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돌보는 사람이라. 세가의 사람들도 돌보는 사람인가 본다면 중원은 아주 많은 이들을 돌보는 사람이다. 수십, 수백의 운명을 등에 업은 할아버지의 옆에서 그 등짐을 이어질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 여인은 자신의 이야기를 뱉지만, 그것이 묘하게 어색했다. 그 기분은 모를 이유다. 알 것 같기도 하고 말 것 같기도 한 그 감각을 중원은 잠시 잊어두기로 하였다. 묻기에도 실례이고 지금은 저 아이가 웃고 있으니. 잠깐 어울려 주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던 차에 중원은 자련의 말이 이어지는 것을 가만히 듣는다. 자신이 잘났다거나 선하다거나 옳다거나. 그런 궤변으로 가득 찬 변명을 늘여놓는다라, 그 말에서 슬프게도 중원의 두뇌는 이 소녀가 천마신교의 사람임을 알아버렸다. 왜라고 물어보면, 답할 것은 하나 뿐이다. 사파는 정의를 욕하지만 잘남과 옳음을 부정하지 않는다. 정파는 자신의 선함과 정의를 부정하지 않는다. 그 둘을 기꺼이 부정하고, 자신의 의견을 세우는 것은 천마신교의 사람 뿐. 그러나 이번에도, 중원은 기억을 다 밀어넣는다.
그래서 칼을 뽑을 것도 아니고, 여인의 의견에 부정하지도 않았으니 말이다.
"그럼 내가 처음이겠구나. 나 나쁘다 하는 사람치고 진짜 나쁜 사람은 말이다."
웃음을 터트리고, 자련의 소면이 줄어드는 것을 보면서 중원은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다. 왜 그랬느냐. 여인의 말을 빌리자면, 예원이 떠오른 까닭이다. 저 나이의 아이가 할 법한 행동을 예원이도 비슷하게 하곤 했었다. 그것은 제 예쁜 것보단 남 예쁜 것에 그리도 좋아했던 것이 가끔 얘기를 들어주면 어느 집 어느 장자가 그리 잘생겼다더라 하고 얘길 하곤 했다. 그런 녀석이 7년의 혈겁이 있던 후로는 나를 어려워했다. 당연한 행동이다. 제 아비를 무림에서 밀어내고, 제 어미를 가두었으니. 그게 어디 옳은 행동이랴. 그러니 모용중원은 죄인이다. 모용중원은 죄를 지었고, 그러니 악인이다. 중원은 스스로 소가주란 이름이 생긴 이유를 부정할 생각이 없었다. 그것을 받아들임으로써 벽을 넘었으니까.
"바라면, 이루어져요……? 그러면요, 그게, 천마님이 이루어주실까요? 사람들이 하얀색이라고 미워하지도 않고, 교국 말고도 중원도 유랑하는 배우가 되고 싶은데…… 너, 너무 커서 천마님이 안 들어주실까요, 으음, 사형들처럼, 교국에서 활동하는 멋진 배우……?"
어느새 열띤 목소리로 종알종알 바라는 것을 얘기하던 재하는 조그마한 손으로 제 입을 합 가렸다. 너무 많이 말해버렸어! 천마님께서 귀가 따가우셨으면 어쩌지? 싶은 표정도 잠시, 놀란 표정은 다른 의미로 변해버렸다.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공기의 흐름을 뒤로 알고 있었단 말에 입을 가리던 소매 너머로 무언가 중얼거리던 재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래. 이름은 기억하는군요.
살의라는 것은 무림인이라면 모를까 일반인이 견디긴 버거운 법이다. 재하 또한 현재는 일반인이니 눈을 부산스레 굴리며 안절부절못하고 있으니, 당신을 불안한 눈치로 몇 번이고 흘끔흘끔 쳐다보다 땅을 내려다 보길 반복하고 있었다.
"슬퍼요……?"
당신이 볼을 맞대자 재하는 능숙하게 한 번 볼을 비볐다. 이런 애정표현을 자주 하는 듯, 자연스럽게 고개를 쭉 뻗어 볼을 비비곤 팔을 뻗어 목덜미를 폭 끌어안더니 눈을 느릿하게 깜빡였다. 풍성한 속눈썹이 나비의 날갯짓처럼 살랑였다.
"저어, 그, 그러면, 지원이 형은 천마님이 보내신 분이에요? 천마님은 뭐든 알고 계시고요, 정의로운 분이시니까……. 그러니까요, 그게."
지원이 형이 정말 좋아요. 하고 다시금 폭 고개를 기대며 작은 웃음소리 바스스 흩어진다. 아마 이 조그마한 머리는 바라는 대로 이룰 수 있다는 말과 뭐든 안다는 말에서 당신을 천마가 보낸 사자로 인식한 듯싶었다. 멋진 사람이야! 그렇지만 어려운 말을 하셔. 못난 어른들이란 말에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 기울이던 재하는 주변을 슥슥 훑어보다 한 번 더 고개를 기울였다.
"아, 저어기."
재하가 손을 쭉 뻗었다. 저잣거리 외곽, 근처에 커다랗지만 낡은 건물 하나가 높이 올라있으며 아무리 보아도 초저녁이거늘 멀리서 홍등 밝게 켜져있고 벌써부터 향내요 여인들의 웃음 만연하니.
"저, 저기로 가면, 아버지가, 계세요."
청루라고 부를 수도 없는 여인들 웃음 파는 곳 선명히 가리키고 있었다. 재하는 아쉬운 듯 아랫입술을 비죽 내밀었다. 다시 '아버지'께 돌아갈 시간일 터이니.
평범한 안식이란 말은 충돌하는 두 단어가 모여 그럴싸한 뜻을 지닌다. 보통의 대다수에 일어나는 경우를 말하는 평범은 시간에 따라 그 기준이 달라질 지언정 그 의미는 지독히 지루함을 말한다. 그러나 안식이란 대부분의 이미지 속에서 마침을 말하니 어떤 사람이 평범하게 죽었다는 것을 상상이나 해보겠나. 그런데 그 평범한 안식이란 것을 상상하게 할 법한 일이 있었다.
모든 것이 잠든 시간에도 두 개의 시선이 깨어 있다. 서로를 마주 보고 긴 시간을 잠들지도 않은 채 단지 폐의 미약한 온기들이 뒤섞여 두 개의 향이 정체를 모를 하나의 향이 되었다. 야릇하게 두 개의 시선이 섞이는 중임에도 두 시선은 다른 것들은 탐하는 것으로 보였다. 하나는 단지 소유욕에 동해서 그것을 가지고 싶어하는 눈을 정렬적으로 쏘아냈다. 그리고 그 눈짓을 받아들이는 다른 눈짓은 그 눈빛을 받아들였다. 소유욕의 대상임과 소유함의 대상임을 받아들이면서 기꺼이 그 눈빛에 자신만을 새기고 싶어했다. 재하는 그 어둠 속에서 눈을 감았다. 그렇게 눈을 감으면 지금 눈앞에 있던 것들이 허상처럼 사라질 것 같았다. 지독한 행복을 가지기에 너가 옳은 것 같냐고 과거의 자신이 묻고 있었다. 그러면 재하는 눈을 뜨고 자신을 향하는 시선을 어떻게든 쫓으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