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5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야견은 주먹을 크게 휘둘러 바위를 부숴버린다. 잠에서 깼는지 짹짹대며 날아가는 새들 고요한 호수의 땅 한한백가의 숲속에 소란이 인다.
“도착했나 교국..”
표주박을 바닥을 향해 흔들던 야견은 더 이상 술이 없다는걸 알았는지 그것을 대충 던져 버린다. 붉게 달아오른 팔과 다리, 그보다 더 붉은 색을 띄는 얼굴. 고래고래 괴성을 지르며 걸어오는 야견의 여로에는 여러 나무들이 쓰러져 있었다. 아무래도 술에 거나하게 취해 내공도 생각하지 않고 몸을 강화하는 무공을 남발하며 여기까지 당도한 것이겠지.
“어이 공주 나리! 듣고 있는거 다 안다고! 아니, 전에 있었던 일은 옛날이니 훌훌 털어버려!”
한한백가의 땅에서 영애를 상대로 친구를 인질로 삼아 도망갔던 일을 옛날로 치부하다니. 야견이 뻔뻔하기는 했어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아마 당분간은 얼굴도 내밀 생각이 없었겠지. 계획대로라면. 그러나 인생이 계획대로 되는 일이던가. 일단 대화를 하고 싶어하는 듯 하니 어울려는 주자. 안색을 보아하니 취기는 물씬하고 내공도 바닥에 가깝다. 제압하는 일은 어렵지 않으리라.
기도를 하던 표정이 일그러진다. 동자승이 한한호 근처의 땅에서 난동을 부리고 난 후로는 언제나 이곳에 와서 대비를 하였는데, 그러길 잘 한것인지 아니면 저 치가 못난 것인지. 이번에는 얼굴까지 붉어져서는 와서 나무를 뽑고 바위를 부수며 풍경을 파괴하고 있었다.
"듣고는 있지만, 지금 대화하실 상태가 아니신 듯 합니다."
저 상태로 바로 왔다 한다면 내공도 이제 바닥일 터. 거미와 개미를 끔찍하게 여기고 있음도 알고 있었으니 미리 준비해놓은 수를 쓸 상태가 되는구나.
괴뢰제작록 - 1성 기초괴뢰제작 : 기초적인 일꾼 괴뢰를 제작합니다. 개미의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아주 단순하고 반복적인 명령을 수행합니다. - 2성 주형괴뢰 : 내공을 5소모합니다. 거미의 형상을 한 괴뢰를 제작합니다. 두 가지 이상의 명령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습니다.
금자결 - 4성 척력 : 내공을 5소모해 금속성의 물질들을 밀어냅니다.
난동을 부리는 야견을 향해 괴뢰들을 무리지어 달려들게 하고는, 미리 준비해둔 쇠창살들을 내공을 담아 밀어내어 한 사람이 겨우 가부좌 틀 공간의 감옥을 만들고자 했다.
소매에서 단검 여럿을 꺼내 마치 긴 장도 모양으로 한 줄로 엮어 이리저리 휘두르는 야견. 흑천성의 고명한 무공 비격사일태. 그러나 그걸 휘두르는 자가 영 제정신이 아니니, 진가의 보도도 주정뱅에 손에 들리면 의미가 없다. 처음 몇 번인가는 분명히 괴뢰들을 추풍낙엽처럼 부쉈지만. 이내 무슨 영문인지 움직이질 않는다.
“......젠장...좁다고....속 울렁거린다고.....”
아무래도 술을 먹으며 긴 길을 걸어온 후유증이 지금에야 발한 듯 싶다. 전형적인 숙취다. 쯧쯧. 그러나 아직 술은 덜 깼나. 창살을 잡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댄다. 전형적인 취객. 귀찮기 짝이 없다.
“그렇게 한심하게 보지 말라고. 다 이유가 있어서 온거란 말이야. 다 이유가 있다고...그러니까 내가 여기 온 이유는....이유는...”
