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2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재하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끄덕이는 모습 조차도 하나하나 행동거지를 조심하는 듯 신중했다. 그리고 휘청이고 가늘게 떨리는 다리로 겨우 땅에 지탱하듯 섰을 때, 재하는 와락 구겨진 치맛단을 정리하듯 고개를 푹 숙이고 비단만 매만졌다. 하지만 아무리 손을 대도 애꿎은 비단이 다시 펴질 일은 없었다. 온전히 일어선 모습을 보니 부자연스러운 것은 치마 뿐만이 아니었다. 살결을 덮은 겉옷 속은 온전한 여아의 옷이었으며, 그 옷을 입은 자태는 선이 고와 퍽 자연스러우나 당신이 보기엔 의아할 수도 있었다. 재하라는 인물은 생물학적으로 남성이 아니던가. 동영에서는 아이의 병마를 막고 건강하게 자라게끔 하기 위하여 사내아이에게 여장을 시킨다지마는, 이곳은 중원, 그것도 신강이었다.
"저, 그, 그게."
당신이 안아올리기가 무섭게 재하는 놀란 듯 뻣뻣하게 몸을 굳혔다. 아니, 정확히는 종아리가 어떻게든 닿지 않게끔 버티는 것 같았다. 치맛단 사이로 풀린 붕대 끄트머리가 빼꼼 드러났다가 움직이는 다리에 맞춰 사라졌다. 조그마한 몸집 만치나 가벼운 몸이 쉽게 들리고는, 재하는 눈을 아래로 내리 깔았다. 다만 안긴 모습이 익숙했으니 이렇게 안겨 다니는 것이 익숙한 듯싶다.
"죄, 죄송해요."
재하는 연신 사과하며 얼굴을 조그마한 손으로 가리고자 했으나, 조그마한 손은 말랑한 뺨만 겨우 덮을 뿐이었다. 그리고 천천히, 상냥한 태도에 진정하듯 입술을 오물거렸다. 기억하고 있느냔 질문에 기억을 짜내려는 듯 뺨 덮어 가리던 손가락을 고이 모아 꼼지락 거리다가도, 우물쭈물대던 입술을 새 부리 벌리듯 종알종알 열었다.
"……모, 모르겠어요. 오늘이 두 번째로 나온 거라, 사람이 많았어요. 물건도 바닥에 많이 있고, 그러니까. 지, 집 이름은 기억하는데, 여기가 어딘지랑, 어디로 가는지도 몰라요. 죄송해요."
일단은 저잣거리인 듯싶다. 당신이 걸음 옮길 적 재하는 꼼지락거리던 손을 멈추고 당신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뭐라고 불러야 하는지 고민하듯 저어, 하고 조그마한 목소리 흐른다. 지원이 형? 은인? 오라버니? 아저씨? 재하는 혼란스러움 속에서 호칭을 정한 듯 더듬더듬 입술을 뗐다.
"지원이, 형……은, 안 이상해요……? 나는 온통 새하얘서, 다들 불길하다고, 그러니까, 안에만 있어야 한다고 그랬는데."
다시금 돌아오는 비도들을 중원은 가만히 맞아낸다. 약호신강기의 비호가 닿는 육체는 검사 미만의 것으로는 뚫을 수 없는 성체와 다르지 않다. 쇠가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비도들이 튕겨나가고 중원은 다시금 한 걸음을 내딛는다. 야견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것이 진짜 실전이라면, 그는 피할 수 있다거나 다른 방법을 생각하고 있을까? 그것이 궁금하니 맞아줄 수 있는 것은 맞아주고, 어지간한 것은 버티며 넘어가는 것이다.
"흐음."
가볍게 손을 뻗자 거대한 크기의 내공이 형태를 가진 채로 쏘아진다.
- 9성 천하일절 청록강옥 백독불 옥안광 광일 : 태양이 빛나듯 눈은 옥빛으로 빛나고, 백가지 독은 몸에 침투하지 못하니, 아름다운 청록색의 옥은 가히 천하일절이라 하더라. 백가지 하위 독에 면역되며, 시야를 가리는 주술, 진법, 무공 등에 같은 신공 급이 아니라면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내공의 모든 효율이 크게 상승합니다. 기를 쏘아보낼 수 있습니다.
정면으로 받아치려 한다면 패배. 그러나 피한다면 다음 공격을 할 수 있다. 중원은 마치 야견보고 느껴보라는 듯 흉흉한 살기를 뿜어내며 야견을 노려봤다. 극한의 상황에 놓인다면, 그리고 거기서 깨달음이 따른다면 그 역시 절정 극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깨달음은 더더욱 격하게 줄 필요가 있다.
"자네의 일말의 틈 같은 것들. 그것조차 지금은 보인다네. 억울해 마시게. 흑천성의 굉천군이지 광어군인지 하는 놈에게 내 배때지가 뚫렸었거든."
>>414 "아니, 그러실 거면 아까 전에는 왜 좋은 술이니 뭐니 하면서 무섭게 구셨어요?"
작게 툴툴거립니다. 하지만 정말로 싫은 기색은 아닙니다. 그래도 더 시키시지, 저 돈 많은데. 그렇게 말하며 당신을 흘긋 바라봅니다. 당신의 정체가 진실로 무엇이든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아주 작은 소년, 신경 쓰이기에는 충분합니다. 무림인인 이상 겉모습에 휘둘리지 말고 그 속을 봐야 한다고는 합니다만... 잠시 고민하던 련은 입을 다뭅니다. 뭐, 이 정도 말했으니 필요하면 알아서 더 시키시겠죠.
