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잠시 휴식. 이 얼마나 설탕 같은 단어인가. 리라는 뼈를 뚫고 튀어나올 듯 두근대는 심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는다. 한계 이상으로 뛰어버린 몸은 빠르게 진정되지 않아서 온몸의 혈관 속에 피 도는 게 느껴지고 피부 아래 무언가가 팔딱거리는 게 손끝에 잡힌다.
"그쵸? 후우, 옛날 체력... 어디 안 갔으니까... 후우. 언니도... 왜 이렇게 잘 뛰어요... 나 버티는 거 못 했으면... 졌을 뻔... 했어..."
마주한 얼굴이 웃는 걸 보고 있자니 자꾸 웃음이 나와서 조용히 키득거린 리라는 차가운 생수통을 얼굴에 가져다 댔다. 그제야 머리 끝까지 오른 열이 내려가는 동시에 눈앞이 살짝 흐려졌다가 돌아왔다. 오르락내리락 하던 등이 조금씩 안정되어 간다.
"음, 조금은? 내기 하면 아무래도 이기고 싶으니까." "내기 두 번 했다가는 일 치르겠네. 본인의 적정선을 찾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오늘 이것만 하고 끝낼 거예요?"
대꾸 없음. 정인은 그런 리라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한 번 젓고 평행봉 쪽으로 걸어가 버렸다. 드물게 입을 꾹 다물고 있던 리라는 정인이 저만치 걸어가버리자 다시 씩 웃으면서 조용히 소근거린다.
"잔소리쟁이."
사람 두 명 더 있다고 신난 게 눈에 보인다. 어느정도 얼굴의 열이 식은 뒤에야 리라는 물병의 뚜껑을 열고 조금씩 목을 축이기 시작했다.
"근데 솔직히 질 줄 알았어요. 체력적인 부분도 있지만 언니랑은 키 차이도 있고 해서. 아, 더워~ 체육관에서 해서 다행이다. 그쵸?"
마른 목을 적당히 적신 다음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휴대폰을 잠시 들어올린 리라는 문득 랑을 톡톡 건드렸다. 만약 돌아보았다면, 잠금화면의 작은 치즈태비 고양이를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이따금씩 상상했던 것과 살아가며 습득한 지식, 만나왔던 사람들은 언제나 다른 답을 내놓았다. 그도 그럴게 부모의 출신도, 환경도, 쌓아올려진 가치관도 각자 다른 모습을 하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살아가는게 인간이라는 종의 특성이니까,
물론 동물이라고 각자의 개성이나 사회생활을 하는건 크게 다르진 않다고 하지만, 종으로서의 본능을 억누르고 이성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좀 더 복잡한 관계성과 개성을 가지는 것은 인간만의 특이한 능력이라고도 했다. ...라고 해봤자, 어차피 이 모든 글은 인간을 주체로서 쓰여진 거겠지만 말이다.
다만 그런 이야기를 종합해 볼때...
나의 경우는 그중에서도 유독 특이했던 모양이다.
단순히 글자를 읽는 것을 넘어 뜻을 이해할수 있게 될무렵부터 알았던 사실이지만, 난 사회에서 말하는 가정폭력 속에서 자라났다고 한다. 다만 육체적인 고통을 동반하는 직접적 학대가 아닌, 다른 방향이었기에 주변 사람들이 쉽게 알아채지 못했던 모양이다. ...어쩌면 입막음을 할만한 수단이 있었을지도 모르고,
참 신기하지. 정작 당사자는 어떤 것도 느끼지 못하고 있건만, 몇몇 사람들은 입을 모아 부모님을 헐뜯고 있었다. 그들은 마치 제 일인양 열을 올렸으며 이따금씩 멀쩡하게 살아가고 있는 나를 가여운 아이로 내세우기도 했다.
그리고 그들의 관심은 도리어 어린 나에게 역효과가 되어 돌아왔다. 필요 이상의 관심은 또래아이들에겐 선망보단 질투로 돌아왔고, 나날이 야위어져가는 것은 나를 그렇게 만든 부모가 아닌, 그들의 일그러진 시선이었다.
개중엔 정말로 진심인 이들도 있었겠지만, 대부분은 나에게 환심을 사려고 하거나 되도 않는 허영심으로 억지로 나를 도우려 했을 뿐이다.
