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은우와 아라는 쉽사리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새봄 역시 상황을 지켜보려는 듯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이들 중에서는 움직이는 이들도 물론 있었습니다. 혜성의 탐지는 당연히 모두에게 공유되었습니다. 여로의 최면에 걸렸는지 윤태는 "네. 크크큭." 이라는 말과 함께 비틀거리면서 천천히 따라왔습니다. 일단 여로의 지시에 따를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태진과 청윤은 만일의 경우를 위해서 주변을 경계하는 것 같았으나 당장 살기나 위협적인 느낌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리라는 이어 EMP를 그린 후에, 터트렸습니다. 주변의 녹색 빛이 일제히 깜빡깜빡였으나 전자기기가 일제히 빛나더니 다시 단번에 주변을 녹색 빛으로 뒤덮었습니다.
동월과 혜우는 각각 종이와 사탕을 불렛 쪽으로 던졌습니다. 명중해야겠지만 불렛은 물론이고 벽에도 명중하는 일 없이, 이내 종이와 사탕은 소멸하듯 어디론가 휙 사라져버렸습니다. 떨어지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것으로 보아 정말로 사라져버린 것이 아닐까요? 그 사이에 수경은 전자기기들을 확인했습니다. 특징이 있다면 켜져있는 것도 있고, 꺼진 것도 있으나 모두 전원이 들어와있다는 것 정도였습니다. 애초에 저 CCTV 화면을 비추는 기기는 그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어 아지가 혜성이가 탐색한 벽쪽을 공격했습니다. 너무나 약하게 금이 가긴 했으나 이내 그 금은 금새 복구되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한양은 그 근처에 있는 것들을 붙잡으려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성운은 벽을 무너뜨렸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벽이 부서졌는데도 불구하고, 그곳에 또 다른 벽이 생성되었습니다. 마치 자동복원을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한양이 뭔가를 붙잡은 듯 했으나, 그것은 넘어지지 않았습니다. 아니. 넘어뜨리긴 했지만, 앞으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위로 올라가는 듯 했습니다.
"기계군단이라. 이 아저씨는 그런 것을 별로 안 좋아하는걸. 물론 사용하려면 사용할 수도 있지만 말이야."
"...!"
그 목소리. 그것은 크리에이터의 목소리였습니다. 이내 보호색이 사르륵 풀리듯, 천장 위에 거꾸로 서 있는 민호의 모습을 모두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민호는 모두를 올려다보면서, 혹은 내려다보면서 씨익 웃고 있었습니다.
"아재. 이게 뭐하는 짓이야? 아재는 이런 짓 할 정도로 악독한 사람은 아니지 않아? 무슨 협박을 들었는지 모르겠는데, 이쯤에서 그만하고 불렛 풀어주고 끝내! 응?!"
"...그건 안되겠는걸. 에어버스터. 웨이버."
이어 민호는 천천히 걸어내려오듯, 벽을 따라 천천히 걸어왔고 이내 땅에 착지했습니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탁 신호를 주었습니다. 그러자 천장에서 문이 하나 열렸습니다. 그 문 너머로 손과 발이 쇠사슬에 묶인채, 잠들어있는 것처럼 쓰러져있는 불렛의 모습이 보였을 것입니다.
"이 애를 확보하기 위해서 그렇게나 연기를 하고 고생을 했는데 바로 네 하고 풀어주면 이 아저씨의 체면이 말이 아니잖니. 후훗. 이해해달라라던가 그런 말을 할 생각은 없어. 처음부터 돌려줄 생각은 없었거든. 솔직히 너희들이 여기에 온 것도 예상외였어."
"거짓말 하지 마요. 아저씨! 네비게이터를 우리에게 보낸 것은 아저씨일텐데요?!"
"...네비게이터. 아. 그래. 우리 딸에게 이 아저씨가 만들어준 AI였지. 맞아. 멋대로 뛰쳐나가서 곤란했었어. ...AI가 그렇게 말을 안 들으면 쓰나. 후훗. 아무튼... 일단 묻고 싶지만 물러나주지 않을래? 이 아저씨는 레드윙의 데이터를 뽑아내서 전송하고, 제 4학구의 사람들을 모두 말살해야만 하거든. ...오늘은 와이프와 딸이 모두 2학구로 간 날이야. ...4학구를 없애버리기엔 너무나도 좋은 날이지 않니? 그래봐야 레벨5도 되지 못한 덜떨어진 녀석들을 청소하는 것을 굳이 더 미뤄야하나 싶거든."
씨익 웃어보이는 모습. 그 모습은 이전에 봤었던 자상한 민호와는 너무나 거리가 있었습니다.
"...목숨이 아깝다면 물러나주지 않겠니? 이 아저씨. 데이터를 뽑아달라고 한 것은 레드윙 뿐이거든. 솔직히 너희들은 관심없어. 아니면 어쩔거니? 이 아저씨.. 죽을 때까진 그만둘 생각 없는데 죽여서라도 막아볼래? 응?"
그 말은 명백한 도발이었습니다. 너희들 따위가 나를 죽일 수는 있겠냐는 도발입니다. 과격하고 적대적인 말을 고요하게 내뱉는 것으로 보아 처음부터 이런 이일지도 모릅니다. 아닐 수도 있겠지만요.
후배들의 행동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혜성의 시선이 목소리를 따라 굴러갔다. 느리게 굴러간 눈동자가 잠시 크리에이터의 위치를 쫒는 것마냥 반박자 느리게 움직이다가 천장에서 내려오는 레드윙을 향해 굴러갔을 뿐이다. 그런 뒤 크리에이터와 대화하는 모습에는 시선 주지 않고 바닥에 발을 굴러 초음파를 생성해냈다.
그리고 대화를 한 귀로 듣고 흘리며 첫 탐지 때 아무것도 감지되지 않던 크리에이터의 공간으로 추측되는 공간을 한번 더 탐지하려 시도했다. 말없이 행동하는 이유는 모두가 격양되어 있기 때문이고 동시에 제 스스로도 어떻게 될지 모를 기분이기 때문이었다. 대화를 시도하기에는 이미 정신적으로 지쳤다. 가장 최악의 어른들만 모아놓은 것 같은 이 도시에 지친 건지, 아니면 이 대화에 지친 건지 스스로도 모르겠다.
어떤 영향도 사라지거나 원래대로 돌아오거나 하는 것을 보니 새삼 크리에이터의 능력에 대한 두려움이 스멀스멀 솟아났다.
감쪽같이 사라지는 사탕이며 종이를 보고 별개의 생각을 하긴 했지만 뭐,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니까.
그 가운데로 행차한 크리에이터의 모습을 보고 한 쪽 입꼬리를 비틀었다. 그가 하는 말들을 듣고 있다가 그만 푸핫, 하고 웃어버렸다.
"이봐, 크리에이터. 죽을 때까진 그만둘 생각 없으니까 죽여서라도 막을 거냐고? 솔직하게 말해보시지. 이제 지긋지긋하니까 죽여줬으면 좋겠다고. 하다못해 다신 사람 구실 못 할 정도로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키득키득, 웃으면서 계속 말했다.
"그런데 어쩌나, 죽는 것 만큼은 절대 그냥 두지 않을 거거든. 당신은 살아야 해. 크리에이터. 살아서, 당신 딸한테 당신이 한 짓들 전부 알려지고, 그것들을 안 딸이 당신을 원망하거나 혹은 자기 자신 때문이라며 자책하며 망가지는 걸 봐야 해. 어딜 죽음으로 도망치려 해? 이만한 일을 저질러 놓고 그렇게 쉽게 도망갈 수 있을 거 같아? 아, 원한다면 스스로 도망쳐 봐. 여지껏 저지른 일들의 현장과 증거, 전부 모아서 언젠가 당신 딸 앞에 보여줄 거니까. 보여주고 너 때문에 네 아버지가 그렇게 됐다고 해줄게."
그녀의 초음파가 천장을 따라 올라갑니다. 하지만 이상합니다. 쇠사슬에 묶여있는 이는 분명히 보이지만 거기에서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그 공간의 바닥쪽에 그냥 잠들어있는 것처럼 편하게 누워있는, 구속조차도 되어있지 않은 사람의 형태가 보입니다. 그 실루엣은 보라와 닮았습니다.
하지만 깰 기미가 조금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체 뭐인걸까요? 덧붙여서 종이와 사탕이 사라진 공간 속은... 정말 아무것도 탐지되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무수히 어둡고 어두운 공간. 끝이 보이지 않는 곳. 그 어떤 형태도 잡히지 않았습니다.
"아조시 생긴거랑 다르게 완전 자비없으시네여... 머, 누군가는 그런 사람이 취향일지두 모르겠지만여. 근데 말임다... 즈도 기계 좀 만져봐서 아는데여, AI가 일으킨 문제는 따지고보믄 만든 사람의 문제 아닌가 싶은데 말임다... 아무리 인첨공의 과학기술이 바깥보다 발전했다곤 해도 사람처럼 한치 앞도 내다볼수 없는 변칙을 일으킬 리가 없잖슴까? 자기가 만든 AI가 멋대로 탈출? 차라리 AI에다가 구조신호를 심어보냈다구 하는게 더 말이 되겠네여."
레드윙의 데이터를 뽑아내고 4학구를 말소시키기만 하면 그만이라느니, 어차피 딸도 아내도 2학구에 있으니 걱정 없다느니... 가뜩이나 샹그릴라 하나 때문에 3학구가 온통 난장판이 되었던 것도 골치아픈데 그건 최소한 멀쩡한 사람, 아닌 사람의 구분이라도 있었지 지금 그가 하는 말은 학구 하나를 쌩짜배기로 날려버리겠단 것 아닌가,
"게다가 여기 사람들은 자기가 궁지에 몰리면 항상 죽을 각오로 싸우느니 죽여서라도 막아보라느니... 죽는거에 환장했나보네여. 이러니까 우정이라던가 사랑이라던가, 협력이라던가 해학 같은 것두 다 잊어버리고 사는거 아님까?"
역시 이건 함정이었어. 저 불렛은 그저 홀로그램이었고. 그 다음에.. 내가 염동력으로 잡은 사람. 크리에이터였어. 내가 힘을 별로 안 줘서 그런 것도 있지만, 이 공간에서 역시 내 힘을 적게 적용받는 것이 있는 걸로 추정 돼.
" 아저씨는 진짜 가족을 위하시는 분이네요. "
여기서 간을 보고 말 것도 없었다. 어서 저 사람을 제압해야 돼. 그런데 말이야.. 저 아저씨가 바보도 아니고.. 그냥 공격에 당하게 가만히 있겠어? 또 다른 방어수단을 사용하겠지. 아까 윤태 녀석이 사용했던 배리어처럼 말이야. 분명히 무언가 수를 사용할 거야. 그래서 이 배리어를 사용한다는 가정하에 공격한다.
" 딸을 위해서 4학구 사람들을 모조리 담그는 아버지라. "
한양은 연구실에 있는 전자기기 하나를 염동력으로 들고, 그대로 크리에이터에게 빠른 속도로 쇄도하게 만들었다. 배리어는 사람의 신체에 맞춰줘서 생성되는 것으로 보이니.. 전자기기로 크리에이터의 피부에 닿을 때, 그대로 공격을 우겨넣는 것이 아닌, 오히려 전자기기를 당겨본다. 피부에 닿는 순간 다시 빼내는 거야. 아까 그 배리어. 배리어에 닿는 공격들을 어떤 형태를 가리지 않고, 시전자에게 데미지를 돌려주더라고. 그래서 궁금했어. 오히려 배리어에 닿을 때 공격을 회수하면, 그 '반사'란 것을 크리에이터에게 도로 되돌려줄 수 있는지.
저 아저씨 깝깝하다. 우리랑 이러고 있을 시간이 있나? 본인 말마따나 오늘 딸이 2학구로 갔으면 급한 상황이잖아. 마침 혜우가 거절한 누가가 하나 남아있겠다. ...캐치볼, 2년만이지만... 해보자. 모르잖아. 비장한 마음으로 누가를 꼭 움켜쥐었다가, 크리에이터의 입을 향해 힘껏 던졌다. 입에 쏙 틀어박히면 좋고, 적어도 맞고 정신 차리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있는 힘껏.
"아저씨, 아저씨, 그거 맛있으니까 알레르기 없으면 먹으면서 들어보세요. 따님이 2학구로 가셨다고 방금 말씀하셨잖아요, 그런데 우리랑 이러고 있을 여유 있으세요? 어유, 저 같으면 저희랑 실랑이하고 있는 동안에 2학구에서 따님께서 어떻게 되실까봐 무서워서 이러고 못 있을텐데?"
“그들 중에는 당신 딸의 친구도 있을 거고, 그들의 부모도 있을 테고··· 당신의 이웃도, 친구나 동료들도 있을 텐데, 대체 왜죠···? 어째서···? 그들이 겨우 4학구에 사는 이들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모든 것을?”
“겨우 그런 이유로 그 모든 이들이 사라져야만 한다면··· 다음 차례는 우리가 아닐 것이라는 보장이 어디에 있지?”
“우리는 달라요. 우리는 죽이거나 죽고 싶어서 이 자리에 오지 않았으니까.”
“진민호 씨. 중대한 직무유기 및 납치, 상해, 샹그릴라 유통 방조, 대량살인 모의 혐의로 당신을 현행범 체포합니다.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고 변명의 기회가 있으며 불리한 진술을 거부할 수 있고 체포적부심을 법원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해당 권리가 있음을··· 이해하셨습니까?”
성운은 크리에이터의 양 손에 강한 과중력을 걸었다. 신체의 손상은 최소화하되, 두 손은 쓰지 못하도록.
그리고 공격이 되돌아올 것을 대비해, 자신에게는 민호에게 펼친 것과 반대의 연산을 준비해두었다.
천장에서 걸어내려오는 크리에이터, 그 위에 손발이 구속된 채 쓰러져 있는 보라, 그리고 이어진 크리에이터의 말들. 지나치게 공격적이라 오히려 작위적이라고 느껴질 만한 것들이었지만 사정이며 속마음을 읽어주고 싶지는 않았다. 애초에 그런 능력도 아니고, 위악 떨어 죽고자 한들 혹은 저게 본모습이라 한들 그게 무슨 상관일까? 여태껏 방해하고 농락하고 피해 입히고 그로 인해 죽음의 위기를 몇 번이나 겪게 한 게 당신임은 명확하다.
레몬 사탕의 새콤달콤함이 삽시간에 입안에서 지워졌다. 리라는 크리에이터를 가만히 노려보다가 주먹을 말아쥐고 몇 걸음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대로 크리에이터가 서 있는 곳까지 다가가 뺨을 내려치려 했을 것이다. 맞아주는 게 가장 좋았겠지만 저지당했어도, 닿지 못했어도 상관 없다.
"안티스킬로서의 직업의식은 진작에 갖다 팔았고, 양심도 도덕심도 없고, 연장자로서의 책임감과 부모로서의 자격도 없어 보이는데 하다못해 본인보다 어린 사람들을 상대로 살인까지 종용하는군요. 당신은 정말 최악의 어른이야! 이런 것도 아는 어른이고 친분 있다며 복잡한 사정 헤아려가면서 그 '덜떨어진 녀석들'을 이끌고 여기까지 온 부장님에게 충분히 미안해 하세요. 그리고 당신 딸에게도 물론 미안해 해야겠죠. 이대로 가면 학구의 모든 사람을 죽여버린 학살자 아버지를 두고 살아가야 할 테니까!"
황당하게도 눈물이 나왔다. 스스로가 멍청하게 느껴져서 참을 수 없이 수치스러운데도 눈물샘이 고장난 것처럼 끊임없이 얼굴선 타고 흘러내린다. 리라는 크리에이터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잠긴 목소리로 이것도 딴에 입이라고 쏘아붙이는 게 꼴사납다.
아지는 잠시 주변을 바라봤습니다. 하지만 특별히 더 보이는 것은 없었습니다. 그저 모든 것이 녹색으로 물들어버린 사이버 공간. 그 자체입니다.
"......"
자신을 비판하고 비난하는 그 말들에 크리에이터는 그 어떤 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마치 관심이 없는 것처럼, 아니면 그런 말들이 나올 것은 이미 예상했다는 듯이... 하지만 유일하게 하나. 혜성의 말에 그는 살짝 움찔하더니, 그녀를 빤히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살짝 돌려 안을 비치는 무수히 많은 감시카메라를 바라봤습니다. 이어 그는 눈을 감았습니다.
태진이 날아오는 모니터는 그대로 민호의 머리에 명중했습니다. 그리고 한양이가 날리는 전자기기 공격에 민호는 살짝 비틀거렸습니다. 방어를 하는 모습은 없었습니다. 그 와중에 새봄이 던지는 누가는 가만히 잡았습니다. 이어 그것을 꿀꺽 삼켰습니다. 성운의 능력에 살짝 팔이 잡혔는지 그는 팔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이어 리라가 뺨을 때리자 그는 그것을 순순히 맞아주었습니다. 고개가 옆으로 홱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경진은 자신의 능력 연산을 최대로 하여 주변 공간에 퍼뜨렸습니다. 그 순간이었습니다. 허공에 떠 있는 잠자리 한마리의 모습이 드러났습니다. 지금까지 보호색으로 감추고 있었던 것일까요?
"...!"
"유니온?!"
은우와 아라는 그 잠자리를 바라봤고 아라는 적대적인 눈빛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은우는 단번에 풍압을 이용해서 잠자리를 터트렸습니다. 대체 그것은 무엇일까요? 은우는 딱히 무슨 말을 더 하지 않았습니다. 이어 아라는 민호를 바라보며 적대적으로, 그것도 크게 고함을 쳤습니다.
