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5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누님보다 강하다고? 동영에 있는 예인이? 그 섬나라엔 대체 뭐가 득실거리고 있는거야..”
야견은 하란의 말에 질린다는 듯이 식은땀을 닦으며 말한다. 그러나 진지하게 캘 생각은 없는 듯 했다. 그녀가 바다를 건너는 노력으로 만난 인연이니만큼 굳이 아려고 드는 것은 촌스럽다. 여겼는지도. 그렇지만 만약에 만난 상대가 금모구미라는 것을 알았다면? 왜 여우꼬리 털 하나라도 뽑아오질 않았는지, 그 용도와 목소리는 어떤지 징징대며 따질 것이 분명하다. 어째서 여우귀 둔갑술을 배워오지 않은 것이냐 하란! 여튼 사파인 야견의 입장에서 금모구미라는 거악은 우상(아이돌)이나 다름 없으니.
“진지한 이야기라고 할 것도 아뇨. 내가 호남 시장바닥에서 뒹굴 때였나. 궁중에서 쫒겨났다는 주사 한명이 객잔을 열었지. 진위는 모르지만 실력은 진짜였어. 다들 처음보는 진기한 음식에 놀라 북새통이 되었으니. 그런데 반년쯤 지났을까. 사람들은 원래 찾던 객잔으로 돌아가더라고. 결국 그 요리사는 자존심을 꺾고 촌스런 시장요리도 같이 팔기 시작했지. 그재야 사람들이 단골이 되더군.”
장황한 이야기지만 요는 그거였다. 사람이란 자극에 질리면 익숙한 것을 찾는 욕심 덩어리라는 것. 새로운 것은 언제나 인기를 끌지만, 익숙함이 주는 안도감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땅에 발을 붙이고 사람 사이에 부대껴, 비겁하게 눈치를 보며 살아온 그이기에 이야기할 수 있는 관점인지도 몰랐다.
“분명 그 남사시런...아니아니 요망한 옷은 금봉파 놈들의 시야를 한번에 잡을거야. 다만 자극이 계속되면 그 졸부놈들은 싫증을 낼 수도 있는 법. 그때는 잠시 쉬어가는 노래도 좋을거요. 어디보자...금봉파 놈들이 동정호 주변에서 쫒겨났다고 했지? 그 더럽게 넓은 호수는 전해지는 시도 많으니, 적당한 걸 불러주면 좋지 않을까나...”
"재앙이란게 별 거 없더라~. 그냥 어느 날 길 위에서 툭 마주치는 거야. 아니면 재앙과 나란히 걷다 갑자기 깨닫는거지. 발이 걸리기 전까진 넘어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그녀는 턱을 괴고 야견을 지그시 보았다.
"그리고 쉬어가는 노래, 적당한 노래 말인데. 야견 네가 감당을 못하겠어서 그런 건 아니지? 네 눈에서 두려움이 보여.."
그녀도 어느날 홀연히 나타난 소리없는 재앙인가. 아니면 재앙 뒷면의 기적인가.
"....라고 할 뻔! 농담이야 농담! 아무튼 낮섦과 익숙함의 문제는 걱정 마. 이건 오래 하지 않을 거야. 사파 명문이 집결한 지금이 기회라고, 저번에 말했었지?"
반대로 말하자면 그들이 집결하지 않으면 할 이유가 없다는 뜻. 전쟁이 이어지는 중에 끝을 보겠다는 말과 같다. 익숙해질 때 쯤이나 익숙해지기도 전 정점에서 박수를 받으며 떠나는 것이다. 떠난다고 하여 그녀가 닿지 못할 먼 곳으로 떠난다는 말은 아니나, 이 남사스러운 옷은 곱게 개어져 상자 속으로 들어가게 되리라. 다시 필요하게 될 때까지.
"거기다 금봉파랑만 놀 생각도 없으니까! 다른 문파에도 전부 들러서 인기몰이를 해야지. 그래야 내가 이 중원에 폭풍을 몰고왔다고 할 수 있지 않겠어?"
“그 이야기에 대해서는 백번 공감하는 바요. 나는 몰랐지. 나는 몰랐지. 내 바로 옆에 벽력탄이 있을지 나는 몰랐지이이....
그렇게 말하는 야견의 눈은 퀭하니 먼 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새삼 눈앞의 누님도 그렇고 왜 내 주변의 이성은 멀쩡한 사람이 없을까를 고민해보는 야견이었다. 아니, 생각해보니 남녀를 막론하고 제대로 된 인간이 거의 없잖아? 혹시 그런건가? 내가 제대로 된 인간이 아니라서 주변도 다 그 꼴인가? 젠장!
