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데 마레가 최근 연구원 피습사태에도 학생들의 안전과 복지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했으나, 아니무스에서는 정작 파견이 중단되어 커리큘럼을 일시중지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우스운 일이다. 또한 한결 선생만 안타깝게 된 일이기도 하다. 태오가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데 마레의 소장 안승환이 윤리위원회를 열어 연구원 백한결에게 징계를 내렸고, 온몸이 으스러진 뒤 호전되는 동안 병문안도 오지 못하고 근신처분을 받은 한결은 피가 바짝 말랐을 것이다. 그리고 퇴원하기도 전에 리버티 사태가 터졌으며, 이 기회를 틈타 아예 멀리 떨어뜨리자 판단한 승환은 지금처럼 커리큘럼을 중단시켰다.
"이건…… 곤란한데."
제법 괜찮은 시나리오를 썼더니 이런 면에서 심히 곤란하다.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해야 우리 형님께 판을 깔아드리고, 저지먼트에게 약간의 이득을 주며, 리버티를 천천히 갉아먹을 씨앗을 뿌릴 수 있을까. 태오는 손 위에 놓인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한결에게 연락할까 말까 고민하던 손길 뒤로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지만 태오는 눈을 감아버리기로 했다.
"……."
좋은 사람이긴 하다. 같이 있으면 저도 모르게 무언가를 얘기할 수 있게 된다. 이따금 편안한 안정감이 비틀린 인두겁의 위치를 제자리로 두고 이것이 인간이 사는 법이라고 이끌어주는 느낌이 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짐승은 아무리 천 년을 수련한들 영원히 짐승으로 남고, 인첨공에서도 영원한 순수함은 없다. 이 안정감을 결국 내려놓고 어그러뜨려야만 했다. 눈을 감고 안정을 찾아갈 적, 누군가 뒤에서 태오의 어깨에 스르륵 기어오듯 기댔다. 태오는 익숙하게 제 왼쪽 어깨에 기대듯 고개를 파묻은 사람의 머리에 제 머리를 툭 기울여 기댔다.
"네 이것도 제법 익숙해." "누가 하도…… 달라붙어서요, 네." "무얼 하고 있었니?" "당신 속 읽기. 들리는 것이라곤 영양가 하나 없지만." "우스워." "네에."
태오는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떴다. 한결의 이야기를 꺼낼 이유는 없다. 앞으로의 계획을 밝힐 일도 없다. 한참을 머리에 기대거나 고개를 돌려 머리카락에 얼굴을 맞대기를 잠시, 태오는 다시금, 그리고 의아한 듯 눈을 끔뻑였다. 어깨로 퍼지는 온기, 어쩐지 묵직한 느낌이 드는 두 눈, 그리고 흐려지는 시야와…….
"……당신 나한테 뭘 한…." "뭐긴 뭐야. 네 생각이 깊어보여 특단의 조치를 썼지." ─ 진짜 뱀 같은 녀석이네. 따뜻해졌다고 5분도 안 되어 잠든다고? "아, 젠장."
꽉 쥐어진 주먹, 날카롭게 벼려진 시선은 평소에 느끼던 동월의 체온만큼이나 싸늘하게 와닿았지만 그녀는 그것이 결의에 가까운 감정이라 판단했기에 그저 웃어보일 뿐이었다.
"좋은 정신임다! 물론 가장 좋은건 그래도 몸 조심하는 거구, 그보다 더 좋은건 그럴 일이 없도록 하는 거겠지만여!"
물론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데다 괴이란 것이 조심한다고 해서 다치지 않는 것도 아니겠지만... 정말 말이 씨가 된다면 기왕이면 좋은 말을 해두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 정도의 한마디였다. 물론 플래그 브레이커인 동월이 과연 어떤 의미로 플래그를 부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머, 그렇다구 어거지로다가 반하게 한다느니 그런걸로 무리해봤자 본말전도니까 말임다? 게다가... 잘은 모르겠지만서두 이미 공략 성공, 이란 느낌인데 업적작 할거 아님 느긋한게 좋잖아여~ 아, 혹시 예전에 얘기 안했었슴까? 즈는 시작부터 호감도 최대치 상태라구여. 그저 루트 해금 방식이 조금 까다로울 뿐이었고 말임다."
여전히 영문모를 말을 늘어놓는 그녀였다. 물론 당당한 표정과 행동도 잠시... 강하게 끌어안자니 왠지모르게 불안하고, 그렇다고 설렁설렁 포옹하느니 안하느니만 못하다고 생각한 것인지 동월이 빈틈 없이 타이트하게 안아드는 느낌에 그녀는 여러 의미로 호흡이 느려지게 되었지만 그것이 얼굴로까진 드러나지 않았다. 물론 서로 밀착해있는만큼 숨겨지지도 않았겠지만,
"헤헤... 즈도 잘부탁다림다!"
