급적 안 먹었으면 좋겠는걸요!] [오맨들 박사같이 나쁜 사람이 부실에 찾아왔을 때 용이니까요 히히] [앗, 그리구 임무 가게 될 때도 좀 챙겨두려구요] [전투상황 말구, 우리가 화가 나도 참아야할 때 요긴할 수 있잖아요 히히]
>>452 >>458 아, 451 보고 거절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구나. 다음에는 내킬 때든 안 내킬 때든 명확하게 말해줬으면 해>< 그리고 열시 반에 마무리짓거나 킵해놓는 건 괜찮아~ 원하는 상황이라... 그러게, 지금 생각나는 건 수경이가 지난 임무때 부재중이었던 것 같은데 (수경이가 필요하다면) 지난 임무때 일 간략하게 새봄이가 풀어주는 정도? 가 떠오르네! 둘이 접점이 없었다보니까 히히 뭐 굴리면서 새로운 상황이 떠오를 수도 있겠구! 수경주는 원하는 상황 있어?
>>458 우리캡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치그치 은우가 그럴리 없지~ 홈베이커들의 0순위는 위생인걸!>< 새봄(the 오지랖넓은 동료 홈베이커): 부장선배 좀 귀찮긴 하더라도 다인첨소에서 베이킹용 비닐포장지 묶어파는거 하나 사서 하나하나 개별포장하면 바닥에 떨어져도 안심! 이에요~><
수박 영감 오맨들씨네 연구소를 조사하고 보고서를 제출한 지 오래지 않아 부부장의 호출을 받았다. 부장이 아니라 부부장의 호출임은 의외였지만, 부부장이 아셨으면 부장이 모르실 리 없으니 상관없다 싶었다. 부부장에게 여쭙고 싶은 것도 생겼고.
그래서 부실로 들어서니 부부장은 인사말도 딱 한마디로 끝내고는 만년필로 이것저것 쓴 A4용지부터 주신다. 그만큼 급한 일이라는 의미일까. 덩달아 긴장되어 슬쩍 목례만 하고 적힌 내용을 하나하나 읽기 시작하는 서연이었다. (주의해서 읽지 않고는 알아보기 쉽지 않은 악필이라 중간에 눈을 찡그렸다 바로 뜨길 반복하고 안경을 고쳐 쓰기도 했다.) 내 보고서 내용을 요약하셨구나. 이 정도로 요약하신 거 보면 중간 과정 구구절절 말할 거 없이 간단하게 말씀드리는 걸 선호하시겠다.
" 가, 맞아요. "
" 나, 도 맞아요. 플레어가 위험 인물이라는 건 제 판단이지만요. 제로세븐이 아직 퍼클만큼 강하진 못하다니 레드윙을 직접 제압하는 건 무리겠지만 레드윙의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그 위크니스를 해침으로써 레드윙을 살해하고자 할 가능성은 높아 보여요. "
" 다, 는 제로가 통제 가능한 뇌를 제조하기 위한 시스템 같았어요. 진짜 인간의 뇌랑 비슷해야 퍼클 수준의 연산이 가능하다는데, 그건 어려웠는지 마, 에 메모하신 검은 샹그릴라로 연산 능력을 끌어올리려는 거 같았어요. "
연구소 3층에 있던 120개 이상의 뇌는 리라와 철현 선배가 폭발시켰으니 깡통이 대량 생산되지는 않을 거 같다는 낙관까지 얘기하려다, 그건 너무 섣부른 판단 같아서 다물었다.
이후 라. 해체코드 항목에 대한 메모에서도 멈칫했다. 판도를 바꿀 카드로 보고 계시면서도 해체코드의 사용에는 신중하시구나. 다행히 어제 점례 덕분에 해체코드 사용법 파일을 확인했으니, 그에 관해서나 말씀드려야겠다.
" 현장에서 확보한 해체코드 중 웨이버의 것은 이미 사용됐겠죠. 지금 저희가 확보한 건 크리에이터의 해체코드일 거고요. 해체코드 사용법 파일도 점... 어, 류애린 학생이 뚫어 줘서 확인했는데요, 심장 수술이 필요한 방법이라 해체 코드를 모두 확보해도 당장 쓰기는 어려워 보여요. "
하면서 제 폰에 저장한 사용법 파일situplay>1597047057>178을 보여 주는 서연이었다.
" 해체코드가 보관된 장소로 출입 가능한 카드키도 확보되었으니, 보관된 장소가 어딘지만 알면 찾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데요. 오지덕 박사의 개인실에 있던 지도를 보면, 1학구부터 4학구까지 한 지점씩 표식이 있었는데, 그 장소에 뭔가 단서가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
그러면서 보고서에 뒤늦게 첨부했던, 새봄의 사진situplay>1597046989>951을 역시 폰으로 보여 주었다. 보고하다 보니 제가 작성한 보고서가 실로 어설펐다는 생각에 민망해진 건 덤이다. 이 밖에... 빠뜨린 게 있나? 모르겠네.
" 어... 혹시 더 확인하실 게 있으실까요? "
너무 두서없이 주절거린 건 아닌지 모르겠고, 보고서가 엉성했음을 깨닫고 나니 지금도 뭐 빼먹은 건 아닌지 모르겠다. 긴장감에 한양이 작성한 내용을 다시 훑으면서도 슬쩍 눈치를 살피는 서연이었다.
<[선배] <[내일 잠시 시간 좀 내주실 수 있나요] <[저녁 6시, 저번에 만났던 카페에서] <[부탁 겸 할 얘기가 있어요]
[물론이죠!]> [그럼 6시까지 거기로 갈게요!]>
무슨 부탁이려나. 흔쾌히 답장을 보낸 리라는 이제 어딘가에 앉을 때마다 습관적으로 깔아두는 스케치북의 표지를 살짝 매만졌다. 전에 부탁 받았던 의상과 무대 연출 오브젝트, 꽤 재밌었는데. 이번에도 그런 걸까? 아니면... 뭐, 무엇이든 상관은 없지만. 중요한 건 그가 그걸 구현할 수 있느냐 없느냐이니까. 시곗바늘이 점차 약속 시간으로 기운다. 리라는 짐을 챙기고 자리를 떴다.
"혜우 후배님도 안녕!"
버릇대로 약속 시간보다 이르게 도착했지만 혜우는 그보다도 훨씬 일찍 와 있었던 것 같다. 리라는 손을 들어 제 위치를 알린 혜우의 앞으로 다가가, 들어올린 상대의 손에 가볍게 하이파이브를 하려 들었다. 물론 그 시도가 실패했어도 괜찮았다. 어디까지나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기 위한 장난이었으니까.
"흐음~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그러면 저는 따뜻한 루이보스 마실게요! 캐러멜 가향으로~"
후배에게 얻어마시는 건 미안한 일이지만, 때로는 마냥 사양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더더욱. 리라의 눈이 짧게 혜우에게 닿았다가 그대로 곡선을 그리며 휘어졌다. 꽤 오래 기다린 듯한 느낌, 어쩌면 길어질지도 모른다는 이야기. 미리 예상한 것보다는 조금 무거운 부탁이려나. 그런 생각이 짧게 뇌리를 스친다.
향기로운 루이보스 베이스의 찻물에서 가벼운 캐러멜 향이 섞여 올라온다. 리라는 주황색 수면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한 입 머금으며 혜우가 말을 이어나가기를 기다렸다. 이윽고 열린 입에서 가장 처음 나온 말은 그의 활약에 대한 호언이다. 더불어 여름 모자에 대한 근황까지 입에 오르면 리라의 눈은 조금 더 반짝인다. 반은 장난, 반은 좋은 연주에 대한 보답으로 홀랑 씌우고 달아난 것인데 그걸 여태까지 잘 보관해주고 있다는 게 꽤나 기뻤다.
"헤헤, 과찬이에요. 모자도 그렇게 아껴준다니까 기분이 좋네요. 그런데..."
하지만 이어지는 부탁은 예상 외의 것이었다. 리라는 말을 끝맺지 못하고 짧게 눈을 깜빡거린다. 자백제?
"......누구한테 쓰려고요?"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 대신 이어지는 말들을 가만히 들으며 리라는 고민에 빠졌다. 보고서 중 눈에 밟히는 내용, 덮어두었던 카드, 저지먼트보다는 사적인 행동에 가까운. 흘러흘러 가던 생각이 서연의 보고서에서 확인했던 내용 중 하나에 닿았다. 감정을 제거하는 칩, 위크니스의 사망, 크리에이터 및 그림자와의 싸움 당시 마주쳤던 사람. 어쩐지 그와 구면이었던 것 같은 혜우의 태도.
"......"
선배는 그저 그릴 뿐이고, 그것이 사용되는 것을 보지 못 한 채, 앞으로의 판도를 바꿀 만한 정보가 확실하게 나오는 것을 보면, 분명 선배의 내면에 뭔가가 영향을 받을 거에요. 그건 한 번 바뀌면 그 전으로는 절대 돌아가지 않아요.
리라는 조금 미지근해진 차를 한입 더 머금는다. 들쩍지근한 캐러멜 가향이 입천장 언저리를 맴돌다가 액체와 함께 가라앉아 목구멍을 훑고 내려간다. 내면의 영향이라. 잃는, 것이라. 특정 효과를 주는 약 같은 것을 만들어 본 경험이 없진 않았다. 한참 잠을 못 잘 때는 스스로 강한 약효를 띈 수면제를 그려내서 먹고 잠들기도 했으니. 그러나 잃는다면 무엇을 잃게 될까. 사실 어렴풋이 알 것 같긴 하다. 그걸 나 아닌 타인에게 쓰는 건 또 다른 문제였으므로. 효과 또한 단순 수면제와는 궤를 달리하니 더하다. 리라의 시선이 싱긋 웃는 혜우의 얼굴에 닿았다.
어쩌면 그 경험이 선배를 더 높은 경지로 이끌 수도 있겠지만, 너무 높이 올라간 날개는 녹아 흩어질 수도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해요.
하지만. 다음 말을 꺼내놓기까지는 조금 더 긴 시간이 걸린다.
"......이번 보고서에 쓰인 일과 연관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그림자, 저지먼트, 퍼스트클래스 정도일 텐데. 저지먼트 사람들한테 쓸 것 같진 않고, 아마 퍼스트클래스도 아닐 것 같고. 만에 하나 그 셋조차 아닐 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혜우 후배님이 무관한 사람한테 쓰진 않을 테니까."
이카로스는 다이달로스의 말을 잊고 오만에 젖어 태양 가까이 날다가 죽음을 맞이했다. 잃는다는 건 그런 것이다. 삐끗한다면 나도 내 주변도 무언가를 잃겠지. 그런 가능성은 두렵다.
"시간과 기회가 명확하지 않고,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 제 능력이 필요하다면 저는 도울 거예요. 혜우 후배님이 걱정하는 부분은 충분히 인지했어요. 그렇게 되지 않을 거라는 장담은... 솔직히 말해서 지금 당장이라면 확실히 할 수 없을 것 같긴 해요. 언제나 앞날은 알 수 없고, 사람 마음은 기본적으로 약하니까요. 하지만 혜우 후배님이 말해준 걸 기억하겠다는 약속은 명확히 할 수 있어요."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리라는 미래를 확신할 수는 없을지언정 다가올 만약을 위해 마음을 단단히 하는 것 자체는 자신이 있었다. 약속이라는 말을 스스로 입에 올렸으니 더더욱 그렇다. 중요한 거니까. 약속이라는 건.
"거기까지 생각하면서도 나에게 약을 부탁할 만큼 얻고 싶은 정보가 있다는 거잖아요? 그렇다면 돕고 싶어요. 사적인 행동이고, 저지먼트에 얻은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그게 우리에게 해가 되는 방향은 아닐 거라는 믿음이 있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탐구는 인류의 본능이다. 어지러운 상황에서 정보는 힘이다. 그걸 알기에 리라는 혜우의 요청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니까 나는—
"—원하는 효과가 있을까요?"
약은 즉석에서 그려졌다. 미리 작성된 조건들이 존재하니 제작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연필이 종이 위를 시원하게 가르면 투명한 팔면체 모양의 마개가 달린 유리병이 그려진다. 이어 내부에 그려지는 액체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따라붙는다.
