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uplay>1597030116>225 네 그런 농담 속에서도, 자신을 생각하는 그런 마음을 조금은 엿볼 수 있었을까. 제 조언이 별로라는 건 아니었다는 네 말에 마미레는 미소 지으며 고갤 끄덕인다. 너와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눴던 때가 문득 떠오르는 느낌이다. 나니와와 상담한 네가 어떤 선택을 하던 응원할 것이라고. 생각하던 마미레는 그 말에 고갤 돌려 네게 초점을 맞춘다. 고맙다는 그 말에 담긴 온기가. 그런 네 웃음이. 너를 그냥 지켜만 보고, 지나 치지 않았던 그때의 선택을 다시 떠오르게 한다. 그렇게 너와 이어진 것이 잘한 선택이었다고. 마미레는 빙긋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좋아. 이왕이면 따뜻한 것이면 좋겠네."
웃음기를 흘리며 마미레는 잡고 일어나라는 듯, 네게 손을 건넨다. 외면하지 못했던 그 순간부터 너와의 인연은 이어진 것이었으니. 인연실을 놓지 않는다면 멀리 떨어진다 하더라도, 언제까지나 쭉 이어질 것이었다.
레이니의 트레이너 러브 레이더는 메이사・프로키온이 말하는 ‘유우가 바보!!!!’의 의미가 평소 그녀의 특기인 “이것도 못하는 허접~❤️ 바보~❤️ 멍청해~❤️”의 ‘바보❤️’와는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감지해 냈다! 이것은 어젯밤 저 방에서도 대참사가 일어났을 것이 분명하다는 신호... 보통 이럴 때는 위로를 건네는 것이 맞겠으나, 솔직히 말해서 다이고에게 아직도 살짝 삐져있는 레이니는 고개를 들고선 트레이너들의 아둔함(?)에 대해 맞장구를 쳐주는 쪽을 택한다.
“우우... 트레이너들은 다 그런가 봐... 자기 담당이면 뭘 해도 귀엽게만 보이고... 물가에 내놓은 자기 딸 같고...” “하지만 계속 딸처럼 보이길 바랐으면 ‘좋아해’ 같은 말은 안 했을 거라고... 그렇지...?”
우와... 이거 말할수록 화나...
“우리들 JK의 마음에 상처를 준 죄... 우마무스메의 파워로 방에서 내쫓음으로써 단죄하리...”
그냥 딸처럼 보이길 바랐을리가 없잖아. 레이니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움직임에 맞춰 노천탕의 물이 찰랑인다. 어쩌면 내가 '유우가랑 같이 갈래!'라고 했을 때 필사적으로 설득했던 것도 그래서 그랬던 걸지도... 우우. 솔직히 나랑 레이니가 키가 작은 편이긴 하지만-물론 내가 더 작긴 하지만- 그래도, 작아보여도 마냥 어린애는 또 아니니까.
우마무스메의 나이는 판도라의 상자.. 하지만 확실한 건, 일단 우린 법적으로 혼인이 가능한 나이는 맞다. 맞다고. 아무튼 맞음.
그러니까 좀 더, 그... ...아무튼 어린애 취급은 안 해도 되잖아! 하지만 또 그렇게 대놓고 말하기는 참 뭐한지라. 결국 레이니와 함께 여기서 울분을 터트리는 수밖에는 없었다.
".....아아, 그거 아주 좋은 생각이군. 동지여..."
그리고 우리들의 마음에 상처를 준 죄는 방에서 내쫓는 것으로 단죄하겠다는, 매우 훌륭한 발상에 나는 슬그머니 엄지를 치켜올렸다.
"쫓아내고 우리끼리 수다나 떨다가 잘까? 어때? 흥, 온천만 들어갔다 나오면 술에 취해서 나오는 유우가 같은 건 복도에서 얼어죽어도 난 몰라."
여기서 잠깐!!! 레이니・왈츠는 프리지아의 탄생설화(?)를 듣지 못했다. 고로 유성우가 내리는 날 밤에 메이사가 히다이에게 사랑 고백을 했고, 히다이가 적어도 그걸 부정하지 않아 임시 팀이 정식 팀이 되었다는 것은, 앞 뒤 사정을 알고 있기 때문에 대충 짐작만 하고 있었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그런 메이사 앞에서 딸 취급을 했단 말이지...
“정말 몰라서 그런 취급을 하는 건지,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최악이야...”
전자는 다이고고 후자는 히다이네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우마무스메의 나이는 비밀~❤️ 이지만 아무래도 이 둘은 법적 혼인 연령인 18세 이상인 편이죠. 메이쨔와 메이쨔주의 말이 맞다니까. 맞다고. (거기다 전지적 마주 시점에서 보자면, 그래도 둘의 나이 앞자리가 1일 가능성이 무한하게 존재하는 이상 트레이너와의 나이차가 더 벌어지면 곤란!!!)
“에... 미스터 히다이는 얼어 죽어...?”
다이고는 복도에 던져놔도 안 죽을 것 같은데(?)
“뭐... 그쪽이야말로 어린애도 아니고, 얼어 죽기 전에 알아서 잘 곳 찾아 들어가겠지. 쫓아내자.”
그보다 얼어 죽어..?라는 물음은 뭐야 레이니...? 잠시 레이니를 당황한 시선으로 보다가 헛기침을 한 번 했다. 아니 그... 죽진 않아도 골골거리게 되지 않을까? 유우가, 소싯적엔 달리기 천재였다고 했지만 솔직히 사바캔 전 트레이닝할 때도 나랑 같이 한 바퀴만(그것도 자전거로) 뛴 뒤에도 죽으려고 하던데. 그런 연약한 히또미미인 유우가를 이런 추운날 단열도 제대로 안 되는 목조식 건물의 복도에 내놓고 자면... 오늘은 생태 유우가였지만 내일은 동태 유우가가 되버릴지도 모른다. 아니. 될 것이다 확실하게.
물론 레이니의 말대로 그 전에 알아서 어딘가 기어들어가서 자고 멀쩡한채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지만.. ...인생이라는 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고 예측도 100% 들어맞는단 법은 없고 레이스에도 절대란 없기 때문에.. 뭔가 말이 이상해졌지만? 아무튼 아무리 화가 났어도 걱정하는게 맞..지...?
"그... 보통 그렇지 않을까...? 저체온증이라던가... 얼어죽진 않아도 입이 돌아간다거나...." "아, 아무튼! 레이니 말대로, 그래. 알아서 하룻밤 어디선가 잘 넘기고 돌아오겠지. 짐까지 내던지진 않을 거니까."
짐까지 같이 내놨다가 그냥 홀랑 가버리면 어떡해. 그건... 싫단 말이야.
"그럼 결정이네! 흐흥~ 누구네 방에서 잘까? 레이니네 쪽으로 내가 갈까? 아니면 이쪽으로 올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