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아닌게아니라 알터 역시도 미증유의 혼란을 겪고 있었다. 그렇잖아도 연구원들이 아예 연구소에서 생활하는 봉쇄 절차를 밟고 있는데, 거기다가 목화고 소속 학생들 몇몇이 어려져버리는 바람에 뜻하지 않은 육아 스레··· 아니 육아물을 뭉탱이로다가 찍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혼란한 가운데, 성운은 어지럽고 시끄러운 알터를 떠나서 이름만이 기억나는 자신의 애인을 찾아 3학구를 어린 몸으로 가로질러 영락에 도착해서는, 열린 창문으로 들어와서 유준의 사무실 한가운데 둥실둥실 떠있는 것이다.
<[ 협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 서성운 학생의 어머니를 보내겠습니다. ] <[ 안티스킬의 유호란 소령입니다. ]
답신 역시도 간결하고 실용적으로 돌아왔다. 연구원들 사이의 연락이라는 것이 대개 그런 풍조로 이루어지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영락도 알터도 바쁘기까지 한 판이라. ···그러나 그뿐만이 아니고, 조금 신경쓰이는 연락도 같이 들어왔다.
<[ 혹시 영락 측의 목화고 학생들 중에도 정신적 과거회귀라거나 하는 현상이 발생한 바 있습니까? ]
─그리고 아이들은 그런 것에는 그렇게 아랑곳하지 않았다. 유준이 두 꼬마를 지켜보며 한숨을 내쉬는 사이에. 새까맣게 물들어있는 먹빛의 눈과 밤하늘 한 모금을 떠다 담아놓은 것 같은 오묘한 흑회색의 눈이 서로 가만히 마주보고 있다. 네가 찾는 혜우 저깄다, 하는 말도 필요없을 뻔했다. 눈을 마주친 순간 알아볼 수 있었을 테니까.
성운이 창문을 통해 들어왔으니 망정이지, 만약 정문을 통해 로비를 가로질러 들어왔다면 제법 큰 소란이 일었을 것이었다.
현재 영락 역시 거의 모든 연구원들이 연구소의 사택에 머무르고 있으며 연구소를 보호할 명목으로 과거 학생이었던 능력자들이 각양각색으로 모여 있었으니, 제 아무리 투명 자켓을 입은 성운인들 걸려서 붙잡혀 마구 귀여움을 받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을 것이 분명했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유준은 창문을 닫고 잠금을 걸었다. 그리고 연락을 확인했다.
...영락의 목화고 학생 중에도?
잠시 고민하다 손가락을 움직였다.
>[알겠습니다.] >[해당 이상현상은 영락 소속 중에서는 확인된 바가 없습니다.] >[서성운 학생은 해당됩니까?] >[일단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겠습니다.]
영락의 방침 중 하나. 소속된 학생의 세부 상태를 외부에 가능한 노출하지 않을 것.
"...혹시 모르니까 말이지..."
유준은 작게 중얼거리며 등 뒤 책장에 기대어 섰다. 성운의 어머니- 유호란 소령이 영락에 도착해 로비 데스크에 방문을 알리면 즉시 폰으로 알람이 올 것이었으니, 그 전까지 애들을 보는게 그의 일이었다.
어른들이 각자의 사정으로 정신없을 사이, 두 아이는 서로 모르는 모습으로 대면했다.
"......"
나는 여전히 누운 채로 작은 성운을 바라보았다. 이 현상은 아마도 몸만 어릴 적으로 돌아가는 것 같았는데 성운은 어쩐지 그게 아닌 듯 보였다.
기억에 문제가 생긴 걸까.
그럼에도 나를 보는 밤하늘빛 눈동자는 성운이 맞았다. 신기할 정도로, 성운의 느낌이 그 크고 둥근 눈동자에 담겨 있었다.
"......"
나는 나를 향해 뻗어오는 희고 작은 손을 보았다. 내게 닿으려는 것일 테니, 내 손을 내밀어 잡아주고 싶었다.
하지만 몸은 너무도 무거웠고, 입은 여전히 말 하는 법을 몰랐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누운 채 고개를 조금 기울여서 그 손이 내 얼굴 내지는 머리에 닿을 수 있게 하는 것 뿐이었다. 닿는다면 아주 느릿하고도 미미하게 손에 부비는게 고작이었겠지.
>>789 (오물오물당함) (쨔무쨔무 꾹꾹꾹이..) 걱정마세요, 무리해서 오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여가를 즐기러 오는 길인걸요. 퇴근하고 나서의 저녁 여가시간을 출근하기 전의 새벽 여가시간으로 미룬 것뿐이구, 새벽에 일어나면 게임숙제 하는 거랑 여기에서 시간보내는 게 낙이니까요... (부비부비빅.)