처음부터 그러려고 했다는듯이 귓가에 들리는 나지막한 한마디. 비록 그녀에게 있어 그럴듯하게 꾸며낸 것 말고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감정이라 해도, 분명 보랏빛 시선의 테두리를 넘어 주변으로는 철 지난 벚꽃잎이 선명한 분홍빛과 함께 퍼져나가고 있었을 것이다.
"응! 바로 그검다! 좋은 정신 2스텍! 또 금방 슨배임식 귀차니즘으루다가 빠질거 같지만서두... 머, 증말루다가 그런다믄 즈가 때찌할 뿐임다."
당장 자신 역시 좀처럼 떠올리지 못하는 기억들이 있거늘, 어떻게 동월을 탓할까. 시간은 많은만큼 천천히 둘러보며 찾으면 그만이었다.
"적어두 3학구에선 즈보다 엄청난 사람은 없을거라 자부함다. 머, 사실 즈가 평범한 '여고생' 같은 분위기는 아니란건 알지만여?"
...있다면 그건 또 그것대로 두려운 일이다.
"스읍... 생각해보니 그렇네여... 져도 진게 아니라니... 이거 완전 사기 아님까? 우우~ 방장사기맵~"
따지고 보면 져도 진게 아닌만큼 승리는 피차 마찬가지일 것이다. 긍정적인 감정이란건 늘 그러했으니까,
"...에반데여."
외우는건 잘하지만 듣는건 못하기에, 다만 멋들어지게 잠들 자신은 있다는 말에 그녀는 벙찐 표정을 지었다. 그게 동월의 기본양상이었으니 이제와서 뭐라 할수는 없겠지만, 그 어떤 지식이래도 결코 허투루 다루지 않는 그녀이니만큼 조금은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났을까.
"어... 냉팩까진 좀 에바인거 같구 말임다. 그건 제대로 안아주는게 아니잖아여. 그 면적만큼의 손실률을 참을 수가 읎슴다. 한시간 정도는... 머, 괜찮으려나여... 앞으루 더 단련하겠슴다!!!"
그렇다고 정말 한시간이 지나면 칼같이 떨어질 그녀도 아니겠지만... 사람 일은 모르기에 주먹까지 꽉 쥐어보이며 열의를 내비췄다.
"포에~ 그런 일이 있었나여? 기억이 나는거 같기두 하구... 안나는거 같기두 하구~?"
물론 정말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부러 휘어진 눈매와 가라앉은 색상만큼은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그치만 역시 수르스트뢰밍은 억지루 먹이진 않을 거니까여~ 그렇다구 오르톨랑 같은 쵸큼 비윤리적인 것도 먹일 생각은 없슴다."
무엇보다 그런걸 먹을 수는 있는 걸까? 백보 양보해 보라색맛 카레라 할지라도 솔직히 그녀 역시 감히 다시 도전할 엄두를 내지 못하겠지만...
"...그렇네여! 이번에야말루 최고의 선택지를 고르고 싶슴다! 진정한 첫 데이트니까여!"
단순한 만남, 모임이라는 의미를 넘어 으레 쓰이는 의미로서의 좋아하는... 좋아할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
"그거 알아? ...물론 알고 있겠지만... 그래서 내가 당신을 재밌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거니까,"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조금 느려진 발걸음. 들릴듯 말듯, 그저 입술만 움직일 뿐이라 느껴질만큼의 목소리. 보랏빛에 더해진 검은 기운은 얊게 휜 시선과 함께 어긋남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오늘도 변함없이 훈련에 매진하는 김영희. 영희 답지 않게 무려 오늘은 집중(!!!)을 하고 있었다.
"......"
가늘게 뜬 눈의 시야에 들어온건, 다 먹은 체리 콜라 캔 6개.
"....핫!"
짦은 기합소리와 함께, 6개의 레이저가 그녀의 오른손에서 동시에 동시에 캔들을 꿰뚫었다..... 맨 왼쪽의 캔 1개를 제외하고는.
충격으로 날아간 5캔을 두고도, 그을렸지만 바람구멍은 나지 않는 캔을 보며, 영희는 새로 나온 체리맛 우유가 품절된것 마냥 투덜거렸다.
"에잇. 아직 6개는 무리였건가....?"
포톤 레이저는 분명 능력상 유용하고 멋있었다. 당연히 빔 쏘는 능력이니까. 하지만 지금의 영희는 엄연한 레벨 1, 그 출력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을수 밖에 없다. 당연히도 능력의 출력 면에서는 자신 보다 높은 레벨 보다 떨어질테고, 무슨 온라인 게임 마냥 같은 레벨 끼리 적으로 만난다는 법칙 같은건 없다.
