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모르긴 뭘 몰라이씨. 다시 올거면서 꼭 저래. 살벌한 목소리와 말이 이어지지만 랑은 별로 개의치 않고 가방에 비스킷을 챙겼다.
"당분간 오지 마, 어차피 뭐 해줄 것도 없고... 네가 말했던 그 뭐냐 이름 까먹었는데 아무튼." "미스틸테인."
"아 그래 미스틸..떼잉? 그거로 의심된다던 쪽, 알아봤는데 별 거 없는 연구 재단이야, 부지는 최대한 싼 곳을 찾다가 여기까지 흘러들어온 거고."
지익, 지퍼가 잠기는 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허가가 안 난다나, 건물 올라가려면 한참 남았을 거 같다. 아예 안 올라갈 수도 있고, 지금 생각하니까 웃기는 재단이네 거기, 엉뚱한 땅을 사서 손해만 보게 생겼어." "알겠어."
응? 여성은 의아하다는 듯한 소리를 내며 랑의 얼굴을 쳐다봉았다. 뭘 알겠다는 거지, 설마 당분간 안 오겠다는?
"그래 좋게 생각했어, 너 이번에도 유급하면... 학교 그만둬야 할지도 모르잖아, 그래놓고 오면 절대 안 받아준다, 욕 바가지로 먹고 쫓겨나고 싶은 거 아니면 말 좀 들어라." "노력해 볼게."
랑 역시도 어느 정도는, 마음 한 켠에서 계속 혹시나, 혹시나 하고 있었다. 정말 아무도 모르게 사라져 버린 건 아닐까, 그 정도의 일을 벌였으니 다시는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게 된 건 아닐까. 하나부터 열까지 실패하고 그렇게 무서워하던 마지막에 이미 도착해서 산산조각난 건 아닐까 하고... 그렇다면 좋을텐데, 빌린 시간이라도 다시 돌려주러 가지 않아도 된다면...
"그래도 경계는 늦추지 말아줘." "알겠으니까 당분간 신경 꺼,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하지만 그게 불가능하다는 것 정도는 알아서. 평화로운 시간에도 언제나 느껴지는 불안감이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어서. 랑은 가방을 맨 채로 컨테이너를 빠져나왔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평화를 만끽하기 위해서.
오늘은 유독 평화로운 기운이 돌았다. 아무도 없는 부실에 있는 서한양. 혼자 자신의 책상에 앉아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한양의 표정은 심란했다. 한 손에는 붉은 볼펜을 쥐고 무언가를 직직- 긁고 있었다. 그 무언가는 시험지로 추정되는 종이. 종이에는 00년도 수리영역 기출문제지였다.
"......"
어째 동그라미가 그어지는 문제가 별로 없다. 계속해서 오답만 나오는 시험지. 이내 곧 한양은 시험지를 그냥 덮어버리며 한숨을 쉬었다.
"깡통.. 깡통 다 됐어..."
사실 한양은 공부를 특출나게 잘하지는 않았다. 공부를 잘하게 생긴 외관값을 못한다고 해야 될까? 흔하게 보이는 중상위권의 학생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조금 심상치가 않다. 원래는 이렇게 오답천국이 될 실력은 아니었는데. 답은 간단하다. 공부를 안 했으니깐 다 까먹은 거지.
사실 중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해온 것도 감사해야 됐다. 성적은 생각보다 높게 나왔었다. 공부에 투자하는 노력과 정성에 비해서 말이지. "우리 애가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 해요."와 이미지가 맞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안 해도 너무 안 했단 말이지. 참치들아. 한 번 기억해봐라. 서한양이가 어디서 공부했다는 묘사가 있는지.
"공부는..다시 차근차근 해야지..괜찮아!"
긍정회로를 돌리기 시작한다. 물론 공부는 다음에 하는 걸로 미루고. 한양은 깡통두뇌가 된 자신을 위로하며 잊기 시작했다. 이어서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대로 냉장고로 간다. 냉장고를 열고 안에서 음료를 꺼낸다. 어제 한양이 스트레스 받을 때 마시려고 사둔 모과 수제청이었다. 수제청을 컵에 따르기 시작한다.
수업이 끝난지 대략 2시간 정도 지난 어느 방과후. 평소처럼 부실에 들렀다가 기숙사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복도로 나온 참이었다. 문득 어깨가 가벼워 손을 올리자 응당 잡혀야 할 끈이 잡히질 않는다.
"아, 가방이..."
아무래도 나올 때 가방을 잊어버린 모양이다.닫힌 문을 보며 다시 들어가기 위해 주머니에 손을 넣은 순간 깨닫는다. 카드키 또한 가방에 있다는 것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문을 밀어보려고 하지만, 보안이 훌륭하다는 사실만 알게 될 뿐이다. 한참을 그렇게 문 앞에서 서성이던 이레는 곧 포기한 채 문 옆의 벽에 쭈구려 앉는다. 안에서 나오는 사람이나 방문하려는 사람이 올 때까지 기다릴 요량이다. 이런 일로 다른 이를 부르는 건 너무도 민폐이기에.
