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루가 가리킨 노점은 별의 별 먹거리들이 늘어져 있는 일명 요괴들의 푸드코트 매장이었다. 이 노점라인으로 따지자면 정말로.....거짓말이 아니라...... 하나같이 기괴한 노점으로 가득 하였 다. 이건 진짜로 거짓말이 아니라 진짜 다. 뭔 재료를 넣은 건가 싶은 야키소바부터? 시 퍼 런 푸 딩 을 파는 노점은 기본이요? 이제는 시 퍼 런 물떡 까지 있다. 대체 뭘 재료로 해서 만든 것인가 물어보고 싶지도 않다!!! 아무튼간에 두렵다고!!!!!!
"테아쨩. 우리 한번 저어기 당고 먹으러 가볼까요? "
하지만....어쩔 수 없지 도전은 해야 겠죠? 정신으로 저어기 당고 노점을 가리켜 보이며 물으려 하였다. 시퍼런 당고.....솔직히 무슨 맛인지 궁금하잖아.....아무튼간에 도전해 보자.......
situplay>1597041273>693 우리는 언제나 필사적이었다. 잊혀지기 않기 위해 살아야만 했으며 그 과정이서 얼마나 많은 고통과 마주하든 저 높으신 곳에 계신 분들께는 무슨 짓을 하더라도 보이지 않고, 그저 끝모를 어둠 속에서 보답받을 날만을 기다리며 얼마 남지않은 자아의 파편을 공양하며 고통받기위해 살았다. 이 부분이 중요했다. 마을 한구석을 일렬로 걷는 개미 무리를 그 누구도 거들떠 보지 않는 것 처럼 우리의 기도는 그 누구에게도 닿지 않는다. 고통받기위한 삶이었고 고통스러운 삶이었다. 그것이 얼마나 만족스러운지는 둘째로 치더라도 그것에 얼마나 합당하게 살았는가를 따진다면 스스로에게 상을 주고싶어질 정도로. 그렇기에 우리는 기억을 잃고 소원을 잃고. 이윽고 영원한 어둠에 가라앉아 자신마저 잃고나면 비로소 영원히 살수 있었다. 위대하신 공포의 연민속에 절대 지워지지않을 상처를 새겨가며.
일전에도 이야기 한 적이 있지만 내가 이 몸이 되고나서 느낀 것들중 하나를 꼽으라 한다면 그건 역시 사람의 온기는 굉장히 따뜻하다는 것이다. 흔들리지않게 쥔 손은 조금 아파올 정도였지만 어째서인지 길을 잃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게 되었으니까. 막연한 어둠속에서 홀로 기름등을 들고 걸어가는 것 같은 기분. 막연하게 느껴지는 안심감. 생각보다 좋은 일이구나-하고 홀로 감탄하게 된다.
신이 곁에 있음을 모르고 토랸세 토랸세 하며 노래 부르는 아이의 모습에는 조금 웃음이 나올 뻔 했지만, 어느샌가 나도 그 목소리를 따라 노래하고 있었다. 그래, 적어도 아이자와와 함께 있을때는 신인 무명이 아니라 그의 선배인 조몬 야요이로 있을 수 있다는 것 같아 대책없는 안심감을 느끼고는 했다. 덕분에 최근에는 일부러라도 이 녀석의 근처를 피했다. 떨어질 때의 고통에 대비하기 위해서.
"그랬으면 좋겠는데. 아니. 그렇겠네."
알지 말아야할 것을 알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게된 인간은 그 끝이 좋지 않다. 학의 경고를 무시한 남편이 그러했고 하데스의 말을 무시한 오르페우스가 그러하듯. 어느 세상에서든 알지 말아야하는 것, 하지 말아야하는 것은 그 자체로 선인의 지혜가 모여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알지말고, 알아도 몰라야 하는 것에 속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다른 일화와는 달리 '나'를 만나고 인간으로서 돌아간 선인이 없었기에 안전책은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 존재하는 것이 용납되지 않는다는 듯이 다른 무엇인가로 언제나 대체되어온 삶이었으나 '야요이'의 사례를 보더라도 알 수 있듯 나는 그다지 좋은 신이라고는 할수 없었다.
아이의 울음소리를 기억한다. 온몸을 구더기에 먹혀가면서도 살고싶어 울부짖던 갖난 아이의 울음소리와 피눈물을 삼키며 살기위해 아이를 바치던 이들을 기억한다. 땅이 갈라지고 흐르던 강이 말랐다. 바다는 은혜를 나누지 않았으며 하늘은 무심하게 사람을 불태웠다. 고통에 눈물흘리고 싶어도 나올것이 피밖에 없었기에 뺨에 흐르던 짠물은 어느새 붉게 물들었고 얼마 가지 않아 그마저도 멈추었더랬다.
그렇다면 그 아이도, 그렇게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요즘같은 세상에 그럴리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유를 알 수 없는 죄책감이 목을 조른다. 나는 여전히 아무것도 하지 못했는데.
