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소란 속에서 영혼이 나간 금이 있다. 어떻게 일이 이렇게 된 걸까. 몰려드는 아이들을 안내하려 노력할수록, 오히려 사람들이 더 늘어나기만 했다. 그러니 혜성이 금이를 보았을 땐 여학생들에게 둘러싸인 금이 있었다. 금은 혜성만이 알아볼 수 있을 미묘하게 곤란하단듯 지친 미소를 짓고 있었을 것이다. 금은 중간에 잠깐 매니저격인 아이에게 도와달라고 눈빛을 보냈지만, 오히려 잘하고 있다는 듯 엄지손가락만 치켜 올리고서 가버렸다. 사적인 부분까지 물어오는 아이들에 금은 귀찮다고 내치지도 못하고, 영혼 없이 웃고 있을 뿐이었다.
"아."
그 순간이었다. 아이들 사이에서 당신을 발견한 순간. 금은 반가운 마음에 한결 밝아진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보며 웃었다. 이어 당신이 등을 보이며 선 채, V자 사인을 보내면 금은 아이들을 어떻게 해산시킬 생각인지 걱정이 들었을까. 다행이도 모인 아이들은 그런 당신의 말에 아쉽다는 표정이었으나, 서빙이라면 안에서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인지 알겠다며 흩어지거나, 가게로 들어갔다. 금은 당신의 속삭임에 안도하듯 작게 숨을 내쉬며, 따라 작게 속삭였을 것이었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그리고 당신에게 이끌려 휴게실로 마련된 곳에 도착하자 금은 앞머리를 쓸어내리며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어떻게 이대로 도망칠까 생각하던 때. 그제야 당신의 복장을 제대로 주시했다. 당신을 쳐다 보았다가, 부끄러운 듯 시선을 돌리고, 다시 당신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금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금은 당신에게 조용히 다가와, 메이드복 상의에 달린 장식을 만지며 말했다.
"분명 다른 스타일의 메이드복도 많았을 텐데요."
자꾸만 당신에게 시선이 이끌리는 모습을. 다른 사람들도 볼 것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불만인지라. 그 불만과 걱정, 그리고 집착을 담은 목소리로 말한 금은 살짝 입술을 깨물며 당신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밤이었다. 서한양은 하필 그 시간에 비번도 아니기에 꾸벅꾸벅 졸면서 카페를 보고 있었다. 딱히 하는 것이 많은 건 아니지만 밤에 카페를 보자니깐 여간 피곤한 것이 아니었다. 커피를 더 마시자니깐 속이 버티지를 못하겠고. 다른 에너지음료를 마시자니깐 몸이 감당이 안 될 것 같았다.
" 이 시간에는 손님 안 오겠지.. "
아니다. 낮에 비해 없을 뿐이지, 손님들이 계속 오고는 했었다. 낮에는 사람이 북적여서 정신이 없던 것에 비해 밤은 괜찮았지만, 문제는 이제 피로도가 계속해서 누적된다는 것. 서빙을 하자니깐 제대로 듣지를 못하여서 엉뚱한 테이블에 갖다주는 일이 종종 있기도 했다. 대부분 뭐라고 하지도 않고,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깔깔 웃는 손님들도 있었다.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아, 당연히 놀러왔으니깐 즐겁겠구나.
" 주문하신 커피들 나왔습니다~ "
한양은 커피들을 한 테이블에 서빙한다. 그러나 테이블의 한 여성이 한양을 다시 부른다. 한양은 속으로 ' 올 것이 왔구나. 또 뽕짝 부르고 튀어야지. '라고 생각했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여성은 꽤나 큰 액수의 금액을 팁이라고 주었다.
성하제 내내 저지먼트 부실에서 집사 노릇이나 하면 어쩌지 싶었는데 알고보니 제대로 비번인 날이 있었다.
하긴, 인원이 이만큼이나 있는데 돌아가면서 쉬는 것도 있어야지.
때마침 성운과 비번인 날이 겹치기도 해서, 내가 먼저 말했다.
