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머리를 흔들어 보는 리라를 내려다보면서 옅게 미소를 띄우던 랑은, 단단히 붙잡았던 리라가 장난스럽게 외치며 자신을 팔을 꼭 붙잡자 뭘 하려는 걸까 생각했다. 놓아 달라는 제스쳐? 아니면 빠뜨리지 말아 달라는 느낌? 그러나 다음 순간, 리라의 무게중심이 뒤로 쏠리는가 싶더니 랑과 리라는 함께 물에 빠졌다. 놓아버릴 수도 있긴 했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
상대를 먼저 빠뜨려 버리는 식으로 장난은 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머지 한 명이 수영장에 들어가지 않는 건 아니니까. 결국 두 사람 다 수영장에 들어갈 생각이었으니 이런 결과는 예정되어 있었을지도. 아무튼 풍덩 하고 물에 빠진 두 사람, 랑은 물 위로 머리를 꺼내며 흐르는 물을 닦아내듯 손으로 얼굴부터 쓸어 올렸다. 평소에는 커튼처럼 늘어뜨린 앞머리로 가려둔 오른 얼굴이 자연스럽게 모습을 드러낸다.
"콜록, 후우..."
숨을 내쉬는 소리와 리라의 웃음소리가 섞인다. 혹시 기분이 별론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즈음, 숨소리 끝이 다른 소리로 변해 이어지기 시작했다.
"...하하! 한 방 먹었네."
푸흐흐, 하고 바람 빠지는 듯한 웃음소리를 내는 랑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얼굴이 젖어 눈을 잘 뜨지도 못하면서 자신 쪽으로 물을 뿌리는 리라를 보며, 랑은 웃음기 어린 표정으로 물을 살짝 뿌린 뒤 리라를 다시 한 번 붙잡아 보려고 했다.
표정은 밝으신데. 애들처럼 열 나면서도 모르시는 거 아냐? 철현의 이마로 황급히 손을 옮기는 서연이었다. 뜨겁진 않은 게 제 손도 더워서인지 괜찮아서인지 헷갈리는 가운데 두근거리는 맥이 손끝에 닿았다.
덩달아 열에 들뜨는 거 같다. 선배도 이런 열이었을까. 그러면서도 선배가 처음으로 사이코메트리를 쓰라셨던 때가, (읽히기 싫단 얘길 들은 탓에 누구에게든 유지하려던 거리를) 그렇게 치고 들어오신 걸 나중에 곱씹으며 어쩔 줄 몰랐던 때가 떠올랐다. 타인에게 내밀한 부분을 드러내는 게 절대 쉬운 게 아닌데. 그땐 미처 몰랐지만 충동적인 행동이 아니었다. 충동적이었다면 그 뒤에 또 읽어 보라고는 안 하셨겠지.
" ...저, 선배. "
" 이런 말씀 지금 드리긴 뜬금없지만, 감사해요. 사이코메트리로 읽히는 건 싫고 불편할 만한데도, 읽어도 된다고 먼저 말씀해 주셔서요. 속내를 터놓아도 되는 상대라고 믿어 주신 거잖아요! "
" 믿어 주신 보람이 있게 저 잘하고 싶어요. 선배가 기쁜 일이든 슬픈 일이든 내키실 때 편히 말씀하실 수 있도록요. "
안다. 좋은 일 기쁜 일은 몰라도 나쁜 일 슬픈 일은 선뜻 꺼내기 어려우실 거다. 날 걱정하지 않는 건 불가능하다 하실 만큼 내가 마음 상할까 걱정되고 또 내가 마음 상하면 미안해하실 테니. 그래도 얘기해 주시면 좋겠다. 그 정도의 의지는 되는 상대이고 싶으니
" 피 튀기는 영화는 피해야겠어요;;;; "
피를 뒤집어쓰는 느낌이 들지도 몰라. 그런 건 최근 머저리 수박네랑 그 수박 씨의 깽판으로도 지긋지긋하다. 그럼 로맨스? 그런 건 가상현실 영화관에서 보기엔 심심한가? 액션 영화는? 저지먼트 출동이 무서운 거만 빼면 웬만한 슈퍼 히어로물 뺨치겠고...요즘 무슨 영화가 인기지? 인첨공의 박스오피스 순위를 확인해 보는 서연이었다.
" 제일 인기인 건 .dice 1 7. = 1 쪽이네요. 이거 볼까요? "
1. 로맨스/멜로 2. 코미디 3. SF/판타지 4. 어드벤처 5. 공포/스릴러 6. 미스터리 7. 드라마
흥행하는 영화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지. 별점만으로 고르기 불안하면 상영관 가서 사람들의 찐소감을 확인하고 정해도 된다. 정말정말 별로면 선배 얼굴이라도 구경한다거나?
엉뚱한 발상까지 나아가다 화제가 옷으로 넘어가자 지레 찔끔했다. 커플룩 생각해 버린 거 들키진 않았겠지?! 공연히 긴장되어 토실이의 머리를 만지작거리는 서연이었다.
" 사실 잘 모르겠어요. 있는 옷 중에 맞는 걸 입곤 했거든요~ "
보육원에선 말할 것도 없고 인첨공에 온 뒤에도 룸메나 ◯◯◯가 안 입는다는 옷을 얻어 입곤 했다. 당연히 패션 감각은 망했어요 수준. 그런 주제에 무려 커플룩이란 걸 골라 버렸다간... 음, 역시 곤란하겠다. 하는데 번뜩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근데 이건, 다른 의미로 말하기 곤란한데?!
" ...... "
서해 바다에 가고 싶어질 거라는 우려와 해보고 싶다는 충동이 맞붙었지만, 갈등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몰라~ 영 별로면 웃어넘겨 달라고 하지, 뭐!!
