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그렇게 있는 대로 비장한 각오란 각오는 다 하고 연구소로 들어섰지만, 역시나 빡세다. 도착하자마자 소장실로 불려 가서 된통 깨졌다. 할 말은 없었다. 머리 열고 쑤시고 전기로 지지는 게 능력을 성장시키기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는 걸 전에는 몰랐고 지금은 뼈저리게 깨달았으니까. 그걸 죽어도 하기 싫었던 건 내 사정이고. 소장님이 호통을 치고 또 친 끝에 조용해지실 때까지 가만히 듣고 있다가, 허리를 숙이고 사과했다. 제 아집으로 사고를 일으켜 뒷수습하게 해드려서 죄송하다고. 사고를 치고 돌아온 주제에 몰염치하지만, 부탁이 있다고, 전기로 지지든 뇌를 열든 어떤 조치든 따르고, 어떤 대가든 치르겠다고, 무릎을 꿇었다. 무거운 침묵이 이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소장님이 크게 한숨을 내쉬고 말씀하셨다.
"레벨을 올려. 이야기는 네가 레벨 2가 되고 나서 듣겠다."
그 뒤에는 뭐…. 한시가 급했기 때문에, 당장 할 수 있는 훈련은 다 받겠다고 말씀드렸고…. 역시나, 오늘 하루는 꽤 길었다. 살면서 해볼 수 있는 훈련이란 훈련은 다 했고, 의료팀 선생님들께서 준비되시자마자 오늘 태어나서 처음으로…. 머리를 열게 됐다. 솔직히, 수술실 침대에 누워있는 동안 별생각이 다 들었다. 사실, 무서웠다. 정말 많이.
단풍이가 고인과 서로를 버팀목으로 삼아 버텼었던 것처럼, 내게도 그런 버팀목이 있었다. 인첨공 밖에서 살던 시절부터 2년 전까지, 11년간 언제나 함께였던 내 절친, 주선하. 그 애가 세상을 떠난 것도, 머리를 열고 뇌를 직접 건드리는 수술을 하면서였다. 선하가 수술 전에 남긴, 사실상 유언장인 그 편지에 있던,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살아남아달라고, 힘들겠지만, 여유가 될 때마다 네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면서, 언젠가는 행복해져 달라는 말. 그 한마디로 인해, 내 장래 희망은 노인이 되었다. 기왕이면 행복한 노인. 그래서, 다른 전기로 지져지고 주사를 맞아도 머리는 열지 않겠다고 완강히 버텼었는데, 오늘 이렇게 열게 되네.…. 역시, 죽고 싶지 않다. 최대한 오래, 행복하게 살겠다고 선하한테 약속했고, 무엇보다도 단풍이 물건을 되돌려놓기 전까지는 못 죽어. 좀비든, 안드로이드든, 뭐가 되더라도 단풍이 물건은 돌려놓을 거다. 오로지 그 생각만 되풀이하다 보니, 마취 주사를 놓으시는지 팔이 따끔해지고, 이내 졸음이 쏟아졌다.
겨우 마취에서 깨어나 인사불성으로 정신없는 와중에, 연구원 선생님께서 수술 성공이라며 소장님께 보고하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도로 정신을 놓을 뻔했지만, 주먹이나마 꽉 쥐어 손톱으로 손바닥을 찍어 눌러 잠을 쫓았다. 한시라도 빨리 말씀드려야 하니까. 어제 손톱 안 깎길 잘했네. 지금은 임시로 연구소 탕비실 냉동실에 뒀지만, 언제까지 저렇게 둘 수는 없는 노릇이고. 풀려나자마자 소장님을 뵈어야겠다고 말씀드리니, 연구원 선생님은 의식이 있냐며 귀신이라도 본 듯이 비명을 지르시긴 하셨지만, 다시 소장실 앞으로 데려다는 주셨다. 노크 후, 소장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물먹은 솜처럼 무거운 몸을 이끌고 소장실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고는 무릎을 꿇었다. 사실 몸에 힘이 하나도 없어서 꿇은 거지만, 안 그래도 꿇으려고 했으니 상관없지.
"레벨… 올렸어요. 저… 그러니까, 부탁이란건요…. 일주일 이내만이라도… 시간을… 돌릴 수 있는, 능력자분… 한 분만, 소개해 주세요. 부탁… 드립니다….""시간을 돌려? 허…. 협력 연구소에 비슷한 능력을 갖춘 녀석이 있다고 들었으니, 주선은 해주마. 청탁은 니가 해."
철준:.....(학교 정문 박살내기) 철준:매일 아침 7시 30분에 우리집으로 밥을 먹는 얼룩이가 사라졌다. 철준:....CCTV에서 여기 코뿔소 문양이 발견되었다. 철준:얼룩이 어딨어어어어!! 그 녀석이 아침밥을 먹지 않으면 어제 큰맘 먹고 산 로열 고양이캔을 버려야한단 말이다아아아!!
성하제를 맞아 인첨공 내부에서 외부인이 여럿 오는 만큼, 예상치 못한 손님들도 오기 마련이다. 가령 연예인이나, 유명 기업인, 혹은 유튜버와 각종 셀럽……. 아무리 사람이 많다 해도 그런 존재들은 사람들의 눈을 피할 수 없었다. 목화고 저지먼트가 운영하는 메이드&집사 카페 주변을 기웃거리는 두 존재 또한 그랬다. 고운 옷차림의 중년 여성과 말끔하고 호쾌한 인상의 중년 남성은 다정하게 팔짱을 끼면서도, 이 카페는 무엇인지 나이와 달리 아이처럼 호기심에 어린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까는 월광고에 다녀왔고, 그 이전에는 또 미술관도 다녀왔다. 레이브의 작품은 정말이지, 대단했다! 여성은 창문 너머로 고개를 빼꼼 들어보이다 몸을 굳히고는, 남성의 팔을 풀고 성큼성큼 걸어가 문 앞에 있거나, 인기척을 느낀 당신에게 물었으리라.
"혹시 여기는 어떤 걸 하고 있나요……?"
여성은 아담한 체구에 흑단처럼 까맣고 부드럽게 웨이브 진 머리를 어깨 너머로 드리우고 있었다. 눈은 고양이처럼 살짝 올라가 있었고, 미소는 부드러우니 자칫하면 새침한 얼굴로도 보일 수 있는 얼굴을 평온하게 바꾼다. 평소 tv 드라마나 영화를 보던 사람들은 알 수 있으리라. 배우 이화영. 데뷔작으로 천만 영화를 달성한 주인공이자, 지금도 사극 영화로 카리스마있는 연기를 선보이고, 차기작에서는 악역을 맡는다는 소문이 무성한 여인.
"그렇구나! 학생들 옷이 예뻐서 궁금했거든요. 아, 여기 써있구나. 저지먼트…… 미안해요, 제가 조금 덤벙대서요. 혹시 저지먼트는 무얼 주로 하나요……?"
하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여성은 연예계의 수많은 가십거리 중에서도 그 유명하다는 신데렐라 스토리를 성공하고, 사랑의 도피까지 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반도체와 전자기기 사업으로 대성한 진양그룹의 장남 현중섭과! 세간에 들리는 소문으로는 임신을 했었다느니, 아이가 죽었다느니, 어디에 입양 보냈다느니 저열한 것이 가득했으나 결국 그 모든 논란을 종식시키고 이 자리까지 오른 대단한 인물이었다.
"그리고, 그러니까…… 혹시. 아, 아니에요. 고마웠어요, 학생."
그런 여인이 당신에게 호기심 어린 목소리로 물으면서도, 당신의 답을 들으면 머뭇거리다 누군가를 가리키고 뭔가 물으려다가도,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남편을 이끌고 안으로 들어갔으리라. 누군가를 가리킨 손끝에는 태오가 있었다. 태오는 서비스 점수를 황망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매도해달래서 했더니 10점 까이고, 아니면 점수를 안 주고. 미친 인간들. 점수에 정신이 팧린 나머지 다른 학생이 들어오는 손님을 맞이하는 터라 누군지도 알아보지 못하고 메뉴판을 든 채 저벅저벅 테이블을 스쳤다. 여인은 머뭇거리며 옷깃을 잡으려다 손만 맴돌더니 고개를 툭 떨궜다. 그 모습을 본 남성이 당신을 불러 얘기했으리라.
"일단 여기 있는 손님들이랑, 학생들도 힘들 테니 메뉴 하나씩 돌리는 것부터 하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그리고……."
남성은 태오를 가리켰다.
"저 학생과 잠시 대화를 하고 싶습니다. 15주년 때 저희 아들이 멋대로 돌아다니다 길을 잃은 걸 돌봐줬거든요."
태오는 자신에게 닥칠 재앙, 부모님이랑 사이가 서먹한데 메이드복 차림으로 눈을 마주쳤다 시나리오를…… 알지 못했다. 아아, 다갓의 농간이란!
아주 잠시, 손님들이 많이 빠져나간 타이밍. 서한양은 한 테이블에 털썩 앉으면서 한숨을 쉬기 시작했다. 넥타이를 잠시 느슨하게 풀면서 말이야. 복장만 보면 집사가 아니고, 이 카페 사장인 줄 알겠어. 집사복을 입은 아이들은 턱시도에 리본인데, 이 녀석 혼자 흰 셔츠와 와인색 조끼에 검은 넥타이라니. 이 한양이 자식도 은근 반골기질이 있단 말이야. 가게의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고는 자리에 일어나서 넥타이를 다시 조인다. 잠시 " 으흠- "하며 목을 풀어주고는, 들어오는 손님을 응대하려고 했겠다.
" 어서오세요- "
그렇게 아까처럼 손님을 맞이하려는데.. 어? 배우잖아? 어디서 많이 본 것처럼 애매하게 떠오르는 게 아니고, 확실하게 TV에 나오는 배우잖아? 나 이 사람 알아. 그냥 예뻐서 나X위키에 검색해서 알아본 적 있어. 한양은 그렇게 잠시 휘둥그레진 눈으로 입이 살짝 벌려진 채로 두 남녀를 보며 상황을 파악하고는 살짝 작아진 목소리로 "아,어서오세요"라고 다시금 낮게 목례를 하며 인사했겠다.
그래.. 저 사람..이화영이잖아. 와 미친, 이 사람이 여기를 온다고? 게다가 내가 기억하기로 가족관계란에 남편은.. 내가 살면서 대기업 그룹의 임원을 볼 줄이야.. 이름은 기억이 안 나지만, 진양그룹의 핏줄이라는 건 기억하고 있어. 여기는 왜 온 거지? 매수하러 왔나?
" 아- 예에. 코스프레 카페라고, 알바생들이 집사하고 메이드처럼 손님들 접대하는 카페에요. 그, 이상한 거는 아니고.. 예예.. 정식으로 운영하는 카페는 아니고, 그냥 축제 콘텐츠에요. "
그렇게 저지먼트의 코스프레 카페를 설명하고 난 뒤에는 이화영이란 여배우는 저지먼트에 대해서 물어봤겠다. 혹시나 모르니, 한양은 저지먼트가 하는 자세한 일은 발설하지 않았다. 오로지 표면적인 역할만 설명했겠지.
" 아뇨아뇨- 죄송할 필요까지야. 음- 그러니깐.. 선도부에요. 학창시절 때 교문 앞에서 머리 잡거나, 급식실에서 새치기 안 하나 감시하는 애들 있죠? 뭐 그런 거에요. "
예시를 든 역할들.. 저지먼트의 현실과는 꽤 거리가 멀지만, 바깥의 이방인들에게 설명하기에는 이것이 최선인 것을 어떡하랴.
" 또 물어보실 것이..? 아아, 예예. 아닙니다.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
그렇게 한양은 뒤를 돌며 두 남녀에게 시선을 뗀다. 와- 저렇게 유명한 사람들이 여기까지 찾아오다니.. 신기해보여서 와본 것이겠지? 왜? 저 분들도 사람이잖아~ 궁금하면 와서 질문도 해볼 수 있지. 손님이 아니라서 아쉽기는 하네. 저런 기회가 살면서 한두 번이 아닌데. 그런데.. 저 진양그룹 아저씨.. 왜 나를 다시 부르시지? 물어보실 것이 있나? 한양은 남성의 말에 "음-" 생각해보다가,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98 그럼 은우는 아마 알려줘서 고맙다고 이야기를 할 것 같네요! 그리고 고민을 하다가 비번때 아마 만나러 갈 것 같아요! 이후의 이야기는..독백 혹은 일상에서 이어집니다! 아마도!
>>99 ㅋㅋㅋㅋㅋㅋㅋ 그야..그럴 수도 있겠지만요! 그런데 머리가 굳어버렸다니..아니에요! 그냥 은우가 옛 이야기 해준 것이 한참 오래전의 일이라서 기억이 안 나는 것 뿐일거예요! 그거 15주년 기념식때 한 거니까! (흐릿) 그때..아마 은우는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죄인이니 뭐니 이야기를 했지만 아마 친척 이야기는 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해요.
어쩌다보니, 라는 말로도 모자랄 정도로 정말 엉겁결에 이런 꼴이 되고 말았다. 솔직히 말해서 도망치고자 하는 마음이 최고조였으나, 그러면 다른 녀석들도 참고 하고 있으니 어쩔 수 없었다.
그렇다곤 하지만, 이건 솔직히 좀 아니지 않나.
"이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녀석이 진짜 한명도 없다고?"
애초에 골격에서부터 이러한 옷은 내게 맞지 않는다. 거기다가 근육까지 더해지니 도저히 꼴이 말이 아니다. 결국 팔 부분은 너무 끼여서 뜯어내고 말았는데, 그러니 더더욱 근육이 드러나고 만다. 가관이군.
그나마 막 하늘하늘한 그런게 아니라 클래식한 느낌이라 다행인가, 싶었다. 물론 그런걸 입었다간 나 자신이 부끄러운것도 당연하지만, 그 꼴을 볼 사람들이 솔직히 말해서 너무 불쌍하지 않은가. 이렇게 좋은 날에 그런 꼴을 보고 하루종일 기분이 잡칠수도 있는데? 그건 진짜 사람이 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보러 올 가족이 없어서 다행이구만."
자조 반, 한숨 반 담아서 내뱉고서 고개를 젓는다. 접객보다는 그냥 힘쓰는 일이었으면 정말로 정말로 좋았을텐데. 어째서 이렇게 되었는가. 휴식을 멈추고, 다시 무릎을 짚으며 일어나서는 부르는 소리에 커튼을 거세게 젖히며 나가 외친다.
다행스럽게 남성은 당신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는 듯싶다. 그것이 단순히 태오의 친구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당신에게 개인적인 흥미를 가졌는지는 알 수 없다. 일단 비사문천이라는 조직을 이끌 당신에게 있어서 이 바닥에서 구를만큼 구를 늙은이의 호감은 좋으면 좋았지 나쁠 일은 없으리라. 혹여 나쁘더라도 지금 이 피 보는 것 싫어하는 소금에 박박 씻긴 싱싱했던 낙지가 알아서 처리해서 눈덩이로 결과가 굴러오겠지. 그 과정이 어떻게 되는지는 당신의 상상에 맡긴다.
