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을 많이 가린다, 방금 전까지 집요한 시선을 보내온 사람이 하는 말이라기엔 조금 어폐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세실리아는 여전한 미소로 화답했습니다. 이곳은 "별종"들의 가면 무도회니까요. 스스로를 감추고 숨기는 것 정도는 눈감아줄 수 있지 않겠어요? 뒤이은 그의 부탁에 세실리아는 기꺼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물론이죠, 미스터 커넌트."
낯선 인간의 연극에 어울려주는 것도 나쁘진 않을 테니까요. 곧 세실리아는 주변을 돌아보았습니다. 저마다 파티를 즐기고 있는 방문객들이 보이네요. 그녀는 손 끝으로 그들을 한 명씩 짚어가며 소개시켜주기 시작했습니다. 적절한 유머와 농담을 섞어가면서요. 스스로의 인맥을 과시할 생각은 없지만, 그들 중 대부분이 뒷세계에서 한가락 하는 변종들이기도 했죠. 만약 이 남자가 헌터라면 그들을 알 수도 있겠네요.
"소개는 이쯤 하면 되었을까요? 혹여 직접 이야기해보고 싶으시다면 자리를 비켜드리겠습니다."
우와 좋아~~ 상황 좀 정리되고 나면 라켈은 속으로 무지무지무지무지 짜증나고 난처하고 부끄러울 것 같아. 폭주상태였다지만 밤피르 거물을 건드린 것도 대형사고고(깽값=앞으로 평생 죽도록 쫓김 정도로 생각중, 설사 게르하르트가 자비를 베풀어도 거의 모기지급 인생빚질거 예상중) 동족이 밤피르 편 든 것도 머리로는 이해되는데 너무 수치스럽고 자신의 하찮은 지위가 원망스러울 거잖아?
그렇구나~ 내 생각에도 인간상태 무력은 헤일리>(넘사벽)>라켈이고 늑대상태땐 반대가되는 그림이 재미있어 보이긴 해. but! 늑대라켈은 (타고난 사냥꾼이긴 하겠지만 그 외 부분의) 지능이 좀 딸린다! 헤일리와 게르하르트는 둘이고, 목적이 이탈이다! ···해서 다른 생명체 미끼로 던지고 좁은 빌딩 틈을 오르며 스파이더맨처럼 달아난다거나 하는 식은 어떨까 생각해 봤어.
>>168 으음-아무래도 라켈이 원래 헤일리를 알지는 않았겠죠. 그렇다면 저 일이 첫인상이었겠네요. 라켈은 소속이랄 게 없기 때문에 겉으로는 '멀끔하고 잘나가는 밤피르고 라이칸스로프도 다 나빠, 싫어' 스탠스지만 속으로는 또래의 동족 친구를 갖고 싶었을 거예요. 근데 헤일리가 저렇게 나와버리니 속사정이야 어찌됐든 혼자 배신감느끼고, 혼자 허탈하고, 헤일리의 행동 원인이 사실 라켈 자신이라는 걸 인정하기 싫으니 아무튼 헤일리가 싫어! 하는 느낌이 아니려나요. 그치만 인간모습에서 헤일리를 이길 도리가 없으니 속으로 분을 삭이며 미묘하게 대하지 않을까요. 친해지고 싶은데 첫 고리가 껄끄러운 느낌이랄까요.
헤일리 쪽에선 그냥 동족(이유를 모르겠지만 밤피르를 퍽퍽하고 있던)이겠지만~? 대하는 태도가 미묘한걸 눈치채도 뭐 내가 자기 사냥감을 뺐었으니 충분히 저런 태도가 나올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뇨속이라서~ 첫만남때는 상황이 상황이라 인사같은것도 못 했었지만 나중에 만나게 된다면 차분하게 인사를 한다거나~ 자기소개를 한다거나~ 너 처음보는 앤데 다른 곳에서 온 거냐던가~ 하고 말 붙일지도 모르겠네~
>>174 아~~사냥감 아닌데 말이야~ 나중에 만나게 된다면 어디, 어떻게일까. 역시 우연이여도 좋겠어. 다른 곳에서 온 거냐고 하면...약간은 가시 돋친듯한 말투로, 조금 방어적으로 답하겠네. 일단 불법체류자니까~~? 라켈 성격이 소극적이고 좀 꼬인 편인 것도 있고 말이야. 그렇지만 나 주목도가 올라가서...검은 브릿지에 흰 단발의 자그마한 늑대인간에 대한 소문이 돌고 있을지도. 악명(?)을 알게 된 헤일리의 반응도 궁금해~
(세실리아의 말에 디어뮈드는 그렇군요 나 그런가요 따위의 작은 추임새를 넣는다. 제법 눈에 익은 이들도 있고, 완전히 처음 보는 얼굴들도 있다. 처음 보는 이들은 그다지 큰 피해를 입히지 않았기에 수배 명단 따위에 오르지 않은 건지, 아니면 변종이 아니기 때문인지는 확실하게 알 수는 없다.)
