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몰아친 추위로 츠나지의 나무에 붙어 있던 마른 잎들이 모두 떨어져 버렸습니다. 겨울을 착실히 준비하는 거리에는 벌써부터 털옷과 풀빵이 보이기 시작하는 모양입니다. ▶ 주요 레이스: 일반 레이스(11/18), 산마캔(11/25)
【츠나페스】 11/13 ~ 11/24 (situplay>1597006077>1-2)
올해도 찾아왔습니다, 츠나센의 온갖 진기명기가 만천하에 공개되는 문화제! 겉보기에는 평화로운 문화 경연의 장이지만, 사실은 동아리끼리 목숨을 걸고 살벌한 경쟁을 펼치는 전쟁터이기도 하죠... ▶ 미스 츠나센 & 츠나센 제일의 트레이너 선발대회: 11/18 ~ 11/19 【링크】
>>0, situplay>1597014069>906 아는 아이들이 메이드복을 입고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큼 재밌는 것도 없다는 말이지. 그 복장을 입고서, 주인님이라는 단어에 이를 악무는 모습에 마미레는 생글생글 입가에 띄운 미소를 지워내지 못한다. 아 음, 어떤 걸 그려달라고 할까, 살짝 고민하던 마미레는 너를 바라보니 장난기가 다분한 목소리로 말한다.
의미불명인 소리를 뱉으며 눈을 떴다. 어, 뭐, 뭐지. 나 언제 잠들었지?! 몇 시야? 시간 얼마나 지났어??? 몸을 벌떡 일으키고 싶었지만 잠이 깨기엔 시간이 더 필요했다. 결국 몸을 확 일으켰다가 그대로 힘이 빠져 다시 푹 엎어진다. 조금은 딱딱한 매트에 그대로 얼굴을 박았다. 으, 으으....
"으, 우... 소, 손님... 어디..."
그리고 손만 더듬더듬 뻗는다. 손님을 잡으려는 건지 뭘 하려는건지, 잠에 빠졌다가 막 건져올려진 지금의 머리로는 스스로도 이해가 안 가는 행동이었다. 그렇게 더듬거리던 손에 무언가가 잡힌다. 딱딱하고, 짤랑거리는 소리가 난다. ...응? 뭐지? 동전이라기엔 길이도 모양도 굴곡도 다른데...
".....열쇠...?"
간신히 몸을 일으켜서 손에 쥔 것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본다. 열쇠다. ....열쇠네? 우리집 열쇠인가? 그렇게 생각하기엔 늘 달고 다니는 키링이 없다. 누가 흘리고 간 열쇠인가? 이 매트를 쓴 건... 오늘은 마미가 처음이다. 뭐 정확하게 말하면 마미와 내가 처음이겠군. 근데 내 열쇠는 아니야. 그러면? 마미 열쇠인가?? 어느새 손님 안내까지 척척 해내고 자리로 돌아온 마미를 보며, 약간의 미안함과 함께 열쇠를 들어보였다.
다시 자리로 돌아오면 당신이 깨어났음을 확인하며 마미레는 무릎을 굽히며 자리에 앉는다. 그러며 당신의 손에 들어 올린 열쇠를 바라봤으니 마미레 아, 하며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젓는다. 그러니까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지 오해가 없을까. 잠깐 음- 소리를 내면서 고민했으니 잠깐 뒤 마미레는 마치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한 목소리로 가벼이 답한다.
"그거 히다이 거야."
하고 나서 이어지는 침묵. 마미레는 당신의 반응을 보기 전 작은 목소리로 소곤거리며 이어 말한다.
"내가 집 열쇠를 자주 잃어버리곤 하니까. 그럴 때 집에 들어갈 수 있게 열쇠를 교환하기로 했었거든. 그래서 받았는데 생각해 보니까 자주 잃어버리는 건 난데, 히다이 집 열쇠를 가지고 있을 필요가 있을까 해서. 돌려주러 왔었거든."
“그래서 똑같이 돌려줬다고? 나냐랑 라이벌은 내가 아니라 너라고 했잖아. 대상경주 언급하면서 멋대로 남의 심장을 다 도려놓은게 누군데!!! 내가, 내가 히다이 트레이너랑 사귄다고 했어? 아니잖아. 있었던 일들을 얘기했을 뿐이라고. 내가 그 사람이랑 손을 잡고 껴안았어? 키스를 했어? 아니잖아... 대체, 뭘 똑같이-”
말하면서도 스스로 어이가 없어서. 뚝, 하고 전기가 나간것처럼 말을 멈췄다. 추하구나, 나.
”그 감정을 몰랐다면, 대체 왜 그랬던건데.“
”왜 갑자기 날카롭게, 공기를 얼어붙게 만들었던거야. 그러지 않을 수 있었잖아.“
”소중한걸 빼앗길까봐 두려웠어? 질투심때문에 참을 수가 없었어? 그렇다면, 그렇다면...“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랬으면 안되는거잖아. 난 이미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거 알면서. 내가 얼마나 두려웠는지 알아? 소중한것들을 모두 버려버린 주제에, 갑자기 두 손에 소중한것들이 한아름 생겼다고. 과분하게도. 그런데, 그게 갑자기 산산조각나서. 소중하게 쥐고 있던 유리구슬이, 간신히 상처가 아물던 나의 심장이, 너와 함께 먹으려고 사온 라무네가. 주문했던 음식들이. 테이블이. 의자가.“
”전부 산산조각났다고. 그러지 않을 방법들이 있었잖아. 좀더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는 방법들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네 눈동자를 바라본다.
