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리야鳴り矢 】 아야카미 고등학교 체육제의 고정 종목 중 하나. 올해도 오프닝을 화려하게 장식하기 위해 준비되고 있다. 유래는 정월, 아야카미 신사에서 봉납되는 오비샤 의식에서 출발한다고는 하는데 정확한 관계성은 불명이다. 대대로 아야카미 신사의 관계자가 학교 이사장직을 역임했기 때문에 그 연고인가 짐작할 뿐. 신에게 축제가 무사히 개최될 수 있었음에 감사를 표하고 또한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삼가 바쳐 올리는 의식과 진배없는 분위기가 과거에는 있었다고 하나, 현재는 그 본질이 잊혀져 학생들이 궁도복을 입고 활쏘기 실력을 겨루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느낌의 체육제 종목 A로 변질한 지 오래다. 애초에 서브전으로 노름이 끼어든 시점에서 긍엄함 따위 내팽개친 지 오래라고 볼 수 있다. 그나마 축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만큼은 괄시되지 않아, 매년 빠짐없이 개근하고 있음은 물론 우승자에게 부여되는 특전인 『나리야鳴り矢』 역시 매번 생략되는 일 없이 엄숙히 수여되고 있다.
【 계절 : 여름夏 】 ( situplay>1597033387>550 ) 【 체육제 준비 기간 (휴식 시즌) 】 2月8日~2月17日 ( situplay>1597033387>554 )
【 주요 공지 (필독❗❗❗) 】 ❗ 오너 방학 기간 situplay>1597032992>845
❗ 체육제 팀 확인 ( 24/02/06 갱신 ) ❗ 인간 한정 밸런스 수호천사 모집 ( 일단 무기한 ) ❗ 인간 한정 팀 변경 신청 ~2월 10일 situplay>1597033340>826
❗ 팀 변경 기준 situplay>1597033111>939
❗ 체육제 종목 안내 및 종목별 신청자 접수(1차) ~2월 10일 situplay>1597033298>379 situplay>1597033298>387 situplay>1597033387>34
일단 인간은 그렇게 생기지 않았다는 것 부터 시작해야하는걸까? 아니, 그런 것 보다 중요한 무언가가 필요할 것 같다.
"음, 그래. 전혀 숨겨지지 않았어."
뺨을 만지작거리며 생각에 빠졌다. 인간에게 들키느냐, 들키지 않느냐. 이 둘의 차이는 굉장히 크다. 신도 요괴도 현대에 있어서는 그다지 정체를 들키지 않는 편이 훨씬 편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일전에 정체를 밝혔던 것은 그 아이가 두려움에 떨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뿐. 원래라면 밝히지 않은채 그냥 지나갔을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건 위험하지 역시.
분명 그때 그 아이는 두려움에 떨고 있었던 것 같은데. ...물론 그 아이가 본 것이 이 아가라는 확증은 없으니까 아직은 억측인가. 그보다 그렇게 팔에 힘줘도 아무것도 안나온단다. 자랑스러워할 것은 아닌것 같은데. 어쩔 수 없지.
"아주아주 강한 요괴 말이지. 혹시... 이렇게 생겼니?"
순식간에, 몸의 형태를 바꾸었다. 원숭이의 머리, 호랑이의 팔다리와 몸통 그리고 뱀의 머리가 달린 꼬리를 달고 있는. 전승상의 누에의 모습으로. 가능하면 올해는 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이에게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이러는 편이 낫다. 한 번 아이를 향해 크게 짖어준 다음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너는 인간에 대해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그들의 세상에는 말하는 공도 누에도 없지."
"너의 행동은 인간의 삶을 어지럽히는 거야. 평온하게 살기 위해서는 우리의 존재는 모르는 편이 낫지."
"히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엑" "그런 모습이 아닌 것이와요. 아무튼 아야나는 아주아주 강한 요괴란 것이와요. "
"아무튼 그렇사와요. " 라 말하는 모습은 전혀 설득력이 없어 보였지만...... 거.....아무튼 본인이 그렇게 말하는데 한번쯤은 믿어줘도 괜찮지 않습니까??? 예?? 그보다 지금 낯빛을 보면 겁에 질린 게 맞는 것 같다. 아니아니 잠깐만. 저런 모습이라 한 적 절대로 없으니까.
"인간쨩들을 제대로 만난지 아직 5년밖에 안됐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이와요. " "하지만 [ 공존 ] 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존재를 알아도 괜찮지 않사와요? "
평온하게 살기 위해선 모르는 것이 낫다는 말에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렇지 않다는 듯 반론하려 하였다.