"아재! 아재 말이야. 혹시나 지금 이 현장을...."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걸. 이 아저씨는 아저씨의 뜻으로 이러고 있는건데. 왜 안티스킬을 했냐고? 글쎄. 돈벌기 좋아서가 그랬던 것 같은데. 네가 본 레드윙? ...글쎄. 이 아저씨는... 무슨 모습을 봤는지 모르겠지만... 설사 네가 본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게 지금 중요한 일일까? 안 그러니?"
이어 민호는 자신의 귀에 끼고 있는 이어셋을 빼낸 후에 집어던졌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발로 짓밟았습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손가락만 천천히 움직였습니다. 단번에 성운의 능력을 해제했는지 그의 두 손이 제대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너희들은 물러나지 않겠다고 했지? 그럼 시작해보자. 이 아저씨도 조금 진지하게 할테니까 각오들 하렴. 도망치고 싶다면 얼마든지 도망치렴. 딱히 잡을 생각은 없거든."
이어 크리에이터는 살며시 근처 벽으로 달려나갔습니다. 그리고 오른손으로 키보드 자판을 치는 시늉을 했습니다. 그러자 바닥과 벽, 그리고 천장이 노란색으로 물들었습니다. 그리고 연기처럼 파악하고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한번 마셔보고 접촉한 리라등은 느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건 '페러사이트'입니다.
"....그리고..."
뒤이어 또 다시 키보드를 치는 동작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벽면에서 거대한 손이 등장했고, 아라를 낚아챘습니다. 그 모든 것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손은 그대로 벽 속으로 쑤욱 들어갔습니다.
"웨이버!!"
"...우선 하나. 다음은 누구로 해볼까? 후훗."
어느 순간, 민호의 주변엔 투명하고 동그란 막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허공을 천천히 걷고 있었습니다. 씨익 웃는 모습. 그리고 그 시선은 은우를 향하고 있었습니다.
잠자리가 시야에 들어오는 동시에 들려오는 '유니온' 이라는 이름. 리라의 눈이 순간적으로 은우에게 돌아갔다. 유니온이 뭐 하는 인간이길래 저렇게까지 경계하는거지? 단편적인 것 말고 설명을 제대로 들은 적이 있었던가? 궁금하지만 묻지 않는다. 적어도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었으니까.
"하!"
한숨을 토해낸 리라는 눈물을 소매로 문질러 닦고 방독면을 썼다. 피부로도 침투하니 이것도 임시방편이지만 없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스케치북에 거대한 슬라임을 그려낸 리라는 그것을 실체화시켰다. 그리고 슬라임은 크게 숨을 들이쉬나 싶더니, 이윽고 입바람을 후! 하고 불어서 패러사이트를 민호가 서 있는 쪽으로 밀어내려고 했을 것이다.
"뺨 말고 손을 어떻게 해 놓을 걸 그랬네."
머리에 열이 올라서 어지럽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뭔가를 만들 여유는 있었는지, 은우는 조금 전 리라가 만들어낸 슬라임보다 작은 슬라임이 어느새 그의 곁에 와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을 것이다. 또 손 따위가 나와서 잡아가려 한다면 대신 잡혀가게끔 할 의도였다. 겸사겸사 공격이 날아오면 막아주기도 하고.
하얀 소년은 말을 입에 담지 않았다. 적대적인 대상과 살갑게 대화를 시도할 만큼 소년의 친화력이 좋지 못했던 것 뿐만 아니라, 그는 늘 침묵 사이에서 비수를 준비하는 쪽을 선호한 탓이다. 하얀 소년은 활대를 쥔 손에 힘을 풀지 않고, 나머지, 검은 장갑을 낀 손을 슬쩍 펼쳤다. 저 막의 효능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 수 없으나... 정신계 능력을 대상으로 얼마나 효용을 보여줄지.
당장 기억을 건들여서 변화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다만, 능력이 통하느냐에 대한 실험과 동시에, 저 능력의 약점 등을 알아내기 위한 기억의 탐방을 실행하려고 하는 것이다.
"중요해요. 모든 상황에서, 인질이 있는지 없는지는 말이에요. 그리고 당신이 말한걸 종합하면, 당신은 안티스킬을 하고 있을 이유가 없거든요. 아무리 안티스킬이라는 명함이 어디로 움직여도 아무도 의심하지 않을 명함이라고 해도 말이죠. 아 물론 말씀하신대로 돈벌이가 아주 좋다고 해도."
리스크가 크잖아요? 고저없이 일정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면서도 혜성은 여전히 공간 자체를 탐지하고 있는 초음파를 유지했다. 상황을 보면서도 눈 한번 까딱이지 않고, 그저 크리에이터의 말에 대꾸하고 있던 혜성은 입을 다물었다. 패러사이트에 방독면을 쓰며, 웨이버가 벽으로 사라졌을 때 이번에는 발을 구르지 않고 손가락을 튕겼다. 그리고 은우에게 말한다.
"웨이버는 무사할거라고 생각하자. 지금은, 우리가 좀 위험하니까."
방독면을 쓴 상태라 좁아진 만큼 색깔들이 섞여드는 속도도, 일렁거리는 것도 빠르다. 지끈거리는 두통은 익숙하다. 레벨 4 세자리수 밖에 안되는 자신이 퍼스트 클래스의 능력을 방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혜성은 초음파를 이용해서 크리에이터의 연산을 방해하려 시도했다.
저 잠자리는 뭐야..? 유니온? 유니온이라면 퍼스트클래스 중 1인자잖아. 그렇다면 저 잠자리는.. 지금까지 우리를 염탐하고 있었단 거야? 무슨 목적으로그런 거지...? 크리에이터가 모르고 있을 리는 없고.. 혹시 둘이 모종의 관계가 있나? 일단 지금 이게 문제가 아니야. 능력이 전개됐어.
잠시만.. 이어셋은 왜..
' 혹시 누군가와 컨택을 하며 지금까지 이 행동을 한 거야? '
' 지금 저 이어셋을 뺏다는 건 컨택을 한 자와 연락을 거부하겠다는 의미. '
' 추측을 해보자면, 지금 이 상황. 아저씨의 말대로 순수하게 아저씨의 의지대로 움직이고 있는 거야. 뒤에서 조종을 하는 녀석들의 명령을 무시한 채로. '
' 그렇다면 크리에이터는 현재 그림자의 뜻대로 움직이 않으려고 하고, 그림자는 이에 대해 현재 골머리를 썩고 있었지. '
" 다들 방독면 써요-!!!! "
한양은 패러사이트가 올라오자, 신속하게 방독면을 썼고, 벽 하나를 염동력으로 최대한 힘을 주어서 부수려고 했을 것이다. 그리고 은우에게 말했겠지.
" 크리에이터가 방독면을 없애기 전, 벽을 복구시키기 전에 너가 어서 저 밖으로 패러사이트들을 다 빼내면 될 거야. "
그리고 이어서 크리에이터에게 얘기했다.
" 아저씨 지금 다른 계획이 있는 거죠? "
" 갑자기 이어셋을 왜 빼셨을까요? 그림자가 알면 안 되는 계획을 실행할 거니깐 이어셋을 뺀 거겠지. "
" 마음만 먹으면 아까부터라도 우리를 다 제압할 수 있었어. 지금처럼 단순히 기절만 시키려고 패러사이트도 안 뿌렸어. 지금 우리랑 싸우는 건 메인디쉬가 아닌 거죠? "
" 무슨 계획을 세우신 거죠? "
이어서 은우에게 작게 얘기하기 시작했겠다.
" 강철준, 강철준을 불러보자. "
" 강철준의 의형제가 잡힌 이유도 결국 그림자의 손에 놀아나서고, 배후에는 아저씨가 있잖아. "
우와, 미친 그걸 삼켰어. 입 짱커! 목구멍도 되게 넓은가봐! ...근데 표정만 봐서는 맛있어하는지 싫어하는지 모르겠는데? 뭐야, 김새게. 우리 부원들 먹으라고 열심히 만든 거 남아서 나눠줬더니만! ...그거보다, 아까 내가 한 말 저 아저씨 다 씹지 않았어? 딸이 지금 2학구에서 오늘내일 오락가락하고 있는데 우리랑 여유부릴 틈이 진짜로 있는거야? 저 아저씨 딸이 저 아저씨 위크니스라며? 그럼 낳아놓고 모르쇠하는 배드파더는 아닐거 아냐? 아니면 어... 배드파더인데 사실은 소중하지 않으니까 보여주기식 위크니스 하려고 거짓말 친거야? 와, 그런 거면 진짜 나빴다! 때려줄래!!
끓어오르던 분노도 잠시, 덮쳐오는 가스를 보고 급하게 방독면을 쓰면서, 찬물을 끼얹듯 주제파악이 들었다. 나 이제 레벨 1, 저 아저씨 레벨 5. 방금 퍼스트클래스라는 분 허무하게 당하심. 내가 닥돌해봤자 뭐다? 트롤링이다. 음 그러면... 어쩔까? 앗, 저기 선배가 CCTV를 부수고 있네! 나도 도와보자. 저거 되게 많잖아. 아직 부숴지지 않은 CCTV를 노려보며 상상했다. 강력분, 이스트, 물, 설탕, 소금, 버터를 넣어서 팔이 빠지도록 반죽한다. 아기궁둥이처럼 탱글하고 맨들맨들한 반죽이 되도록. 실온에서 발효시키고, 모양을 잡아서, 틀에 잘 넣고, 구우면, 저 CCTV는 맛있는 식빵이 될거야.
랑은 크리에이터가 적당히 공격을 받아내는 모습을 보다가, 방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잠자리를 은우가 노려 없애는 걸 확인하곤 턱을 매만졌다.
"지금 여기가 누군가에게 보여지고 있다... 뭐 그런 건가?"
그게 누군지는 잘 모르겠다, 크리에이터라면 그런 간섭은 차단할 방법이야 많겠지만... 글쎄다. 지금 그의 가족은 이 자리에 없다, 솔직히 말하면 랑은 그 편이 과연 그들에게 안전한가 잠시 의문이 들었다. 가까이 있는 편이 신경 쓰기 좋지 않나? 이미 다른 학구로 빼돌린 상황 자체가 인질로 잡혀있는 거라고 봐도 되나? 그런 고민을 하던 와중 랑은 웨이버가 순식간에 어디론가 끌려가고 패러사이트가 사방에서 뿜어져 나오자 곧바로 방독면을 썼다.
"쳇, 자기는 상관 없다 이거지."
패러사이트 때문에 별다른 게 느껴질지는 모르겠지만, 방금 전 아라에게 향했던 것 같은 불의의 공격 정도는 예측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랑은 경계를 풀지 않았다. 문제는 이제 뭘 할 수 있느냐인데. 솔직히 말하면 패러사이트에 대한 대응은 다들 한 두번 해본 게 아니었기에, 길이 뚫리리라 생각하면서 랑은 패러사이트에 최대한 닿지 않는 쪽으로 움직이며 크리에이터를 직접 붙잡으려고 했다. 닿을 수 없다면 그대로 물러났겠지만 그런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그대로.
히히 그래도 열심히 할 수 있을 거야! 하고 자신감 가지려고 했는데 다들 이미 캡틴의 통수치기에 익숙해져서 하! 이젠 다 간파했다고! 상태라 '꼬라보기'만 쓰는 중이야 요즘... 이제 뇌 독립해서 우리 뱀새끼 드럼 대신 쓰듯 대가리 깨면서 다니려고........ 태시드포테이토대가리.
태진은 우선 전자제품 중 하나를 뜯어냈습니다. 그리고 CCTV가 있는 곳을 향해 날렸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박살이 나긴 했지만 아직 무수히 많은 CCTV가 그곳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지 역시 CCTV를 하나하나 부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러고도 아직 50개나 넘는 CCTV가 그곳에 있었습니다. 애초에 왜 이렇게 많은 CCTV가 있는 것일까요? 하지만 새봄이 합류했고 좀 더 빨리 CCTV가 박살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남은 것은 20개 정도입니다.
한편 동월은 칼을 휘둘렀습니다. 크리에이터의 막에 닿는 순간 크리에이터는 손을 앞으로 뻗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강하게 스파크가 튀었습니다. 밀릴듯, 밀리지 않는 느낌. 그야말로 팽팽한 싸움 그 자체였습니다. 이어 철현의 물음이 들려오자 은우는 자신의 몸을 공중으로 띄우면서 바람을 일으켜 최대한 패러사이트가 닿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대답했습니다.
"속공으로 쓰러뜨리긴 힘들거야. 사실상 저 동작은 그냥 아저씨의 습관 같은 거야. 진짜 연산은 머리로 하는거니까! 머리로 빠르게 코딩을 계산해서 수정하는거야. 그러니까 손동작에 속지 마!"
한편 리라는 패러사이트를 민호가 있는 곳으로 날렸습니다. 하지만 막이 있었기에 그 패러사이트는 민호에게 닿지 않았습니다. 이어 슬라임이 은우 근처에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당장 은우에게 뭔가가 날아오진 않았습니다. 이어 애린은 단말기를 막에 명중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막에 아주 살짝 금이 갔습니다.
뒤이어 한양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은우는 고개를 돌려서 한양의 말에 대답했습니다.
"...그 자식 전화번호 몰라. 난. 딱히 연락도 안해."
말 그대로 여기에 디스트로이어를 불러오는 것은 불가능한 모양입니다. 아무래도 이 방향은 포기해야할 듯 합니다.
뒤이어 성운이 EMP를 작동시켰습니다. 그와 동시에 공간이 크게 흔들렸습니다. 하지만 크리에이터의 몸에서 녹색 빛이 흘러내렸고 다시 공간을 안정시켰습니다. 하지만 베리어는 상당히 크게 흔들렸고 그 금이 더 커졌습니다. 이어 베리어가 쨍그랑 깨졌고 크리에이터는 작게 혀를 차면서 뒤로 물러섰습니다. 이어 랑이 크리에이터를 잡아보려고 했지만 공중에 떠 있는 크리에이터를 잡기는 힘들어보입니다. 그리고 그 순간 랑은 공격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천장에서 무수히 많은 총구가 형성되고 일제히 발사하는 이미지였습니다. 만약 랑이 읽지 못했다면, 아마 그 공격이 날아오는 것은 예상조차 하지 못하고 회피도 불가능하지 않았을까요?
이어 혜성은 초음파를 사용했습니다. 아주 잠깐이지만 능력 연산에 방해가 되었고..그것은 아주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물론 결정적인 영향을 주진 못했지만, 어느 정도 공격의 횟수를 줄이는데는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아저씨가 안티스킬을 하는 이유가 그렇게 중요하니?" "...너는 뭘 하고 싶은거니?" "...너는 왜 거기에 서 있니?" "......이 아저씨가 너에게 변명을 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
이어 그는 혜성의 물음에 대답을 했습니다.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천장에서 무수히 많은 테이저탄이 모두에게 발사되었습니다. 하지만 혜성의 능력은 '2번' 날아올 것을 '1번'으로 줄였습니다.
그리고 그와는 별개로 벽에서 손이 쑤욱 튀어나왔습니다. 성운을 낚아채려고 했지만 슬라임이 막아섰고, 슬라임은 그대로 벽 속으로 끌려갔습니다. 더 이상 슬라임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베리어가 박살났습니다! 하지만 테이저건이 발사되었습니다. 다이스를 1~2로 굴려서... 1이 나오면 회피. 2가 나오면 명중되며.. 명중된 이는 1턴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어요. 원거리 공격은 가능하지만 1턴 동안 움직일 수 없어요. 랑이 탐지를 했기에 다이스가 굴려지고, 혜성이가 방해를 했기에 다이스는 1번만 굴리게 될 거예요!
이 무수한 1의 향연. 랑이가 미리 읽어서 모두가 위협을 감지했고 혜성이의 초음파에 연산오류로 영점이 흐트러진 게 원인이라 믿습니다.
@새봄주
>>246에 동의하시면 새봄이가 성운이에게 경찰봉 하나 던져달라고 요청하는 레스를 써주세요. 진행레스가 아니라고 명기해놓으시면 활동 기회를 아낄 수 있어요. 아니면 새봄이가 성운이에게 전기를 쓰는 뭔가를 던져달라고 소리치고, 그대로 행동으로 이어가는 레스를 쓰셔도 좋구요.
...저 자의 사정에 대해 알아버린 것은 소녀에게 별다른 변화를 주지 못했다. 어쩌면 알릴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무엇이 변할지. 하얀 소년은 잠시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가 떴다. 하얀 종이학이 주변인들에게 날아든다. 능력 사용을 상대는 알 수 없는 모양이니, 이 편이 좀 더 비밀스럽겠지.
[기억 확인했습니다] [약점에 대해 파고들었을 때, 스파크에 대한 이미지가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진짜 연산은 머리로 한다고. 리라는 패러사이트가 크리에이터에게 닿지 않는 것을 보고 조금 더 뒤로 물러났다. 머리로 한다면...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들면 방해가 되지 않을까. 예를 들면 쓸데없는 걸 많이 만든다던가.
거기까지 생각이 닿았을 적, 리라는 스케치북에서 수많은 종이 나비를 실체화 시켜 공중에 날린다. 그리고 그것으로 민호의 시야를 방해하려 하는 동시에, 슬라임 5마리를 더 만들어내 주변에 늘어놓았다. 조금 전 성운이 잡혀가기 전 슬라임이 대신 잡혀간 것을 보았다. 항상 먹힐 거라는 보장은 없지만 공격을 대신 맞아줄 수도 있으니 만들어 놔서 나쁠 건 없다.
