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 이그잼플 「캡틴...! 안 돼요! 그 드립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 탕야오 도라하치 「요즘 86이라고 하면 라노벨 생각하지 누가 그걸 떠올린단 말이냥!!」
조용히 해──!!! 늬들이 두부 맛을 알어──?!
텐 스트로크스 「K... Kansei Drifto...!」
【겨울 피리어드】 1턴: 11/27 ~ 12/10 매일 아침 침대의 발치에 추위가 엄습해 오고, 털옷 없이는 밖에 나가지 못하는 계절이 찾아왔습니다. 특히 북쪽에 있는 츠나지에 추위는 더욱 가혹하게 다가오겠지만, 눈꽃을 기대하고 있다면 한 해 중 어느 때보다 기다려지는 계절이겠죠.
▶ 주요 레이스: 일반 레이스(12/2)
【연말고사】 11/27 ~ 12/3 (>>1)
절대 피할 수 없는 세 가지. 죽음과 세금, 그리고 시험입니다. 한 해의 레이스도 점점 클라이막스로 치달아 가고, 마구로 기념을 코앞에 둔 지금, 달리기가 아닌 마지막 장애물이 우마무스메들의 앞을 가로막는군요...! 【링크】
겨울의 한기가 아직 가시지 않은 새벽녘 퍼펙트 원더는 지팡이를 짚으며 강변으로 향했다. 여전하다. 여전히 몸이 힘을 감당하지 못했기에 레이스 후에는 거의 항상 이런 식이었다. 하물며 그런 격전을 치른 후라서 그런지 지팡이를 쥔 손마저도 후들거리며 떨려왔다.
"......"
꿈에서는 다시 한 걸음 멀어졌다. 패배라는 글자가 한번 더해질때마다 멀어진다면 지금의 나는 어디까지 멀어진걸까. 뭐 알고싶어도 알 수는 없겠지. 끼릭끼릭, 조금 오래된 휠체어의 바퀴가 소리를 내며 돌아갔다. 하나쨩이었다.
"져버렸네. 미안하게. 거기에서 가속한다면 이길 즐 알았는데."
"아니, 나도 같은 걸 봤어. 딱 머리 하나차로 이길 수 있다고."
"그런가. 그럼 우리 함께 진거구나."
퍼펙트 원더는 졌는데도 기뻐 보였다. 우마무스메들이 뒤엉켜서는 혼돈을 이루어 낸 현장이었으니까. 한 수 한 수가 죽음에 이르는 공격들 뿐이었다. 어느 수에 운명을 걸고 깊이 읽을 것인가. 프로로서의 자질은 그것에서 드러난다. 그리고 퍼펙트 원더는 그것에 멋지게 실패했다. 사람에 따라서는 그것을 감이라고도 부르고 센스라고도 부른다. 하지만, 그것을. 그 사고방식을 사람의 삶이라고 한다면. 퍼펙트 원더와 하나미즈키의 삶은 확실히 닮아있다.
"하나쨩."
"응?"
"나 최강이 되고싶어. 역사에 이름을 남길 최강이."
퍼펙트 원더는 말했다. 언젠가의 맹세와 같던 말을. 하지만 이번에는 그 뒤가 있었다.
"언젠가 기력이 쇠해서 달리지 못하게 되는 날이 올거야. 세상에는 영원한게 없으니까."
"그러네. 카라스미에서 네가 보여줬잖아."
그러네. 하고 퍼펙트 원더는 마치 소녀처럼 웃었다. 하고싶은 말이 많았다. 너에 대한 사죄의 말, 너에 대한 감사의 말. 한때였지만 너에게 느꼈던 이 간질거리는 것 같은 감정. 이제는 그 무엇하나 남아있지 않았다. 그래서였다. 언젠가 최강이 되면 말하기로 했다. 감사도 무엇도. 하나를 책임져야만 한다는 생각에. 하고싶지도 않은 말을 내뱉을 뻔 한 것이다.
"하나쨩."
"...응."
"마구로가 끝나면 호주에 다녀올게."
"이번에는 얼마나 걸려?"
"글쎄. 연수생으로 가는거니까. 실제 레이스에도 나갈 수는 있게 해준다는 것 같거든. 잘만 하면 이적도 해버리지 않을까? 뭐 이번에는 운이 좋아서 갈 수 있는거지만. 왜 나 객관적으로 실적없고."
"그렇구나."
둘의 사이를 겨울 바람이 스치고 지나갔다. 먼저 운을 띄운 것은 하나미즈키였다.
"원더쨩.'
"너를 원망한 적은 한 번도 없었어."
"너와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나는 너를 동경했었거든."
"달리는 것을 처음 봤을때부터, 저렇게 처절하게 달리는 사람이 있구나ー하고. 놀랐었다니까?"
"그래서 그날, 달리지 못하게 된 그날도. 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어."
"병원에 누워 한참을 생각했어. 만약 내가 너였다면ー하고. 우습지?"
하나미즈키는 조금 쑥쓰럽다는 것 처럼 뺨을 살짝 긁었다.
"그래서, 네가 반에이를 포기했다는 걸 들었을때는. 오히려 내가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내가 너의 족쇄가 되어버린걸까. 하고."
"전혀 그런 적은...!!!"
"알고있어. 정말이지 원더쨩은 머리가 나쁘구나."
푸흐흐 하고 웃음을 흘렸다. 하나미즈키는 항상 원더에게 화나있었다. 그렇게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데. 뭐? 나 대신 개선문에? 그러면 가지 못하면. 평생을 안볼 생각이었나? 내가 너를 잊을 거라고라도 생각한거야? 그런 생각만으로 지새워온 인생이었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어느새 사랑한다는 감정조차 희미해졌는데도. 동경만큼은 버릴 수가 없었다.
"원더쨩."
"...응."
퍼펙트 원더는 하나미즈키가 할 말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해야만 하는 말도.
"좋아합니다. 저랑 평생 함께 달려주세요."
"......미안해."
둘 사이에는 침묵이 흘렀다. 너무나도 멀리 돌아온 탓이다. 퍼펙트 원더는 자신의 감정이 어느새 사랑에서 책임감으로 바뀐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 탓에 몸을 태우고 한줄기 섬광처럼 빛나며 사라질뻔했다. 그리고 그것을 잡아세운것이 츠나지에서의 인연이었다. 그것이 앖었다면 분명 다 타고 남은 벌판의 흔해빠진 재가 되어 사라질 운명이었다.
"아아, 그런가. 나 지금 차인거구나."
뺨을 타고 눈물이 흘렀다. 누구의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분명 둘 모두 그러했을테니까. 평생을 서로만 보고 달려온 두사람이었기에. 상대의 행복만을 바래온 두사람이었기에. 그 길은 평생을 달려도 겹쳐지는 일이 없었다. 아무리 상대를 생각해도, 사랑하더라도, 곁에 있고싶다고 생각하더라도. 자신은 상처입더라도 상대가 행복하기를 바란대도. 그 사람의 첫번째가 되는것은 불가능했다.
되돌릴 필요는 없었다. 우리는 지금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으니까. 모두가 첫사랑을 품으며 살아갈 수는 없다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으니까.
두사람의 눈물이 터오르는 새벽동이 섞여들어갔다. 서로에게 남은 미련이 아침 햇살에 타들어간다.
갈림 길 위에서, 함께해온 두사람이 떠나려한다. 그리고 퍼펙트 원더는 그 날. 호주 행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