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성운은 떨떠름하게 웃었다. 저지먼트 활동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학교 후배들도 마주치게 되는데, 시건방진 후배들도 꽤 많아서 말이다. 동월이가 얌전한 모범생으로 보일 만한, 쑥쑥 자라나는 스킬아웃 새싹들이 너무 많다.
“성여로─ 여로 후배님이네요. 부실의 저지먼트 연명부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대분류가 텔레파시였던 건 기억나는데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네요. 아무튼─”
그에 비해 아지, 이지, 이경, 여로, 수경, 경진(수경과 경진과는 아직 좀 데면데면하긴 했지만. 특히 경진은 자기를 좀 백안시하고 있는 것 같다는 오해가 아직도 풀리지 않은 성운이었다) 등··· 저지먼트의 후배들은 얼마나 싹싹하고 상냥하고 친절한가···! 그래서, 씁쓸한 미소는 여로가 건네주는 컵을 받아들 때는 이미 자연스럽게 편안한 미소로 바뀌어 있었다.
“제 능력은 중력조작에요.”
성운은 여로의 컵을 받아들면서 미소지었다. 그리고 컵에서 손을 떼고 뒷짐을 지었다. 컵은 성운이 쥐고 있던 그 자리 그대로 허공에 둥실 떠 있었다. 여로가 덧붙이는 말에, 성운은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
“부장님은 성격이 좋으셔서 그러려니 해주시겠지만, 아마 이런 전진초소 같은 걸 굳이 만들 필요는 없다고도 하실 거에요. 사실 제가 독립을 하면서 제멋대로 초소라는 구실을 붙인 거기도 하고···”
하긴, 이 곳은 초소와는 거리가 멀었다. 굳이 말하자면 은신처에 훨씬 가까웠지. 그래도 있을 것은 다 있다. 제법 그럴듯한 주방시설에, 거실에서도 나름대로 편안한 휴식이 가능할 정도로 꾸며져 있다. 고개를 갸웃 기울이고 있던 성운은 고개를 다시 세우며 컵을 입에 가져다대려다가, 아무 짓도 안 했어요─ 하는 여로의 오리발에 해사한 웃음을 얼굴에 지어버렸다.
마침내 창립 15주년 행사의 날이 다가왔다. 무수한 인파지만 머리와 눈으로 하여금 외지인을 구분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태오는 누군가를 기다리며 조심스럽게 손을 앞으로 모았다. 평소와 다르게 태오는 정갈하게 차려입은 모양새였다. 여름이긴 하지만 팔을 가리기 위해 얇고 긴 와이셔츠를 입고, 긴 슬랙스 바지로 깔끔한 인상을 남겼다. 부산하던 머리는 빗어 높고 단정히 올려묶었고, 늘 쓰던 코안경도 벗었으며, 네일도 지웠다. 피어싱도 요란한 것이 아니라 단정한 은제로 갈아 끼운지라 다른 사람들도 저 사람이 태오인지 한 번에 알아보지 못했을 것이다. 태오는 멀리서 중년 남성을 대동하며 걸어오는 정장 차림의 노인에게 정중히 허리를 숙였다.
"먼길 오시느라 고생하고 죄송할 따름입니다." "됐다. 여기서 오라고 했으면 올 수밖에 없는데 뭐가 그리도 미안하겠니. 그보다 못 본 새 많이 컸구나. 할애비는 기억하느냐?" "기억하지 못할 리가요. 가족이지 않습니까." "가족이라!"
눈앞의 노인은 태오의 할아버지였다. 머리가 희끗하지만 허리가 곧고, 노인병이라고는 일절 모르는 사람이었다. 여전히 아침에 뛸 수 있는 건강한 체질을 가진 사람이며, 지금까지 야망을 불태울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노인은 태오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그래, 너도 우리 집안 일원이지. 물론 예술하는 놈이나 계집애처럼 머리 기르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다마는……. 여기엔 그런 애들 많은 듯 하구나." "신체발부수지부모라 하니, 저는 그 뜻을 따랐을 뿐이지요." "입에 침도 안 바르고 변명하는 건 이 할애비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다." "유념하겠습니다."
태오는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그런 태오를 보던 노인은 잠시 침묵했다. 인첨공에 두고 한 번도 제대로 찾아오지 못했다. 제 어미아비는 모르겠지만 노인이 마지막으로 찾아간 것이 저 아이 11살일 때니 벌써 8년이나 지났다. 8년의 세월 동안 저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자랐을까.
"태오야." "예, 할아버님." "학교 생활은 어떠냐." "긍정적입니다." "대학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일에 들어갈 수 있을 만큼의 능력을 쌓았습니다." "대학은 가거라." "예." "태오야." "예." "이 할애비를 원망하느냐?"
태오는 잠시 침묵했다.
"……아니오." "네 네 애비랑 며늘아가는 인정했어도, 너는 혼외자식이라며 인정할 수 없다며 여기로 보내버리고 없는 사람으로 만들었는데 그게 원망스럽지 않다?" "감히 한 말씀 올려도 되겠습니까?" "해 보아라." "부모의 일은 부모의 일일 뿐입니다. 저는 외지인인데 어떻게 원망을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저는 일찍이 이곳에 왔습니다. 집안에 섞일 수 없이 떨어져 있으니 제3자나 다름없는 시선으로 집안을 평가할 수 있고, 어떤 사람이든 상관이 없는 타인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어머니와 아버지께서는 아직도 원망하실지 모르나 저는 아닙니다." "뭐라고?" "……그렇기에 저는 명분이 중함을 알고 있습니다. 집안에서 추진하는 혼사가 무산되었으니 그 파장은 컸을 것이고, 실제로 주가도 폭락했지요. 제 부모의 혼인을 받아들이는 것은 그나마 수습할 수 있는 한의 계산이었겠지만 저는 아니었음을 압니다. 그만큼 큰 결단과 각오를 하셨음을 감히 이해하니 제가 어떻게 할아버님을 원망할 리가 있겠습니까?" "네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알기나 하니? 계산이 아니라면 어쩌려고 지금 입을 함부로 놀리냔 말이야." "저는 현태오입니다. 할아버님." "그래, 현태오가 뭘 어쨌다고." "진양그룹 현중철 회장님의 손패라는 뜻입니다." "……허허! 이 놈 봐라. 맹랑한 녀석 같으니라고!" 인첨공에 보내지 말고 내 밑에서 키웠어야 했다! 우유부단한 지 애비나 안에 들여서 낳은 동생보다 낫구만.
태오는 눈을 감았다. 노인은 태오에게 다가와 어깨를 툭툭 두들겼다.
"너는 비록 여기에서 우리와 연이 없는 제3자로 산다지마는, 손패가 아니다. 너도 어찌 되었든 내 손자니."
짙은 와위가 느껴지나 어디가 거짓인지는 알 수 없다.
"감사합니다." "저, 회장님." "어이쿠,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더 이야기하고 싶은데." "업무상 오신 걸로 알고 있으니, 저는 신경 쓰지 마시고 모쪼록 편안히 보내다 가셨으면 합니다." "그래. 초대해주어 고맙구나. 또 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네 부모도 모레 온다니 시간 나면 보도록 해라." "예. 살펴가세요."
노인이 자리를 떠나고, 태오는 우두커니 서 자신의 한쪽 팔을 끌어안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멍하니 고개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