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억울한 동월을 가뿐하게 무시한 소년은 진지하게 부탁했다. 이 사람은 타인의 부탁을 가볍게 여기는 사람은 아닌 듯하였다. 동시에 안심하고 함께 있기도 힘든 부류라는 점에서 하얀 소년은.... 같은 반의 보라색 머리를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그쪽이 고의적으로 낚싯대를 흔든다면 저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낚시대로 후려치는 정도의 차이려나.
"... ?"
표정 이야기가 나왔을 때 소년은 표정을 유지하기 위해 힘을 썼다. 방싯방싯 동그란 웃음이 비교적 어린 얼굴에 결렸다. 그가 고민 끝에 질문을 투척 했을 때도 웃으면서 고개를 갸웃거릴 수 있었다.
"동월 선배가 사람 버퍼링 걸리게 만드는 거 아닐까요~?"
아주 태연하게 역공을 가하는 것도 가능했다. 그렇게 틀린 말도 아니라고 소년은 생각했기에 양심이 아프지도 않았다.
"생계를 무시하시는 건가요."
자신만 사용하는 화살의 비용을 청구하는 것도 좀 그래서 소년은 틈틈이 사비로 구입하고 있었다. 가능한 만큼은 회수하지만 능력에 당하거나, 내구도가 다 해서 망가지거나 하는 경우가 많았다. 애시당초 화살을 소모품이므로 지속적인 보충은 필수였다.
"아닌데요?"
?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하고, 소년은 방긋 웃는 얼굴로 말했다.
"자신의 단련이 아니라 더욱 강한 병기를 갈구한 그 모습에 실망했습니다. 저는 당신의 편이 될 수 없습니다."
어쩐지 소년 만화에 등장하는 흑막이나 선역으로 전향하는 악역 같은 대사였지만, 그는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적당히 어울려주자'하는 마음으로 말했다.
서한양의 머릿속은 짧은 시간에 여러 번 변해갔다. 처음에는 녀석들과 어떻게 싸울까. 패러사이트는 어떻게 대처하고, 샹그릴라 능력자는 어떻게 처리할까. 하지만 이것은 잠시 뿐이었다. '안 되면 어쩌지'가 머릿속에서 반복된다. 목숨이 걸린 싸움. 일개 고등학생이 낄 싸움이 맞는가. 지금이라도 안 싸운다고 하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이 생각은 곧 꺼지기 시작했다. 서한양은 생각 이상으로 체면을 중시하는 인물이었다. 부원들이 전부 싸울 의지를 다지는데, 부부장이 발을 빼면 체면이 서질 않았다. 그렇게 생각의 폭풍이 몰아치는 머릿속. 서한양은 리라가 가까이 와서 인사를 함에도 바로 알아차리지를 못했다.
리라가 가까이 와서 손을 흔들었을 쯤일까? 그제서야 리라의 존재를 알아차린 한양이었다.
"어..어? 아, 왔어요?"
한양이 후배에게 어벙하거나 순진한 모습을 보인 적은 거의 없었다. 물론 본성이 정말 순진하고 어벙하긴 했다. 후배에게 그런 모습을 보인 적을 꼽자면 정하와의 식사였을까. 이 부실에서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 것을 보면, 서한양 역시 평소와 다름을 알 수 있었다.
마스크로 하관이 가려졌다. 그러나 머리색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리라였다. 흰색머리에 딱 봐도 리라라고 알 수 있는 눈. 그리고 한양에게 가까이 와서 손을 흔들 수 있는 후배가 몇이나 있다고. 리라가 맞았다.
"네네.. 그럭저럭요.. 컨디션은.. 조금 나빠요..하하.."
한양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사실 조금 나쁜 것은 아니었다. 엄청 나빴다. 본인도 본인이 상태가 나쁜 걸 아나보다. 어차피 괜찮다고 말해봤자, 지금의 모습이 절대 좋은 컨디션은 아니었다. 그래서 조금 나쁜 정도로 낮췄다. 엄청 나쁘다고 하면 리라의 성격상..걱정할 수도 있으니깐.
"리라양. 이거 마셔요."
한양은 리라의 어두운 눈밑을 눈치챘나보다. 컨디션이 안 좋냐는 질문이 아닌, 냉장고에 본인이 대량으로 사둔 비타민 드링크를 염동력으로 리라에게 건넬 뿐이었다. 조금 뜬금 없다고 해도 상관은 없었다.
"장비요?"
이제서야 책상 위의 장비박스를 인지한 서한양. "아-"라는 소리와 함께 장비박스를 정신없이 더듬었다. 아마 어떻게 여는지 몰라서 그렇겠지.
