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Q.그럼 퍼스트클래스 은우와 아라도 쉬는거죠? A.높은 분:니들은 예외야. 높은 분:어딜 많은 이들이 보이는데 퍼스트클래스들이 편하게 놀려고만 해. 높은 분:아무튼 요즘 어린 것들은 책임감이 없어요. 책임감이. 인첨공을 위해서 자신의 능력을 쓸 생각은 안하고... 높은 분:그래도 하루는 비번 줄게.
>>53 스토리에서 보셨으니 아시겠지만.. 챕터1은 은우는 은우대로 연애고 뭐고 당장 3학구 문제 때문에 머리가 아파서 죽을 지경이고, 상당히 정신적으로 몰려있었고.. 세은이는 세은이대로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으니까요. 어쨌든 오빠 걱정에, 다른 것 걱정에... 자신의 목숨이 어떻게 될지도 불안하고.. 솔직히 저지먼트 아이들을 믿기는 힘들고... (친한 3인방은 제외)
그렇다보니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와 연애를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림이 안 그려지네요. (절레절레)
어서 오세요! 이지주! 시트는 이미 통지표가 나온 시점부터 통과가 되었지요! 어쨌든 반가워요!! 음. 스토리는 다이제스트를 보면 지금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그 외에 스토리나 설정 등으로 궁금한 것이 있다면 저나 다른 분들이 설명을 해줄 거예요! 모르는 것이 있따면 바로바로 물어보기!
어쨌든 좋은 밤이고 이곳에 시트를 내주셔서 감사해요! 혹시 모카고 시리즈가 처음이라면 막 물어보는 것도 환영합니다!
사실 뭐.. 여러분들의 입장에선 아쉬울지도 모르지만... 캡틴의 입장에서는 지금 이 분위기가 조금 더 좋긴 해요! 아무래도 초기에 연애가 너무 빨리 터져버리거나 하면 자연히 캐릭터의 초기 관계가 더 발전이 안되고...그걸로 고정되어버리는 경우가 좀 많더라고요. 그러니까...당연히 친구들과 할 수도 있는 것을 연인이 있으니까 안하게 되고 연인하고만 모든 것을 하게 되는 그런 느낌으로 말이에요.
사실 보기는 달달하고 좋지만..캡틴의 입장으로는 그렇게 되면 결국엔 관계가 아무것도 안 나오고 그대로 고착되고... 진짜 아무것도 못하고 유대도 못 쌓게 되거든요.
그래서 지금처럼 유대가 어느 정도 쌓여가고, 서로서로 신뢰를 쌓아가는 단계는 매우 좋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렇다고 캡틴이 달달한 거 싫다는 것은 아니니까 노리는 이들은 노려라! 편파짓만 하지 않으면 안 막는다! 하핫!
병실이었다. 한 중년의 여성이 침대에 누워 있다. 침대 옆에는 상고머리에 안경을 낀 남학생이 있었다. 미래에 낳을 아들에 비해 더 날카로운 인상. 여성은 학생의 어머니인 듯, 학생은 여성의 손을 잡아주고 있었다.
"그래도 자주 와줘야지. 엄마 혼자서 외롭잖아."
"어서 가봐, 한성아.. 공부하기도 바쁜데."
"알았어. 이틀 뒤에 또 올게."
학생은 어머니에게 밝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꼭 잡아준다. 그 뒤에 병실에서 나오는 한성. 병실에서 멀어질수록 표정은 더 어두워져갔다. 병실에 들어가기 전의 상황이 생각나는 학생.
"학생..미안하지만 계속해서 입원비가 밀리고 있어. 이대로 있으면 어머니는 퇴원하셔야 돼."
"의사 선생님.. 제가 어떻게 해서라도 갚아나갈 테니깐.. 한 달만 더 입원하면 안 될까요?"
"미안해, 학생. 우리 병원도 사정이 안 좋아."
학생은 한숨을 푹 쉰다. 그렇게 도착한 집. 이 허름한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한 학생. 표정이 더 일그러지며, 다시 밖으로 나간다. 이를 바득바득 갈기 시작했다.
"이 양반은 어디로 간 거야.."
학생이 일하는 중국집으로 간다. 출근을 하자마자 내려온 배달. 학생은 요리들을 철가방에 넣고, 오토바이에 올라탄다. 헬맷을 쓴 뒤에 시동을 걸고 목적지로 출발했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창문에 비추는 누군가의 모습을 보았다. 한성은 화가 머리 끝까지 오른 채로 그 집의 문을 쾅쾅 두드린다.
"아이씨..노크를 왜 이렇ㄱ..아들?"
학생의 아버지. 아니, 정확히는 계부가 되시겠다. 계부는 한성을 보고 몹시 당황한 표정을 짓기 시작한다. 그리고 안에서는 날선 목소리로 계부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린다.
"오사장! 치겠다는 거야? 말겠다는 거야?!"
그렇다. 계부는 한 가정집에서 자신과 비슷한 부류들과 도박을 하고 있었던 것. 학생은 계부를 살짝 밀며 안으로 들어간다. 현장을 확인한 학생은 계부에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
"아저씨.. 돈 번다고 하는 게 이딴 거였어요?"
"한성아..아빠한테 아저씨가 뭐냐..아빠가 나중에 설명할테니ㄲ..."
"오사장!!!"
"아이고..죄송합니다. 사장님들. 얼른 돌려보내고 치겠습니다..하하.."
"아저씨..이게 뭐냐고. 아저씨는 지금 아내가 오늘 내일 하는데 도박이 손에 잡혀?!"
"하...진짜..한성아. 아빠가 나중에 설명해준다니깐. 일단은 들어가. 돈 줄 테니깐.."
"뭐야? 아들이였어? 씨X, 오사장. 아들내미 교육을 어떻게 시키는 거야? 저거 빨리 내보내거나, 아니면 오사장도 같이 나가."
학생의 계부는 도박꾼들에게 계속해서 죄송하다며 굽신거리고, 학생에게 다시 시선을 돌린다.
"한성아..근데 돈 있냐?"
"뭐?"
"아니..너 배달도 하잖아. 분명 모아둔 돈이.."
계부는 학생의 몸을 더듬거리기 시작한다. 학생은 계부의 손을 뿌리치며 뭐하는 거냐고 소리친다. 제대로 열이 오른 학생.
"한성아..아빠가 그냥 가져간다고 했어? 불려서 줄게. 오늘 제대로 본전 뽑으면 엄마 병원비도 충당할 수 있어."
계속해서 더듬거리기 시작하고, 결국 학생의 지갑을 찾아낸다. 지갑을 열어보지만 얼마 안 되는 액수를 보고, 학생을 쳐다본다.
"일하는데 이거 밖에 못 모았어?"
"다 엄마 병원비로 나갔어, 이 씹탱아."
학생은 욕을 크게 외치며 집에서 나왔다. 오토바이를 다시 끌고 중국집으로 가는 학생. 말도 없이 퇴근을 했다. 학생의 또래라면 잠에 들었을 밤. 말없이 거리를 터벅터벅 걷기 시작한다.
비가 오기 시작한다. 학생의 마음은 신경이라도 안 쓰는 듯, 더 굵어지기 시작하는 빗방울. 학생의 볼에서는 빗방울인지, 눈물인지 혹은 둘 다인 것인지 모를 방울들이 천천히 쏟아지기 시작했다.
"으흐흑..흑..왜..나만.."
거세게 쏟아지는 비. 학생은 아이처럼 소리내어 울어도, 빗소리에 가려질 뿐이었다. 세상은 이 고통받는 학생을 어디에도 보이기 싫은 것일까. 눈물이 계속 나왔다. 도박쟁이 계부, 안 좋은 형편, 죽어가는 어머니. 그래서 더 눈물이 나왔다. 엄마가 걱정돼서? 아니. '왜 하필 엄마까지 아파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말이 있다. 인간은 자신이 무서워하는 사람보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에게 더 망설임 없이 공격할 수 있다고. 학생은 이런 자신의 모습에 실망해서 계속 눈물을 쏟고 있었다.
"애.. 우산도 없이..헉.. 울고 있었니?"
누군가가 우산을 씌워졌다. 청자켓에 청바지를 입은 센 패션. 그러나 그런 패션과는 대조되게 청순한 얼굴과 청초한 분위기... 그리고 담배냄새.. 이 시간에 사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성인이었다. 옆의 술집에 모여있는 대학생들 무리. 무리는 계속해서 이 여성을 불렀다. 아- 대학생이구나. 그것도 서울에서도 상위권에 드는 명문대. 이 학생은 20년이 넘게 지나도 이 여성의 첫 모습을 잊고 있지 않았다.
"애야..우산 빌려줄게! 감기 걸려. 이거 누나 연락처니깐, 나중에 우산 꼭 돌려줘야 돼?"
>>0 통지표를 새로이 확인했습니다. 텔레프래그라는 능력입니다. 좌표와 연산을 기반으로 물체를 원격으로 움직이는 능력이라고 합니다. 동아리에도 들었습니다. 저지먼트라는 이름의, 치안을 유지하는 일종의 선도부입니다. 그 의미는 심판입니다. 이름만으로 아주 좋은 의도의 동아리라는 걸 빠르게 알 수 있겠죠. 하지만 저는 무능력자입니다. 요전번에 면접에서 만난 부장님은 레벨 5라고 하셨습니다. 또, 그 외에도 잔뜩 있으셨습니다. 레벨 0인 제가 저지먼트의 활동이나 사회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짐이 되지 않으려면 분발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영상을 본 적이 있었다. 장기간 학대 받은 동물이 훗날 학대에서 벗어나도 주변의 자극을 전부 학대로 받아들이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었다.
영상 속 동물은 상처를 치료해주려는 손길조차 공포와 아픔으로 받아들이며 애처롭게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다.
지능이 낮은 동물이 그러한데 하물며 사람이라고 다를까. 나라고 다를까.
아지의 불만 어린 눈을 어쩌라는 식으로 받아낸 것도 순간이었다. 내게 한 조각 먹인 키위를 저는 안 먹겠다며 내려놓는 아지를 보고 어이없어서 혀를 찼다.
뻔뻔한 한아지 같으니.
저래놓고 정말 그냥 두고 가면 짜증낼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오늘이 끝일지 모르는데 무슨 나중 생각이냐 자조했다.
아무리 한아지라도 내 말을 끝까지 듣고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데. 그게 사람인데 말이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
희야랑은 왜 갑자기 친해졌다는 말에, 섣부른 설명 대신 한 텀 뜸을 들였다. 그 설명은 이후에 해도 늦지 않았다. 아지랑은 크게 상관도 없고.
그러니 이제 내 말에 왜냐며 따지는 것을 기다렸으나 아차, 상대는 한아지였다. 정말 의심은 단 한 조각도 보이지 않는 웃는 얼굴을 보며 어이가 없고 좀 허탈하기도 해서 하하, 힘 빠진 웃음을 흘렸다.
"바보는 너지. 잘 생각해 봐. 내가 단 한 번이라도 너를 친구라고 부르거나 했었어?"
단언컨데 없었다.
웃는 건지 찡그린 건지 모를, 구겨진 표정으로 아지를 응시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그 키위를 거절하지 못 하는 내가 한심했다. 새로 먹은 키위는 방금과 달리 혀가 녹아내릴만치 달았지만 끝맛은 씁쓸했다. 내 기분 탓이었다.
그 쓴 맛을 그대로 혀에 담아 말했다.
"이딴 곳에 전학 온 것도 기구한데 겉보기도 어벙한 애를 그냥 내버려두기도 그래서, 적당히 적응만 시킬라 그랬는데 네가 계속 치근댄 거야. 그 때 나는 네가 정말 귀찮았는데, 하지 말라고 할 기력도 없었어. 그래서 냅두고 좋을 대로 휘둘려 준 거라고. 그러다 나중엔 정말 귀찮아서 성적 핑계대고 멀리한 건데. 그런데도 넌 떨어질 줄을 모르더라. 그 때 너 진짜 웃겼어. 주변에 친구도 많았으면서 왜 나를 계속 귀찮게 건드려댔을까. 나는 너한테 해준 것도 없고, 항상 듣기 싫은 소리나 했는데 말야."
이제야 말해서 속 시원하단 듯이 말했다. 너 진짜 웃겼어, 라고 할 땐 고개를 비뚝 기울이며 조소를 지었다. 이래도 아니라고 착각할래? 모른 척 할래? 라고 하듯이.