그 격차를 해결하기 위해 생각한 것 중 하나가 "연속으로, 한꺼번에" 사용하는 것이다. 적이 주먹 한대로 쓰러지지 않으면 두대, 세대 먹여야 한다는 당연한 이치인 것이다.
"그래도 6개는 힘들단 말이지..."
그렇게 볼을 부풀리며, 휴식을 취할겸 옆에 있던 새로운 체리 콜라 캔 하나를 따서 단숨에 들이켰다. 주위에는 오늘 해치운 .dice 87 100. = 89 개의 구멍난 콜라캔들이 널부러져 있었다. 물론 그 내용물들은 영희의 뱃속에 있고.
익숙한 패턴의 진동음과 함께 온 메시지, 하지만 내용을 굳이 열어보지 않아도 자연스레 읽힐 수밖에 없었다.
"......"
머리카락에 엉겨붙은 붉은 잉크, 무언가를 동여매고 있었던 손에도 똑같이 묻어난 흔적, 단지 그녀의 것이 아니었을뿐 그것은 아주 천천히 산화되어가고 있었다.
[......]< [에반데여.]<
"방금 최우선적으로 해야할 일이 생긴걸 다행으루 생각하셔야겠네여."
벽에 기대어 있는 것은 그 산화된 흔적의 주인, 굽이쳐 흐르는 옅은 라벤더 빛깔에도 그 자국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손을 들어 여성의 가슴 정중앙을 향해 밀치듯 뻗자 그 충격 때문인지, 그녀의 능력 때문인지 스파크와 함께 작은 폭발이 있었고 회로가 타는 매캐한 냄새와 방금 막 뱉어진 진득한 쇠비린내가 코를 자극하고 있었다.
"차마 여기라고 2주규칙을 무시할 수는 없어서 그만두겠지만, 나한텐... 우리한텐 수십명과 8개월짜리만큼의 앙금이 아직 더 남아있으니까, 도망칠 생각은 안하는게 좋을 거야. 만약 그럴거면 다시는 마주치지 않길 바라는게 좋을거고,"
여학생에게 휘어잡힌 머리카락은 부분부분 새까맣게 그을려있었고, 그럼에도 여전히 눈빛을 알 수 없이 가느다란 시선을 가진 인물은 그저 목구멍 속으로 울려퍼지는 알수 없는 감정이 담긴 웃음과 함께 입꼬리를 올려 웃고 있을 뿐이었다.
"...하마터면 미래에 결혼식이 아니라 영결식을 할뻔 했네여. 남들 다 가는 리스폰 장소도 못가는 양반이 참 가지가지 하고 있단 말임다... 그러니까 즈 같은걸 가지는거 아님까."
최단거리로 가로질러 도착한 곳에는 마찬가지로 연락을 받았는지 익숙한 모습... 혜우가 있었다. 아니, 애초에 이 꼴로 두사람에게나 연락을 보낼수 있을 정도인게 용했을까? 여러모로 종잡을수 없는 인물이었다.
간신히 아직은 시체가 아니라 사람임을 알리는 그의 모습을 보던 그녀는 혜우에게 조금 씁쓸한 시선을 보냈다.
"이럴 때마다 매번 미안해질 정도임다... 아시겠지만서두, 원래 좀 이런 사람이에여. 또 보나마나 티 안나믄 숨기려구 했겠져."
잘 다쳐오는 편이란 말이 졸지에 문제아로 필터링될수 있는 발언, 그렇다고 방금 전까지 뱉어낸 독설만큼 냉정한 표정은 또 아니었다.
"아니면, 들켜도 침바르면 낫는다느니 하는... 10년 전 나도 안믿었을 법한 얘기만 한다던가, 그치? 그 네타, 이미 철 지난데다 재미 없으니깐.
...설마 구멍뚫린 게시판을 포스트잇으로 가렸던 것처럼 지금도 그게 될거라 생각한건 아니지?"
여러군데 자잘하게 다친것으로 보이는 정도로 다 죽어가는 사람마냥 문자를 보낸건 아니었을테니, 그녀는 희멀건하게 뜨여 핏기가 사라져가는 뺨에 조심스럽게 손을 가져다 대었다.
"...만약 정말 그럴 작정이었으면 관자놀이도 마저 뚫릴 각오를 하는게 좋을지도 몰라."
걱정스러운 표정과는 다르게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은 꽤 신랄했기에, 어느쪽이 진심인지는 듣는 것만으론 알수 없는 노릇이었다. 단지 다홍색의 빛깔이 무겁게 가라앉은 시선만 볼수 있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