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해결을 돕는 것도 방법이지만, 함께 해준다는 걸 보여주는 걸로도 충분한 누군가가 있을 수 있다. 다시 원래의 온도를 찾은 혜우의 말을 듣고 있자니 미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그게 나쁜 느낌은 아니었기에, 아니. 차라리 좋은 쪽에 가까웠기에 리라는 방긋 웃으며 흔쾌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럴게요."
돌아온 찡찡이를 안아올려 무릎 위에 앉히니 그림자가 조금 길어진 게 보인다. 해가 넘어가고 있구나. 슬슬 돌아갈 때가 됐다고 생각할 즈음, 다시 혜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돌아본 얼굴은 스냅백 챙의 그늘에 묻혀 다소 어둡게 보인다. 그러나 푸른색 두 눈동자만큼은 선명했다.
"데 마레에 대해서 묻는 거라면, 인터넷에 나온 것만큼만 알아요. 다른 연구소들도 아직은 비슷비슷한 수준이고요."
트릿 통에서 트릿을 하나 더 꺼내 찡찡이의 입에 넣어주며 그렇게 대답한 리라는 이내 찡찡이를 이동 가방에 들여보낸다.
"아. 따로 알게 된 건 건 태오 선배님도 예전에 데 마레에 계셨다는 것 정도...? 갤러리에서 봤어요. 어린 태오 선배님 사진."
이동 가방 지퍼를 올리는 동안 한번 더 바람이 불어온다. 넘어간 태양의 위치만큼 기온도 내려갔는지, 강하진 않더라도 꽤 서늘해진 바람의 온도에 리라는 저도 모르게 어깨를 살짝 떨었다.
"휴, 이제 옷 따뜻하게 입고 다녀야겠네... 혜우 후배님도 따뜻하게 입어야 해요. 환절기에 감기 걸리면 힘드니까!"
그럼 이만 들어가 볼게요. 그렇게 한 마디 덧붙이고 일어나는 몸이 넘어가는 해를 등지는 바람에 그림자가 졌다. 때문에 또다시 바람 불어 흔들린 앞머리 너머 이마의 정체 모를 자국을 봤을지, 보지 못했을지는 오직 혜우만이 알 것이다.
스스로의 몸은 능히 지킬 수 있다. 애초에, 나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은 '죽지 않을' 각오가 필요하다.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절체절명에 몰린 순간 겁에 질려 심장마비로 쓰러지거나, 최대한 빠르게 죽음에 이르는 방법을 택해서, 눈앞에 보이는 미래를 에우는 가장 근원적인 공포와 모든 적들, 그리고 상황이 어긋난 다음 자기에게 찾아올 모든 환난과 고통으로부터 도망쳐 버리면 그만이겠지. 하지만 중요한 정보를 하나둘씩 보유하기 시작하면 마음대로 죽을 수 없고, 죽어서도 안 된다. 이렇게 설명하면 정보를 가족이나 자녀에 빗대어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 '지켜야 할 것이 있기에 살아야 한다'는 사고방식. 그러나 그것과는 약간 다르다. 자식이나 이혼한 배우자는 내버려 두면 알아서 살겠지만, 인텔리전스는 평생토록 자기 두뇌에 깃들어 산다.
그러니까 신부 수업은커녕 팔자에도 없는 몸싸움을 연마하고, 10cm 더 높은 벽을 뛰어넘을 수 있게 될 때까지 운명의 피앙세가 아닌 땅바닥과 키스하고, 정보를 내밀어 총알을 피하고, 목숨을 담보로 목숨을 건지며 끊임없이 이 지옥도에서 사활의 유일한 타개책을 궁리해 온 거다. 그리고 단언컨대, 커리큘럼은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었다고 말할 수 있다. 담당의가 보여준 커리큘럼 대상자 '백청'의 차트에는, 나의 능력계수가 학원도시에서도 최하위 수준이라고 쓰여 있었다. 일개 풋내기 학생인 내가 차트에 적힌 수치들을 이해하지 못하리라고 생각해서 내밀었겠지, 내가 빼돌린 능력자 학생의 인적사항만 몇 개인데. 난 모든 것이 우스워져서 자신의 역량만을 믿고 달렸다. 초능력의 도시에서, '무능력자'인 나는 두 발만으로 달아나며 스스로를 구원해 왔다.
"나는 처음부터 말했다. 만만치 않을 거라고. 포기하려면 그 때 하라고. 지옥 끝까지 가겠다던 의지 벌써 꺾일 줄 알았으면 그 때 패서라도 막을 걸 그랬네. 그래, 애새끼들 감정 놀음이 다- 그렇지. 절절하니 애틋하니 해도 고작 반년이면 천년의 정도 다 식는게 애새끼지. 인해한다, 이해해."
빈정거리던 유준이 점을 찍듯 조소를 흘렸다. 비뚝 기울인 고개에 엷은 금발이 따라 살랑였다.
"장장 12년을 곯아들어간 걸 너 혼자, 고작 반년 만에 뭘 어쩔 수 있을 거 같냐? 난 기대도 안 했다. 내가 3년을 들였는데도 안 된 걸 너라고 뭐 하루아침에 할 수 있을까? 어림도 없지. 진짜 그러면 기적이지, 기적."
기적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기적이라고 하지. 있는 것은 오로지 현실 뿐이기에.
"난 너한테 기적이고 나발이고 안 바란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네가 여기서 포기하고 놓는다고 해도 비난하지 않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관계의 끝이 보이는데도, 그러한데도 이 관계를 계속하겠다면, 뭐, 마음대로 해라. 그저 가만히 앉아 언젠가 찾아올 현실을 그저 받아들이기만 하겠다면, 그래, 바라는 대로 해라. 그 때에도 그렇게 앉아서 그 녀석 붙잡고 그렇게 울고 있기나 해라."
차갑디 차가운 말만 남긴 유준은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오늘 연습은 진작 글렀으니 이만 가보겠다는 말이 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