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이라고 생각하나요? 아닙니다. 다음 스테이지의 시작이죠.」 「그것은 제가 여러분께 알려 드리는 내용이 아니라, 올 한 해 동안... 여러분이 제게 가르쳐 준 사실입니다.」
「어떤 우마무스메는 태어나서 한 번도 경기장을 밟지 못합니다.」 「어떤 우마무스메는 경기장 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숨을 거둘 때조차 경기장에서 쓰러져야만 하죠.」 「어떤 우마무스메는 데뷔 2년차에 사츠키상, 더비, 국화상을 단숨에 연패(連覇)하고...」 「어떤 우마무스메는 평생을 로컬 시리즈의 OP에 출주하는 데 그칩니다.」
「또 어떤 우마무스메는 철없이 중앙의 레이스에 나서서 모든 것을 쏟아붓고서도 불완전연소하고,」 「지도자로 달아난 이후에도 혈기 넘치는 제자들을 보며 동경과 질투를 멈추지 못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이야기에 공통점이 있다면, 끝은 없다는 것입니다.」 「다음 스테이지가, 시작되기에...」
「여러분이 앞으로 향할 트랙은 어디인지, 그리고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저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제가 여러분께 경의를 표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이것뿐입니다.」 「지금까지 무엇보다 빠르게, 무엇보다 맹렬하게, 또 무엇보다 끈기 있고 늠름하게 달려 주어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어딘가에 있을 골인 지점을 향해서, 아니, 골인 지점을 지나서도...」 「빛 너머로 끊임없이 달려가길 바랍니다.」
【엔딩 피리어드】 방학식의 연설에서 오즈 학원장, 아니, "쇼츠 어딕트"는, 학생들 앞에서 처음으로 모자를 벗었습니다. 단정한 버킷햇에 숨겨져 있는 귀가 처음으로 드러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자신이 키워낸 최초의 로컬 3관 우마무스메에 대한 경의였을까요? 아니요, 사실은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우마무스메와 트레이너들을 향한 감사의 표시였을 겁니다.
wwwwww그치만 술자리... 재밌는걸 요??? 그래도 저 막 많은 사람들이랑 막 마셨던것두 아니구ww 완전소중한 짱친들이랑 거의 한두명씩 해서 먹었던거라.. 와따시는 완전완전 아싸인.... 히히 마자요... 우웃 히다이 쭈..(나데나데) 건강이 우선이닉가요~~~ 아프지 않으실정도로만 드셨으면 하는www(낼룸) 히히 감사해요 히다이쭈도 올해는 좋은 일만 있으시길 바라는wwwwwwwwwwwww
마마랑 파파에게 악수를 청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덕담을 건네는 유우가의 시선은 한번도 날 향하지 않았다. 그래도 목에는 내가 조용히 두고 나왔던, 생일선물로 준비한 목도리와 똑같은 색이 둘러져있어서. 조금 전, 등 뒤에서 들린 목소리에 무심코 돌아봤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나는 아무 말도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부모님을 등지고 서 있는 게 다행일지도 모른다. 분명 나, 좋은 표정은 아닐 것 같으니까...
- 방학이라고 헛짓거리 하지 말고 공부 열심히 해.
그 말에 입술을 꾹 깨물었다. 그냥 감이지만, 어쩐지 그러는 것 같았다. 내가 했던 건 전부 헛짓거리라고. 없던 일로 하자고 했던 그것까지도, 처음으로 크게 용기를 냈던 날의 일도. 모두.
주머니 안에 넣은 채로 손을 쥔다. 체온으로 덥혀진 열쇠의 감촉이 손끝에서, 손바닥에서 전해진다.
먼저 돌아갈테니 너무 늦게까지 밖에 있지 말라는 말을 남긴 부모님이 신사의 토리이 너머로 멀어져간다. 아마 매년 그래왔듯, 오늘도 마-사바와 사-미를 만나서 놀 거라고 생각하고 계시겠지. 작정하고 속인 건 아니지만, 어쩐지 거짓말이라도 한 것 같은 묘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한참 토리이를 보다가 고개를 돌려 유우가를 봤다. 여전히 입술은 꾹 깨문 채로.
".....목도리, 해줬네."
