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몰아친 추위로 츠나지의 나무에 붙어 있던 마른 잎들이 모두 떨어져 버렸습니다. 겨울을 착실히 준비하는 거리에는 벌써부터 털옷과 풀빵이 보이기 시작하는 모양입니다. ▶ 주요 레이스: 일반 레이스(11/18), 산마캔(11/25)
【츠나페스】 11/13 ~ 11/24 (situplay>1597006077>1-2)
올해도 찾아왔습니다, 츠나센의 온갖 진기명기가 만천하에 공개되는 문화제! 겉보기에는 평화로운 문화 경연의 장이지만, 사실은 동아리끼리 목숨을 걸고 살벌한 경쟁을 펼치는 전쟁터이기도 하죠... ▶ 미스 츠나센 & 츠나센 제일의 트레이너 선발대회: 11/18 ~ 11/19 【링크】
이제는 익숙한 눈의 과부하. 방금 전까지 보이던 광경이 어둠과 함께 소멸해간다. 그리고 지금, 눈이 보이지 않았다. 어디를 달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저 조금만 더 뛰어간다면, 조금만 더 달려간다면. 확실한 답을 얻을 것 같아서. 사람들의 환희에 찬 함성이 들렸기에 그저 달리기를 그만두고. 대기실로 향했다. 여전히 눈에는 빛이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나를 기다리던 녀석이. 나의, 원죄의 근원이었던 하나쨩이.
터져 나오기 시작한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뜨거운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나왔다. 나를 따라하기라도 하듯 하나쨩도 울고 있었다. 항상 웃는 것 밖에 모른다고 생각했었는데, 오열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구나.”
“끝나버렸구나. 레이스.”
“즐거웠는데…”
“이기고 싶었는데…”
안다. 저 눈물의 의미도. 모든 것들을. 눈물을 흘리던 녀석들에게 조용히 말을 건냈다.
“마사바가 이기고, 나는 진거지?” “…응.”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좀 더 좋은 말이 있었을 거야. 우리가 만날 때 나눌 만한 건. 하지만, 안다. 하나쨩은 변하지 않았다. 목소리도, 말투도. 홋카이도에서 봤던 때와 같아. 레이스의 결과는 그 자리에서 알 수 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누군가에게 질문할 권리 따위, 원래부터 없었다. 다른 사람이 대신 말해주는 자신의 레이스 결과는 있어서는 안된다. 특히, 거듭된 패배의 기록은. 누군가가 정해둔 규칙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그것은 레이스계에서는 반드시 지켜져야만 하는 규율이었다.
나는 이미 규칙을 깨고 말았다. 차가운 시멘트 바닥 위에 쉴 새 없이 떨어지는 눈물로 말이다. 그렇기에 나는 그저 웃으며 저 뒤에 느껴지는 기척에 고개를 돌리고 말을 건냈다. 축하의 말을 말이다.
“축하한다!!! 마사바 콩코드!!! 너는 강했다!!!”
곧바로 몸을 돌렸다. 조금 쉬어버린 목소리로 말해버렸지만, 나의 마음만은 전해졌을 것이다. 연속된 세번의 패배, 미련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눈의 초점이 맞지 않았다. 여전히 눈을 뜨면, 레이스의 광경이 보이는 탓에. 과부하를 막기위해서 뇌가 일부러 흐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여전히 무참하기만 한 결과표가. 그래, 분명 추한 얼굴을 하고 있겠지. 하지만, 그래. 오히려 개운했다.
“원더…”
“하나쨩.”
희미한 고통이 어렸다. 그 이후로, 얼마 만에 만나는 걸까. 곧바로 허리를 숙였다. 내가 전해야 할 말은 단 하나였기에.
“미안하다. 너의 미래를 빼앗은 주제에, 결국 단 한번도 이기지 못했어.” “ㄱ…괜찮…”
말이 들려오지 않았다. 그녀는 휠체어에 앉아, 그저 당장이라도 터져나올 것 같은 울분을 참고 있었다. 이미 흘러버린 눈물은 돌이킬 수 없었기에 나는 그런 그녀를 뒤로 하고 걸어갈 수 밖에 없다. 어느새 통로에는 나와 한 무리의 팬들이 남아 있었다. 분명 다른 녀석들이 배려해 준 것이겠지. 그렇기에 나는 해야할 말을 해야했다. 강렬한 어조로, 평소와 같이.
“나는!!! 나는… 여전히 대상에 도전했다는 실적 뿐이다!!! 1년하고도 1번. 그리고 그 이전부터 거듭되어온 패배. 활약이라는 말과 나는 거리가 멀었다!!! 그렇기에, 이번 레이스에서 진다면 은퇴하자고. 그렇게 마음먹었다!!!”