"…내 마음이 영 못 놓여서 그렇단다. 기껏 차려입고 나왔는데 무슨 봉변이니. 그렇지, 태오야." "므."
너 때문이잖니, 타이르듯 다그치던 남성은 태오가 숨을 쉴 틈을 만들어주듯 손바닥을 오목하게 만들었다. 여전히 놓아줄 생각이 없는 걸 보니 태오가 또 이런 짓을 하면 어쩌나 싶은 불안감 때문인 것 같다. 남성은 영 마음이 편치 못하다는 듯한 시선을 보내다가도,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 어차피 돌아갈 때 쥐여주면 되겠지. 어른이 주는 것 감사합니다 하고 받을 예의는 가졌길 바랄 뿐이다.
"……사정이 좀 복잡하단다."
아니란다! 공매도란다! 서브남일지 두번째 메인일지 모르는 존재까지 있는데 이 세 명이 자각을 못 한단다 환장을 하겠구나! 남성은 화려하게 내뿜는 물의 축복을 보기가 무섭게 당신의 존엄성을 위해 시선을 피했다. 학생에게 할 말은 아니었던 것 같지만 당신이 뱉어버린 물처럼 돌이킬 수 없었다. 정말, 어쩌다 이렇게 됐더라. 태오가 컨디션이 안 좋다길래 안정이라도 시킬 겸 한 잔 권유했건만 기어이 그 사달이 난 것이 원흉인가, 그렇지만 누구도 이렇게 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을 텐데, 왜 자제하질 못해서 학생의 순수한 동심을 깨버렸는지. 아니지, 동심이 깨질 만큼 아직 순수한 것이 잘못이지. 남성이 착잡한 눈길로 당신을 힐끔 보더니 눈을 다시 피했다. 안색과 표정만 봐도 보컬 텔레파시가 아닌 자신마저 당신의 속내가 적나라하게 들리는 것 같았다.
"닦거라."
안드로이드가 손수건을 건네고, 남성은 잠시 침묵했다. 당신이 돌려 말하는 것을 싫어하는 듯하니 직설적으로 얘기하고자 몇 가지 문장의 흐름을 고려하는 탓이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남성은 어깨를 으쓱였다.
"그래. 이참에 얘기하도록 하마. 목화고 저지먼트가 활개를 친다. 어떤 아이는 중립 구역을 만들겠다며 짭새에게 훤히 이 장소를 보여주는 카메라를 설치하지를 않나, 조직 하나 밀어버리려고 돌아다니다 배를 꿰뚫리지를 않나, 3년 전에 방황한 이후로 태오가 쭉 지켜보는 녀석이 있지를 않나. 얕은 곳이면 모를까 깊은 곳까지 관광지인줄 알고 오려는 것들이 널리고 셌는데 너라고 오지 않겠더니?"
남성은 끌끌 웃었다.
"조언 하나 하마. 지금의 저지먼트처럼 뭘 하고 다니든 상관은 안 하지만, 깊은 곳에 발 들인 이후에는 책임지지 않는단다. 에어버스터나 마틸다가 있다고, 레벨 4가 대다수니 스킬아웃 정도는 쓸어버릴 수 있다고, 그런 안일한 생각 속에서 괜찮다고 믿는 건지는 몰라도……. 그런 아이들은 누구 하나 사라진 뒤에야 진상을 깨닫고 스트레인지를 밀어버리지, 미리 밀지 않아요. 그랬다간 큰일이 나는 걸 알거든. 균형이 깨져버리는 거니까."
남성은 태오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정확히는 붕대가 감겨있는 목에. 균형이 깨져버리면 돌이킬 수 없다. 이쪽이야 바라는 바긴 하다마는. 균열을 만든 틈 사이에 이 앙칼진 것을 손에 움켜쥘 수 있을 테니.
"그러니 목숨을 위해 보험 하나를 들게 해주마. 네 어딜 가서 불합리한 일이 생기면 내 이름을 두 번 팔아먹을 수 있게 해주마."
남성은 태오의 얼굴에서 손을 떼며 느릿하게 늘어진 태오의 배를 토닥였다.
"소개가 늦었지. 내 이름은 많고 많지만 스트레인지에선 어르신이나 천년 묵은 구렁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단다."
>>174 제로의 경우는 진행당시 태진이가 맨 주먹으로 자신의 몸을 안에서 터트렸고, 그림자의 경우는 파워드 슈트를 태진이가 날려버렸으니까요. 괴력을 무시할 수 없다..라는 느낌이에요. 거기다가 챕터1의 병원에서 블랙 크로우의 보고도 나름 영향을 끼쳤고요. 분명히 불리하고 쓰러져야 할 이인데 쓰러지지 않고 오히려 괴물처럼 덤빈다라는 느낌으로 말이에요.
데미지 딜링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 힘으로 뭘 하느냐는 다른 문제죠! 태진이는 단순히 데미지 딜링만 한 것이 아닌걸요. 태진주는 스스로 인식하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태진이는 그야말로 우직하게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걸어가며 복잡한 논리가 아니라 자신의 해야 할 것을 관철한 아이인걸요! 그렇기에 멋지다고 생각해요.
이젠 익숙하다면 익숙했을까, 아니면 서로 닮은 부분이 있기에 이해가 빨랐던 걸까. 전형적인 '물어보기 전에는 말하지 않는다'는 전법이었지만 오늘은 무언가 다르다는것 정도는 그녀도 알고 있었다.
뜨끔할지언정 먼저 운을 띄우는 일은 많지 않았으니까,
"거 참 뒤끝 있는 슨배임일세~"
툴툴거리던 동월이 길가의 돌멩이까지 톡 하고 차버리는 모습을 보며 되려 얄궂은 미소를 짓던 그녀는 뒤이어진 자신의 행동에 당황한 기색이 확연하게 묻어나오는 반응을 보며 또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밀쳐내려는 건지 아닌지 모를 손가락을 뻗어 자신의 볼을 찌르는 행동이나, 귓가에 속삭인 말이 떠나기가 무섭게 살짝 뒤로 기울어진 몸이나, 반대로 돌려버린 시선처리라거나...
"확실히 쑥맥은 아닌거 같아보이니... 이렇게 뻐팅기는 캐릭터가 리드할땐 또 확실하다구 들었는데 말임다?"
부러 들으라고 하는 건지 모를 가느다랗게 호를 그리는 시선은 여전히 상대방을 향해있었다.
"머, '아무튼 별로다.' 그 말이 딱이겠네여.
그나저나 또 걸리신 검까~? 완전 허접 슨배임이네여~☆"
딱히 놀린 것도 아니고, 이런 패턴을 모를 리도 없겠지만 마치 지금 분위기에 맞추듯 외치는 동월의 말에 그녀는 필터링도 없이 본심을 내뱉어버렸다.
화영은 빙그레 웃었다. 자연스럽게 웃는다 해도 단아하고 앙칼진 인상 보다는 애교 많은 웃음에 가까웠다. 창문 너머 내부를 호기심 가득하게 바라보단 화영은 한양의 설명에 흥미롭다는 듯 눈을 빛냈다.
"아하, 학교에서 축제로 하는 거구나! 학생들이 기특하기도 하지!"
다들 좋은 추억 쌓겠어. 그렇지? 하며 화영은 제 남편을 쳐다보았고, 중섭은 고개를 끄덕이며 특유의 호쾌한 듯한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은 흥미롭게 저지먼트에 대한 한양의 설명을 듣고는 시선을 교환했다. 선도부 아이들도 축제를 열심히 준비하는구나, 두 호기심 가득한 존재는 들어가지 않고서야 배길 수 없던 모양이다. 그리고 두 사람은 무언가 발견하고는 안으로 들어섰다. 화영은 들어가기 전, 한양에게 힘내라는 듯 주먹을 불끈 쥐고 밝은 모습을 보이는 것을 잊지 않았다. 태오는 한양을 쳐다보았다. 중섭은 태오냐고 되묻던 한양의 질문에 저 분홍머리 친구요, 하고 확답을 주었다. 마침 서빙을 마친 태오는 얌전히 한양의 이야기를 경청하다, 찾아온 사람이라는 얘기와 보답이란 단어를 연관짓고 싶다는 듯 손을 들어 생각할 시간을 달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누군지 모르겠는데, 잠시만."
최근 사람을 도운 일은 없는 것 같은데, 누구지? 일단 만나보는 것도 나쁘진 않으리라 생각했을 적, 태오는 고개를 빼들어 한양이 걸어온 기로를 확인하다 그대로 굳었다.
"……저분들이 나를 불렀다고?" 힐 소리가 울렸다. 화영과 중섭은 고개를 들어 태오를 마주하고는, 이렇게 만나게 되어 유감이라는 듯 애써 미소를 지었다. 장성한 아들이 이런 옷을 입을 거라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멀리서 보면 세 사람의 분위기는 퍽 어색했다. 태오가 특히 더 밀어내는 듯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었다.
"……부르셨다고요." "여기에서 일할 줄은 몰랐는데…… 우연히 들어왔다 보게 됐거든." "……오랜만이구나. 저번보다 더 마른 것 같은데, 밥은 챙겨 먹고 다니니?" "잘 먹고 다니니 걱정 마세요. 태영이는 어디 있나요?" "유학 보낼 준비중이란다." "그건 다행이로군요." "……." "인첨공은…… 어떠신지요." "신기했단다. 4학구에서 미술관도 다녀오고, 월광 고등학교도 다녀오고, 부스같은 것도 보고……."
화영은 시선을 내리깔며 쥐 죽은 듯 조용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우리 태오는 엄마아빠가 챙겨주지도 못하고 이런 곳에서 혼자 낯설게 자랐겠구나 싶어서……." ─ 보내지 말 걸. 이런 곳에서 적응 못했으면 어쩌지, 차라리 아버님께 대들기라도 해볼 걸. 외로웠을 텐데, 내가 그때 더 반항을 했어야 했는데……. "……너는 어떠니, 태오야." "적응하며 잘 살고 있으니 걱정 마시지요."
그리고 심호흡을 했다.
"걱정과 달리 저는…… 잘 지내고 있으니까요. 저보다 태영이를 더 신경 써주세요. 태영이는 아직, 더 자라야 하니까……."
끊어야만 한다.
"일이 끝나면…… 잠시 대화를 하고 싶습니다. 여기에서 할 이야기는 아닐 테니까요……. 어머니, 아버지."
태오는 고개를 숙였다.
"일단 지금은…… 즐기다 가세요. 맛은 장담할 수 없지만…." 태오는 대화가 끝났는지 한양의 어깨를 툭툭 두드려두며 스쳐 지나가려 했다.
아무 일도 없었다기엔 지나치게 조용하다. 이제 보니 태오와 화영의 인상은 꽤 닮아있었다. 눈이나 코, 그리고 특유의 앙칼진 듯한 분위기를 평온함으로 가리는 것까지. 태오는 5분만 쉴게요." 하고는 자리에 앉아 눈을 감았다.
어두운 골목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실루엣은.. 일단 나보다 키가 작은 걸 보아서는 은우는 아니야. 은우하고 나는 키가 똑같은데 , 또 남자들 중에서는 최장신이거든. 남자들 중에서 180 이 넘어가는 사람이 아예 없어요. 다부진 체격을 보아서는, 장태진 아니면 철현이려나?
그런데 주머니에 손을 꽂은 것이나, 말투로 봐서는.. 장태진이네.
" 친구 아니야. 양아치들이야. "
길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껄렁한 녀석들. 전문적으로 단련된 스킬아웃은 아닌, 그저 비행청소년들이지. 내가 외부인인 줄 알고 재미 좀 보려고 한 것 같은데..
" 그냥 귀찮아서 도망쳤어. "
능력을 쓰거나 주먹을 쓰기에는 상대들이 너무 같잖았다. 내가 저딴 녀석들이나 제압하자고 강해졌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래서 그냥 도망쳤다. 사실 이거는 어느정도 포장된 이유이고, 순전히 '귀찮다'는 이유가 10중 9할을 차지하지만 말이야.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니, 그에 따라 진상의 비율도 늘었을까. 이상한 것에 클레임을 걸고 추파를 던지는 손님에 곤란해하는 부원을 그냥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어서. 별 도움도 안 되고 있는 지금, 이렇게라도 도움이 돼야겠다는 생각으로 금은 차마 손님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던 부원에 손에 들린 접시를 빼앗아, 거만하게 앉아있을 손님의 테이블에 소리 나게 접시를 내려 놓았을까. 이게 무슨 상황인가 당황하고 있을 그의 앞의 의자를 끌어 앉으며, 턱을 괸 채 그를 바라보며 금은 싱긋 -보는 사람에 따라 무서울지도 모를-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한다.
"얌전히, 식사 맛있게 즐기시길 바랍니다. 주인님."
공중에 잠깐 발화 에너지를 모아 훅 터트렸으니. 금세 쭈그러진 상대를 바라보다 금은 만족스럽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dice 1 6. = 2
역시 매니악한걸 떠나서도 다른 매력이 있는 것인지, 그저 메이드와 집사로 이루어진 카페일텐데도 방문하는 손님들은 남녀노소라고 굳이 설명하는 것조차 민망할 정도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었다.
"그치만 그렇다는건..."
사람이 많음은 곧 이상한 사람들도 섞여있단 것, 마음같아선 당장 퇴출시키거나 하고 싶었지만 그녀 역시 일단은 메이드인데다 손님을 내쫒아도 컴플레인만 더 늘어날 뿐일테다.
그리하여 그녀가 선택한 것은...
"호요? 그런 이야기가 있었나여? 슬마여~ 이 카페에선 어느 누구도 직원의 부주의로 인해 고농축 카페인의 커피를 마셔 뻗어버리거나 연유를 졸여낸 극강의 단맛으로 실려가거나 한적이 없슴다? 글쎄여... 혹시라두 그런 일이 있었다믄 그저 손님에 대한 사랑이 넘무 넘쳐나서 그런거 아닐까여~♡ 무거운 사랑두 때론 나쁘지 않은 법임다~"
>>294 그렇지만 지금 시기 정도면 이정도로 얽히기 충분한 시간이 흐른 것 같아서 햐햐 부끄러워하거라 금주야(나쁨) 마주보고 걸터앉은 자세인데 이혜성이 걸터앉은 쪽. 이혜성 치마 쬐끔 신경쓰이고 금이는 끌어안고 있어서 약간 자기한테서 나는 냄새 새삼스럽게 신경쓰이는데 끌어안고 있는 건 만족스러워보여서 어쩔줄 모르는 게 떠올랐다 햐햐
"안녕, 혜우 학생. 그 소문 들었어요?" "무슨 소문요?" "성하제 시작되고 이틀 만에 다섯명이 실종됐대요. 그것도 꼭 고등학교 1학년으로." "아하."
조만간 무슨 일이 생길 거란 예감은 있었다. 그래도 성하제는 넘기겠지 했는데 불길한 예감은 절대 틀린 적이 없었다.