성운은 눈치가 그렇게 뛰어난 편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남들보다 뒤떨어지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아지가 말을 하지 않고도 어찌나 불신을 잔뜩 표현하던지, 굳이 알아채려 노력하지 않아도 성운은 아지가 말없이 건네는 의문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성운은 더이상 눈을 피하지 않고, 아지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맞다, 그랬지······.”
그리고 한 박자 늦게서야 기숙사 사규를 떠올린 성운은 소리 작은 박수를 탁 쳤다. 그리고서는 탁구대도 한번 알아볼까, 하고 위시리스트에 은신처에는 쓸데없는 것 하나를 더 덧붙인다. 성운의 운신처는 그렇게 채워져갈 것이다. 성운의 삶에 조금이라도 같이한 이들이 남기는 흔적들이, 하나둘씩 앨범처럼 쌓여가겠지.
“생각해보니 이사한 지 아직 한 달도 안 지났네. 그러면 갈까요.”
하면서, 성운은 아지에게 스스럼없이 손을 내밀었다. 아지가 손을 잡으면 그대로 자신의 아지트로 향했으리라. 스트레인지화되어가고 있는 난개발지구에 위치한, 어느 폐공장 안에 꾸려진, 드나들기 번거로운 어떤 비밀기지로.
아마도 그 날은 매우 맑은 날씨였을 것이다. 여름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더위가 조금 느껴졌지만, 선풍기를 켤 정도는 아니었다. 저녁 노을이 점점 물들고 있을 것이고 은우와 세은이는 둘 다 자리를 비웠을 것이다. 어디에 있을까? 입원을 했을 수도 있고, 혹은 개인 볼일을 보러 갔었을 수도 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둘 다 지금은 부재중이라는 사실이었다.
불확실한 미래보다 확실한 현실로 돌아가자면, 지금 목화고등학교 안은 꽤나 웅성웅성한 분위기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붉은색 포니테일 머리의 여성이 있었다. 붉은색 머리카락, 그리고 그 색보다 조금 더 연한 분홍빛 눈동자. 하지만 왼편에 살짝 섞여있는 보라색 브릿지 머리카락 몇줄기. 그 모습은 목화고등학교에선 쉽게 볼 수 없었다.
그녀는 천천히 계단을 오르고 어떤 방 앞에 멈춰섰다. 그리고 싱긋 웃으면서 문을 천천히 노크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어쨌건 외부인도 일단은 들어울 수 있었으며, 노크를 하면서 자신이 들어올 것을 밝힌 탓이었다.
눈앞에 보이는 이는 뭔가를 컵에 따르고 있었다. 아. 오늘은 사람이 있었네. 잘 됐다. 싱긋 미소를 짓는 모습이 꽤나 귀여우면서도 우아했다. 이어 그녀는 꾸벅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목화고등학교의 저지먼트 분...이죠? 아니라면... 죄송해요! 후훗."
그가 TV를 봤을까? 아니면 보지 않았을까? 그녀는 인첨공 4학구를 주무대로 하고 있으나, 그럼에도 여기저기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활동하고 있는... 최근 인첨공 아이돌 중에서도 꽤 이름을 알리고 있는 존재. '불렛'이었다.
>>0 보통 청윤이는 만화랑 친할 것 같지 않은 이미지지만 책을 많이 읽으면서 만화도 어느 정도 잘 알고 있었다. 물론 막 일본 만화를 찾아서 볼 수준까진 아니고, 그냥 웹툰 정도만 적당히 읽어본 정도지만. 지금은 만화에서 드럽게 화살을 못맞추는 걸 보고 답답해 하는 듯 하다.
"솔직히 저 정도의 초인이 쏘는 화살이면 더 거리도 멀리 날아갈탠데.. 왜 저렇게 못 맞추는거야."
만화를 읽으며 손을 휘젓는 청윤을 보니 제법 몰입한 듯 하다.
"연습이라도 좀 하지. 진짜.."
저 캐릭터가 공부도 안하고 놀기만 하는 캐릭터라면 모를까 노력으로 공부를 엄청나게 잘한다는 설정까지 있는데 전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아니 싸움에서 살아야 공무원도 되고 대학도 가고 그럴 것 아닌가?
그날은 아침부터 눈이 일찍 떠졌다. 평소에 알람소리에 못 이겨 눈가를 비비며 부스스 일어나는 게 아니라, 누운 자세 그대로 흔들림없이 눈을 뜨고는, 마치 전원 들어간 기계라도 된 것처럼 상반신을 일으킨 뒤 돌아앉아서 슬리퍼에 발을 꿰었다. 오늘따라 잠이 빨리 깼네, 같은 생각도 들지 않았다. 왠지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다는 것만 같다. 성운은 핸드폰을 들어본다. 오늘은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는 날이다. 주말, 공휴일, 기념일, 병결, 커리큘럼과 관련된 공결······ 편하신 대로 생각하시라. 학교에 갈 필요 없는 어느 날의 아침이라는 것만 알면 되니.
평소와 달리, 오늘의 외출 준비를 하는 성운의 발걸음에는 흔들림의 기색이 없었다. 씻고, 머리를 감고, 양치하고, 머리를 말리며 오늘의 옷을 옷장에서 차곡차곡 찾아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