직접적인 공격은 더 강력한 공격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맡겨둔다. 리라의 시선이 저만치에서 터져나가고 있던 감시 카메라 쪽으로 돌아갔다. 쓸데없이 많지. 수상쩍게 말이야. 강철 부리를 가진 새 떼가 스케치북 안에서 날아오른다. 그것들은 일제히 감시 카메라의 렌즈로 향할 것이다. 누가 보고 있든, 보지 못하게끔 만들자.
숨을 크게 마시고 내쉬었다. 초음파로 여전히 공간을 탐지하는 이유는 혹시나 이 공간에 조금이나마 틈이라도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지만, 이 지긋지긋하게 익숙한 온갖 색채들이 뒤섞이고 흔들리며 눈앞을 물들이고 헤집는 혼자만 느끼고 있는 이 감각은 점점 짙어졌다. 평소보다 빠르게 눈을 깜빡이면서 관자놀이 근처를 손바닥으로 꾹 누르던 혜성은 이내 크리에이터를 향해 시선을 고정했다.
"네. 중요하죠."
당신이 정말로 진심으로 이런 상황을 원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서 확인해야만 했다.
"저지먼트를 제외하면 인첨공의 치안을 담당하는 집단이 안티스킬이니까요. 우리가, 아니 적어도 단 한명에게는 믿음직한 사람이길 확인해야하니까요. 크리에이터. 당신이 안티스킬을 하는 이유가 뭐죠?"
이 빌어먹을 도시에서, 당신만은 믿을 수 있는 어른이길 바라고 있다고 대놓고 말할 수 없다.
"저는, 당신을 막기 위해 여기 있습니다. '지금은' 저지먼트니까요. 그리고, 여기에 있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여기에 있기로 했어요. 당신은 어때요? 무엇을 위해 거기에 있고, 무엇을 위해 거기에 있는거죠? 변명하라는 말은 아니에요. 변명할 생각도 없잖아요."
테이저건이 발사되는 것과 동시에 혜성의 손가락이 튕겨지는 것이 거의 동시였다. 초음파가 한번 더 크리에이터의 연산을 방해하려 했다.
확실히 레벨 5쯤 되면 능력을 쓰기 위해 하는 연산이 말이 안 될 정도로 빠른 모양이다. 결국 저 손동작도 습관이라... 그러나 능력을 쓸 때마다 그런다는 건 저 행동이 드러나지 않을 때 상황이 보다 급박한 거라고 봐도 되나. 이런저런 생각이 들긴 하지만 생각을 길게 할 여유는 없다. 랑은 손이 닿지 않자 쳇, 하고 혀를 찼으나 그럼에도 수확이 없지는 않았다. 천장으로부터 무슨 공격을 시도할 거라는 느낌이 왔으니까.
그 때문에 랑은 발이 땅에 닿자마자 다시금 겉옷을 벗어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행동하기가 무섭게 천장에서 테이저탄이 발사, 랑은 겉옷으로 감싼 팔을 이용해 가까스로 테이저탄을 비껴냈다. 예측하지 못했더라면 정통으로 맞아 그대로 쓰러졌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닿을 수 없는 건 여전해서, 랑은 하는 수 없이 리라를 돌아보았다. 이미 다른 데에도 잔뜩 신경을 쓰고 있을 텐데.
"이리라."
랑은 여기저기 찢어져 점점 넝마가 되어가는 겉옷을 다시 걸치며 말을 이었다.
"채찍 하나만 부탁하마, 찌릿한 걸로."
받아들었다면 그대로 채찍을 휘둘러 크리에이터의 다리를 붙잡으려고 했을 것이다. 그게 아니더라도 주변에 잔해는 많다, 크리에이터의 연산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모르겠으나...
성운은 황급히 손을 들어올려 중력을 역전시켜보았으나, 워낙에 빠르게 쏟아진 것들이라 전부 다 막는 것은 불가능했고, 하필이면 성운이 흘린 한 발이 리라가 만들어줬던 외투에 보호받지 못하는 다리에 맞은 통에 성운은 “으윽.” 하는 소리를 냈다. 다행히 통하는 전류가 강하지 않아 온 몸이 마비되어 넘어지는 사태는 피했다만··· 초저주파라도 맞은 것마냥 다리가 저려서 공중에서 움직일 수 없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성운의 능력은 제 자리에 앉아서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것이다. 마비된 것은 다리뿐이지 머리는 아니란 말이지. 성운은 능력을 전개했고, 다른 이들이 CCTV를 열심히 부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어쩌면, 저게?
성운은 CCTV를 노리려 했으나, 한양의 능력이 CCTV들을 죄다 찢어발기는 것을 보고 타겟을 바꿨다. 뭘 하면 되지. 뭘 하는 게 좋지.
>>261 그러던 와중 새봄의 목소리에, 성운은 그제서야 자기 허리춤에 뭐가 걸려있었는지를 떠올렸고, 전기충격기 일체식 경찰봉을 새봄에게 하나 꺼내어 던져주었다. “여기! 사용법 기억하지?”
역시 그냥 넘어가는 법은 없겠지. 다들 진심으로 달려드는만큼 배리어도 깨지고 크리에이터의 공격이 어느정도 방해가 된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게 천장에서부터 쏘아지는 테이저까지 피할 묘수를 만들어주진 않았나보다. 그녀에겐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짜릿함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익숙한 충격이라고 해야 할지...
"그래두 충격와플보단 낫네여!"
하지만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할것 같은건 사실이었기에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며 아직 온전하게 굴러가고 있는 기계들이 있는지 확인해보려고 손을 뻗었다.
레드윙은 코드 수정을 빠르게 할 수 없어요. 은우의 공기 구체도 코드 수정을 빠르게 할 수 없어요. 리라가 만든 슬라임은 코드 수정을 빠르게 할 수 없어요. 하지만 방금 진행에서 봤다시피 천장은 코드 수정을 빠르게 할 수 있어요. 크리에이터의 막도 코드 수정을 빠르게 할 수 있어요. 방금 발사된 테이저건은 코드 수정을 빠르게 할 수 있어요. 이곳에 있는 CCTV는 코드 수정을 빠르게 할 수 있어요.
혜우가 몸을 날려오자, 성운은 그대로 혜우를 받아안았다. 마비된 다리로 혜우를 받아안는 바람에 거의 뒤로 날려가다시피 나동그라졌으나, 성운이 어디에 충돌하는 일은 없었다. 그 대신, 풍선이라도 된 마냥 혜우를 안은 채로 허공으로 둥실 떠올랐을 뿐이지.
“···혜우야. 천혜우.”
성운은 혜우를 꼭 안았다.
“···고마워.”
“······우리는··· 해낼 수 있을 거야.”
>>213 그리고 성운은 혜우의 어깨 너머로 시선을 돌렸다. 뭐라도 할 때다. 저 아저씨는 요컨대 컴퓨터다. 슈퍼컴퓨터.
그러나 아무리 그런 슈퍼컴퓨터라도 한꺼번에 여러 연산이 쏟아져들어오면 렉이 걸리겠지.
그 틈을 노리는 거다.
성운은 이 방의 온갖 전자기기며, 땅바닥에 널부러진 잡동사니들이며 기계장치며- 심지어 벽면까지, 거의 모든 물체들의 중력의 중심점을, 크리에이터에게로 지정했다. 그리고 과중력을 걸었다. 잡동사니들이며, 하물며 벽면까지 무너져서 그 파편들이 크리에이터를 향해 하나의 특이점처럼 쏟아져가도록.
이게 그에게 있어 어느 정도의 리소스를 앗아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군들이 무언가 할 시간을 벌 수 있기 위해 적어도 잠깐의 렉이라도 걸릴 수 있도록.
>>254 성운 선배한테 도움을 청하고 나니 CCTV 쪽이 신경쓰여서 무심코 돌아봤더니...
"으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만 저항할 도리도 없이 빵 터지고 말았다. 태진 선배가 내가 만든 식빵 TV 드시고 계시잖아? 겨우겨우 웃음을 참았다. 아, 이럴 줄 알았으면 잼도 만드는 건데! 겨우겨우 웃음을 참고 기어이 한마디 묻고야 말았다.
"선배 그거 맛있었어요?ㅋㅋㅋㅋㅋㅋㅋ"
>>272
그렇게 눈물이 쏙 빠지도록 웃고 있는데, 성운 선배가 뭔가를 꺼내 던지는 걸 받느라고 웃음을 멈춰야 했다. 가까스로 받아보니, 낯익은 그립감에 생김새. 전기충격기가 달린 경찰봉이구나. 이거면 되겠다!
"네! 고맙습니다. 선배! 조금만 참으세요!"
하필이면 고레벨 선배들도 명중당해서 무섭지만, 뭐라도 해야겠다. 새봄은 패러사이트 가스를 집중해서 노려보았다. 물 2리터에 설탕 다섯스푼, 소금 한 스푼. 잘 섞어서, 퍼트린다. 최대한, 저기 말 안통하는 아저씨... 아니 배드 파더 쪽으로! 이온음료 안개에 젖어 촉촉해지도록. 그런 다음, 성운 선배가 주신 경찰봉을 꽉 쥐고, 전기 충격기 버튼을 누른 채 힘껏 팔을 쳐들어 그 아저씨의 발이나마 꽉 찔렀다. 피카츄나 되라고요, 말도 안 통하고 못된 아저씨!
달리 하고픈 말이 없었다. 유감스러운 일이다. 타인들은 어떻게든 상황을 타개하고, 정의와 인간의 됨됨이를 논하며 전투를 통해 참사를 막고자 한다. 4학구가 전부 사라진다 해도 타인의 일이다. 인첨공에서 지나치게 당연한 일인데 자신만 이렇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 붕 뜨는 것 같다. 그렇다고 주변을 겉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운運은 흐르는 성질을 가진 기로이며 명命은 그 성질을 따르는 존재다. 운을 따라 행하다 보면 언젠가 주어진 삶의 종착점에 당도할 텐데, 순응하느냐 거부하느냐의 차이일 뿐이기 때문이다. 아직 거부할 만큼 여력이 있고, 그만큼의 힘도 쥐는 사람들일 테지. 다를 뿐인데 어찌 겉돌까.
그래도 굳이 저 안을 비집고 들어갈 명분을 찾는다면 4학구에는 미술관과 박물관이 있다는 정도다. 사라지면 아깝다. 스트레인지도 사라지기엔 아깝다. 아, 그리고……. 이 정도면 됐겠지. 태오는 적당히 총을 툭툭 건드렸다. 테이저건이 빗나가고, 에너지탄을 버릇 되는 손에 쏘려 했다. 소용이 없다고 했지만 연막이다.
"스스로에게 물어야지요."
속내를 읽고자 했다. 조금 깊이.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남의 속내 읽고 진위 판단하는 것이니, 여기에서 적당히 속 긁어보다 잘 낚이길 바랄 뿐이다. 약점이야 바라지 않는다. 어차피 저런 사람들은 제 약점 들키면 후련해할 부류겠거니 싶기에.
저 선배도 되게 재밌다. 또 다시 웃음이 터지려는 걸 참으며 태진선배에게 혹시 몰라 챙겨온 생수 한통을 던져서 넘기는데, 이어지는 소리에 그만 배를 감싸쥐고 주저앉고 말았다. 말은 고사하고 숨도 안쉬어질 정도로 웃음이 터진 탓에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꺽꺽거리다, 눈물을 닦으며 가까스로 대답했다.
"안 돌아와욬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고, 나죽네... 저 능력으로 만든 거 다 먹어봤으니까 걱정 마세요ㅋㅋㅋㅋㅋㅋㅋ"
반쯤 늑대가 되면 뭐가 달라진 것인가. 일단 후각이 매우 발달해서 별 것 아닌 냄새에도 코가 찡해진다. 향수같은 건 더더욱, 상대적으로 슴슴한 냄새에 끌리게 됐다. 물론 그 와중에도 음식 냄새는 더 좋아지면 좋아졌지 나빠지지 않아서 고생이다.
그런데 여기 가장 큰 문제가 있다. 위장도 반쯤 늑대가 된 것이면 어떡한담? 인간에게는 괜찮은 음식이 늑대와 같은 갯과 동물에게는 치명적일 수도 있지 않은가. 랑은 하는 수 없이 음식 하나하나에 신경을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먹고 거품물고 쓰러지는 이미지가 떠오른다면 거르는 식으로.
은우는 일단 재빠르게 피하긴 했지만, 다른 이들 중에선 피한 이도 있고 못 피한 이도 있었습니다. 이어 은우는 작게 혀를 찼습니다. 하지만 그러는 와중에도 전투는 계속해서 이어졌습니다. 태오는 생각을 읽으려고 하면서 에너지탄을 쏘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크리에이터에게 명중했고 크리에이터를 뒤로 미끄러지게 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제법 타격이 간 모양입니다.
한편 크리에이터는 막 들려오는 혜성의 말에 다시 반응했습니다. 이어 그녀는 연산을 방해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후 크리에이터는 연산 속도가 아주 약간 느려졌습니다. 대응도 느려졌습니다.
"....내가 안티스킬을 하는 이유..." (...대체 난 뭘 하고 있는거지.)
"이 아저씨. 나름대로 정의감은 있었단 말이지. 지금은 아니지만 말이야. 뭘 위해서 여기에 있냐라. ...아저씨의 소중한 것을 위해서." (...왜 이렇게 되어버린거지.)
"기적 따위는 없기에, 이 아저씨는 여기에 있는거야. 이 능력으로도 기적을 만들 수 없어서 말이야." (그저, 그저... 모두를 지키는 이가 되고 싶었고 불의에 저항하고 싶었고, 아버지를 죽인 그놈들에게 복수하고 싶었을 뿐인데...)
태진은 손에 잡히는 파편을 총알처럼 계속해서 날리기 시작했습니다. 몇 개는 순식간에 사라지긴 했지만, 그래도 몇 개는 민호에게 명중했습니다. 이어 그는 몸이 순간 움찔했습니다. 수경은 잔해를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서 위로 쏟아부었습니다. 어느 정도는 사라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머리에 명중하는 것은 있었습니다. 한편 뭔가를 말하려고 한 이경을 본 은우는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를 물었습니다. 물론 답하는 여부는 자유입니다.
철현의 혼잣말. 탐색하는 말을 들으며 민호는 잠시 그에게 시선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특별한 말을 하진 않았습니다. 마치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한양의 CCTV의 파편 공격이 마구잡이로 날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 중에서도 일부는 사라지긴 했지만 일부는 명중했습니다. 그리고 아직 박살나지 않은 CCTV는 리라의 새들이 일제히 가렸습니다.
한편 모두가 몸이 지릿지릿했겠지만, 혜우의 치료 덕에 지릿지릿함은 조금씩 가라앉았을 것입니다. 물론 그럼에도 아직 움직이기 힘들었겠지만요. 이어 애린은 가만히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이 공간. 정확히는 녹색 사이버 공간에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코드가 상당히 복잡합니다. 애초에 이 연구소 자체가 모두 그의 창조물이자 능력의 완성품이라는 것을 애린은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마치 커다란 '전자기기'처럼 말이죠.
한편 청윤은 자신의 공기탄을 힘껏 크리에이터에게 발사했습니다. 크리에이터의 몸에 명중했고 크리에이터는 표정을 찡그리면서 몸을 움찔했고 살짝 무릎을 굽혔습니다. 그리고 동월이 경을 외우자 정작 보라는 크리에이터는 보지 않고 은우가 그를 바라봤습니다. 너 뭐하냐는 눈빛이 일품이었습니다. 그러자 부적이 날아갔고, 그것은 크리에이터의 뺨을 정확하게 스쳤고 피를 흘리게 했습니다. 뒤이어 성운의 폭격이 몰아쳤습니다. 대부분의 것들이 사라지듯 소멸했지만, 그래도 일부 몸에 명중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이어 랑의 전기채찍이, 그리고 새봄의 이온 음료 안개와 더불어 전기봉이 크리에이터를 덮쳤습니다. 그 순간 크리에이터가 처음으로 표정을 찡그렸습니다. 마치 거기에 닿지 않으려는 듯. 하지만 잡지는 못해도 어느정도 닿을 수 있었고 그 순간... 크리에이터의 몸에서 강한 스파크 반응이 튀기 시작했고 주변의 녹색 기운이 순식간에 꺼지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내 크리에이터의 몸에서 다시 녹색 기운이 감돌았고, 주변을 다시 녹색으로 뒤덮었습니다.
"이거야 원. 아저씨... 이런 전개는 조금 마음에 안 드는데 말이야." (방전이 되면 곤란하거든.)
그런 혼잣말을 조용히 중얼거리는 것을 누군가는 듣지 않았을까요? 적어도 철현이는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한편 은우는 가만히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의문을 품었습니다.
"이상해. 고작 이 정도가 아니야. 저 아저씨의 능력은..."
"끝을 내자. 얘들아. 이 공간은 내가 만들어낸 현실. 이곳에서 이 아저씨가 너희들에게 질리가 없잖니." (이걸로 이 아이들이 겁을 먹고 도망쳤으면 좋겠는데... 과연 어떠려나.)