원치 않는 관심이었다. 사람은 이따금씩 당사자의 저의 같은건 이해하지 않고서 오지랖을 먼저 부리곤 하니까, 그 상황에서 일어나는 온갖 오해들을 감내하고 풀어내는 것은 다름아닌 나 자신이었다. 그리고, 어린 나에겐 분명 벅찬 뒷감당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필사적으로... 아니, 본능적으로 나의 부모님을 감쌌다.
오래 전부터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던 거지만 부모님은 두 분 모두 연구소일을 하고 계셨다. 인첨공에 오기 전에도, 나는 분명 그 풍경들을 보았다.
실험실 곳곳에 어지러이 놓인 플라스크, 그만큼 어지러운 화이트보드와 아크릴 판, 머리를 감싸쥐는 백의를 입은 무리들, 한켠에선 케이지 안에서 몸을 뒤틀며 발작하다 숨이 끊기는 동물들, 마찬가지로 말라비틀어지는 식물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지켜보며 고개를 가로저으시는 아버지, 잔뜩 인상을 찌푸리며 혀를 차시는 어머니. 그런 그들을 그저 눈에 담고만 있던 나였다.
상황이 그러다보니 집은 항상 정적만이 가득했다. 정적이라 할까, 사실은 암전 그 자체였을지도 모른다. 분명 사람이 살고 있을텐데, 인기척이라곤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무채색인 공간은 그들의 마음만큼이나 무색, 무취하고 지극히 계산적이었다.
이상하다. 분명 책에서는, 유치원 때 또래들의 이야기로는 가족이란건 피로 이어져있으며 다음 세대가 자신을 대체할 때까지 부양해주고, 그러기 위해 서로에게 의지가 되는 관계라고 들었다.
멋있는 작품, 좋은 성적같은 빼어난 결과에 당당히 이름을 달고서 가지고 오면 칭찬일색이었고, 가끔 체급에 상관없이 몸을 부딪혀가며 여가를 즐기고, 축하해야 하는 기념일에는 유래없던 호화스러움으로 집안을 잔뜩 꾸민다고 했다.
우리 집에는... 나에게는 그런게 없었다.
처음엔 나도 그들처럼 재능을 보여주면 분명 부모님의 관심을 끌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아니, 그것을 넘어 신동이라 불릴만큼 노력한다면... 어쩌면 나를 봐주시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그것이 전부 불필요한 행동이었단건 초등학생이 되어 인첨공에 발을 들이고나서도 꽤 나중에서야 깨닫게 되었다.
1. 일단은 좋은 성적을 받아왔다. - 눈앞의 계산식에 비해선 어린애들 장난에 지나지 않았기에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X)
2. 미술선생님도 극찬하실 정도의 그림을 그려왔다. - 애초에 그런걸 좋아하지 않으시는 모양이다. (X)
3. 몇번씩 다쳐가면서도 기어코 요리를 배워봤다. - 모두 나의 몫이었으며 그것은 차갑게 식고나서도 도무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X)
4. 실패했던 실험의 오차를 찾아내 성공할 수 있도록 구성을 고쳐보았다. - 성악가의 손에서 자란 개들도 귀동냥으로 음감정도는 가지고 있다며 별것 아니라는듯 넘겨졌다. (X)
5. ...정말 이것만큼은 하고 싶진 않았던 행동이지만, 멋대로 집을 나가보기도 했다. - 새벽은커녕 다음날 해가 뜰 때 돌아와도 집안은 여전히 조용했고, 어쩌다 나의 일탈을 알게 된 새내기 연구원이 나를 불러세우고선 꾸지람을 할 뿐이었다. (X)
결국 그 외의 어떤 행동에도 나는 그들의 관심을 끌어낼 수 없었고, 도리어 내 행동에 대한 부작용이자 업보로서 일그러진 시선들만이 나를 계속 따라왔다. 조금이라도 호의적이었던 모습은 내가 성장할수록 사라져갔고, 추악한 아우라만이 몸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결국 나는 수없이 가설을 세워보았던 '부모님의 관심을 돌리는 법', 이란 실험은 답을 찾을 수 없는 실패라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성적으론 납득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때의 실패에 대한 절망감과 좌절감은 살아온 해가 두자릿수에 접어든지 얼마 안된 여자아이에겐 조금 가혹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