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재앙이다. 비상! 비상사태다! 리라는 커다란 에코백에 이것저것 저것이것을 잡히는 대로 때려넣고 넉넉한 여름용 아우터와 검은색 볼캡을 눌러썼다. 마스크를 써서 하관을 가리면 당장 달려갈 준비는 마무리된다. 해열 패치 챙겼고, 갖고 있는 상비약도 되는대로 쓸어담았으며 보온병에는 따뜻한 물이 가득 차 있다. 그리고 또 뭐가 필요하더라. 정신 사납게 거실 안을 배회하는 리라의 발뒤꿈치를 졸졸 따라다니는 찡찡이의 시선은 의아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므앙." "으응, 잠깐만... 아, 죽 같은 거라도 싸 가야 하나?"
리라의 시선이 잠시 주방으로 돌아갔다. 내가 죽을... 만들어... 가야 하나?
"므애애옹." "......찡찡이 네 말이 맞아. 괜히 모험하지 말고 얌전히 사 가는 게 낫겠다."
유감. 이리라는 적어도 이 분야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자기객관화가 되어 있는 사람이었다. 당연한 일이다. 일관된 실패, 실패, 그리고 대실패를 거듭하며 자연스럽게 주방을 멀리하게 됐으니까. 물론 혼자 살게 된 관계로 언젠가는 도전의식을 발휘해야 할 때가 오겠지만, 그게 꼭 오늘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아무리 그래도 아픈 사람한테 새까맣게 탄 죽을 갖다주는 건 너무한 처사가 아닌가.
빗자루가 허공을 가른다. 묵직한 가방이 바람결에 흔들리자 내부의 물건들이 마구 부딪혀 작은 소음을 자아냈다. 리라는 손가락을 쥐었다 폈다 하며 손 안의 빗자루 막대를 초조하게 두드려댔다. 재앙이다. 이건 재앙이야. 엄청난 비상사태라고! 랑이 언니가 감기라니! 그것도 여름 감기라니!
"이게 다 장마랑 에어컨 때문이야... 자연의 심술과 문명의 이기가 이루어낸 환장의 콜라보..."
덕분에 리라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대상이 잘못된 원망은 헛소리에 가깝게 공기중을 유영하다가 흐트러진다. 하지만 누구라도 이런 상황에는 이럴 수밖에 없지 않을까. 여느 때와 다름없이 좋아하는 사람 목소리 듣고 싶다는 이유 하나로 전화를 걸었을 때 핸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음성이 평소보다 잠겨있다는 것을 깨닫는 건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 이후에는 솔직히 무슨 말을 나눴는지도 모르겠고. 걱정으로 가득 찬 머리는 제 기능을 수행할 의지를 잃어버렸으며 안절부절 못하는 몸은 결국 간병 물품을 한 보따리 쟁여 밖으로 튀어나오고 말았다. 빗자루가 죽집 앞에 착지한다. 리라는 가게로 빠르게 들어선 다음, 미리 포장 주문을 해 둔 죽이 들어있는 종이백을 쥐고 계산을 마친 뒤 핸드폰을 켰다. 지금부터는 걸어가야 한다. 스트레인지에서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니까.
안전한 길. 세상에 완벽히 안전한 길이 어디 있겠느냐만은, 그럼에도 이 골목은 랑이 그렇게 말한 이유를 쉬이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지나다닐 때마다 고요했다. 다소 어둡고 그래피티 같은 게 담벼락에 그려져 있긴 하지만 크게 위협적이거나 위험한 느낌은 들지 않는 길. 그런 장소를 지나오면 머잖아 익숙한 폐교 별관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도착이다. 현관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려던 리라는 문득 손을 멈췄다.
"아."
목적지에 도착한 덕에 긴장이 풀린 탓일까. 통화 당시에 제대로 귀에 들어오지 않았던 랑의 당부가 이제서야 녹음본처럼 귓가를 맴돌았다.
"......오지 말라고 했는데 와 버렸다."
그로부터 10분 뒤, 랑의 핸드폰에는 메세지 몇 개가 도착했을 것이다.
@나 랑 [언니] [사실 있잖아요] [저 어쩌다 보니? 언니 집 앞에 와버렸는데] [들어가도 돼요...?] [🥺 죽 사왔어요... 죽이랑 약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