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군, 전투 준비 첫 정기고사를 대비해 일상, 로그, 독백으로 성적을 올릴 수 있습니다. ※ 전군, 학운 참배 아야카미 신사에 참배합시다! 그러면 조오금은 운이 좋아질지도? 아닐지도…? ※ 전군, 진격!!! 1월 27일부터 1월 28일 23시까지 D-Day를 맞이해 시험을 치를 수 있습니다. 부디, 무운을.
특훈? 거기서 바로 반박했어야 했지만.. 구렁이는 말문이 막혔고, 입만 벙긋거렸다. 평소대로지 뭐. 아니라는 뜻으로 제 부스스한 머리카락을 한 번 흔들어 볼 뿐이다. 그게 무슨 소용이냐고.
" 아니. 아니야."
아니 물어본 적 없다니까. 어떻게 '뭐' 한 마디가 물음이 되는 거냐고. 심지어 물음표도 붙이지 않았잖아. 막 잠이 깬 얼굴에 의문과 당혹이 가득 떠오른 구렁이의 얼굴은 꽤 볼 만 했다. 그러는 와중의 상대는 벌써 스텝, 농구, 특훈, 다리근육, 공, 어려움과 같은 구렁이가 전혀 문외한인 말들을 어지럽게 쏟아내고 있었다. 그래, 저런 부류는 피해야 하는게 맞았어. 예전에 멀리서 봤을 때부터 요력이 뺏기는 기분이다 했다. 내가.
" 아니 그러니까 무슨 특훈...?"
거기다가 동행한다니 환장할 노릇이다.누가 누굴 불안해해. 확 여기서 잡아먹어 버릴까보다. 저 쓸데없는 자상함은 뭐람. 그렇게 생각하려 했지만 그런 쓸데없는 호의에 구렁이는 약했다. 답답함에 작은 한숨을 내뱉은 구렁이는 무시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그러나 제대로 말하지 않으면 상대가 뒤를 따라올 것 같은 불안감도 든다. 미치겠네. 구렁이는 던져둔 가방을 들쳐매고 상대를 지나쳐 나가려다 우뚝 멈춰섰다.
" 이름."
생각해보니 체육관을 오가면서 꽤 많이 본 얼굴인데 이름 정도는 알아둬야 나중에 마주쳤을 때 이름이라도 부르고, 소통이라도 되겠다 싶어서 내린 결론이다. 그러나 구렁이의 말은 지나치게 짧고 맥락이 없었기에 상대방은 퍽 의외의 멘트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뭐, 구렁이 보다야 덜 당황했겠지.
4. 많은 신이 그렇듯이 이름이 아오아카가네노카미 뿐은 아니다. 아오아카가네누시, 스즈아카가네누시... 앞에 아마노(アマノ) 같은 말이 붙기도 하였을 것이고, 같은 발음을 가진 다른 표기도 무수히 존재했을 것이다. 현재의 일본어 발음으로는 흉내낼 수 없는 그 때만의 독특한 이름도 있었을 것이다. 모조리 실전되었을 뿐이지... ( 어쩌면 어딘가에는 남아 있을지도?🤭 )
그렇다면 이 체육관에 어떠한 용무가 있어서 왔나보다! 무언가를 잃어버렸다거나 아직 하지못한 정리가 있었다거나! 무슨 특훈이라고 물어보는걸 보니 자신이 한 특훈에 대해서 흥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벌써부터 스탭을 연습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을텐데, 어지간히 흥미가 동한 모양이구나!
"농구특훈은 일단 슛부터 연습해보는게 좋아! 어떤 것이든 일단 흥미를 가질 수 있게 하는게 좋지. 일단 농구의 본질은 상대방의 골대에 공을 넣는 것 이고 그 이후는 그것을 위한 테크닉이니까.. 일단 3점슛을 아무 방해없는 상태에서 연속으로 3... 아니 5번정도는 넣을 수 있도록 연습을 하는게 좋다고 생각해!"
엄청 많은 말을 엄청 빠르게 말하며 자신을 지나치는 그녀를 당연하다는 듯 따라 나서는 그 였다.
"아, 쿠로누마 테츠오야."
이름을 물어보는 것 에서 그에게는 이미 동의 표시라고 느낀 모양이었다.
그가 가진 공을 농구공이 모여있는 바구니에 슉ㅡ 하고 던졌고, 고무와 고무가 부딪히는 둔탁한 소리가 났다.