"이 날 같이 성하제 구경 가자. 합주 연습은 충분하구, 우리도 노는 시간은 있어야지?"
사실 앞으로 있을 합주나 혹시 모를 일을 생각하면 비번인 날은 푹 쉬게 해주는게 좋을지 모르지만 휴식을 꼭 집 안에서만 하란 법은 없으니까. 외출했다 너무 피곤하면 일찍 돌아오는 방법도 있고 하니 가볍게, 어디어디 가보자는 얘기만 하며 일정을 정했다.
그리고 비번인 날, 한층 가을다워진 날씨에 살짝 포근한 차림을 하고 나왔다. 발목까지 내려오는 긴 니트 치마, 목이 살짝 깊게 파인 딱 붙는 긴팔 티셔츠, 몽실한 니트 가디건에 굽 낮은 단화까지. 가을 느낌 물씬 나면서도 편안한 차림을 하고 약속 시간에 맞춰 성운을 만났다.
그리고 미리 얘기했던 것처럼 함께 하루를 보냈다. 거리를 구경하거나, 타 학교의 축제를 방문해보기도 하고 맛있어 보이는 것들을 사서 같이 나눠먹고 학생들이 만든, 규모는 작아도 재밌어 보이는 부스를 체험해보기도 하며 성대한 축제를 하나둘 만끽해 가고 있었다.
꼭 놀기만 한 건 아니고- 중간에 길 잃은 아이를 만나 근처 안내소에 데려다주거나 기념으로 나눠주는 풍선들이 강한 바람에 날려갈 뻔 한 걸 잡아주었다거나 뭐 그런, 소소한 저지먼트 모먼트도 있었을 지도.
아무튼 그렇게 즐겁게만 흘러갈 것 같던 하루였으나 돌연 갑자기, 예상치 못한, 바라지 않은 손님이 찾아들었다.
그 때는, 잠시 벤치 같은 곳에 앉아, 해가 지기 전에 4학구도 가볼까 하는 얘기를 하던 중이었다. 다음 날은 얄짤없이 카페 일을 해야 하니 너무 무리하지 말까- 그런 대화를 하던 중이었는데
"혹시... 혜우니?"
갑자기, 누가 나를 불렀다. 앳된 여성의 목소리였다. 돌아보자 검은 머리, 검은 눈의, 갓 스물 넘겼을까 싶은 여성이 나를 보며 웃고 있었다. 그 뒤에는 판박이처럼 닮은 중년의 남성이 함께였다.
그 존재만으로도, 스스로 숨이 턱 막히는게 전신으로 느껴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여성은 혼자 계속 말했다.
"혜우, 맞지? 너무 오랜만이라 못 알아볼 뻔 했어. 음, 머리는 염색한 거니? 눈은 렌즈? 아님 이런 이상한 곳에 살면 다 그렇게 되는 거니? 오면서도 참 특이한 사람들을 많이 봐서. 우후후."
그 여성- 나의 언니 되는, 그녀, 혜령은,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말을 이었다. 내 반응 따위는 중요하지 않음을 전신으로 시사하며.
"여름에 아버지가 한 번 다녀가셨잖니. 그 때 네가 무대에서 쓰러졌다는 얘길 듣고 어떨까 싶어서 와 봤어. 그런데 이번엔 안 쓰러지는 구나? 무대가 아니라 바깥이라 그런가? 아쉽다, 네가 그 방에 있을 때처럼 바닥에 엎어진 모습이 보고 싶었는데. 그 때 네 모습, 정말 잘 어울렸거든. 기억하긴 하니? 못 해도 상관없긴 해."
혜령이 말을 하는 걸 잠자코 듣고 있으니 어쩐지 예전처럼 긴장하거나 눈 앞이 어지러워지지 않았다. 오히려, 차분해지고 담담해졌다.
지금의 나는 혼자가 아니고, 더는 그들의 말에, 행동에, 휘둘릴 필요가 없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깨달았으니까.
그래서 나는 입을 열었다. 한 손에 성운의 손을 꼭 쥐고서.
