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5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당신의 첫마디가 영 못마땅한 모양입니다. 자련은 입술을 삐죽이더니, 말을 질질 끌며 답합니다. 한 문장을 끝내고서는 잠깐의 침묵이 들어섭니다. 자련은 두어 번 눈을 깜박입니다. 어깨를 한 번 으쓱이고는, 한결 가볍게 어조로 입을 엽니다.
"그런다구 해서 이 상황이 빨리 종식되면 또 모르지만요."
혹시라도 그런 일이 가능하다면, 이 한 몸 바쳐서 끝장나게 울어줄 수 있는데 말이죠! 말을 마친 자련은 두 손으로 눈가를 가리고는 과장되게 힝힝 우는 시늉을 합니다. 과장되다 못해 장난스런 기색까지 깃든 목소리와 달리, 고개를 살짝 숙인 모습은 정말로 우는 사람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얼씨구우, 말로만 미안하다고 하시게요?"
그러나 자련은 곧 고개를 듭니다. 얼굴은 평소와 같이 재기 발랄한 -그러다 못해 묘하게 악동스러운- 미소로 가득 차 있습니다. 고개를 살짝 치켜들고 두 손을 허리께에 올린 그는 쯧쯧, 하고 혀를 찹니다.
"이런 건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죠! 그래서 원래 사과라는 말도 미안한 거 말로만 넘어가기 뭐하니까 사과 한 알 주면서 사죄한 거에서 유래했다잖아요... 몰랐죠? 몰랐죠? 내 이럴 줄 알았어, 그러니까 그냥 말로만 미안하다구 하지! 아조씨도 몰랐을 테니까 이번은 내가 그냥 넘어갈게요. 대신! 다음에 나 뭐 하나만 도와주는 거 어때요, 응? 뭐 어려운 건 안 시킬 테니까!"
당신의 정신을 쏙 빼놓으려는 양 한참을 떠들떠들하더니,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당신 좀 부려먹겠다는 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말을 마치고 나서는 잔망스레 한쪽 눈을 찡긋거려 보이기까지 합니다! 뭐 이런 녀석이 다 있답니까?
"저번부터 말하지만~,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랬어요!"
자련은 잽싸게 폴짝거리며 뒤로 한두 발 물러섭니다. 입가를 옷소매로 살짝 가리고는 우히히! 웃습니다. 영락없이 남 놀리는 걸 좋아하는 꼬마 애입니다. 그러다 당신이 질문을 던지면 응? 소리를 내며 왼쪽으로 고개를 살풋 기울입니다.
"당연한 말씀을 하시네, 천강단원의 발 닿는 모든 곳이 천마님의 이름을 알리는 포교의 장인 걸요!"
거기에 겸사겸사 불쌍한 이들 구제도 하고~ 벌레 구제도 하고~ 그러는 거구요. 다리를 장난치듯 동당거리자 옷자락이 나풀거립니다. 자련은 가볍기 짝이 없는 목소리로 조잘거립니다. 목소리만 듣자면 꼭 장 볼 목록이라도 읊는 것 같군요.
"그래서, 당신은 어쩌다 이쪽까지 흘러들어온 거예요? 매리곤문이랑 크게 인연이 있어 보이진 않았는데... 아, 아니다. 저번에 흑천성 뭐 어쩌구 했었죠? 그럼 연관이 있기는 있네... 근데 아무리 그래도 너무 건너뛴 거 아녜요? 저번엔 교국에 왔다가, 이번엔 운남이라니!"
야견은 자련의 장난치는건지 우는지 모를 모습에 피식 웃으며 비도를 닦는다. 솔직히 말하자면 야견은 전쟁이 언제 끝나든 알 바 아니었다. 물론 민초야 괴롭겠지만 야견에게 있어 그건 큰 문제는 아니었다. 오히려 강해질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니 오히려 좋은 기회가 아닐까.
“흐음, 일리는 있군. 일리는 있어. 확실히 말만 하는 사과에 무슨 의미가 있겠어. 진심이 담겨져 있지 않으면 공허한 메아리나 다를 바 없지. 입으로만 하지 않는, 행동이 수반된 사과라, 아주 정론이야. 그렇지만 거절한다.”
야견은 자련의 말에 맞장구를 치듯이 고개를 까딱거리며 통통 튀는 자련의 움직임에 호응하듯 말하다가, 툭하고 대화를 툭 잘라버린다. 우우 분위기 못 읽는 인간. 우우 적당히 맞춰줄 줄도 알아야지 우우. 저러니 교국에서도 그꼴이었지(?)
“지난번에도 내가 부탁을 세 번 정도 들어준다고 했지? 나보고 거기서 빚을 더 늘리라는 말이신가? 아저씨가 아닌 내 지갑은 그럴 여유가 없네에에에! 정 원하신다면 한번 정도 패를 쓰시던가.”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낄낄대는 야견이었다. 단순히 패를 쥐어주기 보다는 패를 쓰라는 엄포. 예전에 누군가에게 빚지는 것이 싫다 했으니, 아마 그런 성향의 연장이겠지. 뭐, 이것도 기회다. 사파에게서 사파 돌아가는 이야기를 들을수도 있고,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볼수도 있겠지. 정 아니면 한판 싸워보는 걸 청하는 것도 방법이다.
“글쎄다? 딱히 생각하고 움직이지는 않았는데에. 아 그래 그치. 여기 가면 지금까지 못 보던 놈들이랑 싸울 수 있으니까 그게 재밌을 것 같아서 왔다고 하면 아귀가 맞을라나.”
야견은 자련의 이야기에 살짝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고민하다 그리 이야기한다. 마치 못 먹던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왔다는 여행자와 비슷한 태도. 야견에게 있어 싸움이라는건 그런 기호의 영역인 듯 싶다. 하고 싶으니까 한다. 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