그녀의 몸이 어려지고 기억이나 인지능력의 여부가 불분명했지만 그럼에도 영락의 소장은 그녀에게 커리큘럼을 이행할 것을 지시했다.
물론 최근에 하던 실험과 같은 내용이 아닌 극초기에 하던, 그것도 식물 만을 대상으로 하게끔이었다.
가끔 보면 소장, 아니 교수님은, 인간적인지 기계적인지 모르겠어.
영락의 연구원 박유준은 그런 생각을 하며 그녀를 커리큘럼용 훈련실에 데려다주었다. 훈련실은 출입구와 관측용 유리창을 빼면 거의 밀실에 가까운 곳이었다. 물론 환기와 정화는 꼼꼼하게 하니, 당장 바닥에 누워 자도 위생상 문제가 없을 곳이기도 했다.
"자- 오늘도 어제 했던 거 똑같이 하자. 어제처럼만 하면 돼."
유준은 훈련실에 미리 가져다 놓은 아이용 의자에 그녀를 앉히며 말했다. 진이 신나게 사 온 옷 중, 연하늘색 투피스 드레스를 곱게 차려입은 그녀는 가만 있을 때도 그렇지만 이렇게 앉혀놓으면 꼭 인형 같았다.
저 생기 없는 눈동자가 비스크 돌의 유리 눈알과 매우 흡사했으니.
"...얼른 끝내고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유준은 어쩐지 그녀의 모습이 서글프게 느껴져, 일어나기 전에 두어 번 정수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리고 훈련실을 나와 관측실로 옮겨갔다. 관측실에서는 이미 능력의 사용 여부를 감지하는 센서 등등이 일정한 기계음과 동작소리를 내며 작동하는 중이었다.
...훈련실에 홀로 동그마니 앉은 그녀의 주위로 가지 꺾인 관엽식물 몇 그루가 배치되어 있었다. 이 꺾인 가지를 원래대로 붙여내면 오늘의 커리큘럼은 종료였다. 관측실의 유준은 전날 시간이 얼마 정도 걸렸으니 오늘도 비슷하거나 조금 빠르게 진행되지 않을까 하고 예상했다.
그 예상이 적중한 듯, 멀리서도 눈에 보일 정도로 꺾인 가지가 움직였다. 관측실 내부에선 능력 사용을 감지한 기기에서 변화된 신호음이 들려왔다. 그래, 그렇게만 하면 된다, 라고 생각하던 유준은 계속 이어지는 기기의 신호음에 이상을 느꼈다.
뭔가 잘못됐다.
라는 감이 든 순간, 관측실을 나가려고 했으나 마치 타이밍을 맞춘 듯 영락의 소장이 들어왔다. 소장 주현성, 그는 나가려는 유준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지금 가선 안 되네. 잠자코 지켜보도록." "그... 알겠습니다."
유준은 순간적으로 소장의 지시를 거스르려 했으나 이내 소장의 분위기도 평소와 다름을 깨닫고 잠자코 돌아섰다. 다시금 바라본 훈련실 내부에서는-
"이게 대체...!"
작은 관상용에 불과했던 관엽식물들이 마치 야생에서 자라는 것 마냥 성장하고 있었다. 이미 그녀의 모습마저 가려 육안으로 관측할 수 없었으나 기기들의 신호가 그녀의 상태는 양호함을 알려주고 있었다. 마치 열대우림의 한 조각마냥 변해가는 훈련실을 바라보며 주 소장이 입을 열었다.
"박 군은 저 아이의 근원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근원 말입니까? 그야 데 마레에서 배운 것이 아닐지." "허허. 그건 인첨공에 들어온 이후 아닌가. 그 이전 말일세." "그건... 모르겠습니다. 어렴풋이 박대받고 자랐다는 것 외에는 아는 것이 없으니까요." "그런가. 허면 박 군의 일이라 여기고 생각해보게. 박 군의 과거로 빗대보면, 어떤 생각, 어떤 결심으로 살게 될 것 같은가?" "제, 과거라면..."
유준은 계속해서 자라는 관엽식물의 이파리를 보며 생각했다. 그 속에 조그맣게 웅크리고 있을 그녀를 떠올렸다. 옥죄어오는 그 사이에서 필사적으로 스스로를 지키고 있을-
"...저라면, 어떻게든 나아갈 방법을 찾을 겁니다. 찾아서 실천할 겁니다."
잠시 침묵 후에 유준이 대답하자 주 소장이 허허, 웃으며 화답했다.
"그렇군. 그렇다면 저것이 저 아이가 택한 그 방법일세."
그 말에 유준은 훈련실을 바라보던 눈을 깜빡였다.
