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캐릭터의 성장에 관해 무려 작년 초부터 시작해서 1년이라는 시간동안 바티칸을 붙잡고 여기까지 달려왔는데요. 린이라는 캐릭터로 이번 시나리오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많은 것을 그동안 빌드업을 공들인 만큼 보여줄 수 있어서 상당히 후련하고 기뻤습니다. 틈만 나면 감언이설을 해대며 교묘하게 구는 비정한 악녀부터 울분을 삼키고 세상에 칼을 가는 소녀, 그 내면에 남아서 울며 꿈을 버리지 못한 어린 아이까지, 더해서 처음에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지만 첫사랑에 빠진 소녀에 이르며 한 캐릭터로 굉장히 넓은 바리에이션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뒷사람인 저 자신도 힘들었지만 꽤 재밌게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바티칸 전투가 끝나고 알렌이 카티야와 드디어 마주보는 파트가 진행되면서 린도 굉장히 많은 심정의 변화를 겪게 되었습니다. 진행에서도, 일상에서도 자주 등장했지만 린은 자신이 지금 내세우고 있는 린과 예전의 본모습에 가까운 나시네를 구분하며 후자를 거의 부정하고 있었는데 선과 악의 대립속에서 제 예상보다도 빠르게 린이 나시네를 자신의 한 부분으로 인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망집에 빠져 자신만의 옳음을 관철하고자 했던 마누엘 카스티요와의 전투 끝에 계속 고뇌를 하며 성장한 선지자(종교적 의미로)로서 첫 발을 내딛는 과정중 조르조와 안타미오 사제의 희생이 꽤 컸었습니다. 특히 약해도 곧게 나아가는 모습속에서 조르조와의 대면으로 린의 각성이 나시네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기울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하여 앞으로 린의 겉모습이 착하게 바뀔거라 생각하지는 않고 위악적으로 굴테지만 적어도 그 안에 언제나 선의가 있음을 부정하지는 않으며 복수를 제하고서도 올바른 길을 예비하기 위해 움직일거라 생각합니다.
린의 아이덴티티는 언제까지나 예쁜 금쪽이니까요. 마냥 착한 애는 굴리는 재미가 없어(???) 하지만 쥬도님을 매우매우 사랑하는 불속성 효녀로서 죽은심장은 저리가라할 위세를 가진 교단의 교주가 되기까지의 시작점에 이젠 본격적으로 섰고(사실 저도 이제야 많은 사제님들과의 만남(...)끝에 성직자 플레이에 감을 잡은 것 같고...)하니 신앙심 하나만큼은 꾸준할거라 생각합니당(ㅋㅋㅋㅋㅋ
정말 드디어 나시네가 시작점에 섰네요. 그동안 린의 테마를 정하지 않았는데 이번 성자전으로 나시네의 테마는 정할 수 있을것 같아요.
2. 바보용사씨에게 날리는 분노의 냥냥펀치 아니, 히모에 pc연애 서사가 공식적으로 적히는건 ㄹㅇ 첨보는 것 같음...이게 맞나??? 진짜 아무 생각없이 오 히모! 아즈하다 우헤헤하면서 진행 레스 읽다가 걸음걸이 파트에서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끝에 예나 선정이 딸이에요 기분으로 졸음이 다 깼습니다. 분명 시윤이랑 유하, 준혁이랑 지한이가 사귈때도 본 진행에 이렇게 진하게 그것도 히모에 비중있게 다뤄진적은 없었던것 같은데. 태식이 정도만 아내가 자기증명에서 등장했던 기억이 납니다. 심지어 알렌도 히모쓸때 카티야가 주는 아니었어... 그만큼 캡틴이 둘의 서사에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었단 것이겠죠. 서사를 이끈 장본인 중 하나로서 민망하면서도 즐겁고 기뻤습니다. 캡틴이 보는 린과 알렌의 사이는 이렇구나 생각도 했고요.