기숙사 방에서 하루 종일 혼자 굴러다녀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왜 지금은 이렇게 나가질 못 해서 미치고 팔짝 뛸 것 같을까. 그저 갇혀 있는 것 만이 아니라 재미라곤 티끌 만큼도 없는 전공책을 눈 앞에 두고 있기 때문일까.
늦은 저녁이었다. 정규 커리큘럼 대신 이론 복습을 시작한지 한시간 후 결국 나는 전공책을 엎어버리고 그대로 드러누웠다. 옆에서 감시 겸 지도를 하던 유준이 한숨을 쉬며 이마를 치는 소리가 들렸지만 알 게 뭐냐.
"어째 잘 버틴다 싶더니. 아, 내 팔자 한 번 더럽네 더러워."
어이고- 하고 앓는 소리도 들렸지만 알 게 뭐야! 홱 돌아누워서 본체만체 하고 있으니 주섬주섬 책을 챙긴 그가 말했다.
"됐다. 오늘은 이쯤 하고 간다. 나오지 말고 얌전히 잠이나 자."
메롱이다.
나가는 뒷모습에 혀를 쑥 내밀었다가 결국 들켜서 꿀밤 한 대 맞았다. 얼얼한 정수리를 문지르며 투덜거리지만 곧 조용한 병실 만이 내 앞에 있었다.
...에휴.
여기는 혼자 남으면 할게 없다는 걸 이미 뼈저리게 체감하고 있었다. 할 수 있는 건 책을 읽거나 잠을 자거나 뿐이라, 오늘은 그냥 자기로 하고 누워서 눈을 감았다. 병실 불을 그대로 켜 뒀지만 상관 없었다. 옆으로 누워 하품 두어번 하고 눈 좀 깜빡이자 서서히 잠기운이 몰려왔다. 그리고 오래 지나지 않아 잠에 빠졌다.
...잠든 이후의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늦은 저녁은 곧 밤이 되고, 밤은 새벽으로 이어졌다. 의국엔 당직인 의사와 간호사만 남아 간간히 병실을 돌거나 복도를 돌아다녔다. 조용하고, 고요하고, 기묘한 정막이 감도는 병원에
불청객이 들었다. 아무도 모르게.
끼익.
내가 뒤척인 것도 아닌데 침대 스프링 울리는 소리가 나서 눈이 떠졌다. 눈 뜨자마자 캄캄한 시야에 아 밤이구나 생각하기도 찰나 내가 병실 불을 끄지 않았다는 사실이 바로 머릿속으로 치고 올라왔다. 동시에 누군가 내 위에 있는 것도.
[안녕?]
천장을 향해 똑바로 누운 내 위에서 사지를 짓누르고 있는 누군가가 말했다. 남자? 여자? 알 수 없는 목소리였다.
어둠 속에서 안광 두 알이 선명히 빛났다. 안광이란 말 밖에는 표현 못 할 색이었다. 그것이 다시 움직이자 다시 스프링 울리는 소리가 났다. 한층 가까이 내 얼굴로 다가온 안광이 말했다.
[오늘은, 살짝 장난만 치러 온 거니까, 너무 시끄럽게 굴진 마.]
장난? 무슨 장난? 오늘은 이라니? 설마? 당장 소리쳐 사람을 부르고 싶었으나 입이 움직이지 않았다. 당황해하는 나를 보는 안광이 반달 모양으로 접혔다. 나를 보며 웃고... 있었다.
[시시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재밌네. 나름 즐길 수 있겠어.]
잠에서 갓 깬 머리는 그것이 하는 말을 바로 바로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저 밖에서 어서 이변을 알아차려주길 바랐지만 그것이 몸을 일으키는게 먼저였다.
[어쨌거나 용건은 끝났으니, 이만 가야겠다. 다음에 또 보자.]
그 직후 둔탁한 충격을 느끼며 정신을 잃었다.
그로부터 두 시간쯤 지나 다시 눈을 뜨자 창 밖이 희게 밝아오고 있었다. 동 트기 시작하는 시간이었을까. 그에 따라 서서히 밝아지고 있던 병실을 둘러봤지만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뭐야, 그냥 개꿈을 꾼 건가 했지만...
섬찟할 정도로 절묘하게 자상을 입은 팔다리와 그로 인해 붉어진 침대가 간밤의 불청객이 현실이었음을 내게 직시시켰다.
>>260 그거 개로군요. (어?) 냄새를 맡아서 찾는 것이라면 모를까. DNA를 분석해서 그 DNA의 소유주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까지는 조금 힘들 것 같네요. 현 레벨로는 말이에요. 뭔가 좀 과학적인 것을 넘어서서, 그러니까 이론적으도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그런 초차원적인 것들은, 아무래도 레벨5급은 되어야 한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실전도 조금씩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서태휘, 그 이상한 녀석이 부족한 점을 하나하나 짚어주며 보완해주는 것이 가려운 곳을 긁는 것처럼 시원할 정도였기 때문이다.
"너는 보통 아이들보다 약해. 힘도, 내구성도, 운동능력도. 다른 아이들처럼 호신술을 배우든, 격투기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니 위기에 직면하면 가장 먼저 표적이 될 수도 있어." "알아요." "그런데 그거 아냐? 오락실에서 게임할 때 고인물은 패턴이라도 읽는데 상대가 재밌어 보인다고 아무렇게나 누르는 어린애면 속수무책인 거." "인터넷 뒤적거리다 들어본 적은 있어요." "네가 딱 그래. 그런데 그 패턴 뒤로 네가 무얼 해낼지 그림을 그린다는 게 다르더라."
당시의 태휘는 자신의 팔을 툭툭 두들겼다. 오늘 훈련으로 하여금 생긴 상처는 저번보다 깊었다.
"그리고 너는 약한 대신에, 특기 때문인지 지나칠 정도로 정교해. 레벨 3이라고 하기엔 그 섬세함이 지나치단 뜻이야. 다른 아이들은 창의성을 발휘해서 이것저것 해내고 즉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향이 있는데, 너는 그 다음 수를 계속 찾아서 퍼즐을 직접 만들어낸다고."
희야는 침묵했다. 얼음 채찍으로 거리를 벌리고, 벽을 세워 또 거리를 좁히고. 눈보라를 보조해서 시야를 혼란하게 만들고, 구석으로 몰아가며 남몰래 세워두던 고드름으로 하여금 종국에는 감옥 비슷한 것에 가둔 것이 오늘의 첫 성과였다. 믈론 그 기이한 힘 한 번에 또 기절했다마는, 태휘가 줄줄 읊을 정도로 잘한 일인 듯싶다.
"좋게 말하자면 너는 현실적이되 비현실적인 전투를 하는 녀석이야. 자연재해를 현실의 격투기로 대응하기엔 어려운 법이니, 영화에서나 볼 법한 전투 방식이지." "그럼 나쁘게 말하자면요?" "남들이 당연히 지켜줄 거라 믿는 전술이지."
희야는 저도 모르게 움찔 떨었다. 선글라스 너머 붉은 시선이 온전히 희야를 향해 꽂혀있었다.
"남들이 언제까지고 널 지켜주진 않으니 호신술 정도는 필요해. 그나마 가능성 있는 게…… 너희, 비살상 산탄총 있다며. 총 쏘는 법 정도는 알려주마." "……." "그건 싫어?" "희야 총 못 쏴." "응? 알려주면……."
태휘는 입을 딱 다물었다. 처음 보는 희야의 반응 때문이었다. 제 한쪽 팔을 꽉 붙잡고는 애써 시선을 돌리거니와, 입술을 한참이고 자근자근 깨무는 것을 유심히 보던 태휘는 희야의 머리 위에 손을 턱 올렸다.
"……너도 나랑 다를 바가 없구나? 애새끼." "……." "아이스크림 먹을래? 민트초코." "……응." "이건 싫다고 안 하네. 가자."
>>290 >>294 여느 때처럼 부실에 왔다가 문 앞의 상황을 보고 멈춰섰다. 날개 달린 고양이? 아니 사자인가? 드디어 인첨공이 유전자 변형에도 손을 대는가. 기어코 이런 걸 만들어버린 건가. 그런 생각을 하며 식빵 굽는 날개사자를 쓰다듬어주었다. 뭐랄까... 귀엽네. 몇 번 토닥토닥 해주고 그 외의 1명을 슥 건너서 부실로 들어갔다. 일해야지 일. 바쁘다 바빠.
히힛 소리를 내며 고양이 사진을 보고 웃고 있는 아지다. 못생겼다는 얘기는 너무한 것 같아서 구겨졌다고 하고 웃는 것이다. 이것은 일종의 귀엽다는 얘기와 같다. 답장을 오랫동안 쓰고 있다는 표시가 떠서 무엇을 보낼지 조금 궁금해진다. 어쩌면 고양이가 경진을 애먹이고 있는지도 몰랐다.
[얼굴을 소중히 해요~(•᷄- •᷅ ;)]
각오를 해도 너무 많이 한 경진에 아지는 어쩔 수 없이 키득거리며 웃어버린다. 딱딱한 줄 알았는데 생각한 것보다 재미있는 사람 같다는 생각이 이어진다. 웃는 얼굴으로는 경진이 화면을 보고 있는 것밖에 확인하지 못했지만 아무렴 어떠랴 싶다.
[안 귀여운 것도 있지롱 ༼;´༎ຶ ༎ຶ༽]
그리고 이어진 문장에는 헉. 하고 숨을 크게 들이마신다. 경진이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 경진이 있는 쪽을 흘끔 보다가 칩으로 문자를 보내는 것이다.
[Σ(; ・`д・´)] [응 - ̗̀( ˶'ᵕ'˶) ̖́-] [해줄래 ヽ(´▽`)ノ]
이렇게 훅 들어오는 사람이었나?! 조금 당황스럽긴 하지만 말 놓고 싶은 건 사실이었으니 괜찮은 것 같다. 그나저나 몇 초 전까지 존대하던 사람에게 이렇게 보내고 보니 무척 어색하게 느껴진다. 괜히 입가를 만지작거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닛...(팝그작) 음. 그리고 이지주에게는 조금 죄송한 말이지만...아마 오늘 스토리와 내일까지 이어질지도 모르는 스토리는 조금 참여가 힘드실 것 같아요. 아무래도 바로 어제 오셨는데... 챕터1 최종장인 블랙 크로우와의 전투에는 끼이기 힘드시지 않을까 싶어서..(눈물)
오늘은 모카고의 진행은 어떤 느낌인지...관전하는 느낌으로 보시는 것을 추천드릴게요! 물론...딱히 상관없다고 하신다면 참여하셔도 괜찮아요!
>>346 엣... 안되는 것만 골라서 하는 것이 아니에요!! 그럴리가요! 단지.. 챕터1의 마지막 파트라서 아무래도 스토리를 이전부터 쭉 이어서 한 것이 아니라면...조금 참여하기가 힘들지 않을까 해서 추천을 드린 거랍니다. 그러고 보니 스토리 부분에 대해서는 일단 궁금한 점 있으실까요? 혹시 아직 확인을 못하셨다면...0레스의 다이제스트 부분을 참고해주시면 감사해요!
>>244 334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언제로? 청윤: 며칠 전에 책에 구멍 냈던 그 순간 아닐까? 책들이 너무 불쌍해.. 199 캐릭터는 어떤 타입에게 약해지나요? 장난기 넘치는 타입이요! 정확히는 겉으론 안 그런척 하면서 안아줘요! 애교해주세요! 이러는 사람한테 좀 약해요! 294 빛과 그림자(어둠) 중 자신이 어느 쪽에 가깝다 생각하나요? 일단은 빛 쪽이죠! 어둠 쪽은 딱히 청윤이랑 맞다고 보긴 어렵기도 하고요!
천막으로 하늘이 가려져 낮인데도 밤과 같은 어두운 골목길, 누군가의 비명과 고함, 그리고 둔탁한 벽이 부서지는 소리와 유리창 깨지는 소리가 골목길에 울려 퍼졌다.
워낙 큰 소리이기에 지나가던 학생들이나 안티스킬들이 들었을 법도 하지만 스킬아웃 간의 난투극이라고 생각했는지 아무도 그곳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만약 골목 안으로 들어 가보면, 몸 이곳저곳에 시퍼런 피멍이 들고 온몸의 관절들이 꺾여버린 학생이 바닥을 뒹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치 개선장군처럼 당당하게 서서 웃고 있는 한명의 학생도.
그는 쓰러진 학생에게 매섭게 호통을 치고 있었으며 그의 얼굴과 옷에는 타인의 것으로 보이는 피로 얼룩져있었다. 그들의 주위에는 하얀 알약이 들어있는 병이 떨어져있었다.