어떻게든 담담하려고 애쓴 것 치고, 간신히 뗀 입에서 나온 소리는 꼴사납게 떨리고 있었다. ....한심하네. 나...
마키나는 다음을 기다렸고 그렇게 잠깐동안 교실에 감도는 그 침묵을 깨고는 어느 한 동급생으로부터 건네진 그러한 하나의 질문에 한마디로 답했습니다
“남성 지인은 없습니다”
“마키나의 탄생일은 12월 18일이니 황도 12궁의 방식으로 따르면 궁수자리 일 것입니다
“현재 소재지는 츠나지 시 입니다”
“해당 직책의 학생이 이미 존재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마키나는 해당 직책에 관련되는 전제 조건에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해당 직책에 대한 권유는 판단을 보류하겠습니다”
“마키나는 결투에 능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곧이어 그것을 기점으로 거침없이 이어지는 질문들, 그것들 향하여 히다이는 같은 학급 소녀들의 그러한 기세를 원하는 대로 취사 선택해도 된다고 말했지만 그녀는 그냥 단순히 전부 대답하기로 해봤습니다. 그래서 그 질문들에 마키나는 몇 마디로 담담하게 답했습니다. 원하는 대로 하라고 했으니 이것도 그녀 나름의 선택이겠지요
히다이의 말과 동급생들의 언행에서 보았을 때 마키나를 향한 그들 나름의 교류일 것이라는 느낌을 마키나는 들었습니다. 그녀만의 생각일 뿐, 아닐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마키나는 그래서 그들에게 응하고자 하는 기분으로서 그랬던 것도 있었던 것일 수 있겠지요 마키나에게는 이렇다 할 깊은 교우 관계를 지닌 인물은 지금껏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하여 별다른 생각도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생각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그녀 자신도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452 wwwwwwwww 숙 숙취해소제 마시기엔 너무 귀 찬아요... 저 이제 침대에 누워서 스르르 잠에 들어버리는wwwwwwwwwww wwwww그거 은근 맛있더라구요.... 후히히 앗 메이메이사쭈 술을 못 드시는???? 뉴우웃 그래도 나쁘지 안은것같아요 술담배 안하는거... 건강에 좋지 안으니가 요www(낼룸)
부모님들께 손을 흔들며 토리이 너머까지 웃는 낯을 유지한다. 완전히 멀어지고 나서야 한숨과 함께 표정을 거뒀다. 그러면 늘 거짓말 할 때 나오는 무뚝뚝한 얼굴이 되지. 뭘 생각하는지 모르겠고, 안다 하더라도 왜 그런 표정을 짓느냐며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그거. 내 주특기.
"...했지, 감기걸렸거든. 이거밖에 없었어."
메이사의 목소리가 떨렸다. 표정은 배신감이나 서러움, 그러면서도 관성이라 놓지 못하는 호감정 때문에 엉망진창이라. 마치 내가 심한 짓이라도 저지른 듯했다. 아니, 정정한다. 심한 짓을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할 거다.
어쩌면 프리지아를 갈갈이 찢어놓을 때까지. 그게 너한테 좋은 일일 테니까.
"좀 걸을까? 오미쿠지는 뽑았고?"
키스는 없던 일로 하자던 주제에 빨개진 손은 멋대로 잡는다. 뿌리쳐주길 바라며 하는 일이다. 남이 그은 선은 흙발로 밟아가며 들어가는 주제에 내 선은 못 들어오게 하는 못된 습성을 가감없이 보여줬다.
조금은 난감해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모르는 사람이 저돌적으로 질문을 하는데, 그게 여럿이서 한 번에 쏟아지면 주눅들 법도 한 게 사람이니까. 하지만 옆의 소녀는 아주 의연하게도 꼬박꼬박, 성실하게 대답을 했다.
그걸 차분히 듣다보면 이 녀석에 대해서도 가닥이 약간은 잡히는 것이다.
마키나 일렉트론이라는 애는 인풋이 있으면 무조건 아웃풋을 내놓는 녀석 아닐까? 하고. 그렇게 들으면 이름만큼이나 기계같은 녀석이구나 싶겠지. 사실 하는 말도 너무나 딱딱 맞는 문장이고, 말에 빈틈이랄 게 없어서 정말 기계 같기도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 섬뜩한 서늘함따위는 없었다. 오히려 이 멍청이 갸루들의 프라이버시를 마구 캐묻는 질문을 먹금하지 않은 게 온정적으로까지 느껴졌다.