아이자와의 곁으로 자리를 옮겼다. 조금 더 가깝게. 이 정도라면 얼마 전 스튜디오에서 농담을 나누었던 그 때보다 살짝 더 가까운걸까. 여전히 손에 느껴지는 온기가 따스했다. 이러고 있으면 아무 잘못이 없는 것 처럼 느끼고 만다. 고개를 돌려 아이자와와 눈을 맞추었다. 약 10초정도. 붉게 변한 얼굴이 어쩐지 조금 귀엽게도 느껴졌지만 여전히 무언가 숨기고 있는듯한 느낌도 들어서 그저 웃어만 보였다.
다시 거리를 벌렸다. 손을 너무 오래 잡고 있었던건지 빈자리에 불어오는 찬바람이 조금 서늘하다.
"아이자와."
무슨 말을 하면 좋을까. 말을 고르는 것이 어렵다. 눈은 입보다도 많은것을 이야기한다고 하지만 사람의 흉내를 내고 있는 입장으로서는 그 무엇도 알 수 없었다. 그저 조금의 거짓말과. 조금 취기가 올라버린 얼굴. 나도 같은 표정을 짓고 있으면 좋겠는데. 나오려던 말을 얼버무리고 다시 한 번 기타를 들었다. 만나고 싶었더는 말이 아닌 다른 말이 나오는 것이 두려웠다. 그러니, 한 번만 더. 노래하자. 그저 지금의 감상을. 우리 사이에는 말보다 이게 어울리잖아. 나는 다시 한 번 기타를 들었다. 오늘의 공연은 끝났지만, 친구 사이에 한 번정도는 들려줄 수 있잖아.
어두운 신사를 배경으로 마을의 소란이 조명이 되어주었다.허나 그 빛은 여전히 이곳까지 닿지않고 우리는 어둠 속에서 그 빛을 바라볼 뿐이다.
[......僕が死のうと思ったのは ウミネコが桟橋で鳴いたから 내가 죽으려고 마음먹은 것은 괭이갈매기가 부두에서 울었기 때문이야
마음을 싣지않고 중얼거리듯 이야기하는 노랫소리가 퍼져나간다. 꺼져가는 모닥불처럼 목소리도 조금은 사그라들어간다. 조용한 기타반주에 맞추어 여자치고는 낮은 목소리가 어둠을 타고 빛나고 있었다.
[僕が死のうと思ったのは 誕生日に杏の花が咲いたから 내가 죽으려고 마음먹은 것은 생일에 살구꽃이 피었기 때문이야
その木漏れ日でうたた寝したら 虫の死骸と土になれるかな] 나뭇잎 틈새로 비추는 빛에 선잠을 자면 곤충의 사체와 함께 흙이 될 수 있으려나
잠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았다. 여전히 내일이 오는 것은 두렵고 나아가는 것은 어려워. 오늘이야말로 잠들면, 고통도 쾌락도 없이 영원히 눈을 감을 수 있기를 바랬다. '야요이'의 기억이었다. 이제 막 어른이 되려하는 아이가 품기엔 너무나도 어두워서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렸더랬다. 주저하지 않고 죽음을 택하는 아이가 너무나도 괴로운 표정을 짓고있어서. 차마 담아내지 못한 감정이 조금씩 목소리에 실린다.
木造の駅のストーブの前で どこにも旅立てない心 나무로 지어진 역의 난로 앞에서 어디로도 떠나지 못하는 마음
今日はまるで昨日みたいだ 明日を変えるなら今日を変えなきゃ] 오늘은 마치 어제처럼 느껴져 내일을 바꾸려면 오늘을 바꿔야 해
세상은 빠르게 움직였다. 우리만을 그곳에 두고. 지나쳐버린 삶에 연연하지 말고 스스로 앞을 향해야만한다는 것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다들 그렇게 살고 있어? 신으로서, 인간으로서, 요괴로서?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다면, 스스로 그 무엇도 아니라고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면? 격앙되어가는 감정을 참지 못하겠다 이건, 갈증이다. 여전히 채워지지 않고 머물러있는 갈증.
[分かってる 分かってる けれど!!!] 알고 있어 알고 있지만 그렇지만
그리고 노래가 되지 못한 절규가 비산했다.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여전히 시리도록 맑은 하늘이었지만, 내 눈 속에서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TV에서 이제 장마가 끝났다고 하는 기상캐스터의 말도 거짓이라는듯이. 내 눈에 보이는 세계는 매일이 흐린 하늘이었다.
[僕が死のうと思ったのは 心が空っぽになったから 내가 죽으려고 마음먹은 것은 마음이 텅 비어버렸기 때문이야
満たされないと泣いているのは きっと満たされたいと願うから] 채워지지 않았다고 울고 있는 이유는 분명 채워지고 싶다고 바라기 때문이야
...노래를 끝낸다. 아직 다 부르지 않은 노래를 멈추고, 천천히 아이자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