"거 참 이상도 하지- 혜우 학생도 1학년이니까 조심해요?" "네, 그럴게요."
나를 걱정해주는 연구원에게 싱긋 웃어보이고 그 날의 커리큘럼을 진행했다.
"...그런데 선생님들은 축제 즐기러 안 가세요?" "우리야 매년 질리게 보니까요. 내가 몇년차더라. 11년차였나?" "전 12년차에요. 나이도 나이다보니, 떠들썩하게 노는 것보다 조용한 연구실이 좋네요." "흐음."
서로 눈과 손은 연구에 몰두하면서도 편안히 대화를 나눴다. 그러다 문득 누군가 말했다.
"그러고보니 걔는 잘 사나 몰라." "누구?" "걔, 있잖아. 우리 동기." "아- 뭐 잘 살고 있겠지. 죽었단 소식도 없고." "하기사 걔라면 그 능력으로 어딜 가도 굶어죽을 일은 없긴 해." "그렇지 그렇지. 아, 진쌤, 이리 와 봐. 이거 이거." "오, 이거 반응 괜찮은데?"
나는 굳이 대화에 끼어들지 않고 듣기만 했다. 처음 듣는 연구원들의 과거의 편린과 그 속에 스치듯 언급된 누군가가 어쩐지, 귀에 걸렸다.
@이리라
시간을 조금 돌려, 성하제를 이틀 정도 앞둔 어느 날. 나는 한참을 고심한 의상 디자인을 들고 리라에게 연락을 보냈다.
>[선배님] >[저번에 말씀드린 무대 협조를 부탁드리려 하는데] >[직접 만나서 얘기하고 싶어서요] >[(목화고 근처 카페 지도)] >[기다릴게요]
다소 무례한 부탁이긴 했지만 나도 이것저것 일이 많다보니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조금 이르게 연락을 보내놓고 먼저 카페에 도착해 의상과 오브젝트의 구상을 조금 더 다듬고 있었다.
너무 몰두한 탓인지 리라가 와서 말을 걸 때까지 전혀 눈치를 못 챘지만...
"...아, 안녕하세요."
뒤늦게 리라의 도착을 깨닫곤 고개를 꾸벅 숙였다. 리라가 음료를 주문하거나 자리를 정리해 앉기를 기다렸다가 도안과 설명이 그려진 연습장을 꺼내 보여주었다.
"일단,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의상과 무대 오브젝트, 이렇게 두 가지인데, 음, 이것 보면서 설명할게요."
그렇게 시작된 설명은 다음과 같았다.
의상 - 드레스 하의 > 반바지, 정장바지 > 드레스 하의로 변신? 가능한 의상 두 종류. 겉감 딥퍼플 안감 다크블루 그 외 장식은 겉안감 토에 맞춰 다양하게.
드레스 하의 > 반바지 : 드레스는 무릎 길이, 주름 풍성 레이스와 프릴 장식 화려하게. 반바지는 무난한 정장핏으로. 바뀌었을 때 등허리 쪽으로 리본 형태 장식이 있었으면 함 (드레스의 레이스 장식이 리본 형태를 이룬다면 어떨지?) 정장바지 > 드레스 하의 : 정장바지는 부츠컷, 신장 대비 약간 긴 기장, 장식 없이 깔끔하게. 드레스 하의는 머메이드핏, 사선으로 프릴 장식, 프릴장식 라인 따라서 트임 있었으면 함 (치마자락을 걷지 않으면 티나지 않게끔)
오브젝트 - 이것 까다로움, 불가능하다면 철회 가능. 연주하는 음색에 따라 색과 형상이 변화하는 오브젝트, 기본 형태는 사각면체, 육각면체, 구형태, 이 셋 정도. (큰 것 셋 작은 것 다섯 정도 있었으면 함) 변화하는 형상은 주로 자연물이었으면 함, 동식물 위주, 영상미를 더할 예정이니 다소 추상적인 형태가 되어도 오케이. 소재는 플라스틱 내지는 아크릴? 리얼리티계는 잘 모르므로 '너무 무겁지 않으며 형상이 자유로운' 소재이면 함
나는 저지먼트 카페에 온 혜령과 아버지를 보고 영업용 미소 대신 어이없다는 웃음을 지었다. 두 사람은 내 차림을 보고 잠시 의기양양해졌으나 카페 내에 나보다 더한- 부원들을 보고 얼이 빠졌다.
그 모습을 보며 웃음을 참는 건 꽤나 힘들었다.
"자리,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더 철저하게 접객했다. 가장 좋은 자리로 안내해, 직접 의자를 빼주고 손수 메뉴판을 펼쳐 보여주며 설명을 했다.
"본 점의 요리는 즉석에서 최적의 실력을 가진 점원들이 손수 만든-" "뭐 그리 대단한 걸 하나 싶었는데, 이런 소꿉놀이나 하는 거였어? 그래놓고 큰 소리는."
아하.
축제용 카페를 보고 뭔가 오해를 단단히 한 듯한 혜령을 보고 나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미소를 유지했다.
"왜, 부럽니? 너는 이런 거 한 번 못 해봐서?" "그게 무슨 소리야! 부러울 리가 없잖아? 이런 천박한" "하지만 너, 입구 앞에서 엄청 흥미로운 눈 하고 있었잖아. 못 봤을 거라고 생각했나 봐. 안타깝기도 해라." "......!" "한 번 당했으면 됐지, 뭐하러 나서서 맞으려 해. 응? 그냥 조용-히 즐기다가 가. 너, 돌아가면 이런 여유 없잖아. 이번에도 여기 오려고 얼마나 고생했을까. 불쌍하다, 정말."
사실 집안에 대해 전부 아는 건 아니었지만, 어릴 적 기억에 남은 장면들을 토대로 유추해 몇 마디 선수를 치니 혜령은 다시 조용해졌고 아버지는 아예 고개를 돌려버렸다. 나는 두 사람을 보다가 영업용 미소로 바꾸며 물었다.
"오늘의 추천 메뉴는 휘핑과 과일이 올라간 팬케이크, 실론티입니다. 두 분, 추천으로 해드리면 되겠습니까?" "...네, 그걸로 주세요."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그렇게 당하고도 끝까지 자존심 때문에 못 나가는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추천 메뉴 2인분을 적어 카운터에 전달해주었다. 이후 나온 음식 역시 직접 서빙해주었다.
"부디, 맛있게 드시길 바랍니다."
그 말 끝에 결국 참지 못 하고 킥, 하고 웃음을 흘렸더니 순간 째려보는 혜령의 눈이 어우, 얼마나 사납던지.
-그러면. 결과적으로 어떻게 될까요? "어느 쪽이던 좋은 결과는 나오지 않을 거란다?" "균열의 끝으로 붕괴되거나." "예상하기 어렵지 않은 결말이 나고 결국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다른 결말들도 좋은 건 거의 없겠지.." "그래서 기대를 하고 있단다. 정말 유용하게 쓸 수는 있으니까.. 그렇겠구나?" 결말이 그렇게 될 것임을 은연중에 믿기 싫어하기에 유예된 것 뿐이겠지..라는 말에 입을 꾹 다문 케이스입니다.
-으음. 티 언니이. 정신이 들어요? -저는 굉장히 온건한 방식으로 데려오고 싶었는데... 왜 다들 제가 데려오고 싶어하는 방식을 보면 화를 내려 할까요? 정말이지 몰라서 묻는 표정이긴 합니다.
수경은 연지의 커리큘럼을 받고 있습니다.
"뭔가 달라지는 게 없니?" 뭔가 요즘 커리큘럼이 정체가 일어나는 것 같다는 느낌이어서인지.(물론 오늘의 커리큘럼 수행 자체는 완벽했지만, 커리큘럼의 강도를 높이면 좀 괘부하가 오는 듯하다는 감각이 들었을지도) 리태는 고민하는 듯 물어보지만. 수경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리고.. 재발급은 아직도?" "그건... 지금은... 하면.." 곤란해요. 라는 표정을 짓습니다. 그 파손직전을 아직도 들고다니냐는 듯한 표정이었지만. 당신은 애써 희미한 미소를 띄우려 합니다..
양아치들의 비명이 사라지면서 완전히 체포됨을 느끼며 말했다. 설마 안티스킬이 역으로 제압당하지는 않았겠지. 이와 별개로 한양은 본인이 할 필요가 없는 일에는 최대한 나서지 않으려는 듯했다. 물론 이것이 한양의 성향이거나 가치관이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당분간은 그렇겠다고 볼 수 있겠다. 그렇다고 부원들에게 일을 넘기고 그렇지는 않겠지만.
어디서 감히, 누구 앞에서라. 감히 레벨 5 앞에서 이렇게 설칠 수 있냐..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냥 양아치 상대로 힘쓰는 것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너무 커져버렸다. 일종의 오만이라고 봐야 될까. 한줌의 힘도 아깝다는 생각이 너무 커졌어.
" 너는 졸업하고 안티스킬은 하면 안 되겠다. 징계를 한두 번 받지는 않을 것 같은데. "
>>349 성운은 드문드문해지는 카페의 인적을 뒤로하고 테이블을 부지런히 정리했다. 다음 테이블을 정리하러 다가가다가, 혜우의 눈짓에 성운은 혜우를 따라 휴게실로 들어갔다. 지쳐보이는 혜우의 모습에 성운은 문득 손을 내밀어서 자기 이마와 혜우의 이마를 짚어보았다. 혹여 몸살기운이 있는 건 아닌가 하고. 그러고는, 성운은 메뉴판을 받아든다.
“그럼 잠깐─”
하던 성운은, 갑자기 장난기가 돋았나 어조를 바꾸었다.
“─잠깐 실례하겠습니다, 주인님.”
하고는 정중한 태도로, 제법 익숙한 메이드 티가 나도록 혜우에게 부채질을 해주는 것이다.
소소한 장난이 있은 지 다음날에도, 성운은 혜우와 퍽 다정한 거리감을 유지했다. 중간중간 업무 중에 타이밍이 빈다 싶으면 아양도 떨어보고. -정성스레 차려입힌 인형 같은 자그만 아이가 혜우와 그리도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게 혜령의 눈에 퍽 짚였을지도 모르겠다. 일단 그 아이의 성별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르겠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으응 수면패턴이라... 어려운 문제지, 사람마다 잠 못자는 이유는 천차만별이니까. 승엽주 말에 동의해! 잘 쉬거나 병원가서 적절하게 처방받는게 지름길이더라>< 모두의 숙면을 응원한다구!
이 아래는 어제 고마워서 써본 뒷북이니 답장 필수 노노~0.< >>17 >>37 히히 감정이입해줘서 고마워~>< 그리고 적절한 상황요약도! 대신 이 고마움은 청윤이에게 기회되는 날 볶음밥으로...(?
>>22 이그그 울지말어(뽂뽂) 앗 실은 나도 npc 친구들 중에 제일 동의하는 건 리버티친구들인데(이런발언) 불태우고 다시 인도적으로 짓자~>ㅂ<
>>24 헉 감동...!! 그만큼 감정이입해서 봐줘다니 엄청 고마워ㅠㅠ 어두메 다크한거는 얼릉 끝내버리고 파서 어제 최대치였으니 돈워리라구! 그리고 성하제 시점에는 메이드 태진이를 보면... 새봄: 선배 우리 가게에서 하루만 일 안해보실래요?(초롱초롱
>>28 청윤주가 적절하게 요약해준 대로지롱! 그래도 축제 전 시점이니깐 현시점에서는 평소대로의 메이드 철형을(냥냥메이드 철형도, 끄뉵메이드 철형도!!) 스카웃하려는 새봄이야 히히><
>>30 서연주 이번에도 엄청 자세히 읽어줬구나! 고마워ㅠㅠㅠ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나은 법이지 후후 물론 인첨공살이 쉽지 않지만 모두 행복한 노인이 되면 좋겠지 뭐야>< 그리고 소장님이 할 말이 있대!
소장: 내가요, 저 사고로 기숙사 건물 구조에도 문제 생겼을까봐서 기숙사에서 수리비에 재건축비도 물게 생겼는데에 그거 애한테 청구 안 했어요... 연구소 예산에 사비 쫌 보태서 메꿨지... 그리고오, 애가 레벨 1이라서 제어를 못해가지고 이 사달이 났으니까 레벨 2가 돼야지 이 사달이 또 안날거 아닙니까아ㅠㅠㅠㅠㅠ(꺼이꺼이꺼이꺼이
...라는 사정이 있었대 히히 덕분에 잘 잤어! 매번 자세히 읽어주고 관심가져줘서 고마워! 엄청 보람있다><
사람은 호기심이라는 저주에서 벗어날 수 없다. 예컨대, 알고 싶다는 이야기일테다. 그 호기심은 저주인가? 보통 동월이라면 호기심을 저주로 치부하지는 않겠지만 이번만큼은... 저주라고 해도 할 말이 없을지 모르겠다.
" 뒤끝 안생기게 생겼냐고. "
동월은 그 때 있었던 일을 기억해보았다. 갑작스레 나타나선 사람을 경계하게 만들고, 알 수 없는 이야기들을 꺼내며 머리를 어지럽히질 않나, 감시받는다는 느낌 때문에 찝찝하기도 했었다. 결과적으로, 불청객이 나타나서 좋았던 점이라고는 애린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는 것 외에는 없는 셈이다.
" 리드는 뭔 놈의 리드. "
게다가 뻐팅기는건 또 뭐란 말인가. 알 것 같으면서도 잘 모르겠는 말들이 들려오자, 동월은 잠시 생각하는 시늉만 하다가 게임센터 내부로 들어가버렸다. 어차피 당장 생각해서는 모를 문제다. 잠시 미뤄두고, 총질이나 하자.
" 너 이자식 아까부터 허접허접 하는데... "
허접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동월의 눈썹이 꿈틀거렸고, 동월은 마침 지나가고 있던 북치는 달인 게임의 북채를 집어들었다.
" 세이셋키핫표!!!!!!!!!!! "
기합 넘치게 소리치고 휘둘렀지만 이 채는 맞으면 아프다. 주먹처럼 살살 내리쳐도 아마 꽤 아플지도 모르기 때문에... 동월은 거의 그냥 올려놓듯이 툭 내리쳤다.
아무튼 여러가지 기기들을 지나던 와중에, 갑자기 옷자락이 당겨져 뒤를 돌아보니... 익숙한 게임이 눈에 들어왔다.
" 호오, 많고 많은 것 중에 굳이 이걸로 고르다니. "
일반적으로 모형 총을 들고 진행하는 건 슈팅 게임류들은, 2p로 진행하면 경쟁보다는 협력을 중요하게 여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애린이 고른 이 게임은... 협력도 중요하지만, 플레이어의 승패를 확실하게 나눔으로써 경쟁도 권장하는 게임이었다. 애린이 굳이 이걸 고른건, 동월과 총으로 경쟁을 해보겠다는 의미려나?
