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것과 멋진 외모는 조금 결이 다르다. 중성적이기에 아름다운데 완전히 그쪽으로 치우는 것은 아니다, 라고. 하여간 인간의 미의식은 도통 이해하기 힘들다. 사내들이 수염을 기르던 때가 차라리 편했다. 혹은 밀 것이라면 남성이 머리털 괴상하게 깎던 시절처럼 다른 부분에 티라도 내 주었으면 좋겠건만. 그는 카즈키의 말 반절은 알아듣지 못했으나, 적어도 중성적인 것보단 남성적으로 보이고 싶다는 뜻만은 대강 이해했다. 그래서 나온 조언이란…….
"하면 수염이라도 기르는 것은 어떠하냐. 그것이야말로 웅성(雄性)의 증명이니."
수염을 기르라고. 중성적인 매력이 아름다운 미소년에게 적폐 중의 적폐, 있어서는 안 될 충격적인 모독 발언을 들이댄다……!
그러거나 말거나 무신은 도시락통 치워주는 수발을 아주 당연하게 받고만 있다. 적당한 고요가 정취를 돋군다. 이대로 한갓지게 시간이나 마저 보낼까 하던 중 돌연 들려오는 말에 시선을 돌렸다. 군데군데 불그스름한 빛 도는 특이한 빛의 머리색(아무리 인간에 관심 없단들 그도 인간의 체모 범주 정도는 외우고 있다.)을 가진 인간이다.
"그와는 다르니라. ……허나 그 자체가 나의 업이라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군."
흠. 문득 그가 가벼운 침음성을 흘렸다. 그러고 보니 저 인간은 옆에서 종알거리는데도 귀찮지 않다. 때마침 신격에 관한 이야기도 들리기도 했겠다, 저 인간 몸가짐 조신하고 보이는 자세 제법 기특하니 복이라도 내려줄까. 변덕스러운 성정이 다시금 고개를 치켜드는 때였다. 그가 다시금 곁으로 눈길 돌렸다. 그러고 보면 무카이라는 기인의 눈빛, 과히 무감각할 정도로 무정한 눈을 하고 있으나 눈동자 한가운데에 서린 정기만은 기이하리만치 형형했다.
영 끌리지 않는단 말이지. 그는 그래도 생각은 해보겠다면서 머리를 긁적였다. 결국 자신의 몫은 배가 고프지도 않아서 뚜껑도 안 열고 남아버렸는데. 그는 잠시 고민하다가 남은 도시락 하나를 무카이에게 건네보았다.
"혹시 이거 집가서 드실래요? 괜찮으시다면요."
그는 아까 꽤 잘 먹었던 무카이가 떠올라서 그렇게 말한 뒤 반응을 살폈다. 통이야 뭐.. 굳이 돌려받을 필요는 없고. 싫다고하면 집에 가져가서 나중에 먹으면 그만이니까.. 딱히 상관없지 않을까?
"업이요? 오... 되게 멋지네요."
매우 진심. 그는 생각보다 어린아이같은 구석이 남아있었는데, 무카이의 말이 꽤나 멋지게 받아들여졌나보다. 사실 본인은 그저 은둔고수나 그런 느낌으로 받아들인거긴 한데. 그러나 그러거나 말거나, 그는 눈을 빛내며 저정도 힘을 얻으려면 오랜기간 피와 땀을 흘렸을거라 혼자 생각하고 있었다.
다만 뒤이어 들려온 질문에 잠깐 뜸을 들이긴했다.
"그냥.. 길바닥 굴러다니면서 이런저런~ 정도죠. 전문적으로 배우거나 한적도 없으니까요."
한 여학생이 고개를 푹 숙이며 내밀었던 편지, 벚나무 앞에서 고백한 바람에 바람에 날린 벚꽃잎이 살랑이며 편지 봉투에 앉았던, 그 사건, 신학기 커플을 만들었던 그 유명했던, 앞에서 바로 고백할 거면 도대체 왜 편지를 전달했을까 절로 궁금증을 자아냈던, 올 봄의 사건 때문이었을까요…? 이상하기도 해라, 아야카미 고등학교에서는 난데없는 편지 열풍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날… 날 좋아한다고? 미안, 미안… 난 임자가 이미 있어서…!"
"나한테도 편지가 왔어. 초코와 같이. ……친구가, 되고 싶다던데. 친구라면 얼마든지 되어줄 수 있어. 지금 만나러 갈게."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지금이라도 무릎을 꿇고, 아니 도게자라도 해서 빌고 싶습니다, 죽을 정도로 죄송합니다, 용서해주십시오, 라고……? 아니, 이거 유치원생 적 일이잖아, 나 기억도 안 나. 대체 뭔 일이 있었는데…"
"이 편지는 영국에서 최초로 시작되어 일년에 한바퀴를 돌면서 받는 사람에게 행운을 주었고 지금은 당신에게로 옮겨진 이 편지는………"
……점점, 갈수록 그 본질(?)이 왜곡되어 그나마 귀여운 우정 편지부터 시작하여, 장난 편지도, 혈투를 기약하는 결투장도, 유치원생 적 과오를 사과하는 사과문도, 의미를 알 수 없는 헛소리도, 저주에 가까운 글귀도 당연한 것처럼 돌아다녀 의미가 알 수 없게 되었지만──
──그렇더라도, 지금이야말로 이 갑작스러운 유행에 아무렇지도 않은 척 녹아들기에는 최적의 기회라는 사실에는 전혀 변함이 없을 겁니다. 지금이라면, 내가 생각하는 누군가에게, 멀리서만 지켜보던 누군가에게, 혹은 앞으로 인연이 닿을지도 모르는 누군가에게, 이 마음을 전할 수 있을지도.
