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설날을 맞이해 부모님께 세배를 드리는 것. 그게 뭐 어렵다고- 생각은 했지만, 거진 4년 동안을 해본 적이 없던 일이다. 어머니는 인첨공 밖에 있었기에 찾아뵐 수가 없었고, 아버지는 지금까지 연구원과 학생간의 지나친 사적 접촉이 ALTER의 방침에 어긋난다며 진정한 의미에서의 가족으로 있기를 거절당했다. 가을에 있었던 대사건 이후 그 모든 앙금은 해결되었지만, 아무튼 지금 중요한 것은 그동안 왜 그런 사적인 친밀함을 거절당했는가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큰절을 올리는 게 성운에게 퍽 낯설어진 일이라는 사실이었고, 그는 굳이 인첨튜브에서 큰절 올리는 법에 대한 동영상을 찾아보고 몇 차례 연습까지 해봐야만 했다.
─그나마도 그의 부친 되는 서헌오 박사는 한창 커리큘럼 개정 작업으로 바쁘다기에 점심때나 얼굴 비칠 예정이고, 우선은 어머니인 유호란 여사에게 먼저 아침에 세배를 드리기로 합의된 것이다. 원래 성운의 어머니의 성격대로라면 부부가 따로 세배를 받는다는 데에 토라져서 성운의 아버지에게 뭐라고 또 잔소리를 했을 것이나, 이제는 그녀도 성운의 아버지가 열중하고 있는 커리큘럼 개정 작업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기에 점심때에는 잠깐이라도 와서 아이들 세배를 받겠다고 서헌오 박사에게서 다짐을 받는 선에서 만족해야 했다.
성운은 옷가지를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도포에 쾌자차림이 영 익숙하지를 못했던 탓이다. 성운은 몇 번이고 옷매무새를 다듬어보며 이게 맞나? 하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무언가를 해야 할 순간은 성운의 의사에 전혀 개의치 않고 다가온다. “엄마는 준비 끝났다! 후딱 하고 떡국부터 먹자, 우리 강아지들.” 다그친다는 행위를 저렇게 자상하게도 할 수 있는 게, 어머니라는 존재의 신기한 점이었다. 문이 열렸고, 성운의 어머니가 단정한 한복 차림을 하고 바깥에 있는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안방의 문 앞에는 돗자리가 깔려있었다. 성운은 돗자리 위로 저벅저벅 걸어가서는, 힐끔, 하고 곁눈질을 하고 옆자리가 채워지길 기다렸다.
잠깐의 침묵, 그리고 지금. “둘, 셋─” 하고 나란히 구령을 붙이며 성운은 왼손이 위로 가게 포갠 두 손을 이마에 얹고 무릎을 굽히며, 허리를 숙여 큰절을 올렸다.
“새해에는, 우리가 지금껏 못했던 만큼 함께 행복할 수 있기를 바라요.” “새해에는, 그동안 엄마가 너희랑 못 있었던 만큼 함께 있어줄게.”
아직 나이를 더 먹어야 드나들 만한 곳을 다녀온 뒤에, 성운은 알터로 향했다. 조사는 조사고, 커리큘럼은 커리큘럼이다. 다만, 성운은 연구소에서, 서헌오 박사에게 말했다.
“능력의 한계라던가를 테스트하는 커리큘럼 말고··· 능력을 전투에 응용하는 데 도움이 되는 커리큘럼은 있을까요?”
─어느 쪽이냐면, 그도 굳이 무언가 싸움박질을 한다던가 분쟁에 휘말린다던가 하고 싶지 않다. 그 반대다. 평온한 삶. 그것이 성운이 자신의 삶에 있어 추구하는 제일가치이다. 다만 이 인첨공이 그 평온한 삶을 누리는 데에 있어 어느 쪽으로든 어마어마한 대가를 갈취하는 도시일 뿐이다. 평온한 가축의 삶을 받아들이던가, 평온한 사람의 삶을 쟁취하던가.
여름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고 하던데. 그런 감기에 걸려버렸으니 조금은 기분이 가라앉는 듯한 느낌이다. 움직이는 게 눈에 띄게 불편하거나, 숨을 쉬기 어렵거나, 뭔가 넘기기 어렵거나, 심하게 어지럽거나 하지 않아서 더욱. 그저 평소보다 조금 더 무거운 것에 둘러싸여 있는 느낌, 묘한 불쾌감이 몸을 감싸고 있어서 랑은 소파에 누운 채 한숨을 내쉬었다.
배가 조금 고픈 느낌이 있긴 했지만 일어나서 뭔갈 챙겨먹기는 귀찮았다. 그렇다. 아픈 것보다는 움직이기가 지극히 귀찮은 그런 느낌, 랑은 몸을 뒤척이다가 테이블 위에 놓인 라디오에 시선이 닿자 손을 뻗어 주파수를 맞췄다. 잠시 지직거리는 소리가 있긴 했지만 금방 신호가 잡혔다, 시답잖은 이야기가 나오는 채널에 고정된 주파수를 내버려 두곤 다시 자세를 고쳐 누우려고 했는데.
"?"
뭔가 기묘한 감각이 느껴졌다. 아니, 기묘한 감각이라기보단, 분명 전에도 느꼈던 감각. 경험을 통해 무슨 일인지 능히 미루어 볼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일어나려는 것 같았다. 아니, 분명히 일어날 것이다. 지금은 그 때보다 훨씬 감각이 발달했을 테니까. 랑은 잠시 동안 자리에서 일어날까 말까 고민했다.
랑은 문 앞에 선 채로 휴대폰을 들여다보았다. 밖에서 느껴지던 인기척이 잠시 조용해졌다 싶었더니 메시지가 연달아 오는 것을 직관하며, 랑은 마스크를 올려 쓴 채 문의 손잡이를 붙잡고 돌려 밀었다.
"....." "들어와."
이걸 어떻게 그냥 돌려보낼 수 있을까. 1분 정도, 문 너머에 서 있을 리라를 빤히 쳐다보던 랑은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뜨며, 리라를 집 안에 들였다. 그래도 지난번처럼 벽에 부딪히거나 땅에 떨어진 건 아니라 다행이려나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