<자백제> 색상 - 투명함 향 - 없음 맛- 연한 달달함이 감도는, 혀 끝에 닿기만 해도 삼키고 싶은 맛
복용량: 총 용량 - 150ml (3회분) 1회 복용량 - 50ml 지속시간 - 회당 1시간
상세: a. 이것을 섭취한 자는 이성이 지극히 흐려지고 마치 꿈을 꾸는 듯이 몽롱해진다. b. 이것을 섭취한 자는 지속시간 내내 매우 편안하고 안정된 기분을 느낀다. c. 이것을 섭취한 자는 받은 질문에 대해 아는 것을 있는 그대로 대답하고자 하게 된다. d. 이것을 섭취한 자는 질문의 내용과 그에 대답하는 것을 의식하지 않는다. e. 이것을 섭취한 자는 모든 대답을 마친 뒤, 잠듬과 동시에 앞선 질의응답을 잊는다. f. 이것을 섭취한 자는 잠이 드는 것 외에 어떠한 정신적 육체적 손상 혹은 후유증도 받거나 남지 않는다.
총 용량에 비하면 다소 작은 사이즈의 유리병이 실체화 된다. 리라는 그것을 잠시 훑어보다가 혜우의 앞에 내려놓았다.
"50ml 용량의 병이에요. 내용물을 전부 다 사용한 다음 다시 밀봉하고, 이 팔면체 모양 마개의 꼭대기를 네 번 두드리면 자동으로 리필되는 구조. 그렇게 리필은 2번까지 가능해요."
말하는 동시에 사용법을 따로 포스트잇에 작성해서 유리병 옆에 붙인 리라는, 다시 혜우의 눈을 바라보다가 살짝 웃어보인다.
"혜우 후배님 말마따나 요즘 같은 상황에서 정보란 많을 수록 좋죠. 그래도 무리하진 말아요. 알았죠?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고요."
앞선 모든 이유를 떠나 당신은, 당신들은 나의 친구들이다. 그러니 도울 수 있다면 마땅히 도울 것이다. 그게 무슨 일이라고 해도.
@신새봄 우리가 화가 나도 참아야 할 때라는 말에 새봄이가 생각이 깊다고 생각하는 서연이었다. 듣고 보니 저지먼트 부원들은 대부분 강력한 능력자니 분노를 적절히 자제하지 못하면 타인에게 큰 상해를 입힐 위험이 다분하다. 심지어 전투와는 동떨어진 능력인 나조차 싫은 기억, 부끄러운 기억을 낱낱이 털어 버리는 파렴치한 짓을 하는 게 가능은 하니까. 오맨들씨를 다시 보고 싶진 않지만, 만약에 다시 보게 된다면 새봄이표 개똥 마시멜로를 한가득 먹였으면 좋겠네~♪
띵! 오븐 타이머가 적막을 깨자, 새봄은 후다닥 오븐 앞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다. 고소한 버터향과 새콤달콤한 사과향이 코끝을 자극하는 가운데, 노릇하게 구워진 바구니 모양의 애플파이가 모습을 드러내자, 새봄은 제 성공을 확신하고는 콧노래를 부르며 파이를 철망 위에서 한김 식혀둔 뒤, 탕비실 문을 열었다. 부실에 누가 있는지 확인할 심산이었다. 여느 때보다도 한산한 듯한 부실을 두리번거리며 살피던 중, 조그맣게 들려온 인사에, 새봄은 소리가 난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책꽂이 앞에 선 수경이 이쪽을 보고 있었다.
"아, 수경이 있었구나! 안녕~."
새봄은 기운차게 마주 인사하며 손을 흔들었다. 시간이 많이 지나서 그런가? 키 때문에 선배인 줄 알고 오해했을 땐 제법 민망했는데도 생각보다 별로 안 뻘쭘하네. 근데 그 뒤로 수경이랑 이야기할 기회가 딱히 없었긴 하다. 새봄은 수경이 서 있는 책꽂이 앞으로 잰걸음으로 다가갔다.
"나 애플파이 구웠는데 좀 먹을래? 손으로 구웠어~!"
그러고보니, 수경이가 지난 임무 땐 없었지? 애플파이나, 애플파이가 별로면 부실에 있는 과자 같이 먹이면서 정보 공유 좀 할까나~. 서형이 정리해준 보고서, 엄청 일목요연하니까 그거 보면서 이야기하면 되겠다!
"안녕하세요 새봄 양" 새봄이 들어온 것을 눈치챈 것은 약간의 스스로의 커리큘럼을 작게나마 하고 있어서이긴 할 겁니다(*앵커를 붙이지 않으니 계수가 오르지는 않지만 일종의 감각을 잊지 않기 위한 것이다) 다시 인사를 하고는 꽂던 것을 깔끔하게 꽂아넣고는 말을 들으려 합니다.
"파이요...? 먹어도 괜찮다면 조금만 먹을..게요" 수경은 손으로 구웠다는 말을 하는 새봄을 잠깐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차는 녹차로 타드릴까요. 아니면..물이거나요..." 그것도 아니면 다른 티백같은 걸 들고 올 테니 그 중에서 골라보실 건가요? 라고 물어보려 합니다. 수경이 막 다 갖고 온다고 해도 수경의 능력이라면 정리하기엔 어렵지 않을 것이니까요. 부실 테이블에 티백을 갖고 와서 내려놓으려 합니다.
한양은 자신의 책상 위에 올려진 흰 접시를 서연 앞으로 밀며 말했다. 접시 위에는 5~6개의 개성주악이라는 한과가 올려져 있었다. 단감의 모양으로 설탕으로 코팅된 것처험 보이기에, 탕후루처럼 보이겠다. 하지만 실제로 감은 아니고, 찹쌀가루로 빚은 다음에 기름에 지지고, 조청을 발라서 만든 일종의 찹쌀도넛과 비슷한 것이겠다. 한양은 서연이 구두로 보고한 내용마다 작게 "응응" 거리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서연이 눈을 찡그렸다 바로 뜨는 걸 보며, 한양은 속으로 나름 후배한테 보여준다고 천천히 쓴 것인데, 역시 그래도 악필이구나..라고 한탄했지만 잠시 뿐이었다.
" 아마 서연양이 아니어도, 모두가 플레어를 주의해야 될 인물이라고 생각할 거에요. 위험할 수 밖에 없는 전투력과 비참한 배경이지. 제로세븐은 더 강해지지 않았다는 가정에서 제가 단독으로 제압이 가능해요. '제로세븐의 제압' 보다는 '강선혜'를 우선적으로 확보해서 보호하는 게 중요하지. 제로세븐이 단독으로 레드윙을 제압시킬 만한 전투력은 없으니깐.. 아, 더 강해져도 후자를 더 중요시 여겨야겠네.
그나저나 이상하네.. 분명히 레드윙까지 전투 데이터를 얻어야 그들이 원하는 제로 시리즈의 완성에 더 가까워지는데.. 여차하면 살해하라고? 두 개 중에 하나겠네요. 퍼스트 클래스가 사망해도 데이터 추출이 가능하거나, 제로 시리즈의 존재목적이 기존의 퍼스트 클래스를 다 죽이기 위해서나. 후자가 목적이라면 레드윙을 살해하면 굳이 제로포를 만들 필요가 없으니깐. 근데 후자는 신빙성이 없어. 죽여도 언제든지 폭파시켜서 죽일 수 있고, 여차하면 살해하라는 명령으로 보아서는 이미 레드윙을 죽일 수 있는 전투력도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인데.. 전자가 더 확률이 높으려나.. "
" 그러니깐 '다'는 그거구나. 사람의 뇌는 끝내 연구로도 못 만드니깐, 강화수단이 '마'로 변경되었다는 거. 오케이 오케이, 이해했어요. "
이어서 서연이 코드 해체법을 보여주자, 눈을 크게 뜨며 읽기 시작했다.
" 코드만 알고 있어서 되는 것이 아니구나.. 심장수술이라.. 그런데 서연양.. 웨이버의 것이 이미 사용되었다는 것은 어떻게 알아요? 진짜로 해체된 건가? "
한양의 말투에서는 '제대로 알고 확실하게 말하는 거야?'가 아닌, '진짜? 진짜? 어떻게 안 거야?! 해체됐어?!' 에 가까운 뉘앙스에 가까웠다. 그리고는 잠시 곰곰히 생각하고, 자신의 손바닥을 핀 왼손에 오른쪽 손바닥 살짝 치며 말했다. 그리고는 " 그럼 리버티에 그 심장수술이 가능한 녀석이 있다는 거 아니야? "라며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말했다.
" 으음.. 일단 심장수술이라는 제한이 있지만, 코드를 많이 얻을수록 굉장히 위력적인 폭탄이 된다고 생각해요. 이 지도의 지점들을 하나 씩 수색해야겠네요. 나온 단서가 이것 밖에 없으니.. 그래도 민호 아저씨 것을 획득해서 다행이네요. 나머지도 빨리 찾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획득해서 섣불리 사용하지는 말고. "
한양은 자그마하게 ' 폭탄은 쥐고 있을 때 폭탄이지, 터지면 아무것도 아니니깐.. ' 이라고 중얼거렸다. 그러다가, 서연의 질문에 잠시 정신을 차리면서 대답을 했다.
" 아, 없어요. 보고서 고마워요. 부실에 있느라 현장파악이 안 됐는데.. 수고해줘서 고마워요. 맞다.. 월광고 저지먼트 부부장.. 결국 리버티 맞더라고. 혹시나 서연양이 스캔할 수 있을까 해서 챙긴 게 있는데.. "
수경이 제안과 함께 어디선가 티백이 나타나 테이블 위로 토독 떨어지자, 새봄은 반색하며 방싯 웃는 얼굴로 감사인사를 건네고는, 도로 탕비실 안으로 들어가더니, 트레이에 얇은 부채꼴로 자른 사과파이와 포크가 얹어진 접시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머그잔을 각각 두개씩 받쳐들고 나와 테이블에 올린 뒤, 사과파이 접시와 머그잔을 수경의 앞에 놓아두고는 제 자리 앞에도 놓았다.
"파이, 아까 오븐에서 나온거니까 조금 뜨거울거야! 혀 안 데게 천천히 먹어. 그리고 티백 고마워~ 잘 마실게, 히히."
새봄은 녹차 티백의 포장지를 찢은 뒤 티백을 뜨듯한 물에 담가 흔들었다. 무색투명하던 물이 조금씩 연둣빛을 띠기 시작하는 것을 가만 보다, 수경이 차와 파이를 들기 시작했다면, 새봄은 가벼운 어투로 이야기를 꺼낼 것이다.
>>553 사회자유주의는 사회민주주의랑 시장자유주의 중간 정도의 사상으로 경제적으론 자본주의를 추구하면서도 확실한 최저임금이나 시장 개입 등에는 제법 긍정적인 사상이죠. 그러면서도 사회적으론 상당히 진보적인 사상이라 그.. 말해도 괜찮을지는 모르겠는데 미국 민주당이 가장 맞는 사상일 것 같네요
"녹차도 괜찮죠" 수경이 직접 가져와 테이블에 놓아둔 티백 중 남은 것은 테이블에 손을 대고 있으니 돌려보내는 게 가능했을 겁니다. 머그잔에 수경은 새봄이 녹차를 뜯어서 넣는 걸 보고는 같은 제품을 골라 머그컵 안에 넣으려 합니다.
"....아니요. 손이 굳지 않게 간단한 필사를 하고 있었어요." 새봄의 질문에 고개를 살짝 가로저으며 자신이 하고 있었던 작업을 밝힙니다. 긴 소설도 아닌. 굉장 짤막한 소설이었습니다. 두 장 정도로 끝낼 수 있었죠. 하지만 굉장히 긴 장편소설을 필사할 때에는 하루에 몇장씩 하는 걸 목표로 했을지도. 애플파이를 조심스럽게 포크로 갈라내려 시도합니다.
혜성의 오늘 풀 해시는 내일_지구가_범죄나_전쟁없이_평화로워진다말하면_자캐반응 > "그랬으면 좋겠다." 라고 하기는 하는데 절대 안믿는 눈치일 것 같지. 큰 갈등 없이 평화로운 걸 좋아하긴 하지만 그게 진짜로 실현이 될지 안될지는 모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평화주의자긴 해도, 몽상가는 아닐 것 같기도 하고 어쩌고.