그 순간이었습니다. 공간이 모든 것을 집어삼키듯 꿈틀거렸습니다. 그 모습을 본 은우는 크게 당황하며 풍압을 강하게 터트렸습니다. 그리고 모두를 천장. 정확히는 그 문으로 보냈습니다. 강제로 집어넣듯 말입니다. 그리고 은우는 빠르게 크리에이터에게 달려들어, 힘을 가하려고 했지만 그 순간, 은우의 몸이 녹색 빛으로 뒤덮였습니다. 마치 '사이버 공간'의 일부처럼 말입니다.
문 너머에서 보이는 풍경은 일순에 모든 것이 정지한듯 고요하게 바뀌었습니다. 은우의 모습은 멈췄고 크리에이터는 가볍게 손가락을 퉁겼습니다. 그 순간 '공간'은 일점이 되어 소멸하듯 터져버렸습니다. 다행히 저지먼트 멤버들이 있는 곳까지는 오지 않았습니다. 녹색 공간이 덮여있던 그 곳의 풍경은 평범한 '방'으로 바뀌어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은우는 물론이고 아라는 상처투성이가 된채로 쓰러져 있었습니다. 물론 둘 다 크게 다친것은 아니었으나 일어나지를 못하고 있었고, 그 몸을 녹색 빛이 감싸고 있었습니다.
평범한 공간인 그곳에서, 크리에이터는 사이버 공간에 있는 이들을 가만히 바라봤습니다. 문 너머에 있는 크리에이터는 실눈을 뜨고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더 할거니? 얘들아?" (사라져줘. 제발.)
/오늘자 진행은 여기까지! 반응레스를 남기고.. 마무리를 짓도록 해요! 그러니까 은우와 아라. 지금 둘 다 리타이어를 했다 이 이야기입니다! 전투 2부는 다음주에 계속됩니다! 다들 수고하셨어요!
>>399 성운이는 물러서면 안 될 이유가 늘어났다고 받아들일 거에요. 아라도 보라 꼴이 될 테고, 은우는 처분될 텐데, 크리에이터의 의도대로 도망친다고 해도 그날의 그 풍경을 머릿속에서 잊을 수 있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크리에이터는 자신의 의도를 실현하기 위해 최악의 선택을 한 셈이네요.
사이버 리얼리티 (Cyber Reality) 간단하게 말하자면 현실이 아닌 가상 현실을 구현해서 코드를 조작해서 현실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능력. 리얼리티 매니퓰레이션 능력 중 최강의 능력으로도 꼽힌다. 펼쳐진 가상 공간 안에선 곧 해당 능력자가 창조주이기 때문에 자신이 펼치고자 하는 것들을 마음껏 펼치는 것이 가능하다. 하물며 물리법칙을 어기는 것 또한 가능. 허나, 코드를 조작할때 전기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방전이 일어나게 되면 능력을 펼칠 수 없게 되며 어쨌든 코드로 이뤄진 것이기에 해킹에 상당히 취약하다. 어디까지나 해킹을 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이 있다면의 이야기이지만. 또한 자신이 만든 것이 아닌 것의 코드 수정에는 어느 정도 해석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또한 특징.
은우가 만약에 띄워서 천장의 그 방에 넣지 않았다면... 다들 코드가 이미 분석이 끝나서 은우 꼴이 되어있었을 것. (옆눈)
>>423 방해 되지 않아요!!!! 아까했던 것처럼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떠드는 것도 좋아요!!!! 퍼클 2명은 캡틴의 배려로 스토리 상 대부분 배제 되어있어요. 쪼렙 서연이도 금방 레벨이 쭉쭉 오를거에요! 새봄이도 온지 얼마 안되었으니까요 그리고 레벨 0이라고 해도 확실하게 활약할 수 있으니 걱정 안해도 되요!!
테이저건의 충격에 이를 콱 무느냐고 혜성은 크리에이터의 말에 바로 대답할 수 없었다. 저릿함이 남아있는 손끝을 내려다보며 막혔던 숨을 뱉어내고 혜성은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아까 말하려다가 못한 건데."
색채로 물든 세계가 테이저건을 맞은 이후로 일렁거림이 심해져서, 혜성은 연산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뒷목에서 뻐근함이 밀려온다.
"..당신의 그 정의감이라는 건, 소중한 것을 지키지 못하면 무너질 정도의 알량함이군요. 유감스럽게도, 고등학생들이 가진 정의감보다 얇은 알량한 징의감 말이에요."
뻐근함이 가시자, 이번에는 두통을 가라앉히기 위해 관자놀이를 손으로 꾹 누르며 눈 감은 채 다시중얼거렸다.
"...대답해줘서 감사합니다. 크리에이터."
상처투성이가 된 둘의 모습이, 느릿하게 뜬 혜성의 눈에 들어왔다. 크게 다치지 않아보인다. 은우가 했던 말로 추측해보면 아마 한양이의 말이 맞겠지. 아니면 적어도, 크리에이터에게는 우리를 제대로 공격할 의사는 없다는 뜻이다.
"안좋은데. 이거."
상황을 봤으나, 혜성은 동요없이 냉정하게 짧은 반응을 보였다. 가정이 맞다면 크리에이터에게 저 둘을 다치게 할 생각은 아예 없다해도 무방하다. 초음파로, 크리에이터의 연산을 잠깐이라도 방해할 수 있다면 교란시키는 것도 가능할지도 모르지. 뇌로 연산을 하니 뇌에다가 초음파를 때려넣으면-
"후배들이 좀 막무가내가 되더라도 당신 선택이에요. 크리에이터."
후배들이 남 말은 죽어도 안듣거든요, 하고 덧붙히며 혜성은 초음파를 크리에이터의 뇌에 때려넣어 연산 자체를 교란시키려 시도했다.
갓 구운 듯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반지르르한 모닝빵을 반으로 쪼개어, 뽀얀 단면에 작은 버터 블럭을 버터나이프로 쪼개어 바른 뒤, 작은 종지에 든 잼을 얹고 뚜껑을 닫는다. 그리고 한입 기새좋게 배어무니, 바삭한 크러스트가 부서지며 보드랍고 고소한 속살에 스며든 버터와 잼이 어우러져 새콤달콤하고 고소한 풍미가 폭발한다. 이게 다 내 능력으로 만든 거라니! 자부심에 절로 입꼬리가 올라간다. 언젠가는 딸기 생크림 케이크도 이런 식으로 쓸모없어진 물건만 가지고 만들어낼 수 있겠지? 그리고 부실을 과자집으로 만드는 것도! 어제랑 그제는 좀 쉬었지만 오늘부터 다시 매일 거르지 않고 훈련해야겠다.
정신이 없었지만, 랑에게 채찍을 그려주고 그걸 활용하는 것을 지켜보는 과정에서 크리에이터가 전기에 반응하는 모습 하나는 눈에 명확히 담을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 같기도 하다. 드로잉 액츄얼라이즈는 어디에 대고 그려도 불 앞에서는 무력하니, 코드를 기반으로 하는 듯한 저 능력이라면.
"윽?!"
하지만 그걸 알아채고 뒤이어 대응하기 전, 강한 풍압에 의해 저지먼트 전원이 천장 위의 방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그 다음 보인 광경은, 글쎄. 그야말로 현실조작 그 자체 아니었을까. 공간이 뒤틀리는 모양을 바라보고 있자니 순간 무력해지는 기분이 들어 힘 풀리는 손을 꾹 쥐었다. 하지만 이윽고 드러난 은우와 아라의 모습에는 그런 무력감을 충분히 딛고 일어날 정도의 분노가 확 솟구쳐서, 리라는 포스트잇에 간단히 그려낸 양탄자를 타고 천장에서 곧장 뛰어내렸다. 저긴 지금 아무것도 깔려있지 않으니 바로 두 부장들과 같은 모습은 되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뭐, 겁먹어서 도망가길 바라셨나요?"
양탄자에서 뛰어내린 리라는 크리에이터에게 가까이 다가가 섰다. 주인 잃은 양탄자는 그 자리에서 힘을 잃는 대신 저공으로 날아가 은우와 아라를 태우고 한 구석으로 이동해서 공중에 뜬 채 대기한다.
"성질 돋궈놓고 꿈이 참 크네."
만약 그럴 수 있었다면, 리라는 크리에이터의 정강이를 강하게 걷어찼을 것이다. 그리고 조금 뒤로 물러난 후 스케치북을 펼쳐 미리 그려져 있던 슬라임들 주위에 전기 이펙트를 그렸다.
승기를 잡은 줄 알았다. 모두의 공격은 크리에이터에게 향했다. 크리에이터 역시 사람이기에 여기서 쓰러질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크리에이터는 그저 우리를 봐주면서 싸우고 있었을 뿐이었다. 진짜 힘을 꺼내니, 은우는 단숨에 제압되었어. 그나마 은우가 우리를 문 너머로 보냈기에, 대부분은 무사할 수 있었지만..
우리도 저렇게 순식간에 당할 수도 있어. 퍼스트클래스도 저 꼴이 나는데, 아닌 사람들은 더 빠르고 쉽게 처리되겠지. 하지만.. 은우와 아라.. 크게 다치지도 않았어. 잠시 기절한 정도일 뿐. 그래, 이 아저씨는 절대 우리를 죽일 생각이 없어. 아저씨에게는 미안하지만.. 철저하게 이걸 이용해줘야지.
" 네. 더 해야죠. "
서한양은 허리춤에 찬 두 자루의 목검을 양손에 쥐면서 말했다. 아까 진윤태의 방식, 나도 사용해주겠어. 몇 번이고 계속해서 은우처럼 나를 쓰러뜨려봐. 계속해서 일어나서 방해하겠어. 이곳은 사이버세계니깐, 계속해서 무리하게 일격기를 펼치다가는 과부하가 오겠지.
" 후배님들.. 지금부터는 제가 통제할게요. "
" 다들 끝까지 버티세요. "
" 그리고 죽지 마세요. "
서한양은 염동력을 자신의 몸에 부여하고, 목검에도 염동력을 입히기 시작했겠다. 염동력을 입은 몸은 전에 윤태를 찔렀던 것처럼 매우 빠르게 그림자를 가르는 빛처럼, 크리에이터에게 쇄도했을 것이다. 쇄도하는 중에도 허리를 이용해서 몸을 회전시켰다. 염동력으로 몸을 밀은 순간적인 폭발력과 가속도 그리고 회전력. 염동력으로 단단히 날이 잡힌 목검은 앞서 받은 힘을 받아서 , 평범한 목검과는 이미 다른 무언가가 되어버렸다. 한양이 뱉고 있는 차가운 호흡 때문일까, 목검은 싸늘하고도 묵직한 기운을 뿜었으며, 그러한 목검의 날은 공기를 가르며 크리에이터에게 쇄도했겠다. 이 얼마나 속도가 빠른지, 목검이 지나간 허공에는 바람과 잔상이 선명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겠다. 그렇게 쇄도하던 목검의 날은 크리에이터에게 쇠처럼 묵직하면서도, 빛처럼 빠르게 부딪히려고 했을 것이다. 왼손에 쥔 한 녀석이 타격에 성공하면, 그 다음은 오른손에 쥔 한 녀석을 다시금 허리를 이용해서 회전을 하며 타격시켰을 것이다.
한창 태진 선배랑 재밌게 놀고 있었는데, 상황이 심각해졌다. 부장이 큰 부상을 입어버렸지 뭔가. 저 못된 아저씨, 세긴 겁나 세네. 어떻게 할까. 뭘 할 수 있을까... 저 아저씨 몸에 이온음료가 아직 묻어있을까? 모르겠다. 아까 저 아저씨한테 성운 선배의 전기충격기로 지졌더니 확실히 효과는 있었어. 숨을 참고, 한 발 한 발 다가간다. 선배들이 공격하는 틈을 타서, 조심스럽게. 도박일지도 모른다, 위험할 지도 모르고, 그치만...
숨을 참은 채, 몸을 던져 성운 선배가 준 경찰봉으로 그 아저씨를 찔렀다. 말도 못하는데다 딸래미가 죽든 말든 나몰라라 하는 아저씨는 때려주고 싶은걸!
성운은 능력을 사용해 은우와 아라를 위로 들어올리려 했다. 무언가 생각한 바가 있었는데, 은우와 아라까지 거기에 휘말리는 걸 원치 않아서였다. 리라에게 대량의 물을 그리게 해서 쏟아붓고, 작동시킨 전기충격봉을 떨어뜨리면─ 아, 안된다. 이건 틀렸다. 은우와 아라의 좌표가 고정되어버리기라도 한 걸까, 은우와 아라가 들려올라오지를 않는다.
─그리고 그때, 천장에서부터 기다렸다는 듯이 크리에이터에게로 떨어져내려가며 총공세를 퍼붓는 부원들. 그리고 혜성의 모습.
성운은 순간적으로, 안의 내용물이 보이지 않는 상자 속 물체에 능력을 적용하는 커리큘럼을 받았던 기억을 떠올렸다.
이러라고 그런 커리큘럼을 시켰던 겁니까, 아버지.
“진민호 씨. 이것 하나는 분명히 말해둘게.”
성운은 한숨을 쉬었다.
“당신은 방금 우리가 물러서면 안 될 이유를 늘려줬을 뿐이야.”
그리고 크리에이터의 머리를 주시하며, 크리에이터의 머릿속 뇌가 있을 위치에 좌표를 잡았다. 그리고 순간적인 역중력을 작용시켰다. 크리에이터의 뇌가 솟구쳐, 두개골에 충돌해 뇌진탕을 일으킬 만큼의 강도로.
여기저기 뛰어다닐 필요 없이 침착하게 주변을 살펴보고나니 그제서야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을까, 단순히 이 공간만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었다. 연구소 자체가 그의 능력으로 인해 만들어졌다는 것은 그녀로 하여금 경외심에 가까운 감정이 들게 만들었다 하는게 그나마 적당한 말이었을까? 마치 커다란 전자기기 속에 들어가있는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와, 진짜 에반데여."
정말로 끝을 낼 거라는듯 크리에이터가 만들어낸 공간이 주변에 있는것을 전부 집어삼킬 기세로 꿈틀거리자 당황한 은우가 터트린 풍압에 의해 어떻게든 문쪽으로 떠밀려갔고, 크리에이터가 손가락을 튕긴 행동 하나만으로 공간이 소멸하듯 터져버리자 아무것도 덧대어지지 않은듯한 평범한 방에 은우와 아라가 상처투성이인 상태로 쓰러져있는 것이 보였다.
"...... 후우..."
깊은 날숨과 함께 눈을 감은 그녀는 평정심을 되찾고서 양손을 앞으로 뻗어보였다.
"이래서 어른들이 싫었던 검다."
그녀가 자주 하던 상상이 있었다. 0과 1로 이루어진 바다 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 같은 것들, 현실과는 명백히 다르지만, 어차피 현실에서 동떨어져있던 자신이 가장 자유롭게 움직일수 있던 곳.
"세상의 잘못된 부분을 고치고 싶다는 정의감이라던가 운운하면서 결국 다른 사람들하고 똑같이 현실에 안주해버리고 물들어버린 주제에, 위에서 시키는대로만 따르고, 의욕도 목표도 없이 '기적 같은 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라는 변명으로 자신을 합리화하는게 뭐가 어른이란 건데?"
물론 이러나 저러나 상대는 크리에이터, 자신의 능력만으로는 택도 없을 것이다. 그래도 잠깐이라도 무력화시킬 수 있다면... 최소한, 방해라도 할 수만 있다면...
"하물며 정체된 세상에 변화를 줄수도 있는 퍼스트클래스씩이나 되는 사람이 그렇게 말해버리면 말야... 무력한 아버지란거, 딸한테 참으로 자랑스럽겠네."
그녀에게 있어 세상은 거대한 시뮬레이션이며 기괴하게 얽힌 코드 덩어리였다. 어차피 이상적인 현실과는 닿지 않았기에 모든 것이 작위적으로 보였다. 살고 있는 장소, 만나는 사람들, 만지는 모든 것에 선택지가 부여되었다. 그 모든 것에 이성적이고 기계적으로만 행동해왔다. 위험한 것은 피해갔고, 필요한 것은 얻어내려 했다. 어차피 감정이란 것이 없었으니까, 행동에는 후회가 없었다.
"...뭐, 그래도 그쪽은 자기 딸한테 나름 진심인 모양이지만 말야."
...적어도 죄책감이라는 감정을 깨닫기 전까지는...
"크리에이터란 이름이 아깝네여. ...머, 어른에게 창의력을 강제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겠지만여."
코드에는 항상 오류가 뒤따랐다. 물론 해킹이란 것은 그것을 뒤바꿀 수도 있지만 사실 알고보면 그렇게 드라마틱하고 대단한 것이 아닌게 대부분이었다. 견고해보이는 벽일지라도 패여있는 미세한 홈 하나가 원인이 되어 돌이킬수 없이 무너지기도 하듯 그 약점을 파고드는 것. 그리고 잘못된 정보를 덮어씌우듯 천천히 잠식해나가는 것,
어차피 세상에선 이레귤러인 자신이었기에 그것을 상상하는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주인도 모르게 몰래 설치되어 배터리를 야금야금 먹어치우는 악성 프로그램 같은 장난은 예전부터 자주 해왔으니까,
일주일 간의 가출 끝에 남은 건 정인의 따가운 시선뿐이었다. 일을 친 건 빨간모자인데 뒷감당은 온전히 이리라가 해야 한다니! 불공평함을 토로하며 그건 내가 아니었다고 말해봤지만 먹힐 리가 없다. 하긴, 찡찡이도 빨간모자였던 때 저질렀던 기행 때문에 아직까지도 삐져 있으니 말 다 했지. 이걸 너그럽게 받아주는 건 같이 변했었던 목화고 학생들과 아녜스 센터의 선생님들뿐이었다. 물론 선생님들에게도 스트레인지에 갔던 일로 잔소리를 듣긴 했지만... 그건 당연한 일이니까.
