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등에 맞닿는 입술에 몸이 절로 긴장해버린다. 아, 아니. 아까 춤 출때도 친구들과 장난스럽게 주고받았던 동작이고, 지금도 양 옆에 늘어선 다른 아이들도 똑같이 하는 건데. 어째서 이렇게 얼굴이 뜨거워지는 걸까. 당겨지는대로 끌려가 서로의 간극이 좁혀진다. 가까워진만큼 물씬 풍기는 향수내음이, 그래, 분명 이것 때문에. 맨 처음에 이걸 맡았을 때부터 이상했어. 분명 향수 때문이고, 이 자리의 분위기 때문이고, 이 열기 때문이야. 하지만 사실은, 유우가를 향한 이 마음 때문인 거겠지. 아아, 역시 나 이 사람이 좋아. 붉게 물든 얼굴로, 평소와 다르게 옅은 화장으로 덮인 입 안에서 이 말을 굴려본다. 정작 내뱉은 건, 모든 걸 가려버리기 위한 장난스러운 말이지만.
"뭐어?! 지금 누구더러 허접이라는거야."
그리고 일부러, 발끝으로 유우가의 발을 지긋이 누른다. 흥. 심술궂은 유우가는 좀 아파봐야한다고.
노래에 맞춰서 춤이 시작된다. 서로의 발끝이 같은 곳을 향하고, 허리에 두르고 어깨를 잡은 손은 조금 따끈한 느낌이 든다. 턴에 맞춰서 돌아가는 배경 위로 평소와 다르게 단정하게 정리된 유우가의 머리카락이라던가, 아까와 다르게 약간 생기가 돌아온 듯한 눈이 시야 가득히 비춰져서. 한 눈을 팔다간 스텝이 꼬일 것 같아서 위닝 라이브 때와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긴장하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나만 긴장한 게 아닌 것 같은 느낌에 어쩐지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어쩐지 둥실거리는 기분이 되어서, 어쩌면 이거 꿈일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도 들었다. 초목도 잠들기 시작할 야심한 시각이긴 하지. 한 여름 밤은 아니긴 하지만.
그렇게 마지막 곡이 끝난다. 꿈에서 깨어날 시간이 된 것이다. 어깨를 잡은 손을 놓고, 한 발짝 떨어져 서로 인사를 주고받는다. 그리고 12시가 되어 우리의 프롬은 그렇게 끝이 났다. 여운이 가시지 않은 채로 잠시 뜸을 들이다가, 늦장을 부리듯 천천히 주변을 둘러본다. 이제 꿈 같은 시간은 끝나고 뒷정리라는 현실이 기다리고 있겠지.
"—뭐야. 생각보다 잘 추잖아. 왜 걱정했던거야. 겁쟁이❤️ 쫄보❤️" "....이제 끝이네."
납득은 했지만 그럼에도 다 삼키지 못한 아쉬움이 끈질기게 말끝에 매달린다. ....정말 바보같지.
>>253 -쓰르라미-라면 역시 계절은 여름이어야 한단 말이죠.. 그러니까 리본 달린 챙이 넓은 모자(밀짚 or 하얀색)와 하얀 원피스가 제격이라고 생각해요🤔 거기에 에코백(범행도구 들어있음)도 있을 것 같고요.
의상을 생각하다보니 구체적인 망상이 되어버렸는데.... 히다이가 출근이나 뭐 기타 등등 외출로 잠시 집을 비운 사이에 집에 찾아가서 초인종 누르고 아내가 누구냐고 물어보면 "저 히다이 트레이너님한테 배우던 누구누구인데요 트레이너님 계신가요~? 앗 안 계신다고요? 그럼 실례지만 안에서 기다려도 될까요? 밖은 너무 더워서요..."하고 여름답게 하얀 원피스 입고 찾아온 정상인 학생 코스프레(...)하고 안으로 들어갈 것 같네요 그리고 진짜 정상인인척 '이거 변변찮은 거지만...'하고 선물도 건네고 차 내오면 마시고 아이(멋대로 3~4살 정도로 상상함)랑도 같이 잠깐 놀아주면서 그야말로 은사 찾아온 학생인척 오지게 하다가
히다이가 뒤늦게 돌아오면 아내가 '당신 학생 왔어~'하고 안내해주겠지.. 그러다 메이사인거 확인하고 그 자리에 얼어붙고 아내는 무슨 일인지 몰라서 물음표 띄우면서 돌아보면.... 거기엔 메이사가 잠든 것처럼 축 늘어진 아이를 안고 서서.......🙄
이 이상은 청불 먹을 것 같아서 그만둘래요...🫠 그럼 전 다시 온칼로로 들어갈게요... 농담이에요 사실 나갈 준비 해야해서.. 주말에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데 자꾸 인싸들한테 납치당해서 슬픈...... 다들 나중에 만나요...