“얼간이 자식이, 그딴 약을 먹고 강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옷 이곳저곳을 살펴봐도 완장이 없는 것을 보아 저지먼트는 아닌 것 같았다. 그런데도 위험한 뒷골목에 들어와 샹그릴라를 복용하는 학생을 잡아 제압했으니 칭찬을 받아 마땅한 기특한 학생이다.
자신의 능력을 나쁜 데 쓰지 않고 나쁜 사람을 제압하는 데 쓰고 있으니 이렇게 정의롭고 기특한 학생이 어디있을까? 그는 샹그릴라를 밟아 으깨버렸다.
하지만 모범생, 우등생이 있다면 불량학생, 열등생도 있는 것이 세상에 이치다.
지금 땅에서 벌레처럼 꿈틀거리는 학생처럼, 지금 기특한 우등생의 뒤에서 그를 노려보는 열등생처럼.
“강해지던데? 원리는 모르겠던데 정말 강해졌어.”
열등생은 자신이 샹그릴라를 복용하기라도 한 것처럼 태연한 목소리로 답했다. 우등생은 성큼성큼 다가와 열등생의 멱살을 잡았다.
“그래서, 그딴 걸 먹어서 얻은 능력이 무슨 의미가 있어. 진정으로 노력해서 얻은 힘이야말로 진짜 힘이야!”
열등생은 가진 게 힘 밖에 없는 듯 그대로 우등생의 멱살을 잡고 던져버렸다.
“그래 너 잘났다. 좀 먹으면 또 어때? 법이 금지한 약도 아니고 성분조차 불분명해서 정말 실존하는 지조차 파악 안 되는 약인 데”
실존하는 지 파악이 안 되는 약이다. 지금 으깨진 알약 또한 진짜 그 약인 지 아닌 지 확실치 않다.
땅을 구른 우등생은 정신을 차리고 일어서서 금방이라도 싸울 듯 자세를 잡았다.
“그런 출처가 불분명한 약을 유통하고 복용하는 데 친구로서 막는 건 당연한 거 아니야?”
“너랑 친구 두 번하면 맞아 죽겠다. 잃는 건 본인 건강일 뿐이야. 그리고 이 도시에서는 건강한 레벨 0보다 몸 망가진 레벨 3가 대우 받는 건 너도 알고 있잖아?”
우등생은 열등생의 말에 분노하여 이를 갈다가 특유의 눈썰미로 그의 오른쪽 어깨에 있는 초록색 견장을 보고 눈이 커졌다.
“너, 우리 학교 저지먼트였나?”
“아, 아~...이거?...어...이거 우리 구역에서 알짱거리던 놈 두들겨 패서 빼앗은 거야. 난 스킬 아웃! ...스킬 아웃 ‘얼간이’다.”
자신을 얼간이라고 소개한 열등생은 어깨의 견장을 빼서 바닥에 던졌다.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이가 스킬 아웃이며, 지나가던 죄 없는 모교 저지먼트를 폭행하고 저지먼트의 상징을 빼앗았다는 말을 듣고 분노를 참을 수 없는 것 처럼 주먹을 떨었다.
“너 이 자식! 우리 학교 학생을!!”
“거참 이해 안 되네. 너 아까부터 화낼 건지 웃을 건지 둘 중 하나만 해. 말과 행동은 화내는 것 같은데 입 꼬리는 올라가있거든? 너 지금 엄청 사이코 같아.”
“입 닥쳐!”
“얼씨구? 이젠 대 놓고 웃어버리네?”
우등생은 바닥에 떨어진 견장을 주워 자신의 어깨에 착용했다. 그리고 선언했다.
“이름 모를 저지먼트 부원의 원수는 내가 대신 갚아주겠어! 저지먼트의 이름을 걸고!”
“넌 저지먼트도 아닌데 왜 저지먼트 이름을 거냐?”
“이 순간 만큼은 내가 저지먼트다!”
저지먼트와 스킬 아웃의 싸움, 어쩌면 일방적일 수도 있는 싸움이었겠지만 저지먼트에게 시비를 건 스킬아웃은 다른 이들과는 달리 이런 싸움에 익숙해보였다.
한 대 맞고 땅을 구르면 한 손에 흙을 잡고 상대의 눈에 뿌렸다.
한 대를 때릴 때면 망설이지 않고 몸 이곳저곳의 급소를 노렸다.
공격을 지나치게 피하거나 맞지 않고 적당히 피할 수 있는 것은 피하고 맞아도 되는 것은 맞으면서 공격했다.
결국 마지막으로 땅에 얼굴을 쳐 박은 것은 저지먼트였다.
“땅이 참 푹신해, 그렇지? 아주 과학적인 땅인가봐?”
“이자식이...”
“국가도, 안티스킬도 안 막는 이 약을 저지먼트가 대체 무슨 권한으로 막을 것이며, 심지어 저지먼트도 아닌 네가 학생을 저 지경으로 만들면서 막을 권리는 대체 어디있는데?”
“난 친구가!”
“쟤가 네 친구가 정말 맞는 지는 따로 이야기해야겠고, 이 약이 정말 나쁜 게 맞냐고.”
“뇌를 자극 시켜서 능력을 강제로 끌어올린다고 했어. 그런데 그게 좋을 리가 없잖아!”
저지먼트의 날카로운 지적, 결국 샹그릴라가 사람의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었다.
“뇌를 자극 시켜서 능력을 만들어버리는 여긴 좋은 곳이고? 능력 레벨에 따라서 열등생 우등생으로 사람을 나눠버리는 이곳은 정말 좋은 곳이네? 젠장, 아주 사회주의 지상락원 같은 곳이었네 여기?”
“궤변이잖아! 국가가 공인한 시스템과 수상한 약을 비교하는 것에서 틀렸어!”
“수상한 약이라...국가의 공인...그래, 뭐...”
스킬 아웃 얼간이는 마치 자신이 무엇이라도 아는 양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그 잘나신 국가는 시스템적으로 학생들을 레벨에 따라 차별하면서 고레벨은 우등생, 저레벨은 열등생으로 낙인 찍고 있어. 레벨은 노력에 따라 균등하게 오르지도 않아. 하도 답답해서불법, 아니 불법도 아닌 약물의 힘을 빌렸는 데 그게 그렇게 죽을 죄야? 저지먼트도 그저 하지말자고 말로 타이르고 있고 약을 발견하면 다른 명목으로 압수하는 게 고작이야. 그런데 네놈이 뭔데 이렇게 사람을 때려?”
>>379 훈련 하는 방법이 >>0과 함께 훈련하는 레스를 쓴다->뱅크에 들어가서 수치를 훈련한 값으로 수정한다인데 여기서 수정하는 부분인 훈련! 탭에 들어가보시면 이름 옆에 훈련이라는 글자가 있어요. 그걸 컴퓨터에서 클릭하면 계산하고 수정할 필요 없이 알아서 훈련한 수치로 조정되요!
덧붙여서 저번 진행에서 제 3위, 디스트로이어에게 공격을 시도하셨는데 일단 그 부분은 없는 것으로 할게요! 전투는 지금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처리를 할 생각이기에!
그리고 신입 이지주는... 챕터2부터 스토리에 참가를 하는 것으로 하고...물론 일상을 돌리고 노는 것은 자유로워요!! 어디까지나 바로 어제 오신만큼, 현 스토리에 바로 참가를 하면 조금 힘드실 가능성이 높을 것 같기에!! 혹시라도 스토리 부분으로 궁금한 것이 있으면 얼마든지 질문해주세요!
삼파전... 아니, 동물까지 포함한다면 넷일까? 미묘한 기류는 각자가 들고 있는 휴대폰에서도 벌어지고 있었다. 토끼가 깔고뭉갠 상태의 태블릿은 붕붕거리는 진동을 작고 큰 몸집에 그대로 전해주고 있었고, 그 진동 위에서 토끼는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하는지 뒷발로 귀를 긁으며 태평하게 있었을까?
"결과는 오직 저 밑에 있는 거야." [......] "알게씀다." "...그리고 서로 볼수도 없고," "......" [룰은 대충 알겠거든~] "다시 말하지만 이건 명백한 훈련이자 승부야." [나는 승부밖에 해당 안되거든~] "......" [아야야아야야!! 짱아프거든!!!!]
침을 삼키는 세명, 그리고 덩달아 이를 부딪히며 골골거리는 토끼. 토끼가 갑자기 튄 스파크에 깜짝 놀라 벗어나면 여학생의 승리 부르르거리는 진동을 못이기고 잠이 든다면 그녀의 승리,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여성의 승리였다.
셋에게서 튀고 있는 다른 의미의 스파크는 눈치 채지 못한채 하품까지 늘어지게 하던 토끼는...
.dice 1 3. = 3 1.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2. 토끼는 너무 지루해서 잠들고 말았다. 3. 토끼는 더이상 이곳에 있기 싫었다.
[지하 조] 이들은 모두 무사히 사다리를 타고 안으로 쭉 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깊이가 보통이 아닙니다. 마치 끝날 것 같지 않은 사다리. 그리고 그 아래에서 입을 쩍 벌리고 있는 어둠은 지옥처럼 보이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결국 끝은 있기 마련입니다. 끝에 도달하자마자 보이는 것은 커다란 철문입니다. 하지만 딱히 잠겨있지 않았습니다. 그것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그곳은 그야말로 또 다른 세계였습니다.
정말로 거대하고 넓은 공간이 있었으며, 거기엔 컨베이어 벨트가 놓여있었습니다. 그 시작과 끝은 보이지 않았으며, 그 위에는 샹그릴라 P기 천천히 이동되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방이 아닙니다. 지하에 있는 또 다른 거대한 공간. ...어쩌면 그 넓이는 처음에 들어왔던 건물보다 훨씬 더 넓을지도 모릅니다. 3학구 아래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어쩌면 누군가는 믿지 못할지도 모르고, 누군가는 당황할지도 모릅니다.
옆을 바라보면 다른 수많은 건물들이 끝없이 놓여있었습니다. 그것은, 어쩌면 이 근방을 뛰어넘는 엄청난 공간... 아니. 마치 다른 학구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어서 와라. 저지먼트."
그리고 컨베이어 벨트를 앞두고 기다리고 있는 것은 총 다섯 명입니다. 전부 검은색 까마귀가 그려진 완장을 팔에 차고 있는 것으로 보아 블랙 크로우 일당들입니다. 그리고 그 앞에 있는 이, 청윤은 한 번 목격했을 사내가 그곳에 있었습니다. 날개뼈까지 내려올 정도로 긴 장발에, 오른쪽 눈가에 뭔가로 꼬맨듯한 흉터자국이 있었으며, 인첨공에서는 보기 힘든 흑발, 흑안의 사내가 바로 그곳에서 담배를 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그를 중심으로 노란색 머리 남성, 파란색 머리 여성, 하얀색 머리 남성이 서 있었습니다.
"솔직히 형님이 돌발행동을 한 것 때문에 여기까지 너희가 오게 되었지만, 여기까지야. 간뎅이가 부어도 훨씬 부었구나. ...너희들에게 승산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 응?"
"아. 일단 묻도록 해볼까."
"...너희들 중에서, 죽거나 쓰러지면 에어버스터에게 조금 곤란한 이가 있나? ...있다면 그 녀석만큼은 살려주마. ...남은 이들은 여기서 전부 죽는거다. 모두 말이야."
이들은 모두 방어조차도 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리더는 주머니에 손까지 넣고 있었습니다. 이대로 공격을 하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디스트로이어 조]
"5분 지났다."
정말로 그때까지 가만히 있었던 디스트로이어는 마침내 움직일 생각인지 손을 천천히 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모두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습니다.
"배짱은 참 좋아. 마음에 들어. 하지만 그게 진짜 배짱인지, 아니면 그냥 허세인진 지금부터 두고보면 알겠지. 너희들, 결국 마음에 들긴 했지만 이쪽도 이쪽의 사정이 있단 말이지. 그러니까... 안 봐줄거다."
지금이라도 꺼질꺼면 꺼져.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디스트로이어는 피식 웃었습니다. 오로지 그의 눈빛은 에어버스터. 즉 은우만을 향해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은우가 아니면 안중에도 없다는 것 아니었을까요?
"...다들... 부장으로서 내가 해 줄 수 있는 말은 하나뿐이야. 살아남자. 죽지만은 말자. 알겠지?!"