단단한 벨트로 손발목이 고정된다.
"이거 효과가 있어요?" "논문이 증명해주잖습니까."
그러고 보니 이쯤이면 랑도 원래대로 돌아왔을까? 한낮의 꿈 같은 지난날이었지만 의외로 기억은 명료해서,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간 했던 헛짓거리는 머릿속에 명확한 형태로 남아있었다. 때문에 리라는 지금도 바닥이 탄 갈레트의 버터 향기와 귀가 쫑긋했던 늑대(로 추정되는) 랑을 기억하고 있다. 그 자리를 벗어나 나눠먹었던 간식의 맛 또한 그렇다. 있지도 않은 할머니 집을 가려고 스트레인지를 활보한다던가, 스트레인지 아스팔트 바닥 위에 버찌 나무와 페어리 링을 자라게 했다던가 하는 기행들은 흑역사로 자리잡기 충분한 것들이지만 랑을 만났던 그 한순간으로 인해 지난일은 모두 동화처럼 아름답고 포근하게 미화된다. 물론 이 다음에 만난다면 허락 없이 스트레인지에 발 들인 것에 대한 설명을 해야만 하겠지만. 제정신이 아닌 건 그 당시 언행으로 랑 또한 짐작했을 터이니 큰 문제는 없지 않을까.
혀를 깨물지 않도록 입 안에 마우스피스가 집어넣어진다. 이마 위에 수성펜으로 라인이 그려지는 게 느껴졌다.
"이걸 추가한 다음부터 이리라 학생의 계수도 세 자리수로 떨어졌고요. 가시적인 성과가 있으니 지속할 예정입니다."
이제 생각해보면 빨간모자와 늑대의 만남인데 간식만 먹고 끝난 게 새삼 다행스럽게 느껴진다. 원전대로라면 빨간모자는 그날 늑대의 한끼 식사가 되었을 텐데.
"꾸준함이 제일 중요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커리큘럼은 꾸준히 받도록 해요."
다음에 또 갈레트를 만든다면 그때는 태우지 않았으면 좋겠다. 피부에 그어진 선 위로 지나가는 날카롭고 차가운 금속의 감촉에 어깨를 움츠리며, 리라는 눈을 감았다.
강해지고 싶었다. 누구보다 강해지고 싶었다. 더 이상 그 누구도 세은이를 건들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강해지고 싶었다. 하지만 그 결과 세은이는 누구보다 위험해졌다. 내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내가 누구보다 강해졌기 때문이다. 내가 가지면 안되는 힘을 가졌기 때문이다. 약해지고 싶었다. 누구보다 약해지고 싶었다. 모두에게 무시되어도 좋아. 겁쟁이라고 해도 좋아. 약해지고 싶었다. 정말로 약해지고 싶었다. 난 지금도 내 힘이 너무나 저주스럽고 증오스럽다. 가장 소중한 존재를 위험에 빠뜨려버린 이딴 힘 따위... 처음부터 존재하면 안되는 힘이었으니까.
ㅡ왜 우리의 공격은 그대로 받아내시는거죠!! 4학구에 있는 사람들을 전부 도륙할 것이면서! 3학구의 저지먼트들 몇명이 더 죽는다고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잖아요!!!
ㅡ..당신의 그 정의감이라는 건, 소중한 것을 지키지 못하면 무너질 정도의 알량함이군요. 유감스럽게도, 고등학생들이 가진 정의감보다 얇은 알량한 징의감 말이에요.
ㅡ뭐, 겁먹어서 도망가길 바라셨나요?
도망쳐...
ㅡ더 하자고 명분을 만들어줘놓고 뭘 물어 묻기는.
ㅡ네. 더 해야죠.
...너희가 이길 상대가 아니야...
청윤의 말을 크리에이터는 깔끔하게 무시했습니다. 이어 혜성이 초음파를 발사하자 살짝 몸을 움찔했습니다. 그 때문에 이어지는 공격에 대처하지 못했습니다. 여긴 사이버 공간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렇기에 리라의 정강이 공격에 맞았고, 전기 슬라임 6마리에게 휘말렸습니다. 강한 스파크가 튀었습니다. 동월의 검이 그대로 몸을 그었습니다. 얕게나마 피가 튀었습니다. 그리고 한양의 공격이 제대로 들어갔고 크리에이터는 뒤로 밀려났습니다. 이내 그는 가볍게 표정을 찡그렸습니다. 새봄이 이어 뒤로 다가가 경찰봉으로 크리에이터를 찔렀습니다. 성운의 중력 공격도 아마 들어가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쉽사리 크리에이터는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데미지는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그는 버티면서 이를 악물었습니다.
방전이 되는 듯 했지만 크리에이터는 단번에 덤블링을 해서 거리를 확 띄웠습니다. 그리고 숨을 고른 후에, 녹색 빛을 자신의 몸에서 빛냈습니다. 상처는 회복이 되었습니다. 코드를 순식간에 수정해서 회복을 시킨 것일까요.
"...그래. 계속하겠다는거구나." "그렇다면 이 아저씨도 어쩔 수 없겠구나."
도망치지 않는 동기들과 후배들의 모습이 보였다.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상대인데 두려워하지 않고 도망가지 않았다. 아니.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맞는 것일까. 저들도 사람이다. 아예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할터였다. 그야 다들 사람이니까...
그럼에도 맞서는 것일까. 여기서 도망치지 않고 맞서려고 하는 것일까. 이유가 어찌되었건 당당하게 맞서려는 것일까.
난... 난....... 난.........
컴프레스 볼. ...난 네가 저주스러워.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난 더 강해지고 싶어... ......저들을 지키고 싶으니까. 강해지고 싶어. ...강해질거야.
소중한 이를 가장 큰 위험에 빠뜨린 이 힘으로... 소중한 이를 지킬거야. 너와 함께.
그 순간이었습니다. 은우를 덮고 있던 녹색 빛이 산산조각 나며 박살이 났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크리에이터는 살짝 당황했습니다.
"코드가 바뀌었다고? 이 아저씨. 이런 케이스는 처음 보는데."
그 순간이었습니다. 은우의 눈이 강렬하게 빛났습니다. 손의 컴프레스 볼이 더욱 강렬하게 반짝였습니다. 아마 3학년 동기들은 그 압축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그 색이 더욱 찬란한 녹색으로 반짝이는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어 그는 그것을 터트리며 크리에이터에게 질주했습니다. 그리고 반대편 손으로 빠르게 컴프레스 볼을 생성했고, 그대로 제로 거리에서 터트렸습니다.
그 순간 크리에이터의 안경이 산산조각 나며 공중으로 붕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타격이 크게 갔는지 크리에이터는 두 손으로 배를 잡고 비틀거렸습니다.
"......!"
"아저씨. 방금 기술은 공간채로 존재를 삭제하는 기술인 '델리트'잖아요. 그런데 왜 제가 여기에 있는거죠?"
"......"
"진지하게 한다고 하더니, 전혀 진지하게 하지 않고 있어. 마치 우리들을 무력화시키는 것에만 집중하고 죽이거나 없앨 생각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잖아요. 뭘 숨기는거야.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거야!! 아저씨.. 진심으로 이 짓 하는 거 아니잖아! 지금!!"
"......"
"제가, 제가 처음 퍼스트클래스가 되었을때 아저씨가 한 말. 전 아직도 기억하거든요? 아저씨는 모르겠지만... 난 아저씨가 해준 그 말에서 힘을 얻을 수 있었어요. 그러니까 이젠 내가 아저씨를 막고 구할 차례야."
"......."
"아저씨가 그만두지 않겠다고 한다면, 이렇게해서 우리를 무력화시키고자 한다면... 아저씨를 쓰러뜨리고 아저씨의 마음 속에 있는 것을 다 들을거야. 그리고 더 나아가서, 4학구도 구할거야. 너무나 증오스럽고 무서운 이 힘으로 구할 수 있다면 그게 무엇이든 구할거야! 부원들에게 뒤쳐질 순 없으니까! 나는 목화고등학교의 부장이고, 더 나아가 인첨공의 능력자, 모든 것을 날려버리는 에어버스터니까!"
"......."
"아저씨를 이렇게 만든 것이 아저씨를 덮은 어둠이라면, 내가.. 그 어둠을 부숴줄게. 내 자랑스러운 부원들과 함께 말이야!"
"할 수 있다면 해보렴. 이 아저씨. 쉽사리 쓰러지고 그만둘 순 없어서 말이야. ...네가 지키고 싶은 것이 있듯이, 이 아저씨에게도 있어. ...설사 무슨 오명을 받고 손가락질을 받고 악마 소리를 듣고 저주를 듣고 역사의 죄인이 되고 가족들에게 버림받는 한이 있더라도... 물러설 수 없단다. 후훗."
이어 크리에이터는 자신의 안경을 깔끔하게 복구하더니 그것을 다시 썼습니다. 그리고 주변에 다시 녹색 에리어를 펼쳐냈습니다.
"오렴. 목화고 저지먼트. 그리고 에어버스터. 현실의 창조자 가 만드는 현실은 그 무엇도 부술 수 없단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박살내고 날려버리는 자로서 그 어둠을 날려버릴게. 저지먼트!! 가자!!"
아마도 그 자리에서... 은우의 계수가 바뀌었다는 것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었을 것입니다.
오늘부터 지지관계에서 벗어나 최은우와 나는 한몸으로 일체가 된다 최은우에 대한 공격은 나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
세상에 70억 명의 최은우의 팬이 있다면, 나는 그들 중 한 명일 것이다. 세상에 1억 명의 최은우의 팬이 있다면, 나 또한 그들 중 한 명일 것이다. 세상에 천만 명의 최은우의 팬이 있다면, 나는 여전히 그들 중 한 명일 것이다. 세상에 백 명의 최은우의 팬이 있다면, 나는 아직도 그들 중 한 명일 것이다. 세상에 한 명의 최은우의 팬이 있다면, 그 사람은 아마도 나일 것이다. 세상에 단 한 명의 최은우의 팬도 없다면, 나는 그제서야 이 세상에 없는 것이다.
최은우, 나의 사랑. 최은우, 나의 빛. 최은우, 나의 어둠. 최은우, 나의 삶. 최은우, 나의 기쁨. 최은우, 나의 슬픔. 최은우, 나의 안식. 최은우, 나의 영혼. 최은우, 나.
"그러니까 계속해서 이것을 읽고 있다는 거니?" "그렇죠. 저는 의식적으로 깊은 것을 자제하고 세상을 흐릿하게 바라보고 있답니다. 아 현실감의 미묘한 상실이란..." "결국 언젠가 무너지고, 너는 조절할 수 없이..." "......알아요"
현실감은 들지 않습니다.
이게.. 맞나..? 라는 의문이 들기 전에, 둔한 감각에서도 둔해지지 않는 고통이 당신을 습격합니다. VR 내부에서의 고통 수치가... 아니. 구분이 되지 않는 걸까요? 아득해지면.
-윽... 비명과 몸부림을 못 듣고 못 봐주겠다는 것처럼 케이스가 그것을 듣지 못하게 된 듯한 멍한 안데르를 끌고 지하를 빠져나왔습니다.
"무언가 일어났었나요..." -음 그렇죠... 바람 쐬고 들어가요... 언제까지일지는 모르겠지만요. "아.. 진호씨랑도 만나야 하는데 말이지요.." -아 맞다. 어쩐지 멍하시더니. 아직 약 돌고 계신거죠? 어깨는 괜찮은 거 같아요? "고통은 안 느껴져요." 비명과 몸부림이 언제 멈출지 모르겠어서 도저히 다시 들어갈 것인가.를 짐작할 수가 없어요..
-하... 일단은 따로 얻은 집으로 가요. "저는 오래 못 걷겠는데요..." -티의 능력 응용으로 워프장치 업그레이드 했으니까 괜찮아요.
"그때는 지켜주지 못했지만 괜찮아, 우리 평생 함께잖아. 괜찮아, 아팠지, 아, 아팠지, 어떡해, 으- 으윽-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괜찮아, 다 괜찮아. 내가 고쳐줄게, 다시 걸어다니자, 이번에는 누구도 함부로 하지 못하게 할 테니까……."
"나는 저지먼트라서 못 건드리니까." "레이브가 저지먼트라는 건 모르지 않니? 자유롭게 행동하렴. 어차피 손은 내가 쓰게 생겼는데." "내가 모태가 아니며 배태할 수 없는 불모이긴 하나 네 정신적으로 배태한 자식이나 마찬가지였어, 아니, 내 숨이었어, 내 탈출구, 수단, 방법, 자유의 상징, 삶!! 그런데 네깟 것이, 감히 네가 나의 피조물을, 아이를, 나의 ─를!! 아아, 가엾은 나의 ─. 내가, 내가 어떻게 살려냈는데. 내가─! 그래, 네깟 것이, 너 따위가……."
"고작 알량한 심상을 가진 자그마한 피조물, 사랑스럽지 않고 캔버스 위에 짜놓은 물감과도 같은 것. 손으로 한 번 눌러 비비면 하나의 궤적으로 남아 사라지는 녀석. 나는 네 뇌 가장 깊은 곳 척수에 새겨진 것을 읽을 수 있고 너의 눈 너머로 꽁꽁 숨기는 추악한 본성과 두려움을 읽을 수 있단다. 두렵지, 네가 봐도 미친 사람 같지, 응? 연약하고 작은 것아. 척수에서부터 네 공포가 느껴지나 내가 이걸 입밖으로 꺼내줌에 감사를 표하고 무한한 찬사를 보내야지 어딜 눈을 그렇게 떠……." "알량한 것아, 다시 물으마. 두려워? 내가 네게 무슨 짓을 할 것 같아. 오, 네 상상력이 얼마나 대단하신지." "손 더럽히는 건 내 일이 아닌데."
"나 이거 가질래." "지불 방법은?" "금전적 피해 보상으로 느낀 중압감." "세상에나! 사람들은 네가 천사같길 바라고 미담을 칭송하고자 준비했을 텐데." "나는 레이브지 4학구 미술관장이 아니야, 선생." "아하, 그건……."
>>673 스펙...의 문제가 아니라, 능력을 대체 어떻게 써야 크리에이터 상대로 유효하게 사용하느냐가 막막한데.. 이건 뒷사람 능지 이슈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어요. 현실에 빗대자면 이따금 한번씩 이리살아서 뭐하나 하고 푸념뱉는 거랑 비슷한 거니까 그냥 스루하셔도 괜찮습니다.
목화고 저지먼트 완장의 힘은 대단하다. 평소라면 어떠한 신뢰성이 없었을 나의 말에 힘을 불어줬다.
갑자기 무슨 말이냐고? 지난번에 보지 않았나? 내 친구들 중에는 스킬아웃들이 제법 많다고. 껄렁대는 깡패 양아치 스킬 아웃들은 그들의 입장에서도 골칫거리다. 동네 깡패들과 똑같은 취급을 받는다는 것은 매우 기분이 나쁘며 최악의 경우 그들이 안티스킬이나 저지먼트에게 소탕되는 과정에서 함께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그리고 뉴스에는 실리겠지 [레벨 0, 스킬 아웃집단, 일반 학생을 대상으로 집단 구타], [문제아 집단, 과연 그들의 공통점은?] 그것을 보는 나도 기분이 몹시 더럽다.
그러니 나와 그들 사이에는 이해관계가 일치한 셈이다. 나는 깡패 양아치들의 명단을 넘겨주고 내 친구들이 그들을 처리한다. 그리고 내 친구들이 상대할 수 없을 정도의 강력한 세력이라면 나는 부장이나 한양이에게 자연스럽게 일을 떠맡긴다.
내 친구들의 입장에서는 동네 양아치들과 한데 묶여 쓰레기 취급을 당하지 않아서 좋고 내 입장에서는 최소한 내 순찰 시간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 좋다. 이 공생관계의 유이한 피해자는 부장과 부부장 뿐이다.
두 사람이 피곤해지고 그 보다 많은 사람이 행복해지니 차기 부장이 말했던 공리주의에도 맞는 게 아닐까?
"참 편하단 말이야~ 공리주의는~"
물론 공리주의 후배가 들으면 공리주의는 그런게 아니라며 발끈하겠지만 상관없다. 없는 곳에서는 나랏님도 욕하는 데 공리주의를 왜곡했다며 때리기라도 할까?
물론 때리면 아프겠지...
그래서 갑자기 왜 이런 말을 꺼내냐고? 간단하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또 강력한 쓰레기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적당하게 타이밍봐서 부장이나 한양이에게 떠맡겨야한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한양이를 불러냈다. 하교종이 울리고 학생들이 밖으로 나오는 시간, 학생들은 아르바이트, 능력 개발, 동아리 등으로 학교를 나선다. 물론 나처럼 야자를 하기 전에 요기를 채울 목적으로 나오는 학생들도 있고. 헬스부를 그만두고 나서는 정말로 스트레스를 풀 곳이 저지먼트 밖에 남지 않았다.
