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도착한 커리큘럼실이 평소보다 깔끔하다는 걸 깨닫기까지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리라는 캔버스나 종이, 색연필이나 물감, 연필, 펜, 팔레트나 물통 따위의 그림 도구가 없는 커리큘럼실 내부를 의아하다는 듯 바라보다가 가방을 내려놓았다.
"오늘은 뭐가 없네요?" "아, 이리라 학생 커리큘럼 스케줄 새롭게 갱신하느라 세팅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어차피 오늘은 그쪽 도구들 쓸 일 없으니 신경 쓰지 말고 이리 와서 앉아요. 스케줄표 확인하고 들어가죠."
정인의 대답에 리라의 고개는 다시 한 번, 몇십 분 전 기묘한 장소 선정을 한 연구소에 대한 의문으로 기울어졌던 방향과 반대로 기울어진다. 그의 담당 연구원은 주기적으로 커리큘럼 스케줄을 바꿔보곤 했으니 갱신은 딱히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다만 도구들을 쓸 일이 없다는 말은 확실히 의아했다. 저번주부터 진행했던 '도구가 주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능력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탐구'는 이미 막을 내렸으니 오늘부터는 의료용 메스 대신 각종 그림 도구를 손에 쥘 거라고 생각했는데, 쓸 일이 없다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의문은 오래가지 않았다. 건네진 프린트물에 쓰여 있는 커리큘럼 스케줄표를 훑어내리던 옅은 라벤더색 눈동자가 정인의 검은 눈동자를 똑바로 마주했다.
".....이거 꽤 오랜만에 하네요?" "네. 오랜만이죠."
고저 없는 목소리는 언제나 그렇듯 딱딱하다. 리라는 안경 너머 냉정한 눈빛을 몇 초 정도 응시하다가 다시 프린트물로 시선을 돌렸다. 전기충격요법, 전극을 활용한 뇌신경 활성화, 창의적 사고 확장을 위한 영상 시청, 집중 스피드 드로잉... 뒤의 두 가지는 최근까지도 해 오던 것들이지만 앞이 문제다. 이건 급격히 레벨이 오르면서부터는 진행하지 않았는데.
"레벨 4로 올라오면서 이리라 학생의 발전 속도가 현저히 느려지고 있다는 얘기는 한번 한 적이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때문에 레벨 0에서 2까지 올라올 때와 같은 발전 속도를 끌어내보기 위해서 초기 커리큘럼을 다시 도입했어요." "......이제 안 하는 줄 알았어요." "기본적인 거잖아요. 필요하다면 해야죠."
리라의 시선이 커리큘럼실 한켠의 또 다른 문에 닿는다. 지독한, 지독했던, 비명소리가 사면에 부딪혀 메아리 치던, 어둡고 차가운—
"연구원님은 지금의 저에게 이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네. 이리라 학생은 아닙니까?" "그!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글쎄요. 전 이제 레벨 4잖아요. 기존 과정대로도 느리지만 꾸준하게 발전하고 있었고요." "조금 전에 말했는데 제대로 안 들었습니까? 느린 게 문제입니다. 레벨 0에서 2까지 올라올 때에는 이것보다 훨씬 빨랐어요. 이리라 학생도 기억하고 있지 않습니까?"
아니면. 살짝 굳은 리라의 낯을 응시하던 정인의 마른 입술이 느릿하게 달싹이다가 재차 열렸다.
"이제 더 발전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진 건가요?"
실망스럽군요. 입 밖으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귓가에 들려온 책망의 목소리에 리라는 한순간 언어를 잃어버리고 만다.
"아닐 거라고 믿습니다. 이리라 학생은 처음부터 야망이 있었으니까요. 자, 이만 들어가죠. 옷장에 있는 옷으로 환복하고 오세요."
게다가 알고 있었다. 어차피 반박해봤자 커리큘럼의 진행 방식은 연구원의 손에 달려있으니까. 잉크 묻은 손가락이 철제 캐비닛을 열자 서늘한 소독약 냄새가 밴 천쪼가리가 그를 반긴다. 입술을 꾹 깨물어 울렁이는 속을 잠재운 리라는 입고 있던 옷을 벗어 캐비닛 안에 넣고 실험복에 팔다리를 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