당신의 시선이 닿자 련은 왜 그러냐 묻는 듯 눈을 둥그렇게 뜹니다. 잠깐 생각하듯 눈동자를 굴리다, 자연스레 두 손으로 꽃받침을 만들고 얼굴을 굅니다. 그러고는 생글 웃음 짓습니다.
"...왜요? 소녀가 그렇게 귀여우셔요, 어르신?"
아이참...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렇게나 바라보시면 부끄러운데-! 호들갑을 떨며 헛소리를 늘어놓습니다. 시끄럽다 싶을 정도로 재잘거리는 말소리가 주위를 감쌉니다. 배경 속 군중에 녹아있던 것 같던 련은 그 순간에 비로소 하나의 객체로 뚜렷해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 헛짓거리는 당신이 고기를 내어줄 때야 멈춥니다. 련은 영문 모를 표정을 지었다가, 뒤늦게 그 의미를 이해하고 당황해 입을 벌립니다.
"에, 네? 저-, 련이요?"
아니, 저 이러셔도 키가 더 클 것 같지는 않은데... 허둥거리며 이런저런 말을 늘어놓던 련은 곧 입을 꾹 다뭅니다. 일단은 감사합니다...고 말하며 고기를 받아 듭니다. 그래도 조금 아리송한 표정입니다.
역시 이상합니다. 아까 그런... 무공을 쓴 것 보면 썩 성격 좋은 사람 같지는 않은데, 지금은 또 음식을 나눠줍니다. 그것도 지극히, 뭐라고 해야할까요. 할아버지가 있어본 적 없었던지라 단언해 말하기는 힘들지만, 어릴 적 할아버지가 있었더라면 이런 느낌으로 자신을 대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태도로요.
련은 한쪽 손에 턱을 괴고 한참을 조용히 있습니다. 그래도 국수가 더 식기 전에 먹어야겠다 싶은지, 당신을 따라 국수를 한 젓가락 뭅니다. 오물거리며 다 씹고 삼키더니, 대뜸 질문을 던집니다.
"원 대협은 본인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세요?"
가벼운 목소립니다. 반대로 시선은 국수 그릇 바닥에 처박혀져 있는 채입니다. 련은 젓가락으로 애꿎은 국물만 휘휘 젓습니다.
야견은 자신을 향해 쏘아지는 녹색의 태양과 같은 거대한 기를 보고 이를 빠드득 갈아댄다. 이후 추혼식을 준비하던 손의 준비를 풀어버리고, 일말의 유예도 없이 피하는 것을 택한다. 일말의 망설임 조차 없는, 어찌보면 정직하기까지 한 치졸함이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싸움의 방법에 얽매여 승기를 잃어버리는 미학에 야견은 집착하지 않았으니까. 어떻게든 이긴다. 이기지 못한다면 살아남는다. 그저 그뿐인 일이다.
“솔직히 말하면, 억울해 죽겠지 말입니다! 그 광어군인지 도다리인지! 불도장에서 제자라도 마주치는 날에는 오늘의 원한을 담아 아주 물씬 패주고 말겠어!”
야견은 지독한 살기에 시무외인(施無畏印)의 인을 맺으며 수양과 냉심, 그리고 법심으로 지독한 공포에서도 다시 일어나 어떻게든 행동을 이어나간다. 허세를 부리기 위해 중원의 말에 답하며 형편 좋은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지만, 야견은 마치 살기의 바다속에서 헤엄치는 듯한 기분이었다. 당장이라도 익사할 것만 같은 기분이다.
“흐읍ㅡ!”
야견은 기를 쏜 직후의 틈을 노리고서 최대한 빨리 간격을 좁히고, 좁히고, 또 좁힌다. 상대의 영혼을 들여다보는 집중력이 필요한 추혼식은 이런 파상공세에서는 쓸 수 없다. 그렇다면! 최대한 붙어서 방어 너머를 타격할 수 있는 권으로 나아가는 수 밖에. 이는 이번에 익힌 백보권의 방어를 무시하는 타격. 촌경을 시험해보기 위한 일이기도 했다.
역시 자질 자체는 자신보다 우수하다. 재빠른 임기응변, 주변의 환경을 아는 안목, 곧바로 다음 행동을 준비하는 결단력. 처음 보았을 때부터 그런 뻔뻔한 이야기들을 말하면서 어찌 살아 있었나 싶었더니 자질이 있었기 때문인가. 여러 가지 의미에서 기적이로군.
그러나 한번 있었던 일은 두 번도 가능한 법. 한 두 걸음 정도의 간격이라면 어느 정도 극복하는 일이 어렵지 않다. 나뭇가지가 들어가 따가운 눈을 감은 야견은 정신을 집중시키는 수양으로 근접 거리의 상대 위치를 어림짐작하고, 다시 한번 공(空)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다.
백보권-일보공권
그리고 이번에는 위에서 아래로 주먹을 휘둘러 검을 휘두르는 어깨 죽지에 충격을 가한다. 그러나 완전히 멈추지는 못했기 때문일까. 야견의 머리에 위력이 감소했다곤 하나 검집의 충격이 직격한다. 파열음과 함께 솟아오르는 피. 아마 진검이었다면 야견은 죽어있겠지. 그러나 투쟁에 있어 옛 일을 생각하는 것 만큼 무의미한 일은 없다.
“다음 공방으로 승부를 내지.”
그렇게 말하는 야견의 주먹은 거리를 좁히고 류현의 복부에 닿아 있었다. 다치는 것을 감안하고 거리를 좁힌 것을 이 준비를 위해서. 영거리에서 방어를 무시하고 충격을 전달하는 파계회의 묘기. 이른바 촌경이었다. 만약에 어떻게든 거리를 벌리지 않는다면 그 뒤의 결과는 자명할 것이다. 다음 공방으로 결말은 난다. 야견이 권을 발하던가, 류현이 타개책을 찾아내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