옅은 숨소리. 그리고 눈물을 삼키는 소리. 그렇기에 나는 한 손을 높이 든 채로 활짝 웃었다.
“몇 번이고 쓰러졌다!!! 몇 번이고 무너졌다!!! 나는 나의 존재가!!! 삶의 의미가!!! 정녕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냐고!!! 그렇게 생각했어!!! 두 번 다시 일어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높은 벽을 만났는데도, 레이스를 계속해야 하는 걸까 하고!!! 그저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한다면!!! 삶의 의미 따위 없는 것일까 하고!!!”
레이스는 이기기 위해 하는 것이다. 프로의 역할이라는 것은 승리다. 팬들을 위해, 응원해주는 모두를 위해. 그리고 그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위해. 승리를 꿈꿀 수 없다면 은퇴해야만 한다.
“하지만!!! 나는!!! 나의 존재 의의는 있었다!!! 레이스를 그만둘 이유보다, 계속해야만 하는 이유가 더 커다랬던거다!!!”
나의 등 뒤를 보고있는 녀석들이 있었다. 나의 등을 밀어주는 녀석들이 있었다. 그리고 나 역시, 쫓아가고 싶은 등이 있었다.
“나를 보고 응원해주는 녀석들이 있다. 그리고 네가 있어. 너의 꿈을 받았으니, 나는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그 녀석들이 증명해주는 나의 가치는, 단순히 승리만으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었다. 너무 멀리 돌아와버린 것 같지만 말이야.”
어느새, 통로에는 자주 보이던 얼굴이 서있었다. 그들은 나의 팬이었으며, 나의 형제였으며… 나의 트레이너역시 있었다. 너무 세게 쥐어버리는 바람에 손톱이 박혀 피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큰 소리로 몰아붙이며 자신을 질타한 바람에 목에서도 피가 조금 섞여있는 것이 느껴졌다. 방금 전까지의 사투가 얼마나 격렬했는지 알려주듯 한껏 손상되어 버린 신발, 그리고 놀랄 정도로 깨끗한 얼굴. 모든 것이 나의 발자취이다. 그리고 나의 뒤를 쫓는 후배들을 위한, 라이벌들을 위한 증명이기도 했다. 그들은 나의 뒤를 쫓으며 달렸으며, 그들의 뒤를 또 그들을 동경하는 이들이 좇는다. 내가 홀로 걷는다고 생각한 이 길은, 기나긴 우마무스메의 역사에서 수도 없이 반복되어온 길이다. 그렇기에 이 자리에 선 모두가 알고 있었을 것이다. 얼마나 추하더라도, 촌스러울지라도. 강해지고 싶다는 마음은 모두가 같다.
“아직 내가 갈 길은 끝난 게 아니야. 이제부터는, 내가!!! 너희들을 쫓아갈 차례다!!!”
“그러니 나는 평생 이 길을 계속 나아갈거야. 자신이 있는 녀석은, 따라와도 좋아.”
손을 높이 들고, 크게 소리쳤다. 그에 화답하듯 그들 역시 크게 소리쳤다. 바깥에서 들리는 영웅을 위한 함성에는 한참 모자라지만, 눈물과 함께 모두의 목소리가 울려퍼지고 있다. 어느새 내 곁에 선 마리야 트레이너를 바라보며 활기차게 웃었다.
“우리 할아버지가 말씀 하셨지. 뜻이 없는 달리기만큼 재미없는 것은 없다고 말이야.”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단언했다.
“네 덕분에, 나는 지금 인생 최고로 레이스가 재미있어.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트레이너.”
어디에선가 마이크를 들고 나타난 기자가 말한다.
다음 목표는 무엇이냐고. 너 그런걸 겨우 2착한 녀석에게 묻는거냐며 웃어주었다. 하지만, 그러네. 마음에 들어.
나는 그 후 많은 꿈들에 대해 이야기 했다. 나만이 아니라, 츠나지 도장에 가입한 녀석들의 꿈도. 나의 친구들의 꿈도. 그리고 레이스를 즐기는 모두의 꿈도.
말주변이 없어 이리저리 튀는데도 그들은 재미있다는 듯이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우마무스메가 있는 이상 레이스가 멈추는 일은 없을 테니까. 앞으로도 트랙 위에서 살아가려는 아이들이 수없이 탄생할 것이다. 그렇기에 내가 해야할 말은 한마디뿐이다. 레이스를 알게 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품고 있었던. 프로로서 싸워가는 한 평생 놓지 못할, 최고의 목표를.
