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성하제로 인해 안 그래도 시끌벅적한 인첨공이 한층 더 왁자지껄하다. 태오는 그 소란 속에서 잠시 휴식 시간이 주어지자 학교를 빠져나와 인근 골목으로 들어섰다. 라이터를 꺼내기 위해 주머니를 뒤적거리던 태오는 인기척에 고개를 돌렸다.
"태오야."
아담한 체구에, 앙칼진 듯하지만 사랑스러운 인상의 중년 여성이 가지런히 손을 모으고 태오를 뒤따라오고 있었다. 태오의 어머니인 화영이다. 태오는 손에 딸려온 라이터를 주머니에 넣으며 온전히 뒤로 돌았다.
"저녁에 얘기할 텐데, 여기까지 오실 필요는 없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 그랬단다. 그때 얘기하지 못한 것도 있고."
태오는 손을 가지런히 모았다. 제 어머니와 똑같은 자세였고, 두 사람의 인상이 비슷했던 탓에 누군가 지나치다 보면 모자관계구나 쉬이 추측할 수 있을 정도였다.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가요." "……."
화영은 입술을 꾹 깨물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나도 많았다. 장장 13년 만이다. 남편과 사랑의 도피를 했으나 결국 궁지에 몰렸을 때, 아버님께서는 태오를 인첨공에 보내는 조건으로 남편을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을 약속했다. 처음에는 남편과 화영이 기를 써서라도 반대했다. 그렇지만 예정된 거래의 파기 및 주가의 폭락, 기업의 이미지 훼손이 심하게 벌어졌던 책임을 묻고 더는 오갈 수 없을 만큼 몰려 어떤 것도 할 수 없던 상황에서, 부부는 눈물을 삼키며 조건을 수락할 수밖에 없었다. 그 이후로 매년 찾아오기로 했으나 회장, 그러니까 시아버님은 인첨공에서 태오의 존재가 드러나면 안 된다며 그마저도 용인하지 않았다. 그렇게 15년 중 2년만 제 아들을 볼 수 있었고, 13년을 끔찍한 죄책감과 걱정에 매달려 살았다.
"……."
이런 상황에서 대체 무슨 얘기를 할 수 있을까? 네 할아버지 때문에 만나지 못했단다? 보고 싶었단다? 다시 만나고 싶었단다? 미안하다? 어떤 말을 해도 홀로 남겨진 아이에게 닿기나 할까? 화영은 손을 꼼지락거리다 고개를 푹 숙였다. 태오는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다.
"나는……." "더 말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태오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이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화영을 보며 선을 그었다.
"돌아오지 못하실걸…… 알고 있었으니까요." "태오야." "인첨공에서는 초능력을 개발 받는다고들 하지요. 저도 커리큘럼 때문에 이렇게 머리랑 눈이 변한 거고요." "……." "저는 남의 생각을 읽을 수 있습니다. 여기 대다수는 능력이 없다고들 하지만, 저는 처음 능력을 얻었을 때, 운 좋게도…… 상위에 드는 존재가 됐으니까요."
화영의 눈이 점점 커졌다.
"이미 여섯 살 때, 저는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할아버지 때문에 지킬 수 없겠구나 깨달았습니다. 제가 호적에도 오르지 못하고, 태영이가 어머니와 아버지의 유일한 아들로 인정받는다는 것도요." "태, 태오야."
태오는 화영을 마주하며 쓰게 웃었다. "역하지요. 타인의 생각이나 읽으면서, 어머니께 진작 말씀드리지 못했다는 게." 이미 잔뜩 울상이 된 화영의 눈을 잠시 마주하던 태오는 느릿하게 걸어와 화영을 품에 안았다. 아담한 체구가 품에 온전히 들어온다. 한때 어머니의 품에 안길 적에는 마주 안고 싶어도 팔이 닿지 않아 한참을 바둥거렸는데, 지금의 자신은 장성하여 팔이 닿고 어머니를 이리도 쉽게 품에 안을 수 있었다. 세월은 너무나도 빠르고 덧없다. 한철 지나가는 삶의 흐름이 야속하다.
"그렇지만 저는 단 한 번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인첨공에 오게 된 것도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미안해, 미안해. 엄마가, 엄마가 약속도 못 지키고……." "……괜찮습니다."
화영은 화장이 번지든 말든 소리 내어 울었다. 등을 다독이는 손길에서 화영은 하염없이 울면서도, 불안하던 예감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긴 시간 동안, 자신들의 짐을 내려놓기 위해 품을 떠날 준비를 한다. 이제야 만났는데, 보내주고 싶지 않았는데. 이미 13년 동안의 세월 속에서 홀로 서 떠날 준비를 마쳐버렸구나. 아이의 결심이다. 자신의 죄다. 그러니 고집 피우지 말고 보내주자고. 한편으로는 꼭 그래야만 하는 걸까, 제 아이를 이대로 보내버리는 건 무책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 태오는 등을 한 번 더 다독였다.
