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성하제 공연이 끝난 후 댄스부 부실은 한결 한가해졌다. 몇 주 내내 빽빽하게 들어차 있던 단체 연습 스케줄도 원래대로 돌아갔고, 큰 이벤트를 한 차례 지나간 후라서 그런지 부원들 또한 전체적으로 풀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는 이 잔잔한 연못에 느닷없이 돌을 던졌다. 리라는 마루에 누운 채 눈이 동그래져선 입을 다물지 못하는 댄스부 부장과 부부장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살짝 웃어보인다.
"아~ 이 반응 뭐야! 제가 저지먼트 예비 부부장 된 게 그렇게 놀랄 일이에요? 서운하다!" "아니... 축하해. 축하하는데..." "야. 리라야. 저지먼트 부부장이면 여기 부장은 못 하는 거 아니야?" "그렇겠죠? 아무래도 바쁠 테니까."
짧은 침묵이 세 사람 사이를 메웠다. 진과 채영은 바닥에 드러누운 채 히히 웃고만 있는 리라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이윽고 그를 가운데 두고선 양 옆으로 함께 누워버린다.
"후우... 이리라 너 임마 이거 배신이야... 우리가 먼저 점찍었는데..." "한채영. 배신은 너무 나갔다. 근데... 아쉽긴 하네, 리라야. 당연히 너한테 부장직 넘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미안해요, 언니들. 하지만 해보고 싶었어요. 댄스부도 탈퇴는 안 할 거니까 걱정 마세요. 후배들도 가르쳐 주고 언니들이 했던 것처럼 공연 프로그램도 짤 거예요." "...괜찮겠어?" "아마도요."
많은 것을 알아버린 이상 몰랐던 때로 돌아갈 순 없다. 리라는 하얗게 빛나는 무용실 A의 형광등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러나 감은 눈꺼풀 너머로도 강한 빛이 쏟아지는 게 느껴지니, 감는다고 할지언정 그 자리에 불빛이 존재한다는 걸 인식하지 않기는 어렵다.
"무대 위에 서 있으면 관객석이 다 보여도 가끔 진짜 세상과 분리된 느낌을 받아요. 저 아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던 나와는 크게 상관 없는 것처럼 느껴지죠. 스테이지는 온전히 가수를 위해서 구성된 공간이고, 나를 반겨주는 팬과 관객은 순수한 애정만을 쏟아주니까요. 사실 그게 참 좋았어요. 내 열정과 재능을 펼치면 사랑받고, 내 목소리와 표정, 몸짓이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니까."
똑바로 누운 머리에서 앞머리가 스르륵 흘러내린다. 연습으로 흘린 땀에 달라붙은 이마의 잔머리와 흉터가 불빛 아래 존재감을 확고히 했다.
"지금도 그게 좋아요. 하지만 무대 위에서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의 손을 그때그때 직접 잡아줄 수 없잖아요. 제가 지금 하고 싶은 건 그런 건데." "...노래를 듣는 것도 직접 손을 잡아주는 것만큼이나 위로가 돼." "알아요. 하지만 그건 다소 간접적이잖아요. 전 조금 더 직접적인 게 필요해요." "저지먼트 부부장이 되면 그럴 수 있을 거 같아?" "아직은 모르죠. 그래서 해 보려고요. 무대 위에서 할 수 있는 건 대충 다 해 봤으니 다른 것도 시도해보고 싶어요. 학창시절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짧고, 저한테는 특히 더 그랬으니까요. 얼마 없는 시간 알차게 써야죠."
다시 눈을 뜨니 쏟아지는 불빛에 얼굴이 살짝 찌푸려진다. 이에 고개를 옆으로 돌리면, 조금 걱정스러워 보이는 진과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다. 리라는 밝게 웃는다.
"성하제 무대 마친 다음에 제가 그랬죠? 생각보다 무섭지 않았다고. 재밌었다고. 솔직히 무대 오르기 직전까지도 걱정이 많았어요. 하지만 결국 멋지게 해냈고요. 그건 다 제 주변 사람들, 그 중에서도 특히 언니들이랑 댄스부원들 덕분이에요. 세심하게 살펴주고 아껴주고 이야기 들어주고 필요할 땐 등 떠밀어주고, 그런 모든 것들이 두려웠던 무대를 다시 즐길 수 있게 만들어 줬어요."
시선이 반대로 돌아가 채영에게 닿는다. 엎드린 채 팔을 괴어 마주한 녹색 눈은 드물게 촉촉해져 있다.
"그래서 더 흔쾌히 부부장 제안을 승낙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무대가 두려워서 다른 곳으로 회피하는 게 아니라, 진짜 선택을 한 것 같아서요." "......그렇구나."
차가운 마룻바닥이 몸을 움직이며 잔뜩 오른 열기를 내려준다. 세 사람은 그렇게 한동안 말없이 바닥에 누워있었다. 아무런 말도 없이, 편안하고도 고요하게.
"언니들은 졸업하고 뭐 할 거예요?"
그 정적을 다시금 깬 건 리라의 뜬금없는 질문이다. 진과 채영은 그런 리라를 돌아보았다가 눈을 데굴 굴린다.
"글쎄. 진이는 4학구 댄스 학원에서 강사 스카웃 받은 거 있을걸? 그거 하면서 연구 쪽에 계속 협력할 거래. 나는 대학 갈 거고." "아, 근데 이번 리버티 방송 때문에 꺼림칙해져서 연구 협력은 고민 중이야. 채영이는 대학 졸업하고 아버지 회사 일 배우는 거지?" "일차적 목표는 그런데, 나중엔 엔터 세울 거야. 그리고 불렛을 데려와서 돈방석에 앉을 거다." "하이고? 꿈도 크셔라."
짧은 티격태격 사이에 섞이는 웃음소리. 진의 팔뚝에 빨간 손자국을 하나 남긴 채영은 그제서야 속이 후련하다는 듯 원래 자세로 돌아왔다.
"뭐, 우리는 대충 이래. 그러는 리라 너는 뭐 하고 싶어?" "글쎄요. 아직은 모르겠어요." "만약 데뷔 할 거면 딴데 가지 말고 바로 나한테 와라." "......흐으으음~" "어쭈, 이 반응은 뭐지?" "아악! 뭐야 숨막혀! 내려가아!" "채영아 애 죽겠다..." "그러니까 내 회사 오라고켁"
리라를 사정없이 깔아뭉개던 채영의 몸이 문득 네온 녹색의 슬라임에게 부드럽게 박치기(?)당해서 밀려났다. 리라는 그제서야 숨을 몰아쉬며 자리에서 일어나 앉는다.
"어휴, 진짜." "아하하하! 하하하! 아~ 이 바보 둘 투닥거리는 거 못 보면 심심해서 어떻게 사나 몰라? 나 졸업해도 놀러와도 되지? 리라야?" "물론이죠. 부장은 아니어도 계속 댄스부에 있을 거니까 꼭 오세요." "나는?" "아~ 벌써 진이 언니 보고 싶어서 어떡하지~" "야 이것들아! 나는! 아! 슬라임 축축해! 치워 이거!"
동시에 터지는 웃음소리 둘과 싫지만은 않은 볼멘소리 하나. 리라는 창문 너머를 바라본다. 유리 너머로 우거졌던 녹음도 그새 저물었으니 이파리들도 하나 둘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새삼, 우리도 어느새 이렇게나 훌쩍 자라버렸구나. 시원섭섭한 기분이 혀끝을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