"아아- 당연히 봤죠- 근데 아직 안 열어봤어요..헤..고마워요, 리라양. 이렇게 부원들도 생각해주고."
왔던 곳 도로 가리키며 당황하는 아지를 보곤 고양이 감싸안은 팔에 힘을 준다. 입도 막히고 몸뚱이도 후드티 천에 싸매여 여간 불만인지, 성내듯 품 속에서 바르작대는 움직임이 선연하다.
“어디 가시게요, 제가 책임지고 잡고 있으니까 들어가세요.”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크게 울고선 고양이는 뒷다리로 경진의 윗배를 난타한다. 피 볼 의도는 없는게 불행 중 다행일 정도로 불만 가득한 공격을 해대는 고양이한텐 짧게 씁, 소리 내고선, 뒤늦게 아지의 말에 회답한다.
“아뇨, 아지 씨 말한건데. 절 너무 자아도취한 놈으로 보신다.”
그것 하나는 확실히 하려는 듯, 나지막한 목소리다. 그럼에도 아지의 반응이 제법 제 유머코드에 맞았는지, 그 후 입꼬리 살짝 올라가 바람 빠지듯 웃음기 섞인 발언도 덧붙였다. “저도 제 입으로 그런 말은 못하거든요? 사람이 자화자찬 부끄러운건 알아야죠.”
“놀래라.”
아지의 짧은 비명에 시선은 바로 뒤의 고양이한테 꽂힌다. 고양이는 저를 보는 경진의 시선은 관심도 없는 것인지, 여전히 아지를 응시하는 채로 그르륵 목구멍 울리는 소리를 내었다.
“잡을게요. 어디 가지 말고, 불편하시다면 조금 떨어져 주세요.”
그후 승내는 것에 지쳤는지 이젠 별 반항 없이 안겨있는 고양이를 한쪽 팔로 옮기고선 살포시 흰 고양이 쪽으로 발을 뗐다. 흰 고양이는 경진의 움직임에 고갤 틀어 그를 마주보고 가만 앉아있다가, 경진이 허리 숙여 손을 밑으로 넣어 퍼나르려 했을때 예고도 없이 일어서 반응할 시간도 주지 않고 아지 쪽으로 달려들었다. 아지가 도망가거나 다른 특수한 행동 없이 그 자리에 굳어있었다면, 고양이는 아지의 신발 위에 자리잡아 앉아 아지의 종아리에 얼굴을 들이밀고 비비적거릴 것이다.
다소 느린 반응. 평소보다 미묘하게 흐트러진 듯한 태도. 리라의 눈은 빠르게 한양의 상태를 파악한다. 그 결과로 도출해낸 추측은 이어진 목소리에 확신이 된다. 조금 나쁘다고. 리라는 그런 한양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정말 조금이 맞을까. 그렇다고 해서 한양의 컨디션이 더 많이 나쁘기를 바라는 건 아니었지만, 때로는 비슷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끼리만 알아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스스로를 꽁꽁 숨기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리라는 남들이 무언가를 숨길 때도 한발짝 앞서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러시구나, 어떡하지. 잠은 잘 주무셨어요? 하긴 오늘은 컨디션이 좋을래야 좋을 수가 없는 날이죠."
그 말대로다. 동행이 결정된 날부터 지금 이 시간에 이르기까지 날이 가면 갈수록 부실을 짙게 감돌던 날선 공기는 모든 부원의 폐 안에 달라붙어서 숨통을 잔뜩 죄어두었을 것이다. 죽음을 각오한 작전. 그런 게 코앞에 있는데 차분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앗,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 비타민 음료가 필요한 건 자신보다는 한양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 잠시 비타민 음료의 병을 가만히 바라보던 리라는 문득 재빠르게 몸을 돌려 냉장고에서 같은 비타민 음료를 하나 더 가져온다. 돌아와 보면 상자 표면을 정신없이 더듬고 있는 손길이 보여서 얼굴에 어린 웃음이 알게 모르게 조금 더 짙어지고 마는 거다. 리라는 한 손에 병 두 개를 쥐고, 비어버린 반대쪽 손을 뻗어 박스 위쪽을 한번 꾹 눌렀다.
"짠!"
툭, 하면서 뚜껑이 열리는 소리가 나면 리라는 손을 도로 거둬들인다.
"고맙기는요! 당연한 건데요~ 위험한 작전이고 위험한 계획이잖아요, 오늘 할 일은.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돕고 싶다고 생각했을 뿐이에요. 가능한 크게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