자캐의_비밀 > 포괄적으로는 자경단장이라는 것과 의외로 매사를 바라보는 게 좀...냉정하다는 점. 의외로 또라이 기질이 있다는 점?(??). > 연애적으로는 어.... 어....씁.. 유교걸인데 실제로는 유교걸이 아니라는 점?(이러기)
자캐에게_작은_행복을_주는_것은 > 별거 없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평범하게 지낸다는 것 자체가 작은 행복이 아닐까. 모르겠다? 이거 맞을걸.
"에이, 뭘. 티백도 가져와줬는데 이 정도야~. 원래 사과파이에는 홍차가 국룰이긴 한데 새로운 게 땡기더라구! 히히."
새봄은 쉴 세 없이 재잘거리다, 이내 먹기 좋게 우러난 녹차를 후후 불어 한모금 넘기고는, 제 몫의 애플파이를 한입크기로 포크로 댕겅 썰어 찍어서는 입에 넣었다. 바삭하고 고소한 크러스트 사이로, 아직은 뜨뜻한 사과 필링이 부서지며 달큼한 즙이 터지자, 새봄은 내심 만족하며 녹차를 한모금 더 넘겼다. 음, 신새봄 손끝 아직 안 죽었네~ 수경이한테도 맛있으면 좋겠다. 그도 잠시, 수경이 필사를 하고 있었다고 대답하자, 우와~ 하고 감탄했다.
"필사하고 있었구나! 필사 좋지~ 좋아하는 구절은 더 오래 기억하게 되기도 하구. 나도 학기초에 조금 했는데 오래 쉬어서 지금 손글씨 쓰면 엄청 날라다녀, 히히."
그러고보니, 내가 마지막으로 필사했던 게 뭐였더라. 김소월의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였던가? 먼 후일도 좋은데.생각난 김에 오늘 자기 전에 짧은 시 하나 필사하고 자야지~ 즉흥적으로 취침 전 계획을 세우던 찰나, 새봄은 수경이 보고서에 대해서 언급하자 본론 아닌 본론을 꺼냈다.
"아아, 그랬구나. 난 거의 1학기를 보고서만 보면서 지냈어, 히히. 맞아, 요 전에 소집됐을 때 2학구에 있는 오맨... 아니 오지덕 박사의 연구소를 조사하러 갔었거든! 리버티에게 습격당했는데, 위험한 거 없는지 봐달래서. 그래서 조사하다가 이것저것 좀 캤어. 혹시 궁금한 정보나 그런 거 있어? 내가 본 대로 쭉 이야기해줄 수도 있구."
>>599 머야 언제 온거 (봑봑봑) 그렇게 말하니까 진짜 그런것도 같고? 아니 리라 우와 진짜? 짱이다! 하는거 너무 귀여운데 괄호 속의 근거는? 하는 걸 보면 몽상가 아닌것 같은데....리라주가 몽상가라고 하니까 몽상가인걸로 하자. 오너공인이 공설이랬어 나도 평화주의자에 몽상가인(??) 리라 조아
아ㅋㅋㅋ아무튼 몽상가임ㅋㅋㅋㅋ오너가 몽상가라고 했으니까 몽상가인거임ㅋㅋㅋㅋㅋㅋ반박시 님말이 맞음(?) 리라주 취향이 씁....(이런발언) 하지만 저지먼트 전원 모두 또라이 기질이 있지 않으면 못해먹을 일이니까. 근데 이혜성은 거기에 스트레인지에도 발 담그고 있고 암튼 그럼. 피로한 눈의 광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그런 것 같네. 이혜성 잘알. 리라도 의외의 광인 기질 있잖아. 이쯤되면 진짜 저지먼트는 또라이 기질이 있어야하는 거 아닐까
근데 맞아 약간 어딘가 또라이 기질 있어야 하긴 해... 괜히 코뿔소가 아니지요 들이받으려면 그정도 똘기는 필요하다 리라 광인 기질<<<ㄹㅇ 입니다 얘도 딱히 얌?전하지 않지 절대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섬에서 월이랑 같이 뒤엎고 다닌 시점부터... (그 뒤 기타 전투 등등을 본다)(옆눈) 혜성이 조만간 한번 터질지도 모른다고 해서 걱정도 되고 어떤 방식일까 싶어 궁금하기도 하고 그런거야... K씨랑 이야기하는 최근 훈련 보고 많은생각을 하다(좋은쪽으로, 내용을 곱씹으며)
>>656 리라주 우리 뮤 취향이 은근 겹치는 거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미즈 뮤지컬 두번 영화 세번 봤었는데 추억돋는다 히히 이삼연구소 소장: 저 친구 기숙사 사고로 수리비며 뭐며 물어주는 바람에 적자났수. 소장: 주고 싶어도 읎어 돈이. 새봄: ...죄송해여.(머쓱)
너무 긴장한 티를 낸 탓일까? 새봄이가 사 준 거라며 부부장이 단감과 비슷하게 생긴 먹거리를 권해 주었다. 설탕으로 코팅되었는지 표면에서 반드르르 윤이 났다.
" 아, 감사합니다. "
슬쩍 인사하고 집어 보는데 생각과 달리 말랑하다. 약간 찹쌀 같은 느낌이랄까. 이거 뭐지?? 어리둥절한 채 제 눈높이까지 들어 유심히 보다가 한 입 베어 물었는데, 눈이 반짝 뜨이는 맛이다. 달아! 쫄깃해!! 씹을수록 단물이 더 나와!!! ><
" 마...!!! "
바로 신난 소리가 나올 뻔한 걸 얼른 다물었다. 먹는 도중에 떠들면 안 되지 안 돼;;;;; 그래도 기분은 대번에 좋아져 얼른 오물오물 삼키는 서연이었다.
" 맛있어요!!! 이거 무슨 빵이에요?? "
그러나 이어지는 이야기에 입 안에 가득했던 단맛이 확 가셨다. 플레어의 사정은 안타까운데, 진짜 안타까운데, 남이 들어도 뭐 그런 수박들이 다 있냐며 그 수박들 다 깨 버려야 한다 소리 나올 정돈데... 그런데도 플레어가 진상을 알아 버리는 게 더 무서운 서연이었다.
" 다른 거보다... 플레어가 진상을 알게 되었을 때 폭주할까 봐 그게 제일 무서워요 전. 그 수박... 아니, 디스트로이어처럼 어디 한 구역 싸그리 날려 버리는 건 일도 아닐 거잖아요... "
한편 레드윙의 위크니스인 강선혜를 보호해야 한다는 말에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이어지는 부부장의 말에는 의문이 솟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게? 인첨공의 높으신 분들은 언제든 레드윙을 폭사시킬 수 있을 텐데, 그걸 왜 제로세븐한테 시켰지?
" 퍼클이 사망해도 데이터 추출이 가능하다면 이 시점에 사고로 위장해서 폭사시킬 수도 있지 않나요? 제 생각엔 퍼클이 사망하면 퍼클의 뇌도 활동이 중단될 테니까 얻을 수 있는 데이터가 확 한정될 거 같아요. 레드윙이 데이터 추출에 비협조적으로 나올 경우, 제로포는 실패작으로 간주하고 폐기할 작정인 건 아닐까요? 오지덕 박사가 실패작은 폐기처분할 계획이라고 했는데, 그게 어쩌면 자기들이 통제할 수 있는 가능성과 퍼클 수준의 강력한 능력 중 한 가지라도 기준 미달이면 인간이든 바이오로이드든 다 없애겠다는 의미일지도 모르겠어요. "
" 그 샹그릴라 말이에요. 최종 테스트만 남은 거 같거든요. 깡통들이 그걸 복용하고 퍼클급으로 강해져 버리면 깝깝하니까 테스트를 언제 어디서 하는지나 생산 시설이 어딨는지 알 수 있으면 좋겠는데, 거기까진 못 봤어요. 죄송해요... "
하다가 웨이버의 것이 이미 사용되었는지를 어떻게 알았냐는 물음에 찔끔했다. 사실 일전에 4학구에서 몸을 기계로 개조한 강수연과의 전투에서 태오 선배 덕에 웨이버가 리버티임을 알았고, 그걸로 미루어 웨이버는 해체코드를 사용했나 보다고 넘겨짚었을 뿐이라.
" 어... 죄송해요. 진짜로 사용했는지까지는 사실 몰라요. 그저 리버티가 방송에서 퍼클의 해체 코드를 확보했노라 얘기했고, 전에 태오 선배가 웨이버는 리버티라고 알려 주셔서 그렇게 추측해 본 거예요. 아무리 그래도 폭탄을 해제하지 못했다면 리버티에 합류까지는 못할 거 같아서요. 또 리버티가 뇌과학 연구소를 습격했기도 했으니... 웨이버와 위크니스의 폭탄은 이미 해제되었을 확률이 높지 않을까요? "
하다가 부부장의 말에 눈이 동그래지는 서연이었다. 그러네. 그 칩 너무 작아서 자칫하면 폭발한댔는데, 미동 없이 제거 가능한 수술의 대가가 있나 보다. 우리 측엔 그런 대가가 있을지 모르겠네. 골치가 아파져 먹던 빵(???)이나 마저 우물거렸다. 역시 맛있다. 이렇게 머리 아픈 와중에도 맛있다.
서연이 그러는 사이 한양은 해체코드에 대단히 관심을 보였다. 서연은 우물거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 실용성이라곤 없는 폭탄을 해체해 버려야겠다는 마음은 굳어졌지만, 대신 그 폭탄을 대체할 장치를 마련해서 그걸 부착시켜야만 한다는 게 서연의 생각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폭탄이 터지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부부장의 말엔 동의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 삼키면 제대로 말씀드려야지.
그때 부부장이 보고서 고마웠다는 인사에 이어 월광고 저지먼트 부부장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 사람도 머저리 수박과 한패란다.
" 그 사람이 웨이버의 위크니스였죠? 그 둘은 진짜 폭탄이 해제됐나 보네요... "
자기네 편이 되려면 연구원부터 죽이라는 정신나간 수박들한테 합류했을 정도면, 말은 1도 안 통하겠다. 한숨을 내쉬는데 부부장이 웬 머리털이 담긴 지퍼백을 내어 주었다. 순간 벙찌고 만 서연이었다.
" 어... 그 월광고 부부장 머리털이에요? 이 정도면 아픈 건 둘째치고 땜통도 생겼겠는데요;;;; 화 안 내던가요?? "
...바보 같은 소리다. 죽이네 살리네 할지도 모르는 상대인데 머리털 뽑은 게 대수일까? 그런데도 머리칼이 거의 한웅큼은 뽑혀 있다 보니 그 의문부터 들어 버렸다.
그렇다고 상황 파악이 안 되는 건 아니라 지퍼백부터 열었지만, 그 머리카락을 쥐면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머리카락이 언제 두피를 뚫고 올라와서 그 사람의 머리에 얼마나 달려 있었는지 그딴 거 나오기만 해 봐!!! 그런 거 말고, 너를 달고 있던 사람의 목적. 도대체 그 사람이 무슨 짓을 하고자 하는지. 다른 데도 아니고 머리에 달려 있었으면 그 정도는 알아야 하잖아. 그지? 뽑힌 머리칼에게 말이라도 걸듯이 기원하며 사이코메트리를 사용하는 서연이었다.
아직 레벨이 낮은 탓일까? 신체에 직접 닿지는 못해서일까? 안개에 에워싸인 것처럼 이미지는 흐리멍텅했다. 그저 사념 혹은 텔레파시와 비슷한 무언가가 띵하게 골을 울리는 느낌이었다. 서연은 머리털을 쥔 손에 더 힘을 주며 머릿속의 진동(???)에 집중했다. 그런데 그럴수록 이상하다. 이 수박들, 퍼클 영입에도, 퍼클급으로 강한 깡통을 조종할지도 모르는 제로한테도 흥미를 안 보여. 이 자들이 흥미를 보이는 건... 연구소 파괴. 인첨공 자체를 날려 버릴 무언가. 2학구. 뭔데? 그게?! 좀 나타나 봐!! 하지만...... 머리가 깨질 거 같다. 역부족이다. 결국 머리털을 놓고 만 서연이었다.