눈물을 꾹꾹 눌러 삼키며 화영은 결심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간의 시간이 지나고, 손수건으로 눈물자국을 쿡쿡 닦던 화영은 돌아가 남편에게도 말해 고이 보내주자고 생각했다. 동시에 어색한 분위기를 풀고자 머뭇거리다 입을 벌렸다.
"……학교생활은, 어떠니?" "나쁘지 않습니다." "……친구들이랑 잘 지내고?" "……원수죠." "다행이구나... 그리고……." "네." "아까, 그 사람은……."
태오는 잔잔한 미소를 머금었다. 어머니, 감히 나 같은 것이 이름 석 자 입에 올리는 것이 천인공노할 행위일 나의 어머니. 저는 떠납니다. 먼 곳으로 떠납니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품이라는 둥지에서 떠나고, 세상이라는 바다를 떠납니다. 나는 혼과 백으로 이루어진 보따리를 들고 작은 쪽배 타며 명의 길인 해로海路와 운의 길인 너울을 타고 종착지인 섬에 도달할 겁니다.
"……." "네게 봄이 찾아왔구나. 그렇지?"
그곳엔 어머니도, 아버지도, 나의 수많은 별과 같던 벗과 꿈, 동생은 없습니다. 오로지 그와 나만이 있습니다. 종착지라기엔 휑하지만 나의 마음은 편할 테니, 이것을 나는 낙원이라 칭하였습니다.
"예. 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머니. 아, 어머니! 봄은 덧없습니다. 앙상한 겨울 가지가 봄날의 꽃을 만개해 봤자 하루 만에 질 것을 나는 압디다.
지금까지 내가 태오를 묘사하고 심리나 생각, 사상을 적을 때마다 강조하던 것은 '인간의 삶은 무상하니 봄날과도 같다.' 였어. 인간이 다 그렇지 뭐, 인간의 삶은 무상하죠, 한철 지나가는 계절일 뿐이지요, 봄은 덧없죠, 한 번 피고 지는 삶이지요 등등.
남에게는 설레고 생명이 움트는 계절인 봄이, 정작 태오에게는 정 반대로 삶의 끝이나 다름이 없는 거야. 생명이 움트지만, 결국 꽃이 무엇보다 화려하게 만개하다 지고 마니까. 지금 현재 벚꽃이 피어나서 일주일 채 못 가고 지는 것처럼.
《운명》
이것도 꽤 강조하던 건데, 태오는 순응해야죠. 같은 말을 자주 했었어. 실제로도 몇 묘사를 보면 저지먼트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지. 사실 위크니스도 인첨공에서 필요하니 주어지는 것인데, 우습지. 둘이면 하나가 가여웁고 하나면 너만 죽으면 남들이 고통받지 않을 거 아니냔 핍박 받다 사라지면 하루 슬퍼하다 잊을 것이 인간 아니느냐는 꼬인 시선을 가지기도 했고.
태오는 운명을 쪽배와 바다라고 생각해. 나의 넋은 쪽배이며, 운명 중에서도 '흐르는 성질', 즉 해로이자 이끄는 길인 운運, 그 흐름을 따라 정해진 대로 움직이는 성질이자 거대한 너울인 명命. 거대한 바다에서 쪽배 하나에 의지한 넋은 노를 저어 반항해봤자, 휩쓸려 다시 운과 명으로 움직일 뿐인 거야.
어차피 내가 도전하지 않아도, 나의 넋은 결국 종착지에 다다르지.
그 종착지가 어딘지는 모르지만.
《대화》
공매도 아닌 건 맞아. 한결이가 슬슬 개입할 타이밍이지🤤 그렇지만 내가 방금 서술한 두 개를 보면 다른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고, 그 해석의 키포인트는 지문에 있어.
저는 떠납니다. 먼 곳으로 떠납니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품이라는 둥지에서 떠나고, 세상이라는 바다를 떠납니다. 그곳엔 어머니도, 아버지도, 나의 수많은 별과 같던 벗과 꿈, 동생은 없습니다. 오로지 그와 나만이 있습니다. 종착지라기엔 휑하지만 나의 마음은 편할 테니, 이것을 나는 낙원이라 칭하였습니다.
어머니. 아, 어머니! 봄은 덧없습니다. 앙상한 겨울 가지가 봄날의 꽃을 만개해 봤자 하루 만에 질 것을 나는 압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