" 혹시요, 선배. 잠옷은 어때요? 같은 디자인으로요. 자기 전에 서로... "
" 서로...를 생각할 겸? "
와와와와;;;;; 말해 버렸다! 나 뻔뻔해!! 외출복과는 달리 똑같은 디자인이어도 남들 눈에 튀어 보일 걱정은 없다만 이건 이거대로 잉스러운데??!! 선배 놀라시면 어쩌지??
당황스러운 건 그뿐만이 아니었다. 선배가 케이크를 좋아해 주신 거까진 만세였는데 마저 잘라 주신 조각 케이크를 보자 띵했다. 레터링 케이크는, 조각 내면 문구도 잘리는구나...;;; 언젠가 한창 나돌던 모 캐릭터 케이크 짤과 비슷한 결과. (그 캐릭터 머리를 쪼개먹고 퍼먹는 비주얼이라 호러였는데) 그걸 떠올렸어야 했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웃는 게 웃는 게 아닌 상태로 제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앞으로 레터링 케이크는 안 만들래...
" 선배, 이거 잘렸지만 문구가 핵심이었어요! 진짜예요!! 먹으려면 당연히 잘라야 하는데 제가 거기까진 생각 못 한 거예요오오... "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 양지에 정상적인 방법으로 발 붙일 수 없다. 태오는 그 사실을 어렴풋이 인지하고 있었다. 살아가며 쌓아온 과오가 있고, 할 줄 아는 것의 방향성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으며, 세상의 순리를 알았기 때문이었다. 이따금 인정할 수 없어 발버둥을 쳐도 운명은 태오를 정해진 기로 위에 올려놓고자 했고, 운명을 거스를 수 있는 타인들과 달리 태오는 순응할 만큼 나약했다. 양지에 발 붙이지 않고 선에 걸치고자 다짐했던 날, 태오는 떠나야 한다 생각했다. 무엇보다 호오가 불명확하며 꺼림칙한 자에게 일침을 듣기 전까지는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 옳다 판단했다. 다만 혜우를 생각하라는 한 문장이 태오의 속내를 뒤집었고, 약조와 더불어 데 마레에서 학습한 죄책감은 가시를 세워 있지도 않은 양심을 찔러댔다.
계획을 이야기해야만 했다. 언젠가 대화가 필요함도 알았다. 줄곧 자신이 회피하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 그렇지만 기회가 달리 없었노라 생각했다. 암부에게 납치당하던 날도, 디스트로이어와의 전투도. 그동안 태오가 본 혜우는 자신이 사라져도 홀로 설 수 있지 않을까 하던 마음 탓이었다. 어째서인지 병실에서 그리 울며 가지 말라 매달렸지만, 정작 자신이 없어도 될 만큼 훌쩍 커버렸단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억, 어억, 끅……." "아니지, 아니야……. 그래서는 안 됐지요. 네가 나를 습격하는 게 아니라, 다른 곳을 습격해야죠. 선지자가 마레에 있다니까요…. 어째서 말귀를 못 알아들어요. 마레에, 선지자가, 있다고……." "나, 나는 그냥 네가 엘리트래서, 선지자가 뭐야, 마, 마레는 뭐고?" "영 못 써먹겠네……."
그 아이가 훌쩍 커버린 만큼 자신도 달라졌다. 태오는 그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인적 드문, 스트레인지로 향하는 골목에서는 큰 소란과 고통 어린 신음이 이어졌다. 길쭉한 손가락이 상대의 뒷머리를 쥔 채 벽에 몇 번이고 처박기를 반복했고, 딱딱하고 거친 벽에 살갗이 뜯기고 찔린 상대의 얼굴은 엉망이었다. 코에서는 피가 흐르고, 앞니도 하나 빠져있다. 끔찍한 소리와 함께 상대가 눈을 뒤집으며 기절하자 태오는 그제야 손을 놓았다. 벽에 얼굴을 죽 그어대며 늘어진 상대의 머리를 발로 툭 걷어차고, 골목 깊은 곳에서 땋은 머리의 여성이 슬쩍 걸어 들어왔다.
"도~련~님~ 이거 데려가~? 아니면 여기서 처리해?" "빛무리들 모인 곳에 던져둬요." "전할 말은 없어?" "배교자라 전해요. 그 이후엔…… 알아서 할 테니." "물감 짜둬?" "됐어요……." "그러면 알아서 처리하라 할게~ 아~ 맞~다~" "응?" "윤찬혁 그 사람이 얼굴 좀 보자고 했어~ 그럼~ 진짜 간다~"
여성은 차가운 외모와 달리 경박하고 쾌활하게 재잘거리며 기절한 남성을 질질 끌고갔다. 피와 먼지에 뒤섞인 혼탁한 붉은 선이 그여지다 발치의 흙먼지에 덮이고, 인영이 사라질 적에야 태오는 벽에 기대며 주저앉을 수 있었다. 익숙한 야옹 소리가 들리고, 고개를 돌리던 것은 홀로 남았을 즈음이었다.
"……아."
퍽 거친 싸움이었던 건지, 아니면 일방적인 습격이었던 건지. 울긋불긋하게 멍이 진 뺨도 그렇고, 터진 입안에서 고인 피를 참지 못하고 거칠게 먼 곳에 뱉으며 손등으로 아무렇게나 입을 훔치는 것도 평소의 얌전한 모습과는 퍽 달랐다.
"……여긴… 위험해요."
태오는 애써 미소를 지었다. 희미하게 입꼬리가 올라간 것이 영락없는 미소요 당신에게 속삭이던 말은 스트레인지에서 방황하던 때 이끌고 나가며 얘기하던 것과 다를 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