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공은 이쪽이 받았다. 라고 생각해도 되려나. 토고는 가볍게. 팔을 휘두른다. 가벼운 견제탄이라고 블러핑하기 위함이다. 다만, 그 안에 든 것은 념. 념을 지닌 탄환으로 저 방어를 뚫고 나아가길 바라며 토고는 총탄을 쏜다. 념을 운용한 것에 대한 탈력감이 몸을 덮쳤지만, 그래도 저 공격이 맞는다면.. 확실한 피해를 줄 수 있다.
"쪼까 아플기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피해를 감수하고도 이쪽으로 덤벼든다면 피할 방법이 지금은 없다는 것?
념을 사용한 것에 대한 탈력감으로 움직임이 느려졌다. 설마하니 그 강한 공격을 그대로 정면으로 받아내며 다가올 줄이야. 급한대로 몸을 뒤로 빼내긴 했지만 제법 큰 피해를 입고 말았다. 빠르게 의념으로 건강을 강화해 출혈을 막고 재생력을 올리지만 후우.. 아픈 건 어쩔 수 없다. 거리가 좁혀진 상태에서 고르돈이 아닌 총으로 근거리를 상대하기란 제법 힘든데 말이지.. 그래도 지형을 부수어 공격한다면? 토고는 피를 흩날리며 바닥을 향해 어떻게든 총구를 겨눈다. 이번에 사용할 것은 념이 아닌 분노 - 크래셔. 진동을 통해 바닥을 부수어 파편을 흩날려 눈을 가리거나 혹은 그 파편으로 피해를 입힐 생각으로 토고는 바닥에 조준한 것이다. 다만 이대로 가다간? 또다시 공격을 허용할 수 밖에 없겠지... 어떻게든 내 의도대로 방어적인 행동을 해주었으면 하는데...
토고는 파편을 무시한채 자신에게 연속으로 검격을 날리는 것을 목격한다. 그것을 방어하기 위해 또는 피하기 위해 몸을 재빠르게 피하지만 연속되는 검격은 많은 자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선... 일단 거리를 벌리는게 우선이지만... 아오.. 화나는 건 어쩔 수 없네!! 토고는 다리에 의념을 집중한다. 거리를 벌리기 위함이 아니다. 발로 알렌을 발로 차 날리기 위함이다.
토고는 몸을 덮쳐오는 작열감에 정신을 못 차리겠다는 듯이 신음을 흘린다. 하지만 역으로 또렷하게 정신이 맑아져온다. 이 고통 때문에. 그간 당하기만 했으니, 이제 자신의 턴이다. 토고는 당근총을 들어올린다. 맨 처음과 똑같은 자세. 하지만 념은 아니다. 그렇다고 분노 - 크래셔를 사용하는 건 더더욱 아니다. 토고는 자신의 발 아래에 당근활성탄을 쏴 공중으로 도약한다.
"이건 처음 봤을기다!"
공중에서 토고는 버지니아 핫 칠리 버스터의 총탄 연사를 쏴재끼며 알렌에게 다가간다. 또 망념을 쌓아 총탄에 불꽃을 장전하여 그가 반격을 가하려는 그 때 불꽃을 쏘아보낼 준비를 한다.
알렌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저놈의 이동기다. 그렇기에 나 처럼 원거리에서 싸우는 적에게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 하지만 공중이라면? 의념보가 없는 상태에선 공중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기 힘들 것이다. 크크.. 특히나 회피기동은 더욱 더! 토고는 바닥으로 착지하며 알렌에게 불꽃을 쏴 먹이고는 재빨리 거리를 벌린다. 이걸로 서로 피해는 대등해졌을 것이다.
"내 지금 고르돈 아니니까, 아이템 효과는 생각 못 했제? 이렇게 쑈를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다."
쯧쯧. 토고는 혀를 찬다. 정말 말 그대로 온갖 기행을 펼쳐야 한단 말이지. 토고는 다음 수를 생각한다. 다시 거리가 벌려진 지금... 오히려 상대방의 행동을 보고 대처하는 것이 더 옳겠다고. 그렇기에 토고는 바닥을 향해 폴러 베어를 쏴재끼며 바닥을 빙판으로 만들어버린다.
불꽃이라... 서서히 열기가 느껴진다. 아마 저렇게 열기를 쌓고 쌓아 불같이 내뿜거나.. 불처럼 이동하는 기술 같았다. 나 빼고 비전 다 있어... 하지만 뭐 괜찮아. 그것 또한 내 노림수니까.. 토고는 멀리서 자신이 서 있는 자리만 빙판이 아닌 것을 이용해 알렌을 향해 마구 마구 의념탄을 쏘아댄다. 올테면 와봐라!! 크카카카카!! 기분 나쁘게 또한 도발하듯이 웃는 토고.
얼음이 조금씩 녹기 시작한다. 차박차박.. 물소리가 들려온다. 마침내 화기 달궈지고 돌진하기로 마음 먹은 건가... 이 빙판의 장점이라면 접근을 차단한다는 점이지만, 단점이라면 내가 빠져나가는 것 또한 막아버린다는 점이다. 크크크크... 습관적으로 총으로 검격을 막아내려고 하지만 이 당근총의 내구도는 최악. 그것을 다시금 기억해내고 몸을 최대한 뒤로 빼 피해를 줄여본다. 거리, 이 거리가 가까워지면 질 수록 자신의 피해가 커진다. 하지만, 이 거리로 인해... 승리는 자신의 것이 될수도 있다.
토고는 바닥을 본다. 화기에 녹아버린 빙판. 물웅덩이. 이것을 다시 얼려버린다면? 저 열기에도 지지 않도록... 토고는 폴러 베어에 의념을 담는다. 강화의 의념을 담아 냉기를 강화하여 순식간에 저 물이 얼어버리도록!!!
바닥에 착지한다. 빙판이라 순간 미끄러질 뻔 했지만 다행이게도 다리에 억지로 힘을 쑤셔박아 빙판을 부순다는 느낌으로 박아넣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총구를 조준한다. 후우.. 망념이 끄트머리까지 차오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겠다. 나아간다! 이 승부의 끝으로, 그리고, 너에게로. 토고는 자신이 가진 것을 떠올린다. 내 손에 쥔 총 한자루로 나는 나아가겠다. 념을 담는다. 하얀 섬광과도 같은 빛이 아른거린다.
"전력으로 와라. 내도 전력으로 갈테니..."
지금 자신이 쓸 수 있는 전력, 그것은 상위 개변이라 할 수 있는 념. 념을 담은 하얀 총탄을 그를 향해 쏜다.
발사되는 하얀 섬광과 용을 베었던 검격이 서로 교차한다. 명중하고, 베어지며 찰나와 같은 시간이 끝난다. 훈련장이었던 배경이 서서히 흐려지고 하얀 공간만이 남고 서로가 싸웠던 흔적들은 서서히 사라져간다. 그 과정에서 서로가 입었던 죽을 정도로 아픈 피해는 점차 옅어지고 턱 끝까지 차오르던 망념도 서서히 줄어들어간다. 하지만 그럼에도 변치않는 것은 전투의 승자와 패자 라는 것.
"....하아....."
깊고 무거운 한 숨.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살아남았다라는 안도의 한숨이다. 그가 만약 저 검을 사용할 수 있었다면? 저 검을 사용하는 것을 허락 받았기에 제대로 된 성능을 끌어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단지 검을 사용하는 것을 검에게 허락을 받았기에 비슷하게나마 재현을 했을 뿐, 자신의 의지대로 검을 사용하여 재현이 아닌, 진짜로 용을 죽이던 그 검격을 사용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