맛쭁맛쭁 삼관왕 축하드리는wwwwwwww 우웃 마사바..... 병약무스메 개구쟁이 게로게로링(?) 우리 겸둥이 상어.... 1착 축하햇...... 우웃... 감회가 너무너무 새로 운..
그리고 우리 히=로 원더쨩wwww 2착 축하드리는www 원더쨩... 절망하지 않아서 다행이야... 나는 원더쨩이 개선문에 갈수잇을 거라구 믿구잇 서..... 우웃...
그리구 왈츠쨩도 3착 축하드리는wwwww 왈츠쨩 역시 중앙 출신이야... 우리말랑레이니쨩... 소듕 해...
마지막으로 마마wwwww 4착 굉장히 오메데또드리는wwww 저는... 마마의 달리기가 조아요... 후발주자로 참여하셨는데두 끝까지 포기하지 않구 아름답게 달려주셔서... 그리고 소중한 시간 내어 와따시땃쥐와 어울려주셔서 매우매우 감사드리는.... 비록 4착이지만 매우 대단한wwww 마마 사랑해애애애앳
사실 여러가지 결말을 생각했었습니다. 원더가 결국 무너져서 두번다시 뛰지 않게 된다거나 하는 것도 괜찮지 않았을까 해서 그쪽으로 독백을 써보기도 했어요.
하지만 뭐랄까, 그렇게 쓰고나니 원더라는 느낌이 안들더라구요. 원더가 아니라 이름만 같은 다른 우마무스메인것 같다는 생각에 전면적으로 수정을 가했습니다.
그 결과가 저번의 그 꼬장원더였네요. 그때 원더는 확실히 마음이 꺾였습니다. 괜히 남들에게 험하게 대하며 타인과 담을 쌓아두었어요. 사실 오래 가지는 않았지만 그 기간동안 이건 원더가 아니야!!! 하면서 몇번이나 혼란스러웠는지 모르겠습니다. 덕분에 여러분께도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여드렸었네요. 한번에 풀리는 설정들도 그렇고. 사실 또레-나와 함께 풀어가면 최고였겠지만 그... 현생이슈가 있었으니까요.
물론 그것 역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오히려 이러는 편이 제가 생각하는 퍼펙트 원더라는 우마무스메에 가깝네요. 퍼펙트 원더는 이름과는 다르게 완벽한 말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캐릭터를 만드는 시점이서부터 뭔가 모자란 애가 노력하는건 귀엽지않나? 하는 생각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선택한 트레잇이 슬로우 스타터였습니다. 이미 1년이나 겪어온 패배, 원더는 반에이 출신이라 더 많은 패배를 경험했었죠. 이미 무너진 상태에서 필사적으로 자기는 아직 건재하다고 울부짖는 대형견의 탈을 쓴 소형견. 그런 이미지였습니다.
그래서 되려 지금이 후련하네요. 이겼다면 그건 그거대로 노력이 보답받는 아름다운 결말이었겠지만... 그래도 저는 원더는 패배가 어울리는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무너지고 쓰러져도 몇 번이고 일어날 수있는. 그런 캐릭터. 연근 조림 같은 캐릭터라고 할까요. 시간을 들일수록 맛이 우러나는.
원더는 이미 세번을 졌습니다. 하지만 그게 퍼펙트 원더의 이야기가 끝난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무너져도 일어날 수있는 다리와 자신을 믿는 방법을. 츠나지의 모두에게 배웠으니까요.
뭔가 새벽갬-성에 잠이 안와서 주저리했읍니다. 메인 레이스가 다 끝나버리니 뭔가 생각나는게 많네요
>>738 엔딩 이후에는 캡틴의 책임성이 전혀 없기 때문에 1:1이든 후일담이든 당연히 원하는 대로 해도 됩니다 (솔직히 해 준다면야 캡틴은 정말 고마울 따름이지... 1:1 관전... 재밌겠다... 최고...) 캡틴이 깐깐하게 커트한 것들도 (기반스레로서 도의적 원작 존중을 지키는 한에서) 엔딩 후에 원한다면 마음껏 즐겨 줘! 스토리 엔딩 이후에도 활동하는 사람이 남아 있다면, 진행은 하지 않더라도 어장 정도는 계속 만들어 줄 수 있고, 내가 안 만들더라도 아무나 만들어서 즐겨도 되니까
물론 츠나센 학원에 관한 내 오리지널 설정들도, 향후 1:1이나 2기, 리부트 등 우마무스메를 기반으로 한 다른 스레를 세울 때 이용해도 상관없어 (내년 일정을 살펴보면 내가 2기를 진행할지는 아마 어렵다에 가까운 미지수라...) 애초에 참치어장 내에서 쓸 수 있도록 공공재성으로 설정을 만들어 둔 게 보이지? 츠나지, 안카자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