" 죄송해요. 확실히 알겠는 건 리버티가 연구소를 모조리 파괴할 계획이라는 거 정도예요. 인첨공 전체를 날려 버릴 계획을 세우고 있고 2학구에 있는 뭔가를 노리고 있는데, 그게 정확히 뭔지까지는 확인이 안 돼요. 또 이상한 건, 리버티는 퍼클 영입에 관심이 없어요. 제로한테도요. 자기들의 뜻을 이루려면 강한 능력자를 영입해야 할 거고, 강한 깡통들을 움직이는 제로는 견제해야 할 텐데, 왜 관심이 없는지 모르겠어요. 퍼클조차 필요 없을 만큼 강력한 힘을 확보한 건 아니어야 할 텐데요... "
산 넘어 산이다. 우린 리버티도 적이고 깡통들도 적이고 부장이랑 크리에이터 빼면 퍼클도 다 적이네? 생각할수록 깝깝해 얼굴이 구겨지고 만 서연이었다.
오늘은 부부장의 호출을 받고 일전에 쓴 보고서에 관한 추가 보고를 했다. 내 능력이 정보 수집이라 수박 영감 오맨들씨네 연구소를 조사한 결과를 최대한 보기 편하게 정리하려고 했는데, 그게 잘 되지만은 않은 거 같아 민망했다. 부부장이 요약하신 내용이 훨씬 보기 편했거든. 어쨌거나 아는 대로 보고드렸더니, 부부장은 월광고 저지먼트의 부부장이 머저리 수박과 한패라고 알려 주면서 그 사람의 머리카락을 조사해 달라셨다. 머리 한 구석이 휑하고도 남을 만큼 잔뜩 뽑으셔서 월광고 부부장이 괜찮을지 잠시 오싹해졌지만 알 게 뭔가? 머리카락의 생로병사 그딴 거 나오지 말라고 기원하며 사이코메트리를 써 보니 머저리 수박네, 아무래도 영 이상하다. 인첨공을 엎으려면 힘이 필요할 거고, 힘을 얻으려면 강한 능력자들을 많이 포섭해야 할 텐데, 퍼클 영입엔 관심이 없어. 그런데도 인첨공을 아예 날려 버릴 계획은 있는 모양인데, 대체 그게 뭐지? 좀 더 자세히 확인하고 싶었지만 도저히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더 불안하고 막막하다. 머저리 수박들이 퍼클조차 오든지 말든지 할 만큼 어마무시한 수단을 확보한 건 아니어야 할 텐데.
>>0 물론 그녀가 아무 말도 없이 모니터만 바라본 채로 무언가를 열심히 조작한다고 해서 늘상 진지한 내용이 깃들어있는 것은 아니었다. 주변을 신경쓰지 않을 정도로 집중하는건 확실히 경우가 많진 않지만 그 모니터 너머에서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일을 지켜보면 답이 나올테니까,
"다 좋은데 말이야..." "ㅔ?" "정말 할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머, 어디까지나 한계점을 먼저 설정하고 그 뒤에 천천히 수정해나가는게 낫지 않을까여?" "확실히 가장 낮은 부분에서부터 시작하는 것보단 조금은 빠를것 같지만..."
아무리 훈련용 더미라고 해도 무지막지한 덩치에 팔까지 하나 더 달아버린 사람의 형태는 과연 어떨지...
"무엇보다, 예전부터 궁금했는데 말야. 점례 넌 저런 개체들을 프로그래밍할때 참고하는게 확실히 있는 거니?" "? 아녀? 딱히 음슴다." "그런것 치곤 움직임이 꽤나 매끄러웠던거 같은데 말야." "그냥 '팔이 한쌍 더 생겨버렸다.'라고 생각하고 행동패턴을 입력하믄 되는거 아님까?" "...그게 말처럼 쉽게는 안되니까. 추가적인 의수 파츠가 괜히 출력이 떨어지는게 아니라구?" "그-렇슴까? 흐음... 역시 사람은 잘 모르겠네여..." "아니, 너도 사람이거든..."
다른 한 손을 입가에 가져다대다가 그대로 입을 부여잡듯 살짝 힘을 주던 그녀는 뒤이어 들린 여성의 물음에 잠깐 뜨끔했다.
오물오물 먹는 서연을 보고는, 입맛에 맞아서 내심 다행이라고 여긴 한양이었다. 이어서 서연의 맛있다는 말과 함께 이것이 무슨 빵이냐고 묻자, 한양은 잠시 "어어..."라고 뜸을 들였다. 아무래도 본인도 기억이 가물가물한 모양. 한양은 서연에게 " 정과요, 정과. " 라고 답했다. 정과가 아니고 개성주악인데 말이야.
" 하핫. 사실 디스트로이어는 플레어에 비해서 잽도 안 될 수도 있어요~ 디스트로이어가 플레어랑 비등비등 했으면 같이 감정제거에 이용을 당했겠지. 플레어가 진짜로 폭주하면 우리는 반응하기도 전에, 죽는 줄도 모르고 죽을 걸? 내가 예전에 걔가 능력 쓰는 걸 봤어요. 민호 아저씨의 벽을 그냥 한방에.. 와아~ 진짜 미쳤어. 대박이야. "
서연은 플레어에 대해 굉장히 우려스럽게 말하는 반면에 한양은 비교적 태평하고 감탄하듯이 말하고 있었다.
" 아, 그러니깐 폐기의 대상은 '인간' 뿐 만이 아닌, '바이오로이드'도 해당될 가능성이 있다? 그게 맞으면 레드윙의 데이터는 있으면 좋은 거고, 없으면 아쉬운 게 되겠네요. 음, 그래도 우리는 어떻게든 레드윙을 확보해야 된다고 봐요. 걔네한테는 없으면 그저 아쉬운 수준이지만.. 우리에게는.. 무슨 말인지 알죠? "
어쨋거나 저쨋거나 레드윙은 저지먼트가 꼭 확보해야 될 존재. 아니, 퍼스트 클래스 하나하나가 급하다. 최대한 우리의 편으로 만들어야 돼. 그나마 말이 통하는(정확히는 '대화 시도'가 가능한) 디스트로이어와 레드윙은 꼭 확보해야 하는 존재들이라고 생각했다.
" 괜찮아요. 최종 테스트.. 제 직감이라서 무시해도 되는데 말이죠, 새봄양이 찍은 지도가 해체코드와 연관이 있다고 했죠? 근데 이상하게 나는 넷 중에 한 곳에서 최종 테스트도 할 것 같아서 말이죠. 근거는 없어요. 이거는 진짜 순전히 내 직감. 미안할 필요까지야. 기대보다 더 많은 정보를 얻었는 걸. "
한양이는 사과하는 서연에게 손을 훠이훠이 휘저으며 괜찮다고 말한다.
" 아, 확실하지는 않구나. 괜찮아요. 방금 말한 것도 신빙성이 있으니깐. 그런데 민우가 예상 밖으로 너무 과한 자신감을 보여서요. 아마 폭탄해제랑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게 진짜면 우리 쪽으로 등용해야죠. 걔네 의사 말이에요. 심장수술이 가능하다는 얘기니깐. 어디까지나 가설이지만. 진짜는 나중에 까봐야 알겠죠. "
이어서 한양은 서연에게 지퍼백을 건넸고, 웨이버의 위크니스냐는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 지가 그 자리에서 내 앞에서 화내면 어쩌려고. "
키득키득 웃으며 얘기했다. 물론 재수 없으면 레벨 5에 이미 도달했을 수도 있다. 몇 달 전만 해도, 그 녀석의 계수는 90대였거든. 물론 재능차이도 있겠지만.. 아, 몰라. 걔 레벨 5여도 내가 바를 수 있어. 한양은 서연이 사이코메트리로 민우의 기억을 스캔하는 걸 묵묵히 바라본다. 스캔하는 사이에 천천히 따뜻한 블랙커피를 타기도 하고. 서연이 스캔을 마치자, 종이컵에 탄 커피를 건네며 말했다.
" 수고했어요. 너무 단 거 먹었으니깐, 이제 좀 씁쓸한 거 먹어야지. "
한양은 서연의 보고에 천천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연구소의 파괴는 예상한 것이고.. 2학구의 무언가? 또 2학구? 거기서 해체코드는 이미 얻었잖아. 아... 혹시 녀석들이 데 마레를 습격한다고 한 게.. 데 마레가 2학구에 있나? 나 진짜 몰라서 그래.
" 일단 2학구에 있는 연구소를 습격할 계확인가봐요. 사실 전에 태오가 민우의 속마음을 스캔했거든. 데 마레를 습격한다고. 그런데 민우는 태오의 능력을 알고도 데 마레를 습격한다고 대놓고 드러내고, 이게 진실인지 거짓인지 파악해보래요. 그러니깐.. 심리전을 거는 거지. 솔직히 나는 데 마레가 어디 있는지도 몰라요. 데 마레가 2학구에 있으면 데 마레를 칠 확률이 높아요. 아, 이거 진짜 미치겠네. 그림자는 레드윙 친다고 하고, 리버티는 2학구 친다고 하고. 우리는 둘 다 막아야 하고.. 이거 잘하면 두 조로 찢어져서 가야겠네요. 내 예상하는데, 이거 분명 동시에 발생해. 왜냐면 서로서로 움직임을 관찰하고 움직일 테니깐.. 동시에 발생하면..응.. 저지먼트도 필연적으로 두 쪽으로 나뉘고, 화력도 줄어들 테니깐. 내가 그림자나 리버티였다면 백프로 그랬어요. "
" 하아~ 민우가 자신감이 어찌나 넘치던지.. 믿는 구석이 있나봐요. 본인들도 다 방법이 있대요. 그러니깐 지금 이러는 거지. 차라리 복수에 미쳐가지고 이성적인 판단이 안 돼서 헛소리하는 거였으면 좋겠다. "
오물오물 먹는 서연을 보고는, 입맛에 맞아서 내심 다행이라고 여긴 한양이었다. 이어서 서연의 맛있다는 말과 함께 이것이 무슨 빵이냐고 묻자, 한양은 잠시 "어어..."라고 뜸을 들였다. 아무래도 본인도 기억이 가물가물한 모양. 한양은 서연에게 " 정과요, 정과. " 라고 답했다. 정과가 아니고 개성주악인데 말이야.
" 하핫. 사실 디스트로이어는 플레어에 비해서 잽도 안 될 수도 있어요~ 디스트로이어가 플레어랑 비등비등 했으면 같이 감정제거에 이용을 당했겠지. 플레어가 진짜로 폭주하면 우리는 반응하기도 전에, 죽는 줄도 모르고 죽을 걸? 내가 예전에 걔가 능력 쓰는 걸 봤어요. 민호 아저씨의 벽을 그냥 한방에.. 와아~ 진짜 미쳤어. 대박이야. "
서연은 플레어에 대해 굉장히 우려스럽게 말하는 반면에 한양은 비교적 태평하고 감탄하듯이 말하고 있었다.
" 아, 그러니깐 폐기의 대상은 '인간' 뿐 만이 아닌, '바이오로이드'도 해당될 가능성이 있다? 그게 맞으면 레드윙의 데이터는 있으면 좋은 거고, 없으면 아쉬운 게 되겠네요. 음, 그래도 우리는 어떻게든 레드윙을 확보해야 된다고 봐요. 걔네한테는 없으면 그저 아쉬운 수준이지만.. 우리에게는.. 무슨 말인지 알죠? "
어쨋거나 저쨋거나 레드윙은 저지먼트가 꼭 확보해야 될 존재. 아니, 퍼스트 클래스 하나하나가 급하다. 최대한 우리의 편으로 만들어야 돼. 그나마 말이 통하는(정확히는 '대화 시도'가 가능한) 디스트로이어와 레드윙은 꼭 확보해야 하는 존재들이라고 생각했다.
" 괜찮아요. 최종 테스트.. 제 직감이라서 무시해도 되는데 말이죠, 새봄양이 찍은 지도가 해체코드와 연관이 있다고 했죠? 근데 이상하게 나는 넷 중에 한 곳에서 최종 테스트도 할 것 같아서 말이죠. 근거는 없어요. 이거는 진짜 순전히 내 직감. 미안할 필요까지야. 기대보다 더 많은 정보를 얻었는 걸. "
한양이는 사과하는 서연에게 손을 훠이훠이 휘저으며 괜찮다고 말한다.