수업시간에 하루종일 멍 때리기. 점심 깨작깨작 먹기. 남은 점심시간에 책상에서 수면을 하고, 남은 오후의 수업시간도 자버리기. 사실 오늘의 일과라기 보다는, 이제는 평소의 일과가 되어버렸다. 곧 레벨 5가 된다는 것이 진짜로 현실이 되어서 그런가? 평소에 하기 싫어도 억지로 했던 것들에 미련이 남지 않게 되었다. 그나마 한양의 의지로 하는 것은 수련과 강아지 산책 정도. 대학에 갈 생각도 접었고, 레벨 5가 되면 커리큘럼의 빈도도 엄청 적어지니깐. 아직 수능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한양은 이미 수능 끝난 고3 모드가 되어버린 것이다. 하교 후에는 저지먼트에서 필수적인 업무와 부부장의 인수인계 자료제작에만 집중할 뿐이었다. 이제는 부부장 한양이 아닌, 강아지나 산책시키는 한량이 됐다고 할까?
그리고 오늘은 딱히 할 일이 없다. 그래서 그냥 집에 가서 옷을 갈아입고, 강아지들이나 산책을 시킬까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철현이에게 연락이 오는 거 있지?
" 하..또 짬 때리려고.. "
저지먼트의 자동문이 스르륵- 열린다. 그리고는 부실에 보이는 철현에게 상당히 귀찮다는 뉘앙스로 짧고 굵게 외쳤겠지.
"부탁할게~ 탐문조사해보니까 얘네들 엄청 강하대. 그런데 나는 레벨 0이잖아~ 내가 얘네들을 어떻게 이기냐?"
레벨 0이라는 것은 착하디 착한, 어찌보면 호구 같기도 한 한양이에게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이다.
[좀 있으면 시험이잖아~] [난 레벨이 낮아서 이런거라도 잘해야하잖냐~]
같은 상대적 약자라는 점을 무기로 한양이와 은우에게 자연스럽게 일을 떠넘긴다.
이것처럼 큰 규모의 일을 넘겨버리면 최소한 한달정도는 비슷한 일을 어거지로 엮어서 한양이에게 보낼 수 있다. 물론 수능이 코앞인데 혼자서 수능 끝난 고3모드인 한양이 눈꼴시렵기도 했고.
"별건 아니고, 레벨 1~3 능력자들이 모여서 스킬아웃과 싸운다고 하더라고" "그냥 가만히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말이야." "지금까지는 스트레인지에 있는 스킬아웃들을 주로 습격했지만 언제 밖으로 나올 지 몰라" "단순히 두 스킬아웃같의 싸움이라면 그냥 냅두겠지만..." "어떠한 갈등도 일면식도 없는 데 갑자기 공격했다하거든?" "도와줄 수 있어?"
스킬아웃의 처음은 '비뚤어진 능력자들로부터 무능력자들이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한 자위집단'이었다. 비뚤어진 능력자가 레벨 0들을 공격했고 스킬 아웃이 생겨나 자신들을 지켰다. 그리고 스킬 아웃이 폭주하자 골칫거리가 된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비뚤어진 능력자가 집단이 되어 스킬아웃들을 습격하기 시작했다. 끝.
"알잖아? 이거 대규모로 싸우게 되면 민간인 희생자도 생긴다는 거." "다른 애들에 비해 네가 레벨 4로서 숙련도도 제일 높고...부탁할게 너 밖에 없네 하하"
>>774 스토리 관련 질문은 아니지만 어제 캡이 스토리 전개로 너무 걱정하는 거 같았어서 해보는 얘긴데, 다른 레더들 생각은 모르지만 내 생각만 말하자면 난 새봄이가 스토리에서 큰 활약을 못 해도 상관없어! 그래서 은우한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연출이 나와도 괜찮아~ 물론 진행 중에 즐길거리가 전혀 없었다면 아쉬웠겠지만 여러 레더들이 즐길 거리를 만들어줘서 엄청 만족스러웠어!>ㅁ< 그러니 캡이 은우의 성장기를 그리길 바란다면 당당하게 해도 된다고 생각해! 은우는 코뿔소 중에 가장 강한 퍼클이고 부장이고 그렇게 설정한 이유가 있을 거잖아~~ 그러니 맘 편히 가지면 좋겠다구 말하고 싶어'v'b
틀린 말은 아니다. 정말로 레벨 0혼자서 조직 하나를 쓰러뜨리는 것은 철저한 준비 없이는 불가능에 가까우니까 그리고 그 다음에 나온 말은 철현의 입을 막아버렸다.
"흐음..."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납득을 한 것인지 다음 계획을 세운 것인 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내가 우려한 것은 그거지. 지금은 각개격파당하고 있지만 필연적으로 스킬아웃이 뭉칠 것이고 두 집단이 싸우면 절대로 그냥은 안 끝난다는 거?"
자료를 뒤집어버려 글자들이 안보이게 만들었다.
"아까도 말했지만, 난 여기에 손을 쓸 수 없어. 그저 정보를 알아 온 것 뿐이고 적임자에게 부탁한거지." "사실 네 말이 맞아. 스트레인지 바깥으로 나오기 전까진 어디까지나 우리 일이 아니니까" "뭐, 스트레인지 안에서 큰 일이 벌어져도 정의의 사도가 스킬아웃을 토벌했다는 식으로 나올테니...사실 우리랑 상관 없네"
네가 하지 않는다면 나도 할 수 없다는 뜻을 돌려 말한다.
"동의해. 그냥..뭐, 참고만 하라고? 알아둬서 나쁠 정보는 아니잖아?"
만약 스트레인지 일이라서 출동할 수 없다면,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하나 뿐이다. 스트레인지 안에서 사생결단을 하거나 각 학구로 흩어지는 것.
" 도움이 된다, 안 된다는 가봐야 아는 거고. 그리고 치유사도 있고, 창조자도 있지. 그런데 이 일을 나에게 부탁한 사람은 누구지? "
" 죽어? 나는 안 죽어? 은우는 안 죽어? 다 죽을 수도 있는 거야. 그래서 같이 하자고 하는 거잖아. 너 혼자 수행하게 안 둔다고. "
레벨이 높아도 인간의 육체인 거는 변하지 않으니깐. 아무리 레벨이 높아도, 잘못해서 기습을 받으면 중상을 입거나 사망할 수도 있기 마련이다. 상대적인 전투력의 우위는 있겠지. 그것도 아주 큰. 근데 변수가 발생하면 높은 레벨도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어.
" 그냥은 안 끝나지. 아마 크게 싸우겠지. 근데 그게 뭐? 깍두기들끼리 음지 안에서 전쟁이나 하라고 냅둬. 원래 깍두기들은 민간인 세계에 와서 설칠 때나 잡아서 기강을 잡는 거지, 깍두기 세계에서 자기들끼리 치고박는데 괜히 건드리면, 그게 오히려 양지로 나오는 트리거가 된다? "
" 난 괜히 그 트리거를 건들기 싫어. "
그리고 스트레인지 녀석들.. 애초에 깨끗한 녀석들이라고 생각도 안 했어. 갑자기 습격하는 능력자 녀석들도 꼴불견이지만.. 둘 중 싸워서 누가 멸망하든 간에, 딱히 상관은 없단 말이야.
>>796 맛없다....반응 안해줘도 된다.... 이혜성 평소 스타일에 할 소리는 아닐 것 같은데.. 평소 "사람이라는 건 신기해. 어떤 방법이라도 스스로 소리를 만들어낼 수 있거든." "...기껏 생각한 게 이런 거라면 내가 우습게 보였나봐. 아니면 내 능력이 우스워 보였던가."
야차 "재밌네." "만만하게 보였다는 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 이렇게 주제도 모르고 덤벼드는 것들이 있으니까."
>>830 사망할게 하아..........🫠🫠🫠🫠🫠 웅니............. This is what I want.................. 말투만 보면 평소랑 야차랑 크게 다를 건 없는데 톤이 확 차이나는 게 보여서 흥미롭다 선배님의 이중생활 맛있네요🤤... 아 근데 돌겠다 ㅋㅋ 주제 모르고 덤비는 놈이 되고 싶다(이딴 발언)
답답한 마음에 그저 웃는다. 다른 이들 사이에서 나의 이미지는 이정도로 나락에 간걸까? 평범한 양아치들 간의 패싸움을 내가 확대해석했다 생각하는 걸까? 아니, 그럴지도 모른다. 정말로 이것이 나의 망상일지도 모른다. 인정한다. 일을 남에게 떠넘기기만 하니 감각이 많이 죽고 이미지도 나빠졌다. 그러니 이정도는 각오했어야했다.
현재의 스킬아웃의 대외 이미지는 깡패들과 양아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자신의 친구들도 남들이 보기에는 깡패와 양아치다. 아무리 그들이 특별히 나쁜짓은 하지 않았다고 항변해도 사람들은 믿어주지 않는다.
무장한 낙제생집단이라는 꼬리표가 그들을 옥죄고 있다.
"심심풀이? 하하하"
폭소를 터뜨린다.
"그래, 한번 제대로 된 정보 줄게"
하여튼 착한 녀석이라니까. 결국엔 이렇게 해줄거면서 괜히 이렇게 튕긴다니까.
여기를 건들면 심심풀이로 조지겠다? 간단하다. '명분을 만들어라. 도와주겠다' 이 뜻이다.
동시에 '명분 정도는 알아서 만들어라'는 뜻도 있겠지. 그정도는 스스로하라는 뜻.
친구 하나는 잘 뒀다. 그와 동시에 너무 일을 떠넘겼나보다 한양이 자연스럽게 받아치는 것도 배웠으니 앞으로 일을 떠넘길 때는 레퍼토리를 다르게 해야겠다.
>>846 이 맛난 상황제시 뭐야 완전재밌겠다 두근두근 두근두근 혜성이 리본 잘 하고다니는 거 보고 히히 하다가 목을 봤는데 익숙한 묵주가 보이는거지 어라? 혜성웅니 이거 금이 거랑 똑같이 생겼네요? (금이가 줬나? 왜지? 그러고보니 금이랑 둘이 자주 같이 다녔던 거 같기도 하고? 어라? 응?>>>>얼라리) ......😏(이딴 눈빛)
>>952 그치 맛있지? 아니 근데 필터도 없이 다이렉트로 물어보냐구 아이구 리라야 ㅋㅋㅋㅋ근데 너무 맛있다ㅋㅋㅋㅋㅋ 이혜성이 금이 만나러 반으로 몇번 찾아갔다가 리라랑 만나서 스몰토크도 좀 했고 종종 금이랑 둘이 다니는 것도 봤을 거니까 확실히 있을 법한 반응 인터레스팅 근데 이혜성 진짜 별거 아니라는 표정 짓고 서류정리 하면서 응? 아- 잠깐 맡게 됐어 함 당연함 슬슬 응 사귀는데 반응이 나올 정도로 본인이 인지 못했지만 감정이 발전함
4학구 미술관에 전시된 레이브의 작품 일부는 지정된 공간을 자유롭게 활보했다. 레이브가 직접 숨결을 불어넣은 작품들은 가만히 있지 않고 움직이며, 관람객 사이에 자연스럽게 섞이며 소통하며 인간과 안드로이드의 경계를 허물어뜨렸고, 여러 평론가에게 긍정적인 찬사를 이끌어냈다. 작품이 망가지는 것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천만다행으로 안드로이드의 안전 감지 센서나 상시로 주둔하는 보안 요원 덕분에 지금까지 큰 사고가 나지 않았다. 그렇게 사람들이 우려의 시선을 거두고 무뎌졌을 때, 미술관이 발칵 뒤집히는 사고가 났다.
작품이 망가졌다!
단순한 부주의로 벌어진 실수였다면 사람들은 이렇게까지 경악하지 않았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개방된 공간에는 여러 인간 군상이 모인다. 예술에 조예가 깊은 사람부터 시작해 단순히 더위를 피하려 들어오는 사람, 재밌어 보여서 들어오거나 과제 때문에 죽상으로 들어오는 사람……. 누구라도 미술관은 사람들을 환대했고, 악의를 가진 사람도 분명 있었다. 오늘 사고를 친 사람은 단순히 이런 곳에 미술관이 있고,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작품을 만든다며 천대하는 존재였다. 그리고 자신의 힘을 과시할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은가! 최근 불량한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극야의 서 챌린지를 쇼츠에 올리면, 조회수도, 관심도 받을 수 있다! 그렇게 고의로 작품이 부서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보안 요원이 출동해 현장에서 붙잡긴 했지만, 작품은 산산조각이 난지 오래였다. 소란을 듣고 뛰쳐나온 관장은 높은 비명을 질렀다.
"신데렐라!"
무려 이 미술관이 레이브라는 작가를 알게 된 이후 처음으로 사들인 작품이다! 붉은색 보석을 포인트로 넣은 순백색 드레스를 입은 남성형 안드로이드 "신데렐라"는 한쪽 다리에 맞지 않는 유아형 안드로이드의 발을 이식한 나머지 절뚝거리며 주변을 배회하는 특징이 있었다. 누구에게나 살갑게 굴고 유쾌한 안드로이드는 오늘, 늘 그렇듯 "어이, 꼬맹이!"를 외치며 다리를 절뚝거리며 다가갔다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다. 관장은 소란 속에서 진짜 시체처럼 널브러지고 이리저리 부품이 튄 신데렐라를 보며 등골이 축축해짐을 느꼈다. 가치가 있는 작품이니 손해배상 청구와 고소를 진행하면 될 일이지만, 앞으로도 이런 일이 생기지 않을 거란 보장이 없었다.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따로 있었다.
"작가님께…… 어떻게 말씀드리지?"
신데렐라는 레이브가 팔지 않겠다고 했으나, 자신이 사정을 하며 빌면서까지 얻어온 것이었다. 그것도 무려 아홉 번의 거절 끝에 얻어낸 작품! 레이브의 숨결 중에서 가장 귀한 것! 그런 게 부서졌다고 알려야 한다니, 사람이 염치가 있어야지! 멀리서 기자의 카메라 셔터 소리와 플래시가 번쩍였고, 너 나 할 것 없이 사람들은 핸드폰을 들어 제각기 영상과 방송을 퍼날랐다. 관장은 털썩 주저앉았다. 세상과 미디어의 발전, 그리고 날이 갈수록 야만적인 행동을 트로피로 생각하는 멍청한 사람들이 늘어가는 이 사회가 미웠다. 누군가 핸드폰을 돌려 허망한 시선으로 부서진 작품을 보는 관장을 찍었다.
[─면목이 없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태오는 홀로그램 스크린에 떠오른 메일을 확인했다. 뉴스에서는 조회수에 눈이 먼 몰상식한 청년들을 비판하며 제각기 열띤 토론을 나눈다. 레이브의 계정은 디엠을 막아두었다. 그 모든 것이 태오에게 닿지 않았다. 비현실적인 것을 본 것처럼, 아예 다른 차원의 일인 것처럼 크게 와닿지 않았다. 고소니 손해배상이니 미안하느니 몇 수십 명이 달라붙어 구슬땀을 흘린 것이 보이는 장문의 메일에서도 한 문장만이 태오의 눈에 닿았다. 신데렐라가 부서졌다. 머리로 상황을 파악하기 전 손가락이 먼저 움직였다.
[대행 주소를 보내드릴 테니 거기로 안드로이드를 보내주십시오. 상태를 보고 판단하겠습니다.]
누군가의 눈물과 식은땀, 미안한 감정으로 범벅 진 노력과 달리 답장은 몇 초면 충분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메일을 확인했다는 알림음이 떴다. 메일이 오길 목이 빠져라 기다렸다 냉큼 클릭했단 것이 여기까지 느껴졌다.
머잖아 태오는 왜곡된 좌표를 통해 작품을 집에 들여올 수 있었다. 태오는 상자를 보며 관장을 그렇게 싫어하지 않기로 마음을 굳혔다. 그 인간은 역겨운 것 천지에서 안드로이드를 사람처럼 대하고, 누구보다 사랑하는 레이브의 마음을 이해해 주는 몇 안 되는 존재였다. 지금도 그 배려심이 돋보였다. 귀한 목재 상자는 내부를 완충재와 부드러운 실크로 감싸 더 이상의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그 모양새가 관과 같아 작품이 아닌 사람을 대하는 것 같았다. 그래, 그 사람은 죄가 없다. 이 사람에게 신데렐라를 넘긴 건 후회하지 않는다.
"……신데렐라."
하지만 나 자신이 신데렐라를 넘겼단 사실이 이렇게 끔찍하게 다가온다! 사람들을 팔아치우던 패배자들과 다를 게 무엇일까! 태오는 상자 속에 고이 누워있는 작품을 훑더니, 뭉개진 얼굴의 실리콘 파츠를 덮은 천을 들어 내골격이 드러난 것을 확인하고는 무릎을 꿇었다. 듣자 하니 레벨 2의 파이로키네시스 능력자였단다. 미력하다마는 어느 정도는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붙잡기 전까지 신나게 박살을 내려 들었기 때문일까, 작품은 정말 손쓸 곳이 없이 망가졌다. 이곳저곳 불타고, 녹았고, 부서졌다. 이음새가 부서져 빠진 한쪽 발은 머리맡에 고이 놓여 있었다. 태오는 손을 더듬대며 부서진 곳을 피해 만져보다가도, 상반신을 들어 올려 품에 가두듯 안았다. 허리 파츠에 큰 충격이 갔기 때문일까? 금세 부서질 것 같아 몸이 잔뜩 떨리고 있었다.
"아, 아팠지, 어떡해, 으- 으윽-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신데렐라, 어떡해, 발이, 모, 몸이……."