>>68 "알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두려운 것. 그리고 인간은 두려운 것을 버티지 못한다."
조몬 야요이, 그러니까 '나'는 신이다. 그것도 인간이 태양을 잃고 느끼게 된 공포에서 비롯된 신. 저 넓은 우주의 광활함이 나의 힘이었고 저 바다의 끝모를 깊음이 나의 존재를 증명한다. 알지 못하는 것에서부터 비롯되는 공포가 나의 근원. 정체불명을 아이덴티티로 삼은 신이기에 안다. 인간은 약하다. 아무리 강한 존재라도 죽어가는 순간에는 사랑했던 사람의 이름을 부르짖는다. 아무리 소원을 들어주어도, 아무리 강한 힘으로 속박하더라도. 아이처럼 울부짖게 되는 것은 같았다.
"숨기는 것이 능사는 아니지. 하지만 아가. 너의 말은 그 옛날 고대로 돌아가자는 걸로 들리는구나."
"인간은 두려움을 지우기 위해 요괴와 신을 죽여왔어."
"신과 요괴 또한 인간의 행동이 이해갈 정도로 인간을 죽여왔지."
아이를 내려놓았다. 도망치지는 않을테지.
"인간의 사회와 인외의 사회에는 차이를 두어야한단다. 그것이 아니라면 철저하게 인간의 방식에 섞여서 살아가야지."
"이미 신과 요괴가 인간에게 정체를 드러낸 시절이 있었단다."
"매일같이 요괴에게 인간이 죽고 신이 요괴를 죽이고. 인간이 신을 요괴를 찬양하던 시절이었지."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그런 것은 특별히 고민해 보지 않은 것 같다. 유우군은 나를 좋아해주는 인간쨩이고, 정체를 드러낸다 해서 딱히 [ 미움 ] 을 받은 적은 없었던 것 같기 때문이다. 카와자토가 이 아야카미에서 가진 위치란 그런 것이었다. 무해하고, 인간을 해치지 않으며, 오히려 지키고 보듬아주는 그런 존재. 그런 존재가 인간에게 경멸받고 미움받으며 살아간다라?
...뭐 그때 일은 이런 저런 일이 꼬이고 꼬여서 그렇게 되었던 거니까. 솔직히 말하면 아무렇지도 않다. 애초에 그것조차 '진짜 누에'가 당한게 되었으니까. 아니 누에 비슷한거? 아무튼. 여기에서 누에를 자칭하고 있는 '나'랑은 관계가 없는 일이기는 하지.
"아무리 상냥하고 아무리 친절하더라도 인간은 두려움을 놓지는 못하지."
나의 이름 앞에 빌던 아이들이 순식간에 다른 이의 이름을 연호한다. 그 아이들에게는 나의 목소리가 닿지 않은 채, 그래. 그저 그런 채로. 지워지고 잊혀지며 다시 태어난다. 삶이라는 것은 그런 것이다. 내가 살던 시절은 그런 곳이었다. 그리고 지금 역시, 그다지 다르지 않지.
"인간은 조금의 차이만으로도 추하게 싸울 수 있지."
있지도 않은 일을 트집잡아서 같은 사람끼리도 추하게 싸운다. 요괴? 신? 받아들여질리가.
"너는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났니."
가장 쉬운 방법이야 당연히 있다. 그저 헤이안 시절의 내 기억을 아이에게 보여주는 것 만으로 충분하겠지. 신이 요괴가 인간이 사냥하고 사냥당하던 시절. 짐승이 울고 짐승처럼 울던 시절. 허나, 그러고싶지는 않구나.
생각해보았다. 허나 모르곘구나. 여전히 내 안에서 답은 나와있다. 어쩔 거지 아가? 어떻게 할거니. 인간이 요괴를, 신을 적대할 의지가 없다고? 정말로 그렇다고 할 수 있겠니?
그렇다면 나는 말할 수 밖에 없다.
"태고부터 살아온 신으로서는, 인간이 인외를 적대할 의지가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구나."
"아야나는 지금까지 많은 인간들과 신님과 요괴쨩들을 만나와봤지만, 하나같이 대부분 좋은 존재들 이었사와요. 그들은 [ 우리 ] 들이 무해한 존재라는 걸 알게 되자 경계를 풀었사와요. 오히려 좋은 존재가 아니었던 건 같은 캇파들 이었사와요. "
잠시 뜸을 들이다 아야나, 눈앞의 신을 향해 질문한다.
