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5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또 길을 잃을까, 마차를 타고 모용세가로 향하던 도중에 들린 어느 한 도시. 말들이 쉴 수 있게끔 마구간에 묶어두고서, 저는 주점을 찾아 느긋하게 음식을 즐겼습니다. 그런 와중에 보인, 무척이나 독특하신 분.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마치 톡- 건드리기만 해도 부러지는 무언가를 다루듯이 젓가락을 무척 세심하게 신경을 집중하여 들어올리시는 분이셨습니다. 그게 주위 사람들에게는 '젓가락도 잘 못 드는 힘 없는 아녀자' 로 보일지는 모르겠으나, 최소 저 근골을 보아 그 정도로 힘이 없지는 않을 성싶었으니···.
그래서인지, 미련을 내려놓은 다음 유독 어린아이처럼 바뀐 저는 문뜩 든 호기심을 참지 않고서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다가갔습니다.
팽능화는 객잔에서 식사를 할 때마다 크나큰 산을 넘어야만 했다. 젓가락을 부러뜨리지 않고 식사하기. 평소대로 힘을 줬다간 젓가락이 부서지는 것이 일상이었기 때문이다. 정말, 집에선 이런 일이 없었는데, 라고 생각하는 능화. 팽가 사람들 중 일부는 식기도 근력운동의 일환으로 무쇠로 만든다는 것늘 모르고 있었다.
"네, 네?"
그와 동시에 호쾌하게 아작나 버리는 젓가락. 얼마나 힘이 좋았는지 파편이 튀는 일도 없었다. 잡은 부분이 가루가 되어 떨어지는 것 같은데...착각이겠지. 황급히 가루를 날려버리고 아무 일도 없었던 듯 구는 능화.
화사한 미소와 곱게 맞춘 눈에 곤란하다는 듯이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다가 땅바닥만 바라보는 능화. 눈앞의 미인이 자신이 본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축에 들었으니 지래 자신같은 촌스러운 사람이랑 어울리기 힘들다며 기가 죽기도 했으리라. 아녀자들은 무슨 대화를 하지? 자신이 아는 대화주제는 어떤 단약을 먹어야 근손실이 없고, 상체랑 하체 단련 중에 뭐가 더 중요한지 그런 것 뿐인데!
"....저기, 죄송합니다. 그냥 아낙이라고 한 것. 거짓말이었어요. 저도 무림인이에요...전직 무림인!"
어째서 들킨거지? 완벽한 연기였을텐데! 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훤히 보인다. 애초에 팽능화는 두뇌회전이 빠른 편도 아니오, 재치가 있는 편도 아니었다. 근력이 있으니 왠만한 일은 힘으로 정면돌파하면 되니 당연한 것이다.
무척이나 순진하고도, 그렇기에 더욱이 매력적이라는 마음이 들지 않았다면 그는 거짓이겠지요. 저는 역시, 거짓말이 싫으니까요. 그래서인지, 눈 앞의 소저에게 향한 호기심이 더욱 커져만 갔습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팽가의 금지옥엽이라는 말은 조금 놀랍기는 했답니다.
"앗, 팽가의 능화 소저셨군요. 저는 모용 중 자 원 자 쓰시는 분의 제자, 류현이라고 한답니다."
다만은, 저런 순진함이 조금은 불안하기도 하여 잠시 눈 굴리다가 작은 목소리로 답하여주고서는 손을 꼬옥 붙잡았지요.
"능화 소저, 어느 가문에서 나왔다는 것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괜히 명문가라고 하면 원한을 가진 자들이 앞뒤 가리지도 않고 달려들 수도 있고, 그도 아니라면 다른 무언가를 노리고서 귀찮게 굴 수도 있으니 말이지요. 으음, 그리고 무림인이라는 사실은 되도록 숨기지 않는 편이 좋을거랍니다. 흑심을 품고 소저를 어떻게든 해보려는 자가 나올 수 있으니. 물론 능화 소저라면 필히 별 문제 없이 제압할 순 있겠으나 곤혹스러운건 곤혹스러운 일 아니겠습니까?"
이전과 같이 저가 아찔해지리만치의 호인은 아닐지라도, 다만 여전히 선인에 대한 호의는 여전하여서-. 사람에 대한 애정만큼은 그대로서여서, 푸슬푸슬- 마치 귀여운 것을 보는 표정으로 그리 웃었더랬지요.
"먹물 냄새가 난다 싫을 수 있으나, 서책을 가까이 하는 것 또한 좋은 일이며··· 선배에게, 어른에게 물어 답을 구하는 것 또한 방법이랍니다. 다만, 저와 같은 외인이나 모르는 이는 더욱이 경계하시구요."
그렇게 말한 뒤, 그제서야 조금 주제를 넘었나- 싶은 생각이 뒤늦게 들어 멋쩍어진 나머지 이젠 짧아진 단발을 손가락으로 꼬으면서 슬쩍 얼굴을 붉혔습니다.
당신이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주자, 자련은 마치 배부른 고양이처럼 가늘게 눈을 뜨며 더없이 만족스레 웃습니다. 피하지 않는다면 언제나와 같이 당신의 손에 머리와 볼을 부비려 했지요. 아이는 모르겠습니다만, 반려동물을 하나 받아 기르는 것은 확실히 이와 무척이나 유사할 것 같군요.
"꺄아-, 역시 우리 언니가 최고야!"
멋지다, 백시아! 우유빛깔 백시아!! 자련은 당신의 곁에 꼭 붙어 환호성을 지르고, 마치 응원을 하듯 박자에 맞춰 구호를 외쳐줍니다.
"이래야 우리 언니답지..."
으아, 와 우와. 그 사이 어딘가 쯤의 발음으로 작게 감탄을 내뱉은 자련은 도로록 눈을 굴리며 중얼거렸습니다. 내가 언제 물어보나 했어... 자련은 묘하게 심술이 난, 혹은 약간 시무룩해진 투로 이야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