천만다행으로 인격을 결정짓는 칩은 훼손되지 않았다지만, 기기는 아예 박살이 났다! 그동안 얼마나 아팠을까? 아! 내 신데렐라! 내 가장 소중한 작품! 안전하길 바라고 꿈을 이루어주고자 보낸 신데렐라가 망가져 돌아왔다니! 부서지고 무너지지 않게 안드로이드를 등허리를 꽉 끌어안은 태오는 결국 참지 못하고 소리 높여 울었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마주한 것처럼 한참을 엉엉 울던 태오는 결심한 듯 뭉개진 어깨에 파묻었던 고개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
"…내가, 고쳐줄게. 그때는 지켜주지 못했지만…… 지금은 지켜줄 수 있어. 우리 평생 함께잖아. 신데렐라, 다시 걸어 다니자, 이번에는 누구도 함부로 하지 못하게 할 테니까…….."
공중을 떠다니던 홀로그램 스크린이 하나로 모였다. 연결 중이라는 알림과 함께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어쩐 일로 내게 연락을 다 했을까?" 서휘는 호텔 객실처럼 잘 꾸며진 방 소파에 모로 누운 채 책을 읽으며 손님을 기다렸다. 일을 마쳤다 연락을 줬으니 곧 보낸 주소로 오겠지. 연락처를 주길 잘한 것 같다.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 '어르신'의 연락처를 주긴 했지만, 태오가 연락을 취한 일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처음엔 얘가 무슨 바람이 들었나 싶었다. 드디어 독립을 철회하고 돌아오겠다 하는 걸까? 아니면 그냥 얼굴이 보고 싶어서 그랬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홀로그램 스크린에서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과 안드로이드를 껴안은 비참한 모습이 드러나자, 기대했던 모든 것이 산산조각 났다. 감히, 누가? 단전에서 치고 올라오는 감정을 억누르고 어떤 경위도 묻지 않은 채 도와주기로 했다.
"청년, 뭐가 그렇게 무서워서 떨어?"
서휘는 책에서 시선을 떼 정면을 응시했다. 푹신한 러그 위, 의자에 손 발목이 결박된 채 벌벌 떠는 남성은 신데렐라를 파손한 범인이다. 경찰 조사를 마치고 자택으로 돌아가던 범인은 서휘의 자비로운 손길에 비명 하나 못 내고 여기까지 끌려왔다. 사람 하나 감쪽같이 속여 데려오는 건 몹시도 쉬운 일이었다. 하필 자신 같은 사람에게 잡혀온 것은 안타깝지만, 서휘도 뉴스 기사 정도는 봤다. 극야의 서 챌린지를 찍어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단다. 극야의 서 작가도 참 안타깝게 됐지. 본인이 쓴 책의 범죄 내용을 스킬아웃이나 생각 없는 젊은이들이 따라 하면서 챌린지라 부른다니! 하지만 잘된 일이다. 왜, 요즘 애들이 이런 걸 뭐라고 하더라? 스불재? 스스로 불러온 재앙? 아무튼 딱 그 꼴에다 하필 건드려도 레이브의 작품을 건드렸으니, 본보기로 하나 매달리면 잠잠해질 것이다.
"그런 일하면 당연히 이런 일도 당한다는 건 몰랐어? 어휴, 몰랐나 보네. 요즘 애들은 왜 이렇게 앞뒤 안 잰다니?"
남성은 불안한 눈치로 흘끔 주변을 살폈다.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후들후들 떠는 모습이 cctv에 남은 작품을 부술 때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서휘는 관심 없다는 듯 다시 책에 시선을 꽂았다. 곧 중요한 파트다. 그리고 책장을 넘기자 달칵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왔니?" 서휘는 책을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짚어 책장이 넘어가지 않게 고정하면서도 고개를 들었다. 태오는 머리를 두 개의 볼펜으로 대충 둘둘 말아 꽂고 있었고, 옷은 계절의 흐름도 모르는지 아무거나 걸치고 있었다. 신경질적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예술에 빠져 자기관리가 일절 없는 사람 같았다. 그리고 얼굴이 시선이 닿았다. 드물게 표정에 경멸과 혐오, 그리고 분노가 잔뜩 깔려 있었다. 서휘는 그 모습이 제법 마음에 들었다. 오랜만에 저 숨겨진 성질머리를 보겠구나!
"저거야?" "말도 마, 벌벌 떨더구나!"
불안하게 남성의 눈동자가 구르는 것을 확인한 태오는 겉옷을 채 벗지도 못한 채 성큼 앞으로 다가서더니, 뺨을 손등으로 거세게 쳐올렸다. 겨울 나뭇가지처럼 앙상한 손과 달리 우렁차게 올려붙이는 소리에 서휘조차 눈을 휘둥그레 떴다.
"악!"
쿠당탕 소리와 함께 의자가 왼쪽으로 넘어갔다. 남성은 머리와 왼쪽 무릎에서 고통을 느꼈다. 그리고 의자에 묶인 팔이 적나라하게 눌리자, 끔찍한 통증에 눈물을 찔끔 흘렸다. 태오는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울어야 할 사람은 자신인데 왜 저건 조금만 고통을 받아도 우는 건지! 허공에 멈춰 바르르 떨린 손이 새하얗게 주먹을 쥐었다.
"이깟 천한 것 때문에. 내가 눈물 흘리며 여기까지 걸음해야 했다니……." "저, 저한테 왜 이러세요, 잘못했어요……!"
태오는 남성을 싸늘하게 내려다봤다. 남성은 눈이 마주치자 힉 소리를 내며 고개를 숙이며 재빨리 머리를 굴렸다. 누가 구조해 주지 않을까? 살면서 납치라는 걸 당해본 적이 없었다. 아니, 누가 납치를 당하지? 저 사람들은 혹시 작품에 관계된 사람인가? 왜 이렇게까지 하지? 혹시 그 작품이 아주 중요한 거였나? 왜, 있지 않은가, 뭔가 스캔들이 터진다든지, 아니면 이 작품에 사정이 있다든지…… 어찌 됐든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나는 손해배상에, 고소에, 잘 하면 징역까지 살고 평생 욕을 먹을 텐데! 남성은 태오가 머리를 콱 짓밟자 악 소리를 냈다.
"겉으로는 빌며 다른 걸 생각해. 지독하게 오만하고 아둔한 녀석 같으니라고. 세상 만물이 서로를 조롱하고 모욕하는데 네깟 것 하나 더 욕먹는다 해서 무엇이 달라지지?" "으, 으으-" "내가 배태할 수 없는 불모이긴 하나, 네가 부순 것은 정신적으로 배태한 자식이나 마찬가지였어, 뇌로 잉태하여 손끝으로 면신한 내 자식. 모두 내 숨, 내 탈출구, 수단, 방법, 자유의 상징, 삶과 같은 것인데, 감히 네가 나의 피조물을, 아이를, 나의 신데렐라를……. 가엾은 나의 신데렐라. 내가, 내가 어떻게 살려냈는데. 내 눈에서 꺼져가던 그 순간이 선연한데 네가 감히 다시 그 정경을 눈에 보여……?"
태오는 발끝을 거칠게 비볐다. 머리카락이 신발 밑창에 감겨 좌우로 비틀릴 때마다 고통이 스몄다. 남성은 속이 읽혔단 것도 모르고 공포와 억울함에 몸만 떨었다. 혹시 저 사람이 레이브야? 나보다 어린 것 같은데? 그럼 저 사람은 또 누구고? 생각에 또 잠기자 태오는 머리를 짓밟은 발을 떼어 할 말이 있으니 집중하라는 듯 신발 끝으로 뺨을 툭 쳤다. 남성은 공포에 잔뜩 젖은 눈을 슬쩍 흘겨 들었다.
"네가 봐도 고작 작품 하나에 이리 화를 내는 듯싶지. 너는 사회적으로 추락할 일만 남았는데 어찌 너에게만 이러느냐 싶지?"
태오의 신발 끝이 뺨을 짓누르며 턱 선을 스치다, 이내 끝을 세워 억지로 고개를 들어 올렸다. 부자연스러운 각도로 고개를 들게 만들어 남성에 목이 빳빳하게 힘이 들어가고 근육이 아팠다. 하지만 남성은 눈이 마주치자 반항할 수 없었다.
"네가 죽인 건 내 수많은 삶의 일부인데, 너는 남의 삶을 망쳐놓고 고작 대가 치르면 되겠거니 생각하는 점에서 글러먹은 거야. 알아? 고작 알량한 심상을 가지고, 되지도 않는 오만한 일을 벌이는 자그마한 피조물, 단 하나 사랑스럽지 않고 캔버스 위에 대충 짜놓은 물감과도 같은 것이라고. 얘, 너는 고작 그런 존재란다. 손으로 한 번 눌러 비비면 하나의 궤적으로 남아 사라지고, 뒤집으면 채 반항 못하고 뚝 떨어져 바닥을 구를 녀석."
저건 짐승의 눈이다! 사람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아닌 그것이라 표현해야 응당 옳을, 인간의 것이 아닌 눈이었다. 번뜩 뜨인 빛바랜 비색 눈동자는 선득했고, 동공은 먹잇감을 발견한 커다란 구렁이 같았다. 사물이 아닌 저 너머를 바라보는 듯한 인위적인 시선과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볼 적, 시시각각 색이 오묘하게 바뀌는 것 같은 유리구슬과 같은 눈동자에 큰 이질감을 느꼈다.
"나는 네 뇌 가장 깊은 곳 척수에 새겨진 것을 읽을 수 있고, 너의 눈 너머로 꽁꽁 숨기는 추악한 본성과 두려움을 읽을 수 있단다. 연약하고 작으며 추한 것아. 척수에서부터 네 공포가 느껴지나 내가 이걸 입 밖으로 꺼내줌에 감사를 표하고 무한한 찬사를 보내야지 어딜 눈을 그렇게 뜨며 머리를 굴릴까?" "……자, 잘못했어요." "두려워?" "잘못했어요!! 돈이랑 다 배상할게요, 징역도 살게요, 네? 잘못했어요!" "봐, 조금만 긁어도 내가 네게 무슨 짓을 할 것 같아서 그렇게 생을 갈구하고. 오, 네 상상력이 얼마나 대단하신지. 손 더럽히는 건 내 일이 아닌지라 목숨을 구걸할 대상이 다를 텐데."
태오는 끝을 세운 발의 각도를 기울였다. 자연스럽게 남성의 시선 끝에 닿은 서휘는 읽던 책에서 시선을 떼 남성을 흘긋 내려다보다가도, 태오를 향해 눈을 굴렸다. "나 시키게?" 남성의 시선이 서휘의 책에 닿았다. 아름다운 유작. 남성은 저 책을 알고 있다. 흐릿하게 결말도 떠올릴 수 있었다. 예술가가 만든 작품이 모조리 몰수 당하고, 화장되어 가족들 품에 돌아가는……. 남성은 이유 모를 공포에 잔뜩 젖어 고개를 억지로 쭉 빼들며 외쳤다.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선생님, 저 진짜 잘못했어요."
본능이 생존을 외친다. 원래 이런 일을 당하면 저지먼트나 안티스킬이 구해주지 않아? 벌벌 떨며 한참을 살려달라 빌었지만 서휘는 들은 척도 않고 다시 책에 시선을 옮겼고, 태오는 턱 끝을 툭 건드리듯 가볍게 차더니 자리에 쪼그려 앉았다. 눈앞에서 보니 레이브는 훨씬 어렸다. 짐승을 닮은 눈의 위압감 탓에 깨닫지 못했지만, 분홍색 머리카락은 창백했다.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도 분홍이라고 명확하게 표현하기는 어렵고, 관리된 모습보다는 않은 듯 아무렇게나 볼펜을 꽂아 고정한 모습이 잘 어울릴 사람이었다. 이렇게나 어린 사람이 작품을 내고, 내게 화를 내면서 발길질을 했다고? 이렇게나 어린 학생이? 자신도 대학생이지만 얘는 많아야 고등학생 아닌가!
"잘못……."
그리고 눈이 마주쳤을 적 남성은 깨달았다. 자신이 이 학생을 관찰하는 만큼, 저 학생도 자신을 면밀히 살피고 있었다. 그리고 결정적인 것이 달랐다. 남성은 어떻게든 기억해서 안티스킬에 신고하고자 단서를 얻어내려 했지만, 이 학생은 자신을 어디에 쓸지 고민하고 있었다. 가치를 가늠하는 시선에 살려달라 외치던 입이 지퍼를 채운 듯 꽉 다물려 열리지 않았다. 눈치는 없는 편이지만, 지금은 더 자극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머리를 꽉 채웠다.
"그래서, 어떻게 할래?" 서휘는 책갈피를 끼우며 옆으로 누워있던 자세를 바로 세워 앉았다. 태오는 고개를 돌려 서휘를 쳐다봤다. "나는 저지먼트라서 손 못 대."
남성은 입을 떡 벌렸다. 저지먼트라고? 눈에 절망이 엄습했다. 이미 여기 온 시점에서 나는 죽겠구나. 차디찬 현실이 심장을 후벼팠다. 고작 작품 하나 망쳤단 이유로 죽게 된다는 사실이 썼다. 태오는 그런 남성의 속을 읽었는지 한심하단 표정을 지으며 눈꺼풀에 엄지와 검지를 댔다. 눈을 억지로 비집어 벌려 동공의 움직임과 그 안의 감정을 관찰했다. 잘게 떨리는 눈동자와 손끝에 느껴지는 바들거림이 애처롭기까지 했다. 여전히 반성 하나 하지 않는 녀석에게 자비를 줄 필요가 있나? 이제 보니 이 눈은 쓸만하긴 한 것 같다.
"그러면 대행비가 필요하단다." "우리 사이에 그런 게 필요해?" "우리 사이가 뭔데?" "……." "농담이란다! 사람들은 네 마음씨가 천사 같길 바라고 미담을 칭송하며 저것도 이미지메이킹이라며 쑥덕거릴 찌라시를 준비했을 텐데. 안타깝지! 그래서, 방법은?" "금전적 피해 보상과 고소 절차,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여론에게 느낀 중압감."
"아하……. 이 작고 영악한 것. 그건 내 전문이지. 그럼 이건 내 적당히 교육할 테니 돌아가서 푹 쉬렴. 신데렐라를 고쳐야 하지 않겠어?"
태오는 마지막으로 애처로운 시선을 보내는 남성을 내려다보았다. 남성은 시선을 이기지 못하고 허망하게 고개를 내렸다. 상황을 이해하진 못했지만 자신의 처지가 망했다는 건 알고 있는 듯했다. 눈물도 나지 않고, 화도 나지 않는다. 낙담한 눈도 관찰하고 싶다는 듯 머리를 부여잡아 엄지로 눈꺼풀을 슥 밀어 올리자 둥근 안구가 보였다. 태오는 남성의 뺨을 쓸어주다 손등으로 가볍게 탁 쳤다.
"옳지, 착하다. 그게 네가 응당 가질 태도나 마지막까지 평생 품고 있으렴."
자리에서 일어서 떠나는 걸음에도 남성은 낙담한 눈을 숨기지 못했다. 서휘는 마저 책갈피를 꽂아둔 책을 펼치며 다리를 꼬았다. 조용한 적막 속에서 책장 넘기는 소리가 이따금 들렸다. 아름다운 유작의 결말은 예술가가 만든 작품이 모조리 몰수 당하고, 화장되어 가족들 품에 돌아가는 해피엔딩이지만, 안타깝게도 세상이 늘 해피엔딩은 아니다. 서휘는 마지막 장을 넘겨 작가의 말을 소리 내어 읽었다.
"다시금 말하지만, 극야의 서는 범죄 소설입니다. 극중 캐릭터의 다수는 범죄자입니다. 픽션은 픽션으로 있어야만 아름다운 법입니다."
붉은 눈동자가 긴 호선을 그었다. 탁, 하고 책 덮이는 소리와 함께 서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왜냐면, 현실이 되면 안티스킬이 승리하는 법이거든. 그건 진부하잖니."
뉴스 기사가 떴다. 레이브의 sns 글을 캡처한 기사였다. 레이브는 최근 sns에 가해자의 조회수를 향한 갈망과 더불어 최근 이렇게 평온한 일상을 부수는 챌린지가 사회에 만연하다는 것이 안타깝고 착잡한 심정이라 토로하며, 배상을 청구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크나 수많은 관람객 앞에서 능력을 사용하며 난동을 부렸던 점과 4학구 미술관의 다른 작품 또한 위험했다는 것,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본보기로 삼겠다고 협의를 마쳐 배상 청구와 고소를 진행할 예정이라 밝혔다. 또한 신데렐라는 천만다행으로 칩이 망가지지 않았고, 안드로이드를 교체하면 다시금 관람객 앞에 선보일 수 있다는 말도 붙였다. 더불어 극야의 서 작가도 본인의 sns에 레이브에게 이런 챌린지가 벌어지는 것에 대해 사과를 전하며 착잡한 심정을 토로했고, 레이브는 작가의 잘못이 아니라며 응원하는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사람들은 그런 레이브를 대인배라 칭했고, 관심을 가지지 않던 사람들도 한 번쯤은 이름을 기억하게 됐으며, 극야의 서 작가와의 긍정적인 만남으로 새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제각기 떠들었다. 반면 가해자는 초반 진술과 달리 잘못했다, 용서해달란 말만 반복하며 불안한 눈치로 주변만 살폈다. 지속적으로 경찰 조사에 임할 때마다 스킬아웃 단체의 일원들이 기자들 사이를 뚫고 나와 너 때문에 열등생 인식이 나빠졌다며 습격한 탓이었다. 저번에는 기자가 나타나자 비명을 지르며 살려달라 울 정도였으나 사람들의 반응은 썩 좋지 못했다.
"이변이 없다면……."