“감당? 굳이 말하자면 나는 누님이 걱정되는 쪽인데. 저마다 다른 꿍꿍이로 가득찬 사파들을 들리는 사이에서 연약한 누님이 해코지라도 당하면 어쩌냐아 하고.”
야견은 씨익 웃어보이며 그리 너스레를 떤다. 자신을 찾아온 재앙이 두려웠다면 출세의 기획가 될 전장을 등지고 다른 곳으로 떠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파를 하나의 집단으로 여기는 이들이 있지만, 그 본질은 정파가 아닌 무림인의 총합으로 여기는 것이 마땅하리라. 그런 군상들 사이에서 무엇이 벌어질지는 결국 마주하기 전까지는 모르는 법이다. 뭐, 그렇게 어찌될지 모르기에 인생살이가 재미있는 법 아니겠는가.
“아, 폭풍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그 거적데...아니 남사스런..아니 예복을 입고 들어오는걸 도와줬으니 나도 하나만 도와주쇼. 폭풍을 불러오는거, 생각보다 어렵더라고.”
야견은 그렇게 말하며 잠시 집중하더니 손 위에 자그마한 흑색 구체를 만들어낸다. 얼핏 귀여워보이는 털공과도 모습이지만, 익숙한 이들이 본다면 그 안에 바람과 번개, 비와 얼음이 요동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으리라. 다만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일까. 번개가 구름을 찢고 파열되려는 듯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구름과 뇌기를 다루는 방법은 말로 배우고, 맞아가며 배웠지만 그 둘을 양립하기는 어려워.”
그녀 미사하란의 이야기가 아니다. 흔들리는 야견의 눈은 과거를 더듬고 있었다. 내 바로 옆의 벽력탄...이 뭐지? 가까운 사람을 칭하는 모양인데. 좋아하던 사람의 알고 싶지 않던 이면을 보았나, 아니면 유부녀였다는 사실이라도 깨달았나.
"아하하! 그래서 내가 네 소개를 받아서 바로 성에 들어가잖아. 흑천문과 직접 계약한 사람을 해코지하겠어?"
홍심을 맞추려면 홍심 위를 조준한다. 예로부터 도모하고자 하는 일이 막힐 때는 윗선을 찌르는 것이 특효약이라 하였다. 그녀가 흑천문과 직접 담판을 짓고 보증을 받아, 사파 주둔지를 순회하는데 감히 칼을 들이미는 자가 있다?
다른 비유로는 합비에서 남궁패를 단 자에게 해코지하는 놈이 어떻게 될 것인지 생각해보자. 그저 한 사람을 해치는 것을 넘어 뒤에 선 문파의 위신까지 먹칠하는 일이 아닌가. 사파들이 제각기 놀긴 해도 호재필 무서운 줄은 알아서 그리 뭉친 것인데, 아무리 그녀가 탐난다고 해도 섣불리 손대지 않으리라 그녀는 믿었다.
다만 팔룡방 주둔지에서 그녀의 정체가 드러났을 때는 어떻게 될지 그녀도 궁금하다. 용살의 기치냐 흑천에 충성이냐? 팔룡방의 충돌하는 자아는 분열되기 시작하며 그 꼴을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구름 안에서 뇌전이 발생하는 원리라면....으음..."
다소 말을 고를 시간이 필요했다. 자연스럽게 제 몸처럼 다루던 것을 언어로 풀어 말하려니 잠깐 지연이 생긴 것이다. 그녀는 뭔가 올라가고 내려가는 손짓을 하면서 설명을 시작했다.
"보통 상음上陰과 하양下陽이라고 한달까? 쉽게 말해서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물방울이나 습기. 그리고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따뜻한 공기로 인해 뇌전이 생긴다는 거야."
"양은 올라가고 음은 내려가는데, 음이 위에 있고 양이 아래에 있으면 당연히 자리를 바꾸려고 하는 원리지. 그 과정에서 양기와 음기가 파찰하여 터져나오는 것이 전電. 그리 형성된 전이 공기를 크게 진동시키는 것이 뢰雷이다.. 이렇게."
[풍상설우 - 폭풍우]
말이 끝나자 멀리 있는 하늘의 저편에서 작게 우르릉 거리는 소리가 울렸다. 그녀의 털공은 그곳에 있었다.
"사족을 붙이자면 구름은 작게! 그 안의 기는 꽉꽉! 본질적으로 서로 껄끄러운 기운들이 부대낄 때 생기는 거니까. 방이 좁아터질수록 성이 많이 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