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성운은 오븐을 덜컹 열었다. 어제는 금이의 차례였고 오늘은 자신의 차례다. 솔직히, 자신은 집밥 쪽에 더 자신이 있었고 베이킹 쪽은 어디까지나 할 줄만 안다 정도였으나, 때마침 있었던 은우와 새봄이 한 마디씩 거들어주고 도와준 덕분에 무사히 맛있는 휘낭시에를 한판 가득 구워낼 수 있었다. 어제만큼은 아니었지만, 휘낭시에는 티타임 디저트로 꽤 호평받았다. 성운은 제과 쪽에도 약간의 자신감이 생겼다!
고문 선생님이 허락했다면 자신이 뭐라고 할 일은 없었다. 저지먼트의 총 책임자는 어디까지나 고문 선생님이고, 자신은 그 아래의 부장이었으니까. 물론 일단 자신에게도 연락은 자주 오긴 하지만, 어쨌건 총 책임자는 어른인 고문 선생님이었다. 그렇기에 은우는 굳이 그 사실에 대해선 더 언급하지 않고, 더 말을 하지 않으려는 듯 말을 마무리지었다.
이내 차가운 스무디가 자신의 앞에 놓여졌고 그는 서빙한 이에게 감사를 표했다. 빨대로 천천히 음료를 빨아마시니 그 내용물이 상당히 시원하고 달콤했다. 여름 시기 동안 참 여러가지 일이 있어서 그런 것일까. 지금 이 순간이 그에게 있어선 상당히 기분이 좋고 편안했다. 자신은 딱히 수능 공부에 집중할 생각이 없었고, 자신을 원하는 대학교 중 한 곳을 선택해서 갈 예정이었기 때문에 특히나 더.
허나 그런 사실을 굳이 다른 이들에게 알린 적은 없다. 레벨로 대학교를 골라서 갔어요. 라고 말하는 것은 자신이 생각해도 상당히 재수없는 모습이었기에.
"넌 졸업하고 어쩔거야?"
괜히 그런 물음을 던진 것은 이 동기는 졸업 후에 뭘 하면서 지낼지에 대한 궁금증이 나온 탓이었다. 사업 이야기가 여러번 나오긴 했지만, 사업이라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물론 이 녀석이 내는 아이디어를 보면 충분히 성공할 수도 있긴 하겠지만...
"사업 정말로 할 거면 일 농땡이 피진 말고. 물론 네가 사장이 되면 아마 알아서 열심히 할 것 같긴 하지만..."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까까지는 제 정신을 붙들고 조리있게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벅찼는데, 지금은 찬물이라도 맞은 듯 하다. 처음이다. 철형이 저렇게 화내는 걸 보는 건. 감정의 종류를 떠나, 저렇게 감정을 드러내는 모습도 처음인 것 같다. 분노한 사람을 앞에 두면 주눅이 들기 마련이지만, 지금 느끼는 긴장은 공포와는 종류가 달랐다. 지금 철형이 쏟아내는 감정을, 제대로 경청하고, 가능하다면 이해하고 싶어서, 한마디도 허투루 흘려보내도 싶어서 드는 조바심에 가까울까.
철형의 새카만 눈동자를 가만히 바라보며, 철형의 말을 듣고, 또 곱씹었다. 이제야 알 것 같다. 철형이 왜 내가 비상탈출장치를 줬을 때 기분이 나빴는지. 철형이 그날 언짢았고, 기분이 나쁜 건, 역시 내가 철형을 걱정했기 때문이었다. 정확히는, 내 걱정이 어떤 의미인지, 어떤 사람을 향하는 것인지 몰라서. 철형이 10년 간 어떤 걱정을 받아왔기에 이토록 진절머리를 내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철형이 다른 선배들, 그것도 퍼스트클래스나 대능력자라 불리는 선배들의 이름을 거론했을 때, 어질러진 방처럼 복잡한 머릿속이 말끔해지고, 내가 진정으로 철형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어떤 건지를 깨달았다.
정확히는, 그 말을 할 수 있게 철형이 물어봐 줬다.
철형이 레벨 0이 아니었어도, 레벨 4 이상의 강력한 능력자였어도 철형을 걱정했을 거냐고요?
"당연하죠!"