" 아, 확실하지는 않구나. 괜찮아요. 방금 말한 것도 신빙성이 있으니깐. 그런데 민우가 예상 밖으로 너무 과한 자신감을 보여서요. 아마 폭탄해제랑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게 진짜면 우리 쪽으로 등용해야죠. 걔네 의사 말이에요. 심장수술이 가능하다는 얘기니깐. 어디까지나 가설이지만. 진짜는 나중에 까봐야 알겠죠. "
이어서 한양은 서연에게 지퍼백을 건넸고, 웨이버의 위크니스냐는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 지가 그 자리에서 내 앞에서 화내면 어쩌려고. "
키득키득 웃으며 얘기했다. 물론 재수 없으면 레벨 5에 이미 도달했을 수도 있다. 몇 달 전만 해도, 그 녀석의 계수는 90대였거든. 물론 재능차이도 있겠지만.. 아, 몰라. 걔 레벨 5여도 내가 바를 수 있어. 한양은 서연이 사이코메트리로 민우의 기억을 스캔하는 걸 묵묵히 바라본다. 스캔하는 사이에 천천히 따뜻한 블랙커피를 타기도 하고. 서연이 스캔을 마치자, 종이컵에 탄 커피를 건네며 말했다.
" 수고했어요. 너무 단 거 먹었으니깐, 이제 좀 씁쓸한 거 먹어야지. "
한양은 서연의 보고에 천천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연구소의 파괴는 예상한 것이고.. 2학구의 무언가? 또 2학구? 거기서 해체코드는 이미 얻었잖아. 아... 혹시 녀석들이 데 마레를 습격한다고 한 게.. 데 마레가 2학구에 있나? 나 진짜 몰라서 그래.
" 일단 2학구에 있는 연구소를 습격할 계확인가봐요. 사실 전에 태오가 민우의 속마음을 스캔했거든. 데 마레를 습격한다고. 그런데 민우는 태오의 능력을 알고도 데 마레를 습격한다고 대놓고 드러내고, 이게 진실인지 거짓인지 파악해보래요. 그러니깐.. 심리전을 거는 거지. 솔직히 나는 데 마레가 어디 있는지도 몰라요. 데 마레가 2학구에 있으면 데 마레를 칠 확률이 높아요. 아, 이거 진짜 미치겠네. 그림자는 레드윙 친다고 하고, 리버티는 2학구 친다고 하고. 우리는 둘 다 막아야 하고.. 이거 잘하면 두 조로 찢어져서 가야겠네요. 내 예상하는데, 이거 분명 동시에 발생해. 왜냐면 서로서로 움직임을 관찰하고 움직일 테니깐.. 동시에 발생하면..응.. 저지먼트도 필연적으로 두 쪽으로 나뉘고, 화력도 줄어들 테니깐. 내가 그림자나 리버티였다면 백프로 그랬어요. "
" 하아~ 민우가 자신감이 어찌나 넘치던지.. 믿는 구석이 있나봐요. 본인들도 다 방법이 있대요. 그러니깐 지금 이러는 거지. 차라리 복수에 미쳐가지고 이성적인 판단이 안 돼서 헛소리하는 거였으면 좋겠다. "
"감사합니다.." 수경은 느릿하게 찻잔을 들어올립니다. 의외로, 찻잔 잡는 법이 가볍고, 우아한 자세입니다. 애플파이를 입에 한 입 넣고, 호록 하는 소리 나지 않게 찻물을 입에 머금자. 찻물에 단맛이 퍼집니다. 그러나 수경은 달달하다가 덜 달구나. 정도의 감상을 느끼고 있을까요? 아니면.. 지금은 의외로 사과맛이다. 정도를 느낀다거나?
"저는 장편소설은 한번에 필사하기 어려워서 단편소설이나 시 위주로 필사하곤 해요." "글씨는.. 그냥.. 비슷하지만요." 수경은 꽤나 단정한 글씨체이긴 합니다. 비어있기에, 채울 수 있었기 때문일까요? 그리고 조사를 갔다거나 보고서만 봤다는 것에 눈꼬리를 살짝 내려 옅은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제가 그 때는 사정이 있었거든요." 제가 있었다 해도 도움이 되었을 것 같지는 않지만요.. 라고 중얼거리지만.
"전체적인 상황을 아는 것이 폐가 되지 않는다면... 간단하게나마 쭉 읊어주실 수 있을까요?" 새봄에게 정중하게 요청하려 하는 수경입니다.
대분류 : AIM 매니퓰레이션(AIM Manipulation) 소분류(특화능력) : 이코보리즘(Ecovorism) 개요 : 능력 재해석 및 구현. 파이로키네시스/하이드로키네시스/일렉트로키네시스/자이로키네시스 등 텔레키네시스를 제외한 키네시스 류 능력의 연산을 읽어 흉내낼 수 있다. 다만 흉내낼 수 있는 것은 AIM 확산역장의 패턴일 뿐 연산능력이 아니므로 자신이 흉내낼 수 있는 수준은 어디까지나 본인 능력 레벨 기준으로 -1까지. 예를 들어 레벨 3의 이코보리즘 능력자는 레벨 2 수준의 원소계열 능력을 흉내낼 수 있다. 또한 흉내를 내기 위해서는 해당 능력을 가진 능력자가 주변에 있어야 한다. 예외적으로 신체가 닿아있는 경우는 본인의 화력 그대로 출력이 가능하다.
정과? 빵이 아니었구나. 이름만 들으면 한과 같은데. 암튼 맛있어. 새봄이한테 어디서 샀나 물어봐야겠다. 아니면 새봄이가 만들 수도 있으려나? 사 왔다면 레시피를 모르기 때문이리라 짐작된다만, 최근 새봄이가 '미운 사람을 위한 떡'도 만들기 시작한 걸 생각하면 부원들에게 선물하는 음식은 레시피를 알더라도 능력으로는 안 만들 것도 같다. 이런 한가한 생각만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냐만, 플레어에 관한 얘기는 그냥 끔찍하다. 그 수박 씨도 무식하게 강했는데, 그런 수박 씨가 쨉도 안 된다고? 게다가 같은 퍼클인 크리에이터의 벽을 한 방에 부쉈다고? 그걸 직접 목격하셨고? 근데 어쩜 저렇게 태평하게 말씀하시지??
" ......말씀대로면 저희 저지먼트는 지금 자살행위 중 아닌가요;;;; "
완전 의욕 뚝떨인데. 순간 진심으로 퇴부하고 싶어졌다. 나 어쩌다 이렇게 어마무지한 일에 휘말린 거지? 물러나 봤자 살처분인 이상 직진하는 수밖에 없는 건 안다만, 깝깝하다. 결국 한숨을 뱉고 마는 서연이었다. 그렇기에 레드윙의 협력을 얻어야 한다는 한양의 말에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한 명이라도 편이 더 있어야 자살행위가 그나마 덜 자살행위가 될 테니. 하지만 레드윙의 위크니스가 리버티라고 들었는데... 잘 될까? 레드윙의 위크니스가 제로세븐의 타깃이 된 것도 골치 아프고.
" 그 깡통한테서 레드윙의 위크니스를 보호하는 동시에 레드윙의 해체코드를 확보하면 포섭이 가능해질까요? "
그 전에 레드윙의 위크니스가 4학구의 해체코드를 확보해서 리버티에서 수술을 받아 버리면 망하네? 리버티는 퍼클의 영입에 관심이 없어도, 레드윙의 위크니스는 자기 목숨줄 건지는 일이니 눈 뒤집혀 있을 거 아냐;;; 그런 생각을 하던 중 불쑥 의문이 솟았다. 이상해. 오맨들씨는 인첨공에서 가장 높으신 분인 대표이사와 밀접한 관계 같았는데, 그럼 퍼클과 위크니스의 폭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자와도 연결 고리가 있음직한데, 왜 번거롭게 깡통으로 레드윙의 위크니스를 노리지?
" 레드윙의 위크니스한테 굳이 깡통을 보내려는 이유가 뭘까요? 레드윙한테 위크니스와 함께 폭사당하기 싫거든 닥치고 데이터 제공하라고 협박하는 편이 훨씬 손쉬울 거 같은데요. "
인첨공의 높으신 분들은 당최 무슨 생각인지 알 수가 없네. 절로 찌푸려진 얼굴로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데 부부장이 까만 샹그릴라의 최종 테스트 장소를 추측했다. 지도의 네 곳 중 한 곳? 그러면 좋겠는데. 그와 별개로 지도의 장소들이 해체코드와 연관이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 해체코드와 연관이 있었으면 좋겠다, 에 가까워요. 워낙 짐작 가는 데가 없으니까, 하다 못해 단서라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니라도 말씀대로 최종 테스트가 거기서 진행된다면, 그래서 그걸 저지할 수 있다면, 조금은 시간을 벌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싶어요. 폐기를 감행하는 조건은 프로젝트 완수일 테니까요. "
모든 프로젝트가 끝나면 실패작은 폐기처분한다. 그건 바꿔 말하면 프로젝트가 끝나지 않는 한, 실패작을 폐기처분할 수 없다는, 즉 인간이든 안드로이드든 없애지 못한다는 의미겠지? 그렇다면 그 프로젝트를 방해하든가, 박살내는 게 상책이겠다.
한편 기대보다 정보를 많이 얻었다는 대답에는 안심이 됐다. 할 수 있는 게 정보 수집뿐이라 거기에서만큼은 한 사람 몫을 해 보려고 애썼는데, 어찌어찌 평타는 쳤나 보다. 그나저나 수술이 가능한 의사의 스카웃도 염두에 두고 계시구나. 그거 중요하겠다. 해체코드의 사용 가능 여부는 퍼클 섭외에 필수적인 카드일 테니.
그런저런 얘기를 듣다가 머리털을 뽑힌 사람이 웨이버의 위크니스라는 점, 부부장이 그 사람을 제압할 수 있다는 듯 키득거렸다는 점에 경악한 서연이었다.
" 아니, 제압 가능하시면 붙잡아 두지 그러셨어요? 그 사람 붙잡아 두면 웨이버도 섣불리 움직이진 못... "
말하다가 기가 탁 막혔다. 이거 퍼클과 위크니스한테 폭탄 심어서 인질놀이 하는 수박들이랑 존똑이잖아. 나 왜 이러고 있냐......
" ...죄송해요. "
머리털을 붙들고 사용한 사이코메트리도 큰 성과는 못 냈다. 수박, 되는 게 없네! 달달한 정과를 먹은 게 무색하게 입맛이 썼으나, 한양이 주는 커피는 단숨에 들이켠 서연이었다. 이런 게 술 땡기는 기분인지도 모르겠다.
알아낸 게 그 모양으로 막연한데도 부부장은 하나하나 유심히 들어 주었다. 데 마레가 어디지? 인첨공에 온 지 1년도 안 된 서연으로서는 알기 어려웠지만, 연구소 중 한 곳인가 보다. 어쨌거나 리버티가 2학구를 노리는 건 맞으니까. 2학구의 뭘 노리는지를 모르겠어서 그렇지. 그니까 깡통들을 막으려면 레드윙과 그 위크니스를 지켜야 하는데, 그 위크니스는 리버티고, 리버티는 2학구 공격하려고 하고 있고... 잘 돌아간다. 수박;;;; 인첨공을 아예 날릴 방도는 또 뭔지... 아오아오, 사이코메트리 안 쓰는데도 머리가 깨질 거 같아 행복회로를 돌리기로 한 서연이었다.