그렇게 몇 번인가 이유를 중얼거리던 야견은 말없이 고개를 떨구고 침묵을 지킨다. 귀가 새빨개져 있는 걸 보니 말하려는 내용이 부끄러운 탓에 자괴감이 밀려왔고, 그 덕에 자신이 무슨 짓거리를 하고 있는지 뒤늦게나마 취기 속에서 깨달아 버린 듯 했다.
그리고 천천히 사태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바라보자, 예상한 대로 내공이 다한 여파인지 큰 난동을 부리지 못 하고 소리만 지르다 귀를 붉히고 스스로의 죄를 참오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쉽게 보내도 되는 것일까? 가는 길에 또 취기가 올라 횡포를 부리다 잡히면 그 책임은 자신도 쓰는 것이었다.
"....."
가겠다는 사람을 바라보며 특수괴뢰에게 이런 저런 손짓을 하자, 괴뢰는 한한호에서 물을 한 바가지 떠왔다. 맑고 시원한 물이니 마시고 정신을 차릴 수 있을 것이었다.
"일단 드시지요. 이유가 있어 오셨다고 하셨으니 풀지 못 한 체 돌아가시면 다시 오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시간은 많고 마침 자리도 괜찮으니 들어 드리겠습니다."
이 무슨 아량일까. 한한백가의 지배를 받는 백성들이 보았다면 어찌 저리 심성이 고우실까, 하고 생각이 들 정도로 선하디 선한 모습. 야견도 거기에 취기와 설움이 조금은 줄고 이성이 거기를 매운다. 조용히 침묵을 유지하다가 다시 시아를 바라보고 말은 잇능다.
"마교, 아니 천마신교 사람들은 다들 그리 가면을 쓰고 살아야 하는거요?"
호의를 받은 사람치고는 꽤나 퉁명스런 태도. 그렇지만 지금까지 자신이 만난 교인들은 다 가면 뒤에 진짜 자신을 두고 있었다. 지금은 호의롭게 대접하고 있지만 그 눈 사이로는 면밀한 주판의 셈이 보이는 시아, 견줄자 없는 미인의 가면 아래 야수와 같은 면모를 숨긴 어떤 도령, 이름모를 주인장도 사람 좋은 주인장의 모습과 광신도의 얼굴이 같이 있더랬다.
"존귀하신 천마님 앞에서 가면을 쓰고 타고난 악성을 누른다. 그게 교인들에게는 당연한 것이오? 내가 찾으러 온 그 망할 기집...아니 사저에게도?"
야견은 아예 따지려는 듯하게 그렇게 말하고 만다. 그러나 물어보지 않으면 안 될 일이었다. 설령 그것이 맞다면 자신은 그저 가면에 반해 여기끼지 온 멍청이일테니.
물을 받아 마시고 진정한 낌세를 보이면 다시 내공을 운용하여 쇠창살을 뽑아서 저 멀리 보이지 않는 곳으로 치웠다. 대화를 하는데 죄인이 아닌 이를 죄인과 같은 구도에서 대한다면, 창살 너머의 있는 이는 분명 그에 영향을 받으리라. 또한 내공이 없는 상대를 제압할 확실한 수를 알았기에 할 수 있는 수단이었기도 하고.
"교인분께 상처를 입으신 모양입니다."
허나 상대는 교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으리라. 천마신교의 교리를 탓하여 상대의 행동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좌절된 울분을 해소하려고 들 뿐.
"교리논쟁에 대한 이야기는 성직자가 해야 할 일이오니, 간단히 답변을 드리자면 받아들이기 나름입니다. 인간이란 불완전하여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해야만 살아갈 수 있지 않습니까? 억지로 무언가를 하려고 드는 행위를 가면이라 칭하신다면 동자승께서도 많은 가면을 쓰신 상태이실 테지요."
도가도 비상도라, 언어의 틀에 갇힌 개념을 어찌 해석하는지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지.
"하지만 동자승께서 진정 가지신 시름은 교리가 아닌 사저와 관련된 일 아니십니까? 편히 이야기 하셔도 좋습니다. 흑천성은 너무도 멀어 제 눈과 귀도, 팔과 다리도 닿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