그런 그의 목소리는 상당히 긴장된 상태였습니다. 그만큼, 상당히 위험한 상대라는 의미겠지요. 이어 은우는 단번에 뛰어올랐습니다. 강한 풍압이 그를 하늘 높게 올렸고 그 상태에서 은우는 풍압을 일으켜서 방향을 조절한 후에 단번에 위에서 아래로 바롤 내려찍기를 시도했습니다. 허나 그 공격은 디스트로이어에게 닿지 않았습니다. 디스트로이어는 오른손을 위로 향한 후에 은우에게 살며시 가져갔습니다. 그러자 은우의 발은 닿지 못했고, 그 상태에서 하늘에 붕 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디스트로이어는 피식 웃었습니다.
"소용없는 거 알잖아. 에어버스터. 나에게 있어서 그런 공격은 절대로 닿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야!"
다른 방을 둘러보고자 했던 걸음이 무색하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정확히는 휴게실 쪽에서 스피커의 목소리와 저지먼트 간에 마찰이 있었기 때문이었지만 이 상황에 마음이 살짝 떠버린 나는 딱히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다른 방은 별 거 아니었구나- 하고 치부해버렸다.
결과적으로 발견한 것 없이 일행들 쪽으로 돌아가는 길에 건물이 크게 흔들렸다. 그 여파인지 지하로 가는 길이 열렸다. 뒤늦게 내려가는 길을 발견해 일행을 따라 내려가자 거기엔-
지하라기엔 너무 넓고, 지상이라기엔 이질감이 드는, 그런 공간이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 있긴 했다. 위에서 들었던 재수없는 목소리의 주인과 그 떨거지들 말이다. 잔뜩 폼 잡고 뭐라고 떠들고 있긴 한데, 암부에 이용 당한 것들에게 별 관심 없었다.
본격적으로 전투가 시작되기 전에 주변 탐색이나 해볼까. 내 걸음은 자연스럽게 일행을 이탈해 건물들이 있는 방향으로 향했다.
처음 든 생각은 이런 곳에서? 란 의문이었고 뒤를 이은 생각은 이만한 공간을 무너트려서 저들을 죽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었다. 그러다가 문득 쓴웃음을 지은 채 대화를 걸어오는 사람을 바라봤다.
너무 쉽게 죽인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복잡한 심경은 스스로를 혐오스럽게 만들었다.
"어떻게든 되겠지."
자신의 능력으로 사람을 죽일 수 없다는 걸 알았다면, 그런 생각도 안했을텐데 말이야. 혜성의 눈길이 남자들에게 잠시 머무르다가 곧 다른 곳으로 향했다. 주변을 둘러보는 이유는 자신이 이용할 만한것이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위에서 챙겼던 나이프가 선득하게 옷 안쪽에서 느껴진다.
“그 약의 최종 목적이, 세뇌당해서 지령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 능력자를 만드는 거라는 사실은 알고 그랬나 모르겠어요.”
“그냥 인첨공을 조금이라도 더 혼란에 빠뜨리고 싶어서 자진해서 꼭두각시가 되기로 한 거라면, 이해는 할게요. 스스로 사람이길 포기한 부분은 존중 못 해주겠지만.”
성운은 경계를 유지한 채로 지하 시설을 둘러보았다. 특히 아까 천장에서 능력으로 기계덩이를 끌어내렸더니 센트리건이었더라, 하는 조금 소름돋는 전개가 있었기에, 성운은 천장과 벽면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지금도 센트리건 같은 게 있을까? 그리고, 센트리건 이외에 천장이나 벽면 등에 또 눈에 띄는 사물들이 있을까? 화재대비용 스프링클러라던가...
만일 센트리건이 있다고 하면, 성운은 인사 대신 그 센트리건들에 과중력을 적용해 센트리건들을 떨어뜨렸을 것이다.
>>0 소년은, 그들이 하는 말에는 조금의 관심도 없이 하얀 눈을 가늘게 떴다. 보이는 사람은 단 넷이나, 이미 모습을 감추는 능력자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거기다.. 이 아지트 역시 겉으로 보이지 않도록 숨어 있었으니. 비슷한 부류의 능력자가 더 없으리란 법도 없지. 그러므로.. 하얀 소년은 움직이지 않는 그들 중 한 명, 노란색 머리 남성의 기억을 슬그머니 뒤적이려 한다.
하얀 종이학이 허공을 날아간다. 그것은 기억을 담고 돌아오는 새. 물론.. 남에게 보이는 종류의 것은 아니다. 소년이 그렇게 이미지를 하고 있을 뿐이므로... 소년이 찾으려는 기억은 그들이 '어떠한 능력을 가졌는지'이다.
사다리를 타고 ‘안’으로 쭉 ‘내려왔다’. 즉 분명한 지하. 그러나 이곳은 마치 다른 도시라도 되는 것처럼 광활하다. 거 참, 신기한 구조네. 건조한 눈길이 건물 이곳저곳에 닿으며, 양손은 주머니에 꽂은 태가 지극히 여유롭다. 내지는 생각이 없어 뵈기도 했다. 싸움의 연속은 즐거웠으나, 자신도 부장의 뒤를 이어 디스트로이어를 상대하고 싶었던 까닭으로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여하튼 전투를 쉴 수는 없었으므로 상대해야 할 까마귀들을 보는데, 시큰둥한 눈썹이 한 번 들썩였다. ⋯⋯형님? 어쩐지 새카만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낙조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조금 성의를 담아 생각했다.
죽거나 쓰러지면 에어버스터에게 조금 곤란한 이?
아무래도 강한(은우보다 약하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없어지면 훈련 상대가 없어짐 → 싸움의 소멸 → 인생이 지루해짐(당연하게도 오직 낙조만의 기준이었으나 그런 것 또한 중요치 않았다.) → 곤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낙조만의 기준이다.)
지하는 생각보다 깊었다. 우리가 밖에서 보던 공장은 그저 위장이었을 뿐이구나. 진짜 핵심은 여기였어. 계속 내려가지만..끝이 보일려나? 이 정도면 공장이 아니고 벙커일 텐데. 하지만 끝은 보이긴 했다. 칠흑 같은 미지의 어둠을 넘어서 본 것은 거대한 철문.
"..다들 조심하세요..."
한양은 조심스럽게 철문을 연다. 녀석들의 기습이 있을 수도 있으니깐. 천천히 안을 들여다보며 문을 연다. 안에는 단순히 공장이라고 부를 수 없는 넓은 공간. 지하공장이 아니고, 지하세계로 불려도 손색이 없는 공간이었다.
안으로 들어가는 한양. 예상대로 대기하고 있었던 블랙크로우와 조우한다. 죽거나 쓰러지면 에어버스터에게 곤란한 이가 있는지- 위크니스를 찾는 거였다. 위크니스는 여기 없는데 말이지.
"...담배부터 꺼. 냄새가 여기까지 난다. 그리고 당신의 질문.. 하나 씩 죽여보면서 확인해보던가."
서한양은 허리춤에 찬 목검을 빼서 자세를 잡는다. 이와 동시에 염동력을 발동시킨다. 블랙크로우의 보스가 피고 있는 담배. 재질이 약한 담배를 순식간에 잡아서 부러뜨리려고 한다. 입에 물고 있는 힘을 지렛대 삼아서, 담배 중간 부분을 잡고 위로 확 올려서 부러뜨리는 원리. 타는 부분 쪽을 보스의 왼쪽 안구에 박아서 지지려고 한다.
"건방 떨기는.누가 누굴 죽인다는거냐? 상황 파악이 안 되나? 아니면 허세인거냐?" "뭐, 좋아. 네 녀석은 꼭 죽여주마."
리더는 철현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습니다. 정말로 찍힌 것일지도 모릅니다.
(아지)
"너? 그렇다면 너는 살려주지. 이렇게 말이야."
이어 리더는 옆에 있던 청발을 바라봤습니다. 그 순간, 아지의 신발에서 스파크가 튀었고 이내, 그는 엄청난 속도로 벽에 달라붙어버렸습니다. 몸을 움직여보려고 해도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어째서일까요? 몸이 마치 벽에 달라붙어버린 것 같습니다.
"움직이지 마라. 너는 살려줄테니까."
(혜우)
혜우는 다른 곳을 탐사해보려고 했습니다. 여러 건물들이 있지만 전부 문에 자동잠금장치가 걸려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곳은 제 3학구보다 훨씬 더 높은 과학력이 지배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잠금장치도 3학구에서는 본 적이 없는 구조입니다. 오기도 전에 자물쇠 입력 장치에 혜우의 ID카드 번호가 뜨는 것은 물론이고, 이름까지 뜨고 있었으니까요.
이곳은... 인첨공이 맞는걸까요?
(혜성)
"..전부는 아니지." "아무튼 넌 아닌 것으로 치부하마."
껄껄 웃어보이면서 리더는 아지가 있는 곳을 피식 바라봤습니다. 아무래도 아지라고 믿고 있는 모양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려고 했다면 그녀는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곳은 자신의 능력을 사용해도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거대하고 거대하고 넓은 어떤 공간 안입니다.
(청윤)
"오히려 네가 여기에 있는 것이 신기한데? 또 당하고 싶은거냐? 약한 주제에 말이야. 아무 것도 못한 주제에 말이지. 캬하하핫."
그것은 명백한 청윤을 향한 도발이었습니다. 이내 그녀가 공기탄을 발사했습니다. 하지만 그 공기탄은 갑자기 뭔가에 부딪치고 단번에 반사하듯이 돌아갔고 청윤의 몸에 정확하게 명중했습니다.
어떻게 된 것일까요? 분명히 명중했지만, 마치 팅겨나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청윤의 팔찌가 깨지는 것이 보였을 것입니다.
(성운)
"아무래도 좋아. 그런 목적 따위." "오히려 그렇게 해서 이곳이 망한다면, 너희들 능력자들이, 아니. 더 나아가 이 근원이 없어져준다면 더 좋지. 꼭두각시가 되던지 말던지 알게 뭐야." "...우리들은 돈만 벌면 돼. 돈만 있으면 그 누구도 함부로 대할 수 없지. 그게 세상의 법칙이다. 꼬맹아."
일단 천장을 바라보려고 했지만 천장은 너무나 높아서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니. 애초에 '벽'이라는 것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곳은 정말로 어디인 것일까요?
마치..마치, 그 끝을 알 수 없는 거대한 공간임은 분명합니다.
(이경)
이경은 노란색 머리 남성의 기억을 뒤적였습니다. 정확하게 모든 기억이 잘 잡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분명한 것이 있었습니다.
리더는 분명히 속도와 관련된 능력입니다. 금발은 뭔가 화려하게 빵빵 찬란한 광채와 함께 날아가는 느낌이 듭니다. 청발은 뭔가 찰싹 달라붙게 하는... 일렉트로키네시스 계열의 능력인 것 같습니다. 백발은 뭔가를 지우는 이미지입니다. 대체 뭘 지우는 것일까요? 그리고...
보이지 않는 무언가. 그 자는 막에 닿은 그 모든 것에 작용하는 뭔가의 이미지가 느껴집니다. 그것은 대체 무엇일까요?
(낙조)
"날 바보 취급하는거냐."
대체 무슨 소릴 하냐는 듯이 리더는 낙조를 가만히 바라봤습니다. 하지만 아예 신경을 쓰지 않을 모양입니다. 아무래도 아지라고 굳게 믿는 모양이니까요.
(한양)
"...어디서 명령질이냐." "네놈이 명령을 하면 아. 네. 알겠습니다. 라고 들어줄 거라고 생각하는거냐?" "시덥지 않게 허세 부리기는."
한편 한양은 자신의 능력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뭔가에 막히며 그와 동시에 한양의 관절이 비틀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상당히 아프지 않았을까요? 그와 동시에 한양의 팔찌가 깨졌습니다.
팔찌가 시작부터 박살난 이도 있었을 것이고, 아직 무사한 이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작부터 제대로 충격을 입은 이들은 아마 꽤 당황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사람마다 느끼는 것은 다르겠지만요. 어쨌든 블랙 크로우의 리더는 물고 있는 담배를 뱉었고 땅에 비벼서 꼈습니다.
이어 리더의 모습은 팟하고 사라졌습니다. 여기저기서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보아 분명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습이 조금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편, 금발 머리는 손을 위로 들어올렸습니다. 그 손가락 끝에서 빛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하늘 위로 뭔가를 발사하려는 것이 아닐까요? 하지만 당장 발사되는 것 같지는 않아보입니다.