그 한 순간, 훈련실을 가득 채우던 식물의 모든 이파리가 색을 잃고 무너져내렸다. 마치 불에 타 형체를 잃듯 희게 시들어 파스스 쏟아지는 잔해 사이로 다소곳이 앉은 그녀- 천혜우가 눈을 감고, 지금 이 순간을 음미하고 있었다.
유준은 그 모습을 보며 오싹한 전율을 느꼈다.
관측실 내부에선, 관측 대상의 계수 변화를 알리는 신호음이 두 사람의 정적을 더해, 요란히도 울렸다.
[하지만 지금은 네가 하는 것을 용납할 것이랍니다...] 그건... 네가.. 지금은 관대하게 보아줄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랍니다... 기묘하게 안정적인 당신은 당신을 바라보았습니다. 당신은 안도하는 것을 기억하나요? 어린 당신이 가지게 된 것이 몇 개 떠오르는데. 어째 하나같이 좋은 게 없는지. 낯설지만 익숙한 듯한 얼굴을 희미하게 떠올리나요?
[그 존재가 네게...그리고 나에게 가능성을 줬지만.. 지금은 아니야.] 푸르렀나? 푸르지 않았나? 얌전히 앉은 당신이 산산조각 낼 수 있는 것은 다른 영역의 일입니다.
"..." [지금은 다다르지 않아도 되는 일이지] 당신이 어떻게 알고 있나요? 라는 침묵에 그것은 깔깔 웃었습니다. 기분나쁜 쇳소리가 섞인 웃음소리가 흐트러집니다. 영원이거나, 황금이거나.. 같은 소리를 하지만 그만두고는 대답해주지 않습니다. 지금이지나가면 또다시 끔찍해질 테니까. 아예 여지를 주지 않을 건가봐요? 신체적으로 어려져버린 당신의 상태를 알기에 가지 않을 수 없는 연지로 가면 당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할 것 같습니다. 상태를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 필요하니까요. 이 당시의 그녀의 신체를 아는 이는 연지에 아무도 없었으니까요. 커리큘럼을 분석하여 적절히 중화하는 것을 하는군요. 무거운 몸을 가볍게 만들고, 남아있는 것을... 현실에 붙잡는 감각의 강화로. 농담이기는 하지만 차원미아가 되면 곤란하잖아요?
<[ 정밀하게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 <[ 정확히는, 서성운 학생이 진단을 거부하고 천혜우 학생을 만나겠다고 가버려서. ] <[ 모쪼록 선처 부탁드립니다. ]
아마 대부분의 연구소가 다 비슷한 방침이 있을 테고, ALTER 역시 예외는 아니다. 아니, 그 연구주제며 연구방식의 특성상 알터의 보안은 다른 연구소보다 오히려 훨씬 더 엄중한 면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숨겨야 하는 이면의 이야기. 겉으로 드러난 표면만을 바라보면 알터는 그 명성에 비해 허술하게까지 보이는 면이 있었다. 지금 박유준에게 연락해온 서헌오 박사가 눈앞의 이 작은 아이의 아버지이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일까.
그러나 어른들이 뒤에서 아이들을 두고 무어라 입방아를 찧고 어떤 고민을 하건, 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깜빡, 하고 똘망똘망한 그 밤하늘 색깔의 눈은, 인간의 색채의 영역을 뒤로 두고 온 보라색과도 네 앞에서 꽃말 품은 보라색과도 달랐으되 다르지 않았다. 너와의 추억 대부분을 어딘가에 잊고 왔으나, 그럼에도 네가 어떤 존재인지만은 기억한다- 머리로 기억한다기보단 마음으로 남겨놓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 손은 여전히도 예전과 똑같이 네게 따스했으니.
네 옆에 사르륵 내려앉은, 이제는 너와 덩치가 비슷해 보이는 그 아이는 고사리같은 손길에 네 머리 기대어옴을 보더니 네 하는 양을 가만히 바라본다. 무언가 이렇다 할 말을 꺼내지는 않는다. 그 대신 성운은 마치 무언가 떠올리듯, 머리가 아니라 마음이 기억해내기라도 한 듯이 팔을 활짝 벌리고는 너를 꼬옥 끌어안아버렸다. 솜털 가시지 않은 폭신한 볼이 부비적, 하고 다가오는 게 느껴진다. 네가 기억할지 모르겠다. 그날, 뜬금없이 프리허그를 하지 않겠냐고, 네가 이 아이를 이다지도 사랑하게 될 줄 전혀 생각지 못했던 그 날 말이다.
이대로 내버려두면 이 소년은 꼬물대는 움직임으로 자기 품안에 네가 좀더 편하게 기대뉘일 수 있는 자세로 고쳐앉을- 아니, 숫제 네 옆에 같이 누워버릴 것이다. 네가 기진맥진해 있거나 시무룩해 있을 때 그가 종종 그랬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