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잠 못 이루는 밤은 익숙하지만 오늘은 조금 달랐다. 피곤함 한 점 없는 말끔한 눈동자가 아직 완전히 밝아지지 않은 바깥 풍경을 훑는다. 여름방학이란 자고로 기상 시간에 구애받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그 존재 의의가 있는 법인데, 리라는 어째서인지 이른 아침부터 기숙사 방의 전등을 전부 켜고 고등학생의 몇 안 되는 축복을 스스로 내다 버리고 있었다. 대충 말려서 물기 덜 마른 머리카락을 아무렇게나 늘어뜨린 그는 곧 핸드폰을 들고 의자에 앉았다.
"으음~"
책상 위의 전자시계는 아침 6시 5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 사이 몇 초가 또 지나가서 이제 56분. 리라는 잠금을 해제하고 연락처 앱을 켰다. 연락하고자 하는 사람을 찾아내는 건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57분. 손가락이 잠깐 방황한다. 58분. 생각과 고뇌. 59분. 결정을 내려야 할 때... 00분. 통화 버튼이 눌렸다. 꿀 같은 여름방학 아침부터 때 아닌 얼리버드 모닝콜에 당첨된 랑에게 미리 유감을 표한다.
그래도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겠다. 확실하지 않았던 약속이 이른 아침의 통화 한 통으로 비로소 확정되었으니까. 만난다! 들뜬 마음으로 약속 장소까지 야무지게 정한 뒤 전화를 끊은 리라는 다시 헤어드라이어를 들었다. 긴 머리는 이런 게 귀찮다. 하지만 동에 좋은 점이 있다면—
어쩌면 당연하게도 여름은 덥다. 리라는 차가운 바람이 나오는 손풍기를 들고 4학구의 문화 광장에 서 있었다. 등 부분이 트여 있는 홀터넥 크롭 탑과 청 반바지는 꽤 활동적이고 시원해 보였고, 연보라색과 청보라색의 작은 나비 집게핀이 몇 개 꽂혀 있는 하얀색 머리카락은 평소보다 조금 더 확실히 웨이브 져 있다. 광장에는 사람이 붐볐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행사이길래 잡음이 그렇게도 많은가 궁금했었는데, 이렇게 보니 유난 떨며 주최한 게 납득은 된다. 화려하게 조성된 공간, 파도 같은 인파, 수많은 발소리들. 리라는 잠시 제 발끝으로 시선을 두었다가 이윽고 광장 안을 천천히 돌아본다. 슬슬 약속 시간이 되어 가는데... 어디 있을까... 아, 찾았다! 평소 같으면 손부터 흔들었겠지만 오늘은 다른 방식이 끌린다. 리라는 발뒤꿈치를 들고 살금살금 랑에게 접근한다. 그리고 조금 뜸을 들이다가—아마 이쯤에서 랑은 대충 뒤에서 기웃거리는 인간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알아채는 것도 모른 척 하는 것도 자유다.—등 뒤에서 몸통 박치기와 백허그의 중간쯤 되는 짓을 시도하며 달려들었다.
"아. 이거? 굳이 말하면 이게 원래 내 머리카락색이야. 평소의 보라색이 염색이야. 사실 원래라고 하더라도 이 머리색으로 다니는 것은 또 엄청 오랜만이긴 하니, 별 의미는 없지만 말이야."
지금의 검은색으로 물들이긴 한거니, 어떻게 보면 염색이긴 하나, 그럼에도 그는 원래 머리카락색이라고 대답했다. 제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머리카락색인만큼, 염색으로 낸 색이라고 하는 것은 조금 저항감이 있긴 했으니까. 그 와중에 들려오는 그녀의 말. 은발 여고생이 퍼스트클래스와 같이 다니면이라는 말에 그는 작게 풋, 소리를 내면서 웃었다.
"그럼 다른 머리카락색 여고생이면 괜찮은거야? 그리고 피곤한 것은 내가 아니라 너일걸? 결국 그런 이야기가 나오면... 언제나 칼날은 상대적으로 약자들에게 향하는 법이거든. 참으로 안타깝지만 그게 현실이야."
에어버스터에게는 직접적으로 물어볼 수 없으니 자연히 화살표는 청윤에게 향하지 않겠는가. 아마 이런저런 말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나, 애초에 그런 것을 피하기 위해서 이렇게 변장을 하고 왔으니 그는 굳이 더 따지진 않기로 했다. 이렇게 했는데도 걸린다? 어쩌겠는가. 자신이 같이 보자고 말을 했으니, 자신이 뒷처리를 할 수밖에. 경우에 따라서는 별로 쓰고 싶지는 않지만 퍼스트클래스이기에 가질 수 있는 권력을 사용해야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곧 들려오는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있어. 나도 여러장 받았으니 말이야. 원래라면 내가 뿌릴 생각이었지만, 그 녀석이 그렇게 먼저 뿌릴 줄은 몰라서 말이야. 덕분에 티켓이 너무 많이 남았어. 나중에 훈련용 표적으로 삼던가 해야지."
일단 시간은 어느 정도 남은 상황이었으나 이곳에 있기보단 먼저 가서 기다리는 것이 나은 법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가자고 이야기를 하며 앞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물론 청윤의 옆에서, 청윤이 따라올 수 있도록.
"아. 혹시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사도 괜찮아. 오늘은 내가 불렀으니까 사줄게. 아마 달지 않은 것도 꽤 있을걸? 아. 그리고 너라면 지켜줄 거라고 생각하지만... 여기선 내 이명은 금지야. 사람들 많은 곳에서 사진 찍히고 싶지 않다면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