(디어뮈드,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그들을 눈에 담아두려는 듯 애쓰는 시늉을 하다가 자리를 비켜주겠다는 말에 고개를 슥 젓는다.)
“아니아니, 아닙니다. 제가 말재간이 없어 그다지 재미있지도 않을 거예요. 지금은 얼굴을 익혀두고….”
(디어뮈드는 세실리아를 보며 입꼬리를 올려 웃는다.)
“미스께서 알려주신 것인만큼, 다음에는 좀 더 친근한 접근 방법과 유머를 준비해 오려고요.”
(세실리아가 유머러스한 말로 그들을 소개한 것을 기억해 두겠다는 듯 말하는 모양새는 퍽 아이처럼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했다. 그러고는 한다는 말이.)
“그보다, 바쁘지 않으시다면, 지금은 저와 어울려 주시지 않겠습니까?”
(당신에게 슬쩍 작업을 걸듯 멘트를 던지는 것이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내 레스 어디 갔어~? 어디 갔어? (머리 감싼 토기 짤) 내가 마솝을 안 누르고 그냥 가버렸나~? 으아아~ 늦어져서 미안해~!
세실리아는 입을 가리며 웃었습니다. 그가 그렇게 말해도 별 감흥은 들지 않았지만요. 그치만 썩 재밌는 인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상대는 커럼포의 여왕. 그 이름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건 더스크폴의 누구라도 익히 알 것입니다. 때문에 커넌트의 작업 멘트는, 마치 그녀 자신에게 도전장을 내미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예일 커넌트-그마저도 가짜 이름이겠지만-, 그는 과연 어떤 "별종"일까요? 흥미가 생겼습니다.
"숙녀의 시간이 값비싸다는 건 알고 계시겠지요? 아쉽게도 지금 당장은 힘들 것 같네요."
그럼에도 세실리아는 그 제안에 덥석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이른바 밀당이라는 거지요. 그녀는 여전히 웃는 낯을 유지한 채로, 베일 너머를 신중하게 살펴보았습니다.
"다음에 다시 만나뵙게 된다면, 그때 생각해보도록 하죠."
약간의 여지를 남겨놓는 말을 덧붙이며, 세실리아가 후후 웃었습니다.
#괜찮습니다! 캡틴도 지각쟁이인걸요... 그보다 제가 디어주를 너무 오래 붙잡고 있는거 같아서... 여기서 적당히 마무리지어도 될 것 같아요. 원하시면 더 이으셔도 되구요!
>>198 그래그래~애매한 느낌으로 시작했다가 나중에 이벤트라거나 거치면서 친해지는걸로 하자. 강도질하는 라켈 보고 별 감흥은 없는 무표정의 헤일리..그리고 혼자 수치심이 들어(쟨 늑인답게 짱세서 경호원인데 난 잡털이야) 이를 잘근잘근 무는 라켈이 그려지네.. 그와중에 게르하르트를 추적할 깡은 없으니 헤일리를 추궁할지도 모르겠어. 그 흡혈귀와 친해? 그놈이 내 거래처를 틀어막은 거야? 라던가~
>>200 혼자 수치심이 들어(쟨 늑인답게 짱세서 경호원인데 난 잡털이야) 이를 잘근잘근 무는 라켈 <<< 매우매우 귀여운...... 볼 한번만 조물거려보고싶다(?) 친하냐는 질문에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내가...개랑...친한가? 하고 고민하는 헤일리.. 추궁해도 모른다고 하겠지 ㅋㅋㅋㅋㅋ (사유: 진짜 모름) 애매한 느낌으로 시작하긴 했지만 그래도 부탁이라거나 뭐 해달라고 하면 왠만해선 도와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