그와는 별개로 청발은 땅에 손을 갖다댔습니다. 그리고 몸에 '철붙이'를 가지고 있는 이가 땅으로 끌려가기 시작합니다. 저항할 수 있긴 하겠지만, 움직이기가 힘듭니다. 중력일까요? 이것은? 아니면 다른 계열일까요?
그 상태에서 백발은 싱긋 웃으면서 두 손을 앞으로 살며시 내밀었습니다. 하지만 특별히 뭔가 반응은 없었습니다.
[디스트로이어 조] 은우와 디스트로이어는 서로 충돌하고 조금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다른 이들이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음을 의미했습니다. 리라는 맨 처음에 움직였고, 디스트로이어의 발을 끈끈이풀로 잡아두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클레이건을 꺼내서 쏘기 시작했습니다. 몸에 닿는 충격에 디스트로이어는 칫, 소리를 냈습니다.
이어 동월이 그 사이에 칼을 빼들고 사선으로 올려베기를 시도했습니다. 그에 깜짝 놀랐는지 디스트로이어는 팔을 움직이면서 방어 자세를 취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베였습니다. 방어한 팔이 살짝 베였습니다. 그 틈에 정하가 움직입니다. 정하의 능력이 제 안대 너머의 눈을 노리는 것을 알아챘는지, 디스트로이어가 기합을 크게 질렀습니다.
이어 끈끈이 풀이 붙은채로 디스트로이어의 몸이 콘크리트 파편과 함께 떠오르더니 그대로 거리를 띄웠습니다. 이어 디스트로이어는 정하를 가만히 노려봤습니다.
"...함부로 사람이 다친 곳을 건들고 그러면 안되지. 그래도 넓은 마음으로 이해는 해주마. 그래. 꽤 괜찮은 연계야. 처음부터 이걸 노렸나? 에어버스터."
"그래. 지금의 나는 혼자가 아니라, 여기에 있는 이 3명과 함께 온 거니까! 그러니까 결국 이기는 것은 이쪽이야! 당신이 공격을 하려고 해도..."
"...잊지는 않았겠지? 에어버스터. 이곳은 안이 아니라 밖이라는 것을 말이야."
이어 디스트로이어는 살기 가득한 눈빛을 보였고 이내 두 손을 모으더니 그대로 양 옆으로 팔을 뻗었습니다. 그러자, 근처에 있던 6층 크기의 건물 3개가 일제히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매우 높게 떠오르는가 싶더니 그대로 공중에서 크게 충돌했습니다. 이어 하늘에서 메테오마냥, 건물의 커다란 파편들이 무차별적으로 넓은 범위로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너희들을 죽여버릴 방법은 무수히 많다 이거야. 피해보시지. 피한다고 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말이야." "애들에게 손을 대는 것은 마음에 안 들지만 말이야. 아니면 지금이라도 다른 곳으로 도망치는 것은 어때?"
"애초에 나는, 에어버스터 이외에는 흥미없어. 그 녀석만 막으려고 온 것 뿐이니 말이야. 너희들 잔챙이들의 용기는 좋다만... 끼일 자리를 착각하면 곤란하지. 안 그래?"
"흑발. 속도 관련 능력." "금발, 광채와 함께 날아가는 이미지." "청발. 아지를 벽에 붙인 일렉트로키네시스." "백발. 뭔가를 지우는 이미지. 능력, 혹은 투사체 소거." "...그리고 한 명, 보이지 않는 사람 존재. 배리어 계열 능력으로 추정."
소년은 이어셋을 통해 자신이 알아낸 정보를 전달하였다.
..자 그럼.. 저들 중에 텔레파시 계열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백발에 대한 이미지. 그리고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듯한 태도를 보았을 때 능력 사용을 방해할 가능성, 혹은 투사체를 제거하는 경우. 그나마 전자가 나은가?
그렇다면 무엇이 맞는가 확인을 해보는 것이 좋겠다. 하얀 소년은 노란색 머리를 바라보면서.. 정보를 집어 넣었다.
분홍색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시오 라는 말을 들었을 때 분홍색 코끼리가 생각나지 않을 수 있는가 그대의 머릿속에는 분홍색 코끼리가 분홍색 코를 높이 들고 뿌우하고 울고 있는데 그 끝에 앉은 새는 녹색 빛이라서 눈에 좋다고 고개를 끄덕이니 나는 나쁘다는 거냐며 붉은 털을 지닌 곰이 불만을 토로하며 당신에게 그 앞발을 휘두르는데 바로 그 방향이
아지가 뒤로 날아간 시점에서 파들짝 그쪽을 눈으로 좇다, 무언가 시작된것 같아 다시 앞으로 시선을 굳혔다. 리더의 말이 뜻 확실한 도발인건 알아도, 그것에 흔들리는 것은 불가항력이였다. 숨 크게 들이쉬고, 낼수 있는 최고 음량으로 내질렀다. 소음에 묻히지 않고 리더와 그 옆의 보좌관들의 귀에 박히게 격양된 목소리를 내었다. 연산이 머릿속 회로를 태우고, 열고, 도출되게끔. 자신이 낼수 있는 최대 화력으로 능력을 깍으려 했다.
온실 속 화초라는 그 말이 계속해서 머릿속에 감돈다. 제가 편하게 살았다니, 부정의 말이 계속해서 떠오른다. 문득 얼굴 하나가 생각나 구역질 날 것만 같다. 청량한 싸구려 꽃 내음이 도통 잊혀지지가 않아서, 애꿎은 아랫입술만 세게 짓씹어 기어코 피를 낸다.
"씨발...미련하게..."
괜히 욕지거리 입 밖으로 내고선, 비릿한 피 맛에 억지로 냉정을 끌어낸다. 삼단봉은 내평겨치고 근처의 쇠파이프를 하나 챙기려 했을 것이다.
벽에서 아지가 움직이지 못하는 모습에 튀어나가려하는 몸을 간신히 멈추고 주먹을 세게 쥐며 이어셋을 통해 말을 전달한다. 소리를 내기 위해서 손을 입에 가져다대려다가 땅으로 끌려들어가는 느낌에 비틀거렸다. 완전히 바닥에 몸이 쓰러지기 전 혜성은 손가락을 이용해 최대한 크게 휘파람을 불었다.
어깨를 한 번 으쓱였다. 납득을 시키려는 의지 부재한 가벼움이 들썩인 양손을 내리며 무게를 한 겹 덧입는다. 호흡에 따라 확장과 수축을 반복하는 등 근육이 굽는다. 상체를 살풋 숙여 자세를 낮춘 그가 눈을 치떴다. 날카로운 삼백안, 칠흑같이 검은 동공이 리더가 사라진 자리를 바라보며 귀를 기울인다. 점차 기어오르는 집중. ‘속도’라는 키워드를 뱉은 청윤과 이경의 말이 아주 선명하게 귓속으로 파고들었다. 돌연 나지막이 중얼거린다. 있잖아⋯⋯.
“닮은 꼴이면 보통 경쟁심리가 강해지지?”
불쑥 들어 올린 낯이 어느덧 흥분으로 양 뺨이 달아올라있었으며, 눈은 안 어울리게 별이라도 박아놓은 듯이 빛난다. 열중하느라 사라진 표정이 이제는 무엇보다 활기를 띤다. 입꼬리가 잔뜩 끌어올려졌다.
동시에 박차를 가하는 발. 피부가 순식간에 새카맣게 뒤집힌 인영이 리더의 소리를 쫓아 몇 번이고 달려나간다.
아지가 뒤로 날아간 시점에서 파들짝 그쪽을 눈으로 좇다, 무언가 시작된것 같아 다시 앞으로 시선을 굳혔다. 리더의 말이 뜻 확실한 도발인건 알아도, 그것에 흔들리는 것은 불가항력이였다. 숨 크게 들이쉬고, 낼수 있는 최고 음량으로 내질렀다. 소음에 묻히지 않고 리더와 그 옆의 보좌관들의 귀에 박히게 격양된 목소리를 내었다. 연산이 머릿속 회로를 태우고, 열고, 도출되게끔. 자신이 낼수 있는 최대 화력으로 능력을 깍으려 했다.
온실 속 화초라는 그 말이 계속해서 머릿속에 감돈다. 제가 편하게 살았다니, 부정의 말이 계속해서 떠오른다. 문득 얼굴 하나가 생각나 구역질 날 것만 같다. 청량한 싸구려 꽃 내음이 도통 잊혀지지가 않아서, 애꿎은 아랫입술만 세게 짓씹어 기어코 피를 낸다.
"씨발...미련하게..."
괜히 욕지거리 입 밖으로 내고선, 비릿한 피 맛에 억지로 냉정을 끌어낸다. 삼단봉을 다잡고선 자신이 능력을 쓴 직후, 상황을 살피려 조용해진다.
다행히도, 성운의 몸에는 이렇다 할 쇠붙이가 없었다. 바지도 트레이닝복에, 신발도 크록스(신발끈을 뒷꿈치에 건), 후드집업이 아니라 아일렛 하나 안 달린 후드티에, 갖고 있는 삼단봉은 카본파이버 재질이다.
리더의 인영이 바람소리와 함께 사라지자, 성운은 재빨리 시선을 땅으로 내렸다. 리더의 모습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랐지만 적어도 리더가 질주하는 궤적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궤적을 눈으로 쫓던 성운은, 리더가 걸릴 만한 몇 개의 지점에 강력한 과중력장을 설치했다. 자칫 들어가면 바로 땅바닥에 처박힐 정도로 강력한. 리더의 속도를 감안하면 그가 땅바닥에 처박히는 건 생각할 수 없겠지만, 움직임을 눈에 띄게 느려지게 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연산을 재조정해서 리더에게 과중력을 집중할 생각이었다.
동월이 낸 상처, 정하의 능력, 허리춤에서 달그락거리는 약통. 가장 먼저 발목을 묶은 리라는 상황을 지켜보다가 잠시 뒤로 물러나서 포스트잇에 조금의 설정(*일반적인 주사액보다 잘 용해된다.)을 추가한 멸균 식염수가 든 병을 그린 후 그걸 실체화 시켰다. 그리고 주머니에 있는 약통을 연다.
"녹아라, 제발 녹아."
복숭아색 정제가 여러 알 담겨 있는 플라스틱 통에 펜을 거꾸로 집어넣어 최대한 잘게 부순 후, 병 안에 통째로 털어넣자 빠르게 녹아내리는 게 보인다. 리라는 정하에게 다가가 그것을 쥐여주려 하는 동시에 조용히 속삭인다.
"정하 후배님. 이 용액, 정하 후배님 능력으로 저 사람 상처 부분에 주입할 수 있을까요? 당장은 아니더라도 틈이 났을 때."
그렇게 말한 뒤 쏟아지는 파편들을 올려다본다.
무서워. 이를 꽉 악물고 진압방패를 평소보다 휠씬 크게 실체화시켜 땅에 박았다. 다른 부원들이 이 아래로 피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적당한 경사를 유지해서 공간을 만든다.
청윤은 팔찌 덕분에 부상을 입진 않았지만 충격은 그대로였기에 맞은 부위를 움켜잡곤 잠시 주춤했다. 저 백발의 능력이 반사인가..? 청윤은 고통과 위협을 무릅쓰고 적들의 방향을 향해 다가가 아지를 구해주려고 했을 것이다. 한 손으론 언제든 쏠 수 있다며 적들을 겨냥한 상태로 말이다.
그런데..능력이 안 먹혀. 오히려 내가 반사당한 느낌. 관절이 비틀리는 느낌. 아프긴 아프지만 완전히 비틀리지는 않았다. 팔찌 덕분인가, 움직임에는 제한이 없고 통증만 느껴지는 수준이었다. 이 느낌..내 능력의 공격방식과 유사, 아니.. 똑같다. 저 녀석 중에서 반사계열의 능력자가 있어.
'흑발. 속도 관련 능력. 금발, 광채와 함께 날아가는 이미지. 청발. 아지를 벽에 붙인 일렉트로키네시스.백발. 뭔가를 지우는 이미지. 능력, 혹은 투사체 소거....그리고 한 명, 보이지 않는 사람 존재. 배리어 계열 능력으로 추정.'
이경의 브리핑 결과였다. 보스는 여기서 사라진 게 아니야. 엄청난 속도로 우리를 방해하며 괴롭히려는 것. 저 금발..손에 무언가를 모으고 있다. 청발은 땅에 손을 붙여서 무언가를 하자, 몇 명의 부원들이 땅에 달라붙기 시작한다. 그리고 저 백발..이경이가 마크하고 있으니.. 그런데 보이지 않는 한 명이 거슬려. 그 녀석을 제대로 처리해야 능력사용이 가능할 텐데.