"왜 우리는 인간을 해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같은 캇파들에게서 배척당해야 하는 것이와요? "
고대로부터 계속, 헤이안시대 이후로 특히나 박해는 심해져 왔다. 캇파들 사이에서 카에루족 캇파는 별종 아니 사냥감 취급이었다. 보통 체구보다 한참 작은 왜소한 체구란 이유에서부터, 인간의 영혼을 탈취하지 않는다는 이유까지. 카에루족 캇파를 배척하는 이유는 차고도 넘쳤다. 캇파가 같은 캇파를 사냥하는 일도 있었다고 했다. 캇파가 카에루족 캇파를. 잡아먹었다고.
"인외가 인외를 왜 적대하는 지부터 파악할 시간에, 인간이 인외를 적대할 의지가 있는지까지 파악하기란 시간 부족이 심각한 것이와요. 무엇보다 인간쨩들은 자그마한 우리들을 그저 개구리 취급 할 뿐 특별히 싫어하지는 않았사와요. 되려 우리들을 귀여워 해주었사와요. "
엣헴 하고 제 허리에 손을 올리며 아야나, 다시금 눈앞의 신님을 향해 질문하였다.
"적어도 여기 아야카미의 인간쨩들은 우리 카에루족 캇파들을 싫어하거나 두려워하거나 무서워하지 않사와요. 신님은 어떻게 생각하시와요? "
요괴 역시 근원을 따진다면 그것 역시 ‘나’와 동일하다. 공포에서 비롯된 존재. 집이 오래되서 울리는 소리에는 야나리가. 오래된 물건에는 츠쿠모가미가. 온갖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공포에서부터는 ‘누에’가. 공포가 요괴를 만들고 경외가 신을 만든다. 그렇기에 요괴와 신이 맞닿아 있는 것이다.
“배척 당해야 한다고는 하지 않아. 이 세상 만물은 천지가 창조된 순간부터 살아있다는 것 만으로 고귀하니까. 하지만, 알지 않니. ‘지성’을 가지고 있는 이상 ‘다른 것’은 ‘두려운 것’이라고 할 수 있단다.”
“예를 들어 피부의 색, 예를 들어 남자와 여자. 예를 들어 사무라이와 농민.”
“시간이 부족하다. 라고 하였니? 아쉽게 되었구나. 네 눈앞에 있는 것은 ‘지성’이 태어난 순간부터 이 땅을 지켜본 신이다. 너의 말에는 나의 삶의 시간으로 반박할 수 있겠어.”
때를 따진다면 조금 더 뒤가 되지만. 나라는 ‘개념’이 탄생한 것은 그때다. 신격으로 화하지 않았을 뿐. 모를리가. 모를 수 있을리가. 애초에 그딴 것은 나에게 허락되지 않았다. 캇파가 인간을 해하지 않는다. 이것만으로 이상한 일이다. 허나, 이 마을에서는 이상하지 않을지도 모르지.
“이 마을은 상냥함으로 가득하더구나.”
“적어도 이곳에서 만큼은 신인요가 모두 평온하게 지낼 수 있을 수 있겠지.”
아니다. 아니다. 아니다.
이 마을 역시 다르지 않다. 인간이 모였고, 요괴가 모였으며. 수도 없이 많은 지성이 모였으니. 누군가의 음습한 욕망도 고이기 마련. 그저 한 마디 밖에 할 수 없다. 아가는 정말로 운이 좋았다. 그저 그것 외에는 할 수 있는 말이 없구나. 조몬 야요이의 육신에 남은 그 아이의 기억에서부터도 읽을 수 있다. 변하지 않았다. 인간이라는 종의, 요괴라는 종의 근본은 그 무엇하나 변하지 않는다.
“두려워하는 인간이 있단다. 아가, 너는 ‘나는 귀엽고 무해하니 다들 받아들여줄거야!’하고 생각하는 건 아니니?”
“모두의 가치관이 같을 수는 없단다. 허나, 신으로서는 인간의 편을 들어야하지.”
“요괴의 존재를 알고 두려워하는 아이를 보았단다. 그 아이는 두려움에 벌벌 떨고 있었지. 당당해보이는 아이였는데.”
“카에루족과 다른 캇파가 다르다면, 네가 봐온 인간이 비슷하게 널 귀여워 했으니 인간의 가치관이 전부 동일하다고는 어떻게 할 수 있겠니.”
지성을 지닌 존재는 두려워하는 것 역시 다르다. 자신이 바라보는 것이 자신에게 아무렇지 않다고 남에게 그렇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니, 숨겨야지. 어차피 밝히지 않아도 되는 것이라면 밝히지 않는 것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