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5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글쎄올시다. 장사치라는 것들을 얕보면 안되지요. 마음이 풀어졌다가도 돈이 오가는 문제에선 철혈과도 같으니. 뭐, 그렇게 자신을 부릴만한지 한번 지켜보실까.“
야견은 어깨를 으쓱하며 하란의 작은 무대를 지켜본다. 믿기 어려운 일이다만, 야견은 의외로 기예에 문외한은 아니었다. 태어나길 주제도 모르고 사치를 즐기는 관리의 집안에서 났으니 어느 정도의 식견은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하란이 읊는 선율이 단순히 8자락의 흥얼거림이 아닌 것을 조금이나마 눈치 챌 수 있었다.
“......대체 누구에게서 배운 재주요 이거.”
상기된 표정과 발개진 볼. 그녀의 노래를 듣는 이라면 누구나 그랬으리라. 단지 스쳐지나가는 소리일 뿐인 노래가 어찌 귀에 머무는 것일까. 동영 야만인이 이런 노래를 부른다고? 위기를 감지하는데는 도가 튼 야견, 잘 보이지 않지만 어디선가 위협을 느꼈는지 공포감을 느끼고 있다.
“혹시 동영이 아니라 선계에서 선녀들을 만나고 온거 아뇨? 거 참...”
그렇게 식은땀을 닦는 야견. 칭찬에 인색한 그로서는 최대의 찬사겠지. 다만, 야견은 뭔가 조금 걸리는 것이 있는지 턱을 괴고 생각한다.
>>492 하계압바... 유사 아들이... 목숨까지 바쳐서 압바 교좌에 올릴게요... 평생충성해
👀 어리긴 해도 재하는 제법 야무진 면이 있었다. 보육원에서 꼬물꼬물 그림을 그리더니 그걸 눈여겨 본 봉사자에게 팔아 돈을 모으고, 귀한 색실과 장식이 가득 담긴 목함을 사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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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아이는 일찍 잠에 들 시간이라며 불을 꺼주고 밖으로 나갔다. 재하는 생전 한 번도 덮어본 적 없던 귀한 직물로 된 포근한 이불 속에서 숫자로 백을 세고, 밖을 향해 귀를 기울였다. 조용해진 것 같다! 주변 눈치를 살피던 재하는 이불 밖으로 꼬물꼬물 나오더니 눈치를 살피다 창가에 냉큼 앉았다. 불을 켜면 들킬 게 뻔하고, 착한 아이가 아니라고 혼이 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달빛에 기대서 조금씩 만들면 아무도 모르겠지? 재하는 목함을 열어 진행하다 만 보라색과 검은 색실 매듭을 꺼냈다. 그리고 가장 밑에 깔린 매듭 짓는 법을 그려둔 종이도. 달빛에 희미하게 비치는 그림을 노려보듯 빤히 쳐다보니 눈이 조금 시큰거렸지만 손톱으로 꾹 눌러 여기까지 해뒀다 표시한 부분이 어느덧 끝을 향하고 있으니, 거의 다 끝난 것 같다. 먼저 이건 이렇게…… 재하는 엉성하게 손을 꼬물거렸다. 기감을 느낀 호위가 재하가 조그마한 선물을 만드는 걸 지켜보다 모른척 하는 건 꿈에도 모른 채. 어쩐지 최근 재하가 꾸벅꾸벅 조는 일이 잦아졌다 싶더니만, 이런 것 때문이었구나. 호위는 웃음을 꾹 삼키며 제일상마전께 보고드리지 않기로 했다. 저 조그마한 아이가 밤잠 설치면서까지 무슨 선물을 준비할지 궁금하기 때문이었다.
아직 어리긴 했어도 재능은 있는 건지, 재하의 손은 돈 쓰는 법만치나 야무졌다. 교국의 수많은 장인에 비견하자면 엉성한 부분이 없잖아 있지만, 처음 만든 것치고는 썩 괜찮은 수준이었다. 보라색과 검은색으로 고운 매듭을 짓고, 어여쁜 검은 구슬으로 장식한 술 장식은 검에 달기 딱 좋아보였다. 이제 편지도 쓰면 완성이다. 재하는 활짝 웃으며 달빛에 장식을 비춰 보았다. 그리고 한 편에 살짝 밀어두고 종이를 꺼냈다. 오늘 가는 법을 배워서 아직 축축하게 남은 먹을 붓에 콕콕 찍고는 열심히 글공부를 했던 걸 떠올렸다. 후원자 님은 아주아주 좋은 분이니까, 이런 보답이라도 드리고 싶었다. 루주처럼 때리지도 않고, 살이 오르면 못나보인다고 굶기지도 않는다. 하고싶은 말은 아주 많지만 뭐라고 써야 할지 고민하던 재하는 결국 많은 것을 쓰기는 그만두기로 했다. 아직 이 마음을 표현하기엔 멋진 단어를 모르는 나이에, 종이를 낭비할 것 같았으니까. 대신 한 글자씩 종이에 열심히 적었다.
거둬주셔서 감사합니다.
종이를 곱게 접은 재하는 슬쩍 눈치를 살피더니 남은 실을 목함에 집어넣고, 자그마한 서신이 마르기를 기다리다 결국 잠을 이기지 못하고 책상에 엎드려 잠들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