잠시 5분 정도만 쉬고 싶다며 눈을 감았을 적, 소매를 잡아당기는 손길에 태오는 눈을 떴다. 그리고 혜우를 마주한 눈은 여상하지만, 혜우는 알 수 있을 것이다. 평소와 같은 무표정이지만 눈길만은 상냥하다. 타인에게 친절하나 상냥하지는 않던 태오지만 혜우에게는 예외였다.
"……."
태오는 굳이 입에 담지 않는 모습을 바라보다, 주문을 받기 위한 뒷모습까지 눈에 담았다. 그리고 결심이라도 섰는지 말을 고르고자 다시 눈을 감아버리니, 5분이란 시간은 쉽게도 지나가버린다. 혜우를 부른 손님은 검은 머리카락을 등허리까지 기르고, 붉은 눈을 가진 남성이었다. 한결과 비슷하게 키가 컸지만 체격은 틈이 날 때만 운동을 할 수 있는 한결보다 조금 더 근육이 세밀하고 고루 잡혀있겠구나 싶은 것이 코트 너머로도 언뜻 보였다.
"주문하고 싶어서요."
울림 좋은 바리톤의 목소리와 함께 남성은 메뉴판 위에 손가각을 슥 얹었다. "크림소다 한 잔이랑…… . 말차 푸딩 하나요." 퍽 깜찍한 입맛의 주문을 마친 남성은 혜우를 향해 시선을 올렸다. 큰 키 때문에 앉아서도 시선을 얼추 마주할 수 있었겠다마는.
"일단… 에어버스터는 없나 봐요. 아쉬워라. 인사라도 해보고 싶었는데."
여유롭게 눈을 휜 남성은 부실을 둘러보듯 고개를 움직이다 손가락을 들어 누군가를 콕 가리켰다.
"그리고 부탁이 하나 있는데……. 저 학생 좀 불러주실 수 있을까요? 지금 일어나는…… 네. 쟤요."
아마 혜우가 태오를 호출하면, 태오는 일어나 누가 불렀는지 확인하듯 고개를 빼 손님을 확인하더니 가기 전 혜우의 어깨 위에 손을 얹고는 귀에 나지막이 뭔가를 달싹였을 것이다.
"……이제 내게 가족은 너랑 희야밖에 없어요."
그러면서도 두어 번 토닥이며 허리를 펴고, 남성을 향해 걸었으리라.
"부르셨나요, 주인님."
힐 소리와 함께 남성의 앞에 도착했을 적, 남성은 팔을 뻗어 대뜸 태오의 허리에 팔을 둘렀다. 이전에도 한 번 있었던 일을 상기했던 저지먼트 부원 몇의 안색이 창백해졌고, 아까 태오를 호출했던 남성과 여성이 조각 케이크를 먹다가도 눈을 둥글게 뜨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으나, 경악할 일은 따로 있었다. 태오가 익숙하다는 듯 남성의 어깨에 툭 기대며 뺨에 손을 얹고 시선을 마주했기 때문이다. 중년 남성, 중섭의 손에서 포크가 떨어져 딸그랑 소리가 났다.
"여긴 어쩐 일로 오셨을까요……. 신변 드러나는 걸 싫어하시는 분이." "내 소문을 들어서 말이다. 원체 욕심이 많아야지." "아……." "저녁에 시간 비니?" "유감스럽게도……." "아." "그리고…… 주문서, 봤답니다. 단 음식은 줄이시라니까요, 형." "머리가 영 안 돌아가서 말이다." "서비스라도 해드릴까요…… 무료니까요." "음?"
저지먼트 부원 하나가 멍하니 눈을 비비더니 중얼거렸다. "여기 환각 능력자 있냐?" 뺨을 쓸던 태오가 천천히 고개를 숙이고 이마를 맞대며 느긋하게 미소 지어보이는 광경 탓이었다. 태오는 이마를 떼자 나지막이 웃으며 품에 고개를 툭 기댄 남성의 머리를 쓸었다
"이제…… 놓아주세요." "음, 1분만 더 독점하고." "일해야 한답니다……." "30초." "……새벽에 집으로 와요." "당돌해." "그야 그때는 보는 사람도 없을 테니ㄲ……."
보는 사람? 잠깐만. 태오는 고개를 들었다가 누군가와 눈이 마주치자 천천히 다른 손을 들어 제 입가를 틀어막았다.
좋은 아침이다. 아니, 사실 그렇게 좋은 아침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일어나자마자 이런 비보가 날아왔으니까.
"실종이라고? 이 시즌에?"
3학구 곳곳의 학교로부터 시작된 학생 몇몇의 실종 소식. 안티스킬에 접수된 건수와 어쩌면... 이라는 소문을 포함, 최종적으로 현재 총 5인의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소식이 저지먼트의 통신망을 통해 전달되었다. 리라는 핸드폰 화면을 착잡하게 바라보다가 도로 전원을 끄고 찡찡이의 밥을 챙겨준 뒤 욕실로 들어갔다. 집사복은 며칠 입었다고 처음 입었을 때의 어색함이 완전히 사라져서 이제는 거의 교복을 입은 것과 비슷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샤워를 마치고, 교복 대신 집사복을 입고, 찡찡이를 쓰다듬어 준 뒤 펫캠을 켜고 창문을 연다.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가르면 세상 모든 게 작아 보인다. 이렇게나 작은 세상에 이만큼이나 많은 사건 사고들이 압축되어 있다니, 새삼 기묘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가을 바람이 갓 씻은 얼굴을 시원하게 훑고 지나갔다. 멀지 않은 거리에 목화고등학교의 교정이 보인다. 오늘도 오래 두고 곱씹을 추억거리로 남을 만큼 즐거운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썩 좋지 않은 소식과 함께 열린 아침이지만, 우리는 언제나 함께 많은 것을 헤쳐나가지 않았는가. 그러니 서로를 믿고 축제는 축제답게. 감히 그런 소망을 가슴 깊숙이 품어보았다.
그런데 나, 뭘 잊어버린 것 같은데. 뭐였더라?
"집사 도착!"
모르겠다. 부실 창문을 타 넘어 들어오니 오픈 준비 중이던 부원 몇몇이 이젠 익숙하다는 듯 손을 흔들어준다. 리라는 빗자루에 리본을 매 조그맣게 줄여서 주머니에 넣은 후 일손을 거들었다. 그리고 흘러흘러 오픈 타임. 이른 시간부터 방문한 오늘의 첫 손님은!
"오므라이스 주세여!" "오므라이스 두 개랑 아메리카노 뜨거운 걸로 두 잔, 그리고..." "오렌지 주스!" "네, 그렇게 주세요."
유치원생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와 부모님으로 이루어진 3인 가족이다. 리라는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제 의견을 뱉는 아이를 향해 살짝 웃어준 뒤 주문표를 작성했다.
"오므라이스 두 개, 뜨거운 아메리카노 두 잔, 오렌지 주스 한 잔 맞으실까요?" "네에!" "그럼 바로 준비해드리겠습니다. 더 필요한 게 있으시다면 테이블 위의 종을 울려주세요."
성하제. 1년에 단 두 번 있는 인천첨단공업단지의 개방 시기이자 인첨공 전체의 큰 축제 기간. 학생들은 학교를 가지 않고 각자의 학교에서 부스를 열어 축제에 직접 참여하거나 타 학구의 축제를 체험하는 등 알찬 시간을 보낸다.
더불어, 이 시기는 부모 품을 일찍이 떠나온 인첨공의 많은 아이들이 외부에서 지내는 부모님을 만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이기도 했다. 물론 그것도 어디까지나 내외부에 연이 있는 아이들에게 한정된 이야기이긴 했지만, 반대로 연이 있는 아이들이라면 싫든 좋든 얼굴 맞댈 일이 한 번쯤은 우연찮게라도 생겨나게 될 때였다.
성하제는 그런 때다. 국가기밀이라는 명문 하에 같은 국가 내에서도 철저히 갈라지고 고립되어 끊어질 듯 말 듯 위태롭게 이어지고 있던 인연의 실을 다시금 매듭 지어주는 기회. 그 매듭이 마무리의 매듭일지, 기존의 것을 더 단단히 하는 매듭일지, 혹은 옛저녁에 풀린 것을 다시 기워보려는 시도 중 묶인 것인지는 각자에게 달렸겠지만, 확실한 건, 기회는 모두에게 공평하다는 것이다.
그런 왁자지껄함 속에서 선 아녜스 센터는 홀로 고요했다. 지도교사들과 선 경, 엄시현을 제외한 대표 2인이 센터의 아동청소년들을 전원 인솔해 축제를 즐기러 나가버린 바람에 건물이 모처럼 텅 빈 탓이다. 덕분에 경은 오랜만의 정적을 만끽하며 사무실에서 나와 모처럼 1층의 카페테리아를 찾았다. 널찍하고 깔끔하니 햇빛도 잘 들어 누구나 좋아하는 공간. 그러나 정작 센터를 세운 경 본인은 사무실 내에 커피머신이 구비되어 있다는 이유로 자주 찾지 않았던 공간이다. 맑고 구름 한 점 없는 가을 하늘에서는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었다. 경은 주문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나온 따뜻한 카페 라떼 한 잔을 들고 창가 자리로 걸음을 옮긴다. 통유리의 중간, 약간 높은 테이블을 앞에 두고 반쯤 열려 있는 작은 직사각형 창 사이로 시원한 산들바람이 들어와 코끝을 간지럽힌다.
여름이 지나가고 있다. 너와 함께 맞이하지 못했던 여름이.
부드러운 라떼 한 모금을 입에 머금고 난 뒤 경은 하염없이 창 밖의 느릿하게 바뀌는 풍경만을 눈에 담았다. 금빛에 가까운 따스한 갈색 눈동자에 아직 푸르른 나뭇잎이 비춰진다. 저 멀리 뻗은 벽돌길 끝에 시선을 놓고 있으면 어느새 저만치에서 누구라도 달려와주길 바라게 된다. 누구라도. 아니 사실은 다른 누구 아닌 네가. 사실은, 사실은—
"경 선생님?"
그러나 그토록 갈망하던 인기척은 외부로 이어진 벽돌길이 아닌 등 뒤에서 느껴졌다. 경은 익숙한 목소리에 천천히 고개를 돌린다. 안경 너머, 잿빛 섞인 푸른색에 안쪽은 새까만 시크릿 투톤 헤어가 살랑거렸다.
"시현 선생님." "죄송합니다. 혹시 휴식하시는데 방해했을까요?" "아뇨, 괜찮답니다. 시현 선생님도 음료수 하나 시켜서 여기 앉으세요. 뭐 마시고 싶어요? 이왕 만난 김에 내가 살게요. 주문하고 와요." "네."
정갈한 대화가 한바탕 지나가면 경의 눈동자는 다시 푸른 빛이 덜 가신 센터의 화단을 향한다. 흙과 풀 사이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벽돌길을 지나면 아름다운 하얀색 철제 아치 문이, 아치 문을 넘어서면 본격적으로 도착할 수 있는 화단에는 계절별로 바뀌는 색색깔의 생화가 가득하다. 마치 조그마한 정원처럼 꾸며진 앞뜰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따뜻한 아메리카노. 하지만 너무 뜨겁진 않게 해 주세요." 하고 주문을 마친 시현이 곁에 다가와 앉는 게 느껴진다.
"경 선생님은 어디 안 나가시나요? 모처럼 축제 날인데요." "전 여기 있어야죠. 그러는 시현 선생님은요?" "에이. 저 인도어 파인 거 아시는 분이. 그래도 이따 목화고는 잠깐 가볼까 싶습니다. 듣기로는 그 학교 저지먼트가 이번에 메이드 집사 카페를 한다더라고요. 이리라 양도 좀 볼 겸 해서, 예." "어머? 메이드 집사 카페? 그건 뭐래요?" "말 그대로입니다. 학생들이 메이드 옷, 집사 옷 입고 커피 파는 거죠." "세상에~ 신기해라! 요즘 학생들은 참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하네요. 신선하고 재밌겠어요."
따뜻한 아메리카노 나왔습니다—. 다소 늘어지는 목소리가 음료의 완성을 알린다. 이에 시현이 자리에서 일어나 머그잔을 들고 돌아오면, 그 사이 경의 눈동자는 다시 창밖을 향해 있다.
"이번 성하제에도 일찍 귀가하실 겁니까?" "그래야죠. 언제 올 지 모르니까요. 물론 이름을 이렇게 지었으니 센터로 올 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돌아온다면 더 편한 곳으로 먼저 올 것 같아서요. 여긴 항상 시현 선생님이 계시기도 하고." "......그렇습니까." "그런거죠."
솨아아. 풀들이 바람 따라 흔들리니 소리가 마치 파도와 같다. 경은 문득 눈을 감는다. 솨아아, 솨아아. 부드러운 물결 소리. 반짝이는 윤슬과 백사장. 새하얀 조개 껍데기로 만든 웃는 얼굴. 새하얀 조개 껍데기처럼 하얗고 연약한 손등. 파도에 스며들어 철썩이는 웃음소리. 그리운 목소리.
- 엄마!
목소리.
"—경 선생님?" "아."
감상이 길었다. 선경은 손목에 찬 스마트 워치를 확인한다. 오후 4시. 슬슬 귀가할 시간이다.
"돌아가시는 겁니까?" "네. 시현 선생님도 맘껏 즐기고 푹 쉬세요. 모처럼 축제 시즌이잖아요?" "그러겠습니다." "그래도 항상 몸은 조심하고요. 그건 시현 선생님이 더 잘 하실 거라고 믿긴 합니다만은." "에이, 아무렴요." "참. 리라는..." "제가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그래주겠어요? 고마워요."
다정한 웃음을 남긴 채 오래된 집으로 돌아가는 선경의 뒷모습을 엄시현은 가만히 바라보았다. 멍청하다고 해야 할까, 미련하다고 해야 할까. 그도 아니면 서글프다고 해야 할까.
말을 고를 수 없으니 침묵만 늘어진다. 비로소 경의 뒷모습이 시야에서 벗어나자 시현은 겉옷 주머니에서 담배갑을 꺼내들고 센터를 나섰다. 텅 빈 카페테리아에는 반쯤 비워진 머그잔 두 개만이 남아서 씁쓰름한 카페인의 잔향을 풍겨 댄다.
선선하게 불어닥친 산들바람에 몸을 맡긴 부드러운 풀들의 춤 스텝 소리는 고요한 안뜰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기나긴 가을의 시작은 그렇게 저마다의 기대를 품은 채 다가온다.