고작 잠깐의 시간이 흘렀을 뿐인데도, 하늘에서 떨어지는 눈의 입자는 점점 굵어져만 간다. 우산 없이 앉아있는 우마무스메의 몸 위로 눈꽃이 하나둘씩 떨어지고, 그것이 따스한 체온에 녹아 몸의 열기를 앗아가는 것이 몇 번이고 반복되고 나서야 레이니・왈츠는 새삼스럽게 오늘의 추위를 깨달을 수 있었다.
“감기? 날씨가 추워서.” “그냥, 따뜻한 곳으로 들어가면 괜찮아질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경 쓰이는 것은 자기 자신이 아닌, 들고 있는 선물상자일 뿐. 포장지 안으로 눈이 들어가진 않으려나, 하는 실없는 걱정을 떠올리며 레이니는 빈 손으로 코트의 단추를 풀어나간다. 차가운 냉기가 훅 하고 상의 속으로 들어오자 반사적으로 우수수 소름이 돋았지만,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이야기에 안도감과 함께 픽 하고 미소를 지어 보이며.
“응. 놀러 나왔는데 아직 아무도 안 와서 기다리고 있어.”
둔하고 바보 같은 다이고는, 이런 이야기를 해도 레이니가 자신의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곤 생각도 못하리라. 내리는 눈을 피해 코트자락의 안쪽으로 상자를 숨기며, 레이니는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한마디 덧붙인다.
>>283 "흐음, 애매하답니다. 두분의 말씀은. " "ーー사람의 가치를, 도대체 어떤 식으로 「증명」 하면 되련지, 지금의 말씀으로는 감이 잡히지 않아요. "
어떤 가치가 있는지 증명해 보이라고? 그건 쉽다. 구체적으로 증명해 내 보이면 된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저들이 원하는 구체적인 가치란 무엇에 있는가? 살며시 입꼬리가 올라간다. 어떻게 증명해 내 보이는지만 알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게 과연 옳은 길일까? 확실히 알수 있는 게 있다. 이 사람들은 모든 것을 이해타산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그렇다고 해서 미즈호 자신이 무조건적으로 굽히고 들어갈 상황도 아니다. 이 상황에서 미즈호가 굽히면 니시카타가 굽히는 것이 된다. 그것은 격을 중요시 여기는 아버지가 용납치 않을 것이다. 어느 쪽이든 만족스럽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지 않으신다면, 코우 씨는 저희 니시카타 가로 모시도록 하겠답니다. " "야나기하라가 아닌 저희, 니시카타 가로. "
돌려 말할 것도 없이 이것은 명백히 도발적인 말이다. 야나기하라로 무조건 성씨를 바꾸란 법은 없으니까. 안 그런가?
이번에는 조금 다른 느낌인데요... 레이니가 달리다가 부상을 입게 되어서 결국 은퇴해야 하게 됐을 때... 만약 레이니가 아직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했다면 그대로 일방적 계약 해지 후에 도쿄로 돌아갔을 거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다이고는 트레이너 일을 더 못하겠다고 하면서 나고야로 돌아가고... 그런 상황에 정말 우연으로 도쿄에서 화과자 주문이 들어왔고 도쿄에 가볼 겸 다이고가 잘 포장된 화과자를 가지고 도쿄로 갔는데 그 화과자를 주문한 사람이...
레이니 는 아니고요 그냥 나고야에 왔다가 다이고네 화과자를 먹어 본 예전 손님... 배송을 마치고 바로 돌아가기는 좀 그렇고 도쿄에 왔겠다 조금 돌아보고 갈까 했는데 우연히 레이니를 발견하게 되는 거에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극단적인 선택은 안 하고, 그럭저럭 잘 살고 있는 그런 모습을 보고 말은 못 걸고 그냥... 결국 지인에게 부탁해서 도쿄에 간단한 일자리 찾아 머무르면서 레이니를 봤던 그 장소를 수시로 찾아가고 그렇게 그냥 살아가는 걸 보면서 만족하고 있는데, 어느 순간 레이니가 나타나지를 않는 그런 거...
그럼 레이니는 어디로 갔을까.. 레이니는 반대로 나고야에 간 건 아닐까 그렇게 생각을 해봤어요, 어쩐지 선물받았던 화과자 상표 같은 거 기억하고 있을 거 같아서. 서로가 없는 서로의 고향에 남은 그런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