한양은 몸에 철붙이가 없었다. 삼단봉 대신에 가져온 목검. 진검이 아니었다. 몸에 따로 철붙이라고 불릴 만한 것이 없었던 것. 신발도 가죽워커이기에 이렇다 할 철붙이는 없었다.
일단 능력으로 녀석들을 공격하면 안 돼. 하지만 확인해야 될 게 있다.
'능력'만 반사하는 건지 아니면 '물리력' 자체를 반사하는 건지 확인해야 돼. 한양은 목검을 들고 청발에게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두 손으로 잡은 목곰. 청발의 명치를 찔러넣으려고 한다.
몸이 땅으로 이끌리는 듯한 감각, 그러나 몸 전체가 당겨진다기보단 특정 부위를 붙잡고 끌어내리는 듯한 감각이다. 그리고 그 감각은 지금 목에서 느껴지고 있었다, 하필이면... 코팅되어 은백색 광택을 내는 뾰족하게 튀어나온 가시가 서서히 아래로 당겨지고 있었다.
"짜증 나게."
주절주절 떠들던 것도 마음에 안 들었지만, 이걸 자신의 손으로 벗어야 한다는 게 스트레스였다. 하지만 이걸 벗지 않으면 계속 목을 아래로 잡아당기는 느낌이 들 테니... 하는 수 없이 랑은 손을 들어 가시 목걸이를 풀었다. 목걸이로 아슬아슬하게 가려지고 있던, 짙든 피부색에 덧씌워진 듯한 화상자국이 모습을 드러낸다. 랑은 생소한 느낌에 목에 올라가려던 손을 움찔하며 내리고는 그 대신이랄까... 주머니에 넣어두던 검정색의 가죽 장갑을 꺼내 끼는 것이다. 능력자를 상대하려면 그에 맞는 준비를 해야겠지.
"좋다 이거야, 내 타겟은 너다."
벽에 붙어버린 아지를 힐끗 보는가 싶더니, 목걸이를 그 근처로 던져 둔 랑은 푸른 머리카락을 향해 달려들었다. 혹여 자신에게 향할지도 모르는 위협을 경계하면서, 가죽 장갑을 낀 손으로 상대를 붙잡으려 뻗는다.
그런데..능력이 안 먹혀. 오히려 내가 반사당한 느낌. 관절이 비틀리는 느낌. 아프긴 아프지만 완전히 비틀리지는 않았다. 팔찌 덕분인가, 움직임에는 제한이 없고 통증만 느껴지는 수준이었다. 이 느낌..내 능력의 공격방식과 유사, 아니.. 똑같다. 저 녀석 중에서 반사계열의 능력자가 있어.
'흑발. 속도 관련 능력. 금발, 광채와 함께 날아가는 이미지. 청발. 아지를 벽에 붙인 일렉트로키네시스.백발. 뭔가를 지우는 이미지. 능력, 혹은 투사체 소거....그리고 한 명, 보이지 않는 사람 존재. 배리어 계열 능력으로 추정.'
이경의 브리핑 결과였다. 보스는 여기서 사라진 게 아니야. 엄청난 속도로 우리를 방해하며 괴롭히려는 것. 저 금발..손에 무언가를 모으고 있다. 청발은 땅에 손을 붙여서 무언가를 하자, 몇 명의 부원들이 땅에 달라붙기 시작한다. 그리고 저 백발..이경이가 마크하고 있으니.. 그런데 보이지 않는 한 명이 거슬려. 그 녀석을 제대로 처리해야 능력사용이 가능할 텐데.
한양은 몸에 철붙이가 없었다. 삼단봉 대신에 가져온 목검. 진검이 아니었다. 몸에 따로 철붙이라고 불릴 만한 것이 없었던 것. 신발도 가죽워커이기에 이렇다 할 철붙이는 없었다.
일단 능력으로 녀석들을 공격하면 안 돼. 하지만 확인해야 될 게 있다.
'능력'만 반사하는 건지 아니면 '물리력' 자체를 반사하는 건지 확인해야 돼. 한양은 목검을 들고 금발에게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두 손으로 잡은 목검. 금발의 명치를 찔러넣으려고 한다.
장지갑만한 걸 들고 와달라고 했더니 가방만한 걸 들고 온 수경을 보며, 성운은 눈을 깜박였다. 스프레이도 세 개나. 물론 저기서 꺼내 쓸 물건이야 정해져 있으니까 상관없기는 하다. 그래서, 딱히 너무 많이 가져왔다는 지적 같은 것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 대신 성운은 얼굴에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수경을 바라보았다. 기묘한 보라색 눈임에도, 그 웃음 덕에 위화감이 덜어지는 듯한 느낌이다. 이 세상에서 한 발짝 벗어난 눈이었으나 그 이외의 모든 것이 너무 명백하게 평범한 조그만 소년이었다.
“고마워요, 후배님.”
또 신세지네요. 하고는 성운은 어설프게 묶인 임시 부목을 끌러낸 뒤, 발목에 냉각 스프레이를 몇 차례 뿌리고는 구급낭을 열어 냉각 패드를 발목에 붙이고, 알루미늄 부목을 집어들어 다리길이에 맞게 펼치고는 압박붕대를 들어 다리에 알루미늄 부목을 감으려 했다. 그러나 생각처럼 잘 안된다. 성운은 몇 차례 붕대를 묶어보려고 하다, 부목이 미끄러지거나 영 모양새가 나오지 않자 눈에 띄게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헤헤헤 다들 환영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이경주한테 붙잡혀서 뒹굴거리는 채로 아지주한테 복복받는중)
@@정하주@@ 나 정하랑 해보고 싶은거 있어요!!!!!!!!!!! 저번에 말했던 정하가 물 쏘면 동월이가 날카로움 +50 능력 강화해서 날리는거랑, 정하가 쏜 물 안에 숨어서 같이 날아가다가(혹은 물 뒤에서 숨어있다가) 공격하는거!!!!!!!!! 해보고 싶은데 상황 되면 같이 해봐도 될까요!!!!!!!!!!!!!!!!
이경은 금발에게 자신의 능력을 사용했습니다.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이어 금발은 백발을 가만히 바라봤습니다. 그러자 백발은 왜 자신을 보냐는 듯이 고개를 옆으로 돌렸습니다."
"아니. 일 다 끝나면 코끼리 보러 가야겠어. 너도 같이 갈래?" "...바보!"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요? 아무래도 이경은 뭔가 중요한 것을 깨닫게 한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안 그래도 경진의 능력으로 조금 약화된 능력의 집중력이 조금 풀렸던 모양입니다. 정신을 차리고 금발은 다시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혜성은 자신의 능력을 사용했습니다. 이곳은 정말로 넓고 넓지만, 그래도 초음파는 어느 정도 닿을 수 있었습니다. 일단 닿은 범위로만 보자면, 이곳은 단순한 지하공간이 아닙니다. 마치 하나의 도시입니다. 그리고 그와는 별개로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보라색 머리 여성의 실루엣이 백발 남성의 뒤에 서 있었습니다. 마치 찰싹 달라붙은 것처럼 말입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금발을 노려보고 있는 것 같아보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눈으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편 그 실루엣은 이내 움직이더니 등에 메고 있는 길다란 총 같은 것을 꺼내고 몸을 굴려 금발 머리의 뒤로 구르면서 몸을 숨겼습니다.
한편 낙조는 리더를 따라가려는 듯, 움직이긴 했지만 소리만으로는 한계가 있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확실한 것은 경진의 능력 덕에 어느 정도 실루엣이 희미하게 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혼자만의 힘으로 따라잡는 것은 힘들어보입니다. 지그재그, U턴 등, 참으로 빠르게도 여기저기로 움직이니까요.
한편 성운은 중력장을 아래로 깔았습니다. 그리고 뭔가가 그것을 밟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순간이었습니다. 중력의 방향이 반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희미하게나마 보이는 실루엣은 공중으로 붕 떠올랐습니다. 이어 그 시선은 성운을 향했습니다.
"이런 잔재주가 통할 거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겠지?"
그런 목소리가 조용히 울렸습니다. 하지만, 딱히 성운을 노리는 것은 아닌 듯 보입니다.
한편 철현은 백발에게 다가갔고, 주먹을 쳤지만, 이내 뭔가 막 같은 것이 닿는 것이 느껴졌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주먹에 굉장히 아픈 타격이 돌아갔을 것입니다. 팔찌가 깨져버렸습니다.
한편 랑은 가죽 장갑으로 청발 여성을 잡으려고 했습니다. 단순하게 뻗은 손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 파란 머리 여성에게 닿았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랑은 너무나 불길한 느낌을 받았을 것입니다. 이대로 계속 잡으면 필시, 안 좋은 예감이 벌어진다는...그런 느낌입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단순히 잡으려고 하는 것은, 닿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대로 계속 잡을지, 아니면 떨어질지는 자신의 자유입니다.
한편 한양은 목검을 이용해서 금발의 명치를 노렸습니다. 하지만 공격으로 찔러넣는 순간, 한양은 제 명치가 꿰뚫리는 듯한 고통을 느낄 수 있었을 것입니다. 팔찌가 없는만큼 그 충격은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금발은 피식 웃으면서 이야기했습니다.
"바보냐. 너는. 한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당하고 말이야."
한편 아지 곁으로 청윤이 왔을 것입니다. 딱히 아지의 말에는 대답하는 이는 없었습니다만, 리더가 청윤의 바로 앞에 나타났다는 것을 두 사람은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일단 너부터 다시 한번 박살내볼까?"
씨익 웃으면서 리더는 다시 모습을 감췄습니다. 두 사람의 근처로 강한 바람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옵니다. 그리고 그 바람 소리는, 정말로 빠르게 좁혀옵니다. 마치 두 사람을 동시에 압박하듯이 말입니다.
한편 혜우는 계속해서 주변을 둘러보고 잠금장치를 건들고 건물들의 벽을 두들기기 시작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갑자기 뭔가 번쩍하더니 그녀의 삼단봉이 녹아내렸습니다. 그리고 손에서 엄청 뜨거운 기운. 마치 녹아내리는 감각을 느꼈을 것입니다. 팔찌가 쨍그랑 하고 사라집니다. 만약 팔찌가 없었다면...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리고 그나마 낮은 건물, 약 2층 정도밖에 안되는 건물의 지붕 위에 누군가가 서 있었습니다. 그건 여성입니다. 백발 단발머리에 붉은색 눈과 파란색 오드아이를 가진 존재. 허나 눈에 생기가 하나도 없는 그 존재가 바로 거기에 있었습니다.
"그 이상 건드리지 마. 여기는 원래 너희가 있어서는 안되는 공간이야." "이번엔 특이한 케이스라서 봐주는 것 뿐이야." "...이 이상 건드리면, 다음은 네 심장이야."
말 그대로 그건 경고입니다. 허나, 지금 당장은 행동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이 여자는 이 건물들을 지키는 모양입니다. 다른 곳은 신경도 안 쓰는 것을 보면, 그야말로 다른 곳은 아무래도 좋은 모양입니다. 덤빌까요? 아니면...
[디스트로이어 조]
정하는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서 콘크리트 파편들을 점점 작게 만들기 시작했고, 동월은 파편을 칼로 잘라내면서 어떻게든 버티고 있었습니다. 어떻게든 두 사람의 힘으로 파편들을 대처가 되긴 했고, 리라는 거대한 방패를 만들어서 방어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파편에 맞을때마다 방패는 크게 울리긴 했지만, 그래도 당장 부러지진 않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상한 일입니다. 옆에서 풍압을 이용해서 파편을 다른 곳으로 날리던 은우는 이상함을 느꼈습니다. 건물을 통째로가 아니라 굳이 파편으로? 그렇게 생각을 하며 은우는 디스트로이어를 바라봤습니다.
아무도 견제를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함정이야! 모두들 도망쳐!"
"늦어. 에어버스터. 역시 고딩이라서 머리가 돌아가는게 느리군."
이내 디스트로이어는 단번에 앞으로 달려나갔습니다. 그리고 (다이스 2위 값을 차지한) 동월의 목을 붙잡았습니다. 그리고 '팔찌'의 효과를 봤기에 이미 알고 있다는 듯이 디스트로이어는 동월의 팔찌를 강제로 떼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멱살을 잡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파편 중 하나에 제대로 등을 명중시켰습니다.
아마...어마무시하게 아팠을 것입니다.