질문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대답은 막힘없이 터져나왔다. ...아, 너무 일찍 대답했나? 뭐, 상관없다. 혼자서 쓸데없이 깊게 생각하는 건 이미 집어치우기로 했고, 내가 느끼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다 말할 거다. 왜냐면, 철형은 말해줬으니까. 철형의 입장을. 제대로, 내가 알 수 있게.
"제가 전투상황에서 가장 먼저 걱정하는 사람은 레벨이 낮은 사람이 아니에요. 제가 좋아하고 따르는 사람이지. 제가 아까도 말했잖아요. 어디서든 형 얼굴 보는 게 반갑고, 아무리 위험한 곳이라도 형만 보이면 마음 놓인다고."
말하다보니, 아까 들린 이름들이 신경쓰인다. 아니, 억울하다. 세상에서 제일 억울하다! 철형의 까만 눈동자 안에서, 밝았던 내 표정이 마구 찌그러지는 게 적나라하게 보였다.
"아니, 생각해보니까 억울하네? 나 서형도 걱정했죠? 서형 레벨 몇이게요? 레벨 3이에요! 나보다 높아요!! 그리고 철형도 알잖아요, 진형 그 미친 약쟁이 묻지마 폭행범한테 레이저 맞아서 몸에 빵꾸난 거!! 그 때도 걱정했다고요!!! 진형이요? 혜성 선배요? 태오 선배요? 부장, 부부장 선배요? 하, 참나!!!"
울분이 치솟아서 앞머리를 아무렇게나 쓸어올리고 마구 떽떽거렸다.
"난 선배가 유니온보다 더 세도!!!! 최초의 레벨 6이 되어도 걱정할 거라고요!!!!! 아시겠어요?!?!!!!!"
오래간만에 또 낼 수 있는 최고음을 경신하고 나니, 목에서 쇠맛이 나는 것 같다. 그보다도 씩씩거리는 숨이 진정되질 않아, 한동안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그러고 나니 속은 시원하다. 이게 내 진심이니까.
이런. 의식이 끊겼다. 순간적으로 피가 식는 느낌에 손에 힘이 풀리고, 그에 따라 수경의 몸은 자연스레 케이스에게로 넘어간다. 갑작스러운 사고였으니 준비가 충분치 못했던 게 당연했지만 만에 하나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왔다면. 그리고 조금 더 철저한 준비를 갖췄다면 뭔가 달랐을까 하는 생각을 놓기 어렵다.
"그게 전조라고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고통스러워 보였는데. 그게 전조라면 진짜 처벌은 얼마나 심하다는 거지. 옅은 라벤더색 눈동자에 걱정이 깔린다.
"그 두 분이 누군데요? 그래도 괜찮겠어요? 아프다면서요. 나는..."
둘 다 놓고 가고 싶지 않은데. 그러나 일회용 장치를 쥐여주고 물러나는 몸짓을 보면 당장의 설득은 불가능할 것 같다. 암부의 홈그라운드에서 단신으로 설치는 건 위험 부담이 지나치게 높고. 짧은 한숨이 흘러나온다.
situplay>1597044498>436 "다수에게 칭찬을 받더라도 누군가에겐 열등감과 경멸의 대상이 되기도 하죠.. 결국 사람이 많아질 수록 그런 사람은 한 두명이라도 존재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다수에게 좋은 평가를 듣고 계신 은우 선배께선 충분히 잘하고 계시다고 생각해요."
공리주의에 입각해도 1000명이 만족스러워하고 10명이 불만족스러워하면 잘 한 것이 아니냐는 게 청윤의 생각이었다. 물론, 말 그대로 만족과 불만족을 뜻하는 것이라 너무 막나간 퍼스트 클래스 같은 건 당연히 비판적이었지만.
"사실, 선배들에게 군기를 계속해서 잡혀야 하는데다가 중간 관리직이라 오히려 위험할 수도 있는데 저흰 정말 좋은 것 같거든요..!"
청윤은 그렇게 말하곤 물을 한모금 마셨다. 집사복이 솔직히 익숙해졌다 해도 조금 답답하기도 했고 덥기도 했다.
"지금의 2학년들이 이끌어나간다라.. 그.. 연락이요? 은우 선배랑은 그래도 계속 연락 하고 싶은데요~."
물론 반 장난으로 한 말이었다. 개인적인 연락이야 충분히 가능할거고, 은우 선배께선 퍼스트클래스만으로도 어간 힘드신게 아닐태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