제발 그만. 이쯤되면 구렁이 자신이 오해하기 좋게 말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보통 기가 아니야 이 인간. 저 푸르고 올곧은 눈을 봐. 비록 껍데기 뿐일 푸르름이지만 그의 곧은 심기를 바로 마주하자니 요괴인 자신이 부끄러워질 것 것만 같다. 왜인지 음험한 요력을 발휘해 저것을 조금이나마 꺾고 싶은 생각이 든다. 가만히 붉은 빛을 발하려던 자안이 얌전히 사그라들었다. 그래. 그러한 단순 오기였을 뿐이지. 그러니까 그 놈의 농구 얘기 좀 그만 하란 말야.
" 쿠로누마. 테츠오."
별 거 들어 있지도 않은 구색만 갖춘 검은 백팩을 달그락거리며 맨 구렁이는 미끄러지듯 체육관의 나무판 바닥을 나섰다. 갈까? 하는 물음에는 이미 대답이 소용없어진 지경임을 알았기에 입을 꾹 다물었다. 남몰래 체육관에 기어들어와 낮잠을 잔 한량과 열심히 특훈한 청춘 남고생. 분명 자신이 방해하는 쪽인데 뭐가 이리 해맑고 우호적이람.
" ..자넬 몇 번 본 적이 있어. 난 여기서 종종 낮잠을 잤고, 자네는 여기서 훈련을 했지."
힘겹게 긴 문장을 말한 구렁이. 이 정도로 애썼다는 건 오해를 품과 동시에 오해를 사기 위함이었다. 그러니까 훈련이나 하는 너와는 다르게 난 한량이니, 제발 안 좋게 봐주거나 말을 걸지 말아달란 뜻이라고. 체육관 문을 체구에 맞지 않은 힘으로 거칠게 열어재낀 구렁이가 다시 소리없는 걸음을 재촉했다. 그리고 하필 그 앞에는 자판기가 있었다. 아, 시원한 물. 낮잠을 자고 일어난 직후에 마실 시원한 사이다 한 캔을 어찌 지나치랴.
사실 방금 밖을 봤다. 하필 이 타이밍부터 비가 뚝뚝 떨어질 것이 무어냔 말이다!!! 그 덕에 내 눈에서도 다시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았고... 간신히 참아낸 나는 허둥지둥하면서 수?습을 시도했다. 그러니까 이렇게.
"비, 비가 오는 게 나쁜 날씨라고 하는 건 저, 저, 저,저저기이 편견이니까 말이지??? 너무 안 내려도 사람들은 자신들이 죽는 줄 알았고, 시, 실제로도 죽어나갔고... 그 그러니까, 저기... 오히려 이렇게 비가 내리니까...! 지금처럼 아늑한 실내에서 공부하기 좋은 날이라는 거지, 응응!" ― 거기 시끄러워, 정숙. "앗.......... 넵, 넵..."
눈이 핑핑 돌면서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면서, 나름대로는 속으로 잘 수습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무튼 이 논리를 이어나가야했기 때문에 나는 내가 펼쳤던 참고서를 하쿠 앞으로 밀어주려고 했다. 그러니까, 같이 볼 수 있도록.
"그, 그런 의미에서 가, 같이 공부해보자는 거야... 뭐, 어, 어려웠던 부분... 없어...?"
사건은 어찌저찌 수습되는 듯했다. 몇 인간들은 자리를 떠나면서도 의심의 눈초리 힐끗힐끗 보내 왔지만, 신께서 부리부리한 눈으로 맞받아치니 인간들이 버텨낼 도리 없다. 못마땅한 기색 보이면서도 떠나가는 뒷모습들 가만히 일별하다 시선을 돌렸다. 하면 이제 남은 것은……. 그리 생각할 찰나 잠긴 문 너머에서 철컥, 소리가 난다. 무신은 반사적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말았다.
이 녀석 그냥 이대로 가둬 놓고 갈까?
……그런 생각 들다가도, 이번에도 실현시킬 수는 없는 공상이란 것 알기에 신의 낯이 떨떠름해진다. 이대로 두고 갔다가 다음날 신발장에서 요괴(의 시체)가 발견되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인간들은 괴생물체의 발견이니 뭐니 떠들어 대겠지. 어떤 식으로든 경계가 강화될 테니 그도 덩달아 곤란해질 것이 뻔했다. 무신은 손을 들어 제 뒷머리를 벅벅 문질렀다.
쯧. 혀 차는 소리는 비좁은 신발장의 어둠 너머에까지 닿았으리라.
이내 어두운 시야의 한쪽에서부터 천천히 빛이 들어온다. 그 짧은 사이 밀폐되어 갑갑했던 공기가 열린 틈새로 먼저 몸을 빼고, 봄날 오후의 햇살 비스듬히 비치는 자리에 보인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