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5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동정호를 뜰 삼아 산보를 즐기고 있던 야견. 저 멀리에서 간만에 보는 반가운 이가 있어 손을 흔들며 다가갔더니, 오히려 저쪽에서 성큼성큼 다가오며 말을 건다. 그리고서 하는 첫마디가 대박사업을 가지고 왔다는 이야기. 야견은 진땀을 흘리며 저도 모르게 반 걸음 물러선다.
“아, 그 이후 정말로 동영에 다녀오신 거요?
어떻게든 지인의 기세에 맞춰주려 말을 이어가는 야견. 하란은 알고 있을까. 지금 보여주는 면모가 평소의, 아니 더 정확히는 야견이 아는 모습과는 너무나도 다르다는 것을. 지금껏 야견이 만나온 그녀는 속세에서 초탈한 신선과 같은 자였다. 그런데 지금은...?
굳이 괴전파로 날아온 머나먼 미래의 사례를 비유로 들자면, 방과 후 독서실에서 아주 가끔 마주치던 조용하고 지적인 독서부 부장님(※안경 착용)이 어느 날 갑자기 나, 아이돌이 될래! 하고 광기어린 눈으로 선언하는 모양새와 마찬가지였다.
”혹시 동영 야만인들이 상한 날생선 같은걸 먹인건 아니죠? 그치만...아귀는 맞군.
야견은 심히 걱정되는 눈빛으로 하란의 눈앞에 손을 흔든다. 괜찮은 것 맞지 이 사람? 그러나 이어지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황당무계하기는 했어도 도리는 어맞는 이야기였다. 중원이 돌아가는걸 올바르게 파악하고 있고, 그걸 이용해 한 몫 벌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수단은 말하지 않았지만. 아직도 황당하긴 했지만, 응.
"그렇지... 나는 어디에 속한 자가 아니니까. 신분 보증이라거나, 흑천성 본단과 조율해줄 대리인? 중개인이 있으면 좋지 않겠니."
그녀의 정체가 위태로운 신선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이해못할 행보는 아니다. 머나면 길을 순회할 필요 없이, 비교적 작은 공간 안에서 강남 전역에 영향을 줄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양광의 팔룡방, 복건의 혈검문. 파계회 매리곤문 금봉파까지. 전쟁이 끝나면 제 땅으로 돌아갈 자들이 한 곳에 모였다.
하지만 야견 눈에는 진짜 독서부 부장이 아이돌 데뷔를 선언하는 당황스런 꼴로 보일 수 밖에.. 평소에 눈을 뒤집고 깩깩거리는 미친놈보다, 온순한 표정 뒤에서 느긋히 광기를 쌓아온 자가 더 무서울 수도 있는 것이다.
"무인들 앞에서 가무나 악곡을 선보이는 건 그냥 내게 맡겨라. 너는 그것만 해 주면 충분해. 들어오는 수익도 올바르게 나눌 것이니 걱정은 말고!"
"배워온 게 동영 쪽의 것들이라 중원에선 처음 보는 것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남이 하는 것만 앵무새처럼 따라해서 푼돈이나 벌겠어? 아예 새로운 상징이 되려면 남들이 가지 않은 좁은 길을 가야 하는 것이다."
얼굴 뒤에 쌓인 광기에 누가 불을 붙였을까. 비천하게 여겨지는 일을 앞장서서 하겠다고, 그걸로 떼돈을 벌며 새로운 상징이 되겠다니. 이것은 하늘이 내린 광기인가.
야견은 하란의 말에 납득하면서도 동시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체념하듯 말한다. 저렇게 열정에 차서 가희로서의 철학을 이야기하는 모습에 야견이 어떤 의견을 보태겠는가. 아니, 오히려 살짝 피곤한 듯 하란을 바라보는 눈에는 오히려 질투가 섞여 있었다. 야견은 현실적인 인간이었다. 무언가를 전심전력으로 추구해온 경험이 없는 현실적인 그에게, 주선생이 보여주는 의외의 모습, 과할 정도로 열정이 넘치는 일면은 절로 힘을 보태고 싶은 무언가였다.
“좋수다. 팔천군 나리에게 소개장을 써드리지! 고집쟁이 영감이긴해도 의외로 머리가 유연한 양반이니 이야기는 잘 통할거요! 다만, 사업안에서 몇가지 수정할 것이 있는데...”
야견은 새로운 길을 개척하겠다 이야기하는 하란의 빙빙 돌아가는 광기의 눈에 살짝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옷 소매를 툭툭 정리한다.
“먼저. 수익은 나랑 굳이 나눌 필요는 없소. 난 무대만 마련할 터이니 그 이상을 받아가는 건 좀 그래. 그 대신이라긴 뭣하지만....”
야견은 그렇게 말하는 동시에 소매에서 비도를 여럿 꺼내 열을 세워 휘두른다. 공격하는 대상은 하란의 목. 아까 전까지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눴으면서 이게 무슨 패악질인가 싶겠지만, 둘 사이의 수준차를 생각하면 이것은 위협도 되지 않을 것이다.
비격사일태- 3성 일필휘지 : 여러 자루의 단검을 마치 하나의 검을 휘두르는 것 처럼 움직여 공격합니다.
“나는 흑천성에 ‘가희’를 소개하는게 아니라 ‘무인’이자 ‘책사’를 소개하는 것으로 알겠소. 의문의 초절정 무인이 전면에 나서지는 않겠지만, 장강을 순회하며 나름의 지원을 하고 공연을 하며 사기를 북돋는다. 힘이 제일인 흑천성 사람들에게는 그게 오히려 잘 먹힐꺼요.”
야견은 그렇게 이야기를 늘어넣는 동시에 간격을 좁히고 주먹을 뻗으려 든다. 권이 향하는 곳은 얼굴. 아까 전의 목도 그렇고 가희의 장사수단이다. 비열하기 짝이 없군.
“그걸 위해서 소개장에 적을 것이 필요해. 주선생이 그만큼 강자라는 증명이. 피로 젖은 내 얼굴을 탁본 뜨듯 소개장에 찍어두면 충분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