”그래. 나도 내가 싫어. 내 마음을 잘 모르겠는것도 싫고, 네 마음을 잘 모르는것도 싫고, 이중적인 나 자신도 정말 역겨워. 다채로움과 생동감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있는 나는 줏대없이 이중적인 쓰레기일 뿐이야.“
가만히, 피가 섞인 침을 뱉는 너를 바라보고. 우리는 함께 뒤엉킨다. 네게 다시금 걷어차인 머리. 이번에도 똑같이 흐르는 피. 나는 위에서 너를 꾹 누르려고 하며. 눈가에서 눈물을 뚝 뚝 흘린다.
“제발, 메이사.“
”우리, 이러지 말자. 내가 잘못했어.“
”그만하자.“
천천히 눈을 깜빡이며.
“고작 말실수 하나때문에. 질투라는 감정때문에. 사랑이 얽힌 다른 사람과의 문제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싸워야 해?”
잠이 확 달아나는 말이 들렸다. 에, 지금 뭐라고? 되묻기도 전에 소곤거리는 소리가 이어진다. 집 열쇠를 자주 잃어버리니 열쇠를 교환... ...교환할 필요가 있는 건가 그거? 감정은 제쳐두더라도 사실 이해가 잘 안된다. 그게... 자주 잃어버린다면 교환한 열쇠도 자주 잃어버리게 되고, 그럼 결과적으로 두 사람 모두 열쇠를 한 번은 잃어버리게 되는 게 아닌?지?? 아무래도 이 생각은 마미도 나도 똑같은 모양이라, 열쇠를 돌려주러 왔는데 마침 유우가가 없어서- 아마 다른 부스 구경을 갔을 것이다- 전해달라는 말이군.
"....그래? 그렇구나."
그렇다면야 뭐. '그거 내가 히다이한테 받은 거니까 돌려줘'같은 말이 나왔다면 '아앙?'하고 되물었을지도 모르지만(??) 돌려주러 왔다는데 거기에 대고 싸움을 걸 이유는 없겠지. 게다가 네가 가질래? 라는 말까지 해줬잖아. 완전 최고잖아!
"어, 어쩔 수 없네! 내가 받아둘게. 일부러 가져와줘서 고마워, 마미."
자연스럽게 가디건 주머니에 열쇠를 넣는다. 뭐, 뭐어.. 내가 가져도 된다고 했으니까(집주인 동의 없음). 그나저나, 손님 응대까지 해준건가. 어쩐지 미안한걸...
아무렇게나 휘두른 다리가 무언가를 걷어찬 느낌이 든다. 그렇게 구르고 구르다 날 위에서 짓누르는 네 머리에선 피가 흐르고 있었다. 서로 똑같이 저번에 다쳤던 곳을 다친 지금의 상황이 꽤나 우스웠다. 별 아래에서 이야기하는 감성적인 운명론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지만, 이것도 운명이라면 운명인 걸까.
그래. 시작은 사소하다면 사소할 오해였다. 나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정리할 시간이 필요해서 입을 다물었다. 너는 그걸 날카롭게 공기를 얼어붙게 만들었다고 받아들였고. 거기서 생긴 사소한 마찰이 네가 테이블을 집어던지게 만든 거겠지. 내가 의자를 집어 휘두르게 만들었고. 작고 사소한 것이 우리 사이의 골을 깊이 파고 들어가선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다. 진짜 바보같아.
".....이제 됐어. 그만해."
다소 신경질적으로, 위에서 누르는 네 손을 벗어나려고 했다. 이제 질렸어. 너도 나도 바보같아서. 하지만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은 영 들지 않았다. 애매한 탈력감에 감싸인채로 그대로 벌렁 누워있었다. 고개만큼은 옆으로 돌리고서.
"...내가 의자로 때리고 발로 찼던 건, 네가 먼저 시작한 싸움이니까, 정당방위라고." "하지만, 그래도... ....나니와까지 끌어들여서 그런 식으로, 너도 당해보란 식으로 말했던 건 내 잘못이... 맞지." ".........미안했다."
한참을 망설이던 끝에, 주저하던 끝에 어렵게 꺼낸 사과의 말과 함께 너의 눈을 본다. 젠장, 왜 저쪽이 울고 있는 거야... 내가 잘못한 거 같잖아 진짜.
"...그리고 라무네는 내가 내 돈으로 샀던건데 한 모금도 못마시고 니가 테이블 던질때 같이 날아갔거든?" "니네 트레이너한테서 그 돈 못 받았으니까 니가 대신 내놔. 500엔이었다고."
돈 받을 생각은 없지만- 사실 오늘 얘기 듣기 전까지는 그냥 잊고 있었다- 그냥 적당히 분위기나 바꿔보려고 덧붙여봤다. 분위기 환기가 아니라 속을 긁어놓게 되더라도 딱히 상관은 없었다. 그건 그거대로 또 괜찮겠다 싶고(?).
/ 우 리그 럭게 싸 운게결 국 오해때 문이 엇 나?하고 현타가 와버린 메 이쨔...라고 생각해요...(?)