근데 마냥 제가 일방적으로? 히로인 모드를 하자니? 이거 너무 쉽게 공략당한 것처럼 보이나 싶고 좀 괘씸해서(ㅋㅋㅋㅋㅋ) 썰을 풀려합니다. 물론 알렌의 설정상 린이 먼저 좋아하는게 맞지만 억울한건 억울한거다,,, 사실 난 알렌에게 주어진 이번 시나리오 역경을 넘는게 린 공략의 과정으로 생각했음. 이를 넘은 뒤에 린이 알렌을 좋아하게 될 거라 생각했어. 알렌이 린에 대해 생각했던게 어느정도 맞는게 바티칸 끝날때까지 알렌이 만일 상태가 크게 바뀌지 않았더라면 린은 알렌을 포기하고 오히려 그동안의 친밀감과 알렌의 미련함을 이용해서 속여먹으려고 했을테니까. 하지만 만약 이번 시나리오, 포기하는 거 불가능하잖아??? 그러니 그런 최악의 경우는 처음부터 없었으니 내 입장에서는 까탈스러운 편집증 환자 금쪽이 캐해도 맞추고 관캐랑도 이어질 수 있었던 기회였단 말씀(...)
그런 이유로 마찬가지로 알렌이 시민을 구하러 가는거, 만일 가지 않고 성자전 돕겠다고 했으면 오히려 내가 말렸을 거임. 알렌이 시민을 버리고 린을 도우려는 순간 여태 주장하던 타인의 행복이 보기 좋은 편한 거짓말이 되어버리거든. 이번 일상을 성자전 끝난 이후로 맞춘것도 같은 이유야. 린이 알렌이 시민을 구하고 세례자를 막았다는 사실을 알아야 그때부터 알렌을 인정하고 좋아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사실 지금도 마냥 순수하게 좋아한다고 하기에는 아직 '내가 쟤를 좋아한다고??? 진짜??' 상태에 가깝기도 하고 뭐가 이래저래 많지만(...) 히모에서 보였듯이 린은 알렌이랑 함께있고 싶어하고 그 마음은 공식적으로 진행에 박제가 되며 진실이 되어버림. 아니 짝사랑 서사가 히모에 박제라니 아 ㅋㅋㅋㅋㅋ 정말 이자까지 쳐서 두 배로 받아내야(농담임). 이번 시나리오 초반에 많이 해메면서 에바에 타는 신지처럼 굴었지만 당연히 알렌의 캐릭터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는 거 알아. 사실 얘기했지만 알렌은 진짜 정석적인 영웅형보다는 세기말에 유행한 세카이계 남자주인공에 성향이 가깝다고 생각되거든 ㅎㅎ...(사실 그래서 좋아하기도 함. 나는 복잡미묘하고 상반되는, 소위 나를 빡치게 하는 면을 가진 캐릭터에게 흥미를 느끼기 때문에...물론 그 끝에 집요한 노력과 극복이 있었으니 오케이한거지만).정말 얼마 안남았고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어.
3. 마지막 토고주 철주 정말 많이 고생했어...토고 그동안 엄청 쉬고 싶어했으니까 게이트 범람전까지라도 놀고 먹는 욜로 생활 응원하고 철이는 드디어 서사가 진행되었는데 나도 많이 몰입해서 지켜봤어. 홀로 고신부터 흑기사까지 외로운 윈터솔져를 당담중인 시윤이도 이제는 성자팟 끝났으니까 드디어 스포트라이트와 함께 고독한 생활에서 벗어나겠고
그리고 이 모든 것 위에 캡이 있나니 좋은 진행 재밌었어용. 정말 쩔었습니다.
추가-오몰입과타쿠의 후기 브금 사실 이번 일상 막레에서도 이번 히모를 보고 알렌과의 서사에 초점을 두고 브금을 선정하는게 맞을까 고민했는데, 지금은 아직 시나3이 다 끝나지도 않았고 카티야의 서사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린 본인에 맞춰서 골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