"...한 명 정도는 나를 막고 있어야지. 조금만 강하게 쓰면 항상 이렇게 빈틈을 보인단 말이지. ...자. 다음은 누구냐."
지금이라도 살려달라고 밀어봐. 봐줄지도 모르지. 안 그래? 그 말은 정확하게 동월을 향했습니다. 씨익 웃는 얼굴에 살기, 그리고 광기가 비쳤습니다. 만약 말을 하지 않는다면 다음에는 어떻게 될까요?
"...움직이지 마. 이상한짓도 하지 마. 조금이라도 능력을 쓰는 것을 보인다면, 즉시 이 녀석의 뼈의 중력을 없애주마." "그렇다면 어떻게 되는지는 알고 있겠지? 에어버스터."
"....!"
/10시 5분까지! 저렇게 말을 하지만, 어떻게 허를 찌르는 것도 가능해요! 덧붙여서... 디스트로이어는 팔찌의 능력을 이미 정하에게서 봤기 때문에 사실상 팔찌는 무의미하답니다.
갑자기 철학적 이야기? 연구원은 차트를 들지 않은 손으로 지휘봉을 든 채 화이트보드를 툭툭 건드렸다.
"그건 끊임없는 탐구와 변화 때문이지." "하지만 인간의 적응 능력은 사실... 개체 단위로 보면 엄청나게 뛰어난 건 아니거든? 평균 수명이 꽤 긴 편이고... 몸은 연약하기 그지없으니까."
맨몸으론 금방 죽고 말지.
"하지만 이 두뇌라는 게 있고... 주변을 다양하게 활용할 줄 알았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고 볼 수 있어." "그래도 여전히 한 개체로서는 약한 게 사실인데, 그건 적응하기 위한 지식이 주변에 널린 지금과 달리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경험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야."
그리고 그런 경험엔 대부분 위험부담이 있지.
"그러나! 지금 네 능력이라면 그런 위험을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다는 거야. 낌새를 알아챈다는 건 굉장히 중요한 자산이야, 뭐가 뭔지를 알면 대처할 방법을 고민할 수 있으니까." "즉 너는 지금, 인간들이 경험을 통해 쌓아온 과정을... 선험적 지식으로 메꿀 수 있다는 거지. 아직 좀 미숙하긴 해도."
"그런가." "내 이럴 줄 알았다. 그냥 오리엔테이션이라고 생각해. 나도 지금 머리 굴려서 이론적으로 어떻게 풀지 고민하고 하는 거니까 졸지 말고만 들어줘라..."
공격을 하면 되려 피해를 입는듯하고, 상대도 조금은 흐트러진듯하면서도 여전히 굳건하게 버티고 있으니, 딱히 이렇다할 묘수도 생각나지 않는 그녀는 별안간 제자리에 앉아서 가만히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어떤 것도 생각나지 않을 때는 어쩌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새로운 해결법일지도 모른다. 물론 공격하면 당할수도 있겠지만 물리적으로 먹히지 않는다면 자신의 능력도 쓰임새를 찾기에 애매할 것이다.
역시 '능력'만 배리어하는 것이 아니었어. '물리력' 자체를 반사하는 것이었어. 그나마 세게 안 찔러서 다행이야. 그런데 명치라서 되게 아프긴 해. 그나마 이걸 대비해서 복부에 힘을 꽉 주고 공격해서 충격이 덜하지만..
한양은 명치를 찔린 고통에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난다. 쓰러지지는 않았지만, 명치를 공격당해서 내장이 울리는 느낌이 들고 기침이 나온다.
"콜록..콜록..그래..멍청했네. 근데 그거 아냐. 지금 우리가 싸우는 것도 바보같아. 의미가 없는 싸움이거든. 내 얘기 좀 들어볼래? 우리 둘 다 지금 바보가 된 느낌이라."
한양은 명치를 찔려서 곤란해진 호흡을 다시 가다듬었다. 그 뒤에 큰 목소리로 외치기 시작한다.
"블랙크로우의 보스!! 듣고 있지? 내 말을 들어줘. 명령이 아니야. 부탁이지. 지금 우리의 싸움은 무의미하다고!!!!!!"
"너네가 받은 샹그릴라의 최종버전. 샹그릴라 P. 이걸 먹으면 힘은 강해지겠지만, 이성은 잃게 된다. 하지만 단순히 약의 해악으로 이 짓을 멈추라는 게 아니야!!!!"
"이거 다 인첨공의 '장'의 계략이라고!!!!! 샹그릴라 P를 이용해서 퍼스트클래스들의 이성을 잃게 해서, 본인들의 입맛대로 조종하는 '병기'로 만든다. 이게 인첨공의 목적이야!! 지금 우리는 인첨공이 짜놓은 판에서 놀아나는 장기말일 뿐이라고."
"지금 이것이 지속된다면 에어버스터도, 웨이버도 그리고..디스트로이어도 이성을 상실한, '장'의 명령에 죽고 사는 '병기'가 되어버려!!!!! 그래. 능력자에 대한 증오는 이해한다. 지금 이 이해마저도 위선으로 보이겠지. 하지만 계속 이렇게 하다가는, 이런 세상을 만든 인첨공의 '장'만 더 미소짓게 할 뿐이야. 퍼스트클래스를 지배할 수 있다고 해서 세상이 좋아질 줄 알아?! 아니, 이 인첨공은 철저히 '장의 인첨공'이 되어버려!! 비능력자들이 어떻게 당하는지 더 신경쓰지 않는 세상이 되어버린다고."
"추가로 제로원이라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는 걸 알고 있을 거다. 이거는 뭔지 모르겠으니깐 패스하고..어쨋든 우리 다 윗선의 판에 놀아나고 있어!!! 그러니깐 이 짓을 멈춰줘!! 잡히라고까지는 안 할게. 샹그릴라를 당장 멈춰줘."
"내가 약속할게. 너네들이 당해왔던 것.. 반복되지 않게 싸울 거야!!! 일개 레벨 4 능력자 한 명의 말이지만, 나라도 능력자의 만행에 대해서 사과할게. 나도 비능력자를 괴롭히는 능력자를 싫어하고, 많이 잡아왔으니깐. 능력자와 비능력자와의 혐오와 증오가 없는 세상. 이게 내 목표야. 그러니깐 X발!!!! 그만 싸우라고!!!!!!"
아, 젠장. 견제는 항상 중요한건데. 어쩌자고 그걸 까먹은걸까. 어떻게든 파편은 썰어내는데에 성공했지만, 디스트로이어가 접근하는 것은 방어하지 못했다. 그대로 목이 붙잡혀서 버둥대는 와중에, 팔찌가 뜯겨저 나가는 것이 보인다.
" 어, 형. 그거 캐시템인건 어찌 알ㄱ "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등에 강한 충격이 느껴진다.
" 끄으아아아아악!!!!!!!!!! "
고통이 등을 타고 전두엽의 대뇌까지 퍼져 참아내지 못할 비명이 질러져 나온다.
상황이 너무 안좋다. 하필이면 인질로 잡힐 줄이야. 디스트로이어는 아마 동월을 이용해서 부장을 죽이려 들든 제압하려 들든 할테지. 못움직인다는 것을 알고서. 게다가 살려달라고 빌어보라니. 동월이 아무리 그래도 힘이 없지 자존심이 없을 줄 아나. 동월은 절대로 살려달라는 말은 하지 않을테ㄷ
" 살려주십셔!!!!!!!!!!!!!!!!!!!!!!!!!!!!!!!!!!!!!!! "
동월은 자신의 성량을 가감없이 디스트로이어에게 내질렀다. 바로 앞이니까 굉장히 크게 들렸을테지만, 그걸로 디스트로이어가 주춤할지는 알 수 없다. 아니, 애초에 전투 상황이니 이런걸로 도박을 걸 생각조차 없었다.
" 진정하!!!!!!!! "
그러므로, 동월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택한다.
" 날 쏴라!!!!!!!!! " " 이자식한텐 절대 안죽는다!!!!!! "
디스트로이어 따위한테 죽을까보냐!!!!!!!!!!!! 죽어도 같은편한테 팀킬 당한다!!!!!!!!!!!!! 하지만 진짜 죽을 생각은 없었다. 뼈에 중력이 사라지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알 수 없으나, 죽더라도 찰나의 틈 정도는 만들어낼 수 있겠지.
그리고 정하가 자신을 겨냥하여 쏜다면, 물이 닿는것이 느껴지자마자 능력으로 그 물을 날카롭게 강화할 것이다.
>>0 혜성으로부터 정보를 들은 소년은 숨을 내쉬었다. 보이지 않는 자가 어디에 있는지 들었다 위치도 알고 있고 저격을 하는 모양이니 움직이지도 않을 것이다. 즉, 좌표를 알고 있다. 장갑을 낀 손에 힘이 들어간다. 가능한 빠르고 정확하고 많은 연산을 지속하며 기억을 정보를 광기를 쑤셔박는다. 코피가 나도 머리가 쪼개질 것 같아도 멈추지 않는다.
[공명이라 하면 밤그림자에 녹아든 황금지대에 어느 죽음이 별에 무리에 파고들어 사라지고 사실 당신은 알고 있을 것이오 흘러내린 피가 뒷덜미에 키득거리며 톡톡 건드는 것을 밤에 아침에 노을 지는 새벽녘 오월의 눈과 십이월의 여우비 틈새에서 붉게 물든 시야로 낄낄거리고 있는데]
낄낄거리는 소리 붉은 시야 환상적인 풍경은 영화에서 나온 것들과 닮아있으나 단순 그런 광경이 기억이 틀어박힌다면 그것을 영화라고 당신은 생각할 것인가?
[뱀은 놀지 않습니다 당신의 발치에서 기어오르다가 오른쪽 옆구리 왼쪽 목덜미 오른 손목에 한 번씩 애교 있게 깨물었는데 그것에 독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자그마한 잇자국들로부터 열감이 인사하는 것을 느끼고 있으나 당신은 그걸 거부할 수 있는가 이건 죄업도 업보도 보상도 상실도 아닌 그냥 그렇게 된 운이 없는 이야기일텐데]
-기억을 다룬다면 많은 기억이 필요하다 -하여 소년은 뱀이 피부 위를 기어가는 감각을 안다 -깨물리는 감각을 안다 -안다면 전할 수 있다. 소년은 그 무엇도 잊지 않으므로.
[어디야 미라 여기가 어딘지 알려주지 않을래 나 지금 조금 길을 잃은 것 같아 앨리스도 나보다는 훨씬 사정이 나았을 걸 일단 앞은 보였을 거 아니야 나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미라 너를 찾고 있어 우리 함께 놀자고 했잖아 그래서 찾아왔는데 왜 오지 않아 혹시 숨바꼭질이니 그럼 내가 술래인 거네 박수 소리를 내 주지 않을래 그러지 않으면 찾을 수 없잖아]
소녀의 목 짝 짝 소리
[어느 곳으로 떠나고 있는가 이해를 해야 하오 그렇지 않으면 인간의 길을 저버리게 될 테니-] [하마가 말했습니다. 나를 두 조각으로 만든 건 너야? 그렇다면 나도 너를 그렇게 나눠야-] [기분 나빠 기분 나빠 기분 나빠 기분 나빠 기분 나빠 기분 나빠 기분 나빠 기분 나빠-]
겹치는 소리는 비명이기도 하고 저주이기도 하고 보복이기도 하고..
...너 알고 있을까 통증은 기억으로 남아 나는.. 조금 아팠던 적이 있으니까 아주 많은 말과, 소리와, 풍경과, 사람과, 기억과 함께. 선물이야. 반품은 안 돼.
눈 한 번 깜박이는 순간순간, 마치 필름 영화라도 보는 듯 실루엣이 툭툭 끊겼다. 경진의 능력 이전에는 아예 보이지도 않았다. 일직선으로의 가속으로 튕겨나간 낙조의 발이나 주먹이 닿는 곳은 자신의 흔적만 남을 뿐, 닿지 못한 까닭으로 리더의 흔적은 전무했다. 눈알이 바삐 구른다. 리더의 뒤꽁무니를 쫓는 모양새가 꼭 집사가 흔드는 티저 스틱을 낚아채려는 고양이였다. 시선이 목표가 고정된 카메라로 설계되어 있듯이 구는 낙조가 자연스레 청윤과 아지의 곁으로 가게 된 것은 당연한 수순. 상대도 안된다는 양 무시하는 게 꽤 신경이 긁힌다. 그럼 이쪽을 신경 쓰게 해줘야 직성이 풀리지. 낙조가 뒤에서 말꼬리를 늘이며 뇌까렸다. 박-사-알?
