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담당 연구원에게 소견을 물었다. 커리큘럼의 성과로 능력이 개방될 준비까지는 되어 있었지만, 『존재감의 저하』라는 것을 실증할 방법이 없어 그간 레벨 부여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증언. 당연히 그렇다. 연구 대상이 되는 순간 그들이 작성하고 있는 차트와 감시 카메라의 시야에서 사라질 방법은 없게 된다. 그리고 초능력의 세계에서 초심자에 해당하는 나는, 힘의 컨트롤이 미숙한 와중에도 생명의 위협에 놓인 나머지 이 능력을 과활성화하여 사용했다는 것. 그치만 저러고 나서 나는 임상실험에서 거부 반응을 겪는 피험자처럼 며칠 동안이나 끙끙 앓았는데. 하여튼 이제 나는 공식적으로 '저능력자'다.
또 한 가지 숙제. 능력의 대분류 『텔레파시』는 정신에 감응하는 계통의 능력을 통틀어 말하지만, 『리코그니션 미싱』은 정(positive)의 능력과 부(negative)의 능력 가운데서 고르라면 오직 후자에만 해당한다. 타인의 뇌에 어떤 인상, '내가 없다는 상상'을 심는 것이 아니라, 나라는 존재를 타인의 인식에서 '지우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 남에게 전화를 걸어서 어떤 문장을 들려 주는 것과, 남에게 전화를 걸어서 어떤 문장만큼을 뇌에서 빼 버리는 것의 차이를 생각하면 간단하다. 어떻게 단련하지? 누군가에게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라고 말하면, 그렇게 말한 시점에서 코끼리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뭐, 지금까지도 초능력 없이 잘 해 왔으니까.
오랜만에 진행한 영상 시청 커리큘럼은 무난하게 진행되었다. 잔잔한 판타지 영화는 한동안 요란했던 정신을 효과적으로 안정시켜 주었고, 덕분에 리라는 간만에 연구소를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설 수 있었다.
'이리라도 공연 설까?'
그대로 이변이 없었다면 꽤 괜찮게 하루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을 텐데. 출입구에 접근하기 위해 복도 모퉁이를 돌기 직전,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자신의 이름에 리라는 잠시 걸음을 멈춘다.
'내 동생 친구 댄스부인데 걔도 아직 모른대.' '성하제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모르는 거면 사실상 안 한다는 거나 다름없겠네. 하긴~ 여름방학부터 평판 나락 갔는데 나 같아도 쪽팔려서 무대 못 선다.' '엥? 너 말하는 게 좀 이상하다. 걔 좋다고 하지 않았었냐?' '아무것도 모를 땐 그랬지. 너도 그때 인터넷에 올라온 글 다 봤잖아? 게다가 월광고 또라이 사건만 해도 봐라. 그런 애랑 엮이면 인생 피곤해져.'
저런 말은 좀 더 밀폐된 공간에서 하는 게 좋을 텐데. 데뷔했다면 진작 파파라치한테 찍혀서 인성 논란 났을 말본새다. 리라는 그대로 걸어나가는 대신 모퉁이 벽에 등을 기대고 섰다. 굳이 마주치기도 싫으니 빨리빨리 사라져 줬으면.
'으하학! 미친 놈이네. 야, 이리라가 너랑 엮여줄 생각은 있대?' '같은 학굔데 못 엮일 건 뭐야?' '자신감 미쳤네... 근데 이리라 연애할걸? 확실하진 않지만.' '뭐? ...상대가 누군데? 걘 인터넷도 안 해?' '그 왜—'
말은 이어지지 못했다. 묵직한 가방이 막 입을 열려던 한 학생의 어깨를 강타했기 때문이다.
'씨x, 뭐...' "누구라고?" '......' "왜 갑자기 조용해졌지? 더 말해봐, 나도 궁금하네~" '아니 미친, 야, 잠깐...'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성큼성큼 다가온 리라의 발이 상대의 발을 강하게 짓밟는다.
'아!' "이름 모를 친구야, 뒷담화를 하려면 은밀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탁 트인 곳에서 동네방네 다 들리게 하면 어떡해. 더 망가질 평판도 없는 사람이 홱 돌아서 무슨 짓을 할 줄 알고."
탁탁. 가볍게 어깨를 두드리던 하얀 손에 힘이 들어간다.
"웬만큼만 하면 나도 신경 안 써. 그래도 선은 지켜야지. 다른 사람까지 끌어오면 어떡해."
뒷말이야 익숙하지만 이건 좀 기분이 나쁘다. 자근자근 밟던 발이 천천히 떨어져 나가나 싶더니, 상대의 정강이를 강하게 걷어찼다.
'억!' "자, 오늘 이후로 네 인생은 피곤할 일 하나 없이 쥐죽은 듯 조용하고 평탄하기만 할 테니 걱정하지 말아~ 응? 그럼 조심히 들어가?"
손을 털며 물러난 리라는 바닥을 구르는 가방을 집어올린 후 곧장 핸드폰을 꺼내든다. 그리고 옆에서 뭐라고 입을 놀리든 신경조차 쓰지 않은 채 그 자리에서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진이 언니. 저 커리큘럼 끝나서 지금 잠깐 부실 갈 건데요~ 네. 내일부터 무대에서 연습하니까 준비 미리 해야죠. 우리 '본무대까지' 잘 해봐요! 화이팅~"
핸드폰 너머 댄스부장의 목소리 텐션이 올라가는 게 스피커로 고스란히 전해진다. 통화가 종료되자, 리라는 온갖 부정적 감정으로 버무려진 꼴불견 표정을 한 뒷담화 2인조를 돌아보며 가볍게 손을 흘들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