남자가 태오에게 하는 행동을 봤지만 별다른 반응없이 도록, 눈 굴려서 다른 곳을 바라봤다. 이 인첨공에서 믿을만한 어른이 그다지 없었다는 점에 대해 생각한다면 어른의 호의를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렇다고 덮어두고 의심만 할 수 없으니. 시선 굴리며 생각에 잠겨있던 혜성은 느릿한 어조로 중얼거린다.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말 그대로 본인 마음이 편하지 못해서 하는 말이든, 아니면 다른 것이든, 일단 지금으로서는 지금처럼 해왔던 것처럼 행동하는 편이 나을테지. 그리고 안타깝게도 혜성의 생각은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한차례 물을 뿜어버리다못해 사레들려 켈록거리는 불운한 사고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교과서와 학교 선생님들이 알려주는 교육 밖에 모르고 있다가 기초를 다 익히기도 전에 응용문제를 본 그런 쪽으로는 순진하다못해 동심이 남아있는 걸 감안하면 당연한 반응이다. 인첨공 스트레인지라는 장소라는 게 문제지만.
정신적으로 타의든 자의든 어른의 계단을 몇십개가 훌쩍 뛰어넘은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사레들려서 켈록거리던 혜성은 한손으로 입 감싸 막고 안드로이드가 건네는 손수건을 더듬거리는 손으로 받아들었다. 손수건을 받아드는 손이 후들후들 떨리긴 했으나 용케 떨어트리지 않고 엉망이 된 얼굴을 손수건으로 눌렀다. 사레들려 기침하던 것과 동기의 사생활을 알게 된 충격이 겹쳐서 새빨개진 얼굴을 손수건으로 가리며 혜성은 작게 죄송, 해요. 실례했습니다, 하고 말을 웅얼거렸다.
아마 충격에서 벗어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저지먼트가 그렇게 깊은 곳까지 발 디뎠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말씀하시는 이들이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혹여 심기가 불편하셨다면 같은 저지먼트이자 가장 윗 선배로 늦게나마 사과드릴게요."
혜성은 정중하고 예의바르게 사과의 말을 건넸다. 여전히 얼굴은 새빨갛고 간헐적으로 잔기침은 하고 있지만 눈 살짝 내리깔고 목례를 해보이는 태도는 반듯한 모범생 그 자체였다. 사과하는 이유를 물어본다면 글쎄, 아직까지 제 몸에 남아있는 바깥의 규칙 때문일지도 모른다. 조금 진정이 됐는지 손수건을 얼굴에서 떼어내며 예의 눈 살짝 내린 채 남자의 말을 들었다.
저 말은 경고일까, 충고일까. 지금까지 대화를 나눴을 때를 기반해서 추측하자면- 충고일 것 같지만.
"스트레인지를 돌아다니는 저지먼트에게 들어주는 보험치고는 꽤 부담스러운 보험이네요. 말씀하신대로 값을 물을 것 같은 분 아니신 것 같지만요."
충고가 맞구나. 그런데 이름을 팔아도 된다는 보험은 저 소파에 늘어져 있는 소금으로 박박 씻어낸 낙지와 친구 사이기 때문에 받은 호의라고 하기엔 조금, 비싸지 않나. 어르신. 혹은 천년 묵은 구렁이. 말 중얼거리던 혜성은 입을 잠시 다물며 눈 도록, 굴려 남자를 바라봤다.
"호의, 감사해요. 이름을 두번이나 팔아먹을 일이 생길 정도로 위험한 곳까지 들여다볼 생각은 없지만 주신다는 걸 거절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런데 유효기간이 있다는 조건은 아니겠죠?"
아, 손수건은 제가 나중에 태오 통해서 돌려드릴게요. 혜성은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슬슬 내일을 위해 돌아가야할 시간이었다.
아이고, 눈 코 뜰 세 없다. 그나마 주방에선 나왔는데 서빙이 제일 힘들다. 육체노동 겸 감정노동이잖아, 이거. 그래도 맡은 바 최선을 다해야지. 그래서 이 쪽으로 다가오는 손님을 보자마자 활짝 웃으며 맞았다.
"어서오세요, 도련님! 다과를 준비했습니다, 잠시 쉬어가시겠어요?"
그러나 우리의 손님, 아니 도련님께서 내 머리 위로 둘러보시다 나를 내려다보시고는 하시는 말씀.
"우와, 이렇게 쪼끄만 애도 집사를 해? 뭐, 귀엽네ㅋㅋㅋ"
...뭐 임마? 저, 저 사악한 높은공기단 녀석이 감히... 라고 말하긴커녕, 그래도 머물다 가시겠다기에 자리로 안내하고 주문을 받았다. 그밖에 더 필요한 건 없냐고 여쭈니...
"더 필요한 거? 그럼 혹시... 노래도 해주나?"
...놀려나 보려고 꺼낸 게 분명한 소리. 하지만 그 말에 나는 마음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생긋 웃었다.
"마침 도련님께 선보이고 싶은 노래가 한 곡 있답니다. 괜찮다면, 다과와 함께 들어주시겠어요?" "어, 진짜? 오냐 ㅋㅋㅋㅋ 얼른 가져와." "네, 도련님~ 잠시 기다려주세요."
마침 주방에서 다과가 준비된 모양이다. 조심조심 날라다 테이블 위에 세팅한 뒤, 쟁반을 두 손에 들고 큼큼 목을 가다듬었다.
"그럼, 노래하겠습니다. 들어주세요. ...《새로 피어나다》"
솔직히, 난 노래를 그렇게 잘 하진 못한다. 팝처럼 멋들어지게 부르질 못하고 동요가 된다고 해야하나. 그래도, 한 음 한 음, 가사 한마디마다 마음을 담아 불렀다. 일부러 점점 낯빛이 미묘해지시는 높은공기단원 도련놈과 눈을 맞추는 것도 잊지 않고. 인첨튜브에서 본 것처럼 제스쳐를 하진 못했지만.
노래를 마치고, 뭐라고 말하려는 듯 입술을 움찔거리는 높은공기단원 도련놈을 향해 생긋 웃어보였다.
"이 노래는, 명동 로망스라는 뮤지컬에 나오는 아리아로, 우리 나라 최초의 자동차인 시발 자동차를 예찬하는 노래입니다. 부족한 솜씨였지만,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도련님."
>>449 >>452 으앜ㅋㅋㅋㅋㅋㅋ 여로주 ㅋㅋㅋㅋㅋㅋㅋ 알아버렸구나!! 마자마자>< 새봄이는 배우님만큼은 못 불렀겠지만! 역시 여로땅처럼 눈치빠른 여로땅은 좋아해(?
그리고 >>404의 장면을 새봄이가 봤다면 어... 적어보자면 우선 나이 많은 중년인이 미성년자인 태오 선배한테 추근덕거리는 행동을 해서 기겁했는데, 태오 선배가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모습까지 보고 나면 더 생각하고 신경썼다가는 나만 피곤해지겠다면서 주방으로 도망가지 않을까...ㅠㅠ 그리고 태오 선배의 어떤 부분은 내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으니 거리를 두는게 좋겠다고 생각할거같아...<:3
>>467 성운이 성격에 이런 일을 놀린다기보단 경계하는 게 보통일 거라... 나으리 희롱에 태오선배가 호응하는 걸 보고 어떤 형태건 일반적인 교우보다 훨씬 밀접한 관계가 맞구나 하는 생각은 하겠고, 정히 상호작용한다 해도 공공장소임을 항상 양지해주시길 바랍니다 주인님 하고 쓸데없는 잔소리 하나 얹고 가는 정도 아닐까요. + .oO(당신도 당신 생각 있을 테니 알아서 잘 처신할 거라고 생각은 하겠지만... 역시 불안한 건 어쩔수 없겠네)
>>471 아! 남성이 태오 아부지랑 태오랑 꽁냥거린(...) 아저씨(새봄이 입장) 둘이 있었구나@@ 둘 다 남성이라고 쓰여있어서 오독해버렸네(머쓱타드)태오선배가 원치않는 일을 당하고 있는거 같았다면 주변에 도움을 청했을텐데, 그렇다고 확신할 수가 없었다보니ㅎㅎ 어쩔 수 없지! 남을 바꾸려 할 바엔 나의 상태를 바꾸는 게 좋고 말야><
>>473 어느정도 급발진(?)을 생각하고 있는지 몰라서 조심스럽지만, 혜성이가 느낄법한 감정을 느껴서 나오는 행동이면 괜찮지 않을까? 모범생 교회언니도 감정이라는 게 있잖아><
>>479 불안이요? 그렇게 심각한 것도 아니고, 오히려 허무맹랑한 불안이에요. 여기서 갑자기 어떤 돌발행동이나 하는 거 아닌가 하는 그런 거요. 펭귄맨이 갑자기 정상인코스프레 하고 고담경찰서 자선행사장에 나타나서 차를 즐기고 있는데 고든 청장이 당연히 불안하지 않을까요(비유의 상태가)
오늘도 저지먼트표 카페는 평화로웠다. 외부인 출입이 가능하다보니 온갖 종류의 진상들이 판을 치고 있었고, 저지먼트들의 기본 외모값이 높다보니-자신은 제외하도록 하자- 사람이 몰리는 건 당연한 수순이겠지만 이건 좀 선 넘었다. 어지간하면 외부인을 상대로 보호의 목적으로 호신술 사용하고 싶지 않았는데.
은근슬쩍 다리를 터치하려 들던 남자를 매끄럽게 제압하던 혜성은 핸드폰으로 주변에서 순찰을 돌고 있을 안티스킬에 연락하려던 참이었다.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가 "이혜성!!!!" 하고 부르는 순간 부르던 행동을 멈출 수 밖에 없었지만 말이다. 일단 어떻게든 신고를 마치고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둘러보던 혜성의 시선이 제쪽으로 성큼성큼 걸어오는 중장년 여성을 발견하고 엉거주춤 일어섰다.
"...엄마? 어떻게 여기... 아! 아파! 왜 때려!" "기집애야 옷이 그게 뭐야 어? 아주 평소에도 짧은 거 입고 다니더니 여기서도 그렇게! 짧은! 옷을!" "아! 엄마! 이거 유니폼! 유니폼!"
가차없이 등짝에 날아드는 엄마표 마사지에 혜성은 눈물까지 찔끔 흘리며 소금으로 문지른 미꾸라지처럼 팔딱거리기 시작했다. 주변에 시선이 몰렸지만 아무리 저지먼트 내 최고참이라도 엄마의 등짝 스매싱을 이겨내지 못했다. 한참을 팔딱거리던 혜성은 여성을 말리며 손목을 잡아 뒤로 데려오는 남성의 얼굴을 보며 힝 하는 표정을 짓는다.
>>518 아, 그게 태오네 부모님은 쀼쟝님이 이미 모셔가서 성운이는 별 자각 못느끼고 유명하신 분들이 왔네- 하는 생각이나 조금 했을 것 같아요. 왠지 묘한 기시감이 느껴지는 얼굴이긴 한데 아마 거기서 그만이지 않았을지. (그 외에도 또 뭔가 태오랑 태오 부모님이 만난 장면에 대한 글이 있었는데 그건 저저번 스레던가...?)
성하제엔 외부인도 초대할수있다는 소식에 한동안 제법 고민했다 원장님이나 한쌤이나 친구들을 초대해봐? 근데 원장님이나 한쌤은 맨날 눈코뜰새없이 바쁘시니 인첨공까지 오실 시간이 날지 모르겠고 시간이 나면 그때라도 쉬셔야할거같다 친구들은... 생활터전 다 버리고 인첨공에 가긴싫다는 녀석 퇴소해도 여친남친이랑 살면된다던 녀석 뒤늦게 대박이 터져서 가족이 데리러온 녀석 등등 각자의 사정으로 갈린뒤론 편지나 한두번 주고받은게 고작이라 초대하기 염치없다 이젠 일상을 함께하며 허물없이 지내던 사이가 아니라 서로 할말이없어 어색한사이로 변해가는중이니 (물론 편지내용이야 아직 빼곡하다만 능력이 강해진뒤론 편지지에서 어색한기류가 느껴졌다 나도 편지쓸때 적당한 화젯거리 찾느라 골머리썩기도 했고) 이렇게 갈리는구나 아무리 각별했던기억이 있어도 사는세계가 달라지면 서로의존재도 희미해지는구나 어쩔수없지 지난인연은 지난인연!! 그저 그들덕에 내가 한시절을 그럭저럭 잘보낼수있었다 감사하고 다들 잘지내기나 바랄밖에~~
오늘의 일기 끗!!
/정주행해야하는데 밀린게 많아서 못하고있어요 죄송해요오오오......... 88989ㅁ89898898 (우주너머로 내던져짐)
─뉴스며 인터넷 기사란에서 본 적 있는 기억이 있는 얼굴이 한양의 안내를 받아 안으로 이동했다. 왠지 그들의 얼굴을 어디서 본 것 같다는 기시감이 느껴졌으나, 성운은 그 기시감의 출처를 굳이 집요하게 파고들지 않고 다시 업무에 매진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주인님. 메이드 앤 버틀러 카페 저지먼트입니다.”
어느덧 익숙해진 발성으로 접객을 하고 있을 때, 그 사람이 아무 예고도 없이 나타났다. 방심했다가 호되게 당했던 그날, 예기치도 못하게 등장한 태오와 함께 자신을 그늘 속에서 바라보고 있던, ‘어르신’. 아차 하는 생각에 표정을 다시 가다듬었지만, 돌연 나타난 의외의 두려운 존재를 갑작스레 마주친 일순간의 동요를 서휘가 놓쳤을 리는 없겠지. 마지막으로 그를 대면했을 때와는 자신의 모습이 크게 달라져있기에 성운은 아직 이름도 모르는 그 어르신이 자신을 향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를 노릇이지만, 성운은 일단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가장했다. 그리고 그를 자연스레 안으로 인도했다.
남성, 어르신은 당신의 동심을 깨부수고야 말았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어찌 하겠는가? 언젠가 깨질 거 이참에 빨리 깨졌다 생각하자. 실로 오만한 발언이기 짝이 없으나 여긴 스트레인지다. 뻔뻔하지 않으면 남이 먼저 등처먹는 세계. 태오는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며 정신을 차리려는 시도를 해보다 실패했고, 안드로이드는 여상하며, 어르신은 여유롭게 당신을 향해 눈을 흘긴다. 이상한 나라로 떨어진 앨리스가 티 타임을 가졌어도 이것보다는 나았을 테지!
"불편하지는 않지. 하물며 도깨비들이 돌아다닌다 한들 말이다. 저지먼트랑 마주쳤다 싸울 일만 없길 바랄 뿐이지, 그쪽은… 그래, 비사문천이라고 하던가, 거기는 자정작용 잘 해주는 고마운 아이들이긴 하다마는…… 저지먼트가 언젠 그런 아이들을 넘어가주더니? 정식적으로 허가 받고 움직이라고, 당최 뭐가 켕기냐며 깽판을 칠 아이들인데. 뭐, 언젠가 불편할 일이 생길까 싶어 미리 얘기해둔 것이니 괘념치 말거라. 요즘 애들 말로 뭐라 하더라, 스불재?"
아마 그거겠지. 요즘 애들은 별걸 다 줄인다니까. 어르신은 마저 진정할 시간을 주듯 잠시 말을 멈추고 느긋하게 태오를 토닥였다. 소금에 박박 씻겨 삶아질 날만 기다리는 낙지는 이젠 최소한의 생명 활동인 숨쉬기를 제외하면 움직이지도 않는다. 가슴팍이 오르내리고, 눈은 반쯤 감겨있으나 곧 꿈나라로 가게 생겼다.