" 그렇진 않을 거 같아요. 리버티가 염두에 두고 있는, 인첨공 자체를 날릴 수도 있는 위력을 지닌 게 뭔지는 모르겠지만요. "
원래 부부장을 찾아올 때는 기세 좋게 해체코드 얘기를 하고 싶었다. 코드 어딨는지 알겠다, 사용법 알겠다, 인제 써먹을 일만 남았다고 신나서. 그런 김에 위크니스의 폭탄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퍼클의 폭탄도 대량 학살의 위험을 억제하는 효과라곤 없으니 해제하되, 그 대안으로 일정 수준 이상으로 능력을 사용할 경우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고 경고하고 그래도 능력을 전개하면 착용자에게 캐퍼시티 다운이 들리는 장치를 개발하면 어떻겠냐고 묻고 싶었다. 부부장은 인첨공의 왕이 되겠노라 할 만큼 야심이 있고(농담이라곤 하셨지만, 그 뒤의 말씀들로 미루어 절대 농담만은 아닐 듯했다.) 리버티의 방송 때 본인 신상을 까고 디스트로이어전에서 언론을 움직이면서 인첨공에서 어느 정도 신망도 얻은 분이니까. 야심도 있고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안을 알고 있으며 행동력도 갖추신 분이니, 이런 대안을 공유하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써먹어 주시지 않을까 그런 기대가 있었다. 근데 이건 뭐 발등에 떨어진 불이 한둘이 아니라 얘기한들 쓸모가 있을지 모르겠다. 수박...;;;;;
>>788 영희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맙소사 서연이 목소리 AI한테 털렸었군요@ㅁ@;;;;;;;;;;;;;;;;; 흔한 고딩 + 편의점 알바 중 한 명인데... 인첨공에서도 개인 정보는 공공재인 거시어써요오오오오오 (머리싸쥠)(호달달)
" 에이, 자살행위라니~ 플레어가 아직 우리의 적이라고 확신이.. 적일 확률이 그래도 더 높긴 한데~ 저는 그래도 어떻게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최대한 힘을 모으고 방법을 찾으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
" 그렇게 버티는 거죠. 상대가 너무 강하다고 해서 전의를 잃으면 죽잖아요. 이 선택은 어차피 죽을 예정이라면 어떻게든 좋게 생각해서 방법을 계속 찾는 게 살 확률이 높지 않을까요? "
서한양도 서연과 별 다를 바가 없는 입장이다. 당연히 엄청나게 압도적이고 강한 적이다. 결정적으로.. 본인은 은우와 함께 이 조직을 끌어나가는 사람이니깐.. 전의를 상실한 모습을 보이는 건 어쨋거나 좋은 영향은 절대 없으니깐. 당연히 무섭고 죽을 것 같지. 매번 강적을 상대하러 갈 때마다 긴장되고 떨린단 말이야. 가끔은 결전 전 날에는 없었던 공황도 찾아오면서 혼자서 진정시킬 때도 있어. 근데 어떡해. 못 이겨내면 다 죽고 잃어버리는데. 사건을 해결하러 간다는 기대감으로 두근대는 것도 어느정도 견적이 잡히니깐 그러는 거지.. 그 이상은 사실 무서워서 떨리는 거라고. 별 수 있겠나. 평소에라도 더 웃고 사고도 치면서 그렇게 버텨나가는 거지. 억지로라도 웃어야지.
" 글쎄요.. 위크니스가 워낙에 증오심이 강해서.. 도와줘도 넘어올 확률은 적다고 봐요. 아무리 레드윙이 협조적이어도, 위크니스의 의견을 무시하고 행동할 사람은 아니니깐. 아무래도 둘을 전부 잘 설득해야겠죠. 강선혜 걔도 지금 눈이 어지간히 돌아있는 상태긴 하지만.. "
" 어.. 그 이유는 말이죠. 그거 아닐까요? 리버티가 대국민적으로 위크니스의 진실을 밝혔잖아요.. 지금 이 상태에서 하나를 터뜨리면.. 당연히 높은 분들이 의심을 받고, 실제로 위크니스 시스템을 실행했다는 의심은 더욱 증폭되겠죠? 가뜩이나.. 제가 언론으로 여럿 퍼스트 클래스를 영웅으로 만들었잖아요? 그런 이들을 지금 터뜨리면.. 여튼.. 소프트 파워도 무시할 수 없어요. "
간단하게 말하자면 리버티는 과감하게 여론전을 펼치고,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큰 이득을 얻은 것이다. 여론이 잠잠해지기 전까지 폭파에서 자유로운 것 말이야. 한양은 이에 더 해서 아예 퍼스트 클래스를 국민영웅으로 만들고 말이야.
" 이왕 해체코드와 샹그릴라, 둘 다 연관이 있으면 좋을 텐데요. 너무 욕심인가? 그런데 경우의 수는 너무 많아요. 허수학구의 장소까지 합하면 얼마야.. 윽.. 세기도 싫다. 여튼 직접 가보고 조사하면서 경우의 수를 줄이는 수 밖에요. "
이렇게 머리를 맞대고 추리해도 결국은 행동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니깐 말이야. 그러다가, 서연이 민우를 붙잡아 두지 그랬냐는 질문에 한양은 이미 생각한 것이 있는 듯, 바로 답했다.
" 웨이버가 섣불리 덤빌 수도 있으니깐요. 물론 우리도 가만히 있지는 않지. 지금 둘이 붙으면요.. 난 누가 이겨도, 이긴 쪽도 상당히 지친 상태라고 봐요. 그런데 기절하거나 지친 웨이버를요.. 그림자가 어부지리로 낚아채면.. 제로식스까지 만들어지는 건 시간문제거든요. 우리가 이겨도, 우리도 엄청 지쳐서 그림자 못 막을 걸요? 그래서 그래요. 사실 나는 리버티랑 바로 전면전으로 붙는 거 싫어해요. 이겨도 피로스의 승리야. 미안할 필요는 없고. "
차라리 리버티의 최대전력이 민우였다면 바로 잡았겠지만.. 웨이버가 끼고 있다는 거에서 행동이 조심스러워진다. 아, 차라리 리버티만 있었다면 바로 싸웠어. 근데 그림자까지 있잖아. 삼파전이라고.. 성급하게 먼저 싸우는 쪽이 먹히게 되어 있는 구조라고 본단 말이야.
" 걔네들 절대 한 패는 아니에요. 서로 목적 자체가 다른데. 사실 그림자와 리버티의 싸움인데, 거기에 우리까지 끼어든 것이나 마찬가지죠. 일단.. 입수된 정보에 따르면 리버티는 또 다른 전력을 숨기고 있겠죠.. 에휴.. 우리 제법 강해졌다고 생각했는데.. "
로벨 연구소의 내부 고발 사태는, 고발이 온건파의 지지를 받고 중도파도 저런 것까지 할줄은 몰랐다. 라는 사안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하며 협조를 약속해, 강경파가 수세에 몰리며 소장인 로벨과 측근인 칼리스의 의향발표 같은 것만이 남아 있었을 때. 그들에게 불려갔다가 온 강경파들이 무언가를 전해들었던 것인지. 결국 테러로 그런 참사를 일으킨 뒤, 그들 자신마저도 스러지게 하고 체포된 이들도 그 당사자들이 모든 것을 빼앗기고 잃어버리는 일들과 중도파의 사법적 거래 등으로 인해 생각보다 흐지부지 마무리되었다. 어쩌겠는가. 죄를 물릴 당사자들이 잃어버린 자들이 되어버린 것을.
그러나 이후에 이 건을 조사할 자가 있다면 그 자는. 이런 의문을 가지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 고발을 최초로 시작한 자는 누구인가? 대부분은 생각하지 않고 온건파의 일원 중 한명이겠거니 했을 것이다.
"하지만...우리는 후발 주자였지." "당연하지만 온건파는 강경파에게 제일 큰 견제를 받던 처지라. 끼워주지도 않았으니까 증거능력이 많이 부족했어." "중도파는 그들의 일을 당연히 몰랐지." "그래서 우리는 터진 다음에 이러이러했다.. 그러니 증거를 찾아야 한다로 압수수색을 벌였고... 증거능력을 지니게 된 거야." 유실되지 않은 기사를 스크랩해놓은 것을 들어올리며 동백은 한숨쉬었습니다. 스크랩된 것에 부분부분 빈 공간을 노려봅니다. 본래는 붙어 있었어야 하는 것인데.
"그럼.. 누구였던 거죠?" 리태. 그가 묻습니다. 모든 것의 시작은 누구였던 걸까...?
"글쎄... 하지만 로벨 그녀는 의외로 내부고발을 고깝게 여기지 않았던 건 확실해." "왜..죠?" "그녀가 분노한 지점은 테러로 자료들을 날려먹은 점이었지, 내부고발 따위가 아니었거든." 나는 그녀의 여동생은 아니지만(가끔 그녀를 보고고는 그녀의 여동생이냐고 묻는 이들이 꽤 되긴 했기에 익숙한 질문이다), 그녀를 잘 알아. 라고 동백은 고개를 끄덕입니다.
서휘는 다리를 꼬며 편하게 의자 등받이에 기댔다. 찬혁은 술잔에 입도 대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데 마레의 연구자산이라 그리 여기십니까?" "오, 말도 안 되는 소리. 연구자산이면 선생이 그토록 집착하는 선지자에게 붙었겠지. 엄밀히 말하면 그건 데 마레가 아니라 ALTER가 만든 완성작이잖아. 안 그래?" "……."
술잔 기울이기 좋은 방, 난색 조명은 따스하니 적당히 어둡고, 가벼운 안주거리와 함께 마련된 술은 방의 온도와 안에 담긴 술의 온도가 상충하는지 병에 이슬이 아롱아롱 맺혀있다. 작은 잔에 담긴 술을 단숨에 털어넣은 서휘는 깔끔한 잔을 내려놓으며 작게 웃었다.
"나는 그게 퍽 재밌어 보였거든." "재밌다고요?" "그래, 선생. 그 상품이 어떻게 왔는지 알아? 제발로 걸어 들어와선 일하게 해달라 했어."
찬혁은 과거를 더듬었다. 하루 종일 책에 빠져선, 말 수도 적고 감정표현도 적은 탓에 저렇게 얌전한 아이 없다며 자신은 그게 걱정이라 몹시도 염려하던 승환과, 지금 종알종알 말문을 튼 서휘의 말은 상반되고 있었다. 찬혁 또한 희야, 혜우, 그것이 모두 같이 다녔으니 어린 시절을 익히 기억하기에 쉬이 믿을 수 없었다.
"스스로의 능력을 저주라 생각할 법한 환경에 있던 것이면 본디 포기하기 마련인데…… 어떻게든 가지고 품겠다는 독기도 그렿고, 그러면서도 제어하지 못하고 쩔쩔매는 것도 즐겁고. 지금도 봐봐, 풀어줬더니 눈치껏 돌아와서는. 안 그래?"
찬혁은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서휘는 끌끌 웃으며 새롭게 잔을 채웠다. 귀히 여기는 이유야 따로 있고 여러 요인이 있지만 저게 아는 건 싫다. 태오는 가치가 크다. 본인은 저주라 생각한다지만, 타인의 연산식을 넘보고 읽어낼 수 있는 점에서 몹시도 위협적인 존재이기도 했다. 하물며 그것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은…….
태오는 재채기를 했다.
"괜찮아~?" "네에." "다음부터는 예고하고 재채기 해주라!" "응?" "잘생긴 사람이 재채기 하는 거 찍고 싶거든!"
거짓이라고는 하나 없노라 본능과 능력이 검증하는 순진무구한 목소리가 들린다. 아, 세상 참 흉흉하다. 본인은 모르게 제 가치 높이는 행동 보인 태오는 고개를 저었다.
─농담 정도는 아무렇지 않게 받고 싶은데, 이 신경 쓸 곳 많은 저주받은 능력 같으니라고.
이리라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신경_쓰고_있는_미신은 : 빨간펜으로 이름 쓰는 거랑 머리맡에 인형 두고 자는 거?🤔 그리고 마쉬멜로우로 찐 체지방은 지구 한바퀴 돌아도 안 사라진다는 가설 믿지는 않지만 찜찜하다!
한가한_시간에_자캐가_하는_것은 : 집이면 찡찡이 예뻐예뻐 해주기 우쿨렐레 연주 노래 커버, 가끔 작곡
학교면... 댄스연습 하거나 댄스부실에서 쉬거나 랑이 반 앞을 알짱거리거나 (???: 쟨 이제 종례시간에 몰래 들어와있어도 담임이 눈치 못 챌 듯) 뭔가 그리고 싶으면 그려서 학교 안에 풀어놓기도 함 목화고에는 아직 누구에게도 잡히지 않은 채 교내를 돌아다니는 야광 보자기 유령(미니 버전, 손바닥만 함)이 있다... 평소엔 어딘가에 숨어있다가 자는 사람 있으면 머리 위에 올라가서 빙빙 돔 깰 때까지 쌤들이 좋아하고 학생들은 시러해요
방법, 있을까? 플레어의 상황에 대해 알게 된 뒤론 그쪽 생각이 날 때마다 속이 메슥거리는 서연이었다. 부모님이나 다름없는 고모가 생체 폭탄 심는 과정에서 의식불명이 되었다. 이유야 어쨌건 인첨공의 높으신 분들이 고모의 원수나 다름없다. 그런데 감정을 제거당해서 원수가 시키는 대로 하게 됐다. 그거도 모자라 고모는 돌아가셨건만 그조차 원수들이 은폐했고. 원수의 꼭두각시가 되고도 그 사실을 모르는 처지. 정말 끔찍한데, 내가 그 처지라면 어떨까 생각할 것도 없이 속 터지는 상황인데, 나는 그 안타까움보다 플레어라는 능력자가 우릴 해치려 들까 봐, 윗분들의 지시로든 본인이 폭주해서든 이 도시 자체를 날리려 들까 봐 무서운 마음이 압도적으로 더 크다. 수박이다, 진짜...