"그나저나 여긴 왜 이렇게 좁고 답답하니. 이렇게 좁은 도시에서 살다니, 시궁쥐도 이것보단 더 넓은 하수구에 살 거야. 음, 안타까워라. 평생 나갈 일도 없이 갇혀 살아야 한다니 정말-" "그 말 하려고 오셨나요?" "어, 응? 지금 뭐라고 했니?" "그 말, 하려고 오셨냐고 물었어요."
내가 말을 하자 놀란 건 혜령 만이 아니었다. 여태 심드렁한 눈으로 저 먼 바닥 혹은 손목시계만 보던 그- 아버지도, 눈을 크게 뜨며 놀람을 감추지 못 했다.
"어, 그- 렇지? 이런 보잘 것 없는 곳에 갇혀 사는게 어떤지 구경이나 하러 온" "그럼 구경 마저 잘 하세요. 저는 가볼게요." "ㅈ, 잠깐! 나랑 아버지가 여기 있는데 간다고? 네가 가면 어딜 가는데?" "어디긴요. 내 집이지. 내가 직접 마련한, 내가 사는 내 집 말고 어디로 가겠어?" "너, 너 지금 나한테 반말" "그래, 반말 했다. 어쩔래? 다짜고짜 찾아와서 면전에 대고 무례하게 구는 사람한테 내가 예의 지켜줄 이유가 뭐가 있겠어?"
혜령은 말문이 막혔는지 말을 잇지 못 했고 아버지도 마찬가지로 보였다. 나는 둘을 번갈아 쳐다보다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내가 이런 인간들에게 인정 받고 싶어했다니, 정말 스스로가 한심스럽다. 이제라도 깨달았으니 망정이지." "ㄴ, 너," "나 뭐, 나를 낳아서 여기 보내준게 누구인데, 그런 소리 하고 싶어? 이렇게 보러 와준 걸 감사하지는 못할 망정, 그런 말 하려고? 정신 좀 차리세요. 예? 나 이제 당신들한테 연연하지 않아요. 당신들 같은 사람하고 가족이 아닌게 오히려 다행이 됐어. 혹시나 바깥에서 살아서 당신들하고 똑같은 사람이 됐다고 생각하면 몸서리가 쳐져." "아ㄴ" "그러고보니 당신, 아직도 그들이 시키는 대로만 하고 정해놓은 삶만 사나요? 그러고보니 뉴스 봤어요. 어느 기업 자제분하고 약혼 하셨다다고. 어머, 축하할 일이네요. 고작 스물하나에 연애도 없이 집안끼리 맞춘 약혼이라니. 하지만 그것도 다- 저 잘난 분들이 정해주신거니, 불만 따윈 없으시겠다, 그렇죠?" "천혜우! 그 쯤 하지 않으면" "오, 내 이름을 기억하긴 하네요? 그런데 뭐요. 그 쯤 하지 않으면 뭐? 나를 다시 데려가느니 어쩌니 하시려고? 이걸 어쩌죠. 나 여기 인첨공에서 제법 알아주는 인재가 되었거든요. 게다가 공교롭게도 말이죠, 내 능력이 의학계와 바이오 산업에 밀접한 것이라서요. 아, 그러고보니 천 씨 집안 기업이 병원과 의료계였네요. 내 능력인 바이오키네시스의 영향력을 그대로 받는 영역 말이에요."
거기까지 말하니 혜령과 아버지는 더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 했다. 혜령은 분노로 인해 얼굴이 붉어지고, 아버지는 주먹을 세게 쥐고 부들부들 떨었다. 얼마나 세게 쥐었는지 손바닥에서 피가 떨어지는게 보이길래 태연히 그걸 회복시켜주었다. 그러자 이상함을 느낀 아버지가 손을 보고 경악하는게 그대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끝까지 자존심을 지키려는지 이 악물린 말이 들려왔다.
"너, 분명히 후회할 거다." "후회는 당신이 하겠지. 평생."
나 역시 끝까지 지지 않고 받아친 후, 성운의 손을 고쳐 잡고 성운을 바라보며 홀가분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