"부담스럽지만 목숨은 하나잖니. 레벨이 높다고 불사신은 아니니 받아두렴."
보험이란 것은 언제나 안전함에 대한 보상을 보장해주나, 제 잇속 챙기는 면모도 없잖아 있는 법이다. 그 또한 당신에게 바라는 것이 있었으나 함구했다. 이름을 팔면 다른 이권 또한 챙길 수 있음을 굳이 얘기할 필요는 없다. 스트레인지 내부에서 시들거리는 것 아니냐며 기회를 노리는 멍청이들에게 무려 저지먼트가 어르신의 이름을 팔기 시작하면 그 악명을 떨쳐 기강을 잡을 수 있거니와, 작은 명분이 하나 생길 테니.
"유효기간이라, 딱히 그런 걸 신경 쓰고 사는 사람은 아니란다. 적어도 학생에게는 말이다."
일어서는 당신을 배웅해주려는 듯 같이 일어서려던 어르신은 태오를 보고는 등 밑에 손을 넣어 상반신을 일으키고 가볍게 어르고 달랬다. 인사해야지, 하고 조용히 다독였으나 여전히 "밈미 안녕……." 따위의 말을 중얼거리는 태오를 보며 안 되겠구나 생각했는지 눈을 굴려 시선을 피했다.
서빙할 땐 잊지 말고 주인님들께 미소 짓기. 잔소리를 듣기 싫은 만큼 착실히 지키다 보면, 가끔 여러 요구를 해오는 주인님들이 있었다. 이번에는 오므라이스에 글씨를 적어 달라는 말에 금은 케첩 통을 들고서, 불러주는 문구를 조심스레 적어낸다. 다만 원체 악필에다가, 케첩으로 글씨를 적는다는 것에 문제가 있었으니. 도저히 알아볼 수 없는 것에 클레임이 들어와, 야단맞겠구나 싶었지만. 다행히도 손님은 엉망인 글씨에도 만족했을까. 이해 못 할 반응이라 물끄레 바라보던 금은 원하는 대로 사진을 같이 찍어주고선, 슬그머니 카페를 빠져나가려 했다.
태오는 메뉴판을 가지고 가던 중 갑자기 휘청거렸다. 가뜩이나 높던 굽이 바닥 틈에 낀 탓이었다. 다행스럽게 균형을 잡아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아무리 다리에 힘을 줘도 굽이 빠지지 않았기에 태오의 눈이 가늘게 뜨였다. 자리에 조심히 무릎을 굽히고 앉아 힐을 벗고 낑낑대니 굽이 빠지기야 했다마는.
어릴 적에도 그 눈동자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걸 좋아했다. 누군가는 소름 끼친다며 부러 피하기도 하는 눈이었지만 말없이 나를 마주해주는 그 눈은, 말보다 많은 말을 해주었다.
윤슬에 부서지는 옥빛 눈동자.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한 사실에 나는.
그 손님은 어쩐지, 굳이 나를 부른 듯한 느낌을 주었다. 왜일까, 그런 감이 팍 들었다.
그래서인가. 주문하고 싶다던 손님을 빤히 쳐다보게 되었다. 실례인 걸 모른 건 아니었다. 감도 감이지만 어딘가 묘하게 본 듯 하면서도 초면인 느낌도 들었기 때문이었다.
뭐지. 이 위화감.
빤히 보면서도 주문을 받아적던 나는 손님이 가리킨 부원을 보고 다시금 그런 시선을 보냈다.
뭐 하는 사람이지.
"네에."
그러면서도 얌전히 대답하고 태오를 부르러 갔다.
태오를 부르는 건 긴 말 하지 않았다. 일어나려는 태오의 소매깃을 잡고 그 손님 쪽을 향해 눈짓하는 것으로 끝이었다. 태오가 일어나 어깨를 두드릴 때까지도 잡고 있던 소매깃은 볼을 부풀리고 작게 내뱉는 말과 함께 놓였다.
"흥. 그러면 누가 봐줄 줄 알구."
귀엽기만 하던 동생이 머리 좀 컸다고 까칠해진 느낌이었겠지.
태오를 지그시 보다 주문서를 카운터에 가져다주는데 옆을 지나던 부원이 숨 참는 소리가 들려 저절로 고개가 돌아갔다. 거기 보이는 장면은 나라도 저게 뭐야, 싶은 장면이었다. 동시에 아까 한결이 돌발행동 하던 장면이 겹쳐지고-
나는, 위화감의 정체를 얼핏 알 것만 같았다.
나름 그들의 모습을 구경하던 나는 금방 나온 크림소다와 말차푸딩을 들고 그 테이블로 갔다. 그 사이 당황해진 태오를 힐끔 보고 형식상의 대사를 하며 음료와 디저트를 손님의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바로 떠나지 않고 가만 서 있다가 굳이, 태오의 소매깃을 다시 잡으며 말했다.
홀 중앙에서 강렬한 소음이 발생했다. 리라는 몸 위에 엎어진 작은 아이를 한 번, 머리부터 뒤집어 쓴 망고 스무디를 한 번 번갈아 보다가 아이를 일으켰다.
"괜찮으세요?" "어, 히끅." "다친 덴 없나요? 가게에서 뛰어다니면 위험해요." "죄송해요..." "괜찮아요~ 앞으로 조심하면 되지. 옷이랑 얼굴에 음료수 좀 튄 것 빼고 다친 덴 없는 것 같네요. 일단 이걸로 닦고, 복도 끝에 화장실 있으니까 손 씻고 와요. 음료수 다시 만들어 줄게요." "히잉..."
놀랐나보다. 리라는 아이의 얼굴에 묻은 음료를 비치된 냅킨으로 가볍게 닦아낸 후 작은 손을 맞잡는다.
>>632 하아아아 귀엽다 악필.... 금이 글씨 옆에 이혜성 특유의 동글동글한 글씨 끼워넣어야만 (?) 불만스러운 표정 짓는 거 보고 이혜성 잠깐 생각하고 있다가 누구한테 주인님이라고 부를 생각이냐고 묻지 않을까 "딱 봐도 어른으로 보이는 사람들한테는 주인님이나 마담으로 부르고 있어. 그 외 대부분은 도련님이나 아가씨?" "누구한테 주인님이라고 부르려고?" 하고(흰눈)
>>634 조심히 다녀와잉(복복) 그것보다 리라링 당차다 나리가 방글방글 웃으면서 "제가 무례했군요, 미안합니다." 할 것 같으니 걱정 말아~~~😘😘😘 나리도 온더로드 노래 가끔 들었다(?)
하지만... 나리가 턱 괴더니 슬쩍 빼내기 당한 소금에 박박 씻겨진 낙지(?) 보면서 "갈때 뭐 사갈까?" 하고 태오는 리라 곁에서 고개만 슬쩍 돌려서 "꽃다발이랑 초콜릿." 하고 확인사살도 해보고 싶어짐... 이건 무슨 마음일까...(뭐긴 뭐야 오타쿠의 때와 상황 못 가리는 씹덕 본능이지)
>[선배님] >[저번에 말씀드린 무대 협조를 부탁드리려 하는데] >[직접 만나서 얘기하고 싶어서요] >[(목화고 근처 카페 지도)] >[기다릴게요]
톡톡톡톡.
[응! 금방 갈게요! 조금만 기다려요!🫡]>
성하제 시작일로부터 이틀 전. 혜우에게 연락이 왔다. 무대 협조라 함은 지난날 공원에서 들었던 그 이야기겠지. 구상이 마무리 되었나보다. 리라는 흔쾌한 대답과 함께 몇가지 디자인 관련 책자를 옆구리에 끼고 집을 나섰다.
드레스 하의가 반바지로 변하는 시안 a, 정장 바지에서 드레스 하의로 변하는 시안 b. 겉감은 딥퍼플, 안감은 다크블루. 그 외 장식은 겉안감 톤에 맞춰 다양하게. 리라는 설명을 듣기 위해 귀를 열어두고 눈을 혜우의 연습장에 고정했다.
시안 a의 드레스는 무릎 길이. 주름이 풍성하고 레이스와 프릴 장식을 화려하게 달아서 꾸민다. 반바지는 무난한 정장핏. 바뀌었을 때 등허리 쪽으로 드레스의 레이스 장식을 기반으로 한 리본 형태 장식이 제비 꼬리처럼 길게 드리운다.
시안 b의 정장 바지는 신장 대비 약간 긴 기장의 부츠컷으로 장식 없이 깔끔하게 제작. 정장 바지가 변화한 드레스는 머메이드핏, 사선으로 프릴 장식이 들어가며 장식 라인을 따라 약간의 트임을 넣는다.
"옷의 형태 자체를 변화하게 만들려면 대부분의 파츠를 직잡 그려야 할 것 같은데, 레이스 종류는 패턴이 복잡해서 지금 바로 그리긴 어려워요. 혜우 후배님이 이 책자 중에서 원하는 레이스 패턴 디자인을 지정해주면 오늘 전체적으로 의상 모양 잡아두고, 장식 쪽은 보충해서 전날 저녁. 늦어도 당일 아침엔 전달 줄게요. 옷 만들 땐 대부분 몸에 알아서 잘 맞으라는 설정을 넣긴 하지만 이건 무대 의상이니까, 미리 피팅해볼 필요가 있을 거 같아서요. 그리고~... 아. 색상도 제대로 채우려면 아크릴 물감이나 미술용 마커를 쓰는 게 좋겠다. 건식 재료는 잘못하면 펜선 자국이 남아서요."
변형할 타이밍은 착용자가 선택할 수 있게끔. 잠시 고민하던 리라는 자기가 가져온 스케치북 한쪽에 작은 보석 브로치를 그렸다. 은색 덩쿨이 얽혀서 타원형 보석을 감싸는 브로치.
"이 보석을 꾹 누르면 옷 형태가 바뀔 거예요. 파란 색이면 변형 전, 보라색이면 변형 후. 아마 섬유와 장식 위치가 재배치되면서 바뀔 텐데... 좀 간지러울 수도 있고, 맨몸이 드러나진 않겠지만 대놓고 보이면 좀 그러니까 변하는 동안은 몸 주변을 반짝거리는 안개로 감싸게 해 줄게요. 다 바뀌면 알아서 걷힐 거고요."
일단 의상은 이 정도로. 다음은 오브젝트다. 사실 의상도 의상이지만 이쪽이 조금 더 머리를 써야 한다. 불가능하면 철회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웬만하면 만들어주고 싶은 게 사람 마음 아니겠는가.
"오브젝트는 공중에 뜨게끔 해 줄까요? 아니면 바닥에 놓이게 해 줄까요?"
혜우가 하나를 골랐다면 그 설정을 스케치북에 적는다. 기본 형태는 사각면체, 육각면체, 구. 큰 것 세 개, 작은 것은 다섯 개. 여기까지는 어렵지 않지만 변화하는 게 문제다. 연주하는 음색에 따라 색과 형상이 변화하는 오브젝트라.
"공연하는 곡 악보를 잠깐 볼 수 있을까요? 아직 내가 만든 물건이 음악의 음색까지 세밀하게 캐치할 수 있을지를 모르겠어서, 곡 중 일부분이 흘러나오면 변화하는 쪽으로 가는 게 조금 더 안전할 것 같거든요."
만약 혜우가 악보를 보여주었다면 의논 끝에 특정 구간부터 변화를 시작하는 것으로 설정을 마친다. 악보를 군데군데 베껴 그려야 해서 시간은 좀 걸렸지만 불안한 것보다야 철저한 게 백 번 낫다.
"장미, 새, 나비, 물고기 떼, 별... 초승달... 눈꽃도 괜찮을 거 같고, 가을이니까 낙엽도 나쁘지 않겠네요. 일단은 이 정도로. 원하는 모양이 있으면 말해줘요. 그것도 넣을게요."
형태는 자연물. 동식물 위주. 영상미를 더할 예정이니 다소 추상적인 형태가 되어도 오케이. 지시문을 읽어내리며 이런저런 오브제의 모양을 그려나가다 보면 몇 시간은 뚝딱이다. 마지막으로 재질. 플라스틱 내지는 아크릴. 너무 무겁지 않으며 형상이 자유로운 소재라.
"오브젝트는 투명하게 하고 표면에는 오로라 빛이 돌게 해 볼게요. 약간 도톰하지만 무르게, 플라스틱과 고무의 중간 느낌으로. 광택은 유리가 더 낫지만 이건 꾸준히 변화해야 하는 물체고, 어차피 광택 정도는 그린 대로 되니까 혜우 후배님 말대로 무게가 덜 나가는 재질로 설정하면 좋을 거 같아서요. 그렇게 하면 최종적으로는~... 이런 느낌이 되겠네요."
직후 핸드폰을 꺼내 혜우의 메신저로 모 SNS의 링크 두 개를 보낸 리라는 다시 종이를 꼼꼼히 훑어본다.
>>680 썰을 먹는 무언가 쨥쨥쨥 언니라고 하니까 카페에서 금이랑 같이 서빙하고 있다가 도와주려고 다가가면서 이건 '언니'가 할테니까(주:보통 내가 할테니까 라고 함)하고 다른 거 부탁하는 이혜성이 떠올랐다 음. 맛있군 하아아아아 이 연하 유죄야 유죄 진짜 유죄(이마 탁) 금이가 찾아오면 평범하게 아가씨 하면서 접대하다가 돌아갈 때쯤 주인님이라고 하지 않을까 몰?루
젠틀(학생한테만 젠틀하지 스트레인지 사람들한텐 크툴루임) 리라 너무 귀엽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ㅋㅋ 이렇게 미끼를 물었군😏 태오한테 슬쩍 가면 아마 혜성이랑 혜우한테도 아니라고 부정한 상황이라 베드로 트리플 크라운 달성하려고 "글쎄요… 거기까지는 아닐 거야." 하는거지 현베드로(이런 발언) ㅋㅋㅋㅋㅋㅋ아 진짜 귀엽다 복복해줘야지 (리라뽁뽁)
"……잘 알았답니다. 걱정 말아요." < 하면서 자기 손톱 보여주는 현태오(뾰족하고 긴 네일)
헤헤 일단 리라링 어릴 때랑 시기 맞을 것 같아~ 5살 언저리면 혹시 6살때도 괜찮을지 묻고 싶당 (속닥) 6살 때면 이제 태영이 출산 이후라서 화려하게 복귀했을 것 같구 리라가 태오랑 나이가 비슷했다 보니 촬영장에서 더 잘 챙겨주고 그랬을 것 같거든🤔🤔 몰래몰래 간식도 챙겨주는 그런...
수경이는 벗어나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조건과 검수를 거쳐서.. 지금은. 이제는 못벗어난다고 생각할것 같아요. 누군가 손을 잡고 빼돌리면 그 사람에게 죄송하다고 할것같은데...그 사람을 다른 곳으로 보내버리겠죠. 의외로 케이스는 지금 시점에서는.. 빼돌려질 수는 있는데 그 이후에 불안해하는 느낌이려나.