직접 전하기도 하고, 낭만 있게 신발장에 감춰두기도 해보세요. 1층 복도에 편지를 무작위로 전달해준다는 수수께끼의 편지함도 생겼으니 그것을 이용해도 좋습니다.
물론 신발장에 감춰둘 때는 유의를. 모든 유행이 그렇듯이, 꼭 깽판을 쳐놓는 장난꾸러기들은 언제나 어디에서나 존재하니까요. 당신이 열심히 쓴 편지가 알아채고 보니 엉뚱한 곳으로 가 있어도 어찌할 도리라고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즉, 그 소리지요. ──부디 건투를?
편지를 작성하는 일상/로그를 돌릴 수 있습니다. 편지를 전달하는 일상/로그를 돌릴 수 있습니다. 편지 열풍이 돌며 벌어지는 상황으로 일상/로그를 돌릴 수 있습니다.
(1月11日~1月20日)
【 XX를 담아、나로부터。 】
아야카미 고교의 편지 열풍에 힙입어, 언제라도 누구에게라도 편지를 적어 보낼 수 있습니다. 내용은 무엇이라도 좋습니다. 캡틴의 이름 하에 전면 허용합니다. 물론 너무 무례한 것은 상호간 합의가 필요할지도 모르겠지만요.
익명으로 적어도 좋고 기명으로 적어도 좋습니다. ( 캐릭터 한정 익명입니다. 오너는 익명이 되지 않습니다 ) 참치 간 합의만 있다면 사칭도 무려 가능합니다. 선물을 섞어도 괜찮습니다. 반대로 편지 없이 '선물만'이어도 괜찮습니다. 일면식 없는 캐릭터끼리도 상황만 뒷받침해준다면 서로 편지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상황을 만들어보세요.
모든 편지는 업로드하는 즉시 전달한 것으로 처리됩니다. 용이하게 구분하기 위해 모든 편지는 >>0을 포함하고( 일상 포함 ) 나메에 [편지]를 포함하기로 합니다.
편지 횟수에는 제한이 없으며, 직접 전달할 수도 다른 방법을 통해 전할 수도 있습니다. 이 아래는 조금 특별하게 편지를 전달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 누가 내 편지를 옮겼을까? 】
당신은 편지를 [누군가의 신발장]에 넣을 수 있습니다. 신발장에 넣을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다이스를 굴립니다.
.dice 1 (총 시트 수 -1). (순서는 신/요괴/인간 순으로 정리된 위키 참고 또는 직접 기재)
(총 시트 수 -1)분의 1 확률로 당신의 편지는 안전하게, 당신이 의도하는 사람에게로 전달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아차! 어떤 장난꾸러기가 당신의 편지를 건든 걸까요? 눈치챈 순간에는 이미 늦었습니다. 벌써 관계도 없는 사람이 당신의 비밀스러운 편지를 열어보고 있습니다… 오해가 생겨도 이젠 어쩔 수도 없지요!
( + ) 재미를 가중시키기 위해 다이스를 임의로 수정할 수 있습니다. 신/요괴/인간/여학생/남학생 등으로 범위를 한정시켜 다이스를 돌릴 수도 있고, 아니면 당신이 생각하기에 재미있을 범위 내에서만 굴려도 좋습니다.
( + ) 반드시 나메에 [신발장 편지]를 포함해주세요.
【 수수께끼의 편지함 】
당신은 편지를 [1층 복도의 수수께끼의 편지함]에 넣을 수 있습니다. 편지함에 넣을 경우에도 다음과 같은 다이스를 굴립니다.
.dice 1 (총 시트 수 -1). (순서는 신/요괴/인간 순으로 정리된 위키 참고 또는 직접 기재)
신발장처럼 편지함도 편지를 랜덤하게 전달시키지만, 편지를 받는 캐릭터들이 랜덤임을 알 수 있다는 점에 다릅니다. 그야, 편지봉투에 수수께끼의 편지함에서 왔다는 표식인 특유의 도장이 남겨지거든요. 누구에게 보낼지 모를 때는, 수수께끼의 편지함을 이용해보는 건 어떨까요?
( + ) 재미를 가중시키기 위해 다이스를 임의로 수정할 수 있습니다. 신/요괴/인간/여학생/남학생 등으로 범위를 한정시켜 다이스를 돌릴 수도 있고, 아니면 당신이 생각하기에 재미있을 범위 내에서만 굴려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