너무나도 아름답고 훈훈한 이야기다. 권선징악과 다름없다. 태오는 홀로그램 스크린을 아래로 끌어내려 창을 닫은 다음, 벨벳 천에 감긴 안드로이드 칩을 손아귀에 올려둔 채 사랑스럽다는 듯 어루만졌다.
"저 사람은…… 조만간 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을 거야. 그때까지만 참아줘."
하지만 근본이 다르다. 권선징악이 아니다. 더 큰 악으로 자그마한 악을 누른 것이다. 아름다운 삶이란 그런 것이다. 지나치게 잘 풀리고, 작위적이고, 우연과 욕망이 겹쳐 아주 큰 기회를 만드는 것. 그 삶을 이 손으로 직접 쥐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한 번 도전하면 멈출 수 없기도 하다. 4학구 박물관은 최근 인간의 홍채를 제거하여 신원을 인식하지 못하게 하는 방식으로 되지도 않는 존엄을 지키되, 안구를 보존하는 작업을 성공했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 낙담한 눈을 볼 수 있을까? 오싹한 쾌감에 오소소 소름이 돋는다. 그 기분이 썩 나쁘지 않았다.
"신데렐라, 나의 신데렐라……. 나빴던 기억은 모조리 지워줄게. 다시 밝은 모습으로 날 꼬맹이라 불러주고, 그 낙원으로 인도해 줘……. 약속이야. 내가 널 그렇게 만들어줄 테니까."
태오는 작게 웃으며 사랑스러운 피조물에게 입을 맞추고자 고개를 숙였다. 죽은 것에게 입을 맞추는 것만큼 성스러운 행위는 없다. 앞으로 죽을 것에게도 마찬가지리라.
괴이에 끌려가는 것도 참 갑작스러웠지만, 끝나는 것도 순식간이네. 새봄은 사직서를 들고 있었던 손을 내려다봤다가, 이내 동월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발설은 둘째치고 다신 가고 싶지 않던걸요. 벌레는 역시 싫어요~."
그러다, 동월이 고개를 숙이더니 건넨 감사인사에, 새봄은 에이~ 하며 손사레를 쳤다.
"아녜요, 저야말로 감사해요! 선배가 와주셔서 벌레밭에서 아무도 모르게 죽지 않을 수 있었어요. 저지먼트 활동도 해보구요! 한건 별로 없고 오히려 엄청 신세졌는데, 짐이라도 덜 됐으면 다행이에요, 히히. 그리고 말짱해요! 이정도는 뭐 약만 잘 바르고 파스 붙이면 될 것 같은데요?"
그나저나 무사히 나왔으니까 약속대로 카레를 대접하고 싶긴 한데... 새봄은 동월의 낯빛을 잠시 살폈다. 육안으론 잘 모르겠지만 다치거나 하지 않으셨어도 피로가 상당하실 거야. 심적으로도 엄청 좋은 컨디션은 괴이 안에서도 아니셨었으니, 카레도 카레지만 휴식이 더 필요하시겠는걸.
"오늘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구하러 와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하구요. 일단 저희, 고생했으니까 빨리 쉬는 게 좋겠어요. 이담에 뵈면 카레 곱배기로 세 그릇 만들어 드릴테니까, 메뉴 잘 생각해두시구요!"
긱사 돌아가면 일단 눕는것도 눕는건데 간만에 인터넷으로 카레공부해야지. 그렇게 다짐하며 새봄은 동월을 향해 생글 웃어보였다.
>>867 인지 못했는데 감정이 발전함⬅️이게진짜맛도리고미슐랭쓰리스타거든요........... 하 이 커플을 우짜지.........🫠 긍정적 의미의 리라주스프(도파민맛)
리라 이상한 데서 필터 빠질 때가 있어서 물음표 몇 번 띄우면 바로 물어봐버리거든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참을수없어의 의인화... 하아 너무좋다... 금이 반 찾아오는 혜성이도 너무너무좋아🥹🥹 스몰토크한것도 넘좋네 이거이제부터 공설임(?) 하 근데 혜성이가 별거 아니라는 듯 말하면 리라 ???는 더 커질 듯ㅋㅋㅋㅋㅋ 사귀면 이거 물었을 때 조금 당황할 줄 알았는데 차분하니까 어라 잘못 짚었나? 한다(제대로 짚었지만 돌아가기 권법)
그리고 두 사람을 유심히 보기 시작하고... 어느날 둘이사겨요? 물어볼듯 이제 여기서 혜성이가 응 사귀지 해주는건가?(적폐)
>>870 앗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못 짚었군 안데르는 그런 말 안해?? 캐해를 고쳐야겠군 오만한 도련님인 줄 알았어(수경주: 이 적폐 캐해 뭐예요)
여로로주 어서와라~~ 아니근데 ㅋㅋㅋㅋㅋㅋㅠㅠㅠㅠㅠㅠ 그래도 큰일 아니라 다행이다 고생했어...
>>890 원래 서로 계약연애라 하는데 감겨서 찐연애인게 맛도리거든요 도파민맛ㅋㅋㅋㅋㅋ리라주 스프 한입하다
참을 수 없어의 의인화=리라냐고 아 진짜 웃겨 정말ㅋㅋㅋㅋㅋㅋㅋㅋㅋ공설해주는거임? 좋아 지금부터 이건 공설이다 땅땅 (님 금주 의견은요) 아니 반응 때문에 돌아가는거야? 제대로 짚었는데 돌아가는거야? 이거 너무 재밌다 이혜성 표정도 안바뀌고 되게 평온하게 말할 거라서 리라가 되려 엥 스러워하는 거 귀엽고 그래
우리는 그걸 관찰이라 부르기로 했어요ㅋㅋㅋㅋㅋㅋ맞아 그리고 그 자리에 금이도 같이 있어야함. 물어보면 리라 한번 보고 금이 한번 보고 다시 하던 거 계속 하면서 응 사귀는데? 말 안했나 함
불량한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극야의 서 챌린지(리라주스프 1트) 조만간 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을 거야(2트3트4트)
태오주야 책내줘 얼마면 돼(?)
숨도 못 쉬고 읽었네 그리고 솔직히 음 고소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망할놈이 미술관에서 작품을 부숴? 저 와중에 저지먼트라 못 건드린다고 할 이성이 남아있는 태오가 대단한걸... 박물관에 가면 구경하러 가마 망할놈아^^(????)
>>893 줘요 .dice 1 100. = 8
>>895 축하! 당신의 도파민 충전되었다!
리라랑 리라주 공통점: 참을수없어 리라랑 리라주 차이점: F랑 T임
ㅋㅋㅋㅋㅋ히히 마히다 마히다 그 자리에 금이 같이있는거 최고야 돌아가고 돌아가며 관찰하다가 결국 태초의 결론에 도달하고 둘이사겨요? 하는 리라...🤭 금이는 볼 빨개졌으면 좋겠어 이거 금주오면 물어봐야만 우정사 애정사에 관심 많은 리라는 그거 알자마자 눈이 아주 반짝반짝 할거야 카페 같은 곳에서 일어난 일이면 갑자기 케이크 사주고 둘이 나눠먹으라 함 축하선물이래(????)
>>900 크아악 그치만 맛있어 님은 최고의 마라탕집 사장님입니다
ㅋㅋㅋㅋㅋㅋ 앵얼치들의 머리 위에서 자란 아기고양이... 훌륭해 아무도 이길 자가 없지 잘해따!!🫳🫳 속 편하고 좋은 메뉴였겠군
>>742 >>819 철현주 헬스와 저지먼트를 병행하기엔 시간이 모자라는거군요 갑자기 궁금해진게 초능력 연마대신 헬스를 해서 초능력같은 근력을 가질수는 없으려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현실에 흔한남매네요...
>>755 >>763 >>796 >>835 리라주 누군가는 그 열매를 모아다가 장사를 할수도있고 일용할 양식으로 삼을수도 있을거예요!! 봄에는 벚꽃도 필거고요~~ 달고 따는 족족 다시 열리는 버찌라니 저도 그런나무 갖고싶네요 '님캐'를 '남캐'로 읽었다가 뒤늦게 봤습니다.........#님캐가_주제도_모르고_라고_하는_거_보고싶어요 "주제도 모르고 고레벨되자고 커리큘럼 소화했다간 입에 수박을 달고말거야~~ 안해안해~~~~" 앗 아아앗 탈퇴라니요 아이돌 활약 기대하고있는데9888889988ㅁ8999999888888888
>>771 혜우주 안녕하세요~ 잘 다녀오세요~~
>>773 혜성주 제가 정주행을 다 못하고 몰라서 여쭙는데 혜성언니도 자경단이 있나요?
>>774 캡 많이 늦었지만 질문요 지금 보스전 끝나기전엔 서연이는 안들어가는게 낫겠죠? 중간에 갑툭튀는 이상하니까...
>>822 >>825 >>893 태오주 1만자??!?! 글 짜시는 기계신가요???? 열은 떨어졌는데 여독은 아직 안풀리신거 같네요 좀 더 휴식하셔야 하는거 아닌지... .dice 1 100. = 64
>>842 아지주 안녕하세요~~ 오늘하루도 고생많으셨어요!! 반바지이벤트는 그냥 반바지 입었다고 쓰면 되는건가요??
>>872 여로주 어서오세요~~ 여로주도 어제 몸안좋으셔서 토하셨던거 같은데 많이 놀라셨겠어요 그래도 햄스터가 탈난게 아니라서 천만다행!! 만만다행!!!
금이 볼 빨개지는거? 그러네 이건 금주 오면 물어봐야만 리라주가 물어봐줘(?) 눈 반짝반짝해지는 리라 보고 뭔가 조졌다는 생각에 이혜성 슬그머니 자리 벗어나려고 하지만 리라랑 금이한테 붙잡힌다는 적폐가 있고 카페면 사주는 케이크 보면서 뭔가 조졌다는 생각을 함(대체) 그래도 케이크는 고맙다고 말한 뒤 금이한테 한입 먹여주지 않을까 도파민 풀충
>>916 허 어어억 서연주 엄청난 장문반응러잖아 이런 섬세함이라니 나는 울어... 8ㅁ8 감동이야... 후후후 그런가 그래 놔두고 오길 잘했어(?) 아스팔트에 자란 나무라 너무 능력자 티가 나다보니 스트레인지에 이걸 냅둬도 되나 고민이긴 했는데 그냥 뻔뻔하게 나가야지 하지만 맛있죠? 스트레인지 사람들아 "즐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 서연이 버전 주제도 모르고 너무귀엽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소시민적 마인드 캐릭터 너무좋아해 귀여워....... 서연이 알바하는 편의점 놀러가서 마이쮸 서너개 사다가 서연이 주머니에 찔러넣어주고 도망가야지(?)
아 아직은 확정이 아?니지만 이게 인첨공이 잘못했다 내가 이자식 정신머리 잡아서 공연 올라가게 해볼게 가을축제센터 어케참음
서연주 하이 이혜성이 자경단이 있느냐고 물어본다면 위키를 갱신하지 못한 뒷사람 잘못입니다 과거부터는 아니고 현재 진행형으로 몸집을 좀 키운 신생 소규모 자경단(소속인들은 전직스킬아웃 출신들) 을 이끄는 자경단장이라는 이중생활 중이야 저지먼트 내 아는 사람들 없고 플레이어블 캐릭 종 현태오처럼 활동할 때 인지저해 프로그램으로 얼굴 과 목소리 가리고 활동하는 중이일
>>916 안녕하세요! 서연주! 음. 물론 끼이고 싶다면 끼여도 괜찮긴 한데..제 개인적으로는 챕터2 결말까지는 관전하시면서 스토리를 파악하셨다가 스토리 첫등장은 챕터3부터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싶기는 해요! 하지만 서연주가 끼이고 싶다면 이번주 토요일부터 끼여도 문제는 없어요! 그 자리에 있었다...로 처리해도 되니까요!
현태오의 유사 첫?사랑😏 사랑...보다는 자신을 구해주고 여기까지 이끌며 낙원으로 도망치게 만들어준 구원의 감정과 모종의 뒤틀린 머시깽이 안풀린 비설이 점차 시간이 흐르고 퇴적되고 빛 바래어 지금 생각해보면 사랑이었나?로 착각하고 있는 것에 가깝지만😏 그리고 보다시피 이자식이 사랑하면 안 되는 이유가 보 이죠 😏😏
>>921 그점이 짱이야 원래 맹수보다 무서운 게 맹수 머리 위에 올라간 고양이거든요 게다가 이 고앵이에게는 사람을 호떡만드는 친칠라도 있지 강력한 듀오야...
>>923 감?당 가끔 이해가 안 되긴 하는데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보고 있습니다 리라주는 그래 얜 고딩이지<<로 합리화하고 리라는 그래 뒷사람은 썩은 어른이지<<로 합리화 중이야(?)
좋아!! 후후후후후 금주 딱대(금주:????) 근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졌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아 웅니... 이미 늦었어요 당신은 이미 이리라라는 컨텐츠 중독자(중독된 나머지 자기가 만들기도 함)에게 잡혔습니다... 먹여주는거 보고 흐뭇하게 볼거같아 그리고 나중에 데이트한다고 하면 금이든 혜성이든 붙잡고 옷고르는거 도와줄듯 남의연애. 즐겁다.
>>925 할페티랑 케이스가 노력한거야??ㅋㅋㅋㅋㅋ 아니 이 사람 원래 성격 어떻길래 나 지금 인상만 보면 병약오만챠라랑미소년도련님인데 과연...
난데없이 오자마자 질문 폭탄 맞을 금주에게 애도를 하지만 금주야 궁금한건 정말 참을 수 없었어 미안해 알럽쏘마취(?) 크아아악 후배로 인해 조졌음을 직감해버린 이혜성이었다 이러고 근데 옷고르는 건 좀 땡긴다 근데 이혜성 말고 리라 손 거친 금이는 보고 싶음 (진지) 하지만 리라도 연애중이죠? 이혜성 반박 가능하죠?
지금미칠거같아 월요일부터 랑주가 엄청난 복지를 해주는데 지금...... 갑자기 행복해짐 마치 내일이 토요일인 것만 같아 그거 아시나요 저는 랑이 대사가 주황+블랙쉐도우 처리 될 때 이루 말할 수 없는 거대한 감동을 느낀답니다 물론 없어도 심장 터지긴 하는데 몰라 나 암살당했어
그만큼의 무게를 짊어질 자신이 있는지... 그 녀석들이 승리하기 위해... 패자가 패자로 거듭나는 걸 보여주마⬅️여기서 핑핑 돌아서 그냥 핑핑이가 됨 어떻게 이 멋진 애가 리라랑 나는정말운이좋은사람이야... 억만장자도 지금의 나만큼 행복하진 않을거다...
>>947 인첨공.. 커리큘럼 .. 커리큘럼 .. 커리큘럼하다가 어쩌다가 스트레인지행. 머리는 좋다못해 굉장한 편이지만 생활력은 제로를 넘어 마이너스. 심지어 로벨이랑 수경이 데리고 왔을 때 씻는 법이나 식사예절같은것도 제대로 모르던 상태.. 외관이 멀쩡해보이긴 했는데 그건 능력 영향 때문이라.. 이분도 제법 도구처럼 쓰이는 것에 익숙하실 거에요.
>941 오늘이 내 제삿날이구나 아지주 일어나봐...(????) 반바지에 크롭티 이거 제가 참 좋아하는 거거든요 근데 여기에 초커(1타) 가죽반장갑(2타) 들어오면 저는 그냥 죽거든요... 혜우우는 인간이 어디에 미치고 환장하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 같아........... 🫠 볼때마다 천국 하이패스 끊고 왔다갔다함 옥황상제가 나 그만 좀 오래(이딴 발언) 살앙행.
>>956 알럽유쏘마취 2222 하지만 얼굴빨개지는거 유무 이걸 어케참습니까 그쵸......... 하... 😋 후후 후후후 선배님이 원하시면 해드려야죠 금이 슬쩍 데리고 가서 금아 혜성언니가 눈도 못 떼게 해줄게 이러고 삐까뻔쩍하게 꾸며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헤헤 헤헤헤헤헤 그치 헤헤(리라 봄)(😊😊😊 이러고 있음)
>>957 선생님 저 하이드 보고 숨 턱 막혔는데 이게맞나요(완전 좋다는 뜻임) 칠라로 돌아와서 말투도 칠라 느낌이 물씬 묻어나는데 그간 지나온 길 때문인지 부드러움 속에 확실한 단단함이 생긴 것 같아 기특하기도 안쓰럽기도 하고 그러네 휴... 싸납지 않아도 중압감 있을 수 있다... 칠라는짱이에요(설표도)
>>965 어라?????? 그거맛있다 서연이가 온더로드 팬 해주는거야...????🥹🥹 리라는 완전 대환영이지... 팬이면 더 챙겨줄거야 음료수도 줘버려 물론 팬 아니어도 마구마구 챙길거야 왜냐면 동갑내기 친구니까🤭🤭 그리고 서연이 넘귀여운걸... 동글말랑갈색아기대럼지 최고야... 후후 그러게 크리에이터씨 얼른 무릎 꿇으라고 어이(급 불량해짐)
>>991 리라주 아니 세상에 팬서비스 왜이렇게 좋아요 아이돌수입 팬한테 다 퍼주시겠네;;; 라이트팬이긴 해도 자기가 음반 산 아이돌이 같은학교 같은학년이면 엄청신기할거 같아요 서연이가 아니라 저부터가 구경하기 바쁠거같네요^^ 캡이 설득이나 회유는 불가능하다고했으니 보스씨가 무릎을 꿇진않을듯하고 결국 감옥행이 답이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