이래저래 갑갑하기만 한데 부부장은 천연스러으니 절로 혀가 내둘러진다. 진짜 멘탈이 티타늄이시다. 그러다 이어지는 말에 숙연해졌다. 전의를 잃으면 죽는다. 부부장도 동요가 없으신 게 아니셨구나. 5렙 능력자이시고 공적으로는 항상 냉철한 모습만 보여 주셔서 어떤 의미에선 부장보다도 더 강한 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나 못지않게 막막하고 무서우시구나. 하기야 나처럼 전투는 강 건너 불 구경인 녀석도 그 수박씨처럼 앞뒤 없이 개쎈 사람 보면 끔찍한데, 직접 맞붙는 입장이니 오죽하실까. 맨 정신에 뼈가 으스러지는 극도로 고통스러운 상황에도 어떻게든 반격을 하셔야 했고, 4학구를 깡그리 날려 버릴 규모의 운석덩어리는 직접 분쇄해야 하는 입장이셨으니. 게다가 부부장이라는 입지상 약한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는 책임감도 있으실 법하다. 지휘자가 흐트러지면 모랄빵 난다고 생각하셔서
거기 생각이 미치니 아이러니하게도 긴장이 풀어졌다. 부부장도 나와 그렇게까지 다르진 않으시구나. 그런데도 애써 으쌰으쌰하시는구나. 그럼 나도 (부부장 정도까진 어림없어도) 폐를 안 끼칠 만큼은 힘낼 수 있지 않을까. 아니, 힘내야 하지 않을까. 약한 꼴 보이는 사람 있으면 더 힘드실 테니. 그 수박씨한테도 악써 봤잖아, 벌레라고 공룡이 밟으면 죽여 줍십쇼 해야 하냐고. 아니지. 죽기 싫으니 최대한 이것저것 해 봐야지. 하여 고개를 끄덕여 보이는 서연이었다.
" 제 생각이 짧았어요. 말씀 감사해요! "
힘내도 상황이 안 좋기는 그대로다만. 생체 폭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는데도 리버티에 가담했을 정도면, 부부장 말씀대로 말이 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아니면, 설마 레드윙과 위크니스도 생체 폭탄 문제를 해결했나??
" 어... 그... 또 부정적인 추측 하게 돼서 죄송한데요;;; 레드윙과 위크니스가 생체 폭탄 문제를 해결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만은 없을 거 같아요. 여론을 부추기긴 했어도 폭탄을 제거하지 못한 상황에 리버티에 가담하는 건 쉬운 결정이 아니잖아요. 게다가 웨이버의 해체코드를 사용했다면, 당연히 저희가 이번에 입수한 정보를 이미 확보한 거고요. 그럼 레드윙의 해체코드가 4학구에 있다는 것도 알아냈을 거예요. 카드키가 없는 한 해체코드가 있는 데를 오가긴 불가능해 보이긴 하는데, 그 카드키가 하나뿐이리라는 보장도 또 없고...... "
" 만약에 레드윙과 위크니스도 생체 폭탄 문제에서 자유롭다면, 저희가 설득하기는 더 어렵겠네요. 그 경우 레드윙과 위크니스가 깡통에게 데이터를 추출당하지 않고 안전을 확보할 가능성이 더 크리라는 점만은 좋은 일일까요? "
프로젝트가 끝나고 살처분이 감행되는 걸 막으려면 퍼클의 데이터를 추출당하지 않아야 하는 모양이니. 그 점에서 웨이버의 위크니스를 확보하려다 웨이버를 자극하는 일을 피하고 싶었다는 부부장의 판단은 이해가 되고도 남았다. 우스운 일이다. 우린 퍼클도 적이고 깡통도 적이고 리버티도 적인데, 저쪽에선 여차하면 우릴 살해할 수도 있는데, 우린 우주 방어(???) 말곤 할 수 있는 게 없네? 퍼클은 너무 쎄기도 하거니와 우리 힘을 키우려면 포섭해야 하니 못 건들고, 리버티와 정면으로 붙었다가 웨이버나 레드윙의 데이터를 추출당하면 수박되니까?? 으아, 골치야!!!!! 깡통네랑 리버티가 한패는 아니라 망정이지!! 결국 빈 종이컵을 우그러뜨리고 만 서연이었다.
됐고 됐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거나 생각해 보자. 일단 지도의 장소 탐색. 그 장소에 해체코드가 있을지나 거기서 검은 샹그릴라의 최종 테스트를 할지는 모른...아니지. 해체 코드는 나머지 세 군데에 있을 게 거의 확실하네?! 2학구에 표시된 위치는 오맨들씨의 연구소였고, 거기 해체코드가 있었으니까. 그니까 그 네 곳은 아지트든 뭐든 오맨들씨 패거리한테 중요한 장소란 거고, 거길 실험실 삼았을 가능성도 상당하다. 부부장은 허수학구(서연은 전혀 모르는 곳이다)의 조사도 염두에 두신 모양이다만, 부부장 말씀대로 경우의 수를 줄이려면 가 봐야겠다.
" 3학구는 비교적 가까우니 제가 다녀와 볼까요? 해체코드가 보관된 데를 단독으로 가는 건 위험하겠지만... 사이코메트리로 깡통네의 발자취를 추적하면 뭐라도 나올까 해서요. 하다 못해 거기서 실험 그딴 거 안 했다는 정보라도요. "
할 수 있는 걸 생각하다 보니 낙관할 거리도 늘어나는 기분이다. 생각해 보면 높으신 분들이 아직 대중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도 다행이다. 4렙 이하는 여차하면 살해한다는 그 수박같은 계획 때문에 높으신 분들은 인첨공의 주민을 아예 몰살시킬 작정인 줄만 알았는데, 아직 눈치도 다 봐 주네. 그 점을 간파하고 생체 폭탄을 폭로하다니, 리버티도 머저리만은 아닌 셈일까?(그래도 애꿎은 연구원 살해를 가입 조건이랍시고 내건 건 머저리 짓 맞다!) 어쨌거나 부부장이 여론의 힘을 간파하고 퍼클을 영웅으로 선전하신 건 탁월한 선택이셨던 거 같다. 퍼클이 영웅으로 떠받들어질수록 높으신 분들이 생체 폭탄을 써먹긴 어려워진다는 거지? 그럴수록 부장과 크리에이터도 불안감을 약간은 덜 수 있고.
다시 정리하자. 그니까 안 죽으려면 높으신 분들의 프로젝트 완수를 막아야 한다. 그러자면 레드윙과 웨이버의 데이터가 추출되는 걸 막아야 하고, 깡통들의 최종 테스트도 저지해야 한다. 한편으론 우리 전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퍼클을 회유해야 하는데 그러자면 해체코드를 쓸 여건을 갖추어야 한다.(이건 부장이나 크리에이터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생체 폭탄은 퍼클 억제용으로 하등 무쓸모이기도 하고!!) 요약하면 레드윙의 위크니스 호위. 웨이버와의 마찰 최소화. 깡통들의 최종 테스트 장소 파악...이 필요한가?
그러던 중, 불쑥 좀 전의 사이코메트리에서 가장 찜찜했던 것. 리버티가 노리는 인첨공 자체를 날려 버릴 2학구의 무언가에 생각이 미쳤다. 오맨들씨네 연구소에서 선배는 뉴트로미니컬 에너지라는 거에 흥미가 있었다고 했다. 원자력 에너지보다 100배는 강력하다고. 퍼클조차 필요 없을 만큼 강력한 힘인데 인첨공 자체를 날릴 수도 있다면 그거 아닐까?!
" 리버티가 2학구에서 노리는 거요! 그거 뉴트로미니컬 에너지 아닐까 싶어요!! 원자력보다 100배는 강력한 에너지라던데, 그걸로 인첨공 전체를 날리는 게 목적 같아요!! "
/ 어제 자 버렸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죄송해요 한양주!!! (도게자 하기도 민망)(굽신굽신) 이 뒤의 답레는 저녁 시간 이후에 달 수 있을 거 같으니 편하게 느긋하게 이어 주세요오오
>>867-869 영희주 안녕하세요오오오오 >< 거긴 화요일 저녁쯤 됐으려나요? 는...어 서연이도 3챕 시작 시점에야 합류해서 2챕까지의 스토리는 1도 몰라요 ㅎㅎㅎㅎㅎㅎㅎ 애 능력이 정보 수집 전용이라 정보 관련 떡밥을 캐내려다 보니 제 머리엔 과부화 왔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서 즐겁긴 즐거워요^^ 제가 더 머리가 좋았다면 하고 살짝 아쉬울 뿐👀👀)
서연이가 공식적으론 보고서로 공유하고, 사적으로는 영희랑 친하니까 이래저래 수다 떨었다고 하면 되지 않을까요? 일테면
[ 리버티 그 미친 수박들이 ]> 김서연 [ 핵 쓰려나 봐!!!! ]> 김서연 [ 아니 핵보다 100배 더 쎈 거!!!]> 김서연
이런 식으로요!!!
글고 철현 선배는 확실히... 레어캐죠!! 온갖 능력자들 사이에서 일반인(두뇌회전은 일반인 아닌 듯 암튼 아님)으로서 맹활약 중이니요 (꾸닥꾸닥)
>>871 NPC의 과거사 같은 사이드 스토리를 손쉽게 밝혀서 상호작용이 가능해진다는 점이 장점이긴 하죠. 그 점에서 능력은 잘 골랐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영희가 들은 정보를 써먹지 않는다 하더라도 정보가 많으면 할 거리가 어떻든 더 나오겠죠!! 가령 이번에 영희가 민우랑 만나서 민우가 얼마나 해까닥 도른자인지 똑똑히 봤으니 핵보다 100배 더 쓰면서 너 죽고 나 죽자 모드인 거에 더 분기탱천해서 리버티한테 전의를 불태운다거나요? [ 헐;;;; ]> 김서연 [ 핵 100개가 맞부딪치면 ]> 김서연 [ 누가 이기든 우린 죽음 아님?? ]> 김서연 [ 차라리 저번처럼 다 먹어치우는 ]> 김서연 [ 용을 만들어 달래자!!! ]> 김서연 [ 아니면 에너지를 흡수해서 ]> 김서연 [ 전력 공급하는 발전기라든가?? ]> 김서연
>>875 영희주 애꿎은 사람 안 건드리고 딱 자기 인생 조진 것들만 공격한다고 나섰다면 영희부터가 적극 도왔을 텐데요... 이래서 아무리 원한이 강하고 또 강해도 선을 넘지 않아야 하나 봅니다 충분히 자기 편이 될 수 있는 사람들하고까지 척지게 되니까요;;;; (지금 민우야 편이고 뭐고 필요없고 인첨공을 완전히 없애기만 하면 만족인 거 같습니다만👀👀👀;;;; ) 아, 티미인데 situplay>1597047057>861에서 서연이가 언급한 레드윙과 위크니스의 생체 폭탄 제거설은 완전 헛다리입니다!!!! 레드윙의 해체 코드는 4학구의 컴에 보관되어 있었는데, 그 컴은 스토리상 이미 뜯어 왔다고 하거든요. situplay>1597046989>925
>>877 영희주 ㅎㅎㅎ 외적으로는 은우 부장님이 전담 마크해서 위협이 사라진 상황이었지만, 영희 입장에선 충분히 불안할 만하죠!! 민우랑 서로 대화 안 통하는 부분에서 영희의 가치관 확고한 거 볼 수 있었으니 좋다고 생각해요 >< 그러고 보니 보고서에 적힌 플레어의 사정도 엄청 원통한데(자길 키워 준 고모가 생체 폭탄 삽입 중에 의식 불명 됨 + 이후에 고모 사망했는데도 윗대가리들이 살아 있다고 속이고 있음) 영희는 정이 많아서 그걸 알면 눈물 찔끔할지도 모르겠어요👀👀👀
사람의 뇌가 멀쩡하다면 느낄 수 밖에 없는 원초적인 공포감이다. 그 공포감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 당연하지. 여차하면 국가 정도는 그냥 없애버릴 수 있는 녀석을 상대해야 되니깐. 이런 걸 코즈믹 호러라고 부르는 건가? 디스트로이어는 어떻게든 현장에서 방법을 찾아내서 저지할 수 있었지만.. 플레어는.. 고작 1순위 차이인데도 스케일이 다를 거야. 디스트로이어가 인간계 최강이라고 불린다면, 플레어부터는 신의 경지에 가깝다고 해야 될까. 플레어보다 더 위인 유니온은 말할 것도 없고. 잠시만.. 생각해보니깐 유니온이 지금 모습을 비추지 않을 뿐, 위험요소인 것은 변하지 않았잖아.. 쓰읍... 둘이 싸우게 하는 방법은 없는 건가?