ㅎ히 히 히 하지만 아무래도👀 하 근데 태오야ㅋㅋㅋㅋㅋㅋㅋ 리라 ???? 하다가 그럼 일단 사귀는 건 아닌데 스킨십만 하는구나 개방적인걸(??) 이런 생각... 할듯 그리고 태오 손톱 보고 엄지 척 세운다⬅️(훌륭합니다 선배 이거면 걱정없겠군요 라는 뜻)
헤헤 태오도 귀여워 태오도 복복 태오주도 봑봑
헉 그리고 시기 맞는구나 좋다! 6살도 괜찮을거 같구! 학교 입학 전에는 아역이랑 모델 병행했으니까😉 아 세상에 세상에 화영씨... 어무니... 8ㅁ8 태오랑 비슷해서 더 챙겨주는거냐구... 눈물나 리라도 화영씨 엄청 잘 따랐을 거 같아! 간식도 주고 상냥하고... 쫄래쫄래 쫓아다녔을 듯 (가끔 너무 안오면 리라 어머니가 오셔서 무 뽑듯 뽑아감)
당시에 화영씨가 맡은 역이 뭐였을지는 모르겠지만 평소엔 화영 배우님 하고 또박또박 부르다가 가끔 말 꼬여서 마마님/마님/어마마마 이런식으로 부르기도 하고 그랬을거 같다😉
>>700 끄에에에엥 후 이 아기 쉽지않군(그럴만함) 리라는 아직도 빼내려면 빼내고 싶어할텐데 흐으음... 케이스랑 수경이 둘 다 빼돌리면 케이스만 남고 수경이는 돌아가버리는 건가 케이스라도 데리고 있으면서 상정 정보 알아내고 뿌술준비를 해야...🤔 크아악수경아 선배마음이아파용.
>>705 귀여워 언젠가 얼굴 빨개져서 저런소리 하고 진저리치는 한양이 보고싶다(그릇된 욕망)
>>718 헤헤헤헤 별말씀을요 합동훈?련 재미있었따 헤헤헤 짱이야 이것이 다 혜우우의 도안이 아름다운 덕이지요😏 헉 단추(생각못함) 그것도 좋은데?? 이번엔 무대의상이라 화려함을 더해주고 싶어서 브로치로 했지만 다음에 수수한 의상을 만든다면 이 아이디어 적극채택하겟습니다.😉
응 맞아! 오브젝트 색감 예시다! 저걸 뭔가 말로 표현하기 애매해서ㅋㅋㅋㅋㅋㅋㅋ 완성된 오브젝트들은 저런 느낌이었을 거 같다~~~
하 근데 세상에 혜우야 8ㅁ8 리라 완전감동... 딸기초콜릿생크림이라니... 이리라 행복해서 헤헤헤맨이 되. 혜우껴안.아버리고싶지만간신히 참고 악수하자고 할듯(?) 손 열심히 흔들고 다음에 도움 필요하면 연락하겠다고 할 것이다😉😉
>>722 ㅋㅋㅋㅋㅋㅋㅋㅋ혜성웅니 해탈하는거 기빨려 보이지만 너무귀여워ㅋㅋㅋㅋㅋㅋㅋ 자꾸 놀리고 싶어😏😏 헤헤 그치만 갑자기 랑이 볼이 말랑해보였대... 혜성이도 금이 볼 만져조(?)
>>723 🤔 아 이게 케이스가 집주인(감시자)이고 수경이가 거기에 같이 사는(이지만 사실상 감금인)사람이라 그런건가 흐음... 리라의 희망회로는 케이스가 말한 암부에 대한 정보를 더 얻은 뒤에(개인 조사던 케이스에게 물어보던) -> 케이스 수경이 둘 다 센터에 보호요청 해서 안전하게 해두고 -> 안티스킬 및 저지먼트에 해당 사실을 알려서 위해로부터 멀어질 수 있도록 조치하는 건데 지금 돌아가는 걸 보면 절대 쉽게 안 될거 같고(당연함)
당장 할 수 있는 건 작은 도움들 정도인가... 그거라도 최선을 다해보는 것으로 아기들소중해잉.
음~ 리디에서나 먹는 오타쿠의 맛...(이러기) 태오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인데 리라만 미아핑 찍히고... 개방적이래 아 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지 척도 너무 귀여워 리라링아 사실 여러 번 할퀴었단다 걱정 마 경력직이야(?)
와바박 (복복당함)(봑실)
좋아좋아~~~🥰 잘 따른 만큼 화영이도 리라 더 선명하게 기억했을 것 같구 어머니가 ㅋㅋㅋㅋㅋ 무 뽑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왤케 귀엽지 복복
당시에 화영이...🤔 사극 기반 영화면... 주인공을 음해하고 모략으로 밀어넣는 세력에 맞서 정치적인 대국 놓으면서 싸우는 비 같은 느낌이지 않았을까 < 이건 조선시대 생각중이구 일제강점기면 밀정이나 영웅처럼 여성 독립운동가...? 그런데 어느 쪽이든 자기 자식의 미래를 위해 싸우는 어머니 느낌이 더 강한 그런...🤔
하지만 마마님 어마마마에서 끌렸으니 조선시대 확정. 리라가 넘 귀여워서 가득 안아주고 엄마나 이모라고 편하게 불러달라 해버리기(?)
그렇게 두 사람은 인첨공 카페에서 만나버리고...
세상에 리라야 많이 컸구나... 하면서 감동해버리기(현태오 감수성은 엄마가 다 먹어치운듯)(?)
참고로 화영이도 연예계 생활을 아니 그동안 고생 많았지 하면서 위로해줬을 것 같음... 진짜 현태오 이자식 엄마 인성 왜 안 닮음???🤔
"에에에에에엥~ 그런것쯤이야 신신당부 했으니까 앞으로 그럴 일은 없을 검다~ 즈를 봐서라두 용서해주심 안됨까...?"
물론 첫 대면이 그랬으니 미운털이 박히지 않으면 그게 보살이겠지만, 그정도의 스킨십은 일상이라고 하면 과연 믿어는 줄지... 머리를 빠르게 굴리던 그녀는 결국 먹히지도 않을 애교를 부리면서 얼버무리려 했다.
"그치만 슨배임 맨날 나른하게 계시면서두 할땐 하는 사람 아님까~ 일단 다 썰어재끼고 본다던가 말임다~"
손에 칼이라도 한자루 들린듯이 붕붕 휘두르는 시늉을 하던 그녀가 게임센터 안으로 들어가서도 여전히 깐족거리는걸 멈추지 않자 결국엔 동월의 기합이 가득 들어찬 주문영창에 이어 응징(?)이 머리에 상냥하게 내리꽂히자...
"존 보넘!!!"
과연 이번 연주는 얼만큼의 그루브미터가 나왔을지... 북채가 떨어진 충격에 익숙한 비명이 튀어나왔고, 아무리 살짝 댄 수준이었다 해도 리액션은 그보다 몇배 이상이었던 그녀답게 잔뜩 찌그러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으에에... 그릏게 싫은 검까... 쇼크임다... 제삼다..."
애초에 버릇없는 꼬맹이 같은 행동을 한다해서 좋을리 만무하겠지만, 그걸 다 큰 애가 한다고 나아지는 것도 없겠지. 그래도 버릇처럼 '선배 은근히 놀려먹는 후배'의 포지션이 되는건 그녀 나름대로의 나쁜버릇일지도 모른다.
"헤히~ 아무래도 혼자 오면 이런건 잘 안하게 됨다~ 기본적으루 플탐 짧기도 하구~ ...물론 목표달성에 성공하믄 노멀엔딩에서 그치지 않고 히든스테이지가 열려서 트루엔딩도 볼수 있단건 아는 사람들만 알지만여!"
다만 그 엔딩으로 가는 과정의 스토리라던가... 일반적인 게임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전개이긴 했을테다. 그것 때문에도 수요는 나름 있지만 슈팅게임 내에서만 봐도 두터운 팬층은 없었을까,
"어떤 기분이려나여~ 같이 험난한 상황을 헤쳐나가던 동료가 하나둘씩 다치거나 쓰러져버린다면..."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나지막한 탄식이 흘러나왔다.
"호호오~ 기합 들어가셨네여~ 응응~ 좋슴다 좋슴다~"
먼저 돈을 집어넣고서 총을 들고 준비하는 동월을 보며 만족한듯 입꼬리까지 올라갔던 그녀 역시 뒤따라 자신의 몫까지 더하고서 자세를 잡았다.
다만 그녀가 한가지 간과한 사실이 있다면... 대부분 혼자서 플레이했기에 서로 합을 맞추는 일은 많지 않았던데다가 그렇게 보이지 않아도 꽤나 흥분해있는 상태였단 것이다. 어느새 눈에 띌 정도로 노랗게 물들어간 눈동자라던가, 사격과 방어 전환을 위해 패달을 누르는 발의 힘이 꽤 강하게 들어가있었으니까,
// 기습대결이다! 다이스가 높은 자의 승리다! フトスト! >:3 .dice 1 100. = 31
무대같은 걸 잘 안보니 저런 무대의상이나 장식에 거의 무지한데 (아마 성운이가 리라에게 부탁했다면 3d로 풍경을 구현할 수 있는 홀로그램 스크린 같은 걸 만들어달라고나 하지 않았을까요...) 혜우주가 저런 데에 빠삭하셔서 맛있는거 많이 옹냠냠하고 있는데 어떻게 돌려드리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2. 이동 -내부 이동의 편의를 위한 엘리베이터와 복도는 일정 규모 이상의 손상 혹은 내부 인원이 소지한 OTP 장치에서 생성되는 코드입력 혹은 visitor 용 코드를 사용하면 불러올 수 있으며(*visitor용 코드를 사용할 시 일정 등급 이상에는 접근이 불허됩니다), 최근 A-K-544의 추가로 한가지가 더 추가되었으며 이하 2.4에 추가된 사항을 명시합니다.
하 좋다 넷플에 있는거 8ㅁ8 언제든지 꺼내볼 수 이써... 😏 하지만중년기혼이라는건아름다우니까(이딴발언) 후후 좋아요 이모라고 부르는 것이다... 지금 카페에서 처음 만나면 화영 배우님 하겠지만 이제 알아보는거 알면 옛날처럼 이모 하는것 후 근데 훌쩍 우째요 어머니 울지마세요🥺 그런거 물어보는구나 리라는 일단 최대한 좋게+그러나 진실되게 이야기해줄 것이다... 휴 도담도담 해주는 이모님에게 태오이야기 해주기 이거좋네요
나는. 좋아. 어케잇지 내가 태오주 글에다가 이어볼까????
>>765 하하 내가 이김(seaweed lee) 흠흠 뭐 물어보지 아
그그 '소녀' 있잖아 검은머리 붉은눈 그 애가 점례를 감시? 하는 건 무슨 이유 때문이야? 그리고 그걸 시킨 사람이 누군지도 궁금하군요 세리쌤 딸인데 뭔가 세리쌤이랑 그렇게 친해보이지 않는 것도 그렇고...(주관적 의견입니다)
>>779 나두 헤헤 오후의 잡담 이거 진미로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후 이렇게 모두에게 인정받은 나의 광기. 리미티드해요. 그럼 스페셜 집밥 만찬이라고 하자 왜냐면 빈도는 적지만 한번 차려지면 진수성찬이 나오니까😏😏😏 후 이거 아주 맛있거든요 풀코스로 거하게 먹으면 내일까지는 아무것도 안먹어도 되거든요
>>781 (뽀송해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리 죄송해요 하지만 예쁘지 않나요(물가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벗어나기)
우헤헤 헤헤 응 조아!! 보고 차근차근 이어보겠습니다 느긋하게 보고 느긋하게 답 주는거야😋 다갓도 확인! 다이스 잘하자 (벽쿵)
하나하나 말하는구나~~~ 일단 하나도 세리쌤 딸내미인만큼 점례랑 똑같이 거의 연구소 생활을 하고 있단 부분도 있고... 점례가 모종의 사건을 벌이고나서 그걸 경계한 부모님이 '허튼짓 못하게 관리좀 ㅇㅇ' 해서 감시할 사람을 부르려 했는데 세리쌤 마인드로는 '아잇 식빵, 엄밀히 따지면 선배네 딸내미고 지금은 내가 보호자인데 인수인계 잣같이 하네 아이리스 수듄 ㅗㅗ' 하면서 제일 가까운 하나를 붙여줬단 느낌~ 세리쌤이랑 하나의 관계... 음... 딱히 친해보이지 않는다기보단 아무래도 관리자와 실험체라는 직업상의 이슈도 있고... '어떻게 내 뱃속에서 저런 애가 나온거지...'라는 약간의 소름돋음? 고요함이 낳은 광기를 마주한 넉김... 이라기보단 세리쌤도 은근히 꼭지 돌아가는 일이 많으니 콩 심은데 콩 난 격인가... 🤔🤔🤔
아, 한가지 더 보태자면 하나는 점례의 넷상 활동 감시는 못해오. 물리적인 감시만 가능! 정보의 바다에서 헛짓거리 안하나 감시하는 역할은 따로 있슴. :3~
다정하게 팔짱을 낀 고운 옷차림의 중년 여성. 말끔하고 호쾌한 인상의 중년 남성. 그림처럼 어울리는 인상의 한 부부. 그들이 호기심 어린 얼굴로 저지먼트의 메이드 집사 카페를 구경할 적, 리라는 동년배의 손님이 주문한 집사의 미소 서비스를 갓 마치고 돌아서는 중이었다. 그대로 부실 구석, 정확히는 복도 쪽 창가 아래 자리에 앉아 손가락에 묻은 생크림을 물티슈로 닦아내던 리라는 문득 한숨을 내쉰다. 3일차쯤 되니 더욱 여실히 느껴지는 게 있었던 탓이다. 이거, 상상 이상으로 중노동이구나! 요리에(리라는 주방 접근 금지라서 안 하지만) 서빙에 계산에 영업 멘트와 미소까지, 스케줄부터 요구하는 서비스의 강도까지 팬싸보다 더 지독하다. 가드도 없으니—뭐, 근데 이건 사실 필요 없긴 하지. 저지먼트인데.— 몰염치한 사람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기도 하고. 물론 그 단점들을 다 커버할 만큼 활동이 즐겁긴 하지만! 그치만!
"으으으~... 피곤해라... 응?"
그렇게 뻑뻑한 목과 어깨 관절을 풀기 위해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며 고개의 방향을 꺾으면 창문 너머로 고개를 빼꼼 들어보이다 몸을 굳힌 여성의 얼굴을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담한 체구에 흑단처럼 까맣고 부드럽게 웨이브 진 머리. 눈은 고양이처럼 살짝 올라가 있지만 만면에 피어난 미소 덕에 차가움보다는 평온함이 도드라지는 인상의 아름다운 여성.