“끝에 가서 박살 나는 게 누군지 보자고. 코뿔소 발이 지금 몇 개나 있는데.”
바람 소리, 그리고 저 자식이 목적한 인물들. 낙조는 세명의 싸움판에 뛰어들어 바람 소리를 향해, 그리고 목적한 인물을 향하리라 추측한 공격 경로를 향해 힘 실은 새카만 주먹을 내지른다.
부부장은 충격을 입은듯 했지만, 랑은 비교적 멀쩡해 보인다. 그것이 회로를 거쳐 필터될 틈도 주지 않고 앞으로 뛰쳐나갔다. 혀에 베긴 혈향이 아릿해, 사고가 물든듯 끼워지고 돌아간다.
크고 좁은 범위의 충격량에만 반응하는가? 그렇다기엔 잡은 손의 범위도 딱히 넓진 않은데. 그럼 뭐지? 에너지 양이 피크에 달할때까지의 시간?
이미 달려드는 중이다, 이제와서 결정을 뒤엎을순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손 끝으로 능력을 집중하고 있던 금발의 목 쪽에 팔을 휘둘러 감으려 하고, 성공했다면 그대로 뒤로 자빠져선 초크홀드를 걸려 들었을 것이다. 이 충격이 반사될지는 일절 모르니, 답지 않은 도박이였다.
되돌아오는 힘이 문제인데 어떻게 돌파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지는 신발을 벗으려 시도하고 그것이 성공했든 하지 않았든 간에 리라가 주었던 방패를 크게 해 높이 들어올렸다가 신발을 벗겨주려 하고 있는 청윤의 등을 가릴 수 있도록 근처 바닥에 박아버리려 했다.
"속도가 능력이라면 공격 자체는 빠를 뿐 평범하게 할 수밖에 없는 거죠~?"
그렇다면 공격 자체는 어느정도 예측 가능하다...고 말하고 싶지만 희망사항이다. 앞에는 자신이, 뒤쪽에는 방패가 있으니 방향이 한정되겠지. 아지는 공격이 올 것으로 예상되는 청윤의 방패로 가려지지 않은 방향을 유심히 보고 있다가 무언가 실루엣이 보일 때에 삼단봉으로 방어하려 한다.
파편에 등을 맞는 동월의 모습을 본 리라의 팔에서 문득 힘이 빠진다. 방패가 잠시 휘청거린다.
"자꾸 고등학생이라고 긁는데, 그렇게 나이 가지고 물고 늘어지면 재밌으신가요? 똑같은 수준으로 놀아드려요? 나이 먹을 만큼 먹고서 애들 상대로 진심 전력을 다하는 게 더 꼴사납다는 건 자각하고 계셔야 할 텐데. 세상은 당신 같이 구는 사람을 두고 나잇값 못 하는 인간이라고 지칭하기로 합의했어요."
살아 움직일 수 있는 게 입 뿐이라서 지껄이긴 해도 무력하기 한량없어서 리라는 표정을 구겼다. 그 와중에 등 뒤로 숨긴 손 안의 포스트잇에서 가시나무가 그려진 병을 실체화시켜서 쥔 리라는, 적당히 타이밍을 봐서 디스트로이어에게 그것을 던지려 했을 것이다. 정하와 월이 공격을 한다면 그것으로 조금이나마 디스트로이어의 움직임을 제한하여 더한 타격을 입길 바라면서.
[블랙 크로우 조] 철현은 주먹을 아파했지만 그래도 팔찌의 힘으로 어떻게든 막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백발 남성을 끌어안았습니다. 백발 남성은 당황해서 너 뭐하는거야 라는 눈빛으로 바라봤습니다. 멍한 눈빛. 설마 이렇게 나올 것은 예상도 못한 모양입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백발 남성의 손은 '봉인'되었다는 것입니다.
한편 애린은 주변을 살폈습니다. 그리고 근처에 널부러진 쇠붙이들을 여럿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일단 여기에 능력을 사용한다면 강화시킬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생각보다 더 강한 방어력, 혹은 더 강한 공격력으로 말이죠.
그리고 혜성은 숨어있는 이를 포착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그 정보를 들은 이경은 바로 능력을 보라빛 머리 여성에게 사용했습니다. 이어 그녀는 "아 뭐야! 징그러!" 하는 소리를 내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습니다. 완벽하게 집중력이 풀려버렸습니다. 그리고 모두에게 쳐져있던 '막'이 해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금발은 팔이 살짝 베였습니다. 하지만 이를 악물었습니다. 아무래도 혼자만의 힘으로는 쓰러뜨리는 것이 불가능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조금은 능력이 약화되었는지 빛이 덜 반짝이는 것이 보입니다. 그리고 보라빛 머리 여성의 총이 커터에 의해서 두동강 났습니다. 그 총구는 경진을 향해 있었으니, 아마도 잘못하면 경진이 맞았을 것입니다.
한편 한양은 혜우의 능력으로 상처가 회복되었습니다. 움직이기 힘들었던 고통이 서서히 가라앉았습니다. 그리고 청윤은 신발을 벗기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딱 달라붙은 신발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공기탄을 쏴서 어떻게든 벗기기는 했습니다. 아지는 이내 방패를 꺼내들고 이용해서, 그리고 삼단봉을 이용해서 견제하려고 했습니다. 피식 웃는 목소리가 조용히 들려왔습니다.
"그럴거라고 생각하나?"
이어 리더는 단번에 뒤로 빠졌습니다. 그리고 이어 푸웅! 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단번에 방패가 금이 갔습니다. 이어 방패는 산산조각 났습니다. 막긴 했지만, 방어수단은 완전히 없어졌습니다. 한편, 성운은 자신의 능력을 써서 역중력을 적용했습니다. 하지만 속도가 있었기에 역중력으로 땅에 꿇는 일은 없었지만 속도는 상당히 많이 줄었습니다. 그리고 그 틈을 타서 낙조가 나타났고, 낙조는 정확하게 주먹을 블랙 크로우의 리더에게 꽂았습니다.
"큭!!"
블랙 크로우의 리더는 혀를 차면서 맞은 부위를 잡고 뒤로 확 물러났습니다. 하지만 이내 씨익 웃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모습을 감췄습니다. 역시나 빠른 속도로 실루엣만 조금씩 보일 뿐입니다. 한편 경지는 그 사이에 금발에게 다가가서 초크홀드를 걸었습니다. 막이 사라졌기에 충격이 돌아가진 않았습니다. 급당황하면서 금발은 발을 버둥버둥거렸습니다.
랑은 일단 손을 놓았습니다. 그러자 불길한 위험은 대충 사라졌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그 순간 느껴지는 감각은...불길할 정도로 숨이 턱 막히는 감각입니다. 이건...노란빛의 위협입니다. 한번 유일하게 자유로웠던 청발은 경진을 향해서 씨익 웃었습니다. 그리고 동전을 꺼낸 후에, 경진에게 손가락으로 튕겼습니다. 이내 강한 자기력의 원리로 그 동전은 경진의 배에 명중했습니다. 아마 팔찌가 박살이 나고 그 충격으로 밀려나갔을 것입니다.
"시작해라!!"
(파훼 실패:이번 턴까지 전원 방해되거나 무력화되지 않을 경우 발생)
이어 리더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어 금발은 씨익 웃으면서 모으고 있던 빛을 하늘로 날렸습니다. 그리고 어둠이 너무나 화려하고 찬란한 빛으로 덮였습니다. 눈을 뜨기도 힘들 정도로 밝은 빛 속에서 뭔가 강한 폭격이 이어집니다. 폭발소리가 들려오는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빛의 폭격이라도 시작된 것일까요. 그 범위는 혜우를 제외한 전원입니다. 팔찌가 없는 이는 타는 것 같은 고통을 느꼈을 것이고, 팔찌가 있는 이는 팔찌가 산산조각 났을 것입니다. 그게 문제일까요. 눈을 뜨기도 힘듭니다.
"슬슬 잠들 시간이다. 저지먼트." "너희들이 감당할 문제가 아니었어. 너희들의 뭔데? 너희들이 뭔데? 너희들이 뭔데?" "...포기해. 너희들이 뭘 할 수 있다는 거냐. 이렇게까지 한다고 해서 대체 뭐가 달라지지? 인첨공이 바뀔 거라고 생각하나?"
퀘퀘한 냄새. 보이지 않는 공간 속에서 노란색 연기가 서서히 다가옵니다. 그것은... 랑도 느꼈던 '페러사이트'입니다.
"그들은 건들지 말라고 했어. 이유는 몰라. 관심없어." "...퍼스트클래스 제 2위. 플레어."
허나 이곳이 어디인지에 대해서 플레어라고 자신을 밝힌 이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조력을 해줄 생각은 없어보입니다. 하지만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던 그녀는 숨을 약하게 내뱉었습니다.
"세은이의 친구." "...그 애의 힘이 되어줘."
"...여긴 제 5학구." '알아서는 안되는 곳. 와서도 안되는 곳." "그러니까... 그 이상 알려고 하지 마."
아무래도 그녀는 혜우를 아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만히 바라보다가 손을 저편으로 향했습니다. 뭔가 번쩍 하더니, 모두의 시야를 가리던 빛이 사라졌습니다. 왜일까요? 하지만 그 이상의 조력은 없었습니다.
(일상에서의 인연 발동 - 플레어의 작은 조력이 나왔습니다.)
[디스트로이어 조]
살려달라고 크게 외치는 동월의 목소리에 디스트로이어는 살짝 표정을 찡그렸습니다. 하지만 이내 피식 웃었습니다. 그럼 그렇지.. 그런 말을 하려던 찰나, 갑자기 들려오는 말에 디스트로이어는 표정을 찡그렸습니다. 자신을 쏘라니. 이건 또 무슨 말인지요. 그리고 정하는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서 물을 발사했습니다. 고농도의 약까지 탔으니, 아마도 노리는 것은...
그리고 리라는 자신의 능력을 써서 가시나무를 생성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막 뒤로 빠지려던 디스트로이어의 움직임을 막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내 날카로운 물이 디스트로이어의 몸을 덮쳤습니다. 크아아아악! 하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다행히 동원에겐 피해가 없었습니다. 풍압이, 그를 막아주고 있었습니다. 이내 디스트로이어는 동월을 놓았고 뒤로 빠졌습니다. 꽤 아픈지, 몸 여기저기가 상처투성이입니다.
하지만 이내 재밌다는 듯이 씨익 웃어보였습니다.
"재밌어. 재밌어. 재밌어." "내 생각을 바꾸도록 하마. 너희들." "...너희들은 에어버스터만큼은 아니어도 충분히 재밌고 대단한 녀석들이다. 고딩이라고 얕봐서 미안하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정말로 죽일 각오로, 에어버스터를 상대할 각오로 너희들을 조져주마."
이어 디스트로이어의 몸 뒤로 갈색 오라가 퍼져나갔습니다. 그와 동시에 땅이 크게 울리기 시작합니다. 아무래도 뭔가 큰 것을 쓰려는 것일까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은우는 침을 삼켰습니다.
"...다들 잘 들어." "...1분(=1턴)만 최대한 녀석의 시선을 끌어줘. 날 보지 못하게."
"그리고 1분이 지나자마자 바로 안전한 곳, 저기 보이는 저 벽 쪽으로 멀어줘. 거기로 숨어. 뒤를 돌아보지 마. 알았지?"
"이건 부장 명령이다." (다이스 값 - 부장 찬스 발동)
/...만약 청발을 누군가가 제압하거나 막거나 건드렸으면...파훼되었겠지만... (흐릿) 그래도 경진이가 디버프를 안 걸었으면, 그리고 다른 이들이 금발을 막지 못했다면... 빛이 훨씬 강화되어서.. 폭격으로 인해 2배 데미지가 적용되어..팔찌가 있는 이도..필시 중상을..(옆눈)
>>916 일단 기본적으로 랑이에 대해서는 제가 항상 불길한 느낌이 든다는 것을 말하고 있고... 미리 제가 반응을 해주면... 결국 여러분들이 혜성주가 먼저 쓴 후에 레스를 써야만 한다는 결과물이 되기 때문에.. 그 부분은 조금 애매하네요. 그래서 최대한.. 정보가 감춰져있는 이들의 경우는 먼저 움직이게 하지 않고 이후에 뭔가를 하도록 조절을 하고 있어요. (1턴부터 움직이지 않고 2~3턴부터 움직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