" 그렇긴 그런데, 리버티가 4학구의 연구소를 습격했다면 분명히 소식이 들렸을 거에요. 가능성이야 배제할 수는 없지만, 걔네가 4학구의 코드마저 털었다면 이미 우리 귀에도 들렸겠죠. 아, 물론 지금 당장 습격해도 이상하지도 않고요. 하지만 안심해요. 습격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했지, 지금 털어도 얻을 확률은 적으니깐. 4학구에는 이미 우리 편인 크리에이터가 있으니깐요. 걔네 입장에서 지금 크리에이터와 붙기에는 부담스러울 거예요. 레드윙이 지금 폭탄에서 자유롭다는 건.. 확실한 정보는 아니니깐 묻어두자고요. 이런 가정 저런 가정 다 적용하면 오히려 선택지가 너무 많아셔서 확실한 행동을 못 하니깐요. 그리고.. 폭탄에서 자유로워도 추출할 방법은 많지요. 그림자는 늘 그래왔어요. 약소한 화력을 늘 예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보완해서 우리를 고전시켰죠. 그것이 암부의 기술이든, 지략이든. "
사람이 상상력이 너무 좋으면 괴롭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 어쨋거나 여러 가정을 적용하면 가정은 가정의 꼬리를 물고 더 늘어나게 되어 있다. 차라리 현재 입수한 정보로 최소한의 가정만 해두는 게 나을 수도 있지.
" 음. 다녀오는 건 좋은데요. 은우한테 허락을 맡고 가세요. 결국 이런 결정권은 은우한테 있으니깐요. 간다고 해도 꼭 전투력이 보장된 사람이랑 같이 가고요. 혼자서 가기에는 예상치 못하는 위험요소가 있을 수도 있으니깐요. "
누구랑 같이 가는 게 어려운 것도 아니고, 같이 가서 손해일 것은 없으니깐 말이야.
" 뉴트로미니컬 에너지? 원자력의 100배...? 그 정도면 아마 작은 국가 정도는 공격 한방이면 소멸시킬 수도 있고... 아, 여기서 그 소멸은 지도에서까지 지워버릴 정도고요. 큰 국가는 여러 지역을 공격하기만 해도 파괴될 수준이라고 보는데.. 대한민국이나 영국 같이 작은 규모의 나라는 정말 공격 한방으로 정리될 수 있겠네요. 음.... 플레어의 능력으로 만든 에네지인가? 그리고 리버티가 그걸 노린다? 확실히.. 리버티에서 가장 강한 화력을 가진 사람은 웨이버이고.. 그러고도 믿는 구석이 있다는 건.. "
" 오맨들씨가 실은 나쁜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 저희 연구원처럼 그저 평범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진짜 밑도 끝도 없이... "
" 전 음악 크게 틀었어서 상황 파악을 잘 못 했었는데요 새봄이 말이 선배랑 부장 말고는 다 곤란했던 거 같다니, 다들 크든 작든 영향은 받았었나 봐요. "
" 저희가 완전히 오맨들씨 편이 되면 부장을 고립시켜서 자기 수하로 삼으려던 모양이에요. 그 뒤에 저희 중에 자기한테 위협이 되겠다 싶은 사람은 목숨을 끊게 시키고요... "
" 우습죠? 선배 걱정된다고 요란은 다 떨었으면서 정작 제가 걸려 버리고... "
겸연쩍어 눈을 아래로 내리깔고 마는 서연이었다.
" 근데 전 마음을 닫고 감정을 부정해야 한다는 부장 말씀이 무슨 뜻인지 이해를 못 했었어요. 그래서 목소리만 안 들으면 될 줄 알고 음악을 크게 틀었던 건데... 그랬더니 정작 말을 들어야 할 상황엔 속수무책이더라고요. "
하나만 알고 둘은 몰랐지;;; 머리를 반만 굴렸던 셈이다.
" 그치만 선배는 부장 말씀 듣고 대응책을 알아내셨던 거잖아요? 그래서 세뇌에 안 당하신 거고요. 서현씨 능력을 푼 상태셨는데, 아니, 서현씨 능력을 오래 적용해 왔어서 오히려 취약하실 수도 있었는데도, 오맨들씨가 능력을 썼는 줄도 모르실 만큼 깨끗이 피해가신 거잖아요? 저희 다수가 못 피해간 그 능력을요. "
" 그래서 정말 대단하시다고 생각했고, 기뻤... "
기뻤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눈물부터 차올라 버렸다. 무서웠겠다는 한마디가 명치를 찌르르 울려서. 당시 뭔가 줄줄 놓치고 있는 듯한 불안감과 내가 내가 아니게 된 것 같던 혼란이, 뭐라도 해야 할 거 같은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던 그 순간의 막막함이 뒤늦게 밀어닥쳐서. 아, 씨. 선배 말씀마따나 진짜 맨날 울어! 시도때도 없이.
쪽팔림에 얼굴을 가리고 싶었나, 이번엔 다른 의미의 민망함이 닥쳐 그대로 굳고 만 서연이었다. 닦을 새 없이 방치된(???) 눈물방울이 툭 떨어졌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가슴이 뛴다. 저런 말씀을 어쩜 아무렇지도 않게 하실까??
" 아, 이게 뭐예요오~~ "
울음에 잠긴 코맹맹이 목소리. 역시 민망하지만 오늘은 나도 할 말 할래!!
" 선배 멋있었단 얘기 하려던 참인데!! "
" 그런 말씀 아무렇지도 않게 하시니까 머리가 꼬였잖아요... "
/ 소감만 궁금했는데 아예 내용을 이어 주실 줄이야!!?? @ㅁ@;;;;;; 저도 뒷북 하나 더 잇고 가요오오오오 (털푸덕)(엎어진 채 도주)
“그래, 그게 그 녀석의 능력이야. 공부가 너무 재밌고, 노는 건 지루하다는 것처럼.” “오지덕 박사는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감정을 넣었던 거야.”
철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광범위하고 강력한 공격이라니.. 강서현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아니, 퍼스트클래스와 레벨 4의 차이니 이 정도는 당연한 것인가?
“마음을 닫고 감정을 부정해라.” “최은우부터, 크리에이터 아저씨까지 모두가 똑같이 말했어.” “그리고 덧붙였지. 퍼스트클래스는 가능하다. 상황이 상황이다.” “뒤집어 말하면 그 이외에는 어렵다는 뜻이야. 그래서 난 진작 포기했어.” “그 녀석만큼 암울한 과거 따윈 내게 없으니까.”
철현은 두 손가락으로 자신의 머리를 톡톡 두드렸다.
“그래서 그냥 마인드를 열었지. “내 머릿속에서 특정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능력이지 다른 감정을 못 일으키는 능력이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
물론 철현 자신도 이것이 먹혔는지 먹히지 않았는 지 판단하지 못했다. 결국 운 좋게-또는 나쁘게-그는 능력에 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놈이 살기 싫다는 감정을 일으켜서 자살하게 한다고?” “박사와 함께 죽겠다는 감정을 일으켜서 동반자살 해버리지”
가능하든 불가능하든 철현은 그저 행운을 바랄 뿐이었다.
“잊어버려. 대응책이라고 하기도 부끄러운 그냥 추측이고 내가 능력에 걸리지 않았던 건 그저 운이니까.”
서연이 코맹맹이 소리로 말하자 철현도 능글맞은 얼굴로 답했다.
“난 너 예쁘다는 소리 하고 있는 중이야.”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는 데 머리가 왜 꼬이겠어?”
부부장 말씀대로다. 사람이라면 본능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는 공포. 그걸 마찬가지로 느끼고 계시면서도 부드럽게 얘기해 주시는 게 고마웠다. 하여 정과가 놓인 접시를 한양에게로 밀어 보이는 서연이었다.
" 어... 그런 의미에서 이건 부부장께서 더 드셔야 할 거 같아요. 머리 아픈 일 투성이라 당 딸리실 텐데요... "
하면서도 뭔가 골똘히 궁리하는 듯한 부부장을 주시했다. 안경을 쓰고 계셔선지 오늘은 엄청 모범생 같고 이지적인 인상이시다. 하긴 인상뿐만 아니라 두뇌회전도 엄청 이지적이시지. 잘은 몰라도 전략가 스타일 같달까? 지금도 뭔가 신박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신 거 같은데 말야.
아니나 다를까. 이어지는 얘기는 한결 부담이 덜어지는 것이었다. 4학구는 크리에이터를 믿자. 듣고 보니 그럴싸한 게, 리버티가 2학구의 뉴트로미니컬 에너지란 걸 노리고 있다면, 퍼클과 충돌하며 전력을 소모하는 건 피하고 싶겠지. 확실하지 않은 추측만으로 주저하진 말자는 말씀도 옳게 들린다. 레드윙과 위크니스가 생체 폭탄에서 해제되었든 어떻든, 데이터를 추출당하지 않는 동시에 우릴 대놓고 적대하지만 않는다면 본전치기는 될 테니까. 그럼 잡생각 싹 집어치우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만 추리면, 존버하며 지도에 표시된 위치(일단은 3학구) 탐색 정도일까? 그에 대한 답도 부부장은 명쾌하게 내려 주셨다.
" 아, 네!! 부장께 먼저 보고 드릴게요!! 그리고 혼자는... 저부터가 무서워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
결국 실없이 웃어 버린 서연이었다. 무서워서라도 혼자는 못 가... 암튼 우선은 부장께 보고 올려야겠다.
그나저나 원자력의 100배란 말을 떠올리면서도 오싹했는데, 부부장께서 구체적인 예를 들어 주시니 더 무섭네;;; 우리나라를 한 방에 정리할 정도의 에너지를 인첨공에 집중시키면 인첨공은 진짜 흔적조차 안 남겠는데?? 그런 걸 써 버리면 자기들은 살 수 있나? 다 같이 폭사하자는 거야, 뭐야?? 몸서리가 처지고 마는 서연이었다.
" 2학구 경비원들이 해 줬다는 얘기 말곤 아직 단서를 모르겠는데요. 최근 개발되었고 원자력 에너지의 100배래고 그 에너지가 개발되었기 때문에 2학구 검문이 이전보다 철저해졌대요. 리버티가 퍼클에도 제로에도 관심이 없는데 인첨공을 통으로 날릴 계획은 있다면, 지금으로선 그 에너지를 이용하는 거 말곤 모르겠어요. "
" 그니까 깡통네는 레드윙이랑 웨이버의 데이터 추출이랑 검은 샹그릴라 테스트를 우선시할 것 같고, 리버티는 연구소 습격이랑 뉴트로미니컬 에너지의 확보를 우선시할 거 같다... 정도인 거 같아요. "
말씀드리다 보니 다행인 점이 하나 더 있다. 언젠가 부부장이 가능성을 제기하셨던 레벨 6 이상을 구현할 기술력은 (어째서인진 몰라도) 아직 인첨공에 없나 보다. 검은 샹그릴라조차 연산 능력을 퍼클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거지 레벨 6 구현은 아니잖아? 물론 퍼클급 깡통도 구현되면 재앙이겠지만, 그래도 레벨 6이 아닌 게 어디야??!! 어쨌든, 이만 하면 내 선에서 드릴 수 있는 얘기는 다 드렸나? 한참 골머리 썩이느라 머리에서 쥐가 나고 김이 날 거 같았지만, 이 정도로나마 정리돼서 다행이다. 그래도 모처럼이니 좀 더 말씀 드려 볼까? 생체 폭탄을 대체할 장치 문제랑 수경이에게 개입하고 있는 암부 문제. 딴에는 마음의 준비를 하느라 손깍지를 꼈다 빼길 되풀이하며 심호흡을 하는 서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