배우 이화영. 데뷔작으로 천만 영화를 달성한 주인공이자, 지금도 사극 영화로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선보이고, 차기작에서는 악역을 맡는다는 소문이 무성한 여인.
또한 내 어린 날의 인연이었던 사람.
"어?"
뭘 잘못 보고 있나. 갑작스럽고 예상치도 못한 구면의 등장은 현실감각을 급격하게 떨어뜨린다. 뭐지? 시신경 및 기억회로의 이상반응으로 인한 환각인가? 화영 배우님이 여기 있을 리가 없잖아. 아니, 아니지. 그럴 수도 있나? 근데 옆에는 누구? 참. 그때도 결혼하셨었지. 그런데 그게 어째서— 어. 목화고에는, 왜?
머잖아 화영은 남성의 팔을 풀고 성큼성큼 걸어가 문 앞에 섰고, 곧 부실 안으로 발을 들였다. 그 모든 일이 일어나는 와중에도 리라는 굳은 돌처럼 창가 옆자리에 파묻혀 타 부원의 안내를 받는 화영의 뒷모습만을 의문 가득한 눈망울로 좇을 뿐이다. 물론 성하제 기간에 외부 사람이 방문하는 게 그리 드문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배우 이화영이 인첨공에서도 하필 '3학구'의 '목화고등학교' 를, 그중에서도 '축제 기간 동안 메이드 집사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목화고 저지먼트 부실' 에 나타날 확률은 드물다는 말로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적지 않나. 아무리 세상이 좁다지만.
- 일단 여기 있는 손님들이랑, 학생들도 힘들 테니 메뉴 하나씩 돌리는 것부터 하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그리고…….
사실 꿈을 꾸고 있는 걸까. 차라리 그게 더 납득이 간다. 여기에 배우님이... 올 리가...
"......이화영 배우님?"
없는데도. 정신을 차려보자 언제 자리에서 일어섰는지 허리가 꼿꼿하다. 리라는 제 목소리에 제가 놀라 어깨를 한번 화들짝 떨었다. 생각에 잠겨있다 못해 무의식 중에 화영과 중섭이 있는 곳까지 성큼성큼 걸어와 버린 거다! 호기심이 새를 죽인다더니. 마음을 가다듬고 정중히 말을 걸어도 모자랄 판에 본능적인 반가움만 따라서 접근해버린 스스로의 두 다리가 얄밉기 짝이 없다. 사람이란 자고로 생각 후에 행동해야 하는 법인데— 아, 그렇지만.
"아. 가, 갑자기 죄송합니다. 그게, 혹시 저... 기억하세요? 이리라요. 12년 전에 '닻별' 촬영장에서 막내 공주 아역 했었어요."
기억할까? 당시의 추억은 고된 스케줄을 소화하던 어린날의 기억 중 유달리 따스했던 것이라, 리라는 희게 바랜 머리카락과 속눈썹 그리고 옅은 눈동자의 색 탓에 퍽 이질적으로 변해버린 제 외모를 인지하면서도 화영이 자신을 기억해주길 바라고 만다.
한숨을 내쉰 동월은, 애교를 부려가며 얼버무리려 하는 애린을 바라보다가 손을 그녀의 머리에 얹으려 하며 말을 이었다.
" 특별히, 널 봐서 용서해주마. "
용서했다곤 하더라도, 다음에 만나면 아마 경계하는 모습을 감출 수는 없겠지만... 그건, 불청객 본인이 정한 첫인상이니 불만을 가지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 선배에게 허접이라 한 댓가다. "
뭘 쇼크일것 까지야. 라며 애린의 리액션에 만족스럽게 웃으며 북채를 툭툭 털고는 다시 원래 자리게 가져다놓았다. 이 정도의 놀림이야 이제 익숙해질 지경이었으니까. 다만, 애린이 '선배 은근히 놀려먹는 후배' 의 나쁜버릇을 가졌다면 동월은 '놀리는 후배를 응징하는 선배' 라는 나쁜버릇을 가졌을지도 모르겠다.
" 하긴, 총이 2개나 있는데 혼자 들고 하려하기엔 좀 아쉬운 마음이 있지. "
몇몇 장인들은 혼자서 총을 2개 들고 플레이하는 것을 즐기기도 한다지만, 동월은 그런 취미는 없었으니까. 보통 이런 게임 센터는 혼자 오는것 보다는 둘 이상으로 오는것을 선호했다.
" ....! "
그리고, 아주 작게 들려온 탄식은, 확실하게 전해지지 않았지만 그 음울한 분위기는 정해진 모양인지, 잠시 동월의 움직임을 멈추게 만들기엔 충분했었다.
" .....이왕 오랜만에 하는거, 기합 넣으면 좋잖아? "
흘긋 본 애린의 눈동자가 노란 빛을 머금고 있는 것을 보았지만 그게 무얼 의미하는지는 정확하게 모르는 채로, 가볍게 페달을 몇 번 정도 눌러보며 화면을 향해 총을 조준했다.
애린주의 답변도 보았다 세리쌤도 꽤 다면적이라고 해야하나 나도 하나가 좀 특이하다는 건 느껴서(칼들고 다닌다던가 스토킹이라던가)이해는 하는데 뭐랄까... 모녀지간인데 연구원과 실험체 관계⬅️이게 좀 걸려... 뭘까뭘까... 이 관련 정보 더 얻고싶으면 뭘 하면 돼 다이스? 텤마머니!!!
태오주도 맛밥!! 천천히 주는거야!!!
다들안녕!! 랑주는 배고프구나 아직 밥 못먹엇서...? 🥺 저녁 맛난거 먹자(쓰담담) 퇴근햇니!
>>880 하지만 난 밤출근인걸 햐햐(내로남불) 자꾸 그러면 일상칼로 혼내줄테다(이러기) 괜찮다 오늘 퇴근하고나면 밥이고 뭐고 뻗을 자신 있어 여담이지만 금이가 자기한테 은근히 집착하고 독점욕 비스무리하게 보여주는 거 보면서 이혜성은 씁쓸한데 묘한 기쁨을 느껴서 혼란스럽다고 한다 소근소근
같이 가준다는 그녀의 말에 싱긋 웃으며 감사인사를 표했다. 다행히 땡땡이 치고 싶었다는 말을 들으니 안심이 되었다. 분명 그를 위해 둘러대는 것이 뻔하지만 현재 철현을 그것을 분간할 정도로 총명한 상태가 아니었다.
그저 서연이 늘어놓는 푸념에 웃으면서 고개를 숙이며 터벅터벅 걸을 뿐이었다.
"오...그거 아주 큰 일이었겠네. 그래도 잘 해줬어. 여자 손님들이 널 엄청 좋아하던걸?"
짧은 커트 머리와 동그란 안경의 여자 같은 집사, 요즘 인기 있다는 너드 남자 집사 아닐까?
철현은 고개를 숙이면서도 혼자 웃음 지었다.
"별거 아니야. 고양이 슈트가 더웠고 오늘 악동들이 많이 와서 무리했나봐" "그리고 전전날부터 5시간 자고 생활했으니까?"
수능이 얼마 안남은 지금, 컨디션 조절을 위해 수면시간을 4시간에서 조금씩 늘리고 있지만 그래도 5시간이다. 물론 어제부터 시작한 성하제 기간동안 8시간 정도의 수면을 취하긴 했지만 몸은 아직 더 많은 수면을 원하고 있었다. 단순한 공부를 위한 수면이 아닌 노동을 위한 수면이었기에 턱 없이 부족했다.
"한숨자고 나면 나아질꺼야"
그것은 사실이다. 현재 나빠진 그의 상태의 원인은 수면 시간 부족이었기에 한숨 자면 분명 나아진다. 그러나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다.
그리고 서연의 마지막 질문.
정상 컨디션의 철현이었다면 유머로 넘기겠지만 지금 철현은 아니다.
"응? 아, 그거? 내 여동생 능력이 감정 조종이잖아?" "지루함을 즐거움으로 즐거움을 지루함으로 바꿨어." "물론 동생 녀석은 극구 반대했지만 어쩔 수 없잖아?" "능력 개발하느라 중학생 때부터 공부와는 담을 쌓고 지냈는 데" "내겐 시간이 없었어."
1학년 때, 처음으로 공부에 매진을 시작하고 학기마다 1등급씩이 올라갔다. 그런 성과를 얻었으니 몸이 망가지는 대가를 치루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했다.
>>924 흠 비번... 비번 비번이면 리라가 갑자기 끌려갈수도 있긴 한데(연구원한테. 사유: 커리큘럼 나오라고 했는데 까먹음) 이것도 스릴있고 괜찮을지도(???) 비번도 좋고 카페 마감 후 정리같은거 같이 해도 좋고!! 새봄주가 끌리는 쪽으로 하자!! 어느쪽이 좋니~~
화영은 자리에 앉아 카페 안을 둘러보았다. 예쁜 옷을 입은 학생들이 각자의 개성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었다. 어린 나이에도 기특하게 학교의 축제를 즐기는 모습에 마음이 놓였다. 그리고, 그 자리에 자신의 아들이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기쁘고도 애달팠다. 너 또한 여기에 잘 적응하고 있구나, 내가 너를 만나지 못한 13년 동안, 너는 그렇게 어른이 됐구나. 화영은 울적한 얼굴로 잠시 남편을 쳐다보았다. 중섭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태오에게서 시선을 도저히 떼지 못하고 있었다. "……아, 네?" 화영은 정신을 차리고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참 어여쁜 목소리다. 꾀꼬리가 노래하는 듯한 목소리라고 생각하며, 화영은 어린 학생을 마주했다. 참 예쁘장하고, 어디서 본 것 같은 아이다. 아니, 알고 있다. 화영의 눈이 점점 커졌다. 평온하던 미소도 잃고 동그랗게 뜨인 눈이 잔뜩 놀란 고양이 같았다. 새하얗고 뽀얀 눈동자가 눈사람을 사람으로 빚은 것 같은 착각에 들게 만들었지만, 본질적인 외형은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리라의 질문에, 잔뜩 커졌던 눈동자에 반가움이 잔뜩 들어찼다. "세상에, 설마 했는데……!" 감탄에 가까운 탄성을 뱉으며 화영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당연히 기억하지, 졸졸 따라다니면서 이모, 이모 했는데! 어쩜, 우리 촬영장 막내 공주님이 벌써 고등학생이 되고, 어쩜 이렇게 예쁘게 컸을까……. 세월 참 빠르다. 그렇지?" 포옹을 해도 될까? 아니면 어떻게 해야 하지? 어찌할 줄을 모르던 화영의 눈시울이 촉촉해졌다. 이렇게 어여쁘게 자라서 자신에게 용기 내는 아이에게 일어난 일을 화영은 안다. 화영 또한 젊은 나이에 고초를 겪었기에 그 무게감도 알고 있다. "그동안 얼마나 마음 고생이 심했을까……." 하며 결국 팔을 뻗어보려고 하던 화영의 모습은 예전과 같았다. 아니, 그것보다 조금 더 많이 달라진 점이 있다. 한때 당신을 품에 가득 안아주던 화영은 키가 비슷해졌고,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이 조금씩 새겨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품은 똑같았으리라. 중섭은 감격의 재회를 하는 듯한 아내를 향해 시선을 고정하다, 태오를 향해 다시금 시선을 돌렸다. 누구인지 알지만, 지금은 낄 차례가 아닌 것을 안다.
성운은 리라의 옆에 얌전히 앉았다. 리라가 기억하기로, 지금 모습의 성운은 폭신한 분위기가 있는 사람이었다. 몸이야 깡말랐지만, 풍성한 머릿결이며 품이 큰 옷들을 좋아하는 습성에 다른 이들보다 묘하게 높은 체온이 합쳐져 그를 포근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리라의 옆에 앉은 이 소년은, 왜소하고 깡말랐다. 마치 잎이 죄다 떨어져나간 앙상한 겨울 나뭇가지 같았다. 전혀 따뜻해보이지 않았다. 리라도 마찬가지 처지인 만큼, 성운도 많은 것을 빼앗겨왔다는 것은 리라 역시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무기질적인 온도의 결여는, 리라의 질문에 그저 리라라는 존재가 있는 방향으로 안구의 각도를 돌릴 뿐인 모습은, 지금 이 순간 성운이 마치 빼앗겨선 안될 것을 빼앗겨버리고 말았다는 것을 리라에게 느끼게 해주는 것이었다. 성운은 고개를 찬찬히 가로저었다.
“···혜우가 그러더라 왠지, 굳이 이야기를 안해도, 때가 되면 모두가 알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고 ···거기다가, 아무런 단서도 얻지 못했어, 그래서 이야기할 수가 없어”
성운은 크록스에서 발을 쏙 빼냈다. 그리고 소파 위에 발을 올려서는, 자기 무릎을 끌어안고 그 위에 턱을 기대며 웅크렸다. 그러다가 리라가 건네어주는 초콜릿을 받고, 무릎을 감쌌던 팔을 푼다. 손을 내밀어서 “고마워.” 하고 쿠키를 받아들곤 아작아작, 하고, 기죽은 조그만 설치류마냥 비스킷을 한입 깨물고는··· 한입 깨문 비스킷을 손에 쥔 채로 다시 무릎을 끌어안아버리고 만다.
“으응”
거짓말은 아니다. 밥은 먹고 있다. 평소보다 양을 줄이거나 하지도 않고, 평소대로 식사하고 있다. 어떻게든. 마음이 메말라간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기에.
“······걱정,”
성운의 말이 잠깐 끊긴다. 이 다음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기억이 잘 안 난 탓이다. 뭐였었지. 미안해, 말고 또 뭐가 있었는데. 그러나 성운은 그것을 떠올리는 데 실패하고, 결국 초라하게 말을 끝맺고 만다.
“걱정시켜서, 미안해”
그 머리카락의 폭신함은 분명히 리라가 기억하던 것과 다를 바 없이 풍성한 볼륨을 가지고 리라의 손가락 사이를 마치 비단실처럼 흘렀으나, 왜인지 헤어디자이너 실습용 머리 마네킹을 쓰다듬는 것만 같은 허무함이 있었다.
성운은 옷을 받아들었다.
내일이면 성하제가 시작된다.
─뭐, 그의 낙담에 그렇게 오래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성하제가 시작되면, 그래도 나름대로, 그 눈빛은 돌아오지 않았더라도 제법 네가 기억하던 그 모습을 많이 되찾은 성운을 다시 만나볼 수 있을 테니까.
여로주와 수경주는 거의 압도적으로 제일 많이 구하고 돌리는 분이시기에... 어느 정도 이제 겹치는 것은 어쩔 수 없지 않을까하고...(옆눈) 제가 항상 일상 구하려고 보면 여로주와 수경주 둘 중 하나가 찾고 있어서 두 분 중 한 분과 자주 돌리기 때문에 그건 확실합니다.
아주 훌륭한 근성이라서 캡틴은 매우 좋아해요! 저런 분들이 있어야 스레가 또 돌아가는 법이기에! (엄지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