"그래. 마키나는 마이니치 선샤인, 저기 금발 옆에 앉으면 된다. 오늘 조례 끝. 마키나는 잠깐 이야기 좀 하고."
그렇게 복도에 서서 가볍게 건네는 말.
"뭐... 이제 내가 우리 반 애들을 왜 그렇게 말했는지 알겠지? 좀 개성적인데 골때리는 녀석들이야. 그래도 마음은 착하니까 잘 지내보고. 안내는 아마 반장이 해주거나 할 거야. 안 되면 메이사한테 부탁해볼테니까 너무 걱정말고..."
"종례 때까지 해야 하는 숙제 하나 내주마. 세 명한테 이름과 취미 물어보기. 어렵지 않지?"
어깨를 격려하듯 툭툭 쳤다. 인풋을 소화해 아웃풋을 내놓을 뿐인 기계보다는, 스스로도 인풋을 만드는 편이 더 즐거운 학창생활일 테니까.
감기 걸렸구나. 어쩐지 목소리가 좀 다르다 싶었다. 방이 아니라 거실에서 자니까 그런 거라고, 바보같다고 놀릴 기분은... ....들지 않았다. 나답지 않은 느낌이네 오늘은.
아까까지의 웃음이 전부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무표정으로 유우가는 내 손을 잡는다. 그땐 없던 일로 하자고 했으면서. 헛짓거리라고 했으면서. 이건 뭔데? 하지만 뿌리치진 못했다. 아니. 뿌리치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힘주어 잡고, 좀 걸을까?라는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아직. 나중에 뽑으려고..."
지금 뽑았다가 흉이라도 나온다면, 분명 울어버릴 것 같아서. 부모님이 뽑을 때도 나중에 친구들과 같이 하겠다고 사양했던 참이었다.
"...할 얘기라도 있어?"
걷자는 건 그런 뜻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며 툭 내뱉듯 물었다. 막상 그렇게 묻고나니, 생각해보니까 할 얘기가 있는 게 당연하겠네. 목도리는 언제 두고 갔냐던가, 뭐 그런 거라도 나오려나. 여전히 이상한 표정인채로 유우가가 이끄는 대로 걸어간다. 맞잡지 않은 손으로 목도리를 끌어올려 입가를 덮어본다. 그런다고 전부 가려지지도 않겠지만... 뜨듯한 날숨이 목도리에 막혀 미지근한 온기를 남긴다. 뭐라 말하기 힘든 꿉꿉함도 같이.
찌푸린 눈살. 퉁명스러운데다 나무라는 듯한 어조의 말. 혼날 일 같은 건 하지 않았는데도 혼나는 느낌이 든다. 어째서일까.
왜 널 좋아한다는 사실 하나로 혼나야하는거지? 혼란과 불만이 섞여 꼬리가 한차례 거칠게 흔들린다.
"응. 좋아해."
혼나는 기분이 들어도, 가시돋친 말을 들어도 그건 변하지 않으니까. 망설임 없이 대답한다. 그리고는 잠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긍정도 부정도 아닌 침묵을 이어가다가, 입을 뗀 것은 가장 마지막에 들려온 말이 끝난 직후였다.
"-왜 그걸 유우가가 정하는데?"
좋아한다, 아니다. 그런 걸 왜 멋대로 정하는거야. 왜 멋대로 내 생각도 기분도 정해두고, 그렇게...
".....처음엔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아니야." "지금은 그냥, 좋아한다고... 난 유우가가 좋아."
처음엔 그랬을지도 모르지. 내가 잠시 방황하려고 할 때 다잡아준 어른이니까. 처음으로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꿈을 안겨준 사람이니까. 그게 시작이고, 계기가 되어서, 같이 지내면서 보게 된 새로운 모습이라던가, 의외인 부분이라던가, 다정함이라던가... ....그런 것들이 몇 개월을 쌓이고 겹쳐서 지금의 감정으로 자리 잡은 거야.
처음이 착각이라 하더라도. 몇 개월을 겹쳐왔다면 그건 이미 착각이 아니라 진심이라고 해도 되잖아. 그렇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