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몰아친 추위로 츠나지의 나무에 붙어 있던 마른 잎들이 모두 떨어져 버렸습니다. 겨울을 착실히 준비하는 거리에는 벌써부터 털옷과 풀빵이 보이기 시작하는 모양입니다. ▶ 주요 레이스: 일반 레이스(11/18), 산마캔(11/25)
【츠나페스】 11/13 ~ 11/24 (situplay>1597006077>1-2)
올해도 찾아왔습니다, 츠나센의 온갖 진기명기가 만천하에 공개되는 문화제! 겉보기에는 평화로운 문화 경연의 장이지만, 사실은 동아리끼리 목숨을 걸고 살벌한 경쟁을 펼치는 전쟁터이기도 하죠... ▶ 미스 츠나센 & 츠나센 제일의 트레이너 선발대회: 11/18 ~ 11/19 【링크】
마미레는 스트레칭하며 몸을 푼다. 그래, 꾸준히 전광판에 들어가고 있지. 하지만 아직 진흙탕 속에서 왕이 되진 못했어. 따라잡을려야 따라잡을 수 없던 무서운 두 사람, 그리고 레이니 역시 재어보듯 바라볼 적에 신호가 울리면 마미레는 뛰쳐나가나, 역시나 세 사람을 따라 잡기에는 무리가 있을까. 그렇지만 마미레 체념하지 않고 오히려 웃는다. 아직 시작에 불과하니까. 마지막엔 어떻게 될까, 그 기대감에 심장이 빠르게 뛴다.
물을 마시면서 흐린 날씨의 경마장을 보는 언그레이 데이즈. 이 경기에서 왕위가 결정될 수도 있고, 혹은 왕위가 박탈당하는 장면을 볼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하나는 확실하다.
이 레이스를 달리는 모두가 이기러 달리고 있다.
"... 다치지 말았으므는 좋겄구마는..."
조용히 중얼거리며, 이제 막 시작한 레이스를 본다. 퍼펙트와 마사바가 유력후보랬던가. 변수가 없다면, 아마도 이기는 것은 마사바. 하지만 1번 인기가 탈락한 경우는 전에도 있었지. 자신이 그 산 증인이고. 하지만... 그것이 매번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것도 또한 사실. 모두들...
‘토호쿠의 초음속’이 오늘 오를 대관식을 방해할 우마무스메가 있다면, 그것은 자신이 아니라 맨 앞으로 달려 나가는, 퍼펙트・원더가 아닐까. 자신만만하게 트로피를 트레이너에게 안겨주겠노라, 선언했지만,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자면, 글쎄, 그런 결론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처음부터 자포자기해, 훗날 오늘을 후회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니까. 레이스 도중, 단 한순간이라도, 마사바・콩코드를 앞지른다. 그럴 수만 있다면, 분명,
".......나는, 마사바 씨가 이번에 너무 긴장하지 않고 후회 없는 달리기를 하기를 바랬답니다. 이 무대는 전적으로 마사바 씨 자신을 위한 무대이니까요. " "재밌네요. [ 그 이름에 걸맞는 격 ] 을 강조하던 지난 날은 잊으셨나요, 트레이너 씨? " "다이애나, 오늘 나는 당신과 언쟁을 하고 싶지 않답니다. 그러니 계속 앉아있고 싶다면 조용히 감상하시길. "
비웃듯 옆에서 바라보는 은백색 머리칼의 우마무스메를 째려보듯 바라보며, 미즈호는 나직이 말을 꺼냈다.
"나는, 더이상 당신에게 휘둘리지 않아요. 당신의 요구와 의지에 무조건적으로 응해주는 트레이너가 아니에요. " "..........하! " "당신에게만도 그러지 않을 거에요. 이 경기가 끝나고 나서 차에 계신 아버님께 똑똑히 전해드리도록 하세요. 나는, 지금처럼 이렇게 아이들을 더 위로 끌어올리는 역할로 만족한다고. "
서두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여전히 눈에 새겨져있던 광경. 저 멀리 하늘 높이 나는 마사바 콩코드를. 여전히 기억한다. 마치 동화속의 여자아이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꽃에 이끌려서 돌아올 수 없는 숲의 저편으로 들어온듯한 느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입구와는 이렇게나 멀리 떨어져 있었다.
여유를 두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디를 보던, 그저 3관의 탄생을 기대하며 소리치는 이들뿐. 어디로 시선을 두더라도 거꾸로 내가 상처를 입었다. 바로 그때였다.
[必承 パーペクトワンダー】
그 사람은 나와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그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마치 기대하듯이 두 눈을 꼭 감은채로 필사적으로 플랜카드를 흔들어댈 뿐. 그렇다. -오늘의 레이스는, 절대로... 절대로 져서는 안되는 경기다...!!!!!! 무심코 가슴에 손을 댄다. 내가 길을 잃었을때, 할아버지는 그렇게 말했다.
[너는 강하다 원더. 하지만 스스로 약하다고 생각하니까, 스스로를 믿지 못하니까. 스스로를 생각하지 않은채로 달리는거다. 그 누구보다도 너를 믿어야하는 존재가 스스로를 부정하는거야.]
그래, 안다. 자신감은 중요하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씨익 하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난다. 친구들이, 스승들이 내 마음에 피워낸 불길은 여전히 타오르고 있었다.
그 불길은 우마무스메들이 탄생한 순간, 그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달리기 시작했던 그 순간부터, 마치 계주를 하듯이 수많은 우마무스메들이 이어온 성화다. 그리고 이 불길이, 레이스를 숭고하게 만든다.
조금 움츠려들어있던 마음에, 다시 한번 빛이 비추기 시작했다. 내가 저녀석보다 강하다는, 그런 근거없는 믿음이 아니라.
'내가 저녀석보다 더, 레이스를 사랑한다!!!'
이 레이스를 나는 한 번 버렸다. 도망쳐서 다른 길을 택했다가 그 곳에서도 벽에 부딪힌 탓에 다시 한번 버렸던 것의 먼지를 털어내 쥐어들었다. 그렇기에 안다. 나만이 알 수 있다.
레이스의 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이것이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을 안다.
평소라면 포기했겠지. 하지만, 오늘 이 경기만은 이긴다.
그저 이긴다.
반드시 이긴다.
움켜쥔 가슴에서 불길이 느껴졌다.
타오를 것 같은 사랑의 불길을.
"반드시 이긴다... 절대 포기 안해... 무너지지 않아... 온몸의 뼈가 부러지고 도망칠 곳이 없더라도...!!!"
압도적인 속도를 보여주는 마사바 콩코드. 과연 도주에 걸맞는 속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걱정이 앞서는 것은, 이것이 지금까지 한번도 해보지 않은 거리이기 때문일까. 1800m. 예나 지금이나 중장거리는 몸이 약한 마사바 씨에게는 쉽게 권하지 않은 거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해야 한다. 삼관이란 왕관을 손에 얻기 위해서라면.
'.....마사바 씨, 제발..... '
손을 꼭 모으고, 니시카타 미즈호는 조용히 속으로 기도한다. 부디 이 [ 압도 ] 가, 변함없이 계속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